<박스오피스> 모처럼 프랑스 영화가 정상 차지

(연합뉴스) 박스오피스 결과로는 드물게 프랑스 영화가 정상을 차지했다. 뤼크 베송 감독의 영화사 유로파가 제작하고 '13구역'에 이어 두 번째 연출을 맡은 피에르 모렐 감독의 '테이큰'이 지난 주말 1위를 차지했다. 14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스크린 가입률 98%)에 따르면 9일 개봉한 '테이큰'은 11~13일 전국 302개 스크린에서 27만5천2명을 불러모았다. 누적 관객수는 39만2천439명. '테이큰'은 전직 특수요원이 납치된 딸을 구하는 액션 영화. 빠르게 진행되는 영화 전개와 긴박감 넘치는 영상이 관객의 마음을 이끈 듯하다. 2위는 전주에 이어 '삼국지:용의 부활'이 차지했다. 전국 309개 스크린에서 16만9천530명을 추가해 3일 개봉 이후 지금까지 74만2천648명을 불러모았다. 개봉 첫 주 1위에 올랐던 'GP 506'은 낙폭이 커 3위로 내려앉았다. 전국 324개 스크린에서 14만419명이 관람해 누적 관객 71만8천528명으로 '삼국지…'에 추월당했다. 9일 개봉한 '연의 황후' 역시 그다지 좋지 않은 기록이다. 전국 271개 스크린에서 10만9천96명을 불러모았을 뿐이다. '나의 특별한 사랑 이야기'는 160개 스크린 9만7천583명으로 5위를 차지했다. 잭 니컬슨과 모건 프리먼의 만남만으로도 영화 팬들의 관심을 끈 '버킷 리스트: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들'은 10위권 영화 중 가장 적은 71개 스크린에서 9일 개봉해 6만9천363명을 동원했다. 탤런트 김민의 남편인 이지호 감독의 할리우드 데뷔작 '내가 숨쉬는 공기'는 192개 스크린에서 3만6천938명을 동원해 7위에 이름을 올렸다. '추격자'는 전국 206개 스크린에서 3만5천755명을 추가해 493만3천551명의 누계를 기록했다. 배급사 집계에서는 500만 관객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새영화> 청룽과 리롄제의 만남 '포비든 킹덤'

(연합뉴스) 청룽(成龍)과 리롄제(李連杰)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 1980년대 어린이들이 동네 골목길에서 주력 권법과 스피드에 대해 목소리 높이며 다퉜을 법한 이 질문이 21세기 700억 원짜리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로 실현됐다. '포비든 킹덤-전설의 마스터를 찾아서'는 여러모로 판타지라는 장르에 걸맞은 영화다. 동양인에겐 정겹고 서양인에겐 매혹적인 이야기 '서유기'를 바탕에 깔고 천상과 지상의 중간에 있는 신비로운 왕국에서 벌어지는 모험담을 그린다. 그리고 홍콩 무협영화를 골목 싸움의 지침으로 여기며 자라난 관객의 환상을 자극한다. 바로 두 액션 스타의 맞대결이다. 관객에게 무엇을 보여 줘야 할지 정확히 파악한 이 영화는 청룽과 리롄제의 대결에 꽤 긴 시간을 할애한다. 홍콩에서 출발해 할리우드 드림까지 이룬 두 스타는 서로 다른 색깔의 무술로 실력을 겨루면서 관객의 눈을 즐겁게 한다. 익살스러운 모습으로 등장하는 청룽은 그의 대표작 '취권'에서 가져온 신명나는 무술을 선보이고 리롄제는 절도 있는 정통 권법을 쓰며 과거의 영광을 되새긴다. 태극권, 당랑권, 학권, 맹호권 등 각종 소림권이 무술 백과사전처럼 끊임없이 펼쳐진다. 평범한 백인 소년이 다른 차원의 세계로 건너가 모험을 벌인다는 이야기 구조는 평범하고, 동양 소설을 서구식으로 해석하다 보니 국내 관객이 보기엔 허술한 부분이 곳곳에 있다. 그럼에도 어린 관객을 신나게 하고 어른 관객의 향수를 자극하기에는 충분한 영화다. 롭 민코프 감독은 '라이온 킹' '스튜어트 리틀' 등을 만든 애니메이션 감독 출신. 무술감독은 위안허핑(袁和平)이 맡았다. 조연들의 매력도 돋보인다. 비밀을 간직한 무술 소녀로 나오는 류이페이(劉亦菲)는 고대 중국을 배경으로 한 컴퓨터 게임에서 막 튀어나온 듯한 깜찍한 매력을 발산한다. '매트릭스' 시리즈에 출연했던 니싱(倪星)과 중화권 인기 스타 리빙빙(李氷氷)이 악역을 맡았다. 그렇다면 "둘이 싸우면 누가 이길까"란 물음에 대한 영화의 결론은? 막상막하이므로 척지지 말고 같은 편이 되라는 것이다. 홍콩 무협영화에 심취해 있는 소년 제이슨(마이클 안가라노)은 어느 날 차이나타운에서 전설의 여의봉을 얻게 된다. 여의봉을 들고 건물 옥상에서 떨어진 제이슨은 눈을 떠 보니 고대 중국 한복판에 와 있다. 이곳에서 만난 주정뱅이 루옌(청룽)은 제이슨에게 500년 전 중간계의 지배자 제이드 장군(니싱)에 의해 석상으로 봉인된 손오공의 전설을 들려준다. 손오공에게 여의봉을 돌려 줘 봉인을 깰 예언의 인물이 제이슨이라는 것. 제이드 장군의 군사를 만나 위기에 빠진 이들을 골든 스패로(류이페이)가 도와준다. 스패로는 제이드 장군에게 가족을 잃었다. 셋은 함께 길을 떠나고 제이슨은 루옌에게 사부가 돼 달라고 청한다. 이때 정체를 알 수 없는 수도승 란(리롄제)이 나타나 여정에 합류한다.

<美 박스오피스> 공포영화 '프롬 나이트' 1위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10대 청소년층을 대상으로 한 공포영화 '프롬 나이트(Prom Night)'가 키애누 리브스 주연의 '스트리트 킹(Street Kings)'을 눌렀다. 브리터니 스노 주연의 '프롬 나이트'는 각 배급사가 13일 발표한 북미지역 주말 박스오피스 잠정 집계에 따르면 11~13일 2천700개관에서 모두 2천270만 달러를 벌어들여 정상에 올랐다. 여고생이 졸업파티가 열리던 밤 한 살인마의 위협을 받는다는 줄거리의 1980년 영화를 리메이크한 '프롬 나이트'는 최근 개봉된 공포영화 가운데 가장 좋은 흥행성적을 올렸다. 지난해 10월 개봉 첫 주말 3천170만 달러의 흥행성적을 올린 '쏘우4' 이후 최고의 기록을 세운 '프롬 나이트'는 키애누 리브스, 포레스트 휘태커, 휴 로리의 액션영화 '스트리트 킹'을 거의 더블 스코어로 제쳤다. 2천467개 스크린에 걸린 '스트리트 킹'은 1천200만 달러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같은 날 개봉한 선댄스 영화제 진출작 '스마트 피플(Smart People)'은 1천106개관에서 420만 달러를 벌어들여 7위에 올랐다. 이 영화에는 데니스 퀘이드, 세라 제시카 파커, '주노'의 엘런 페이지, '사이드웨이'의 토머스 헤이든 처치 등이 출연했다. 2주 동안 정상을 달렸던 '21'은 2천736개 스크린에서 1천100만 달러를 보태 3위에 올랐고, 개봉 후 17일 동안 모두 6천230만 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조지 클루니와 르네 젤웨거의 '바보들(Leatherheads)'은 620만 달러에 그쳐 900만 달러를 기록한 조디 포스터 주연의 '님스 아일랜드'에 이어 5위로 처졌다.

<영화로 듣는 '성 노동자'의 목소리>

(연합뉴스)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미디어극장 아이공은 22일부터 내달 5일까지 대만과 한국 성매매 여성들의 목소리를 담은 영화들을 소개하는 기획전 '성 노동-그녀와 그녀 사이전'을 연다. 이번 기획전에서는 '코스와스 특별전' 섹션을 통해 1999년부터 대만 타이베이시의 공창제 폐지 결정에 항의하고 성매매 여성들의 생존권과 선택권 보장을 요구해 온 코스와스(COSWASㆍ성노동자와 후원자 조합)가 만든 단편 4편이 상영된다. 상영작은 '거리 위의 생존자'(린징제), '나이 든 아가씨들'(차이옌산), '추앙받았던 성노동자, 구안의 전기'(지타 정) '구원의 초'(지타 정) 등이다. 또 '한국의 성담론전' 섹션에서는 2004년 '성매매 특별법' 시행을 전후로 한국의 성매매의 실태와 성매매 여성의 삶에 대해 고민해 보는 여성 감독들의 다큐멘터리와 극영화를 선보인다. '꽃 파는 할머니'(박성미)와 '세라진'(김성숙), '마마상'(조혜영ㆍ김일란), '언고잉 홈'(김영란), '언니'(계윤경) 등 5편이다. 이와 함께 인도 쇼히니 고시 감독의 '밤의 요정들의 이야기'가 특별 상영된다. 아이공은 "성매매 여성이 등장하는 주류 미디어 영상과 영화는 많지만 주로 남성 중심의 시각을 담고 있다"며 "'성 노동'을 인정하느냐의 문제는 아직 논란이 일고 있지만 무엇보다 여성의 시선에서 성매매를 바라보는 데 중점을 두고 상영작을 선정했다"고 말했다.

<인터뷰> '제주도 해녀' 바버라 해머 감독

(연합뉴스) 바버라 해머(68) 감독은 여성영화의 대모이자 퀴어영화의 선구자다. 또 여성과 동성애자의 인권을 위해 뛰어 온 활동가이기도 하다. 레즈비언 감독이 레즈비언 영화를 만든 것은 그가 처음이었다. 무엇보다 그는 '질산염 키스'(1992)에서 '바비의 수업'(1995), '역사수업'(2000)으로 이어지는 3부작을 통해 동성애자의 진짜 역사를 되찾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그가 10일 개막한 제10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를 찾았다. 미국 할리우드에서 태어나 뉴욕에서 살고 있는 그가 서울에 들고 온 작품은 다름 아닌 다큐멘터리 '제주도 해녀'다. 이 영화는 구성진 노랫소리가 들리는 가운데 검은 잠수복을 입은 해녀가 푸른 물결이 넘실대는 바다에서 물질을 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해녀가 물에서 빠져나오면서 물안경 사이로 깊게 주름진 얼굴이 보이고 뭍에 있는 사람들은 해녀에게 "수고했수다"란 인사를 건넨다. "해녀는 정말 독특한 여성입니다. 자신의 생각을 밝히는 데 주저하지 않고 일에 헌신적이며 즉석에서 노래를 만들어 부를 만큼 창의적입니다. 또 엄마가 딸에게 문화를 전해주고 직업을 물려줍니다. 모녀간의 유대는 중요한 주제이죠. 다른 나라엔 없는 이 특별한 여성 문화를 탐구해 보고 싶었습니다." 여성인권을 위해 투신해 온 해머 감독이 지구상에서 오로지 한 곳, 제주도에서만 볼 수 있는 전문직 여성인 해녀를 카메라에 담기로 결심한 건 이렇게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그러나 기회는 아주 우연히 찾아왔다. 2001년 '역사수업'으로 여성영화제에 참석한 그에게 이혜경 당시 집행위원장이 한국에서 가보고 싶은 곳을 물었고, 항공기내 책자에서 본 제주 해녀에 관한 글을 떠올린 그는 제주도에 가고 싶다고 답했다. 바로 다음날 그는 제주도로 향했고 촬영은 5일 만에 마무리됐다. 그는 "제주도에 보내준 게 여성영화제이니 프리미어(첫 공개)를 여기에서 하는 게 도리라고 생각했다"며 "이번 상영은 내게 대단히 의미 있는 일이라 한국 관객의 반응이 매우 궁금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의 카메라에 담긴 해녀들의 모습은 한동안 세상의 빛을 보지 못했다. 그는 계획 없이 찍었던 이 영화보다 먼저 '저항 없는 파라다이스'(2003)와 '연인, 타인'(2005)을 완성했다. 이 작업을 끝내자마자 그는 암 3기 진단을 받았고 힘겨운 투병 생활을 해야 했다. "대단히 어려운 시기였죠. 수술과 화학치료를 받는 건 정말 쉽지 않았지만 그래도 잘 버텼고 1년 반 전 완치됐습니다. 위중한 병을 앓고 있을 때 가질 수 있는 희망에 대해 생각했죠. 그래서 '말은 은유가 아니다'란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말은 에너지가 넘치는 동물이니까 열정과 자유로움에 대해 얘기할 때 말에 비유하곤 했거든요." 건강을 회복한 '제주도 해녀'의 필름이 그대로 잠만 자고 있는 것은 촬영을 도운 한국인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해 영화를 완성하게 된다. 30년간 80편 이상의 작품을 만든 그는 과감하고 실험적인 기법을 사용해 자신의 생각을 적극적으로 작품에 담아 왔다. 그러나 '제주도 해녀'의 목소리는 온화하고 담담하다. 그는 해녀들이 일하고, 노래하고, 살아 가는 모습을 조용히 바라보고 그들의 목소리에 어떤 효과도 덧입히지 않는다. 그뿐 아니라 직접 해설자로 나서지도 않았다. "그동안은 내가 잘 아는 것을 관객에게 보여 주는 다큐멘터리를 찍었죠. 하지만 해녀들은 제게 이방인이고, 저 역시 그분들에게는 이방인입니다. 제가 전문가가 아니라 영화를 찍으면서 조금씩 알아 가야 했습니다. 그러니 내레이션도 할 수 없었죠. 제 작업은 해녀들을 위한 아주 작은 노력이었을 뿐입니다." 결국 자신의 삶과 터전을 온전히 지켜 온 제주 해녀들에 대한 감독의 경의 표시였던 셈이다. 실제로 그는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해녀 문화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번에 서울행 비행기내 책자에서 제주를 소개하는 글을 읽었어요. 한라산과 성산일출봉, 거문오름 용암동굴계가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됐다는 거였죠. 그런데 이런 지리적 장소뿐 아니라 해녀도 유산으로 등재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영화에는 제주 4.3사건에 대한 언급이 상당한 분량으로 나온다. 이에 대해 그는 "여자가 앞에 서고 남자가 뒤에 있는 이 시위는 해녀들의 역사를 보여주는 데 매우 중요한 사건"이라고 말했다. "개인적으로는 미군정 아래에서 일어난 민간인 대량 학살에 대해 처음 알게 됐고 큰 충격이었습니다. 내가 태어난 나라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됐고요. 전쟁은 사람들의 삶을 파괴합니다. 전쟁은 정부가 일으킨 것이고 정부는 사람들이 뽑은 것이니 결국 전쟁은 사람들의 책임인 거죠." 그가 투병 경험을 바탕으로 찍은 영화 '말은 은유가 아니다'는 그의 마지막 작품이 될 전망이다. 그는 이제 감독의 자리에서 그만 은퇴할 생각이라고 했다. "레즈비언의 성애를 직접적으로 보여준 건 제가 처음이었고 레즈비언 역사를 바로잡겠다고 한 것도 처음이었죠. 제가 처음 영화를 시작했을 때 레즈비언 영화란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었습니다. 이제 여성 감독들은 이미 정체성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정체성 확립 이후의 유동성에 대해 고민하고 있죠." 이제껏 끊임없이 고민하고 치열한 실천과 행동을 해왔으면서도 "이제는 정말 자유롭게 활동하고 싶다"고 말하는 그는 아름다움과 열정 그 자체였다. "저는 이제 '공상적(visionary)'이기보다 '활동적(actionary)'이 되고 싶습니다. 사람들이 성별, 나이, 피부색에 관계 없이 받아들여지는 사회를 위해 계속 활동할 겁니다."

예술영화전용관 전국 26개관으로 늘어나

(서울=연합뉴스)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는 올해 예술영화전용관(아트플러스 시네마네트워크)으로 23개 극장의 26개관을 선정하고 예술ㆍ다양성 영화의 안정적인 상영을 위해 총 9억5천만 원을 지원한다고 11일 밝혔다. 심사위원단의 평가를 거쳐 선정된 전용관은 70일의 한국 다양성 영화를 포함, 연간 219일 이상의 다양성영화를 의무 상영하게 된다. 지난해에는 지원극장 16개관, 협력극장 8개관 등 총 24개관이었으며, 올해에는 지원극장 26개관에 협력극장이 합류하면 총 30여 개관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서울에서 선정된 15개관 가운데 미로스페이스, 스폰지하우스 중앙, 씨네큐브 광화문 1,2관, 필름포럼 1,2관, 하이퍼텍나다는 지난해에 이어 뽑혔으며 명보극장 2관과 스폰지하우스 광화문ㆍ압구정, 시네마 상상마당, 씨네시티 12관, 씨네큐브 이화 1,2관, 허리우드 클래식이 추가됐다. 지방에서는 모두 11개관으로 광주극장, 부산 국도시네마, 대전아트시네마, 대구 동성아트홀, 인천 영화공간주안 2관, 프리머스 예술영화관 전주 9관, CGV 서면 무비꼴라쥬ㆍ인천 무비꼴라쥬 등 지난해 전용관에 더해 롯데시네마 센텀시티ㆍ일산관, 씨너스 이채 AT9 1관이 새로 포함됐다.

영화기자재 2천500점 동아방송대에 전시

원로 영화 녹음기사 이경순씨가 기증 (안성=연합뉴스) 1세대 한국영화 녹음기사인 이경순(87)씨의 손때가 묻은 영화음향장비와 영상자료 2천500여점이 경기도 안성 동아방송예술대학(학장 이세진)에 기증돼 전시된다. 동아방송예술대는 11일 오전 교내 국제회의실에서 이경순씨가 2006년 4월 기증한 영화기자재를 보관해온 안성문화원과 관련 자료를 모두 넘겨받기로 하는 기증 약정식을 가졌다. 이 자료들은 이씨가 2004년 8월 안성 금광면에 `소리의 창조 이경순기념관'을 개관해 전시해오다 2년 뒤 안성문화원에 기증한 것이다. 안성문화원은 보다 체계적인 전시와 자료의 교육적 활용방안을 찾다 최근 이씨의 동의를 얻어 동아방송예술대에 재차 기증하게 됐다. 이씨가 40여년간 영화음향 녹음작업을 하며 모은 자료 중에는 70년이 넘은 영사기와 녹음기, 이승만 대통령 취임식때 사용된 동시녹음장비, 애국가를 작곡한 안익태 선생이 코리아환타지를 불렀던 마이크 등 한국영화사의 한 단면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동아방송예술대는 기증 자료들을 교내에 들어설 종합영화촬영소(연면적 6천755㎡.지하 1층.지상 4층) 내 음향전시관(330㎡)에 전시, 교육자료로 활용하고 일반인에게도 공개할 방침이다. 안성문화원 김태원(70) 원장은 "4년 전 기증받고도 활용방안을 못찾아 안타까웠다"며 "다음달 음향전시관이 들어서는 종합영화촬영소 착공식에 이씨와 함께 참석해 전시문제를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새영화> IT 시대의 스릴러 '킬 위드 미'

(연합뉴스) 스릴러는 관객의 공포심을 자극하는 것이 주 목적인 만큼 시대상을 적절히 반영하면 현실감을 높여 제 효과를 낼 수 있다. 인터넷을 통한 강력 범죄를 그린 '킬 위드 미'는 소재만큼은 잘 고른 IT 시대의 스릴러다. 미국 연방수사국(FBI) 사이버 수사대의 제니퍼 마시 요원(다이앤 레인)은 애완동물을 서서히 죽이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보여 주는 웹사이트 '킬 위드 미 닷컴'을 발견한다. 요원들은 사이트를 강제 폐쇄하려 하지만 범인은 계속 IP 주소를 바꾸고 복제 사이트를 만들어낸다. 급기야 범인은 사람을 잡아 가둔다. 제니퍼는 강력범죄 담당형사 에릭 박스(빌리 버크)와 함께 범인을 추적하지만 단서를 찾지 못한다. 범인은 많은 사람이 볼수록 피해자가 빨리 죽는다는 메시지를 띄운다. 그러나 참혹한 영상을 보려 하는 접속자는 급속히 늘어나고 피해자는 얼마 지나지 않아 죽는다. 범인은 곧바로 새로운 피해자를 잡아 오고 살인 도구를 바꾼다. FBI는 네티즌에게 사이트 접속을 중단해 달라고 요청하지만 접속자 수는 오히려 급증하고 두 번째 피해자도 죽음을 맞는다. 이어 범인은 제니퍼의 주변에 접근하기 시작한다. 영화는 자극적인 영상에 아무 생각 없이 빠져드는 광적인 네티즌의 비윤리성과 '나 하나쯤이야'라는 생각으로 잘못된 길로 몰려가는 군중 심리를 적절히 보여준다. 사이코 지능범의 범행 동기 역시 이런 주제와 일맥상통하니 효과적이다. 도덕불감증에 일침을 가한다는 메시지는 사이버 폭력에 대한 인식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국내 관객에게 호소할 수 있을 듯하다. 그러나 영화는 신선한 소재를 택하고도 전개 과정에서는 기존의 전형적인 잔혹 스릴러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일단 범인을 절대로 추적할 수 없다는 전제가 깔려 있어 사건은 머리가 아니라 몸으로 해결된다. 말 그대로 정보기술을 활용해 영리하게 범인을 추적해 나가는 구성이면 더 좋았을 뻔했다. 추적 과정을 촘촘하게 짜기보다 범인의 엽기적인 범죄 행각을 보여주는 데 집중하다 보니 주인공의 파트너 형사가 왜 나오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캐릭터는 허술해지고 화면에는 피가 마구 흘러넘쳐 시각적 부담감만 심해졌다. 그레고리 호블릿 감독은 앞서 '프라이멀 피어' '프리퀀시'를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