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서 영화 찍으면 인센티브 준다>

(전주=연합뉴스) 전주시는 전주에서 일정 기간 이상 영화를 촬영하는 제작사에 대해 재래시장 상품권과 폐기물처리비 등 일정액의 비용을 현물로 지원하는 '시네마 인센티브제'를 시행한다고 28일 밝혔다. 지원기준을 보면 촬영기간이 10-14일의 경우 숙박료와 촬영안내 홍보비, 폐기물처리비, 재래시장 상품권 등 총 300만원, 15-24일은 500만원, 25일 이상은 800만원 상당의 현물을 준다. 재래시장 상품권 등 현물은 전주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 지원을 받고자 하는 제작사는 전주영상위원회에 신청서를 접수하면 되는데 자세한 내용은 영상정보과(☎ 063-281-2803)로 문의하면 된다. 시는 또 지난해 전주국제영화제와 영화촬영 등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행정과 경찰,소방당국 등으로 '전주권 영화지원 유관기관협의회'를 구성했는데 협의회는 주로 영화 촬영시 행정적 지원은 물론 교통통제와 인력 제공, 소방장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전주시 관계자는 "영화 제작사를 유치하기 위해 이 제도를 시행하게 됐다"며 "이 제도의 시행으로 제작사들이 전주에서 영화를 많이 촬영하면 지역경제 활성화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주시는 전주를 영상산업의 도시로 만들기 위해 상림동 4만8천여㎡에 110억원을 들여 야외 세트장과 실내 촬영스튜디오 등을 갖춘 영화종합촬영소를 최근 완공하고 오는 4월 16일 문을 열 예정이다.

<새영화> 10대의 사랑과 우정 '도레미파솔라시도'

(서울=연합뉴스) 아무리 10대 맞춤형 영화라 해도…. '늑대의 유혹' '그놈은 멋있었다'에 이어 인터넷에서 한때 화제를 불러모은 작가 귀여니의 작품이 세 번째로 영화로 만들어졌다. '도레미파솔라시도'(감독 강건향, 제작 홍상자엔터테인먼트)다. '그놈은 멋있었다'에서는 송승헌, '늑대의 유혹'에서는 강동원과 조한선이 10~20대 초반 여성들의 판타지를 자극하는 배우였다면, '도레미파솔라시도'는 장근석과 정의철이 그 역할을 해야 한다. 이 영화는 귀여니 원작의 두 영화보다 훨씬 어린 관객층을 타깃으로 한다. 주인공인 장근석이 이 영화를 찍은 건 3년 전인 19살 때. 우여곡절 끝에 제작기간이 길어져 2년이 걸렸고 개봉까지 꼬박 3년이 지나 장근석의 10대 시절을 다시 보는 기쁨(?)을 누리게 됐다. 우산 속으로 살짝 보이는 남자주인공의 멋있는 포즈는 트레이드마크. '늑대의 유혹'의 조감독 출신인 강건향 감독은 '늑대의 유혹'의 흥행 코드를 재현하려 했지만 곳곳에 허술함이 보여 어른 관객은 실소를 금치 못한다. 장근석과 차예련이 데이트하는 대목에서 같은 장면인데도 장근석의 재킷이 입혀졌다 벗겨졌다 하는 게 대표적. 장면 장면은 뚝뚝 끊겨 그 사이 벌어졌던 일은 대사로만 유추해야 한다. 그러니 집중하지 않으면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도 짚어낼 수 없다. 하지만 주타깃인 10대 관객이 이 영화를 어찌 받아들일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 만약 이 영화가 10대들의 공감을 얻는다면 기성세대는 그들과 멀어진 간극을 좁히느라 더욱 분발해야 할 것이다. 부모 몰래(도대체 왜 몰래 해야 하는지) 아르바이트를 하는 여고생 정원(차예련 분)은 밤에 담 넘어 나가려다 옆집 남학생 은규(장근석)에게 딱 걸린다. 은규는 1주일간 자신의 기타를 연습실까지 들고 다니면 그냥 넘어가 주겠다고 한다. 은규의 연습실에서 정원은 희원(정의철)과 재회한다. 정원과 희원은 10년 지기였으나 정원이 신고한 뺑소니 사고 운전자가 희원의 아버지였고 이로 인해 희원 가족은 풍비박산난다. 희원은 친구들을 시켜 정원에게 복수를 하기도 했다. 행복해하는 은규와 정원을 보며 희원은 정원에게 아직도 좋아한다는 고백을 하지만 정원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러자 희원은 자살하겠다고 말해 정원을 옆에 둔다. 괴로워하는 은규는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를 친구에게 보내려 한다. 영화 제목 '도레미파솔라시도'는 은규와 정원이 결성한 밴드 이름. 4월3일 개봉. 전체 관람가.

<새영화> 비범한 퍼포먼스 '마지막 밥상'

(서울=연합뉴스) 노경태 감독의 장편 데뷔작 '마지막 밥상'(제작 기억속의 매미)은 매끈한 상업영화에 길든 눈을 가지고 있는 관객의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는 독특한 영화다. 장면 장면에서 평범함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실험성과 독창성이 돋보인다. 영화는 말보다는 소리로 인물을 설명하고 극을 이끌어 나간다. 대사를 대폭 줄인 대신 음향을 활용해 넌버벌 퍼포먼스에 가까운 장면들로 관객의 눈과 귀를 동시에 매혹한다. 세상을 향해 발악하는 남자의 고성과 여자가 방망이로 빨래를 터는 소리, 또각또각 길을 걷는 행인의 발소리가 엇박자 속에 묘하게 어우러지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주인공은 다섯 명이다. 먼저 사랑을 갈구하는 외로운 채소장수 할머니(황복순)와 영안실에서 시신을 닦고 곡을 해주며 사는 중년 여성(백현주), 보잘것없는 학력과 외모 때문에 취직을 못하고 있는 젊은 여자(김도연)가 있다. 또 게이 쇼에 출연해 먹고사는 젊은 남자(오흥기)와 하늘에서 떨어질 횡재만 꿈꾸며 복권을 긁어대는 중년 남자(홍석연)가 있다. 어느 날 이들에게 지구를 떠나 화성으로 이민을 떠날 것을 권하는 광고 전단지가 날아온다. 이 영화의 주인공들은 모두 도시의 외곽지역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사회 부적응자다. 영화는 이들이 제각각 삶이라는 허공에 내지르는 '헛발질'을 가만히 응시하지만 정지해 있는 카메라는 관조적인 듯하면서도 애틋한 마음을 품고 있다. 초현실적이고 추상적인 영상이 연속적으로 스크린에 맺히지만 그 안에는 위로와 치유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영화관의 조명이 꺼지고 영화가 처음 시작될 때는 무의미해 보이는 인물들의 행동, 연관성이 전혀 없어 보이는 영상의 행진에 당황하기 쉽다. 그러나 느긋하게 기다리다 보면 단순히 뒤섞여 있는 것으로 보이던 개별 영상들이 결국 하나의 목적지로 향하고 있었음을 깨닫게 된다. 바로 영화의 백미라고 할 만한 마지막 장면으로, 제각각 살던 주인공들이 한데 모이는 이 시적인 장면은 흩어져 있던 앞 장면들을 깔끔하게 묶으면서 가슴 짠한 감동을 준다. 하나둘씩 던져지던 연작시가 여기서 아름다운 서사시 한 편으로 완성된다. 이 영화는 국내 개봉에 앞서 한국 독립영화로는 최초로 프랑스에서 먼저 19일 개봉했다. 앞서 제11회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영화진흥기구(NETPAC)상, 2006년 서울독립영화제 장편경쟁부문 최우수작품상 등을 받았으며 선댄스, 로카르노, 시드니, 에든버러 등 세계 유수 영화제에 초청받았다. 11일부터 서울 중구 저동의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에서 만날 수 있다. 청소년 관람 불가.

김영민 "아줌마 사랑, 처음 아니에요"

(연합뉴스) "아줌마를 사랑한 거, 이상하지 않았어요. 여든 살 할머니와도 사랑에 빠졌는데요, 뭘." 영화 '경축! 우리 사랑'(감독 오점균, 제작 아이비픽쳐스)은 제작비 7억 원 규모의 저예산 영화. 하지만 영화의 상상력은 블록버스터급 못지않다. 영화의 핵심은 생활에 찌든 51살의 평범한 아줌마가 30살 젊은 남자, 그것도 자신의 딸과 결혼할 뻔했던 남자와 사랑에 빠지는 것. 뒤늦게, 혹은 처음 찾아온 사랑의 설렘을 맞이하는 봉순 역은 김해숙이, 그가 사랑하는 젊은 남자 구상은 김영민(37)이 맡았다. 김영민은 연극 '에쿠우스' '청춘예찬' '햄릿',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잔혹한 출근' '아주 특별한 손님' 등에 출연하며 폭넓은 연기를 펼쳐보였다. 무려 21살의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진지하게 사랑에 빠지는 남자. 파격적인 설정을 담고 있음에도 극은 내내 웃음을 자아낸다. 배우들은 한껏 진지한 연기를 펼치는데 상황이 웃음을 유발하는 영화. 김영민은 '어마어마한' 연상녀를 사랑한 경험이 처음이 아니다. 2004년에는 연극 '19, 그리고 80'에서 80세의 유쾌한 할머니 박정자와 사랑에 빠지는 19살 청년 모드를 연기한 적이 있는 것. 구상은 순진하기 그지없다. 결혼을 약속했던 여자가 떠난 뒤 방황하다 그의 어머니 봉순과 하룻밤을 보낸다. 그 하룻밤으로 봉순이 임신하고 끝내 그 아이를 지키며 그에게 헌신하자 구상도 진심으로 봉순을 사랑한다. 그는 "아무리 연기라 해도 나이 많은 여자와 사랑에 빠지는 게 쉽지 않은 일 아니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제가 뭔가 덜 떨어진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덜 떨어졌다는 게 아픔이 있다는 거예요. 구상이는 고아예요. 가족을 만들고 싶은 욕구가 강하죠. 내성적인데 막상 큰 사고를 쳐놓고 나서는 어찌할 바를 모릅니다. 만약 제 연기가 괜찮았다면 그건 무엇보다 김해숙 선배님이 마음으로 저를 받아주셨기 때문입니다." 이어 김영민은 김해숙과 호흡을 맞추면서 새로운 경험을 했다며 고마워했다. "선배님과의 눈빛에서 '주고받는' 느낌이 생겼어요. 선배가 제 입술을 만지는 장면이 있는데 어찌 보면 굉장히 야한데 관객은 웃으며 받아주시더군요. 선배님이 상처를 갖고 있는 봉순이로 접근했기 때문일 거예요. '데브라 윙거를 찾아서'라는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는데 거기서 한 노여배우가 '지금까지 출연작 중에 내가 이 배역을 맡아 잘살았다는 장면은 4~5개밖에 되지 않는다'는 말을 했어요. 그땐 '이 대배우도 이런데 나는 어떡하지?'라 걱정했는데 이번 김해숙 선배와의 연기에서 하나 정도는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연극 무대에서 줄곧 활동해와 눈빛이 강렬하고 발성이 너무 또렷했던 김영민은 이 영화에서 힘을 뺐다. 이제 자연스러운 톤으로 자신의 연기를 조절하는, 한 단계 뛰어오른 연기력을 갖게 됐다. "연극을 많이 해서인지 TV나 영화에서 더 자연스럽게 연기해야 하는 게 숙제였어요. 발성과 테크닉이 다르니까요. 제 몸에 배어 있는 습관을 바꾸려고 노력했는데…. 관객이 그렇게 봐주신다면 정말 고맙죠." 시사회에는 김해숙이 합류하는 '박쥐'팀의 박찬욱 감독, 송강호 신하균이 응원왔는데 박 감독과 송강호는 내내 큰소리로 웃으며 영화를 즐겼다. "박 감독님이 영화 보고 술 한잔 하러 가자고 하셨어요. 물론 김해숙 선배님 때문이었겠지만. 그 자리에서 강호 형이 칭찬을 많이 해주시더군요. 쑥스럽기도 했지만 좋았죠." 이번 영화에서 김해숙, 기주봉 등 선배들에게 참 많은 것을 배웠다는 그는 "어떤 작품, 어떤 감독을 만나도 내가 조절할 수 있는 내 목소리를 찾는 것을 연기의 화두로 삼고 있다"고 진지하게 말한다. 김영민은 현재 두산아트홀에서 연극 '줄리에게 박수를'(5월5일까지)을 공연 중이다.

<새영화> 미스터리 수사극 'GP506'

(연합뉴스) 공수창 감독의 새 영화 'GP506'은 최전방에서 일어난 미스터리한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수사극이다. '알포인트'로 전장에서 벌어지는 공포와 미스터리를 그렸던 공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도 특기를 살려 최전방 GP(경계초소)라는 외딴 공간에서 벌어지는 의문의 사건을 그렸다. 소재로는 경기 연천 GP 총기난사 사건을 떠오르게 하지만 영화를 보다 보면 공포 미스터리의 면모가 강하게 부각돼 실제 사건은 잊고 화면에 집중할 수 있다. 폭우가 쏟아지는 어느 밤에 GP506로 군 수색대가 진입한다. 수색대는 피 범벅이 된 장병들의 시신이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는 현장에서 피에 젖은 흉기를 들고 기괴한 웃음을 짓고 있는 용의자를 발견한다. 군 수사관인 노성규 원사(천호진)는 아내의 빈소를 지키던 중 이 사건을 맡으라는 명령을 받는다. GP506의 GP장인 유정우 중위(조현재)가 육군 참모총장의 아들이라 다급해진 장성들이 실력 있는 수사관을 파견하기로 한 것. 노 원사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사건 용의자이자 유일한 생존자인 한 군인이 인식표도 없이 혼수상태에 빠져 있다. 군의관이 시신과 환자를 싣고 GP를 떠나려는 순간 노 원사는 GP 소대원이 모두 21명인데 시신은 19구, 생존자는 1명이라는 사실을 발견한다. 미로 같은 GP 안을 뒤지던 수색대는 발전실에서 생존자 한 명을 더 발견한다. 이 생존자는 자신이 GP장인 유 중위라는 사실만 밝히고 더 이상의 증언은 거부하며 본대 복귀를 요구한다. 시신 운구 차량과 GP장은 GP를 빠져나가지만 곧 폭우로 도로가 완전히 막혔음을 확인하고 다시 GP로 돌아오고, 수색대와 생존자 모두 GP에 갇힌 신세가 되고 만다. 영화는 논리정연하다. 일단 무시무시한 사건 현장을 공개하고, 회상 장면을 통해 미궁에 빠진 사건의 단서를 하나씩 꺼내 보여 주며, 마지막으로는 이 사건의 실체가 무엇인지 주인공들의 입을 빌려 설명하고 해결에까지 나선다. 또 미로 같은 GP는 미스터리 스릴러로서의 효과를 발휘하기에 최적의 공간으로 보인다. 영화는 어둠침침한 조명과 음산한 분위기의 세트를 구석구석 활용해 관객을 소름 돋게 만드는 효과를 충분히 발휘한다. 공 감독이 시사회 이후 간담회에서 "군대의 폐쇄성, 젊은이들이 군대에 가 느끼는 충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곳이라는 생각에 공간에 집착했다"고 말한 그대로의 결과물이 나온 셈이다. 그러나 사건을 풀어가는 과정이 꼼꼼하기는 한데 꼬인 실타래를 푸는 시점을 너무 뒤로 미뤄둔데다 미스터리가 풀린 이후에도 공감이 썩 가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주인공들의 마지막 선택은 선뜻 동조하기 어려울 정도로 극단적이고 야심 찬 반전도 사건 해결에 결정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다 보니 영화의 반전과 선택을 순순히 인정하지 않는 관객이라면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가는 순간에도 영화 속에서 무한하게 반복하는 '여기서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요?'란 질문을 다시 한번 하게 될 듯하다.

허리우드극장, 고전영화관으로 부활

(연합뉴스) 2005년 문을 닫았던 서울 종로구 낙원동 허리우드극장이 허리우드 클래식이라는 간판을 걸고 고전영화 중심 상영관으로 돌아온다. 즐거운 시네마의 김은주 대표는 "내달 1일 낙원상가에 295석 규모의 허리우드 클래식을 개관한다"고 26일 밝혔다. 개관 작품은 찰턴 헤스턴 주연의 1959년작 '벤허'(감독 윌리엄 와일러)이며 이후에도 '미션' '영웅본색' 등의 옛 영화들이 재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허리우드 클래식이 들어서는 자리는 예술영화 전용관 필름포럼 2관이 있는 곳. 필름포럼 2개관은 이달 31일까지만 운영되고 한 달가량 쉰 뒤 강북에 새 터를 마련해 문을 열 예정이다. 즐거운 시네마는 필름포럼 1관을 400석 규모의 뮤지컬 전용관으로 리모델링해 운영할 계획이다. 첫 작품은 댄스 뮤지컬 '사랑하면 춤을 춰라'로, 5월7일부터 장기 공연에 들어간다. 즐거운 시네마는 또 서대문구 미근동에서 운영 중인 마지막 단관극장 드림시네마(구 화양극장)에서 추억의 한국영화 '고교얄개'를 상영할 계획이다. 김은주 대표는 "허리우드라는 이름을 다시 찾아 고전영화를 중심으로 상영하기로 하고 영화진흥위원회에 예술영화전용관 선정을 신청했다"며 "드림시네마는 건물주로부터 철거 시한을 연장한다는 통보를 받아 1년가량 더 운영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