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론 웃지만 속으론 우는 사정 아시나요?… SBS ‘웃다가 병든 사람들…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고 있는 최민경(27·가명)씨는 집에만 오면 ‘입없는 인형’을 찾는다. 최씨가 직장에서 맡은 일은 환자들을 가장 많이 상대하는 데스크 업무. 최씨는 고객제일주의를 내세우는 병원 측의 지침으로 환자들의 무리한 요구와 불평을 받아주다 스트레스가 쌓이면서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는 26일 밤 10시 ‘웃다가 병든 사람들,감정 노동을 아십니까’편을 방송한다. 감정노동(emotional labor)이란 배우가 연기를 하듯 근로자가 고객의 감정을 맞추려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고 통제하는 일을 일상적으로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백화점과 대형할인점 등 줄곧 유통 서비스업에서 일을 해왔다는 김지혜(28·가명)씨도 고객만족센터로 파트가 바뀌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김씨는 거의 매일 수 십 명의 고객이 내뱉는 폭언에 가까운 말을 들으면서도 싫은 표정 한번 지을 수 없었다. 불안감과 가슴이 답답해지는 통증을 자주 느끼다 시간이 흐를수록 상태가 심각해졌다. 사람 냄새만 맡아도 구역질이 난다는 김씨는 결국 직장을 그만뒀으며 대인기피증으로 은둔형 생활을 하고 있다. 감정노동자들이 받는 스트레스의 가장 큰 요인은 이른바 ‘불량 고객’이다. 친절과 미소에 따뜻하게 반응해주는 고객이 있는 반면 마치 하인을 대하듯이 판매사원들을 대하는 일부 고객들이 그들이다. 항상 무언가를 요구하고 어떤 노력에도 상관없이 불평을 하는 고객,직원들과 합의점을 찾아보려 애쓰지 않는 고객들은 직원들을 끊임없이 고갈시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감정노동의 우울 수준을 감소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복지제도 향상,직무 스트레스 감소 프로그램 개발 등 제도적 보완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그동안 부수적 형태의 노동,혹은 인격과 개인적 차원의 문제로 여겨져 왔던 감정노동을 하나의 노동으로 새롭게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고객을 많이 상대해야 하는 직원들이 근무가 끝나고 난 뒤 혼자 휴식을 가질 수 있도록 배려하는 한 놀이공원의 사례 등을 통해 감정노동 스트레스에 대한 해법도 모색한다.

스튜어디스는 개그맨을 좋아해?…블랑카, 승무원과 연애 ‘순항’ 중

항공사 스튜어디스들은 개그맨을 좋아하는 것일까. 지난 1월 개그맨 김대희는 승무원 지경선씨와, 개그맨 이승환은 지난해 11월 승무원 윤미라씨와 결혼에 골인했다. 결혼은 늦었지만 김대희가 오는 11월 아빠가 되고, 이승환도 내년 1월 2세를 만나게 된다. 이승환, 김대희 이어 ‘블랑카’ 정철규 합류 ‘스튜어디스는 개그맨을 좋아해’ 대열에 ‘블랑카’ 정철규도 합류를 선언했다. 정철규는 “모 항공사 승무원 지씨와 반 년 째 교제 중입니다. 여자친구가 이해심이 많고 배려가 깊어 순조롭게 잘 지내고 있어요. 저야 공인이니까 상관 없지만, 여자친구의 사생활을 지켜주고 싶어 더 이상의 공개는 곤란합니다”며 밝게 웃었다. 두 사람이 만난 것은 6개월여 전, 지인들의 모임에서 였다. KBS ‘폭소 클럽’의 ‘블랑카의 뭡니까 이게’ 코너가 막을 내린 후 1년이 다 되가는 시점이었고, ‘아이디어를 짜지 않아도 된다’는 해방감을 만끽하다 ‘이제는 정신을 차려야지’하며 마음을 다지고 있던 때였다. 정철규는 살도 10㎏가량 찐 상태였고, 실제로 만나면 TV 속 얼굴과 많이 달라 사람들이 잘 알아보지 못하기 때문에 다른 시선 의식 안하고 구석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고 한다. “술을 마시다 고개를 들어 동석한 사람들을 보게 됐어요. 그 때 지금의 여자친구가 눈에 확 들어왔어요. 깨끗하고 단아한 첫인상에 눈길을 빼앗겼죠.” 한 살 연상 승무원 지 모씨와 교제 중 정철규는 돌연 자리에서 일어섰고, 지씨의 곁에 가 앉았단다. 자신보다 한 살 위라는 것을 알게 된 정철규는 대뜸 “알아요? 누나 참 예뻐요! 우리 사귈래요?”라고 말을 했고, 갑작스런 자신의 발언에 온화한 미소로 답하는 그녀를 보며 자신이 생겼다고. “그 때 이후 ‘누나’라는 호칭을 쓰고 않고 있어요. 누나로 만나는 게 아니니까요. 만남을 시작하면 남녀는 평등해진다고 생각해요. 나이나 성별의 차이와 구분이 중요한 게 아니라 둘이 하나의 마음으로 한 곳을 바라보는 게 중요한 거 잖아요.” “결혼이요? 제가 먼저 자리 잡구요!” 어느 정도 진지한 마음으로 사귀는 걸까. 결혼까지 전제하고 있는 건지 물었다. “사실 결혼 얘기는 여자친구가 먼저 꺼냈어요. 제가 아직 결혼 얘기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책임지지 않고 가볍게 만나고 싶어서가 아니라, 여자친구 앞에 저를 당당히 내세울 수 있을 때, 제가 먼저 얘기하고 싶어서 였어요. 사실 제 뜻을 오해할 수도 있는데, 속이 깊어선지 마음 상해 하거나 따지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여줘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철규에 따르면, 지씨와 함께 근무하는 승무원들 중에는 의사, 변호사, 판사, 회계사 등 소위 말해 ‘잘 나가는’ 남자들과 사귀는 사람이 많단다. 친구들을 보며 느끼는 바도 있을 텐데, 아직 온전하게 자리조차 잡지 못한 자신을 좋아해주는 여자친구에게 고마운 마음 뿐이라고. “제가 지금 스물 일곱인데 결혼은 서른 둘,셋 정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때까지 좋은 마음으로 잘 지냈으면 하는 바램이에요. 제가 잘해야죠. 곁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운데 제가 잘할겁니다.” “여자친구 만난 후 일이 잘 풀려요” 6개월새 10㎏나 불었던 몸도 원상복귀 시킨 정철규. 여자친구가 ‘살찐 블랑카’는 싫다고 닦달했던 거 아닐까. “물론 여자친구가 생기면서 살을 빼려고 더 열심히 노력한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살쪄서 싫다, 근육질 몸매가 좋다’며 여자친구가 감량을 요구한 적은 없어요. 본업인 개그에 몰두하기 위해, 저를 콘트롤하고 긴장감을 회복하기 위해 다이어트에 주력한 거예요. 그리고 개그 아이디어 짜다보면 살이 절로 내립니다(웃음).” 살이 빠져 미남자가 된 것 외에도, 1년 반의 공백기를 끝내고 방송에 복귀하게 된 것도 여자친구를 만난 후 그에게 생긴 변화. 지난 8일 MBC ‘이재용·임예진의 기분좋은 날’을 통해 방송된 단짝 개그맨 양배추와의 필리핀 보라카이 체험기에서 ‘반짝’ 얼굴을 비치더니, 매주 시청자를 만나게 됐다. 내달 2일 첫 방송되는 EBS 프로그램 ‘한국말 쉬워요’에 패널로 고정 출연하게 된 것. ‘한국말 쉬워요’는 국제결혼을 통해 한국으로 이주한 아시아 여성들에게 한국어와 우리 문화를 이해하기 쉽게 가르치는 프로그램이다. ‘블랑카’ 정철규는 외국인과 뗄래야 뗄 수 없는 인연인가 보다. 외국인 노동자들의 애환을 개그로 만들어 이름을 알렸고, 외국인들의 한국 생활 적응기를 소재로 재기를 준비하고 있던 중 ‘한국말 쉬워요’에 출연하게 됐다. 국제결혼한 필리핀 몽골 중국 베트남 출신 여성 4명을 비롯해 서수남 박슬기가 함께 패널로 출연하고 진양혜 아나운서가 진행을 맡은 ‘한국말 쉬워요’. 병역특례의 일환으로 산업현장에서 외국인 노동자들과 생활했던 경험을 살려, 아시아 여성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한국말을 가르치는 ‘선생님’으로 활약하기를 기대한다.

“평범한 얼굴, 작은 키가 내 강점”… ‘천하장사 마돈나’ 주연 류덕환

“어디서 봤는데…?” 오는 31일 개봉하는 영화 ‘천하장사 마돈나’(감독 이해영·이해준,제작 싸이더스FNH·반짝반짝) 포스터 속 소년은 희한하게도 낯이 익다. 알고 보면 그는 ‘웰컴 투 동막골’에서 소년 인민군 역을 한 배우 류덕환(19)이다. 아홉 살 때부터 8년간 MBC ‘전원일기’에 복길이 동생 순길이로 출연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생소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스스로를 여자라 생각하지만 씨름에 소질을 보이는 거구의 소년’ 동구 역을 위해 28㎏이나 살을 찌웠기 때문이다. 단기간에 살을 찌웠다 빼는 것은 요즘 영화계에서 흔한 일이 됐지만 류덕환의 변신은 눈길을 끈다. 동구를 단지 통통할 뿐 아니라 넉넉하고 사랑스러운 매력을 가진 인물로 창조해냈기 때문이다. 24일 여의도공원에서 만난 류덕환은 앳된 얼굴에 호리호리한 청년이었다. “촬영 전엔 50㎏이었는데 한끼에 삼겹살 8인분,조금 쉬었다 또 라면,이런 식으로 토할 때까지 먹으면서 두 달만에 78㎏까지 찌웠어요. 지금은 다시 53㎏으로 빠졌는데 원래 살찌는 체질이 아니라 그런지 줄이는 편이 더 쉬운 것 같아요. 군것질의 참맛에 눈을 뜨는 바람에 나머지 3㎏은 영 안빠지더라고요.”(웃음) 체중 늘리기 외에도 씨름과 춤 연습 등을 떠올리며 그는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다. 특히 동구의 성적 정체성 혼란에 공감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고. “남학생들은 여성스러운 남자에 막연한 거부감을 갖잖아요. 영화에서 동구 친구들이 왕따시키고 괴롭히는 일은 실제 남학교에서는 비일비재해요. 저도 친구가 전화를 걸어와 이런 고민을 털어놓으니 당황하며 끊어버린 일이 있어요. 이번 영화를 찍으면서 내내 마음이 아팠죠.” 영화 속 동구가 남다른 점은 아버지와 친구들의 냉대와 폭력 속에서도 지극히 긍정적이라는 것. 씨름부에 들어가 상당한 운동실력을 쌓은 후에도 괴롭히는 친구들에게 주먹질을 하기보다는 귀엽게 물을 튀기며 위기를 모면하는 장면은 동구의 성격을 가장 잘 드러낸다. “이 영화는 성적 소수자의 입장을 관객에게 논리적으로 이해시키려는 것이 아니에요.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 처했어도 자신을 사랑하고 희망을 바라보는 동구의 태도가 뭉클함을 주는 거죠. 저도 동구에게서 많이 배웠어요. 연기를 반대하시는 아버지 때문에 의기소침해 있었는데 이번 영화를 찍으면서 연기를 계속 해야한다는 확신을 얻었거든요.” 여성스럽지만 거부감을 주지 않는 그의 캐릭터가 돋보인다. 그는 “‘하나와 앨리스’의 아오이 유우의 연기를 따라하며 연습했다”고 귀띔한다. “‘모방에서 창조로’라는 말을 좋아해요. 제가 아오이를 따라했다고 누가 짐작하겠어요? 저를 거치면서 전혀 다른 연기가 되니까요. 그래서 평소 선배들의 연기를 혼자 따라하곤 해요.” 현재 중앙대 연극영화과 1학년인 그는 겨울방학때쯤 차기작 출연을 생각중이다. 주연을 고집할 생각은 없다고. “이번 영화는 행운이었는걸요. 연기자들 경쟁이 보통 치열해야죠. 저만의 강점을 살리면서 노력해 나갈 거예요. 동구처럼요.” 강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잘생기지 않은 얼굴, 크지 않은 키”라며 웃어보였다. 그 여유있는 미소에 앞으로 그가 해나갈 수많은 캐릭터들이 스쳐 지나고 있었다.

방송3사 아나운서 대외 활동 논란

지상파 아나운서의 '주가'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뉴스프로그램 진행뿐 아니라 각종 오락 프로그램에서도 '끼'를 발휘해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는 아나운서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에 방송사 밖에서도 아나운서를 찾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행사 사회는 물론 광고와 잡지사 등에서도 '러브콜'이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와중에 방송 3사 여성 아나운서를 대상으로 찍은 한 남성잡지의 '섹시화보'와 관련, 방송사 자체 징계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다. 모 방송사의 한 아나운서는 7월 '호화 취임식' 논란이 인 정치권 행사의 사회를 봐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렇다면 방송 3사는 소속 아나운서의 대외 활동 관리를 어떻게 할까. KBS는 3월 외부 행사 사회 및 출연 등에 관한 자체 지침을 처음으로 마련했다. 공영방송 아나운서가 외부 행사나 공익광고를 통해 과도한 출연료를 받는다는 점은 문제라는 KBS 감사팀의 통보에 따른 것이다. KBS 감사팀은 강수정ㆍ노현정 두 아나운서가 2005년 모 공익광고에 출연해 고액의 출연료를 받은 부분을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KBS 아나운서팀에는 관련 지침이 마련돼 있지 않은 상태였다. 새롭게 마련된 지침에 따르면 KBS 아나운서는 영리를 목적으로 한 광고에는 출연할 수 없다. 근무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공익적이며 KBS 이미지 제고에 도움이 되는 행사와 광고에만 출연 가능하다. 회사의 허락 하에 출연할 때에도 실비 범위를 넘는 사례금은 KBS에 귀속된다. MBC 아나운서국은 원칙적으로 소속 아나운서의 대외 행사 진행과 광고 출연을 금지하고 있다. '공익적인 목적이며, 관련 행사 등이 방송으로 나가는 경우'에만 회사의 허가 하에 예외가 인정된다. 물론 친척 결혼식 등 개인적인 차원에서 맡는 행사 사회는 가능하다. SBS 아나운서팀의 경우, 관련 자체 지침이 없는 대신 '업무와 상관 없이 회사 명칭을 사용할 때는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사규를 준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대외 행사를 진행하려면 사측의 승인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역시 상업적이거나 정치적인 행사와 광고에 소속 아나운서가 참여하는 것은 금지하고 있다. /연합뉴스

[영화 VS 영화] 예의없는 것들―아이스케키

세상에서 나는 예의있는 사람일까, 예의없는 사람일까. 아이스케키로 대표되는 60년대 말로 시대를 돌려 향수를 담아냈다. △예의없는 것들 사람에 관해 가끔씩 듣는 말이 있다.‘세상에 꼭 필요한 사람과,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사람, 그리고 있어서는 안될 사람’이란 말이다. 따지고 보면 사람의 가치를 논하는 것 자체가, 더구나 특정 기준에 의한 평가가 어찌 합당할 수 있을까도 싶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세상을 깨끗이하고 구원할 수 있는‘영웅’을 원하고, 누군가 그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측면에서 이 영화는 다소 진부하기는(?) 하지만 알 수 없는 묘한 흥미를 자극한다. 세상에 살고 있는 예의없는 것들을 어떻게 매너있게 골라서 처리한다?. 사람잡는 킬라의 고민이 깊어가는 대목이다. 혀 짧은 소리를 내며 한평생 XX하게 사느니 차라리 말없이 살기로 한 '킬라(신하균 분)'. 남들처럼 폼나게 살고 싶지만 짧은 혀로는 될 일도 안될 판. 킬라는 1억원만 있으면 혀 수술을 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고, 자신의 주특기인 칼질 실력을 돈을 긁어모으는데 쓰기 시작한다. 하지만 주문대로 작업을 해 나가던 중 어느 날 문득 자신이 도살자나 다름없다는 회의에 빠진 킬라. 그 때 동료이자 선배인‘발레(김민준)'로부터‘나름의 룰을 정하라’는 충고를 듣는다. 킬라는 고민 끝에‘이왕 죽이는 거 예의없는 것들만, 불필요한 쓰레기들만 골라서 깔끔하게 분리수거’하기로 마음먹고 도시의 쓰레기들을 하나둘씩 바쁘게 처리해 나간다. 삶의 비애를 씻기위해 찾던 술집에서 그녀(윤지혜)도 만나고, 킬라의 생활은 변화를 맞는다. 킬라와 발레는 재래시장 재개발건으로 폭리를 취하려는 놈을 의뢰받고 작업을 하다가 착오로 다른 놈을 처리하는 실수를 저지르게 된다. 이를 계기로 혀 수술을 받고 그녀와 함께 스페인으로 가서 투우사가 되고 싶은 킬라의 꿈은 도심 기생충 같은 놈들과 더불어 한바탕 소용돌이속에 휘말리게 된다. 이 영화는 한 남자가 세상의 법률에 따라서가 아니라 자신이 세운‘예의’를 기준으로 살아가는 모습과 그 이면을 그려낸다. 블랙코미디를 표방하는 영화는 때문에 이질적인 요소들을 극단적으로 대비시키는 작품이다. 살인을 업으로 삼고 있으나 맑고 순박한 영혼을 가진 킬라가 시를 쓰고 버려진 아이를 거두는 모습이 그렇다.‘사람을 죽이는 가장 비도덕적인 일을 통해 사회 부조리를 청산한다’는 아이러니로 세상에 대해서 풍자를 얘기하려 한다. 다양한 감정을 소화해내는 신하균의 연기가 특히 돋보인다. 박철희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러닝타임 121분. 24일 개봉. △아이스케키 코쟁이들이 오강단지 쓰고 달나라 가던 시절 1969년. 밀수 화장품 장사를 하는 엄마와 단둘이 사는 10살 소년 영래(박지빈 분)는 아버지가 없는 것 빼고는 꿀릴 게 없는 박치기 대장이다. 영래는 어느 날 우연히 엄마(신애라)의 친구이자 앙숙인 춘자 아줌마에게 죽은 줄만 알았던 자신의 아버지가 서울 사는 남산대학생‘강성욱(이재룡 분)’이라는 얘기를 듣고, 아버지를 찾아가기 위한 계획을 세운다. 영래가 엄마 몰래 선택한 아르바이트는 아이스케키 장사. 동네방네“아∼이스케키!” 를 외치며 돌아다녀 보지만 쉽지만은 않다. 그래도 아버지를 만날 수 있다는 희망에 하루하루 씩씩하게 케키 장사를 하는 영래. 그러던 중 엄마에게 이 사실을 덜컥 들켜버리고 엄마는 아들의 장사를 죽기살기로 말리고 나선다. 영래는 공장 사장의 강요에 서울까지 밀수 심부름을 가게 된 인백이(진구) 아저씨에게 아버지를 찾아봐달라고 부탁한다. 며칠 후, 드디어 멀리서 인백이 아저씨가 타고 있는 기차가 보이기 시작하고 영래의 심장은 기대감으로 콩닥콩닥 뛴다. 아버지의 소식을 들을 수 있을까?. 그러나 예상치 않았던 일들이 벌어지고… 영화는‘아빠 찾아 삼만리’를 외치는 소년의 간절함을 강조한 가족영화다. 영화의 등장인물이 하나같이 기댈 수 있는 아버지를 마음속에 품고 있다. 시대적 배경이 배경인지라 퇴색한 기차역, 삼륜자동차 등 수십년 전에 사라진 소품과 전시물들이 향수를 자극한다. 하지만 영화의 백미는 전라도 사투리를 자연스럽게 머금는 아이들이다. 그 시대를 전혀 모르는 아역배우들의 연기가 능청스럽다. 최고의 아역배우 아이콘으로 자리하고 있는 박지빈의 똘망똘망한 눈동자 연기가 눈시울을 적시게 한다. 1시35분짜리 장편영화로 끈적끈적한 가족 이야기를 끌어가는 다소 투박한 잔잔함이 묻어나는 작품이다. 한손엔 아버지의 손을, 한손엔 아이스케키를 들고 빨고싶은 영래의 부푼 꿈은 과연 이뤄지게 될까. 여인광 감독이 연출했다. 러닝타임 95분. 24일 개봉.

[새영화] 13구역…옹박·짝패를 이은 리얼액션

파리 근교 리세. 세상 모든 것이 재미 없어진 10대 소년들이 학교건물 지붕 사이를 점프하고 배관을 타고 뛰어다니며 놀았다. 그것이 유래가 돼 `파쿠르'라는 익스트림 거리스포츠가 생겨났고 액션영화의 전면에 배치됐다. 영화 `13구역(District 13)'이다. 익스트림 거리스포츠 `파쿠르'의 창시자 데이빗 벨이 레이토역을 맡아 액션의 진수를 보인다. 차고 때리는 액션만이 아니라 건물에서 뛰어내리고 공중잡이를 하고 좁은 복도벽을 타고 쉴새없이 달린다. 와이어 액션도 스턴드맨 대역도 컴퓨터 그래픽도 아니다. 오로지 알몸 뿐이다. 그런데도 배우들의 동작을 따라가는 관객들이 숨가빠 보일 정도다. 카메라 워킹도 `파쿠르'만큼이나 재치있고 현란하다. `파쿠르의' `파쿠르에 의한' `파쿠르를 위한' 영화로 불릴만 하다. 2012년, 프랑스 정부도 통제하기 어려울 정도로 위험 지역인 13구역. 그 지역을 장악하고 있는 타하 일당은 자신의 마약을 중간에서 가로챈 레이토(데이빗 벨)를 잡으려고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다. 타하가 거래하던 엄청난 양의 마약을 훔쳐 달아난 레이토를 생포하기 위해 타하 일당은 레이토의 여동생인 로라를 납치하지만, 이를 눈치챈 레이토는 본거지에 먼저 잠입해 타하를 인질로 잡고 동생 로라를 구출, 구사일생으로 탈출한다. 그러나 오히려 경찰서장은 그를 감옥에 가둔다. 6개월 후, 핵 미사일을 호송 중이던 군용 트럭이 13구역 근처에서 탈취당하고 특수요원 다비드(시빌 라파엘리)는 자신의 작전을 도울 인물로 레이토를 지목하고 함께 13구역으로 들어간다. 영화는 레이토와 다미엔의 활약을 그린 버디무비(Buddy Movie) 형식이다. 영화의 가장 큰 볼거리는 이들이 보여주는 화려하고 세련된 액션. 뻔한 이야기 구조라는 단점도 있지만 마지막 여름을 시원한 액션으로 날려버리기엔 제격이다.

송혜교, 홍콩인들이 뽑은 최고 한류스타

한국관광공사 홍콩지사(지사장 박상철)가 홍콩지역 관광마케팅 방향설정을 위한 기초자료로 삼기 위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송혜교가 인기순위 1위를 차지했다. 지난 2006년 6월 16일부터 19일까지 홍콩 국제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2006년 홍콩 국제관광박람회에 참가한 일반인 1,33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총 응답자(복수응답) 중 49.1%(657명)가 송혜교를 한국 최고의 스타로 꼽았다. 작년 설문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던 이영애는 올해 48.1%의 지지율로 2위로 밀려났다. 작년 조사에서 7위에 머물렀던 비는 비약적인 인기 상승으로 34.6%의 지지를 얻어 3위에 랭크됐고, 4위는 전지현(31.1%), 5위는 배용준(25.6%) 순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한류스타 인기순위의 지각변동에는 홍콩에서 방영된 드라마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작년 대장금 방영 직후의 인기조사에서는 이영애(69.6%)가 송혜교(50.7%), 지진희(38.2%), 전지현(33.3%), 최지우(19.1%)에 월등히 앞섰었다. 드라마 '풀하우스'와 '파랑주의보'의 홍콩 안방극장에서의 선전으로 올해 인기조사에서 송혜교와 비의 인기가 급상승한 것을 보면 드라마가 한류현상을 예측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홍콩 현지인들의 89.7%가 아시아지역에 불고 있는 한류현상에 대해 알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한류현상의 지속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44.7%가 한류현상이 향후 3년 이상 지속될 것이라고 답해 한류현상은 앞으로도 강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전망됐다. 또한 한류현상은 해외여행 목적지 결정에도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질문에 대해서는 678명(50.7%)이 '아주 크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해 해외관광객 유치에 큰 활약을 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일반적인 여행을 묻는 질문에서 얻은 조사결과에 따르면 한국을 방문할 계획이 있는 응답자(77%)들은 1년 이내에 4-5일의 단체여행을 하고 싶어 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해외여행 동안에 하고 싶은 활동으로는 쇼핑(49.8%)과 미식문화체험(49.2%) 등이 수위에 올라 홍콩인의 쇼핑과 미식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한편, 가장 인상에 남는 드라마로 대장금(55.6%)이 1위에 올랐고, 풀하우스(45.8%), 엽기적인 그녀(41.7%)가 뒤를 이은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