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 스튜어디스들은 개그맨을 좋아하는 것일까.
지난 1월 개그맨 김대희는 승무원 지경선씨와, 개그맨 이승환은 지난해 11월 승무원 윤미라씨와 결혼에 골인했다. 결혼은 늦었지만 김대희가 오는 11월 아빠가 되고, 이승환도 내년 1월 2세를 만나게 된다.
이승환, 김대희 이어 ‘블랑카’ 정철규 합류
‘스튜어디스는 개그맨을 좋아해’ 대열에 ‘블랑카’ 정철규도 합류를 선언했다.
정철규는 “모 항공사 승무원 지씨와 반 년 째 교제 중입니다. 여자친구가 이해심이 많고 배려가 깊어 순조롭게 잘 지내고 있어요. 저야 공인이니까 상관 없지만, 여자친구의 사생활을 지켜주고 싶어 더 이상의 공개는 곤란합니다”며 밝게 웃었다.
두 사람이 만난 것은 6개월여 전, 지인들의 모임에서 였다. KBS ‘폭소 클럽’의 ‘블랑카의 뭡니까 이게’ 코너가 막을 내린 후 1년이 다 되가는 시점이었고, ‘아이디어를 짜지 않아도 된다’는 해방감을 만끽하다 ‘이제는 정신을 차려야지’하며 마음을 다지고 있던 때였다. 정철규는 살도 10㎏가량 찐 상태였고, 실제로 만나면 TV 속 얼굴과 많이 달라 사람들이 잘 알아보지 못하기 때문에 다른 시선 의식 안하고 구석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고 한다.
“술을 마시다 고개를 들어 동석한 사람들을 보게 됐어요. 그 때 지금의 여자친구가 눈에 확 들어왔어요. 깨끗하고 단아한 첫인상에 눈길을 빼앗겼죠.”
한 살 연상 승무원 지 모씨와 교제 중
정철규는 돌연 자리에서 일어섰고, 지씨의 곁에 가 앉았단다. 자신보다 한 살 위라는 것을 알게 된 정철규는 대뜸 “알아요? 누나 참 예뻐요! 우리 사귈래요?”라고 말을 했고, 갑작스런 자신의 발언에 온화한 미소로 답하는 그녀를 보며 자신이 생겼다고.
“그 때 이후 ‘누나’라는 호칭을 쓰고 않고 있어요. 누나로 만나는 게 아니니까요. 만남을 시작하면 남녀는 평등해진다고 생각해요. 나이나 성별의 차이와 구분이 중요한 게 아니라 둘이 하나의 마음으로 한 곳을 바라보는 게 중요한 거 잖아요.”
“결혼이요? 제가 먼저 자리 잡구요!”
어느 정도 진지한 마음으로 사귀는 걸까. 결혼까지 전제하고 있는 건지 물었다.
“사실 결혼 얘기는 여자친구가 먼저 꺼냈어요. 제가 아직 결혼 얘기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책임지지 않고 가볍게 만나고 싶어서가 아니라, 여자친구 앞에 저를 당당히 내세울 수 있을 때, 제가 먼저 얘기하고 싶어서 였어요. 사실 제 뜻을 오해할 수도 있는데, 속이 깊어선지 마음 상해 하거나 따지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여줘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철규에 따르면, 지씨와 함께 근무하는 승무원들 중에는 의사, 변호사, 판사, 회계사 등 소위 말해 ‘잘 나가는’ 남자들과 사귀는 사람이 많단다. 친구들을 보며 느끼는 바도 있을 텐데, 아직 온전하게 자리조차 잡지 못한 자신을 좋아해주는 여자친구에게 고마운 마음 뿐이라고.
“제가 지금 스물 일곱인데 결혼은 서른 둘,셋 정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때까지 좋은 마음으로 잘 지냈으면 하는 바램이에요. 제가 잘해야죠. 곁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운데 제가 잘할겁니다.”
“여자친구 만난 후 일이 잘 풀려요”
6개월새 10㎏나 불었던 몸도 원상복귀 시킨 정철규. 여자친구가 ‘살찐 블랑카’는 싫다고 닦달했던 거 아닐까.
“물론 여자친구가 생기면서 살을 빼려고 더 열심히 노력한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살쪄서 싫다, 근육질 몸매가 좋다’며 여자친구가 감량을 요구한 적은 없어요. 본업인 개그에 몰두하기 위해, 저를 콘트롤하고 긴장감을 회복하기 위해 다이어트에 주력한 거예요. 그리고 개그 아이디어 짜다보면 살이 절로 내립니다(웃음).”
살이 빠져 미남자가 된 것 외에도, 1년 반의 공백기를 끝내고 방송에 복귀하게 된 것도 여자친구를 만난 후 그에게 생긴 변화.
지난 8일 MBC ‘이재용·임예진의 기분좋은 날’을 통해 방송된 단짝 개그맨 양배추와의 필리핀 보라카이 체험기에서 ‘반짝’ 얼굴을 비치더니, 매주 시청자를 만나게 됐다. 내달 2일 첫 방송되는 EBS 프로그램 ‘한국말 쉬워요’에 패널로 고정 출연하게 된 것. ‘한국말 쉬워요’는 국제결혼을 통해 한국으로 이주한 아시아 여성들에게 한국어와 우리 문화를 이해하기 쉽게 가르치는 프로그램이다.
‘블랑카’ 정철규는 외국인과 뗄래야 뗄 수 없는 인연인가 보다. 외국인 노동자들의 애환을 개그로 만들어 이름을 알렸고, 외국인들의 한국 생활 적응기를 소재로 재기를 준비하고 있던 중 ‘한국말 쉬워요’에 출연하게 됐다.
국제결혼한 필리핀 몽골 중국 베트남 출신 여성 4명을 비롯해 서수남 박슬기가 함께 패널로 출연하고 진양혜 아나운서가 진행을 맡은 ‘한국말 쉬워요’. 병역특례의 일환으로 산업현장에서 외국인 노동자들과 생활했던 경험을 살려, 아시아 여성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한국말을 가르치는 ‘선생님’으로 활약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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