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현정-정대선 커플 27일 하객 축복 속에 결혼식 올려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는 노현정 KBS 아나운서(27)와 현대가(家)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손자인 정대선(29) 씨가 방송가와 정ㆍ재계 인사를 비롯한 친인척의 축복 속에 백년가약을 맺었다. 두 사람은 27일 오전 11시 서울 그랜드하얏트서울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500여 명의 하객이 참석한 가운데 결혼식을 올렸다. 신랑 정 씨는 긴장한 가운데에서도 입가에 웃음을 머금은 채 입장,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뒤이어 서정기 디자이너가 제작한 진주빛 웨딩드레스를 입은 노 아나운서가 입장했다. 노 아나운서를 맞은 정씨는 서로 맞절을 한 뒤 하객 앞에서 진지하게 혼인을 서약했다. 한승주 전 외교부장관의 주례와 윤인구 KBS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결혼식은 최고 인기 여자 아나운서와 재벌가의 결혼식답게 참석한 하객의 면면이 어느 결혼식보다 화려했다. 현대가에서는 정몽준 의원,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 정의선 기아차사장 등이 참석했다. 황수경, 황정민, 신영일 등 노 아나운서의 KBS 동료를 비롯하여 KBS 관계자들도 노 아나운서의 결혼을 축하했다. 노 아나운서가 진행했던 '스타 골든벨'의 MC 김제동, 지석진과 관련 프로그램 제작진도 참석했다. 아울러 이명박 전 서울시장, 김한길 의원-최명길 부부의 모습도 보였다. 강부자, 노주현, 김흥국 등 연예인들도 이들 커플의 결혼을 축하했다. 한 전 장관은 주례사에서 "주위 사람들이 부러워할수록 겸손한 마음을 가져달라"고 백년가약을 맺은 신혼부부에게 당부했다. 신랑 정씨는 현대그룹 고 정주영 회장의 4남인 고 정몽우 전 현대알루미늄 회장의 셋째 아들. 미국 버클리대학교 회계학과를 졸업하고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BNG스틸의 수출팀 대리로 재직 중이다. 노현정 아나운서는 2003년 KBS 29기로 입사해 '상상 플러스' '스타 골든벨'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인기를 모았다. 6월 초 정씨의 친구가 주선한 소개팅으로 처음 만나 교제하기 시작한 두 사람은 두 달 뒤인 8월 초 정씨가 프러포즈하면서 결혼이 결정됐다. 두 사람은 28일 곧바로 미국 보스턴으로 떠날 계획이다. 정씨는 향후 2년간 MBA 과정을, 노 아나운서는 가능하다면 휴직계를 내고 내년부터 언어 교육과정을 밟을 예정이다. /연합뉴스

<새영화> 아프리카판 쉰들러 이야기 '호텔 르완다'

2005년 제7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남우 주연상과 조연상을 모두 흑인 배우가 휩쓸어 화제가 됐다. '레이'의 제이미 폭스와 '밀리언 달러 베이비'의 모건 프리먼이 그 영광의 얼굴이었다. 그런데 와중에 또 한 명의 흑인 배우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남우 주연상 후보에 올랐던 돈 치들(42)이다. 국내에서는 유명세가 덜하지만 이 흑인 배우는 미국 영화계에서 보석 같은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단적으로 2006년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크래쉬'의 제작자이자 주연 배우이기도 한 것. 그는 현재 '오션스 서틴'을 촬영 중이며, '트래픽' '블루 데블' 등의 영화에 출연했다. '호텔 르완다'는 이런 돈 치들의 가치를 확인하게 하는 영화다. 그의 살아 있는 연기를 따라 영화는 1994년 아프리카 르완다에서 벌어진 무차별 인종학살을 신랄하게 고발한다. 그 살 떨리는 지옥과 같은 현장이 그의 젖은 두 눈과 따뜻한 가슴을 거치며 전율로 다가온다. 자칫 건조한 살육 현장 고발 영화가 될 수도 있었던 소재가 돈 치들로 인해 가슴을 뜨겁게 만드는 인간 드라마로 탄생한 것이다. 1994년 르완다의 수도 키갈리. 후투족 출신 대통령이 수십 년간 이어진 후투족과 투치족의 대립을 일단락시키는 평화협정에 동의한다. 르완다 최고급 호텔 밀 콜린스의 지배인이자 평범한 가장인 폴 루세바기나(돈 치들 분)는 평화협정과 관련해 밀려드는 외교관, 취재진, 지역 유지들 때문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르완다의 대통령은 곧 암살당하고, 후투족의 자치군은 이를 빌미로 투치족 아이들까지 닥치는대로 살해한다. 위협을 느낀 폴은 투치족인 아내와 아이들, 동네 사람들을 호텔로 피신시킨다. 이후 수백명의 투치족 난민이 "살려달라"며 호텔로 몰려든다. 아프리카 국가들의 부족 간 내전은 지금도 외신을 통해 심심치 않게 전해지만 '먼나라'인 탓인지 별반 우리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게 사실. 돌이켜보면 1994년은 다만 대단히 더웠던 여름의 기억만이 떠오른다. 그러나 같은 시기 르완다에서는 무려 100만명이 살육당했다. 르완다 전체 인구의 8분의 1에 달한다. 이 영화는 100일간 1천268명의 목숨을 지켜낸 폴의 실화를 담아냈다. 호텔 밀 콜린스로 밀려드는 투치족 난민들의 목숨을 권력자도, 투사도 아닌 평범한 남자가 오직 인간애라는 이름으로 지켜낸 것이다. 그가 후투족이라는 사실은, 나치의 손아귀에서 유태인들을 지켜준 독일인 쉰들러와 비교하게 만든다. 평범한 남자이기에 사실 그는 처음에는 가족의 안위만 걱정했다. "동네 사람들도 도와주라"는 아내의 부탁에 "내가 지금껏 호텔에서 만들어온 관계는 우리 가족이 위기에 처했을 때 도움을 받기 위해서지 동네 사람들을 돕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던 그다. 하지만 벨기에 호텔이라는 점 때문에 밀 콜린스가 인종학살 속 안전지대로 분류되자 투치족 난민들이 몰려들고, 살육 현장을 목격한 폴은 시간이 지날수록 가족만이 아닌 난민 모두의 목숨을 하나로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후투족 군대와 후투족 자치군을 상대로 한 목숨을 내건 거래를 시작한다. 그는 인간이 인간에게 보여줄 수 있는 예의가 무엇인지를 조용히, 그러나 뜨겁게 보여준다. 중국에서 수입한 개당 10센트짜리의 무시무시한 칼로 학살을 자행하는 후투족 자치군은 그 10센트짜리 칼을 50센트에 되팔 수 있다고 좋아한다. 문제는 이러한 인간 존엄성에 대한 털끝만 한 고민도 없는 후치족 자치군의 태도가 비단 그들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 당장 이스라엘의 레바논 무차별 폭격을 봐도 알 수 있듯, 1994년의 르완다 참상은 현재에도 되풀이되는 것이다. 그래서 영화의 해피 엔딩(과연 그것을 '해피 엔딩'이라 불러도 되는지 모르겠지만)에 감격하면서도 한편으로 가슴이 영 쓰린 것이다. 호아퀸 피닉스, 닉 놀테, 장 르노 등 유명 배우들이 조연으로 활약했다. 9월7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화제 뿌린 재벌가 결혼사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손자인 정대선씨가 27일 노현정 KBS 아나운서와 백년가약을 맺으면서 화제를 뿌렸던 재계의 혼사들이 다시금 세간에서 회자되고 있다. 지금까지 세인들의 관심을 끌었던 재벌가의 혼사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정용진 신세계 부사장과 미스코리아 출신 연예인 고현정씨와의 결혼을 들 수 있다. 삼성그룹 고 이병철 회장의 외손자인 정 부사장은 1995년 당시 청순하고 고아한 자태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고씨와 결혼하면서 뭇 남성들의 동경의 대상이 됐다. 그러나 재벌 3세와 당대 최고 미녀 연예인의 결혼은 8년 6개월만인 지난 2003년 합의 이혼으로 결말이 났다. 고씨는 이혼후 연예계에 컴백해 영화, 광고, 드라마에 활발히 출연하고 있으며 정 부사장의 결혼 문제와 관련된 얘기들이 대중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했다.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자녀들은 라이벌 기업의 소유주 가문이거나 평범한 회사원 출신을 배우자로 맞아 화제가 됐던 사례. 장남인 재용씨는 1998년 조미료 시장을 두고 삼성과 뜨거운 경쟁을 벌였던 대상그룹 임창욱 회장의 장녀 세령씨와, 2녀인 서현씨는 2000년 당시 삼성계열 일간지의 라이벌이었던 동아일보 사주 가문의 김재열씨와 각각 결혼했다. 또 1999년 이 회장의 장녀 부진씨가 맞은 배필은 '뜻밖에도' 삼성계열사의 평범한 회사원인 임우재씨였다. 당시 임씨가 근무했던 회사가 보안경비업체인 에스원이라는 사실 때문에 부진씨가 자신의 경호원과 연애 끝에 결혼했다는 그럴듯한 이야기가 인구에 회자되기도 했다. SK의 최태원 회장이 노태우 전대통령의 외동딸 소영(아트센트 '나비' 관장)씨와 1988년 맺은 백년가약은 '당대 최고 권력과 재벌 가문의 결합'이라는 점에서 당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두 사람은 미국 시카고대학에서 유학하던 중 교제하기 시작, 수년간 사귄 끝에 결혼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정경 유착'이라는 일부의 부정적 시각과 무관하게 재계에서는 금슬좋은 부부로 알려졌다. 그러나 1992년 정부가 이동통신 사업권을 SK(당시 선경)에 주기로 결정한 것을 이들의 결합과 연결지어 보는 시각 때문에 특혜시비가 들끓기도 했었다. 공군 참모총장과 민자당 국회의원을 지낸 김인기 전 의원의 딸 소영씨와 두산가 장손인 박정원 두산산업개발 부회장의 혼사는 양가 아버지들의 인연으로 맺어진 사례다. 박 부회장의 부친인 박용곤 명예회장과 김 전 의원은 경동고 선후배 사이로 동창회 모임에서 혼담을 나눈 게 인연이 돼 두 사람은 결혼에 골인했다. 한편 박용곤 명예회장의 3남 박지원 두산중공업 부사장은 평범한 집안 출신인 서지원씨와 혼인했으며, 박용오 전 회장의 차남인 박중원 전 두산산업개발 상무도 평범한 집안 출신인 정윤주씨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또 박용만 그룹 부회장의 장남 서원씨는 최근 구태회 LS 명예회장의 4남이자, 구자홍 LS그룹 회장의 셋째 남동생인 구자철 한성 회장의 딸 원희씨와 결혼했다. 이 결혼으로 박용훈(두산산업개발 부회장)-구선희(고 구철회씨의 4녀) 부부에 이어 두산가와 LG 구씨가는 사돈 관계를 두 번 맺게 됐다. LG그룹에서는 구본무 회장의 장녀 연경씨가 지난 5월 알프스리조트의 소유주였던 윤태수 전 대영 회장의 아들이자 재미 벤처 사업가인 윤관 블루런벤처스 사장과 결혼했다. 반면 현대.기아차그룹 정몽구 회장 일가의 혼사는 여느 재벌가와 비교할 때 이렇다할 이야깃거리가 없다는게 특징. 차녀 명이씨의 남편인 정태영 현대카드.현대캐피탈 사장이 정경진 종로학원장의 아들이자, 현재 종로학원의 소유주라는게 눈길을 끄는 정도다. 이 결혼으로 종로학원(종로학평)은 현재 현대차그룹의 소속사로 돼있다. 1978년 넷째 형수인 이행자씨의 소개로 미국에서 김영명씨를 만난 현대중공업 대주주인 정몽준 의원은 '연애결혼'을 선호하는 현대가의 전통처럼 김씨와 틈틈히 테니스를 치며 1년가량 연애한 후 귀국해 서울 정동교회에서 조촐하게 결혼식을 올렸다. 김동조 전 외무부장관의 막내딸인 김씨는 미국 웨슬리대학에서 국제정치학을 전공한 수재로, 시아버지인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총애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