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인, 최고 넘버원 앨범은 비틀스의 서전트 페퍼

비틀스의 앨범 '서전트 페퍼스 론리 하츠 클럽 밴드'가 영국인들이 뽑은 최고의 넘버 원 앨범의 영예를 차지했다. 1967년 발매된 이 앨범은 영국 앨범 차트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라디오 2에서 실시된 시청자 투표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고 BBC 인터넷판이 29일 보도했다. 시청자 22만명 이상이 참여한 이 투표에서 서전트 페퍼는 2위인 마이클 잭슨의 '스릴러'보다 201표를 더 얻었다. 라디오 2의 사이먼 메이요는 "서전트 페퍼는 음악과 앨범에 대한 혁명을 일으켰다"고 평가했다. 비틀스는 서전트 페퍼 외에도 4개의 앨범을 톱 10 앨범에 올렸다. 비틀스의 '리볼버'는 6위, '애비 로드'는 8위, '화이트 앨범'은 10위를 각각 차지했다. 최근 20년 간 나온 앨범 중에는 1987년 발매된 U2의 '여호수아 나무가' 3위로 유일하게 톱 10 앨범 명단에 들어갔다. 70년대 중반 나온 앨범 중에는 플리트우드 맥의 '소문'이 4위, 핑크 플로이드의 '네가 여기 있다면'이 5위를 차지했다. 사이먼 앤 가펑클의 '험한 세상에 다리가 되어'는 7위, 퀸의 '오페라의 밤'은 9위에 각각 올랐다. 시청자들은 1956년 첫 번째 차트의 1위를 장식했던 프랭크 시내트라의 '송스 포 스윙잉 러버'부터 최신 넘버원 앨범인 크리스티나 아길레라의 '백 투 베이식스'까지 지난 50년 동안 영국 앨범 차트의 1위에 오른 넘버 원 앨범 787개를 대상으로 표를 던졌다. /연합뉴스

'2006 서울 섹스포' SETEC서 31일 개막

성(性) 교육 박람회를 표방하는 '2006 서울 섹스포'(2006 Seoul Sex Education Expo)가 31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SETEC)에서 열린다. ㈜섹스포가 주최하고 호주 시드니 섹스포가 후원하는 '2006 서울 섹스포'는 성 관련 세미나와 의학상담, 성인용품 및 액세서리 전시, 란제리 패션쇼, 스트립쇼, 누드 포토존 운영, 연인들의 키스대회 등 성 관련 산업 전반을 박람회라는 형식을 통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번 박람회를 위해 미국 펜트하우스 펫걸과 허슬러 모델 등 해외 유명 누드 모델 11명이 내한했으며 이들은 29일 오후 밀레니엄 힐튼 호텔에서 언론 대상 홍보행사를 가졌다. 원래 섹스포라는 행사는 호주에서 10년째 열리고 있는 성인 전용 섹스산업 박람회로 싱가포르 등 호주 밖 해외에서 개최되기도 했다. 국내 개최권을 확보한 ㈜섹스포 측은 "바르고 유익한 성 정보 제공과 음성적 성 인식의 양성화, 낙후된 국내 성 관련 산업의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개최한다"고 밝혔으나 주최측의 기획의도 설명과는 달리 상업성을 목적으로 한 선정적 행사라는 비판도 제기될 것으로 보여 논란이 예상된다. 만 19세 이상의 성인만 관람할 수 있으며 입장료는 1만5천원. 해외 유명 누드 모델의 누드를 감상하고 함께 사진도 찍을 수 있는 누드 포토존은 추가로 2만원의 입장료를 받는다. ㈜섹스포 관계자는 "더 이상 성을 음성적, 폐쇄적으로 다루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건전한 성 문화 정착을 위해 국내 최초의 섹스 교육 박람회를 개최하게 됐다"면서 "색안경을 끼고 보지 말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팬들이 다시 불러온 '노트르담의 근위대장'

지난해 초와 올해 초 국내에서 장기 공연된 프랑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의 '열혈 팬'들이 출연 배우의 내한 콘서트를 성사시켰다. '노트르담 드 파리'에서 근위대장 페뷔스로 열연한 배우 로랑 방(Laurent Banㆍ31)이 내달 1∼3일 서울 나루아트센터에서 콘서트를 펼친다. 뮤지컬 배우로 데뷔하기 전 록밴드 보컬리스트로도 활동한 로랑 방은 이번 무대에서 지금까지 출연했던 뮤지컬 곡은 물론 롤링스톤스 등 인기 밴드의 히트곡을 들려준다. 내한 공연에 앞서 29일 서울 정동 세실 레스토랑에서 기자회견을 마련한 로랑 방은 "'노트르담 드 파리'뿐 아니라 내가 출연한 다른 뮤지컬 곡을 모두 듣고 싶다는 한국 팬의 요청으로 출연 작품 곡을 모은 음반을 냈고 단독 공연까지 하게 됐다"며 한국 팬에게 감사를 전했다. 로랑 방의 이번 콘서트를 주도한 건 4천600여 명의 회원을 보유한 '노트르담 드 파리'의 인터텟 팬카페(cafe.naver.com/notredamedeparis). '노트르담 드 파리'의 한국 공연이 끝난 뒤 배우들을 다시 보고 싶다는 팬카페 회원들의 요청이 끊이지 않았고 팬카페 운영자가 로랑 방에게 한국에 다시 올 것을 제안한 것. 로랑 방은 한국뿐 아니라 영국과 스페인에서도 단독 콘서트를 펼칠 예정이지만, 극단의 일원으로 활동해온 그에게 단독으로 음반을 내고 공연하도록 영감을 준 한국 팬에게 감사의 뜻을 표시하고자 첫 콘서트를 한국에서 꾸민다고 설명했다. 팬 카페 회원 1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이날 기자회견에서 로랑 방은 팬들을 위해 '노트르담 파리'의 '데시레(괴로워)', 뮤지컬 '스타마니아(Starmania)'의 'SOS' 등 3곡을 한국어 가사로 번역해가며 부르기도 했다. 팬 카페 운영자 송은영(27) 씨는 "'노트르담 드 파리' 공연은 끝났지만 팬카페 회원들은 아직도 출연 배우들과 인터넷 메신저로 연락한다"며 "출연 배우 중 로랑 방이 특히 한국에 애정을 보여 더 많이 사랑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내한 공연에는 로랑 방뿐 아니라 역시 '노트르담 드 파리'의 한국 공연에 출연했던 시릴 니콜라이, 키아라 디바리도 함께 한다. 한국뿐 아니라 여러 나라에서 '노트르담 드 파리' 공연을 펼친 로랑 방은 중국에서도 인기가 높아 중국 커피 브랜드의 광고 모델로 활동하기도 했다. 로랑 방은 연말 싱가포르와 두바이에서도 '노트르담 드 파리' 공연을 펼친다. /연합뉴스

英 유서깊은 록밴드 무대 '아스토리아' 구명 운동

영국의 음악팬들이 록밴드 공연장이자 게이클럽으로 유명한 런던 시내의 유서깊은 건물인 아스토리아 극장 살리기에 나섰다. 아스토리아 극장은 롤링 스톤스, 너바나 , 오아시스, 블러 등 수백개의 유명 록밴드들이 선보인 무대로 유명하다. 너바나는 전세계적으로 잘 팔리는 그런지 음악의 리더로 부상하기 직전인 1989년에 아스토리아 무대에 섰다. 또 마돈나, 카일리 미노그, 글로리아 게이노, 스파이스 걸스,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같은 정상급 팝가수들이 아스토리아를 찾은 음악팬들을 열광시켰다. 카일리 미노그는 유방암 진단을 받은 후 처음으로 지난 6월 아스토리아에서 라이브 콘서트를 열었다. 아크틱 몽키스, 프라이멀 스크림, 울프마더 같은 떠오르는 스타들도 최근 12개월 사이 이 극장을 찾았다. 그러나 이 건물의 주인인 콤프코 홀딩스가 지난 6월 2천375만 파운드의 가격으로 더웬트 밸리에 이 건물을 매각한 후 팬들은 아스토리아의 운명을 걱정하고 있다. 더웬트 밸리가 심하게 낡은 이 건물을 상점과 호화 아파트로 바꿀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 소식에 아스토리아 공연장의 단골 팬인 런던 로열홀로웨이 대학의 새러 테넌트(19)는 친구 제이드 디킨슨과 함께 "아스토리아 건물을 살리자"며 인터넷 캠페인을 시작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신문이 29일 보도했다. 두 학생의 캠페인은 다른 음악팬들의 공감을 얻었고, 이제 아스토리아 살리기 청원서에 서명한 네티즌들은 무려 1만5천명에 달한다. 테넌트는 아스토리아를 살리자는 구호를 집어넣은 티셔츠를 제작했으며, 이 극장을 살리기 위한 자선콘서트를 열 계획을 세우고 있다. 테넌트는 "한 밴드가 진짜로 막 커지고, 유명해지기 시작할 때 그들은 아스토리아에서 연주한다"며 "이 곳은 항상 런던의 최고 콘서트 무대였다"고 말했다. 테넌트는 "우리는 너무나 많은 사람들로부터 아스토리아의 추억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며 "그 건물은 밖에서 보면 황폐해 보이지만 그것이야말로 무엇이라 설명할 수 없는 이 극장의 특별한 분위기"라고 지적했다. 200석 규모의 록밴드 공연장이자 나이트클럽인 아스토리아 극장은 현재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라이브 네이션이 연간 100만 파운드의 돈을 내고 임차해 사용하고 있다. 라이브 네이션의 임차기간은 올해 12월로 만료될 예정이다. 라이브 네이션의 크리스틴 고럼은 이 극장을 찾은 사람들은 감정적으로 음악에 빠져들 뿐만 아니라 극장에도 같은 애정을 느낀다고 확신한다며 그러나 최종 결정권을 쥔 소유주가 아니기 때문에 건물 재개발 계획에 대해 어떤 말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더웬트 밸리는 이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으나 존 번스 더웬트 밸리 사장은 아스토리아를 상점, 사무실, 아파트로 개조한 후 그 장소에 "어느 정도의 엔터테인먼트" 공간을 남겨둘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1천만 못지않은 관객 1만 명의 행복

역시 행복은 상대적이다. 관객 1천만 명을 넘어서 한국 영화 최고 흥행기록을 향해 달려가는 '괴물'만 즐거운 것이 아니다. 그 천분의 일인 1만 명을 모아도 기뻐하는 영화들이 있다. 여기저기서 '1천만'을 운운, 둔감해진 탓이지 사실 1만 명도 적지 않은 숫자인 것이다. 김영남 감독의 '내 청춘에게 고함'과 일본 영화 '유레루'에 이어, 이탈리아 영화 '라스트 키스'가 관객 1만 명을 돌파했다고 자축했다. '유레루'의 경우 개봉 15일 만에 3만 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라스트 키스'는 28일 "7월6일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단관 개봉해 8주만에 관객 1만 명을 모았다"고 기뻐했다. 그나마도 개봉 3주 이후에는 하루 한 차례씩만 상영했으니 샴페인을 터뜨릴 일이다. 그런데 한 작품 더 있다. 24일 개봉한 김기덕 감독의 '시간'도 나흘간 1만317명을 모았다. 평균 좌석수가 130개인 전국 12개 스크린에서 상영해 거둔 성과다. 하지만 '시간' 측은 조용하다. 나흘간 12개 스크린에서 1만 명을 모았다는 것은 분명 의미 있는 수치. '괴물'이 수백 개의 좌석이 있는 600여 개의 스크린에서 1천만 명을 모은 것과도 비견될 수 있다. '시간'의 배급사 스폰지 역시 29일 "내부에서는 괜찮은 성적이라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주말에 비가 내리지 않았으면 좀 더 많이 들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영화의 시사회에서 김 감독이 "'시간'에 20만 명만 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해서인지, 이어 며칠 후 자신의 작품 세계를 자학하며 "한국 영화계를 떠나겠다"고 선언해서인지, 공개적으로 1만 명에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았다. 김 감독은 자신의 작품이 외국에서는 20만~30만 명을 모으는 것에 반해 국내에서는 최근 몇 년 간 상영관을 잡는 것 자체가 어려웠던 현실에 비애를 느꼈다고 말했다. 더 이상 자신의 영화를 국내에서 개봉하기 힘들지 않겠냐는 자조도 같은 맥락에서 나왔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김 감독의 그러한 발언과 태도는 '시간'을 찾은 1만 명의 관객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또 자신의 영화 규모와 성격 역시 배제한 것이다. 물론 배급과 마케팅은 중요하다. 그가 2002년에 선보인 '나쁜 남자'와 '해안선'이 각각 45만 명과 70만 명을 모았던 데 배급과 마케팅의 힘이 크게 작용했던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 그러나 두 작품의 흥행이 과연 그 때문만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아니다. 그만큼 상대적으로 그의 다른 작품들에 비해 어떤 이유에서든 대중적 코드가 맞았기 때문이다. '내 청춘에게 고함'과 '라스트 키스'가 1만 명을 모으기까지는 한 달이 넘게 걸렸다. 그것을 '시간'은 나흘 만에 달성했다. 그런데도 김기덕 감독에게 '1만 명'은 단지 '20만 명'에 한참 모자란 숫자이기만 할지, 그의 현재 심경이 궁금하다. /연합뉴스

<새영화> 징글징글한 사랑 '연애, 그 참을…'

참 징글징글 맞다. 사랑이라는 게. 가슴을 후벼파는 사랑 이야기가 나왔다. 제목 자체는 로맨틱 코미디에 가깝지만 그렇게 단순하게 생각하고 영화를 봤다간 그 화끈하고 처절한 사랑에 가슴이 멍해지도록 일격을 당한 느낌이 들 터.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감독 김해곤, 제작 굿플레이어)은 결코 가볍지 않은 연애담이다. 백수나 다름없는 남자와 술집 여자의 사랑. 끝이 빤히 보이는 듯한 이야기는 끝을 알 수 없는 인생담으로 향해간다. 김해곤 감독은 '달콤한 인생' 등에 출연하며 배우로도 꽤 알려졌지만 무엇보다 '파이란'의 시나리오 작가로 이름을 얻었다. 투박하지만 진실한 사랑을 보여줬던 김해곤은 8년 전 '파이란'보다 먼저 썼던 시나리오를 마침내 영화로 만들면서 더욱 집요하게 사람의 감정을 헤집어놓았다. 그의 과격하고 어떠한 수식어도 걷어낸 채 감정의 끝을 향해가는 연출기법은 보는 이에 따라 극단적으로 다른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비록 두 남녀의 행위가 과장돼 보이더라도 '나랑 똑같네'라고 느낄 수 있는 관객과 '에이, 도대체 이런 사랑이 어딨어'라고 말할 만큼 사랑에 자신 있는 관객에게 말이다. 또한 그 표현 방법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도 있을 것. 거친 질감의 화면과 뭉텅뭉텅 썰어놓은 듯 감정의 절단을 표현한 편집에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지만 서서히, 그러나 과감히 클라이맥스를 향해 가는 드라마의 힘에 집중한다면 그리 크게 문제될 리 없다. 마찬가지로 김 감독이 시사회 후 가장 걱정한 잦은 욕설도 그런 관점에서 용인된다. 질펀한 욕설은 이 영화의 등급 판정(18세 이상 관람가)에 이견이 없게 만들 정도. 나이가 꽤 먹도록 어머니가 운영하는 갈비집에서 일하고 용돈이나 타 쓰는 영운(김승우 분)은 별 생각 없이 사는 친구들과 어울려 지내는 게 낙이다. 그에게는 약혼한 여자 수경도 있지만 결혼은 아직 먼 일이라고 생각한다. 어느날 갑자기 "나 아저씨 꼬시러 왔어"라고 말하는 룸비지니스클럽 여종업원, 시쳇말로 술집 여자 연아(장진영)를 만나 그악스러운 연애에 빠져든다. 말머리와 말끝마다 욕설로 시작해, 욕설로 끝나는 이들의 말과 머리 쥐어뜯고 싸우는 것을 밥 먹듯 하는 이들 커플의 질펀한 연애는 과장되긴 했으나 그저 사랑의 한 표현방식일 뿐이다. 영운과 비슷한 처지의 친구들과 연아의 술집 동료들은 마치 내일은 없을 듯 오늘을 즐기며 살아간다. 두 사람은 그냥 연애를 할 뿐이다. 단 연아는 영운을 향해 모든 것을 바칠 듯한 사랑이지만, 영운은 연아가 없으면 못살지만 한편으론 약혼녀 수경에게도 점잖고 애틋한 태도를 보이며 그녀 또한 묶어둔다. 어머니의 협박으로 결혼을 하게 되면서 이들의 연애는 점점 파국을 향해간다. 연아는 결혼해도 '영운은 내 것'이라 생각해 쿨하게 보내주려 하고, 영운 역시 결혼이 연아와의 사이를 변화시킬 만한 일이라고 느끼지 못한다. 그러나 결혼은 두 사람의 영혼을 지배하는 구속이 된다. 질투와 한스러움으로 점점 더 자신을 망가뜨리는 연아와 더욱 더 현실적이 돼가는 영운의 감정은 극단적이 돼간다. 무엇보다 드라마가 탄탄하지만 여기에 빛과 소금이 되는 건 배우들의 연기다. 김승우와 장진영, 두 배우는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의 열연을 펼쳤다. 몇 편의 영화에서 줄곧 장진영 스스로의 이미지를 쌓아온 채 벗어나기 힘들었던 장진영은 본인은 비록 "100% 공감이 가지 않은 캐릭터였다"고 말했지만 누구보다도 그 사랑에 공감하는 연기를 보여줬다. 김승우는 어설픈 코미디, 매끈한 멜로를 집어던진 채 감정에 솔직한 연기를 진솔하게 해냈다. 불운하게도 홍상수 감독의 '해변의 여인'과 시차를 얼마 두지 않고 개봉하는 바람에 그에 대한 평가가 상대적으로 덜 이뤄질 수 있다는 아쉬움이 들 만큼 이기적인 사랑에 몸을 맡긴 남자로 녹아들었다. 코믹하게 등장했으나 스스로 비중을 키워간 전상무 역의 김상호, '떼'로 등장하지만 저마다의 개성을 살린 오달수, 남성진, 탁재훈 등의 연기도 쏠쏠한 재미를 준다. 단, 영화 초반 부산스러움은 과잉이다. 9월7일 개봉. /연합뉴스

이의정 "뇌종양이 스트레스성 염증으로 호전"

뇌종양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던 탤런트 이의정이 기자회견을 열고 병명과 치료상태 등에 대해 밝혔다. 이의정은 29일 오후 1시 경기도 성남시의 한 식당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처음에 뇌에 7㎝ 크기의 림프종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으며 지난 25일 스트레스성 염증으로 호전돼 80% 정도 치료됐다는 최종 검사 결과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암(악성)이 아니라는 판정을 받아 다행이며 두 달 후에 다시 검사를 받아 완치 여부를 살펴봐야 한다"면서 "긍정적으로 생각해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빨리 나아서 부모님 편하게 해드리고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다시 연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의정은 이날 녹색 두건과 민소매 티셔츠 차림으로 어머니 진천득 씨와 함께 기자회견에 임했다. 이의정과 어머니 진씨는 밝은 표정으로 질문에 답했으나, 힘들었던 기억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처음 뇌종양 판정을 받았을 때의 기분은. ▲병원에 실려가 있는 상태라 잘 몰랐다. 조직검사가 늦게 나와 그 동안 병에 대해 밝히지 못했다. 그동안 나는 감수할 수 있었지만 가족이 많이 놀라고 힘들었을 것이다. 부모님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 병원에 있는 동안 한번도 울지 않았는데 이제는 울어도 걱정하지 않으실 것 같다는 생각에 눈물이 난다.(이의정) ▲처음에 병원에서 뇌종양 수술을 해야 된다고 해서 수술하지 말고 기다려달라고 했다. 뇌종양으로 일 년 정도밖에 못산다고 해서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이후 마비상태가 왔으며 3일 후에야 움직이기 시작했다. 기가 막히고 내가 그동안 나쁜 일이라고는 안 했는데 왜 자식이 이렇게 됐을까 밤새도록 울면서 기도를 했다.(어머니) -지금 상태는 어떤가. ▲25일 암은 아니라는 판정을 받았다. 처음에는 육안으로 봐도 림프종이라는 진단이 나올 정도였는데 지금은 스트레스만 안 받으면 괜찮을 정도로 회복됐다. 종양이 처음에는 7㎝ 정도였으나 지금은 거의 작은 점 정도로 작아졌다. 완치는 가능하지만 아직 완벽하지 않은 상태로 약물과 운동 치료를 병행해 두 달 후 다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약물로 일주일 만에 몸무게가 9㎏가 불었는데 운동으로 4㎏ 정도를 뺐다.(이의정) --향후 활동계획은. ▲지금은 꿈만 같다. 젊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본인이 활발하니까 집에만 계속 있기보다는 무리하지 않고 사람도 만나고 즐겁게 일도 하길 바란다.(어머니) ▲촬영하던 영화를 마무리해야 한다. 9월 말부터 다시 촬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운동도 하고 더 좋은 모습, 밝은 모습 보여드리려고 한다. 일을 너무 하고 싶다. 팬들이 걱정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 여러분의 사랑 덕분에 나은 것 같다.(이의정)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