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총 내줘 ‘파주 엽총난사’ 불상사

관련 지구대 절차상 문제 없어 처리속보3명의 사상자를 낸 파주시 농장 엽총 난사 사건(본보 22일자 6면)은 경찰이 총기류 반출 금지지침이 내려진 것을 모르고 범인에게 총기를 내주면서 불상사가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24일 경찰에 따르면 손씨는 21일 오전 9시10분께 자신의 브라우닝 엽총이 보관된 서울 성동구 한양지구대를 방문해 충북 영동으로 사냥을 가겠다며 엽총 반출 신고를 했다.매년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는 총포소지 허가자가 수렵용 총기를 자유롭게 반출할 수 있는 기간이다.하지만 올해는 경찰청이 구제역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달 6일 방역활동이 끝날 때까지 총기 반출을 허가하지 말라는 지침을 각 지방경찰청에 내려 보낸 상태였다.서울청은 이튿날인 지난달 7일 한양지구대를 관할하는 성동경찰서에 이 지침을 전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이에 대해 성동서는 한양지구대에 전화로 지침을 하달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한양지구대장은 상부의 지침을 하달 받은 직원이 없다는 입장이다.한양지구대 관계자는 (상부 지침을 받지 못한 상황에서) 매년 11월 1일부터 2월 28일까지는 통상적으로 수렵 가능 기간이라 총기를 내주는 데 절차상 문제는 없었다고 해명했다.경찰은 감찰 조사를 거쳐 해당 경찰관을 징계할 방침이다.한편 파주경찰서는 지난 23일 손씨를 살인혐의로 구속했다. 파주=고기석기자 koks@ekgib.com

“구제역 보상금 언제 주나요…” 초토화된 농가 재기 ‘발목’

구제역으로 경기도내 축산농가가 사실상 초토화된 가운데 피해 농가에 이미 가지급된 일부 보상금을 제외한 전체 살처분 보상금이 정산지급되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어서 축산농가들이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특히 돼지 등 매몰가축 수가 많은데다 사육기간과 사료, 건초 등 입증이 쉽지 않은 보상금 산정 요소를 둘러싼 견해차로 당국과 피해 농가들의 줄다리기가 장기화되면서 축산농가들의 자금난이 가중되고 있다.24일 경기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까지 소와 돼지 등 우제류를 살처분한 2천351농가 가운데 2천42농가에 3천677억원의 보상금이 가지급됐다.보상금은 살처분 당일 농협이 전국 가축시장 등에서 거래되는 소와 돼지 등의 평균 가격을 기준으로 책정되고 해당금액의 50%가 가지급 형태로 지원됐다.이를 위해 축산위생연구소 수의사와 시군 공무원 등 2명이 축산농가를 찾아 사육 개월수와 몸무게 등 기준으로 보상금을 산출했다.도재난안전대책본부는 구제역이 종식된 뒤 현장조사를 다시 벌여 나머지 피해보상액을 정밀 산정할 계획이다.피해액 산정은 축산위생연구소 수의사, 축협직원, 공무원 등 4~5명이 살처분 가축은 물론 함께 폐기 처리한 사료와 예방약품 등에 대한 피해액 등도 정밀 재조사하는 형태로 이뤄질 예정이다.그러나 돼지의 경우 도내에서 전체 사육두수의 73%가 살처분되는 등 관련 농가가 워낙 많아 피해액 산정에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지난해 1월 포천과 연천에서 발생한 구제역에 대해 완전하게 보상을 하는데 3개월 가까이 걸려 이번에는 언제 피해액 산정이 끝날지 예측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안성시육우협회 관계자는 가지급금으로 당장은 버티지만 정산이 늦춰지면 질수록 농가에서는 자금난을 겪게 되고 재기에도 힘들 수 있다며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경기도 재난안전대책본부 관계자는 급한대로 예상 피해액의 50%가 가지급됐지만 매몰한 가축의 사육 개월수에 대해 축산농가들이 다시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며 특히 사료나 건초, 예방접종약품 구입비의 경우 영수증이 없다면 피해액 산정을 놓고 입씨름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한편 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와 관련해 살처분 보상액이 경기도에서만 1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했다. 최원재기자 chwj74@ekgib.com

中 위조브로커 통해 ‘문서 위조’ 일당 44명 적발

중국 위조 브로커에게 돈을 주고 주민등록증과 여권, 대학 졸업증명서 등 각종 문서를 위조한 내외국인들과 위조조직의 국내 자금전달책 등 44명이 무더기로 적발됐다.경기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24일 중국 브로커로부터 각종 위조문서를 국제택배로 받아 행사한 혐의(공사문서 위조 등)로 사업가 이모씨(45)를 구속하고 위조조직의 국내 자금전달책 김모씨(61) 등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또 위조한 주민등록증과 대학 졸업증명서, 토익증명서 등을 이용해 취업하거나 신분을 위장한 최모씨(39여) 등 41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경찰에 따르면 문서위조 조직의 국내 자금전달책 김씨는 지난해 7월부터 최근까지 중국 선양에 거주하는 처형과 동서, 처조카 등 친인척과 공모해 내외국인들에게 돈을 받고 공사문서를 위조해 준 혐의를 받고 있다.경찰조사 결과 이들이 구입한 위조 증명서는 대학교 졸업증명서부터 성적증명서, 토익성적표,주민등록증, 국제운전면허증, 외국인등록증 등 다양했다.경찰 관계자는 국내 자금전달책 체포과정에서 1억6천여만원을 압수했고, 압수한 통장에서도 수십억원의 입출금 내역이 발견된 점 등으로 미뤄 공범과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원재기자 chwj74@ekgib.com

경기불황에 생계형 범죄 늘고 있다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이웃집 전기를 몰래 끌어다 쓰거나 밥을 훔쳐먹고 나오는 등 보기 딱한 생계형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수원중부경찰서는 23일 중국음식점 유리창을 깨고 들어가 밥을 훔쳐먹은 혐의(특수절도)로 P씨(35)를 불구속 입건했다.경찰에 따르면 P씨는 지난 4일 새벽 3시께 술에 취해 집에 가던 중 수원시 장안구 M음식점의 유리창을 돌로 깨고 들어가 돈을 훔치려다 돈이 없자 음식을 훔쳐 먹은 혐의다.중국음식점 배달원인 P씨는 가게마다 장사를 하기 위한 거스름돈 5만~10만원 정도를 남겨둔다는 것을 알고 M음식점에 들어가 카운터와 금고를 뒤졌으나 돈이 없자 주방에 들어가 밥, 김치, 날계란을 먹고 나온 것으로 드러났다.이에 앞서 지난 20일에는 월세를 내지 못해 집주인이 전기를 끊자 앞집의 전기를 몰래 끌어다 쓴 K씨(36)가 경찰에 붙잡혔다.K씨는 지난 16일 밤 9시부터 20일 오후 6시까지 5일 동안 수원시 장안구 자신의 앞집 전기 콘센트에 몰래 전선을 연결해 전기를 훔쳐 쓴 혐의다.경찰조사 결과 K씨는 지난 14일 전기가 끊기면서 냉장고, 세탁기를 쓸 수 없는 등 불편을 겪자 앞집의 전기를 몰래 끌어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또 지난 15일에는 고물상 주인이 경쟁업체가 설치해놓은 의류수거함 7개를 철거해 경찰에 적발됐다.안산에서 고물상을 운영하는 U씨(45) 등 3명은 지난달 20일 낮 12시부터 2시간여동안 수원시 장안구 연무동 및 영화동 일대에서 타업체가 설치한 의류수거함 7개를 임의로 철거했다. 같은 지역에 의류수거함을 설치했지만 타업체 탓에 헌 옷을 제대로 수거할 수 없다고 여겼기 때문이다.경찰은 경기불황으로 생계형 범죄가 자주 발생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성보경기자boccum@ekgib.com

서울대공원, '야동 보는 고릴라' 죽었다

서울대공원, '귀하신 몸' 로랜드고릴라 2세 만들기 위해 생식기 보관 국내에서 단 한 마리밖에 없는 수컷 로랜드고릴라가 후대 없이 노환으로 숨져 동물원 사육사들을 안타깝게 만들고 있다. 22일 서울동물원에 따르면 49세로 추정되는 로랜드고릴라 '고리롱'이 숨진 것은 지난 17일 오후 8시 10분쯤. 바나나 1kg과 사과 1.3kg, 닭 한 마리 등 하루 평균 10kg에 육박한 사료를 먹어치웠던 고리롱은 지난 2008년부터 노환으로 건강이 악화되기 시작했다. 야생 고릴라의 평균 수명이 30~40년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고리롱의 나이 49 사람으로 치면 80~90세, 즉 '할아버지'에 해당한다. 문제는 고리롱이 숨지면서 로랜드고릴라 '2세'를 갖기 위한 동물원 사육사들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갔다는 것. 로랜드고릴라는 국제적인 멸종위기종으로 보호를 받고 있는데다 몸값이 10억원이 넘어 현실적으로 수입이 어렵다. 때문에 서울대공원은 지난 1968년 1월 한국에 첫발을 내딘 고리롱에게 지난 2004년 15세 연하의 암컷 로랜드고릴라 '고리나'를 짝으로 붙여줬다. 하지만 고리롱이 창경원 동물원에서 지내던 시절 문틈에 발가락이 끼어 양쪽 발가락 절단수술을 받은 후유증을 앓고 있던데다 부부간 성격차이로 원만한 부부생활을 할 수 없었다. 이에 서울대공원은 지난해 2월부터 강남 차병원 비뇨기과 박정원 교수팀과 함께 로랜드고릴라 2세를 갖기 위한 '실버리본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들에게 고릴라들의 짝짓기 장면이 담긴 '동물 포르노'를 보여주는가하면 발기부전 치료제까지 제공한 것이다. 그러나 아내 고리나가 나뭇가지를 머리에 꽂고 몸을 부비는 등 애정공세를 펼칠 때마다 고리롱은 멀뚱히 먼 산만 바라볼 뿐이었다. 이처럼 사육사들의 '눈물 겨운' 노력을 뒤로 한 채 고리롱은 결국 세상을 떠났다. 하지만 서울대공원측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인공수정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해 고리롱의 생식기를 보관검사키로 했다. 이와는 별도로 고릴라 연구 프로젝트를 위해 조직세포를 냉동보관하고, 고리롱의 표피와 골격을 박제처리해 6개월 뒤 일반에 공개하기로 했다. 또 한 달 동안을 고리롱 애도기간으로 정해 동물사랑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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