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 통합RPC 보관 벼 288t 증발

여주지역 농협 미곡종합처리장(RPC)에 보관중이던 벼 288t이 사라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조합원들이 원인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3일 여주농협과 지역농협통합RPC 등에 따르면 여주지역 8개 농협통합RPC 창고에서 보관중이던 벼 가운데 288t(40㎏들이 7천200가마 분량)이 사라진 사실이 지난달 28일 여주농협 결산 자체 감사보고에서 밝혀졌다.여주농협 감사는 지난해 12월 통합RPC에서 보관중인 재고량을 조사한 결과 288t이 부족한 것을 발견하고 농협중앙회에 정식 감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여주군 농협조합 공동사업법인 최춘식 대표는 통합RPC에 보관중인 2009년산 벼 288t은 실제 221t으로 재고조사시 누락부분과 수분증발 등으로 인한 자연감소에서 일부 차이가 발생했다고 말했다.또 지난달 25일 지역 8개 농협조합장 긴급회의에서 감모율 유량계 1.47%를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해명했다.농협 내부규정상 감모율은 0.5%까지 인정되며, 이번에 사라진 벼 288t은 여주지역 농협이 2009년산 벼 수매물량 2만1천500여t의 감모율 1.3%에 해당한다. 이에 대해 여주지역 농협조합원들은 40kg들이 7천200가마나 되는 엄청난 양을 감모 손실로 처리하겠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입고된 멀쩡한 벼가 증발했다는 것은 누가 봐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고 덧붙혔다.여주군 농협조합 공동사업법인 관계자는 산물벼를 수매해 장기간 보관하고 도정하는 과정에서 재고량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정확한 사안은 농협중앙회 감사를 받아봐야 알 수 있고 RPC 임직원이나 조합장들에 의한 사고로 보기에는 어렵다고 말했다. 여주=류진동기자 jdyu@ekgib.com

그 많던 친일파는 어디에 있을까?

"친일파 빠져 있는 국사교과서, 진정한 역사 청산의 걸림돌" 31 독립운동 92주년을 맞았지만 여전히 친일청산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는 친일파라는 가해자보다 독립운동가라는 피해자 중심으로 조명한 역사 교육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우리가 보통 일제 치하의 어두운 역사를 생각할 때는 가족을 버린 채 만주벌판을 달리며 일본군에 저항한 무수한 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독립기념관만 해도 일본 제국주의의 만행을 고발하고 기록하는 대표적인 역사교육기관이지만 만세 삼창을 부르다 순사에게 끌려가 모진 고문을 받은 순국선열들의 모습 등 '피해자'들만 전시하고 있다. 이렇듯 일제에 부역하며 같은 민족을 괴롭히던 '친일파'라는 또 다른 가해자들의 역사는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런 흐름은 역사 교과서에도 그대로 반복되고 있다. 한국사 교과서는 일제에 의해 저질러진 만행은 그나마 잘 나타나 있는 편이지만 친일파가 같은 민족에게 저지른 더 악랄한 만행은 찾기가 쉽지 않다. 민족문제연구소 선임연구원 김민철 박사는 "우리 교과서에는 친일파 이야기는 한두 줄만 들어 있는 실정이고 그 부분마저 강조돼 있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김 박사는 "일반인들의 뇌리 속에 을사오적 같은 대표적인 친일파 말고는 딱히 떠올릴 만한 친일 인물들을 열거하기 쉽지 않은 것은 현행 교과서가 일제시대의 또 다른 가해자인 친일파를 정확히 규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사실 친일 인물들은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지난 2009년 11월에 펴낸 친일인명사전만 해도 4천389명의 친일 인사들을 수록하고 있다. 18년 동안 3천 종류의 문헌자료를 분석하고 250만명의 인물 데이터베이스를 확인한 방대한 작업 끝에 나온 결과물이지만 친일인명사전은 4천질 정도만 보급되고 말았을 뿐 국사 교과서에 인용될 움직임은 아직 감지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과거 반성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역사교육에서 나온 역사의식은 무시무시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김민철 박사는 "과거 친일파의 창궐은 물론 한국전쟁에서 벌어진 민간인 학살이나 민주화 운동 시절 각종 의문사 등 그동안 국가 폭력에 의해 많은 사람이 희생됐다"며 "이런 역사의식은 결국 국가 권력처럼 거대 권력에 의한 폭력을 은폐하는데 사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청소년들은 한국사 교과서를 통해 가치관을 형성하지만 승자의 역사를 중심으로 서술하려고 하는 국가에 의해 이 가치관이 망가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달 27일 한나라당과 정부는 국사 교육 강화하기로 한 바 있다. 92년 전 만세 외침을 기리고 민족의 치욕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뒤늦게라도 비뚤어진 역사교육을 바로 잡아 할 시점이다.

법관평가제 11월 전국 실시… ‘법관 평가’ 객관성 논란

대한변호사협회가 그동안 서울, 경남 등에서 실시해오던 법관평가제를 오는 11월부터 전국적으로 일괄 시행키로 했다.그러나 법관평가제의 실효성을 둘러싸고 변호사들과 법원 간 의견이 엇갈리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1일 경기중앙지방변호사회에 따르면 전국 14개 지방변호사회는 지난달 19일 회장단 회의를 갖고 법관평가제를 전국적으로 일괄 시행하는 데 전격 합의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08년 서울에서 최초로 실시된 법관평가제는 경남 등에 이어 전국 14개 지역으로 확대 시행되게 됐다.이에 경기지역 변호사회는 회원들의 의견수렴 과정을 통해 평가방식과 평가항목, 언론의 공개 여부 등의 세부적인 윤곽을 정한 뒤 올해 말부터 수원지법과 의정부지법 내 100여명의 법관에 대한 평가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경기중앙지방변호사회 관계자는 시민들의 편의 증진과 법관들의 친절도 향상 등을 위해 법관평가제 도입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데 전국 변호사들이 의견을 모았다면서 현재는 올해 말부터 실시하기로 합의만 이뤄진 상태며 세부적인 사안은 결정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이처럼 법관평가제를 도내 법원에서도 실시하게 되었지만 이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만만치 않다.법원 측이 재판을 받는 입장에서 나온 평가가 얼마나 객관적일지 의문이라며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수원지법 관계자는 익명성이 철저히 보장되는 서울과 경기지역의 사정은 분명히 다르다면서 도입 취지는 어느 정도 공감하지만 패소했을 때의 불만이 고스란히 법관평가에 영향을 미치는 등의 부작용이 우려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이에 대해 경기중앙지방변호사회 관계자는 지역적 특성을 충분히 고려해 평가방식 등의 세부사안을 결정할 계획이라며 친절도나 청렴도 등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은 법관에 대해서만 공개하는 방침 등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민수기자 kiryang@ekgib.com

“선원 7명 모두 무사… 내 작전 옳았구나 생각”

못 생겨도 잘 찍어 주세요.소말리아 해적에게 총상을 입고 국내로 이송된 지 한 달 만인 28일, 중환자실에서 만난 석 선장은 다소 마른 것 이외에는 취재진에게 여유롭게농담을 건넬 정도로 건강한 모습이었다.환한 웃음으로 취재진을 맞은 석 선장은 국민 여러분 모두 신경 써주신 덕분에 많이 좋아졌습니다며 선원 7명이 모두 무사하다는 말을 듣고 내 작전이 옳았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고 말문을 열었다.석선장은 총격 순간에 대해 어두워서 누가 총을 쐈는지 기억이 안 난다고 전했지만 구출작전 및 초기 이송 당시 상황에 대해서는 비교적 자세하게 기억하고 있었다.석 선장은 총소리에 매트리스를 뒤집어쓰고 바닥에 엎드렸는데 총탄이 튀어올랐다. 여기서 눈 감으면 죽는다는 생각만을 되뇌며 정신줄을 놓지 않았다며 긴박했던 구출순간을 떠올렸다.그는 이어 청해부대원을 발견한 뒤 왼팔에 피가 흐르는 것을 알게 됐으며 공기를 집어넣는 도구로 응급처치를 한 뒤 가까스로 헬기에 오를 수 있었다며 오만 현지병원에 도착한 뒤 의료진에게 위험하다는 말을 전해듣고 정신을 잃었다고 전했다.선원에게 배를 고장내라고 지시하는 등 교란 작전을 편 것에 대해 석 선장은 적의 수중에 배가 들어가기 전까지는 선장의 본분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며 지휘관으로서 의무와 도리를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국내 이송 후 처음으로 언론에 모습을 보인 석 선장은 오른손만 손짓이 가능할 뿐 목과 손, 팔다리 등 온몸의 움직임이 자유롭지 못한 모습이었다.석 선장은 의식을 차린 뒤 아내에게 제2의 생명을 살아가겠다고 다짐했다며 하루빨리 회복해 회와 산낙지를 실컷 먹고 싶다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박민수기자 kiryang@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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