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병·의원들 폐업철회 정상진료

닷새넘게 폐업을 벌여온 인천지역 병·의원들은 25일 오후 폐업철회 찬·반투표 벌여 폐업철회를 최종결정하고 정상진료에 나서고 있다. 또 시민들은 늦었지만 이만한게 다행이라며 반기는 모습이다. 인하대병원은 이날 ‘환자들에게 드리는 글’이란 성명서를 통해 “환자들을 외면할수 없는 의사로서의 기본양식에 따라 병원장을 비롯, 보직자와 교수들이 응급실과 중환자실에서 정상진료를 벌였으나 많은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 며 “폐업이 철회된 만큼 전 의사들이 합심, 더욱더 열심히 환자들을 돌보겠다”고 밝혔다. 또 인하대병원 소속 의사들은 당초 찬·반투표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폐업철회가 최종 결정되자 이날 늦게부터 정상진료에 나서고 있다. 가천길대학병원도 그동안 ‘외래환자를 받지 않는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떼어내고 월요일 정상진료를 알리는 안내문을 붙이는 한편 오후 늦게부터 상당수 전문의들이 나와 정상진료에 박차를 가했다. 이밖에 서구 성민병원 등 폐업기간 동안 응급실과 중환자실을 가동해온 인천지역 10여개 대형 병원들도 진료재개를 문의하는 시민들의 전화로 하루종일 바쁘게 움직였다. 폐업에 참여했던 대부분의 의원들도 폐업을 철회하고 정상진료를 개시하는 절차를 의사회 관계자와 보건당국에 문의했다. 이같은 소식을 접하자 시민 임모씨(55·여·서구 석남동)는 “시민들의 생명을 담보로 의사들이 폐업을 벌이는 사태는 다시 없어야 한다”며 “늦었지만 이제라도 정상진료를 벌인다니 천만 다행”이라고 말했다. 민주개혁을 위한 인천시민연대 등 인천지역 시민단체들도 “국민간강을 위해 의사들이 계속적으로 노력해 주길 바란다”며 “다시는 이같은 불행한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병·의원 폐업기간 동안 주·야간 쉴새없이 당직근무를 서왔던 대학과 대형병원 보직의사와 교수들은 휴식을 위해 이날 오후 늦게 퇴근하고 그동안 폐업에 참여했던 의사들이 교대근무를 섰다. /류제홍·이영철기자 wyatt@kgib.co.kr

정상진료에 나서고 있는 의사들

“환자 진료는 의사의 당연한 본분 아닙니까.” 의사들의 집단 휴·폐업과는 달리 이틀째 정상진료에 나서고 있는 인천시 부평구 부개1동 327 평화의원 조개성 원장(37·여)의 평소 지론이다. 집단 폐업을 바라보는 조원장은 “정부는 의사들의 집단 폐업에 나선 동기를 바로보고 의사협회가 주장하는 10개항의 요구사항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며“그러나 시민의 생명을 볼모로 한 의사들의 집단 폐업강행 역시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다. 조원장과 같은 생각으로 인천지역에서 정상진료에 나선 병·의원들은 1천3개 의료기관중 119개 병·의원. 이들 대부분은 의약분업과 관련,‘의권쟁취 투쟁위원회’에 소속되지 않은 의사들과 인도주의 실천의사협회, 의료생활협동조합 및 사회복지법인 등에 소속된 의사들이다. 같은 의사로서 집단 행동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절실한 상황을 통감하면서도 폐업 일변도의 집단대응 등 물리적 행동이 의약분업의 해결책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K의원 이모원장(43·여)은 “정부가 의사들의 절실한 상황을 왜곡, 여론몰이식으로 밀어 붙이려는 것과 이에 강경대응으로 맞대응하는 의사들의 태도는 국민들의 고통만을 수반할 뿐”이라며 “귀중한 생명을 담보로 한 사태는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양측을 비난했다. I병원 김모 간호사(31)는 “의사회의 감시활동과 집단폐업 분위기에 굴하지 않고 소신을 갖고 정상진료에 나서는 선생님을 볼때 존경심이 절로 생긴다”고 말했다. /김창수기자 cskim@kgib.co.kr

진료참여 의사들 피로누적 비상진료 차질

의료계 파업이 이틀째로 접어들면서 환자를 돌보는 소수의 의사들이 과중한 업무로 피곤이 누적, 공공의료기관 등에서 벌이고 있는 비상 진료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못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때문에 폐업에 참여하는 의원과 전공의들이 서둘러 복귀하지 않을 경우, 인명사고가 속출할 전망이다. 21일 현재 일부 동네 의원은 폐업중 부분적으로 환자 진료에 나섰는가 하면, 평화의원 등은 아예 정상 진료를 실시하고 있으나 폐업과 사표를 낸 전공의들이 여전히 절대 다수여서 의료대란이 지속되고 있다. 인천시는 인천지역 970개 동네 의원 중 124개 의원이 진료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진료 재개율은 12.8%에 불과할 뿐만아니라 길병원과 인하대병원 등 7개 종합병원이 폐업을 지속, 공공의료기관에서 비상근무를 벌이고 있는 의사들이 평소보다 2∼3배 늘어난 환자들을 제대로 감당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실제로 인천의료원은 사퇴서를 낸 인턴과 레지던트 등 전문의 13명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24명의 과장들이 주간 당직은 물론, 야간 당직까지 번갈아 서고 있어 피로가 누적되고 있다. 16병석의 중환자실도 이미 환자들로 차 있어 늘어나는 응급환자나 중환자를 정상적으로 돌보기 어려운 상태다. 중앙길병원도 과장들이 비상근무 아래 격무를 지속하고 있어 피로에 의한 오진이나 수술사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더욱이 소수의 의사들이 순환하며 당직을 서고 있어 비전공 분야의 환자가 찾아올 경우, 마땅한 대처방안이 없는 실정이다. 이와관련, 모 병원 관계자는 “정상적 진료보다 2배 이상의 환자를 보고 있다”면서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는 이같은 격무가 지속된다면 진료에 참여하고 있는 대부분 의사들도 2∼3일을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규열기자 newfeel4@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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