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파워FM '디지털시대 휴머니즘' 표방

SBS 파워FM(107.7㎒)이 봄을 맞아 '디지털시대의 휴머니즘'을 모토로 16일 개편을 단행한다. 이에 따라 오후 4~6시 '허수경의 가요풍경' 자리에는 같은 시간 SBS 러브FM(103.5㎒)에서 방송돼온 '김창렬의 올드스쿨'이 배치된다. 반대로 '허수경의 가요풍경'은 러브FM으로 옮겨간다. 오후 6~8시에는 탤런트 김현주가 진행하는 '그대의 향기, 김현주입니다'가 신설된다. 이로써 8년간 이 시간을 지켜온 '박소현의 러브게임'은 폐지된다. 오후 8~10시에는 'SS501의 영스트리트'가 폐지되고 'MC몽의 동고동락'이 새롭게 선보이며, 자정부터 오전 2시까지는 '정미선의 스위트 뮤직박스' 대신 '소유진의 LOVE, LOVE'가 전파를 탄다. 또 '뮤직하이'(오전 2~3시)의 DJ는 김형중에서 김지연 아나운서로 교체되며, '사운드 오브 뮤직'(오전 3~5시)의 진행은 이병희 아나운서에서 이현경 아나운서로 바뀐다. SBS는 개편과 관련, "시간대별로 최고의 MC를 기용했다"면서 "휴머니즘 넘치는 라디오스타를 육성하고 청취자들과 함께 만드는 라디오를 표방하겠다"고 밝혔다. SBS 파워FM의 구경모 책임프로듀서는 12일 "채널의 콘셉트에 맞게 개편을 했다. '허수경의 가요풍경'과 '김창렬의 올드스쿨'의 채널을 맞바꾼 것이 그 대표적인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어 "'박소현의 러브게임'을 폐지한 것은 퇴근 시간대 청취자가 주로 성인층임에도 그간 너무 어린 취향으로 방송이 진행되면서 청취율이 낮았기 때문"이라며 "이번에 타깃을 재설정, 청취율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포지션 "이런 뜨거운 반응 예상 못했어요"

"어느 정도의 반응은 예상했지만 이 같은 폭발력은 상상하지 못했어요." 이달 초 SBS TV 예능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X맨'에서 파격적인 '쫄쫄이 의상'을 입고 등장해 화제를 모은 발라드 가수 포지션의 말이다. 그는 이 프로그램에서 스타들이 코믹한 '끼'를 겨루는 '스타 배틀' 코너에서 히트곡 '아이 러브 유(I Love You)'를 부르다가 간주 후 흰색 스판덱스 의상 위에 반바지를 겹쳐 입고 갑자기 출연, 주위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특히 그는 웃음기 없는 진지한 표정을 잃지 않은 채 재미있는 동작까지 곁들여 큰 박수를 받았다. 그의 파격적인 변신 장면은 온라인에서도 곧바로 큰 화제가 됐다.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순위는 물론 동영상 순위에서도 1위에 올랐다. 그는 "방송이 나간 후 어린이들이 나를 보면 '쫄쫄이'이라고 부른다"고 웃으며 "방송을 보시던 부모님은 민망해서 채널을 돌리셨지만, 방송 후 친구들은 '대박'이라며 격려해줬다"고 말했다. 평소 감미로운 목소리로 '아이 러브 유' '하루' 등 발라드를 부르며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꺼리던 그가 이처럼 파격적인 시도를 한 것에 대해 "내 개인적인 이미지를 알리고 주목받고 싶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팬과 관객이 나를 편하게 생각해 줬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그는 6월16일 서울 세종대 대양홀에서 4년 만에 국내 단독 콘서트를 연다. 그는 "워낙 오랜만에 하는 국내 공연이라 감회가 새롭다"면서 "아울러 이달 말 일본으로 건너가 첫 싱글 음반을 준비하며, 8월에는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대장금 콘서트'에도 출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비 "美 데뷔 땐 팀버레이크란 별명 사라질 것"

"올해 말이나 내년 초 미국에서 영어 음반을 발표하고 정식 데뷔를 한다면 '아시아의 저스틴 팀버레이크'란 닉네임은 사라질 것이라 생각해요." 14일 오후 7시(이하 현지시간) 시드니 에이서 아레나에서 월드 투어를 이어가는 가수 비(본명 정지훈ㆍ25)가 11일 오전 11시 호주 시드니 더블베이의 스탬퍼드 플라자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생각을 밝혔다. 이날 현지 언론은 '아시아 최고 스타' 비의 서구 시장 진출에 큰 관심을 보였다. 시드니 모닝 헤럴드의 폴 비비(Paul Bibby) 기자는 "아시아의 팀버레이크란 닉네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고 비는 "개인적으로 팀버레이크의 팬"이라며 "그 인용은 지난해 타임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의 선정 과정 중 나온 소개였다. 아마도 그 당시 나에 대해 쉽게 설명할 단어가 마땅치 않았던 것 같다"고 답했다. 취재진의 이 같은 질문은 ABC 아시아 퍼시픽 TV와의 개별 인터뷰에서도 이어졌다. 비는 "왜 아시아 스타가 세계적으로 유명해지기 힘들다고 생각하느냐"는 로스 브레이(Ross Bray) 기자의 질문에 "우선 언어적인 문제가 가장 클 것이다. 그래서 나도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둘째, 인종의 차이에서 오는 어려움도 있겠지만 이미 인종과 피부색이 문제되는 시대는 지난 것 같다. 셋째, 사실 이게 가장 큰 이유인데 아무도 성공할 때까지 도전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의욕을 보였다. 또 "내가 가진 무대 매너와 세계적인 프로듀서의 음악이 더해지면 세계 어느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특히 비는 "서구 시장 진출 때 오는 문화적인 차이점을 어떻게 극복할 것이냐"는 질문에 "인종과 문화가 다르더라도 사람들이 즐기는 공통의 정서가 있다"며 "나는 아시아적인 색채가 가미된 보편적인 정서의 음악과 영화를 통해 세계 시장에 나설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시드니 모닝 헤럴드ㆍ더 오스트레일리안ㆍ선데이 텔레그라프ㆍABC 아시아 퍼시픽 TVㆍ로이터 TVㆍAAP 통신 등 호주 언론과 외신 20여 개 매체, 중국ㆍ일본ㆍ인도네시아ㆍ베트남 등 아시아 미디어 40여개 매체가 참석해 취재 열기가 뜨거웠다. 기자회견 중엔 호주의 대표적인 동물인 코알라가 깜짝 등장해 비와 사진 촬영도 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비는 시드니 시내의 한 중식당을 찾아 점심식사를 했다. 식당 앞에는 그 사이 소문을 듣고 모여든 팬들이 비의 동선을 따라다녀 영문을 모르는 주위 상인들이 밖으로 나와 "왓스 해프닝(What's happening?)"이라며 크게 놀라기도 했다. 비는 14일 공연을 마친 후 16일 오전 귀국한다. /연합뉴스

장윤정 "평양 공연 추진하고 있어요"

'트로트 퀸' 장윤정(27)이 평양 공연을 추진하고 있어 성사 여부가 주목된다. 소속사인 인우프로덕션은 10일 "장윤정의 평양 공연을 추진하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지난해 6월 광주 조선대학교에서 열린 6ㆍ15공동선언실천 민족통일대회에서 공연한 장윤정의 노래에 북측 참석자들의 반응이 좋아 추진 의지를 갖게 됐다. 평양 공연이 성사되도록 지인들이 도움을 주고 있다. 하지만 정확한 시기는 장담할 수 없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당시 이종석 통일부 장관은 북측 단장인 김영대 민족화해협의회장과 안경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장에게 "장윤정의 평양 공연을 추진하자"는 '깜짝 제안'을 했다. 장윤정이 부른 '어머나' '콩깍지' 등의 히트곡 공연이 북측 대표단에게 좋은 반응을 얻은 덕택. 김영대 단장은 이 장관의 제의에 "(통일 관련) 운동 활동을 한 적이 있느냐"고 관심을 보이면서 "그 가수는 노래를 너무 흔들지 않고 해서 좋더라. 장단도 좋고"라고 화답했다. 지금껏 평양에서 단독 공연을 펼친 가수는 이미자ㆍ조용필ㆍ김연자 등. 성사될 경우 이제 막 세 장의 정규 음반을 낸 가수로선 이례적이며 장윤정은 이 계보를 잇는 한국의 대표 가수로 인정받게 된다. 인우프로덕션은 "장윤정이 평양에서 공연한다면 개인적으로도 큰 영광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장윤정은 5월 처음으로 북한 땅을 밟는다. 5월10일 금강산 문화회관에서 '금강산 문화관광 상품'으로 마련된 '효 콘서트' 무대에 오른다. '어머나' '꽃' '이따 이따요' 등 히트곡 10여 곡을 부를 예정이다. 9일 KBS 1TV '가요무대' 녹화 현장에서 만난 장윤정은 "북한 땅을 밟는 게 처음이어서 설렌다"며 "금강산 공연에선 10곡 정도 노래한다. 언젠가 평양에서 꼭 노래하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이밖에도 그는 5월 가족의 달을 맞아 5월5~6일 부산 롯데호텔 크리스털볼룸, 7~8일 서울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2007 장윤정 어버이날 디너쇼-트로트 카네이션'을 개최한다. /연합뉴스

CBS 음악FM, '그 시절 음악'으로 인기

'뻔(FUN)뻔(FUN)한 라디오'를 기치로 1월1일 개편한 CBS 음악FM(93.9㎒)이 10일 개편 100일을 맞아 자축 간담회를 마련했다. 이날 오전 서울 정동의 한 레스토랑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CBS 음악FM의 김세광 PD는 "개편 이후 청취율이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아이돌 스타 위주의 방송이 아닌 음악 방송 위주라는 점에서 중장년층이 많이 찾고 있다"고 밝혔다. CBS 음악FM은 1월 개편에서 "스타 DJ와 10~20대 위주로 돌아가고 있는 타사 FM 방송이 소외시키고 있는 30대 이상 중장년층에 초점을 맞춰 프로그램을 꾸려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중장년층이 학창시절 즐겨 들었던 가요와 팝송들을 시간당 10곡 이상 방송하고 있다. 조사 기간(3월22~31일) 타 방송사 FM 채널은 시간당 7곡 전후의 음악을 방송했다. 김 PD는 "단순히 선곡 숫자로만 청취자들에게 어필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라디오에서 사라진 '취향에 대한 배려'가 살아 있다는 점 역시 우리의 강점이다. 클래식과 재즈, 팝 전문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살아 있다"고 설명했다. 유영재 FM 부장은 "채널 개국 때부터의 모토인 'LESS TALK MORE MUSIC' 전략을 충실히 지키며 젊은 세대에게 미디어 주권을 빼앗겨버린 중년 청취자들과 음악 마니아들에게 오아시스가 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9집 안치환 “이젠 희망적인 노래하고 싶어요”

선입견이 있었던 것일까. 가수 안치환(41)을 만나러 서울 연세대 북문쪽에 위치한 그의 작업실을 찾았을 때 상당한 규모를 드러내는 공간과 첨단 녹음 설비에 깜짝 놀랐다. 이번 9집까지 2∼3년 단위로 앨범을 내왔고 연 1∼2회의 콘서트 및 각종 행사를 통해 꾸준히 노래를 불러온, 즉 활발하게 활동해온 가수라는 점에서 이 정도 작업 공간을 가지는 것은 전혀 이상하지 않다. 그러고 보면 ‘저항 정신을 노래하는 가수라면 환경이 열악할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긴 있었나보다. 안치환은 “아는 형이 녹음 설비 공사를 해서 큰 돈 안들었다”라며 웃어보였다. “8집부터 여기서 작업했는데 만든 곡을 수시로 녹음해볼 수 있어서 좋아요. 이번에도 만들어둔 곡이 27곡쯤 되는데 13곡만 추리느라 힘들었죠.” 9집은 타이틀인 ‘처음처럼’과 가족애를 담은 ‘아내에게’ ‘굿나잇’등 노래들이 전반적으로 부드럽고 밝다. 지난 8집이 미군 탱크에 희생된 효순, 미선이를 추모하는 ‘피 묻은 운동화’, 반미 감정을 드러낸 ‘오늘도 미국 대사관 앞엔’ ‘아메리카’, 밥그릇만 쫓는 세태를 비판한 ‘개새끼들’ 등으로 강했던 것과는 대비된다. “8집 때는 노래 만드는 사람으로서 감정이 극한까지 가는 짜릿한 경험을 했어요. 그러나 격하다는 비판도 있었죠. 이번에는 다시 시작하는 느낌으로 희망적인 노래를 하고 싶었어요.” 안치환의 팬들 중에서는 사회 현상을 직접적으로 비판하는 노래가 없는 점을 아쉬워할만도 하다. 그는 “최근 작곡한 노래 중에 크레인에서 129일 동안 농성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노동자를 기린 ‘내 친구 그의 이름은’이라는 곡도 있었지만 앨범에 넣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언제가 되던 부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4집의 ‘내가 만일’, 5집의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를 냈을 때도 “낭만주의에 빠졌다”는 비판을 받았었다. “그런 의견들에 일일이 신경 안써요. 아니, 이제는 그런 비판을 받았으면 좋겠어요. 예전 운동권에서는 ‘철의 노동자’ 같은 제 노래도 감상적이라고 비판했는데, 그들은 지금 어디서 뭘 하고 있을까요? 그렇게 날선 비판이 이제는 그립네요.” 대표적 386세대인 그도 어느덧 마흔이 넘었다. 최근 386의 정체성이 흔들린다는 우려도 많은데 “나는 386 세대 전체가 갖는 도덕성 역사성 진보성을 굳건히 믿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유명한 386들이 흔들리면서 평가절하되고는 있지만 무명의 386들은 아직 건재해요. 역사는 이 무명의 386들로 이어질 겁니다. 그러고 보니 최근에 ‘그래 나는 386이다’라는 노래도 만들었는데 다음 기회에 선보이겠습니다.” 젊어서 함께 노래하던 사람들은 대부분 뿔뿔이 흩어졌고 가요 시장 불황은 그에게도 가혹하지만 그는 “어렵다”고 말하면서도 여유롭게 웃었다. 시대가, 세상이 어떻게 변하든 자기만의 노래를 계속 할 것이라는 믿음을 주는 안치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