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쌍ㆍ다듀, 연합전선으로 힙합 붐 조성

힙합크루 무브먼트 멤버인 리쌍(개리ㆍ길)과 다이나믹 듀오(최자ㆍ개코)가 비슷한 시기 새 음반을 발표해 가요계 힙합 붐 조성에 나선다. 리쌍과 다이나믹 듀오는 2005년 10월 함께 음반을 내 '내가 웃는 게 아니야'와 '고백'을 각각 히트시키며 당시 대중음악계에 힙합 바람을 일으킨 쌍두마차 역할을 했다. 1년7개월이 흘러 리쌍은 17일 4집, 다이나믹 듀오는 28일 3집으로 발라드가 장악한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킨다. ◇리쌍-희로애락 담은 음반 4집에는 대중성과 비주류 사이를 줄타기하는 리쌍의 음악적 색깔이 더욱 확연해졌다. 가슴을 에는 멜로, 한바탕 웃게 만드는 코믹, 담배 냄새 나는 느와르 등 각종 장르가 담겼다는 게 이들의 설명. 길이 작곡한 타이틀곡 '발레리노(Ballerino)'는 지독히 사랑했지만 떠나보낸 가슴 아픈 이별을 노래한다. '내가 웃는 게 아니야'에서 함께 한 알리의 목소리와 스트링 선율이 애절하게 들리는 곡. 뮤직비디오는 류승완-류승범 형제가 각각 연출과 주인공을 맡았다. 또 함춘호의 기타 솔로가 인상적인 '부자 프로젝트'는 단소 소리의 현대적인 변형과 복고풍 기타 리듬으로 구성된 곡. 멤버들은 "지난해 아파트값 폭등으로 얼마나 말이 많았던가. 옥탑방 작업실에 앉아 60층짜리 아파트를 보며 생각했다. 언젠가 저 꼭대기에 살 거라고. 더 열심히 살기 위해 5년 전 정말 힘든 때를 떠올렸다. 청약예금에 가입한 25살 꿈 많던 모습을…"이라고 노래 내용을 소개한다. 이 밖에도 재즈와 힙합의 접목을 리쌍 스타일로 재해석한 '007', DJ.DOC 이하늘의 목소리를 찾아보는 재미가 있는 '배거본드(Vagabond) 리쌍', 영화 '사생결단' O.S.T로 인기를 끈 '누구를 위한 삶인가', 원하지 않는 일을 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담은 '살아야 한다면' 등 짜임새 있는 레퍼토리가 힙합 팬들의 구미를 당기게 한다. ◇다이나믹 듀오-세상 통해 깨친 음반 멤버들의 녹음실은 소박하지만 정겨웠다. 음반기획사 아메바 컬처의 20평도 안 되는 사무실에 조립식 녹음실이 10.3평을 차지했다. 손수 조립해 음악이 태어날 '자궁'을 만들었다. 다이나믹 듀오는 3집 '인라이튼드(Enlightened)'에 대해 "여느 음반과 달리 처음부터 주제를 정한 게 아니라 평범한 일상에서 문득문득 떠오르는 이미지와 멜로디ㆍ영감을 형상화, 구체화했다"고 한다. "마치 전구(電球)의 모습 같아 '깨우치다' '(영감이)떠오르다'란 '인라이튼드'로 제목을 붙였죠. 우리네 일상의 소소한 이야깃거리, 젊은이들의 사랑과 이별, 절망과 성공, 때론 사회적인 문제를 다이내믹하게 풀었습니다." 타이틀곡은 '출첵'(출석체크의 줄임말로 인터넷 신조어). 우연히 이 단어를 듣고 영감을 얻은 멤버들이 신나고 펑키한 멜로디에, 오늘 하루 힘든 일상을 잊고 다 같이 '출첵'해 신나게 놀아보자는 내용을 담았다. 또 '만약 우리가 해적이라면 무엇을 할까'란 유쾌한 상상을 바탕으로 각종 사회 이슈와 문제를 명랑한 멜로디에 풀어낸 양동근 피처링의 '해적', 미국 그룹 플립사이드(Flipsyde)의 멤버 데이브 로페즈(Dave Lopez)가 기타 연주자로 참여해 이미 팬들의 관심을 모은 '난 미쳤다'도 수록했다. 이 밖에도 '절망하지 맙시다'는 최자와 개코가 TV에서 이종격투기 선수인 추성훈 다큐멘터리를 본 후 감동을 기억해 만들었으며, 꿈을 향한 그의 열정에 찬사를 보낸 노래. 마치 한 편의 '록키' 영화를 보는 듯한 이 곡은 버블 시스터즈의 최아롬이 피처링에 참여했다. 멤버들은 "이 노래는 비단 추성훈 씨뿐 아니라 세상과 싸우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감동과 파이팅을 주는 노래"라고 소개했다. /연합뉴스

알반베르크현악사중주단 한국 고별공연

알반베르크현악사중주단의 이름 앞에는 늘 '이 시대 최고의 현악 사중주단'이라는 말이 따라다닌다. 정교한 테크닉과 완벽한 호흡이 이들의 무기다. 1970년 창단돼 이듬해 빈 콘체르트하우스에서 데뷔 공연을 가진 이들은 음악적 해석을 취할 때도 리더의 의견이 아닌 단원의 합의에 따라 결정한다. 2005년 타계한 원년멤버 토마스 카쿠스카는 팀 이름에 쇤베르크의 제자인 오스트리아 작곡가 알반 베르크(1885-1935)를 쓴 이유로 "낭만파 레퍼토리와 현대음악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 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의 레퍼토리는 낭만파 음악과 현대음악을 훨씬 넘어설 정도로 방대하다. 베토벤, 브람스, 바르토크, 베르크 등의 사중주를 전곡 녹음했고, 모차르트, 하이든, 드보르자크 등 현악사중주 작품 가운데서도 상당수를 음반으로 내놨다. 물론 볼프강 림, 슈니트케, 에리히 우르바너 등 현대작곡가의 수많은 음악들까지 헌정 받아 연주한 이들은 에디슨상, 그라모폰 어워드 등 30개가 넘는 국제 음반상을 휩쓸었다. 창단 후 몇 차례 멤버 교체를 겪었으나 1981년 비올라 주자로 원래 바이올리니스트였던 카쿠스카가 합류한 뒤 25년 동안 카쿠스카, 귄터 피클러, 게르하르트 슐츠(바이올린), 발렌틴 에르벤(첼로) 체제를 유지했다. 2005년 카쿠스카가 사망하자 그의 여제자인 아지벨 카리지우스가 대신 그 자리를 채웠다. 이들은 2007-2008 시즌을 끝으로 활동을 접는다. 31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는 국내에서 이들을 마지막으로 볼 수 있는 '고별연주회'가 마련된다. 하이든 현악사중주 27번 '태양', 볼프강 림 'Grave', 베토벤 현악사중주 13번 '대푸가'를 연주한다. 'Grave'는 세계적인 작곡가 볼프강 림이 전 멤버 카쿠스카를 추모하기 위해 작곡한 현악사중주곡이다. 4만-7만원. ☎02-580-1300. /연합뉴스

가요계에 부는 신개념 티저 마케팅

티저(Teaser) 광고. 대상물을 일정 기간 알리지 않은 채 소비자의 궁금증을 자극해 제품에 대한 관심으로 연결하는 광고를 일컫는다. 실제로 이러한 광고 기법은 최근 광고계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해 말과 올 초 선보인 '머스트 해브(Must Have)'와 '쇼(Show)' 광고다. 이 광고는 각각 Sky 휴대전화의 브랜드 슬로건과 KTF의 신개념 WCDMA(광대역 코드분할다중접속) 서비스에 대한 것으로 TV 등을 통해 대대적인 노출 공세를 벌였다. 광고계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굵직한 대형 프로젝트가 이 같은 방식으로 진행돼 하나의 중요한 트렌드를 형성하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이런 흐름이 최근 가요계에서도 중요한 경향으로 떠오르고 있다. 가요계에서도 예전부터 티저 마케팅이 시도됐으나, 요즘에는 대상에 대한 정보를 더욱 철저히 통제하고 있으며 마케팅 과정도 치밀해졌다. 일부는 웬만한 음반의 전체 제작비에 맞먹을 정도의 금액을 티저 마케팅 단계에 투입하는 물량 공세를 벌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MBC TV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으로 스타덤에 오른 정일우가 등장하는 연작 포스터와 영상이다. 지난달 말 서울과 수도권 번화가에 '오죽했으면'이라는 카피와 정일우의 사진 외에 아무 설명 없는 포스터가 등장했다. 이어 아역 스타 출신 백성현이 '그러니까'라는 카피와 함께 등장한 포스터가 추가로 선보였다. 9일부터는 정일우와 백성현을 비롯해 안길강, 김현성이 등장하는 느와르 분위기의 액션 영상이 역시 아무 설명 없이 엠넷닷컴, KMTV, MTV, etn 등 음악전문채널을 중심으로 방송되기 시작했다. 다른 가수들의 일반적인 티저 광고와는 달리 배경 음악이 거의 없어 정체 판단은 쉽지 않은 상황. 다만 이런 티저물이 음악전문채널을 통해 집중적으로 공개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수의 뮤직비디오일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정일우의 소속사 스타K는 "30만 장의 포스터가 배포됐고, 제작과 배포 비용을 합하면 포스터에만 1억 원 정도의 경비가 든 것으로 안다. 영상은 방송사 다섯 곳에서 하루 50여 회 나온다"면서도 티저의 정체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30만 장은 연예계의 포스터 홍보 물량으로는 역대 최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화 '미녀는 괴로워'의 마케팅을 담당한 심영 KM컬쳐 이사는 "통상 제작비 50억~60억 원 규모의 영화에 포스터 10만 장 정도를 배포한다"면서 "정우성, 이정재 주연의 영화 '태양은 없다'가 티저 포스터 30만 장을 배포했는데 그 경우가 최고 기록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티저 마케팅을 활용한 사례도 있다. 신인 가수 세이(Sei)다. 다만 이런 경우는 오프라인까지 연계한 정일우의 예보다는 적은 경비가 투입된다. 세이는 2월 '싸이월드 송 페스티벌'에서 금상을 수상한 경력에 힘입어 기획사와 전속계약을 맺었다. 이어 활동 이름을 세이로 바꾼 후 이미지와 영상으로 먼저 대중의 관심을 유도했다. 3월12일께는 20초짜리 이미지 동영상과 함께 세이의 로고를 담아 온라인에 노출했다. 촬영 현장을 배경으로 한 영상이지만 가수와 노래에 대한 정보는 없었다. 이어 3월22일께 세이의 얼굴과 함께 간단한 프로필과 음악의 일부를 공개했다. 하지만 이때도 상당수 네티즌은 이 영상이 가수에 관한 것인지조차 정확히 알지 못했다. 세이는 3월 말 음원과 함께 구체적인 신상을 공개하고 본격 활동에 나섰다. 치밀한 마케팅 덕분에 세이는 최근 한 포털 사이트에 개설한 '세이의 음악상자'에 무려 70만 명의 네티즌이 방문할 정도로 성공적으로 데뷔할 수 있게 됐다. 세이의 소속사 두리스타의 박행렬 대표는 "예전에도 티저 마케팅은 존재했지만 요즘은 인터넷과 연계해 더욱 창조적인 방식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 같다"면서 "특히 유망한 신인을 보유했지만 자금력이 충분하지 못한 기획사가 온라인에서 이 같은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인 배우 민효린의 가수 데뷔 과정도 정일우의 예에 앞서 시도된 비슷한 방식의 티저 마케팅이다. 배우 우리의 얼굴과 '언니'라는 카피 외에는 아무런 설명이 없는 포스터가 거리에 나붙었고, 이후 일러스트레이션을 활용한 2, 3차 포스터가 나온 뒤 정체가 공개됐다. 하지만 이 경우는 정체를 감춘 기간이 짧고 홍보 규모가 작아 폭발력이나 대중의 관심도가 정일우의 예에 크게 못 미친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한 가요 관계자는 "이미 1990년대 말 조성모를 시작으로 스카이 최진영 등 '얼굴 없는 가수-뮤비 공개 후 인기몰이-얼굴 공개'식의 티저 마케팅이 가요계에 유행하고 존재했지만 최근에는 아예 가수인지도 알 수 없을 정도로 강도 높은 티저 마케팅이 등장하고 있다"면서 "가요계에 닥친 불황으로 홍보나 바람몰이가 이전에 비해 어려워져 이를 극복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당신의 청춘은… 무사한가요?”

청춘의 이미지는 개인마다 다르다. 개인적으로는 늦은 봄인 5월에 만나는 연초록의 나뭇잎에서 청춘의 이미지를 본다. 여름의 작열하는 태양에 맞서는 진한 초록색의 억센 잎이 아닌 그 질감조차 여린 5월의 잎들. 싱그럽지만 아직 여물지 않아 폭풍우에 쉽게 쓸릴 것 같은 그것은 인간의 청춘의 시기와 닮아 있다. 또 한편의 청춘영화가 나왔다. ‘순수청춘열전’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관객과 만나는 노동석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제작 청년필름)이다. 맹렬한 싸움이라는 뜻의 열전(熱戰)이라는 말에서도 유추할 수 있듯 청춘의 아름다움보다는 그 이면의 치열함에 중심을 둔 영화다. 영화는 꿈조차 꿀 수 없는 두 청춘의 삶의 무게를 그렸다. 전작 ‘마이 제너레이션’으로 주목받은 노동석 감독은 이 영화에서도 꼼꼼한 연출력을 선보인다. 주연배우 유아인의 연기는 청춘(靑春)처럼 싱그럽다. 유약한 이미지와 자유로운 몸짓, 유아인은 청춘 그 자체다. 영화의 첫 장면 유아인이 또래들을 피해 달리는 모습에서도 청춘의 이미지가 뚝뚝 묻어난다. 기수 역의 김병석 또한 여물지는 않았지만 고뇌하는 청춘을 나름대로 무게 있는 연기로 소화했다. 비전문 배우의 연기로는 박수받을 만하다. 그러나 이런 구성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큰 힘을 발휘하지는 못한다. 무엇 때문일까?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에는 새로움이 없다. 어디에서 많이 본 듯한 청춘영화의 화면과 대사가 그곳에 있다. 그렇다고 공감을 충분히 이끌어낼 만큼의 리얼리티가 있는 것도 아니다. 노동석 감독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구성하는 장면, 장면에 방점을 찍지못했다. 대사·화면·소품 등이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만큼 하나가 되지 못했다는 얘기다. 모호함으로 관객의 감동과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연합뉴스

스칼릿 조핸슨-제시카 비엘 또 삼각관계?

친한 친구로 알려진 여배우 스칼릿 조핸슨과 제시카 비엘이 또 한 차례 한 남자를 사이에 둔 삼각관계에 빠진 것 같다고 할리우드닷컴이 9일 보도했다. 두 여배우 간의 삼각관계는 최근 조핸슨이 다른 친구들에게 배우 라이언 레이놀즈에게 반했다고 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을 모으게 됐다. 레이놀즈는 연초 함께 영화 '블레이드3'에서 공연한 비엘과 함께 로스앤젤레스의 한 레스토랑에서 껴안고 키스하는 모습이 목격돼 가십란을 장식했다. 하지만 비엘은 지금은 캐머런 디아즈의 전 애인인 가수 저스틴 팀버레이크와 화해를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조핸슨 또한 팀버레이크와 염문이 있었는데 조핸슨은 요즘 자신이 얼마나 레이놀즈에게 빠졌는지 사람들에게 알리는 데 정신이 없다는 것. 할리우드닷컴에 따르면 3일 뉴욕의 루이뷔통 행사에서 조핸슨이(22) 자신의 가족에게 지난 한 달 동안 데이트를 해온 레이놀즈(30)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이 사람들에게 목격됐는데, 한 목격자가 '인 터치 위클리' 잡지에 "조핸슨이 '레이놀즈가 훌륭한 작가이며 작가그룹에서 완전 빛이 나며 그가 쓴 시나리오는 놀랍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편 레이놀즈는 지난 2월 약혼자 알라니스 모리세티와 헤어졌으며, 조핸슨 역시 지난해 11월 배우 조시 하넷과 18개월간에 걸친 연인관계를 청산했다. /연합뉴스

올드 팝, 디지털 르네상스 맞아 화려하게 부활

지난 1950년대에 여러 히트곡들을 내놓았던 프랭키 아발론(66)은 비틀스의 등장과 함께 1959년 `비너스(Venus)'를 빌보드 차트 1위에 올린 것을 끝으로 로큰롤의 거센 파도에 파묻혔다. 그것으로 음악 인생이 끝난 것으로 여겼던 아발론이 이후 할 수 있었던 것은 영화에 간혹 출연하는 것이었다. 결국 그의 음반들은 레코드 가게에서도 할인 품목으로 격하됐고 라디오에서도 올드 팝으로 취급돼 어쩌다 트랜지스터 라디오 전파를 탈 뿐이었다. 그로부터 50여년이 흘러 골동품 가게에서도 그의 음반을 찾기 힘든 지금 아발론의 곡들은 디지털 르네상스를 맞아 부활했다. 애플이 운영하는 아이튠스나 리얼네트워크, 랩소디 등 온라인 음악 시장에서 그가 불렀던 노래들이 다운로드 되면서 그가 받는 로열티는 눈에 띄게 올라갔고 새로운 팬들이 형성됐다. 구세대 예술을 전공하는 크리스티나 그레코(24)양의 경우 1978년 아발론이 출연했던 영화 `그리스(Grease)'를 본뒤 그의 팬이 됐으며 이후 야후에서 아발론과 파비안 포르테, 보비 라이델 등 올드 팝 아티스트들의 팬을 규합해 활동하고 있다. 아발론은 "디지털 음악이 등장하기 전에는 내 음악을 찾아내기가 무척 힘들었다"며 "하지만 이제는 누구라도 나의 어떤 노래든 찾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아발론의 경우처럼 한동안 음악팬들의 뇌리에서 사라졌던 감미로운 추억의 노래들이 온라인 음악 시장의 활성화와 함께 부활해 새로운 인기를 얻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8일 보도했다. 음반 업계에 따르면 지금 세대의 뮤지션들이 내놓는 앨범의 판매량은 최근 수년 사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지만 출반된지 3년이 넘는 `카탈로그 앨범'들은 온라인에서 판매가 급증하고 있는데, 아발론과 같은 올드 팝 아티스트들의 곡은 지난해의 경우 2005년보다 무려 104.2%나 많은 신장세를 보였다. 즉, 온라인상에서 1 달러를 내고 마우스를 클릭해 간단히 곡을 내려받는 디지털 세대들은 시대와 장르를 뛰어넘어 취향에 맞는 음악을 마음껏 즐길 수 있게 됐고 그 결과 영원히 사라질 것 같았던 올드 팝들이 새 생명을 얻게 됐다는 것. 이처럼 옛날 노래들도 돈이 되자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에 있는 `디지털 뮤직 그룹'은 최근 챈슬러 레코즈사가 소유하고 있는 33만5천곡의 배급권을 따냈으며 1962년 리코딩된 클로딘 클라크의 앨범 `파티 라이츠(Party Lights)' 등 수십년 동안 창고에 처박혀 있던 앨범들이 디지털 파일로 재탄생해 온라인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과거 타워 레코드사에 근무하다 `디지털 뮤직 그룹'을 창업한 미치 쿨러리스 회장은 "대다수의 경우 여러 아티스트들이 내놓았던 작품들이 깊이 사장되어 있었지만 이제는 돈을 받고 팔려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활발히 활동하던 시절에도 거의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던 가수들의 노래들도 새롭게 조명돼 인기를 얻으면서 빠르게 팬을 확보하고 있는데, 예를 들어 랩소디에서 판매되는 음악 파일 가운데 상위 100위권 가수들의 노래가 차지하는 것은 불과 25%이다. 이는 일반 음반을 판매하는 매장에서 팔려나가는 음반들이 대부분 유명세를 타는 가수들의 것인 점과 대비된다. 1990년대말까지 `투 머치 조이(Too Much Joy)'라는 록그룹에서 활동하다 이제는 랩소디에서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팀 쿼크(42)의 경우도 전혀 기대치 않았던 로열티를 받고 있으며 최근에는 팬들을 위해 재결성 콘서트를 개최하기도 했다. 쿼크 부회장은 "매달 수표를 받는다는 것은 정말로 고무적인 일"이라고 말했고 1969년 `슈거 슈거(Sugar Sugar)'로 빌보드 차트 1위에 올랐던 그룹 아치스(Archies)'의 론 댄티는 "제2의 인생을 사는 것 같다"면서 2~3년 인기를 끌고는 그것으로 끝난 줄 알았던 노래들의 부활을 반겼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