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지, 부산 하수처리장서 뮤비촬영계획 취소(종합)

(부산=연합뉴스) 최근 활동을 재개한 가수 서태지가 부산에 있는 하수처리시설에서 뮤직비디오를 찍기로 했다 촬영장소와 일정이 공개되는 바람에 취소하는 해프닝이 빚어졌다. 4일 부산환경공단에 따르면 서태지의 새 뮤직비디오 촬영팀이 주말인 8∼9일 부산환경공단 산하 수영사업소(하수처리시설)에서 뮤직비디오를 촬영키로 했다. 촬영팀은 이에 앞서 2차례에 걸쳐 수영사업소를 방문했으며 새 뮤직비디오의 콘셉트와 특이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하수처리시설의 특성이 맞아 촬영지로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촬영은 대형 하수관로가 얽혀있는 연결통로인 지하 공동구와 하수슬러지를 최종적으로 처리하는 높이 30여m의 소화조, 외부 지상공간 등지에서 이뤄질 예정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촬영팀은 이날 중으로 최종 촬영 스케줄을 확정해 부산환경공단 측에 정식 공문으로 전달하고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서태지가 부산에서 뮤직비디오를 찍을 예정이라는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면서 촬영이 꼬이기 시작했다. 최근 부산영상위원회 홈페이지에 '서태지가 부산에서 뮤비를 찍는다'는 글이 올라오면서 서태지의 팬 카페는 촬영장소와 시간 등이 나와있는 글로 도배돼 버렸다. 부산환경공단 산하 수영사업소에도 3일 오후부터 문의전화가 폭주하기 시작, 4일에는 업무를 보기 힘들 정도로 전화가 끊이지 않았다. 최소 수천명의 팬들이 서태지와 뮤직비디오 촬영모습을 보기 위해 촬영현장을 찾을 것으로 예상되자 뮤직비디오 촬영팀은 물론 하수처리시설을 뮤직비디오 촬영장소로 제공할 예정이었 부산환경공단도 바짝 긴장했다. 급기야 이날 낮 뮤직비디오 촬영팀에서 부산환경공단 측에 촬영일정 취소를 통보하기에 이르렀다. 부산환경공단 관계자는 "뮤직비디오 촬영팀에서 '촬영일정이 미리 공개되는 바람에 팬들이 촬영현장으로 대거 몰려 원활한 촬영진행이 어려운 것은 물론 자칫 안전사고의 위험도 있어 촬영을 무기한 연기하거나 취소한다'고 알려왔다"라고 말했다.

김동완, 입대전 마지막 음반 '약속' 발표

(서울=연합뉴스) 그룹 신화 겸 솔로가수 김동완(29)이 입대 전 마지막 음반 '약속'을 4일 온라인에서 먼저 공개했다. 17일 충남 공주 32사단 훈련소에 입소하는 김동완이 입대 전 마음을 담은 음반에는 타이틀곡 '약속'과 '못잊어' 등 두곡의 신곡이 담겼다. 음반 발매는 7일이다. 소속사인 H2엔터테인먼트는 "김동완은 자신이 걸어온 10년의 시간을 돌아보고, 늘 함께 해준 팬들에게 고마움과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솔직한 작별의 말들을 싱글 음반에 담았다"고 말했다. 윤하와 듀엣으로 부른 '약속'은 바이브와 장혜진의 듀엣곡 '그 남자 그 여자'를 떠올리게 하는 발라드 곡. 히트 작사가 안영민이 쓴 노랫말에는 여전히 사랑하면서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어 이별하는 연인의 애절함이 담겨있다. 작곡가 강지원이 만든 '못잊어'는 잔잔한 피아노 선율에 쓸쓸하게 이어지는 김동완의 음색이 구슬프다. 또 다른 트랙에는 김동완이 팬들에게 전하는 내레이션이 담겼다. 김동완은 솔로 가수로 활동하며 두장의 정규 음반과 두장의 리패키지 음반을 발표했다. 9월에는 자신이 이름을 건 첫 단독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7일 KBS 2TV '뮤직뱅크'를 시작으로 지상파 방송 가요 프로그램 활동을 펼친다. 입대한 뒤 서울의 한 구청에서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한다.

인순이 "전문공연장, 대중가수 외면하지 마세요"

대한가수협회 송대관 회장 등 기자회견 참석 (서울=연합뉴스) "영화관에도 스크린쿼터가 있듯이 공연장도 1년에 얼마씩 대중 가수에게 문을 열어주는 방법은 어떨까요. 정확한 대관 심사 기준을 알지 못해 답답합니다. 그 무대에 서고 싶은 제 꿈을 이루고 싶어요."(인순이) 최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대관 심사에서 연속 탈락한 가수 인순이, 대한가수협회 송대관 회장, 한국연예제작자협회 안정대 회장 등의 대중음악 관계자들이 3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대중 가수를 외면하는 전문 공연장의 현실'이라는 주제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은 인순이가 올해 4월 있었던 30주년 기념 공연을 위한 대관 신청에서 탈락하고, 10월 다시 대관신청을 했다가 또 탈락하자 동료 대중음악인들이 함께 마련한 자리다. 이들은 "투쟁의 자리가 아니라 대중예술을 하나의 예술 장르로 인정해 줄 것을 요청하는 자리"라고 전제한 뒤 "예술의전당과 인순이의 문제가 아니라 보수적인 권위 의식을 타파하고 대중 가수의 권익을 보호하자는 취지"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인순이는 "왜 오페라극장을 고집하느냐"는 질문에 "예술의전당 앞을 지날 때마다 음향 시설이 좋고 짜임새 있는 오페라극장에 서고 싶었다"며 "그 희망 하나가 일을 크게 벌리게 됐다. 어떤 분들은 '약력에 추가할 의도아니냐'고 묻는데 그것도 맞다. 조용필 선배님이 그 무대에 섰는데 내 롤 모델의 뒤를 따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달 정확한 사유없이 경합에 의한 탈락이라고 적힌 팩스를 받았다"며 "공연장의 격에 맞도록 오케스트라와 뮤지컬 형식의 무대를 준비해 자료를 넣었다. 대관 심사의 정확한 원칙과 기준을 알 수 없다. 외국에서도 카네기 홀 등 훌륭한 극장에 섰는데 정작 국내에서는 대접을 못 받는다"고 아쉬워했다. 이에 인순이의 소속사 지앤지프로덕션의 음반부문장 황인영 씨는 "탈락 이유가 경합이라면 그 기준이 장르 때문인지, 대중 가수가 오페라극장에 서는 것이 부당하다고 생각한 건지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송대관 회장은 "나 역시 두달 전 내년 5월 예정으로 세종문화회관 대관 신청을 했는데 탈락했다"며 "내 뒤에 많은 후배들이 있기에 닫힌 문을 열어주는 역할을 하고 싶어 이 자리에 참석했다. 우리가 원하는 공연장에 서게 해달라고 호소하는 입장"이라고 마무리 했다.

박기영ㆍ호란 "음악에 대한 열정이 通했죠"

박기영 스페셜 음반서 호란과 '동행' 듀엣 (서울=연합뉴스) 서로 다른 이미지의 두 사람은 공통점이 많았다. 혼자 사는 집에 TV가 없고, 고양이를 두마리, 세마리씩 키운다. 올 봄 자신들의 얘기를 담은 책도 출간했다. 일본과 영국에서 각자 샀는데 우연히 똑같았다는 '골절 반지'는 마치 커플링같다. 가수 생활 10년이 된 싱어송라이터 박기영(31)과 밴드 클래지콰이와 이바디의 보컬 호란(본명 최수진ㆍ29)은 인터뷰 도중 공통점이 하나 둘 발견되자 "서로에게 길들여지고 있다"며 '깔깔' 댔다. 둘은 박기영의 스페셜 음반 '어쿠스틱+베스트'에서 듀엣곡 '동행'을 불렀다. 박기영이 호란을 염두에 두고 작곡했고 함께 노랫말을 붙였다. '동행'은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와 셀린 디옹의 듀엣곡 '텔 힘(Tell Him)'의 한국판 같다. 박기영은 호란을 '이쁜이'라고 호란은 박기영을 '언니'라고 부른다. 박기영이 옮겨 둘은 올해 같은 소속사(플럭서스) 식구가 됐다. 다음은 두 사람과의 인터뷰 내용. --닮은 점이 많아 의외인데. ▲음악에 대한 견해는 같지 않을 것이다. 삶과 음악의 길에서 열정을 품고 지향하는 바가 통하면 친구가 될 수 있다.(박기영, 이하 박) ▲처음에는 차이점이 훨씬 많았다. 그런데 우연히도 어쿠스틱한 질감의 음반을 올해 둘 다 냈다. 클래지콰이는 주로 전자 사운드, 4월 1집을 낸 이바디는 어쿠스틱한 음악이 담긴 내추럴 사운드를 지향한다. 언니와 추구하는 음악과 취향은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열정만은 통한다.(호란, 이하 호) --두 사람의 첫 인연은 언제인가. ▲2003년 여름 러브홀릭 콘서트를 봤다. 러브홀릭 소속사(플럭서스) 대표님이 학창 시절 교수였다. 교수님이 호란과 알렉스도 소개해주셨다. 호란이가 대충 인사하길래 처음에는 '저런 싸가지'라고 생각했다. 그해 겨울 러브홀릭, 클래지콰이 등과 술자리를 가지며 서로 호감을 갖게 됐다.(박) ▲처음에는 서로 잘 맞는 것 같지 않았다. 둘이 술 마시고 얘기하다보니 마음이 통했다.(호) ▲술 자리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는데 어느새 둘이 나란히 앉아있었다. 호란이가 뮤지컬 '포비든 플래닛(Forbidden Planet)' 오디션을 봤는데 떨어졌고 나중에 보니 내가 하고 있더라고 얘기했다. 갑자기 미안해졌다. 둘이 술집의 넓은 화장실에서 한 시간 동안 얘기했다.(박) --'우린 닮았다'는 느낌이 든 순간이 있나. ▲처음보다 공통점이 많아졌다. TV가 둘 다 없는 것, 처음에는 언니가 고양이를 기르지 않았는데 지금은 내가 세 마리, 언니가 두 마리를 키우고 있다.(호) ▲우연히 같은 반지를 끼고 있다. 호란이는 데뷔 전인 2003년 좋아하는 일본 뮤지션을 따라 반지를 샀고, 나는 2005년 영국 런던에서 반지를 샀는데 그때는 호란이가 그 반지를 끼고 있는지 몰랐다.(박) --언제 서로에게 의지가 되나. ▲2004년 겨울 새벽 1시 반에 호란이가 전화를 걸어 '언니~'하고는 한 템포를 쉬더라. 그래서 그 마음 안다고 얘기했다.(박) ▲클래지콰이로 데뷔하고 6개월 넘게 1집 활동을 하던 때다. 새로운 세상을 경험했을 때다. 스케줄을 마치고 운전을 하며 집으로 들어가면서 너무 힘든데 얘기할 곳이 없었다.(호) ▲난 5집 활동 때였다. 내 마음도 장난이 아니었기에 호란이의 마음을 알았다. 나도 스케줄을 마치고 집 입구에 들어섰을 때 호란이의 전화를 받았는데 엘리베이터를 타면 전화가 끊길까봐 추운데서 한시간 동안 전화한 기억이 난다. 나는 솔로 가수로, 호란이는 남자들 사이에서 일하면서 아무도 모르는 곳에 숨어버리고 싶은 그 마음을 알아 짠했다.(박) --'동행'을 함께 작업하고 부른 과정은. ▲곡을 쓰기 전부터 호란이 생각이 났다. 연락했더니 '좋은데? 그래'라고 바로 수락하더라. 맥주를 싸들고 호란이가 우리 집으로 왔고 '텔 힘'을 들으며 '이거'라고 생각했다.(박) ▲3일간 못 감은 머리에 모자를 눌러 쓴 채 갔다. 둘이 가사를 쓰면서 별 얘기를 다 했는데, '언니가 겪은 최악의 남자, 이별을 떠올려봐'라며 가사를 쓴 후 '죽인다'고 한참을 웃었다.(호) --올해 두 사람 모두 '박기영 씨, 산티아고에는 왜 가셨어요?'와 '호란의 다카포'를 출간했는데. ▲'가수 호란'이 궁금해 책을 살 거라고는 생각 안 했다. 그저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재미있는 책이 됐으면 했다. 연예인이 책을 낸다는 것은 작가들에게 새치기 같은 짓이다. 많은 재능있는 작가들은 기회가 없어 책을 내기 힘든데 나는 음악이라는 한 톨의 재능을 갖고 수월하게 책을 냈다. 가장 싫은 기사 헤드라인이 '작가 명함 추가요'였다. 이후 언니의 책에 내가 추천글을 썼다.(호) ▲이번 음반 재킷에도 내 음악과 연관된 무언가를 쓰고 있음을 암시하는 소설의 일부가 담겨있다. 두 남녀의 10년 간의 이야기를 소설로 쓰고 있는데 제일 앞의 한 장면을 재킷에 담았다.(박) --10년 된 박기영이 후배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내 코가 석자여서. 하하. 오히려 호란이는 내가 고민할 때 단칼에 방향을 제시해줘 언니 같을 때도 있다. 호란이는 자기가 언제 뭘 어떻게 해야할 지 정확하게 알고 있다. 똑똑한 뮤지션이다. ▲언니가 이번 음반을 혼자 만들어낸 건 대단하다. 질투도 났다. 히트곡을 리메이크하면서 전혀 다른 곡으로 편곡했는데 음악적인 발상과 시도가 신선했다.(호) --두 사람이 함께 음반 작업을 할 계획은. ▲'음반을 내볼까'라고 생각한다. 처음 만났을 때 가라오케에서 호란이가 사라 맥라클란의 '앤젤(Angel)'을 불렀는데 잘 하더라. 호란이는 곡에 대한 명석한 해석력과 좋은 목소리 톤을 갖고 있다. 같이 음악을 하게 되면 또 많은 얘기로 밤을 새울 것 같다.(박)

<새음반> 존 레전드 신작

(서울=연합뉴스) ▲지난해 그래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남자 R&B 보컬상 등 2개 부문을 수상한 존 레전드(John Legendㆍ30)가 신작 '이볼버'(Evolver)를 내놨다. 레전드는 '겟 리프티드'(Get Liftedㆍ2004년), '원스 어게인'(Once Againㆍ2006년) 등 단 두 장의 음반으로 R&B계의 정상급 스타로 발돋움했다. 감미로우면서도 깊이가 있는 목소리로 사랑받으며 '오디너리 피플'(Ordinary People), '소 하이'(So High), '세이브 룸'(Save Room) 등을 히트시켰다. 그는 힙합 스타 카니예 웨스트 등 거물급 스타들이 피처링 작업에 참여한 이번 음반에서도 세련된 R&B 음악을 선보인다. '노 어더 러브'(No Other Love)에서는 영국 솔의 여왕 에스텔과 호흡을 맞췄고, '잇츠 오버'(It's Over)에서는 카니예 웨스트와 함께 복고풍 펑키 음악을 시도했다. 아웃캐스트의 앙드레 3000이 참여한 '그린 라이트'(Green Light)는 첫 싱글로 발매됐으며 흥겨운 비트의 클럽 음악을 담았다. 버락 오바마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를 지지하는 곡으로 민주당 공식 캠페인 송으로 사용되는 '이프 유어 아웃 데어'(If You're Out There)도 실었다. ▲빌보드 싱글 차트 1위곡 '소 왓'(So What)이 담긴 미국 팝ㆍ록 가수 핑크(Pink)의 신작 '펀하우스'(Funhouse)가 국내 발매됐다. 2000년 데뷔 후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거침없는 메시지를 전해 온 핑크는 이번 음반에서도 힘있는 록비트에 흥미로운 경험담을 가미했다. '내 남편이랑 헤어졌어. 그 남자 어디에 있는지 몰라. 이제 남편 집세 안 내줘' 등의 가사로 전 남편 케리 하트와의 이야기를 담은 '소 왓'이 대표적이다. 또 '플리스 돈트 리브 미'(Please Don't Leave Me)에서는 패배감과 애원에 대한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나갔다. 그는 2001년 음반 '미스언다스투드'(Missundaztood)로 '저스트 라이크 어 필'(Just Like A Pill)을 히트시키며 1천600만 장의 판매고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번 앨범은 5번째 정규 음반이다. (사진설명=위부터 존 레전드 신작 표지, 핑크 신작 표지 <<소니뮤직 제공>>)

'1박2일' 강호동 "동생들 생각에 가끔 울어요"

(인제=연합뉴스) "'역시'라는 단어를 좋아해요. 씨름선수에게 최고의 찬사가 '역시'거든요. '역시 강호동'이요." 씨름선수 시절 항상 '역시 강호동'이었던 그가 지금 모래판이 아닌 곳에서 같은 말을 듣고 있다. KBS 2TV '해피선데이'의 '1박2일'을 이끌고 있으며 MBC '무릎팍 도사'와 SBS '스타킹' 등 지상파 방송 3사를 누비며 최고 MC로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평소 인터뷰를 꺼리는 것으로 알려진 강호동이 '1박2일'의 혹한기 대비캠프 현장인 강원도 인제에서 마음속 이야기를 진솔하게 털어놓았다. ◇"천하장사만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강호동은 아름다운 팔도강산을 배경으로 하는 '1박2일' 촬영 후 아내와 함께 같은 코스를 다시 여행할 정도로 가정적이고 여행을 '억수로' 좋아하는 남자이다. "집에서는 별명이 '인간 난로'인데 잘 챙겨주지 못해 항상 아내에게 미안하다"고 아내 사랑을 전하지만 이제 그는 아내 뿐만이 아니라 전 국민을 행복하게 해야 하는 위치에 올라있다. "나이가 들면서 나 자신도 웃을 일이 없어져요. 옛날에는 어떤 프로그램을 봐도 재미있었는데 점점 감성주의자에서 현실주의자로 변하면서 웃음이 줄어요. '1박2일'이 똘똘 뭉쳐 조금이라도 웃음을 드릴 수 있다면 보람이지요." 1993년 천하장사에서 개그맨으로 변신한 지도 벌써 15년이 지났다. 그리고 그 시간 동안 정상의 자리를 지켜온 강호동 고백은 계속된다. "방송 일은 할수록 어렵고, 어려워서 또 재미있어요. 옛날에는 내 위주로 살았고 나만 잘되면 되는 줄 알았어요. 씨름이 개인 종목이잖아요. 천하장사만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방송을 해보니 지금은 그게 아니에요. 예전에는 출연료만 많이 받고 나만 빛났으면 했어요. 뉴스를 봐도 안 좋은 일을 보면 내 일이 아니라서 다행이라 생각했고요. 이제는 국민 여러분을 가족처럼 생각하고 성과보다는 과정에 충실하고 싶어요." ◇"잊어야 새 아이디어가 나와요." '1박2일' 방송까지는 전국을 누비고 다니는 고된 촬영 과정이 따른다. "뱃멀미에는 장사가 없더라고요. 배를 타는 섬 촬영이 가장 힘들었고요. 그런데 아무리 힘들어도 상황에 따라 달라요. 백령도 촬영에서는 30시간을 촬영하면서 축구도 하고 해병대 병사들과 씨름도 하면 체력이 바닥났지요. 그런 날은 자는 게 아니고 기절하는데, 공기가 좋고 맑아서인지 2-3시간만 자도 거뜬해요." '1박2일' 촬영 중 가장 기억나는 곳을 물었더니 의외의 대답이 먼저 돌아온다. "어제 했던 것을 빨리 잊어버리는 것도 재능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다른 데 적응이 안 돼요. '무릎팍도사'도 1주일 동안 자료를 봐야 되고요. '1박2일'도 체력적으로 에너지를 많이 쏟고요. 잊어버려야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와요. 그래서 '1박2일'에서 기억나는 곳은 어려운 질문입니다." 하지만 멤버들과 곳곳에서 함께 한 가슴 벅찬 경험들이 쉽게 잊힐 리가 없다. "물론 민족의 영산 백두산 천지도 기억에 남고 윤동주 시인의 생가가 있는 용정에서 동포들과 함께한 콘서트도 기억나고요. 병사들과 씨름을 했던 백령도도 기억나고요. 십몇 년 만에 샅바를 잡았는데 이기는 게 정답인가 고민했어요." 당시 강호동은 쇠도 씹어먹을 듯한 해병대 장정 6병을 씨름으로 물리쳐 여전한 힘을 과시했다. ◇"멤버들 생각에 가끔 울어요." '1박2일'은 천하의 강호동도 울린다. 프로그램을 함께하면서 동고동락하는 동생들 때문이다. "가식이 아니고 이렇게 뛰어난 재능을 가진 사람들과 파트너가 돼 같이 방송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해요. 맨정신에는 아니지만 술 한잔 먹으면 그런 뛰어난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과대포장된 강호동을 따른다는 게 고맙고, 이런 동생들을 두고 있다는 게 짜릿하고 눈물이 나죠." 멤버들 모두 강호동을 100% 믿고 따르지만 정작 강호동은 재능 있는 동생들을 높이 산다. "어릴 때부터 예능을 전문적으로 하지 않아서 기초를 갖춘 사람이 제일 두려워요. 씨름은 기초가 완벽하지만 저는 방송은 열심히 하고 싶어도 기초가 없잖아요. 이제 15년을 했으니 간혹 걸리는 웃음도 있지만 기초는 제 콤플렉스에요." 천하장사 출신 강호동에게 이제 방송은 개인종목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하는 단체 종목이다. '1박2일'은 대본이 없지만 강호동은 카메라 앞에서 제작진을 믿고 마음껏 끼를 펼친다. "홈런을 치고 싶은데 삼진을 두려워하면 안 되죠. 홈런을 치려고 과감하게 풀스윙을 하다 보면 좌절할 때도 있지만 제작진을 믿고 나가야죠." 물론 그가 '풀스윙'으로 홈런을 치기까지는 수많은 고민과 연습 과정이 숨어있다. "백두장사 대회 때는 정확히 1주일 전부터 소화가 안 돼요. 천하장사는 보름 전부터 그래요. 잘하고 싶고 쟁취하고 싶으니까요. 프로그램은 더 심하죠. 잠을 설치고 고민하게 되고요. 그런데 고민하면 그만큼 성과가 있더라고요."

헌재 "비디오물 등급 분류 보류는 위헌"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자료) 영화ㆍ음반ㆍTV방송광고 검열과 같은 맥락 (서울=연합뉴스) 영상물등급위원회가 비디오물의 선정성ㆍ폭력성 등을 이유로 등급분류를 보류해 유통을 금지하는 제도는 `사전검열'에 해당되기 때문에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다. 헌재 전원재판부는 서울행정법원이 구 음반ㆍ비디오물 및 게임물에 관한 법률 가운데 등급분류 보류제도(제20조 제4항)에 대해 제청한 위헌법률심판 사건에 대해 헌법에 어긋난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2일 밝혔다. 이모씨는 비디오물을 직접 제작ㆍ감독했는데 영상물등급위원회는 음란성을 문제 삼아 2002년 10월 열흘간 등급분류 보류결정을 했고 2003년 3월 재심사에서도 석 달간 보류결정을 내리자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낸 후 위헌심판제청을 신청했다. 구 음반ㆍ비디오물 및 게임물 법은 영상물등급위원회가 등급분류를 할 때 폭력성ㆍ선정성 등이 인정될 때 충분한 내용검토를 위해 3개월 이내의 기간을 정해 등급분류를 보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헌법은 국민이 언론ㆍ출판의 자유를 갖는다고 규정하면서 언론ㆍ출판에 대한 검열을 금지하고 있는데, 여기서 말하는 검열은 실질적으로 행정권이 주체가 돼 사상이나 의견 등이 발표되기 전 이를 심사ㆍ선별해 억제하는 제도를 뜻한다"고 전제했다. 이어 "영상물등급위원회는 대통령이 위원을 위촉하고 운영경비를 국고에서 보조하며 등급보류의 횟수제한이 없어 무한정 미룰 수 있다"며 "따라서 등급분류 보류는 실질적으로 행정기관에 의한 검열에 해당하기 때문에 언론ㆍ출판의 자유를 명시하고 있는 헌법에 위반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헌재는 `행정기관'이 주체가 돼 언론ㆍ출판에 대해 허가나 검열에 나서는 행위는 헌법에 어긋난다는 취지를 한결같이 유지하며 1996년 각각 영화와 음반, 올해 6월에는 TV방송광고에 대한 사전심의제도에 대해 위헌결정을 내렸었다. 또 7월에는 영화 등급분류시 `제한상영가' 등급기준을 규정한 법률조항이 너무 모호하다는 이유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는 등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존중하는 결정을 내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