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팝의 제왕' 오아시스, 3년 만에 내한공연

(서울=연합뉴스) '브릿팝의 제왕'으로 꼽히는 영국 록 밴드 오아시스(Oasis)가 4월1일 오후 8시30분 서울 올림픽공원 내 체조경기장에서 3년 만에 내한공연을 펼친다. 노엘(기타)ㆍ리암(보컬) 갤러거 형제가 이끄는 이들은 1991년 결성 후 정규 음반 7장 모두를 영국 차트 1위에 랭크시킨 당대의 슈퍼스타다. 총 6천만 장 이상의 음반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으며 높은 인기 덕분에 '영국 최고의 국민 밴드'로 통한다. 또 이들은 무려 5회나 브릿어워드를 수상했며 Q어워드 9회, MTV 유럽 어워드 4회를 수상하는 등 평단에서도 음악성을 인정받았다. 이들은 '라이브 포에버'(Live Forever), '원더월'(Wonderwall), '돈트 룩 백 인 앵거'(Don't Look Back In Anger) 등 숱한 '록의 찬가'를 만들어냈다. 비틀스, 퀸 등 영국의 전설적인 록그룹의 맥을 잇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5년 6집을 발표하고 나서 2006년 2월 첫 내한공연을 펼쳤다. 당시 5천600여 객석을 완전 매진시킨 후 열띤 공연을 펼쳐 화제를 모았다. 이번 공연은 지난해 신작 '디그 아웃 유어 솔'(Dig Out Your Soul)을 발매한 기념으로 마련했다. 이들은 유럽, 미국, 아시아 등을 도는 대규모 월드투어를 펼칠 예정이며 7만5천석짜리 영국 웸블리 스타디움 3회 공연과 일본 공연을 일찌감치 매진시켰다. 국내 티켓 판매는 15일 오후 4시부터 시작된다. 관람료는 5만5천~8만8천 원.☎1544-1555

박진영 "비ㆍ원더걸스 상반된 이미지로 성공"

(서울=연합뉴스) "프로듀서란 비, 원더걸스, god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를 만드는 일이에요. 음악에 국한된 얘기가 아니라 이미지는 먼저 사람에게서 찾아야 하고 일관성을 통해 만들어지죠. 이 일관성을 대중에게 각인시켜야 해요" 가수 겸 프로듀서 박진영(37)이 3일 오후 서울 논현동의 한 아트홀에서 '프로듀서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특별 강연을 펼쳤다. 이 강연은 실용음악학원 K-Note를 개원한 작곡가 김형석이 학원 수강생 및 일반인을 대상으로 마련한 자리. 김형석은 연세대학교 학생 박진영이 1992년 대중음악계에 입문할 당시 음악 스승으로 잘 알려져 있다. 박진영은 자신이 키운 그룹 god, 비, 그룹 원더걸스 등을 사례로 들며 프로듀싱 비법을 전수했고 미래 대중음악인의 꿈을 키우는 200명의 방청객들은 귀담아 들으며 여러차례 박수를 쳤다. 박진영은 "이미지라는 걸 처음 적용한 게 god 였다"며 "다섯 멤버를 일산 숙소에서 보니 너무 스타가 아니더라. 이들에게서 떠오르는 이미지가 흰밥, 쌀밥이었다. 밥 없으면 못 살지 않나. 따뜻하고 친근한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어머니와 아이'를 떠올려 노래는 '어머님께'를 부르고, 방송은 아이를 키우는 '육아일기'를 시켰다"고 말했다. 비와 원더걸스는 반대되는 이미지를 통해 스타로 성장시킬 수 있었다고 했다. "비는 우리 기획사 가수 중 처음 스타처럼 보이는 멋있는 친구였어요. 음악은 얼마든지 대중적으로 만들 수 있었지만 노래가 히트 못해도 '이 친구가 어떻게 하면 멋있어 보일까, 사람이 빛날까'에 초첨을 맞췄죠. 이미지의 포커스는 별이었고 음악, 의상, 춤 모두 쉽게 따라할 수 없도록 어렵게 만들었어요. 비는 2004년 '잇츠 레이닝(It's Raining)'으로 가요대상을 받았는데, 노래는 아무도 못 따라불렀지만 사람이 빛나서 받은 상입니다" 또 "비는 머리가 좋지만 쓸 때와 안 쓸 때를 잘 알았다"며 "칭찬하면 거만해질까봐 기획사 가수 중 처음으로 내가 못 되게 굴었는데 머리를 안 쓰고 요령도 안 피우고 죽도록 연습하더라. 남자 대 남자로 봐도 사람이 멋있다"고 칭찬했다. 반대로 "원더걸스는 누가 봐도 귀엽고 사랑스럽다"며 "그래서 노래와 춤 모두 쉽게 따라부르고 출 수 있도록 만들었고 덕택에 '국민 여동생'이 될 수 있었다. 미국에서 와 녹음실에 있으면 스케줄을 마친 원더걸스가 찾아와 '보고싶었다'고 말하는데, 그 한 마디에 모든 피로가 녹아내린다"며 웃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음악보다 사람에 관심이 많다"며 "가수를 뽑을 때도 노래, 춤 재능보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뽑는다. 내 눈에 예쁘면 대중의 눈에도 결국 예뻐보이나 보더라"며 음악에 앞서 사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FT아일랜드의 성장이 돋보인 새해 첫 콘서트

(연합뉴스) '거침없는 질주' 고교생 밴드 FT아일랜드가 2009년 새해를 힘차게 출발했다. 지난해 12월에 선보인 세 번째 싱글 '더 원(The One)'이 발매 당일 오리콘 차트 9위에 오르며 동방신기, SS501, 빅뱅 등에 이어 한국 아이돌의 오리콘 강세를 이어간 FT아일랜드는 2일 도쿄돔시티의 JCB홀에서 '2008년 새봄 콘서트 My First Dream'을 열고 인기몰이에 박차를 가했다. 한류 아티스트로서는 2009년 첫 테이프를 끊은 이날 공연은 히트곡 '너를 사랑해'와 '트레인(Train)'으로 화려하게 막을 열었다. 고교생 미소년 밴드 FT아일랜드는 해를 넘기면서 이홍기, 오원빈, 최종훈이 대학 새내기로 출발할 예정이라 이날 콘서트에서 멤버들은 '소년에서 청년으로' 더욱 성장한 모습을 통해 타이틀처럼 팬들과 함께 새해의 부푼 '첫꿈'을 나눠 가졌다. 지난해 일본에서 라이브하우스 투어와 단독공연 등을 통해 다진 실력은 무대에서 유감없이 발휘됐다. 더욱 세련되고 힘이 붙은 연주는 멤버들의 다져진 보컬과 어울려 시종 분위기를 이끌었다. 최종훈의 어쿠스틱 기타 반주에 맞춰 오원빈의 부드러운 목소리로 시작된 '올웨이즈 비 마인(Always Be Mine)'을 이어받아 이홍기가 호소력을 더해 팬들을 매료시키기도 했다. 이어 히트곡 '사랑하는 방법을 몰라서'를 최종훈의 피아노 선율에 이재진이 짙은 감성으로 멋지게 소화해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지난해 4월부터 석달간 일본에서 음악 공부와 앨범 녹음을 병행했던 FT아일랜드는 유창한 일본어로 팬들과도 교감했다. KBS 일일시트콤 '못 말리는 결혼'을 통해 연기자로서도 좋은 평가를 받은 이재진은 "일본에 와서 팬들로부터 용기와 사랑을 받아 무척 기쁘다"며 "좋은 음악과 훌륭한 가수가 많이 있는데, 정말 작은 존재라는 걸 깨달으면서 성장했다. 우리는 음악에 푹 빠지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민환은 "지난해 3개월간 유학한 일이 기억에 남는다. 힘들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아직 어린애 같았다. 일본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유학생들에게 정말 미안하다. 앞으로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아울러 올해 대학 신입생이 되는 세 명의 멤버도 소감을 밝혔다. 먼저 이홍기는 "그동안 많이 놀았는데, 대학에 들어가면 공부를 열심히 하고 싶다. 거짓말이 아니다"고 했다. 이어 오원빈은 "기회가 있으면 일본의 대학교에 다니고 싶다. 음악공부도 진지하게 하고 싶다"고 하자 최종훈 또한 "고교를 졸업해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싶다. 대학생활이 기대된다"며 각각 새내기 대학생활의 포부를 말했다. 끝으로 오리콘 9위에 오른 '더 원'에 이어 지난해 데뷔 미니앨범 수록곡인 '소요기'와 '프렌드쉽'으로 새봄 콘서트는 막을 내렸지만, 팬들은 지칠 줄 모르는 박수와 함성으로 멤버들이 다시 등장하기만을 기다렸다. 앙코르 무대의 'FT아일랜드' '프리마돈나' 등 3곡을 포함해 모두 20곡을 소화한 이들은 공연 후에는 곧바로 참가자 전원과 힘찬 하이파이브로 감사의 뜻을 전달했으며, 이 자리에서 지난해 첫 라이브 실황을 담은 DVD 출시에 맞춰 다음달 11일 다시 일본을 찾겠다고 깜짝 뉴스를 직접 발표해 행사장 가득 함성이 터지게 하기도 했다. 특히 이날 공연에서 지난 연말 감기와 과로로 입원했던 보컬 이홍기는 팬들의 걱정 속에 마지막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무대를 지키며 준비한 곡들을 소화해 큰 박수를 받았다. 또한, 팬들에게는 이날 공연이 FT아일랜드의 새로운 가능성과 매력을 발견한 값진 새해 첫 선물이었으며, 멤버들로서도 '무한도전'이 아닌 자신감으로 이어진 힘찬 첫 출발이기도 했다. 한편, 콘서트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홍기는 "졸업 후 라이브클럽에 가서 외국 밴드의 공연 등을 직접 보고 싶다"고 했으며 최종훈은 "대학에 가서 새로운 친구도 사귀고 고등학교 때 못했던 공부를 조금씩 해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오원빈은 "여행을 가 보고 싶고, 못해 봤던 여러 가지에 도전하고 싶다. 특히, 새로운 음악들과 만나 보고 싶다"는 말로 '미소년'에서 '청년'으로의 꿈을 각각 밝혔다. 또한, 이재진은 "해도 바뀌었는데, 오늘 콘서트에서 더욱 성장한 모습과 멋진 무대를 보여주려고 많이 준비했다. 보컬을 강화해 다른 멤버들의 숨은 실력을 보면 놀랄 것이다"며 자신감을 보였으며, 최민환은 "새봄 KBS1 일일극 '집으로 가는 길'에 출연해 연기자로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라고 일본 취재진에게 공개했다.

히사이시 조 "미야자키 작품때는 수험생 기분"

'벼랑 위의 포뇨' O.S.T 담당 (서울=연합뉴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을 할 때면 늘 진짜 승부를 하는 자세로 임합니다."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이웃집 토토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천공의 성 라퓨타' 등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은 동심을 자극하는 스토리와 순수한 느낌의 영상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어 왔다. 그의 애니메이션을 언급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이가 있다. 25년 동안 미야자키 감독 작품의 음악을 담당한 히사이시 조(58)다. 일본에서 1천200만 관객을 동원한 최근 흥행작 '벼랑 위의 포뇨'도 마찬가지다. 히사이시는 이 영화의 모든 삽입곡을 맡아 관객의 귀를 즐겁게 했다. "감독께서 '아이는 물론 어른도 흥얼거릴 수 있는 곡을 만들어 달라'고 주문하셨지요. '이웃집 토토로'의 오프닝 곡인 '산책' 때와 같은 요청이었어요. 저는 우선 아주 간단하고 쉬운 메인 테마의 멜로디를 완성시켰습니다. 그리고 편곡을 철저하게 바꿔가며 여러 다양성을 시도했습니다." 이어 그는 "주제가의 멜로디는 처음 음악 미팅을 할 때 머리 속에서 떠올랐다"며 "그 후 수개월 동안 다른 멜로디를 연구했지만 결국 처음 멜로디 밖에 없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작곡 과정의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벼랑 위의 포뇨'는 5살짜리 소년 소스케와 인간이 되고 싶어 하는 물고기 소녀 포뇨의 이야기를 담았다. 둘은 손으로 그린 따뜻한 느낌의 원화를 배경으로 아름다운 사랑을 엮어 간다. "영화음악은 등장인물의 감정이 동요하는 장면에 종종 이용됩니다. 하지만 이 작품의 주인공은 감정적으로 전혀 동요하지 않아요. 그래서 감정의 변화보다는 주인공의 '기분' 같은 것을 음악으로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이런 섬세한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그는 대규모 오케스트라를 동원했고 남녀 혼성 코러스도 도입했다. 음반은 일본 오리콘 주간 차트에서 3위에 올랐고, 주제가는 오리콘 일일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며 흥행에서도 성공했다. 또 중년 가수 후지오카 후지마키와 아동극단 소속 아역 배우 오하시 노조미는 동명의 주제가를 일본어와 한국어로 동시에 불러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부를 노래를 제작하기 때문에 노래를 아주 잘하는 프로 가수는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후지오카의 목소리에 녹아있는 친근함에 주목했습니다." 히사이시가 미야자키 감독과 함께 일한 것은 1984년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부터다. 이후 25년 동안 함께 일하면서 9편의 애니메이션을 만들어냈다. "매번 데모 음악을 갖고 미야자키 감독의 지브리 스튜디오로 미팅하러 갈 때면 수험생이 된 느낌이 들어요.(웃음) 미야자키 감독은 제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감독이며, 지브리의 작품은 제 음악인생 자체라고 생각합니다." 두 사람은 항상 '이미지 앨범'을 제작하면서 공동 작업을 시작한다. 이미지 앨범은 본편의 삽입곡을 제작하기에 앞서 만든 '스케치 형태의 악곡집'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미야자키 감독은 이미지 앨범을 들으면서 스토리를 갈고 닦고 콘티를 그리기 시작한다"며 "나는 세계적인 거장인 미야자키 감독의 명성에 걸맞은 음악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만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웃집 토토로'의 '산책' 등은 '노래의 본질'에 대한 미야자키 감독과 나의 집착이 반영된 곡"이라며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음악은 중량감 있는 오케스트라와 아시아 민속 음악이 융합됐다"고 설명했다. 히사이시는 2005년 한국에서 그의 영화음악을 테마로 한 공연을 펼친 바 있다. "당시 공연이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한국 팬의 열기는 정말로 대단했어요. 가까운 시일 내에 한국 팬을 만나 공연하고 싶습니다."

보아 "美 'MTV 어워드' 쇼 출연이 꿈이죠"

상반기 1집 발표 "미국 신인처럼 단계 밟겠다" (서울=연합뉴스) "'핫 100', '빌보드 200' 같은 빌보드 메인 차트에 오르려면 많은 단계가 필요해요. 미국은 생각처럼 바로 1위에 오를 수 있는 시장이 아닙니다. 일본에서도 1년 여의 시간이 흘러 오리콘차트 1위를 했잖아요." 2008년 10월22일 싱글곡 '잇 유 업(Eat You Up)'으로 미국 팝시장에 데뷔한 보아(본명 권보아ㆍ23)가 로스앤젤레스에 체류하던 중 SBS '가요대전' 출연 등을 위해 국내에 일시 귀국, 최근 인터뷰를 가졌다. 리버스 비트의 댄스곡 '잇 유 업'은 현재 빌보드의 장르별 차트인 '핫 댄스 클럽 플레이' 차트 15위에 올라 순항 중이지만 일부에서는 빌보드의 메인 차트가 아니라며 저평가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런 지적에 보아는 "미국은 일본 음악 시장보다 몇십배나 더 커 시간 투자가 필요하다"며 "3년을 내다보고 미국의 신인처럼 단계를 밟고 있다. '핫 댄스 클럽 플레이' 차트에서 좋은 성적을 내 메인 차트에 진입하는 게 목표다. 또 집에서 시청하던 MTV 어워드 쇼에도 출연하고 싶다. 지켜봐달라"고 당부부터 했다. 2000년 중학생 나이에 데뷔한 보아는 2001년 일본으로 건너가 대형 음반사 에이벡스의 현지화 전략을 통해 NHK 연말축제 '홍백가합전'에 6회 연속 출연하는 등 J-POP 시장 정상에 올랐다. 미국 시장에 도전하면서 또다시 신인이 됐다. '아시아의 별' 보아라는 타이틀을 버리고 밑바닥부터 시작하는 외로운 싸움이 또 시작된 것이다. 그는 2개월 간 미국 활동을 하며 한국, 일본과 다른 음악 홍보 방식을 경험했다. '로마에 가면 로마의 법을 따르라'는 말처럼 현지에 맞는 음악과 프로모션 방법에 맞추고 있다는 것. "미국은 음악 프로그램이 거의 없어 라디오 방송국의 힘이 크고 클럽에서 음악 플레이 횟수가 빌보드에 큰 영향을 줘 중요한 홍보의 장이에요. 클럽에 직접 가서 제 음악이 나올 때 유명 DJ의 소개를 받아 손님들 앞에서 인사하고 노래 소개도 했죠.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어요." 2008년 12월 초 미국 MTV 스페셜 프로그램 '보아 라이브 인 뉴욕'에 출연해 공연 실황이 뉴욕 타임스퀘어 중심에 위치한 MTV 초대형 HD 전광판에 나온 순간도 잊을 수 없다. "떨리지는 않았는데 리허설 때 스튜디오의 맞은 편 전광판에 제 모습이 보였죠. 어찌나 신기하던지…." 우타다 히카루, 코코리 등 아시아권 대형 가수들이 미국 시장에서 성공하지 못한 것처럼 체구가 작은 동양인 소녀 보아의 앞길도 탄탄대로는 아닐 터. 그는 "섹시미가 아니라 남성들이 출 법한 안무를 작은 체구의 여자 아이가 파워풀하게 소화하는 모습에 놀라더라"고 했다. 영어로 인터뷰를 해야하는 등 스트레스도 있다. "아직은 완벽한 의사소통에 문제가 좀 있죠. 하하. 제가 데뷔 전 중학교 과정으로 외국인 학교에 다니다가 일본에 가서 영어 쓸 일이 8년간 없었어요. 미국 진출이 정해진 후 본격적으로 한 게 1년 좀 넘어요. 언어가 하루 이틀에 되는 게 아니니 조급하게 생각 안하고 노력하고 있어요." 비욘세, 저스틴 팀버레이크, 어셔 등 유명 팝스타들의 매니지먼트와 음반 제작을 담당했던 맥스 구스와 손잡은 보아는 2009년 상반기 정규 1집을 내고 정식 데뷔한다. 현재 크리스 브라운, 리아나, 어셔 등 유명 팝 스타들의 프로듀서인 브라이언 케네디, 션 가렛과 녹음 작업을 하며 로스앤젤레스와 애틀랜타를 오가고 있다. 1집에 수록될 '룩 후스 토킹(Look who's talking)'은 이미 공개됐다. "1집은 클럽에서 어필할 어반 장르의 곡들로 채워져요. 비트가 강한 댄스곡이 많죠. 이런 곡들이 팝 시장의 음악차트를 석권하고 있어요. 무엇보다 제가 듣던 팝을 프로듀싱한 분들과 작업할 수 있어 꿈 같아요. 제 퀄리티가 향상되는 과정이니 작업하는 하루 하루가 굉장히 행복해요." 새삼 한국, 일본, 미국 음악의 차이점도 느끼고 있다. 보아는 "요즘 팝 시장에서는 '반복'이 대세이고 보코더(음성을 전기적으로 분석ㆍ합성하는 장치)를 이용해 목소리를 하나의 악기처럼 활용해 신선하다"며 "일본 노래는 멜로디와 가사가 중심인데, 한국 노래는 멜로디가 있으면서 비트도 강해 복합적인 스타일이다. 각국에서 음반을 내며 다르게 표현하는 게 재미있다"고 말했다. 결과에 대한 두려움은 없을까. 또 실패할 때를 대비한 '플랜 B'가 있느냐고 묻자 "결코 한국과 일본 시장을 버리고 간 것이 아니다. 시간을 쪼개 활동하는 것"이라며 웃는다. "엔터테인먼트 분야는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것도 있고, 예상하지 못한 히트가 있는 변수가 많은 곳이죠. 후회하지 않을 만큼 노력했는데 결과가 저조하면 어쩔 수 없어요. 하지만 주어진 시간에 열심히 하고 싶고 배우는게 있다면 시간이 아깝지 않을 것 같아요." 더불어 그는 "아직 한계를 느끼기에도, 가능성에 확신을 갖기에도 성급하다"며 "다만 가능성이 없었다면 유명 프로듀서, 마케팅 담당자들이 일을 같이 안 해 줬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009년으로 보아는 23살이다. 30~40대에도 라이브로 노래하며 역동적인 춤을 소화하는 퍼포머로 활동할 수 있을 것 같냐고 물었다. "라이브를 하며 퍼포먼스를 하는 이 직업 자체가 힘들어요. 몇년 전 일본 도쿄돔에서 마돈나 콘서트를 봤는데 왠지 저도 저렇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50대에도 저런 퍼포먼스를 하고 있지 않을까'라고요." 10대, 20대 초반 또래만이 겪는 경험을 못한 아쉬움도 솔직히 있다고 한다. "중학교 1학년 때부터 학교를 안 다녔잖아요. 검정고시를 통해 대입 자격은 있어요. 심리학 공부를 해보고 싶어요. 연예계에 안 좋은 일들이 많았는데 우울증은 누구나 갖고 있잖아요. 저 역시 객지 생활을 많이 했고 가족과 시간을 못 보내 외로울 때 투정 부릴 사람이 많지 않은 게 힘들어요. 심리학 공부를 하면 '왜 그런 심리가 생길까' 알 수 있고 다른 사람들에게 조언도 해주고 싶어요" 보아는 2009년 계획도 이미 잡았다. 상반기 미국에서 1집을 내면 군대 간 남자친구처럼 기다려준 팬클럽 '점핑 보아'를 위해서라도 잠시 국내 활동을 할 계획이다. 일본에서는 2월 새 싱글, 3월 베스트 음반이 발매될 예정이다. 3개국 활동을 다른 언어로 하려다보니 "몸보다 머리가 힘들다"고 다시 웃는다. "기축년(己丑年)에는 더 정신없는 한해가 될 것 같아요. 어렵겠지만 꼿꼿이 잘 견디며 다시 시작하는 자세를 가지려고요."

케이 윌 "대성이 덕에 제 얼굴 친숙해졌죠"

디지털 싱글 '러브 119' 발표해 인기 (서울=연합뉴스) "빅뱅 대성이가 제 얼굴을 국민들에게 친숙하게 만들어줬어요." 케이 윌(본명 김형수ㆍ27)은 요즘 대성이와 닮았다는 말을 곧잘 듣는다. 작지만 웃음이 가득한 눈, 가무잡잡한 피부, 도톰한 입술이 쏙 빼닮았다. 지난해 3월 박진영이 작사ㆍ작곡한 1집 타이틀곡 '왼쪽 가슴'으로 히트했던 그는 1년9개월 만에 디지털 싱글 '러브 119'로 복귀했다. 그 사이 그는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졌고 빅뱅은 대형 스타로 성장했다. 다행히 MC몽이 피처링한 '러브 119'는 30일 싸이월드 뮤직 2위, 멜론 2위, 도시락 7위 등 각종 차트에서 높은 순위를 차지하며 빠른 상승세다. 케이 윌에게 올해는 힘든 일이 잇따랐다. 신보 발매가 늦어지며 불안해지자 다시 공격적으로 변하는 자신을 발견했다. 솔직히 가수를 그만 둘 생각도 했다. "1집을 내기까지 5년의 트레이닝 기간을 거쳐 1집 활동을 끝내면 바로 2집 고민을 할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올해 초 나올 새 음반이 미뤄지면서 불안해졌죠. 7월 서태지의 음반이 나오고 8월 올림픽이 끝나고 아예 발매 시기를 넘겨버렸어요. 데뷔하기 전 고민을 또다시 하게 될 줄 몰랐어요." 그는 "행복하려고 음악을 선택했기에 '지금의 나는 행복한가'라고 자문했다"며 "돌이켜보니 데뷔 전 연습생 때가 가장 행복했다. 초심을 찾게 되자 가수가 된 데 대한 후회도 사라졌다"고 고백했다. 가수가 된 것은 유명 작곡가 박창현 씨와의 인연에서 비롯됐다. 이승환이 세운 드림팩토리 오디션에 2000년 합격했고 그 기획사 작곡가이던 박씨 밑에서 트레이닝을 드문드문 받았다. 2002년 현역으로 입대했다가 어깨 탈골 판정을 받아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했고 이 시기 틈틈이 데모곡 녹음을 하며 가수가 될 초석을 쌓았다. "저의 유일한 음악적 끈이던 창현이 형이 입대 전 '가수를 하지 말라'고 했어요. 그런데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하면서 형을 다시 찾아가자 같이 해보자고 했죠. 이때부터 형이 작곡해 히트한 노래 80~90%의 가이드 녹음을 제가 했어요. 플라이투더스카이의 '미싱 유(Missisng You)', 동방신기의 '허그(Hug)'도 그중 하나죠. 이 시기 제1집 프로듀서였던 방시혁 형도 만났고요." 1집 수록곡과 비교했을 때 '러브 119'는 더욱 상업적이고 대중적이다. 달랑 1집을 낸 가수가 트렌디한 음악을 하면 기존의 팬들이 서운해 하지 않을까 걱정도 했다고 한다. 그는 "1집이 몸에 절로 녹아드는 편한 음악은 아니었다"며 "이번 음반 작업을 통해 앞으로 선보일 음악에 대한 나만의 색깔을 찾는 숙제를 안게 됐다. 대중이 원하고 내가 바라는 음악의 접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러브 119'와 함께 수록된 '나무'는 남성그룹 노을의 3집 수록곡을 리메이크 했다. 과거 자신의 음반에 넣으려던 곡이었는데 노을이 노래 주인이 됐고 그때 욕심냈던 마음으로 다시 부르고 싶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