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렇다할 한국 영화가 눈에 띄지 않는다. 3∼5월이 예년부터 비수기라지만 지난해 ‘한반도’ ‘괴물’ ‘타짜’ 등이 기대를 모았던 것과 달리 올해는 크게 화제에 오르는 작품이 없다. 지난해 말부터 투자가 위축된다데 많은 흥행 감독들이 이미 작품을 내놨고, 4월부터 할리우드 대작들이 몰려올 예정이어서 개봉 일정을 미룬 작품이 많은 탓도 있다.
이런 가운데 작품성과 흥행성 면에서 강펀치를 날릴 야심작을 영화관계자들을 통해 알아봤다. 배급사 중에서 롯데엔터테인먼트가 올해 최고의 작품으로 내세운 ‘우아한 세계’(4월5일 개봉)가 가장 먼저 공개된다. ‘연애의 목적’ 한재림 감독과 단독 주연으로 나선 송강호가 만난 점이 기대 포인트. 송강호는 폭력 조직 중간 보스이자 애환을 느끼는 40대 가장으로 출연한다. 제작사는 “조폭 코미디는 아니고 아버지이자 가장으로서의 인물이 부각되는 감동적인 작품”이라고 설명한다.
쇼박스는 임창정 박진희 주연의 ‘만남의 광장’(5월10일)을 강력 추천한다. 휴전선으로 갈라진 한 마을 사람들이 땅굴을 파고 교류한다는 설정의 영화로 ‘웰컴 투 동막골’ 못지 않은 휴먼 코미디가 될 것으로 자신한다. 또 7월 이후 선보일 ‘디 워’도 간과할 수 없는 대작. 심형래 감독이 700억을 들인 이 영화는 해외에 먼저 공개돼 ‘특수효과는 좋지만 내용이 별로’라는 반응을 얻었으나 여전히 궁금증의 대상이다.
CJ엔터테인먼트가 내세우는 대작은 100억원 예산으로 5·18사태를 그린 ‘화려한 휴가’. 안성기 김상경 이준기 등 주연으로 현재 촬영이 끝났고 개봉은 7월쯤 예정. CJ 관계자는 “역사적 실화를 바탕으로 한 만큼 무게감 있는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영화평론가들은 감독의 명성이 확실한 작품을 우선 꼽았다. 많은 이들이 공통적으로 임권택 감독의 ‘천년학’(4월12일), 이창동 감독의 ‘밀양’(5월17일)을 언급했고 장윤현 감독의 ‘황진이’(6월6일)를 고른 이도 있었다.
‘천년학’은 무엇보다 임 감독의 100번째 작품이면서 한국 영화 최초로 100만 관객을 돌파했던 ‘서편제’를 잇는다는 점 때문에 작품성과 흥행성 양쪽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영화평론가 허문영씨는 “서편제와 소재가 같다고 해서 그 연장선상의 작품으로 예단할 수 없고, 그 사이 감독이 계속 작품을 해온 만큼 완전히 다른 영화가 나오지 않을까 한다”고 전망했다. 평론가 황진미씨도 “임 감독이 심혈을 기울인 만큼 단순히 재미를 넘어 영화사적으로 의미있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강호 전도연 주연의 ‘밀양’에 대해 곽영진 평론가는 “완벽주의에 가까운 감독의 작업스타일로 볼 때 완성도나 의미 면에서는 보증된 작품일 것”이라며 “다만 관객과 얼마나 소통할지가 미지수”라고 평했다. 강유정 평론가는 ‘황진이’에 대해 “인물, 그것도 여성을 중심으로 한 사극이지만 장 감독이 색다르게 풀어내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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