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안방극장엔 역시 '웃음'이 강세

올해 추석 안방극장에서는 명절을 맞아 한자리에 모인 가족이 다함께 즐길 수 있는 SBS의 특선 코미디 영화와 KBSㆍMBC의 예능 특집 프로그램이 인기를 모았다. 9일 시청률 조사회사 TNS미디어코리아에 따르면 MBC '주몽'과 KBS2 '소문난 칠공주', KBS1 '열아홉순정' 등 기존 인기 드라마가 주간 시청률 선두를 지킨 가운데 SBS가 마련한 코미디 영화 4편이 나란히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7일 저녁 방송된 특선 코미디 영화 '투사부일체'는 22.7%의 시청률을 보여 추석 특집 프로그램으로서는 1위, 전체 프로그램 중에서는 5위를 차지했으며 5일 방송된 '가문의 위기'도 시청률 18.2%로 전체 프로그램 중 8위에 올랐다. 4일과 6일 방송된 '작업의 정석'과 '흡혈형사 나도열'도 각각 16.1%와 15.2%의 시청률로 상위 20위권에 들어 코미디 영화가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였다. 영화를 뺀 추석 특집 프로그램 가운데는 MBC가 마련한 '해모수의 주몽 이야기'(3일 방송)가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15.8%로 선두에 올랐으며 2일 방송된 '올스타 개그야 폭소야'도 14.9%로 20위권에 포함돼 예능 특집 프로그램이 시청자의 눈길을 잡았다. 또다른 시청률 조사회사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서도 추석 특집 프로그램 가운데 SBS의 영화 4편이 6위 안에 들어 연휴 기간 코미디 영화의 강세를 증명했으며 예능 특집 프로그램인 '해모수의 주몽 이야기'(MBC)와 '빅스타 X파일'(KBS2), '경제비타민'(KBS2)이 차례로 10위 안에 들었다. AGB닐슨미디어리서치는 "올해 추석은 긴 연휴 기간 때문인지 지난해와 비교해 특집 프로그램이 전반적으로 높은 시청률을 보였고 특히 영화가 인기를 얻었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한예슬 "복이 굴러들어왔어요"

한예슬이 '복덩이'가 됐다. 요즘 뭐가 그리 좋은지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14일 첫 방송되는 MBC 주말특별기획드라마 '환상의 커플'(극본 홍정은ㆍ홍미란,연출 김상호) 때문이다. 한예슬은 SBS 드라마 '그 여름의 태풍' 이후 공백기를 갖다가 1년여 만에 드라마에 복귀한다. 가족이 있는 미국에서 1년을 보내고 돌아온 그는 전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연기에 대한 열정과 여유가 생겼고, 인기에 대한 조급함과 자만심은 버렸다. 그 자신도 "예전에는 일하다가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얼굴부터 찌푸렸는데 이제 즐겁게 일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한다"면서 "전에는 제 얼굴이 어둡고 욕심이 묻어났다면 이제 책임감과 여유도 좀 생긴 것 같다"고 털어놓는다. '환상의 커플'에 출연하기까지 과정도 그 '변화'를 보여준다. 한예슬은 제작사인 그룹에이트를 찾아가 안나 역을 맡고 싶다고 간곡히 청했다. 그만큼 연기에 대한 애착과 이 작품에 대한 욕심이 가슴 깊은 곳에서 우러나왔다는 말이다. "안나는 정말 독특하고 특이한 주인공이에요. 대본을 읽어보니 너무 매력적이어서 이건 내가 '죽어도'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미팅 후 앉은 자리에서 대본을 다 읽고 제가 꼭 해야 된다고 설득에 설득을 계속했죠." 이런 자세로 연기에 임하자 지금은 제작진도 대만족이다. 김상호 PD는 한예슬의 연기를 보며 "복이 굴러들어왔다"면서 "안나 역을 한예슬보다 더 잘 소화할 수 있는 연기자가 없을 것"이라고 흡족해했다. 이에 대해 한예슬도 "오히려 '환상의 커플'이라는 작품이 제게 복덩이"라며 "공백이 있었고 정극 경험도 적은데 믿고 기회를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하루도 못 쉬고 밤샘 작업을 계속해도 즐겁기만 하다"고 자신에게 일어난 '마법'을 설명했다. "예전에는 워낙 어리고 갑작스러워서 작품에 대한 애정을 몰랐는데 이젠 정말 간절히 원하게 됐어요. 또 내가 잘할 수 있고 잘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연기하게 됐어요. 저도 제가 이렇게 될 줄 몰랐어요. 하하. 캐스팅됐다는 소식에 껑충껑충 뛰면서 소리질렀어요." 1년 간의 휴식이 그에게 보약이 된 듯하다. 그런데 왜 그는 갑자기 휴식을 선택했을까. "일만 하며 20대를 보내고 싶지 않았고 일을 너무 급하게 하기 싫었어요. 조급할 때 서두르면 오히려 실수하는 법이잖아요. 기다리다 좋은 작품을 한번에 잡자는 신념으로 1년을 버텼는데 기다린 보람이 있네요." '환상의 커플'은 커트 러셀과 골디 혼이 출연한 게리 마셜 감독의 87년작 로맨틱 코미디 '환상의 커플(원제 Overboard)'을 원작으로 한 작품. 부동산 건설 재벌의 상속녀인 안나가 뻔뻔한 설비공 철수(오지호)를 만나 우여곡절 끝에 '환상의 커플'로 다시 태어나는 이야기를 그린다. 안나는 공주처럼 자라 자기 밖에 모르는 도도하고 철없는 귀부인. 한예슬 표현대로라면 '자기 멋대로 자란 고삐풀린 망아지'이다. 패션쇼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독특한 의상을 입고 다니는 등 일반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특별한 캐릭터. "기존 드라마 주인공은 너무 완벽하지만 이 친구는 부족해요. 그게 매력이죠. 칭찬인지 욕인지 모르겠지만 저와 잘 맞는 거 같다는 말을 많이 들어요. 하지만 제가 잘 표현할 수 있는 캐릭터가 한가지라도 있어 기뻐요. 단 다른 색깔도 개발해야 한다는 게 과제죠." "'환상의 커플'은 만약 연예계를 떠나도 내 작품으로 남을 평생의 선물"이라는 한예슬은 "앞으로는 추억을 만들면서 열심히 연기하고, 안되면 더 열심히 할 것이다. 시청자들에게 '해피 바이러스'를 전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연합뉴스

'라디오 스타'의 김 양 관객 울리다

"엄마, 비온다. 그거 알아? 나 집 나오던 날도 비가 왔는데…. 엄마가 해주던 부침개 그거 해보려했는데, 똑같은 맛이 안 나오네…." 이준익 감독의 '라디오 스타'를 보면 이 대사가 알알이 가슴에 박힌다. 더불어 이 대사를 내뱉는 철부지 다방 아가씨 '김 양'의 모습은 눈시울을 촉촉이 적신다. 이 장면을 기점으로 '라디오 스타'는 감동 속으로 질주한다. '라디오 스타'에는 안성기와 박중훈만 있는 줄 알았던 관객에게 김 양은 이 부분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드러낸다. 자칫 스쳐지나갈 수 있었던 역할이 그로 인해 만개했다. 더불어 그의 명연기로 인해 '라디오 스타'만의 인간미는 비상하게 된다. 이처럼 막중한 역할을 해낸 이는 신예 한여운(본명 안미나ㆍ22)이다. 눈썰미 있는 사람이라면 그가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김삼순의 수제자로 출연했던 순박한 '촌닭'이었음을 알아챈다. 그런 그가 살을 빼고 요란한 분장을 통해 세상을 너무 일찍 알아버린 다방 아가씨로 변신한 것이다. "시나리오를 읽는 순간부터 감격했고 오디션 때부터 북받쳐 울었어요. 저요? 저는 집 안 나왔어요.(웃음)" 사실 김 양 역을 못 맡을 뻔했다. 이준익 감독이 그를 보고 "너무 대학생 같다"고 지적한 것. "감독님께 '다방 아가씨는 꼭 얼굴에 점이 있고 껌을 질겅질겅 씹고 있어야 하느냐'고 반문하며 욕심을 부렸어요. 그간의 다방 아가씨 설정들이 너무 전형적이었다는 생각도 들었구요.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시간이 없어서 염색은 못하고 파마만 했는데, 까만 머리가 오히려 더 촌스럽게 나왔다는 거예요.(웃음)" 다방 아가씨의 경력으로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현재 연세대학교 철학ㆍ심리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인 한여운은 연기가 하고 싶어 고등학교 때 대학 입시공부를 열심히 했다. "고등학교 때부터 연기를 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부모님이 걱정하셨고, '일단 대학에 들어가라'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저 역시 대학에 가서 내 마음대로 연기를 하자는 생각에 열심히 공부했어요. 대학에 들어가자마자 뮤지컬과 연극에 뛰어들었구요." 뮤지컬 '피터팬', 악극 '미워도 다시 한번'을 통해 연기를 익힌 그는 드라마 데뷔작 '내 이름은 김삼순'이 빅히트하며 덩달아 얼굴을 알리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내 이름은 김삼순'에 출연하기까지 수많은 오디션에서 미끄러졌어요. 그러다 그 드라마를 만났는데, 드라마가 방영 중일 때는 사람들이 종종 저를 알아봤고 저 역시 일이 좀 되는가 싶었어요. 그런데 드라마가 끝나고나니 거기서 끝났어요. 또 제자리걸음을 하는 게 아닌가, 평생 이렇게 작은 역만 하다가 마는 건가 싶은 생각에 많이 우울했습니다. 연기한다고 휴학을 덜컥했는데, 들어오는 역은 없고 집에서도 대학생이라고 학비는 고사하고 용돈도 안 주셨기 때문에 정말 막막했습니다.(웃음)" 해사한 얼굴에 티 없이 맑은 미소를 띠며 이런 이야기를 늘어놓는 한여운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험난한 연예계에서 잘 버텨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순간적으로 들었다. 하지만 이내 쓸데없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멀리 갈 필요없이 '라디오 스타'를 보면 그의 연기자로서의 가능성과 '끼', 자세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라디오 스타'의 제작사 영화사아침의 정승혜 대표는 "'도마뱀' 때부터 여운이를 캐스팅하고 싶었는데 인연이 닿지 않아 안타까웠다. 그런데 이번에 적역에 기용해 정말 기분 좋다"면서 "지혜가 넘치는 신인 배우다. 이번 김양의 콘셉트 역시 본인이 다 잡아왔다. 조급한 마음만 먹지 않는다면 좋은 재원이 될 만한 신인"이라고 극찬했다. 누구에게나 기회는 온다. 그러나 그 기회를 제 것으로 만들기는 쉽지 않다. 정 대표가 "'라디오 스타'가 건진 월척"이라는 표현까지 하는 것을 보면 한여운은 날아오는 공을 시원하게 받아쳤다. 한여운의 씩씩한 다음 행보가 기대된다. /연합뉴스

'내 주먹이…' 제작진 "출연자에 사과"

지난 5일 저녁 방송된 MBC 추석특집 스타 권투 선수권대회 '내 주먹이 운다'에 대한 네티즌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제작진이 유감의 뜻을 밝히고 출연자들에게 사과했다. MBC 예능국 최영근 국장은 "추석 연휴에 시청자들을 즐겁게 해드리기 위해 오락용으로 마련한 프로그램인데 일부 비난 의견이 있어 안타깝다"면서 "안전 장비를 마련하고 진행했으며 부상자 없이 촬영이 유쾌하게 마무리됐는데 가학적이라는 비판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연출을 맡은 조희진 PD는 "열심히 해준 연예인들에게 미안하다"면서 "편성 자체를 비난하신다면 감수해야겠지만 최선을 다한 연예인들이 비판받는 것은 유감이다. 이에 대해 조혜련 씨에게 전화를 걸어 사과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내 주먹이 운다'는 연예인들이 권투 경기를 벌이는 형식으로 진행된 오락프로그램으로, 정형돈ㆍ이정ㆍ크라운Jㆍ김Cㆍ조혜련ㆍ아유미ㆍ신지ㆍ김신영ㆍ채리나ㆍ이지혜ㆍ김새롬 등이 출연했다. 경기 도중 김신영이 조혜련의 펀치를 맞고 코피를 흘려 경기가 종료됐으며, 김새롬은 조혜련과의 경기 후 기진맥진해 링 위에 쓰러지기도 했다. 이에 네티즌이 가학성, 폭력성을 지적하면서 논란이 벌어졌으며, 일부 비난의 화살이 최선을 다해 싸운 조혜련에게 돌아간 것. 한쪽에서는 "무슨 의도로 만든 프로그램인가. 온 식구가 모여 인상만 찌푸렸다" "추석에 가족이 다 같이 모여서 TV 보는데 이런 가학적 프로그램으로 시청자들을 웃게 만들려고 하느냐"고 비판했다. 반면 "이번 추석은 정말 볼게 없었는데 이 프로그램은 정말 솔직하고 화끈한 프로그램이었다" "장난스럽게 했다면 오히려 더 역효과가 날 것이다. 현실감 있고 열심히 싸워 재미있게 봤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 프로그램은 10.7%(TNS미디어코리아 조사)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연합뉴스

女 30대는 '주몽', 男 50대는 '대조영' 팬

대하 사극 3편이 동시에 경쟁적으로 지상파TV 3사를 통해 방송되고 있다. 특히 이 사극 3편은 고구려의 건국과 멸망 시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공통점도 있어 눈길을 끈다. 하지만 각 드라마에 대한 성ㆍ연령별 선호도는 뚜렷이 갈린다. 가구시청률 40%를 웃돌며 전 연령층으로부터 고르게 인기를 얻고 있는 MBC '주몽'은 특히 여자 30대가 열혈 지지층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KBS1 '대조영'은 남자 50대 이상, SBS '연개소문'은 여자 50대 이상이 가장 좋아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청률조사회사인 TNS미디어코리아에 따르면, '주몽'(5월15일~9월26일)은 여자 30대의 시청률(이하 개인시청률)이 28.6%로 2, 3위를 차지한 여자 40대(23.9%)와 여자 50대 이상(23.8%)보다 훨씬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주요 시청층 1~3위가 모두 여성층으로 조사돼 '주몽'은 여자 시청층으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남자의 경우 남자 40대(20.8%)와 남자 50대 이상(19.8%)이 주요 시청층인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이는 다른 사극에 비해 전 연령층의 고른 지지세가 두드러진 수치다. 5월15일 가구시청률 16.3%로 스타트한 '주몽'은 이런 인기를 등에 업고 꾸준히 상승세를 보인 끝에 9월26일 자체 최고 시청률인 43.6%를 기록했다. '주몽'의 정운현 책임프로듀서(CP)는 "주인공 송일국 등 젊은 남성 연기자들이 폭넓은 여성 팬을 확보하고 있고, 극초반 판타지 요소가 여성 팬을 끌어들인 요인이 됐다"며 "'주몽'이 다른 사극에 비해 최근 멜로적인 요소가 복잡하게 얽히면서 여성 팬들의 감성도 자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발해사를 묵직한 남성적인 톤으로 다루고 있는 '대조영'(9월16일~10월1일)은 남자 50대 이상이 14.4%(이하 개인시청률)로 가장 좋아했다. 이어 여자 50대의 11.2%와 남자 40대의 11.1%가 뒤를 이었다. '연개소문'(7월8일~10월1일)은 '대조영'과는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대조영'과 마찬가지로 50대 이상이 주요 시청층이었지만, '대조영'과 달리 여자 50대 이상이 16.4%로 1위를 차지했다. 남자 50대 이상이 14.7%, 남자 40대가 13.3%로 각각 2, 3위를 차지했다. 두 드라마는 드라마의 주시청층으로 알려진 여성 성인층보다는 남성층을 주요 지지기반으로 삼고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김현준 KBS 드라마1팀장은 "정통적인 표현 방식을 내세우는 KBS1 대하사극은 전통적으로 남자 시청자가 주요 시청층이었다"면서 "2TV의 사극인 '해신'과 '황진이' 등은 이와 달리 현대적인 감각으로 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송 초반 나란히 '안시성 싸움' 등을 다루며 경쟁을 벌였던 '대조영'과 '연개소문'은 방송시간대를 놓고도 묘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연개소문'은 주말 밤 8시47분께 방송을 시작하고, '대조영'은 9시30분께부터 전파를 타기 시작한다. 이 때문에 밤 9시30분부터 25분 정도 두 드라마의 방송시간대가 겹친다. 10월1일까지 6회가 방송된 '대조영'의 시청률 추이를 살펴보면, '연개소문'과 시간대가 겹칠 때는 시청률(이하 가구시청률)이 10% 내외로 낮다가 '연개소문'이 끝나고 나면 큰 폭으로 올랐다. 실제로 9월30일에는 11.1%(겹치는 시간)에서 20.7%(밤 9시57분 이후), 10월1일에는 11.6%(겹치는 시간)에서 21.5%(밤 9시55분 이후)로 급상승했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연개소문' 이후 SBS에서 방송되는 '사랑과 야망'의 시청률이 '대조영' 때문에 낮아지는 것도 아니다. '사랑과 야망'은 '연개소문'보다 오히려 3~4%포인트 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대해 방송가에서는 '연개소문'을 시청하던 '사극 시청층'의 일부가 '연개소문' 방송 후 '대조영'으로 채널을 옮겼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자수첩> 우울한 '상업영화계의 독립영화'들

우려가 현실이 됐다. 콘텐츠보다는 고객에게 전달되는 유통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확인됐다. 올해 추석 극장가는 한국 영화의 격전지로 변모했다. 더욱이 외화는 장쯔이 주연의 '야연', 청룽 주연의 'BB프로젝트', 애니메이션 '앤트 불리'뿐. 9일에 이르는 추석 연휴를 맞아 한국 영화는 '타짜' '가문의 부활' '라디오스타' '잘 살아보세' '구미호가족'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하 우행시)'까지 그야말로 '피터지는' 전쟁을 시작했다. '우행시'과 '가문의 부활'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지난달 27일 개봉했다. 원래 28일 개봉이라고 고지됐으나 다들 슬그머니 하루 앞당겨 27일 개봉한 것(이미 하루이틀 된 관행이 아니다). 지난 주말을 보낸 1라운드 승부에서 '타짜'가 단연 앞섰다. 물론 전국 관객 116만 명이라는 수치는 시사회 이후 기대치에는 못 미친다. '가문의 부활'과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 각각 개봉 첫 주 125만 명, 120만 명을 모았기 때문에 이 수치는 생각보다 적게 느껴진다. 어쨌든 '타짜'는 그런대로 관객을 모았지만, '라디오 스타'의 관객 수는 듣는 이를 허탈하게 만들 정도다. 전국 21만 명. '라디오 스타'는 '타짜'와 함께 추석 영화 '투톱'으로 꼽혔다. 일반 시사회 반응도 영화 관계자 못지않았기 때문에 추석 극장가의 '복병' '히든카드'라는 평을 들었다. 320개를 확보했다는 시네마서비스의 발표가 믿기지 않을 만큼 21만 명이라는 수치는 너무 적다. 실제 지난 주말 '라디오 스타'는 멀티플렉스에서 단 1개 정도의 상영관밖에 볼 수 없었다. CGV를 가면 CJ엔터테인먼트가 배급하는 '타짜'가, 메가박스를 가면 쇼박스가 배급하는 '가문의 부활'이 절반 이상 걸려 있다. '라디오 스타'의 배급사인 시네마서비스가 아무리 CJ엔터테인먼트에 편입됐다 하더라도 어쨌든 CJ엔터테인먼트의 주력 영화는 '타짜'이기 때문에 일단 '타짜'에 매진하는 모습이다. '라디오 스타' 제작사인 영화사 아침의 정승혜 대표는 "무대 인사를 하러 극장에 돌아다녔는데 1개관 밖에 상영하지 않아 시차가 많이 나면 관객이 바로 볼 수 있는 '타짜'나 '가문의 부활'을 택하더라"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어차피 '라디오 스타'는 입소문을 통해 서서히 번질 것을 예상하고 있어 본격적인 연휴 기간엔 찾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 확신하면서도 "그래도 문제는 극장이다. 극장에 걸려 있지 않으면 어떻게 관객이 볼 건가"라며 걱정을 숨기지 않았다. 코미디에 드라마를 괜찮은 수준으로 버무렸다는 '잘살아보세' 역시 배급사인 롯데시네마를 제외하고는 다른 멀티플렉스에서 쉽게 만날 수 없는 상황에서 흥행 결과는 뻔히 예상될 정도다. 뮤지컬 장르를 야심차게 택한 '구미호 가족'은 더 말할 것도 없다. 두 영화는 공식적으로도 '고작' 200여 개 스크린을 잡았다. '괴물'이 최대규모인 630개 스크린을 통해 개봉 후 흥행 성공을 거두자 스크린 독점에 대해 말이 많았다. '괴물'이 유발한 논쟁을 통해 시스템적 정비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그러나 그 당시에도 이미 예상했듯 말로만 그칠 논쟁이고 우려였다. 오히려 작품성을 인정받은 작품을 제대로 밀어붙인다면 흥행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인식 때문에 배급사마다 '올인'의 경향을 띠고 있다. '우행시'가 520개 스크린에서 개봉하고, '가문의 부활'이 500개 스크린에서 개봉하면서 이제 웬만한 영화라면 400개 이상은 잡아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올해 초 스크린쿼터 축소라는 외부의 폭탄을 맞았던 영화계가 올해 말에는 스크린 독점 현상이라는 심각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 투자를 겸하는 메이저 배급사가 극장에서도 독점적 시장 지배 위치를 갖고 있는 현실에서 이 회사들의 눈에 들지 않는 웬만한 영화는 모두 '상업영화계의 독립영화'로 전락할 위기에 처한 것이다.

신동엽 "이혁재 아내가 무서워"

MC 신동엽이 이혁재의 아내가 녹화 도중 말한 '돌발 발언' 때문에 곤란한 상황을 겪었다. 신동엽이 차린 연예기획사에 소속된 이혁재의 아내 심경애 씨는 KBS 2TV '추석특집-경제비타민'의 최근 녹화에서 "저번 회사에서는 월급을 넣어주면 그걸로 끝이었는데 이번 회사에서는 월급을 지급한 뒤 '연예인 발전기금'이라며 남편이 현금으로 되가져가는 돈이 있다"며 신동엽을 상대로 그 돈의 용도를 물었다. 이에 신동엽 등 현장의 연예인들은 '연예인 발전기금'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는 못한 채 당황한 빛을 감추지 못했다. 이는 이 '기금'이 이혁재가 마련한 '비자금'으로 추정됐기 때문. 이들은 "연예인들도 그런 돈이 필요하다"고 상황을 서둘러 마무리했다. 이어 심경애 씨는 124만원이 찍힌 카드 영수증을 신동엽에게 보여주며 "남편이 프로그램 제작진과 함께 한 저녁 회식비인데 이런 돈은 회사에서 줘야하는 것 아니냐"고 물어보기도 해 신동엽의 얼굴이 달아올랐다. 이날 녹화에서는 그룹 god 출신의 손호영이 "온 가족이 대출금을 갚느라 허리가 휜다"며 솔직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았고, 탤런트 이한위도 "신문광고만 보고 청약 신청을 했다가 오히려 당첨될까봐 잠을 못자고 있다"는 재테크와 얽힌 사연을 전했다. 파일럿 프로그램인 '경제 비타민'은 딱딱한 경제 관련 아이템을 오락적인 요소와 버무려 시청자에게 쉽게 전달하는 프로그램. 연예인의 경제상황을 소득, 지출, 빚, 저축 등 4대 척도에 따라 분석한 후 '부자지수'를 평가한다. 경제 관련 순위를 맞히는 '경제 랭크 쇼' 등도 전파를 탄다. 방송은 8일 오후 4시10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