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폭력영화의 진화 '폭력써클'

이 영화를 보며 드는 생각. 왜 이리 하드보일드 액션영화 장르의 진화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가. 올해만 해도 '사생결단' '비열한 거리' '거룩한 계보'에 이어 '폭력써클'이 액션 혹은 느와르 영화의 다양성과 성취도를 높이고 있다. '폭력써클'(감독 박기형, 제작 태원엔터테인먼트)은 제11회 부산국제영화제 소개작 가운데 한국 영화로는 가장 뜨거운 반응을 얻어내고 있는 중. 보는 이의 가슴을 아리게 할 정도로 리얼리티가 담겨 있는 내용이 일단 이 영화의 가장 큰 미덕이다. 육사를 가기 위해 친구들은 이미 접하고 있는 술과 담배 대신 콜라를 마실 정도로 모범생이었던 고1 남학생이 불과 한 달 만에 잔인한 살인을 저지를 수밖에 없는 상황을 속도감 있고, 밀도 있게 전개한다. 1998년 최고 흥행작이었던 '여고괴담'에서 여학생들의 세계를 들여다본 박기형 감독은 '폭력써클'에서 대한민국 남고생들의 일상과 분노를 담아냈다. 고1 남학생들에게서 터져나오는 잔혹하기 이를 데 없는 액션은 섬뜩하지만 그 자체가 드라마 구조를 갖고 있어 조금은 희석된다. 어떤 면에선 피가 난무하는 싸움보다 밝고 화사했던 화면이 아예 흑백필름으로 전환될 수밖에 없는 암담한 상황이 더 공포스럽고 섬뜩하다. 피해자가 아니면 가해자가 되는 현실. 이러한 이분법적 '양극화 현상'은 이미 학교에서 시작된다. 더 이상 학생들을, 우리 아이들을 보호해주지 못하는 학교와 사회를 향해 영화는 극단적인 항변을 한다. 교사가 비열한 폭력성을 갖고 학생을 팬 후 분노한 학생이 대들자 "이 놈이 선생님을 쳐?"라고 '쪼잔한' 대응을 하는 꼴이라니. 영화음악의 중요함이야 말할 필요가 없지만 영상과 딱딱 어우러져 흐르는 음악은 영화의 비장미를 한껏 고조시키는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 또한 투박한 듯 거친 질감을 내세운 카메라와 조명은 때론 관조적으로, 때론 감정적으로 인물과 동선의 흐름을 잡아내는 묘미를 선사한다. 영화의 완성도와 함께 부쩍 성장한 배우들을 만나는 즐거움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유약한 이미지가 강했던 정경호는 상호 역을 맡아 전혀 다른 면모를 선보인다. 이 영화의 리얼리티가 살아나는 건 정경호의 이미지 변화로 얻는 부분도 상당하다. '광식이 동생 광태'에서 살포시 미소를 짓던 그는 모범생에서 살인자가 된, 그러나 여전히 순수한 눈빛을 잃지 않는 상호를 표현해냈다. 종석으로 출연한 연제욱의 발견도 의미 있다. 안티 히어로의 개념을 명확히 보여준 연제욱은 신인답지 않게 느믈거리면서도 비열하고 폭력적인 캐릭터로 완전히 흡수됐다. '여고짱'이 된 장희진도 지금까지 배역 중 가장 몸에 맞는 옷을 입었으며, '사랑니'로 첫선을 보인 이태성 역시 성장의 기쁨을 맛보게 한다. 경철 역의 김혜성, 창배 역의 이행석을 비롯한 조연 배우들의 조화도 매끄럽다. 아버지처럼 육사에 진학하는 게 꿈인 상호(정경호 분)는 재구(이태성)의 초등학교 친구들과 함께 축구 모임 '타이거'를 결성한다. 상호는 공부도 잘하고, 생활 태도 바르며, 심지어 싸움까지 잘하지만 결코 주먹을 앞세우지 않는 모범생. 그의 친구들 역시 순수한 감정을 갖고 있는 고등학교 1학년생일 뿐이다. 창배(이행석)의 소개로 수희(장희진)를 만나면서 일이 이상하게 돌아간다(무릇 여자란 남자에게 경계의 대상이어야 함을 이 영화 역시 피해가지 못한다). 수희는 불량써클 TNT파 보스인 한종석(연제욱)의 여자친구였던 것. 이 때문에 상호 일행과 TNT파는 사사건건 대립한다. 폭력을 쓰지 않고자 했던 상호는 TNT파와의 싸움을 피하려다 교통사고를 당해 죽음을 맞는 재구로 인해 기어이 들어서지 않아야 할 길로 들어선다. 축구와 친구들과의 만남을 즐겼던 6명의 어여쁜 학생들은 이제 더 이상 싱그러운 청춘을 즐길 수 없다. 비록 1991년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일. 그러나 현재라고 다를까. 오히려 더 잔혹한 현실이 보여질 것이다. 이 현실의 비참함에 관객은 가슴 밑바닥부터 밀려오는 슬픔에 젖는다. 사족, 이 영화를 보면 아들 둔 부모들 암담해질 것. 19일 개봉. 18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올리버 스톤, 9ㆍ11 영화 또 만든다

올리버 스톤 감독이 최근작 '월드트레이드센터'에 이어 또 한 편의 9ㆍ11 테러 관련 영화를 만든다. 할리우드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스톤 감독은 차기작으로 '조브레이커'(Jawbreaker:발음하기 힘든 말, 혹은 턱이 깨질 정도로 딱딱한 사탕이란 뜻)를 만들기로 했으며, 이 영화는 9ㆍ11 테러에 아프가니스탄 침공과 오사마 빈 라덴 추적으로 답한 미국의 대응책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영화의 시나리오는 아프가니스탄 침공시 미국 CIA가 전진배치한 요원으로 탈레반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해 CIA와 특수작전부대 간의 공동노력을 조율한 게리 번스타인의 회고록을 토대로 쓰여질 예정이다. 스톤은 몇 달 전 이 책의 판권을 획득했으나 '월드트레이드센터'의 흥행에 영향을 줄까봐 발표하지 않았다. 그는 "우리가 판권 획득을 비밀에 부친 것은 혹여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말도 안되는 정치적 발언들로 인해 '월드트레이드센터'가 영향을 받을까봐 우려해서였다"고 말했다. 그는 '조브레이커'의 제작은 정치적 논쟁을 야기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감명 깊은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그는 "난 꼭 정치영화를 만들겠다는 사람은 아니지만 만들다보면 그런 방향으로 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시청자 77% "사극, 역사 학습에 도움"

사극이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시청률 40%를 웃도는 MBC 드라마 '주몽'을 비롯해 KBS 1TV '대조영', SBS '연개소문', KBS 2TV '황진이' 등 각 방송사 사극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중장년층 위주로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사극은 최근 퓨전 사극 등을 통해 시청층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 그러나 때로는 작가의 상상력에 의한 내용 전개로 역사 왜곡 논란에 휘말리기도 한다. 시청자들은 사극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리서치 전문기업 엠브레인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사극의 역사 학습 효과에 대해 '매우 도움이 된다'(10.7%), '다소 도움이 된다'(66.8%) 등 총 77.5%의 응답자가 사극이 역사 학습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사극 속 역사 내용에 대한 신뢰 정도는 '보통이다'가 42.3%로 가장 많았으며 '다소 믿는다'가 38.1%로 집계됐다. 반면 '전혀 또는 별로 믿지 않는다'는 부정적 의견은 18.3%로 나타나 대체로 사극의 역사 내용을 신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30대 이상 중장년층 응답자의 신뢰 정도가 10~20대보다 다소 높았다. 반면 사극에 작가의 상상력이나 판타지 요소를 가미해 사료와 다른 내용을 보여주는 것에는 반대 의견이 45.9%로 찬성(35.9%)보다 10%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반대 이유로는 '역사 학습과정에 혼동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잘못된 역사관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에'라는 대답이 대부분이었다. 찬성 이유로는 '극적 재미를 위해서 필요하기 때문에'라는 대답이 많았다. 사극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중국의 동북공정이 잘못됐음을 알려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매우 가능하다'와 '다소 가능하다' 등 긍정적 의견이 59.7%로 부정적 의견(24.1%)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9월21일부터 7일간 온라인 설문을 통해 진행됐으며, 성과 연령을 기준으로 구성된 표본에 따라 10대 이상 남녀 총 549명이 참여했다. /연합뉴스

KBS 시트콤 '웃는 얼굴로…' 조기 종영

KBS 2TV 시트콤 '웃는 얼굴로 돌아보라'가 당초 예정보다 2개월 가량 빠른 11월 초 조기 종영한다. 제작진의 한 관계자는 "11월10일 88회 방송을 끝으로 종영하기로 했다"며 "극중 라디오 PD 김성기와 간호사 김효선의 결혼으로 스토리를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17일 밝혔다. 평일 오후 9시25분부터 방송하는 이 시트콤은 당초 140회로 기획돼 내년 1월까지 방송할 예정이었다. 이덕화, 이혜영 등 스타급 중견 연기자의 출연 등으로 화제를 모았지만, 방송 초반부터 시청률이 한자릿 수에 머무는 등 시청자의 호응을 크게 불러일으키지는 못했다. KBS 예능팀의 한 간부는 "프로그램 자체의 내용과 수준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다만 시청률을 살펴보면 시트콤 장르 자체가 예전 같은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것 같은 데다 회사의 가을 편성 정책과 맞물려 종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시트콤은 동네에서 작은 병원을 운영하는 이덕화와 그의 자녀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졌다. 최근에는 이덕화와 연예기획사 사장 이혜영 사이에 멜로라인이 형성돼 관심을 모았다. 제작진은 "이덕화, 이혜영 커플의 경우 특별하게 관계 정리를 하지 않은 채 여운을 남기고 마무리지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비디오 인기순위> '엑스맨…' 3주째 정상

'엑스맨:최후의 전쟁'이 3주째 정상을 지키고 있다. 비디오점 체인 씨네타운(www.cinetown.co.kr)이 9~15일 비디오 대여순위를 집계한 결과 휴 잭맨 주연의 '엑스맨…'이 3주째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이어 '13구역'이 한 단계 올라 2위를 차지했다. 조인성 주연의 '비열한 거리'는 출시 첫 주 7위에 올랐으며, 강우석 감독의 '한반도'는 2위에서 5위로 세 계단 떨어졌다. 전 주 순위권에 다시 진입했던 '맨발의 기봉이'는 이번에도 12위로 순위권 내에 들었다. '비열한 거리'와 함께 비디오로만 선보이는 액션영화 '미노타우르:신의 부활'이 출시 첫 주 6위에 올랐으며 대신 '울트라 바이올렛'이 순위권에서 사라졌다. 1.엑스맨: 최후의 전쟁(SFㆍ브렛 래트너) 2.13구역(액션ㆍ피에르 모렐) 3.다빈치 코드(드라마ㆍ론 하워드) 4.짝패(액션ㆍ류승완) 5.한반도(드라마ㆍ강우석) 6.미노타우르:신의 부활(액션ㆍ조너선 잉글리시) 7.비열한 거리(액션ㆍ유하) 8.포세이돈(어드벤처ㆍ볼프강 페터슨) 9.원탁의 기사(코미디ㆍ권성국) 10.스승의 은혜(호러ㆍ임대웅) 11.셀룰러(스릴러ㆍ데이비드 R 엘리스) 12.맨발의 기봉이(드라마ㆍ권수경) 13.디토네이터(스릴러ㆍ포치렁) 14.신데렐라(호러ㆍ봉만대) 15.파이널 데스티네이션3(호러ㆍ제임스 웡)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