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박스오피스> 애슈턴 커처 1,2위 석권

애슈턴 커처 주연 영화 두 편이 나란히 주말 박스오피스 1,2위에 올랐다. 9월29일~10월1일 북미지역 박스오피스 잠정집계에 따르면 애슈턴 커처는 자신이 목소리 연기를 맡은 애니메이션 코미디 '부그와 엘리엇(원제 Open Season)'이 2천300만 달러의 수입으로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케빈 코스트너와 공연한 액션영화 '가디언(The Guardian)'이 1천770만 달러로 2위에 올라 출연 영화들이 모두 흥행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부그와 엘리엇은 가정집에서 기른 곰 부그가 사냥시즌을 앞두고 집에서 벗어나 야생의 세계로 내몰린 후 말만 번지르르하게 하는 수다스런 사슴을 만나 친구가 되는 이야기를 코믹하게 담은 가족 애니메이션이다. 마틴 로런스가 곰, 애슈턴 커처가 사슴의 목소리 연기를 각각 맡았다. '부그와 엘리엇'은 소니영화사가 픽사애니메이션이나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처럼 디지털 애니메이션 특화 제작사로 키우기 위해 4년 전 설립한 소니픽처스 애니메이션의 첫 작품. 소니픽처스 애니메이션의 예어 랜도 회장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브랜드명을 키우려면 많은 시간과 여러 편의 작품이 쌓여야 한다"면서 "관객이 우리 회사를 높게 평가해준다면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2위를 차지한 '가디언'에서 커처는 미국 연안경비대의 구조요원 양성학교에 입학한 수영 챔피언 역을 맡아 베테랑 구조요원인 케빈 코스트너와 대결을 펼쳤다. 물속 장면이 많은 액션영화로 바다에 조난당한 사람들을 구하는 구조요원들의 용감한 활약상을 통해 영웅적인 행동과 희생정신을 부각시킨 액션드라마다. 전 주 1위를 차지했던 '잭애스 넘버2'는 1천400만 달러로 3위를 차지하면서 10일간의 총수입 5천15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번 주말 개봉한 또다른 코미디영화 '스쿨 포 스카운드럴(School for Scoundrels)'은 910만 달러로 4위를 차지했다. 2004년 개봉된 '나폴레옹 다이너마이트'로 유명세를 탄 배우 존 헤더가 나약한 주차위반 단속요원으로 출연, 남자다운 기개를 기르기 위해 자신감 키우기 수업을 듣게 되고, 강사인 빌리 밥 손튼과 짝사랑하는 여성을 놓고 대결을 하게 되는 이야기가 코믹하게 펼쳐진다. 이번 주말에는 또 아카데미상 후보작으로 거론되고 있는 두 편의 영화가 제한개봉돼 관객으로부터 좋은 호응을 얻었다. 두 편의 영화 모두 공교롭게도 실존하는 두 명의 지도자들을 다뤘다. 한 편은 우간다의 독재자 이디 아민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스코틀랜드의 마지막 왕(The Last King of Scotland)'로 포레스트 휘티커가 이디 아민 역을 맡아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로 거론될 정도로 좋은 연기를 보인다. 이디 아민의 주치의가 되면서 위험한 관계 속으로 빠져드는 한 스코틀랜드 의사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영화는 뉴욕과 로스앤젤레스의 4개 극장에서 제한개봉돼 총 14만3천252달러를 벌었다. 또 한 편은 헬렌 미렌이 영국 엘리자베스2세로 출연하는 '여왕(The Queen)'. 마이클 신이 토니 블레어 수상 역을 맡은 이 영화는 지난 1997년 다이애나비의 죽음에 냉정한 태도로 일관한 영국 왕실에 대해 일반인이 느낀 분노를 탐구한다. 5~10위는 '무인 곽원갑'(470만 달러), '그리디론 갱'(450만 달러), '마법사'(280만달러), '플라이보이스'(230만달러), '블랙 달리아'(210만달러)와 '리틀 미스 선샤인'(200만달러)이 각각 차지했다. /연합뉴스

김윤석 "후반 5분전 투입된 교체선수의 심경"

좋은 영화는 좋은 배우를 발굴한다. 그 전까지 그 배우가 없었던 것도 아닌데 새삼 주목하게 하며 비로소 제대로 된 평가가 내려진다. 영화 '타짜'(감독 최동훈, 제작 싸이더스FNHㆍ영화사 참)의 김윤석(39)이 그렇다. 아귀 역을 맡은 그는 숨가쁘게 달려온 영화의 마지막 20여분 등장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하얀 셔츠를 입고 선글라스를 낀 채 전라도 사투리를 쓰며(그처럼 완벽하게 전라도 사투리를 구사하는 배우가 흔치않은데, 그는 부산 출신이다!) 고니와 진검승부를 펼치는 장면을 통해 영화는 절정을 향해 치닫는다. 현재 MBC 아침 드라마 '있을 때 잘해'에 출연 중인 그는 '범죄의 재구성' '천하장사 마돈나' 등에도 등장했으나 '타짜'를 통해 관객의 시선을 확 붙들어 놓는다. 아귀는 고니가 뛰어넘고자 하는 화투판의 지존이며 인간적인 면모를 놓치지 않는 고니와 확연히 구별되는 안티히어로다. "지금까지 어느 누구도 제 얼굴, 제 이력을 보고 아귀같은 캐릭터에 캐스팅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날 믿어주는 감독에게 배우는 전폭적인 신뢰를 보내게 되죠." '범죄의 재구성'에서 천호진과 함께 다니는 형사 역을 맡았던 그를 캐스팅하며 최동훈 감독은 촬영현장 등지에서 기자들을 만나 "김윤석이란 배우를 눈여겨 봐줄 것"을 주문했다. 선상에서 마지막 도박신외에 기차역에서 평경장을 만나는 신, 장례식 신 등 몇 차례 밖에 등장하지 않아 촬영 횟수를 물었더니 잠시 생각해본 뒤 "6일밖에 안찍었네요. 전 '꽁으로' 먹었습니다. 하하"라며 웃는다. 그러나 그 만큼 막중한 책임감도 느꼈다고 했다. 그는 축구선수로 비유했다. "1대1로 비기고 있는 상황에서 후반 5분을 남기고 교체선수로 들어간 것과도 같은 부담감이었습니다. 잘해도 본전이고, 못하면 역적이 되는 거죠. 다행히 주변분들의 평이 좋으니 나름대로 선방한 것 같네요." 단 6일 촬영하고도 존재감을 확실히 심어줄 만한 연기를 보였을 정도로 그의 연기 내공은 만만찮다. 김민기씨가 이끄는 극단 학전에서 '지하철 1호선' '의형제' 등에 출연했으며 연출도 담당했다. "연기가 하고 싶어 아쉬워하시는 김 선생님의 뜻을 거스르며 극단을 나왔고, 이후 연기자로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오고 있습니다." 그가 생각하는 아귀는 한 마디로 '변태'다. 성적 변태가 아닌 인간의 말초적인 본성을 뒤틀리게 드러내는 변태. "아귀는 속임수가 아닌 진짜 승부로도 더 이상 올라갈 자리가 없다고 생각해 변태적으로 승부를 겁니다. 신체의 일부를 걸고 말이죠. 돈을 버는 것을 넘어서 다른 사람의 팔이나 귀를 자르며 희열을 느끼는 악귀같은 존재입니다." 그는 아귀가 철저히 고니의 상대 개념으로 비춰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귀는 영화가 2시간 여 동안 진행되며 도박판에서 벌어지는 일반 사람들의 이야기로 끌어온 것을 한순간에 뒤집어 엎습니다. 평경장은 도박을 통해 도를 닦은 인물이라면, 아귀는 도박의 화려함을 아작내버리죠. 얼마나 도박이 살벌하고 극한 감정을 건드리는지 관객에게 인식시키는 인물입니다. 그래야 고니의 선함이 상대적으로 더 드러날 수 있기도 하니까요." 목숨을 건 도박에서 고니의 행동에 아귀는 혼란에 빠진다. 아귀는 철저히 자신만을 위해 사는 인물. 스승의 복수를 위해 자기 목숨을 거는 고니를 보면서 결코 이해하지 못하지만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고 부하에게 약속대로 자신의 팔을 '잘라'라고 소리지른다. 이 장면에서 김윤석과 조승우의 연기는 화면이 터져나갈 듯 팽팽하다. 송강호, 황정민, 유오성 등 연극판에서 함께 고락을 같이 했던 배우들이 영화계의 중심배우로 자리잡고 있는 것에 비하면 김윤석의 행보는 좀 뒤쳐진 감이 있다. "서울로 올라와 대학로에서 연극하면서 29~30살 때 지쳤어요. 만나는 사람만 계속해서 만나고, 연극한답시고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치열하게 살았던 내 자신의 모습이 벅찼나봐요. 5년 정도 라이브 카페도 하고 딴 짓하면서 외도를 했습니다. 그래도 연기할 때가 제일 나았다고 생각해 다시 돌아와보니 영화와 연극의 교류가 활발해져 있더군요. 동료들이 영화계에서 독보적인 존재가 됐구요." 그들과 비교하지 않고 차근차근 작품을 해왔다. 그래서 실수도 덜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리고 이제야 비로소 그의 존재를 알아봐주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날 알아주니 배우로서 좋은 건 무엇보다 멍석이 넓어지고, 할 수 있는 게 늘어났다는 점입니다. 내 성에 차고 싶은 연기를 하겠다는 욕구가 끓어올랐는데 조금씩 그런 기회가 생기고 있습니다. 배우들이 '무대 위에서 죽고 싶다'고 말하는 건 현실적으로 계속 일하고 싶다는 걸 뜻하고, 그러려면 대중과 감독들에게 기억되는 배우가 돼야 하는 거죠."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이 생긴다면 하나씩 둘씩 내놓을 것이며, 책임감도 더 생길 것 같다고 한다. 딸만 둘인 그는 "가족이 주는 묘한 책임감이 되레 편하게 만드는 구석이 있다. 누군가를 위해서라도 살아야 한다는 게 책임이면서 기쁨이 된다"고도 말했다. 그는 언젠가 '현실에 딱 밀착되는 멜로'를 하고 싶다는 꿈을 살짝 내비쳤다. "아리고, 쓰리고, 모든 것을 다 이해하면서도 이해하는 것 자체가 슬픈 사랑. 20대 못지 않은 열정이 있지만 사랑이 결코 현실을 이길 수가 없다는 걸 아는 사랑. 이런 현실에 뿌리를 둔 멜로 연기에 한 번 도전해보고 싶은 꿈이 있습니다." 김윤석이라는 이름 석 자를 기억해두자. /연합뉴스

김수로, 13년 연애 끝에 동료 연기자 이경화와 결혼

배우 김수로(36)가 동료 연기자 이경화(30)와 백년 가약을 맺었다. 김수로와 이경화는 1일 오후 5시 워커힐호텔 비스타홀에서 1천 여 하객의 축복 속에 결혼식을 올렸다. 두 사람은 1994년 서울예대 동기로 만나 지금껏 13년째 사랑을 키워왔다. 동료 배우 감우성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결혼식의 주례는 현대교회 조동천 목사가 맡았으며, 축가는 현재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 중인 가수 조성모가 불렀다. 하객으로는 이준익 감독, 강제규 감독, 배우 안성기 박중훈 신현준 조인성 김선아 정우성 등 많은 동료 영화인들이 참석했다. 특히 '라디오 스타' 팀은 이날 무대 인사 스케줄까지 미루고 식장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이날 결혼식장에서 김수로는 자신의 신작 '잔혹한 출근'의 예고편과 하이라이트 영상을 소개, 영화에 대한 애정도 과시했다. 1993년 '투캅스' 단역으로 데뷔한 김수로는 영화 '달마야 놀자', '재밌는 영화'를 거쳐 'S다이어리' '간큰 가족'을 통해 인기를 얻었으며 올 초 개봉한 '흡혈형사 나도열'로 충무로에서 자신의 입지를 확고히 했다. 내달 '잔혹한 출근'의 개봉을 앞둔 그는 현재 감우성과 코믹영화 '쏜다'를 촬영 중이다. 1994년 SBS 공채탤런트 7기 출신인 이경화는 그동안 영화 '선물' '발레교습소', SBS 드라마 '서동요' 등에 출연했으며 현재 SBS 드라마 '연개소문'에 출연 중이다. 두 사람은 촬영 스케줄 때문에 신혼 여행을 연말로 미뤘으며 신접 살림은 대치동에 차린다. /연합뉴스

새영화 ‘라디오 스타’ vs ‘잘 살아보세’

아날로그가 디지털을 밀어낼지도 모른다. 감성의 깊이 때문이다. 거국적 가족계획 프로젝트 이면에 비춰지는 행복은 무슨 색깔일까. △라디오 스타 첨단 디지털 시대를 살고, 초특급 슈퍼 신세대와, 스피드·적자생존 정글법칙에서 삭막하게 살아가고 있는 요즘 사람들이 때론 목말라 하는 점이 바로 아날로그 감성이 아닐까. 아날로그는 그만큼 많은 추억과 향수, 풋풋한 정감을 내포하고 있기도 하다. 연기 인생 50년과 20년을 맞은 두 배우가 있다. 이 두사람이 7년 만에 만나 20년지기 가수와 매니저 역할로 콤비플레이를 펼쳤다. 국민배우 안성기와 박중훈. 이 영화는 걸쭉한 이 남자배우들의 이력과 내공, 그리고 둘이 만나 하나가 됐다는 사실만으로도 꽤 입소문을 탈 법하다. 더구나 두 배우 모두 빠지지 않을 만큼의 세월 내공(?)을 쌓았으니 어쩌면 아날로그에 젖어들기 충분하다. 영화는 이렇게 두 사람을 중심으로 순간순간 감동과 여운을 만들어낸다. 우리네 일상이 그대로 살아있고 감정연기도 흡족하다. 한 때 잘 나가던 록 가수 최곤(박중훈 분)과 그의 매니저 박민수(안성기 분). 최곤은 88년도 가수왕이라는 타이틀까지 거머쥔 당시 최고의 인기가수였던 인물. 박민수 역시 범상치 않은 사람이다. 언더그라운드에서 밴드생활을 하고 있는 최곤을 한 눈에 알아보고 그를 가수왕에까지 끌어올린 능력있는 매니저다. 그러나 이젠‘88년도 가수왕’은 부질없는 과거사일 뿐이다. 지금의 현주소는 주로 불륜커플들이 드나드는 라이브 카페에서 노래를 부르는 퇴물가수이기 때문이다. 최곤은 성질머리도 고약해 툭하면 폭행사건으로 경찰서를 들락거리고, 그것도 모자라 마약복용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전과까지 있다. 박민수 역시 이젠 의욕과 감각을 잃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이 둘은 함께다. 이런 세월이 20년이다. 그러던 중 또다른 사건에 휘말려 강원도 영월 방송국 라디오 DJ로 내쫓기다시피 내려온 이 두사람. 문 닫기 직전 방송국에서 만나 티격태격하던 이들은 차츰 최고의 팀웍을 이뤄가고, 최곤을 알아주는 음악밴드와 어쩌다 영월 주민들에게 어필하는 라디오 프로그램, 순박한 주민들의 적극적인 방송 참여로 새로운 인생 전기를 맞는다. 두 주연배우 안성기와 박중훈이 누구랄 것도 없이 부자연스럽고 쓸데없는 힘을 완전히 빼고 그 자리에 담백한 감정과 오랜 연륜에서만 나올 수 있는 자연스러운 내면 연기를 불어넣어 스크린을 채운다. 여기에 더없이 훌륭한 조연급 연기자들이 또 한몫을 한다. 최정윤(강피디), 정규수(지국장), 정석용(박기사), 윤주상(김국장), 노브레인(이스트 리버), 한여운(다방 김양) 등이 그들이다. 메가폰을 잡은 사람은 두말하면 입 아픈 요즘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왕의 남자’이준익 감독. 글보다는 손으로 직접 쓴 엽서 속 사연들이 소개되고, 전화연결을 통해 일자리 조언과 화투 규칙 설명이 쏟아지고, 짝사랑에 가슴아픈 청년의 사랑을 이뤄주는 라디오 프로그램은 영락없이 아날로그를 대표하는 바로 그 공간이고 시간이다. 러닝타임 115분, 코미디·드라마, 27일 개봉. △잘살아보세 1970년, 국가가 밤 일 관리요원을 투입했다. 하던 일(?)을 멈추시오! 때는 바야흐로 새마을운동이 한창이던 1960년대 중반을 넘어선 시점. 모든 나라가‘잘 살아보세’라고 외치던 이 때 참으로 풀리지 않는 숙제가 하나 있었으니 바로 가족계획이다. 자고로 이불 속 일은 나라님도 속수무책이라는 말을 실감하고 있는 상황이었으니 1인당 국민소득이 경제성장률 대비 높은 출산율로 계속 휘청거리고 있었던 것이다. 요즘같이 너무 안 낳아서 국가 경쟁력을 걱정해야 하는 입장인 것과 달리 당시는‘적게 낳는 사람 애국자, 세명 이상 낳으면 매국노, 아들 딸 구별말고 둘만 낳아 잘 먹고 잘 살아보세’라는 국가적 표어가 등장했던 세월이다. 그럼 라디오 전파조차도 들어가지 않는 두메산골은 도대체 어떻게 관리했을까. 이 영화는 이렇게 엄연한 역사적 사실에서 출발해 영화적 상상력으로 이어진다. 무대는 가족계획은 전국 꼴찌요, 출산율은 전국 1위를 자랑하는 두메산골 용두리 순풍마을. 총 가구수 89가구에 가임부부 83쌍, 출산율 99.9퍼센트와 피임률 0퍼센트를 자랑하는 최강(?) 마을이다. 어느 날 평화롭던 이 곳에 불청객이 찾아든다. 밤 일을 관리하겠다고 나선 국가공식가족계획요원인 박현주(김정은 분)가 바로 그 주인공. 그러나 처녀의 몸으로 피임의 P자도 모르는 마을주민들을 설득시키기란 하늘에서 별 따기. 고민 끝에 마을이장 변석구(이범수 분)를 현지에서 조달해 요원으로 발탁하고, 이 둘은 조금씩 탁월한 잠재력을 발휘한다. 그러나 여전히 출산율을 낯추기에는 힘이 부친다. 두 사람은 급기야 시찰을 나온 대통령과 국가가 주민들의 빚을 탕감해 주면‘용두리 출산율을 0%로 만들겠다’는 밀약을 맺는다. 잠자리를 감시하고 관리하는 에피소드들이 쏟아지는 가운데‘진짜 행복이란 뭘까’라는 의문이 오버랩된다. 임신과 출산이 없으면 가난 끝 행복 시작이라고 믿었는데, 어찌된 일인지 진행되는 상황들이 행복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안진우 감독의 작품. 이 영화는 스토리 전개의 희극성 아래에 국가 이데올로기에 함몰돼 이를 신봉하고 따랐던 개인들의 비극을 비춰 당대와 현재를 조명해보는 시도를 감행한 다소 엉뚱한 블랙 코미디 작품이다. 러닝타임 120분, 코미디·드라마, 28일 개봉.

'여우야…' 선정성 논란 속 시청률 20% 돌파

고현정의 파격 변신으로 눈길을 끌고 있는 MBC 수목드라마 '여우야 뭐하니'(극본 김도우, 연출 권석장)가 방송 4회 만에 시청률 20%를 돌파했다. 시청률 조사회사 TNS미디어코리아에 따르면 '여우야 뭐하니'는 28일 전날보다 1.8%포인트 상승한 20.3%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여우야 뭐하니'는 성인잡지 기자로 등장하는 고현정과 대범한 성 묘사로 화제가 되고 있다. 고현정과 이혁재는 첫 회 사극 분위기의 야릇한 상상 장면에 이어 27일에는 한강변 자동차 속 '러브신'을 선보였다. 또 첫 회에는 고현정이 천정명의 바지 앞쪽에 손을 대고 더듬는 장면도 방송됐다. 이에 드라마 게시판에서는 선정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아이들도 안 자고 함께 보는 집들도 많을 텐데 지상파TV 드라마로서 지나치게 선정성적이다"라며 "15세 이상 관람가인데 등급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불륜이나 이복자매, 거짓과 배신이 난무하는 내용의 드라마가 더 자극적"이라며 "오히려 성관념에 대한 이중잣대가 얼마나 우리 사회에 깊이 내재하고 있는지 고민할 좋은 계기"라고 옹호하는 시청자도 있다. 한편 이날 SBS '무적의 낙하산요원'은 13.2%, KBS 2TV '도망자 이두용'은 6.3%를 기록했다. /연합뉴스

김성주ㆍ정선희 "친근한 고발 기대하세요"

"날카로운 고발도 있지만 저는 김성주식의 어설픈 듯 하면서도 친근한 고발을 보여드리겠습니다."(김성주) "교양 프로그램 섭외가 들어와서 저도 놀랐어요. 오락과 교양 프로그램의 벽을 무너뜨리고 유머를 접목시켜 쉽게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정선희) MBC 김성주 아나운서와 개그우먼 정선희가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에서 호흡을 맞춘다. 두 사람은 이재용 아나운서와 함께 28일 특집으로 첫선을 보인 뒤 다음달 12일부터 본격적으로 방송되는 '불만제로'를 진행한다. '불만제로'는 기존 고발 프로그램과 달리 일상적인 문제들을 점검해 불만을 해결하고 소비자 권익을 찾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월드컵 이후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김성주 아나운서는 "오락 프로그램 출연 중인 상태여서 신뢰도에 지장을 주지 않을까 염려해 '불만제로' MC를 고사하기도 했다"면서 "차가운 고발 프로그램에서 완충제 역할을 해가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또한 정선희는 "교양 프로그램 섭외가 들어와서 놀랐지만 욕심이 나는 프로그램이었다"면서 "진행자로서뿐만 아니라 소비자로서 목말라하던 프로그램인데 내 몫은 시청자들이 무겁게 느끼지 않도록 편안하게 다가가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두 사람의 의도처럼 이 프로그램의 취지 역시 생활 속의 문제점들을 냉철하지만, 어렵지 않게 짚어내는 것. 오락과 교양 사이의 절묘한 조화가 요구되는 프로그램 속에서 세 사람의 호흡도 기대를 모은다. 정선희는 "내게 호감도 2천%인 이재용, 김성주 아나운서와 함께 하게 돼 기쁘다"면서 "오락프로그램하고는 목소리 데시벨 자체가 다르지만 갑자기 이미지 변신을 하려고 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김성주 아나운서와 MBC 오락프로그램 '황금어장'에 함께 출연 중이며 이재용 아나운서와는 '찾아라 맛있는 TV'를 5년간 진행하기도 했다. 정선희는 "두 분이 가진 편안한 느낌 때문에 눈치 보지 않고 마음껏 진행할 수 있다"고 웃으며 "이재용 아나운서는 프로그램 안에서 마음껏 놀게 해주는 테두리이자 보호자 역할을 한다"고 든든해했다. 김성주 아나운서에 대해서는 "오락 프로그램에서는 아나운서라는 영역을 확실히 부수고 적극적으로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권투선수가 링 위에 올랐으면 제대로 가운을 벗고 뛰어야 멋있지 않은가"라며 "같은 말을 해도 더 듣게 되고 밉지 않은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