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석 "세븐 내년 봄 美서 첫 싱글 발표"

가수 세븐(22)이 내년 봄 미국서 첫 싱글을 발표하고 팝 시장에 데뷔한다.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 양현석 이사는 23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YG패밀리 10주년 공연을 끝낸 세븐은 내년 봄 미국에서 발표할 첫 싱글 녹음을 위해 워싱턴으로 간다"고 밝혔다. YG는 이달 초 미국의 벨러스트 엔터프라이즈와 세븐의 음반 공동제작, 미국 활동에 관련한 계약을 맺었다. 벨러스트 엔터프라이즈 대표 마크 슈멜(Mark Shimmel)은 어셔를 발굴했으며 토니 블랙스턴, TLC 등의 음반을 제작한 유명 제작자다. 또 마크 슈멜이 세븐의 첫 싱글을 위해 지목한 프로듀서는 2004년 비욘세 놀즈의 '크레이지 인 러브(Crazy in Love)'로 그래미어워즈 프로듀서상을 수상한 리치 해리슨(Rich Harrison). 그는 비욘세 외에도 재닛 잭슨, 어셔, 알리샤 키스, 제니퍼 로페즈 등 세계적인 슈퍼스타의 음반을 프로듀싱한 바 있다. 양 이사는 "그간 미국 음악시장은 기회를 얻는 것조차 어려웠지만 다행히 좋은 파트너를 만났다"며 "YG패밀리 뉴욕 공연 후 마크 슈멜이 세븐을 만난 자리에서 '잘될 것 같다'는 칭찬을 했다. 기회를 얻은 것보다 미국 최고 음악계가 세븐을 인정한 것 같아 더욱 기쁘다"고 말했다. 한편 세븐은 하반기 국내에서 가수와 연기 활동을 병행한다. 11월1일 발표하는 4집 'Se7olution'은 세븐(Seven)과 발달, 진화를 뜻하는 '에벌루션(evolution)'의 조합어. 4집은 총 14트랙으로 세븐은 두 곡의 작곡과 여러 곡의 작사에 참여했다. 양 이사는 "타이틀곡 '라 라 라'는 슬로 템포 곡으로 이번엔 가급적 춤을 자제한다"며 "2집 '열정'에 이어 디지털 싱글 '크레이지', 3집 '난 알아요'까지 지난 몇 년간 강한 힙합 리듬에 춤을 앞세워 비주얼적인 면을 강조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끔 세븐이 TV나 공연에서 빅마마ㆍ휘성의 노래를 부를 때마다 이슈가 되는 걸 보면 지금 세븐에게 필요한 변화는 강한 리듬과 춤이 아닌, 보컬의 장점을 살린 좋은 멜로디의 음악"이라고 덧붙였다. 세븐은 '라 라 라'와 빅마마 이영현이 작사ㆍ작곡한 '잘할게'를 동시 프로모션하며 두 편의 뮤직비디오 촬영은 이미 마친 상태다. 세븐의 드라마 데뷔작인 MBC TV '궁' 시즌2 출연에 대해서도 그는 "세븐이 연기를 안 하겠다는 이미지가 있어서 당분간 주변의 불만 섞인 목소리를 피해갈 수 없겠지만 문제의 답은 세븐 본인"이라며 "내가 할 수 있는 건 세븐을 믿는 일이다. 11월 초부터 내년 2월까지 촬영한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폭력써클'이 발굴한 신인 연기자 연제욱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아니 않았다. 표정과 몸짓에서 뿜어나오는 기운 역시 나이를 의심케할만큼 만만치 않았다. 그런데 실제로 만나보니…. 웃음이 절로 나왔다. 솜털이 보송보송한 '귀여운' 청년이었기 때문이다. 19일 개봉한 '폭력써클'(감독 박기형, 제작 태원엔터테인먼트)이 수작임이 확인되면서 영화관계자들의 주목을 끌고 있는 가운데 극중 악한을 연기한 연제욱(19)이 부상하고 있다. '폭력써클'은 선량한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 원치 않는 폭력에 휩쓸리면서 파멸로 치닫는 이야기. 연제욱은 고등학생이지만 조직폭력배나 다름없는 한종석을 맡아 냉기가 서늘하게 도는 '나쁜 놈'을 연기했다. 관객이 절로 두려움을 느낄 정도. 연기가 너무 생생해 실제 '근본'이 의심스럽기까지 했다. 그런데 스크린 밖으로 나온 연제욱은 영락없는 귀여운 이웃집 동생의 모습이었다. 인터뷰 자리에 앉아있는 것 자체가 쑥스러운. 가만히 보면 배우 설경구의 장난스러운 얼굴이 언뜻언뜻 오버랩되기도 하는 그는 "안 그래도 설경구 선배님 닮았다는 말을 종종 들었다"며 부끄러운 듯 웃었다. 1987년생이니 만으로 아직 10대인 그는 작년 KBS 2TV 청소년 드라마 '반올림2'에서 장난기많고 소심한 고등학생 고상필로 출연하며 연기를 시작했다. 올 2월까지 1년간 출연했다고 하니 10대들에게는 낯이 익을 지도 모르겠다. 그런 그가 '폭력써클'에서 180도 변신한 모습을 훌륭하게 선보인 것. 놀랍고 대견하다. "나쁜 친구들의 모습을 많이 생각했고 상상했어요. '좋은 친구들'의 조 페시나 '달콤한 인생'의 김뢰하 선배님의 연기도 참고했어요. 웃으면서 나쁜 짓 하는 사람의 모습이죠." 그렇다면 실제 그의 모습은 어떠할까. "부모님이 시나리오를 보시고 '제욱아 이런 연기할 수 있겠니?'라며 걱정하셨어요. 제 친구들 역시 극중 제 모습에 놀라워하고 있습니다. 저 절대 나쁜 놈 아니에요. 남들 웃기고 즐겁게해주는 것을 좋아하는 착한 놈이에요."(웃음) 실제로 그는 중3 때 방송사 개그맨 공채에 응시하려고 했을 정도로 개그맨의 기질도 다분하다. 성대모사도 특기 중 하나. "제가 꽃미남은 아니잖아요. 그래서 개그맨 쪽을 생각했는데 류승범 선배님이나 설경구 선배님을 보면서 자신감을 얻게 됐습니다.(웃음) 저 두 분의 열렬한 팬이에요." 작고 날렵한 체구이지만 그는 고등학교 태권도와 합기도 선수로 활동했을 정도로 운동신경 역시 탁월하다. 그 때문에 '폭력써클'의 리얼 액션 장면에서 조심했음에도 상대 배우가 다치기도 했다. 박기형 감독은 연제욱에 대해 "첫눈에 '세다'고 느꼈다. 다른 캐릭터에 캐스팅할 생각으로 오디션을 봤는데 그 기운에 종석이 역으로 선회했다. 제욱이를 만나고 나서 '작고 독한 놈'이 덩치 크고 힘센 놈 보다 더 악한에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며 "스무살에 그런 연기를 하기 쉽지 않다. 한마디로 타고난 배우"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촬영하면서 (정)경호 형, (이)태성이 형으로부터 '너 진짜 나쁜 놈 같다'는 말을 종종 들었다"며 웃은 연제욱은 "연기를 잘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나중에 연기지망생들이 날 보고 '나도 저 사람처럼 되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그런 연기자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류승범의 몇 년 전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또 한 명의 '타고난 배우'의 행보가 주목된다. /연합뉴스

김지수 "멜로를 계속해도 지루하지 않네요"

부산영화제가 이 만큼 사랑하는 배우가 있을까. '탤런트' 김지수가 '영화배우'로 영역 확장을 시도한 후 유난히 부산국제영화제와 깊은 인연을 자랑한다. 영화 데뷔작이었던 '여자, 정혜'가 2004년 이 영화제에서 소개되며 단박에 주목받은 데 이어 올해는 '가을로'가 영화제 개막작으로 뽑혀 그는 유지태ㆍ엄지원과 함께 개막식때 맨 마지막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당당히 레드카펫을 걸었다. 출연작 세 편 중 두 편이 부산영화제와 인연을 맺은 것. "너무 좋게, 좋은 시선으로 봐주셔서 정말 감사하죠. 좋은 평가에 감사하고 고맙게 생각하지만 제 입으로 호들갑 떨 일은 아니라고 봐요." 최근 배우들 사이에서 영화와 TV 드라마의 경계가 많이 허물어져 있다고는 하지만 영화배우의 드라마 진출은 활발해도 탤런트의 영화 출연은 여전히 쉽지 않다. 특히 김지수처럼 오랜 기간 TV에서 견고한 이미지를 쌓아왔던 연기자에게는 넘기 까다로운 벽이다. 그럼에도 그는 영화계에 빨리 뿌리내린 편. 김대승 감독은 김지수를 두고 "스스로 자기 길을 만들어가는데 믿음이 갔다"고 말하기도 했다. 참 진부한 질문으로 시작했다. '이제 영화의 맛도 알아가고 있을 텐데, TV와 영화 연기의 다른 점은 뭐냐'라는. "제가 연기하는 건 똑같습니다. '영화 작업이, 스크린이 이런 매력이 있구나'라는 건 느끼지만 큰 차이는 없어요." 예상했던 대답이다. 배우가 연기하는 게 뭐 다를 것인가. 그럼에도 또 우문(愚問)을 계속했다. '드라마에서 많은 역할을 했지만 멜로 이미지가 강한 데다 영화도 주로 멜로 영화에만 출연하는데(그는 '가을로'에 이어 다음달 한석규와 공연한 멜로 영화 '사랑할 때 이야기하는 것들' 개봉을 앞두고 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라고. "장르를 떠나 저를 끌어당기는 요소가 있다면 가리고 싶지 않습니다. 일부러 멜로만 했던 것은 아니죠. 우연찮게 지금까지는 멜로가 가장 절 끌어당긴거에요. 개인적으로 멜로를 좋아하긴 하지만 다른 장르에 대한 욕구도 분명 있습니다. 나중에 40대가 돼도 근사한 멜로를 찍을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구요." 역시 현답(賢答)이다. 서서히 '가을로'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됐다. "'로망스'에서 보여준 비현실적인 사랑과 실제 사건을 소재로 해 현실적으로 보이지만 제가 연기한 민주가 현실적이지만은 않은 '가을로'의 사랑, 그리고 너무나 현실적인 여자를 연기한 '사랑할 때 …'는 다같은 멜로 장르이지만 모두 다 다른 이야기에요. 그러니 멜로를 계속 해도 지루할 틈이 없죠." 김지수가 맡은 민주는 삼풍백화점 참사로 목숨을 잃은 여자. 사랑하는 남자와의 결혼을 불과 한 달 앞둔 채 사고로 죽는다. 영화는 민주가 남긴 신혼여행을 계획한 다이어리를 따라 현우(유지태)와 사고 당시 만난 세진(엄지원)이 여행지에서 만나 소중한 이를 추억하는 내용으로 진행된다. 밝고 맑은 민주는 내레이션을 통해 이 둘의 여행에 동행한다. 그는 그 어느 때 보다 화사한 얼굴로 스크린을 채웠다. "민주는 밝고 맑은, 햇살같은 여자에요. 똑같은 사물을 바라봐도 긍정적으로 보는 여자죠. 저런 여자가 죽었다면 남겨진 이들이 평생 가슴속에 묻고 살 것 같은. 정말 닮고 싶은 캐릭터입니다." 그는 "민주를 연기하는데 그리 힘들지는 않았지만 민주가 영화 '가을로'의 좋은 느낌을 실어주는 여자라는 점에서 부담됐다. '가을로'를 보고나서 관객이 시 한 편을 읽은 듯한 느낌이 들도록 해야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자연과 닮아있는 캐릭터잖아요. 민주가 하는 대사들이 평상시 우리가 쓰는 어법은 아닙니다. 내레이션을 통해 들려지는 목소리가 편안하게 느껴지도록 해야 하는 게 큰 부담이었습니다. 오버해서 말하면 닭살스럽고, 너무 잔잔하면 드라이하게 들릴 수 있어 수위를 조절하는데 신경이 많이 쓰였죠." 어느 면에서 민주는 판타지적인 인물이다. 특히 첫사랑을 가슴에 두고 있는 남자들에게는. 나이가 그보다 어린 유지태와의 사랑 연기가 어렵지는 않았다. "유지태의 공력이 대단하고, 실제 나이보다 더 성숙한 면모를 갖고 있기 때문"이었단다. '가을로'에 대한 평은 분분하다. 어찌보면 한 영화에 대한 평가가 여러가지인 것을 당연한 일. "전 제 작품에 대해 객관적이고 냉정한 시선을 잃지 않으려고 해요. 완벽한 작품이 어디있겠어요. 그리고 배우는 늘 자신의 연기에 아쉬움이 있죠. 다만 단점이 있다면 이런저런 장점도 있다고 말할 뿐이고, 단점보다는 장점을 봐주시길 바랄 뿐입니다." 김지수는 배우로서 멀리 자신의 인생을 계획하고 있었다. 이 정도면 비교적 잘 가고 있는 것 같다는 말과 함께. "제가 언제까지 주인공만 할 수는 없습니다. 어느날 조연이 된다 해도 내 자리에서 잘 하고 싶은 생각이에요. 지금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어요. 영화라는 장르가 늦게 시작해도 잘 갈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는. 무엇을 언제 시작하느냐는 중요하지 않고 다만 어떤 자세로 하느냐가 중요하다는. 운만 따랐던 것은 아니지만 운이 많이 따랐다는 점도 제겐 감사할 일입니다." 영화배우로서 잰걸음을 하고 있는 그가 대중의 정서와 딱 맞아떨어지는 작품으로 한 단계 더 올라설 날을 그려본다. /연합뉴스

이윤미 드라마 촬영 때문에 신혼여행 미뤄

28일 결혼하는 가수 겸 작곡가 주영훈과 탤런트 이윤미 커플이 신혼여행을 12월께로 늦췄다. 이윤미가 출연하는 드라마 촬영 일정 때문이다. 이윤미는 19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SBS탄현제작센터에서 열린 SBS TV 금요드라마 '마이 러브' 기자간담회에서 "드라마 촬영을 모두 끝낸 후 12월쯤 마음 편하게 신혼여행을 다녀오기로 했다"면서 "결혼 전날까지 촬영한 후 결혼식 다음날부터 곧바로 촬영에 임해야 하지만, 사실 제작진이 결혼식 날짜를 빼 주는 것만해도 고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결혼과 관련해 준비할 것이 많은데 주영훈 씨가 다 알아서 해준다고 해서 다행"이라면서 "다만 나는 짬을 내 주영훈 씨가 결혼식 때 입을 턱시도를 만들고 있고, 주영훈 씨는 결혼식 행진곡을 편곡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결혼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결혼식에 초청해야 할 명단에 빠뜨린 사람이 있을까봐 걱정"이라면서 "꿈에서도 연락 못한 사람 이름이 생각나 깨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극중에서 건설회장의 딸로 엘리트 청년 조이환(이창훈)의 약혼녀 서희재 역을 맡았다. 하지만 조이환이 고등학교 시절 첫사랑인 장미란(신애라)에게 마음을 빼앗기면서 괴로움을 겪는다. /연합뉴스

“사극을 보면서 역사를 배운다고? 그래도 역사공부는 해야해요”

“TV 드라마 그만 보고 공부 안해?” 하지만 이런 잔소리를 하는 부모들은 역사 드라마를 하는 시간엔 자녀들에게 너그럽다. 자녀들이 사극(史劇)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역사를 배울 수 있다고 막연하게 기대하기 때문이다. 기대에 부응하듯 시청자의 40%가 사극 내용을 신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78%의 시청자는 사극을 보면 역사 학습에 도움을 받는다는 생각을 한다고 답했다. ◇ TV 사극 열풍… 10대·50대 모두 마니아 지금 브라운관은 사극의 ‘춘추전국시대’다. 방송사마다 대형 사극을 주말과 평일 황금시간대에 포진해 놓고 있다. 월·화요일엔 ‘주몽(MBC)’, 수·목요일엔 ‘황진이(KBS)’, 토·일요일엔 ‘대조영(KBS)’과 ‘연개소문(SBS)’이 시청자를 기다린다. 한류 톱스타 배용준이 주연을 맡은 ‘태왕사신기(MBC)’도 내년 방영을 앞두고 촬영 중이다. 이미 SBS는 ‘서동요’를, MBC는 ‘다모’와 ‘대장금’을, KBS는 ‘불멸의 이순신’을 방영해 많은 사람들을 텔레비전 앞으로 불러모았다. 주 시청자 층도 다양해졌다. 과거 사극들이 정통을 내세우며 중·장년층을 겨냥했다면 최근 사극들은 모든 시청자를 아우르고 있다. 현대적 감각을 가미한 ‘퓨전’ 사극의 등장과 신세대 배우들의 가세로 나이에 관계없이 좋아하는 드라마 장르가 됐다. 리서치 전문기업 엠브레인이 10대 이상 남녀 549명을 대상으로 ‘역사 드라마 관심도’에 대해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9%가 ‘사극에 어느 정도 관심있다’고 답했다. 10대에선 48%, 20대에서 56%가 사극에 관심있다고 답해 40대 56%와 50대 72%에 못지않은 관심을 보였다. ‘사극 코드’는 스크린에서도 각광받고 있다. ‘왕의 남자’는 사극이라는 비인기 장르에도 불구하고 1230만명의 관객을 모았고 ‘음란서생’도 200만명이라는 적지 않은 관객몰이로 사극의 인기를 이어갔다. ‘스캔들 : 조선남녀상열지사’ TV 드라마 ‘다모’를 영화화한 ‘형사’도 젊은 층의 관심을 받았다. ◇ 사극으로 역사 공부를?… 78% “사극, 역사 학습에 도움 ” 역사 드라마를 보는 텔레비전 시청자 10명 중 8명은 ‘사극 드라마가 역사 학습에 도움을 준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엠브레인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78%가 ‘사극드라마를 통해 역사 학습이 된다’ 고 답했다. 또 사극 드라마의 역사 내용도 신뢰하고 있었다. 시청자의 40%는 사극을 통해 방영된 역사 내용에 대해 ‘매우 또는 다소 믿는다’ 고 답했다. 반면 ‘전혀 또는 별로 믿지 않는다’ 는 응답은 18%에 그쳤다. 사극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중국의 동북공정이 잘못됐음을 알려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60%가 ‘매우 또는 다소 가능하다’는 긍정적 의견을 보였다. 이는 ‘전혀 또는 별로 가능하지 않다’는 응답(24%)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항하기 위해 사극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 그러나 사극에 드라마적인 요소를 가미하거나 작가의 상상력을 추가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반대(46%)가 찬성(36%)보다 높게 나타났다. 역사적 사실 고증이 작가의 상상력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극의 내용 변형 반대 이유로는 ‘역사 학습에 혼동 우려’가 51%로 가장 높았고 ‘잘못된 역사관 고취’가 46%, ‘국수주의·민족주의 우려’가 2%로 그 뒤를 이었다. 엠브레인 이지영 과장은 “사극은 모든 연령층에서 높은 관심을 보이는 장르”라며 “사극의 영향력이 큰 만큼 제작사와 방송사에서도 책임감을 가지고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사극을 통한 학습 효과, 정말 믿어도 될까 ? 방송 3사에서 방영하는 사극 드라마가 시청자에게 상당한 영향력을 미친다는 사실에 이견을 다는 사람은 별로 없다. 엠브레인의 설문조사에서도 드러났듯 많은 사람들이 사극의 내용을 역사적 사실로 받아들이고, 또 상당수가 사극의 학습 효과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TV 사극들이 역사 고증을 등한시하는 내용 전개로 역사 왜곡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기도 하다. 그렇다면 사극을 통해 역사를 알아가는 것이 현명한 행동일까? 역사교육 관련 전문가들은 역사 속 인물이나 시대를 많은 사람에게 소개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그러나 출연인물이나 묘사를 그대로 믿기 보다 실제 역사와 어떤 차이를 갖는지 스스로 확인해가며 선택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교원대 송호정(역사교육과) 교수는 “최근 사극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많은 시청자들이 드라마적 허구를 실제 일어났던 일로 착각하는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드라마 사극 자체를 역사 학습의 자료로 활용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며 “하지만 사극 때문에 좀더 많은 사람이 역사에 대해 관심을 갖게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경기대학교 김기봉(사학과) 교수는 “영상 세대들이 텍스트가 아닌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역사 정보를 얻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역사 교육 자료도 텍스트 중심에서 벗어나 드라마, 영화, 연극 등과 결합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러나 “사극의 내용은 허구와 사실을 적절히 섞은 ‘팩션의 역사’이므로 시청자들은 이를 선택적으로 소비해야 한다”며 “다양하게 쏟아지는 역사 관련 영상 매체를 시청자들이 올바르게 소비할 수 있도록 역사학자들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