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늘의 '90일…' 시청률 9%로 출발

김하늘이 김정은ㆍ하지원과 정면 대결을 시작했다. 첫 만남에서는 하지원이 먼저 웃었다. '여우야 뭐하니' 후속으로 15일 첫방송된 김하늘 주연의 MBC 수목드라마 '90일, 사랑할 시간'(극본 박해영, 연출 오종록)은 9.0%(TNS미디어코리아 조사)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하지원의 KBS 2TV '황진이'는 23.3%를 기록했다. 지난 9일 시청률(19.7%)을 뛰어넘는 자체 최고 시청률이다. 김정은이 주연을 맡은 SBS '연인' 역시 14.3%를 기록해 지난회인 9일 방송보다 2.1%포인트 상승했다. 그러나 이날 '연인'이 한국 대 이란전 축구중계 관계로 오후 11시대에 방송돼 사실상 세 드라마의 맞대결은 16일부터 펼쳐지는 셈이다. SBS가 방송한 축구 경기는 16.7%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한편 김하늘과 강지환이 출연하는 '90일, 사랑할 시간'에 시청자들은 "오랜만에 가슴 아파하며 볼 수 있는 드라마가 나왔다"며 대체로 좋은 평가를 내렸다. 이날 방송에서는 현지석(강지환)과 고미연(김하늘)이 학창시절 처음 만나 풋풋한 첫사랑을 키워가는 모습이 제주도의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펼쳐졌다. 이어 두 사람의 애절한 사랑과 헤어질 수 밖에 없었던 이유 등이 그려졌다. 드라마 게시판에서 시청자 이현아 씨는 "이미 강지환과 김하늘은 없고 오로지 지석이와 미연이 만이 있었다"면서 "가슴 아픈 멜로가 그리웠는데 드디어 만났다"고 말했다. 이수진 씨는 "익숙한 감정과 표현을 일상적인 단어로 비범하게 조합해내는 대사가 상당히 설득력 있게 마음을 동했다"면서 "속도감 있는 멜로, 2회에선 유부남 유부녀 모드에 접어들 모양인데 기대된다"고 적었다. /연합뉴스

알-자지라 첫 영어방송 하던 날

"11월15일. TV뉴스의 새 장이 열렸다" 서방 `공룡' 방송사의 대항마 역할을 하는 알-자지라 방송이 개국 10주년을 맞아 야심차게 출범한 24시간 영어 뉴스 방송인 `알자지라 잉글리시'가 두바이 시간으로 15일 오후 4시 첫 전파를 쐈다. 첫 방송 시각이 다가오자 `카운트 다운'을 하는 초시계가 나오더니 정확히 오후 4시가 되자 9ㆍ11 테러를 비롯한 최근 몇 년간 지구촌을 뒤흔든 전 세계적인 사건을 연도별로 빠르게 편집한 장면으로 첫 화면이 시작됐다. 이어 뉴스의 시작을 알리는 자막이 올라가더니 시울리 고슈와 새미 자이든이 첫 앵커로 등장, "뉴스의 의제를 설정하겠다. 11월15일 TV뉴스의 새 장이 열렸다"는 메시지를 내보냈다. 화면은 다시 가자 지구, 수단의 다이푸르, 이란과 짐바브웨 등 각 국에 파견된 특파원이 시청자에게 첫 인사를 하는 모습으로 바뀌었다. 알-자지라 잉글리시의 첫 `긴급뉴스'는 이날 러시아와 일본 북부에 내려진 쓰나미 소식이었다. 알-자지라 잉글리시는 애초 올해 1월1일 12시간 뉴스로 시작하려 했으나 기술적인 문제와 해외 지국 허가 문제로 계속 연기되다 이날 첫 방송을 내보냈다. 알-자지라 잉글리시 채널은 본사가 있는 카타르 도하와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 런던, 워싱턴에 설치된 뉴스 스튜디오 4곳에서 주로 제작된다. 이 방송을 볼 수 있는 지역은 중동을 비롯해 유럽,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로 위성을 이용해 약 8천만 가구가 시청할 것으로 알-자지라 방송은 예측했다.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서도 볼 수 있다. 그러나 미국에선 아직 알-자지라 방송을 위성이나 케이블TV로 볼 수 없다. 알-자지라 잉글리시는 55개국 800여명을 고용, 다양한 시각과 분석을 제시해 CNN이나 BBC의 시청자를 흡수한다는 계획이다. /연합뉴스

박찬욱 감독 "정지훈(비)의 청춘이미지가 필요했다"

박찬욱(43) 감독의 신작 '싸이보그지만 괜찮아'(제작 모호필름)는 로맨틱 코미디다. 그 '무시무시한' 영화를 만들었던 박찬욱 감독이 로맨틱 코미디라니. 그런데 배경이 독특하다. 정신병원에 입원해 있는 두 남녀가 주인공. 뭔가 색다를 것이라는 느낌이 오지 않나. "'12세 이상 관람가' 등급은 처음"이라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는 이번 영화에서 꾸준히 천착해온 폭력 미학이 아닌 발랄한 청춘을 소재로 택했다. 박 감독은 이 영화를 시작하기 전에는 "'복수 3부작'(복수의 나의 것ㆍ올드보이ㆍ친절한 금자씨)과 차기작인 흡혈귀 영화 '박쥐'(이미 송강호가 캐스팅돼있다) 사이에 놓인 작은 섬"으로 표현하며 "단추를 풀고 (가벼운 마음으로) 만드는 소품"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런데 영화는 청춘스타 정지훈(비)이 캐스팅되고, 임수정이 가세하면서 방향을 틀었다. 15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한국의 어느 감독이 정지훈을 데리고 쉬어가는 영화를 찍을 수 있겠느냐"면서 "소품으로 시작했는데 결국에는 제작비ㆍ촬영분량ㆍ컴퓨터그래픽 등이 예상보다 훨씬 초과했다"고 말했다. "사랑 얘기가 섣불리 해서는 싸구려로 전락하기 쉽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증오ㆍ복수 등을 다룬 이야기보다 더 조심스럽더라고요. 결국에는 전작보다 더 공을 들인 작품이 돼 버렸습니다." '싸이보그지만 괜찮아'는 정지훈을 염두에 두고 제작된 영화다. 박 감독은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정지훈을 염두에 두고 썼다"고 털어 놓았다. 그는 "정지훈에게 첫눈에 반해 출연제의를 했고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만나자마자 후다닥 일이 진행됐다"며 정지훈의 캐스팅 과정을 설명했다. "주변에서 정지훈이 연기자로서 잠재력이 있다는 소리를 듣기는 했지만 캐스팅하기 이전에 연기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어요. 그런데 설명하기는 힘들지만 (그가) 잘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박 감독은 "세련되고 기교 많은 명배우보다 선입견이 형성되지 않은 순수한 느낌의 배우가 필요했다"면서 "청춘의 이미지가 필요해 정지훈을 캐스팅했다"고 말했다. '싸이보그지만 괜찮아'는 정신병원을 배경으로 자신을 사이보그라고 믿는 영군(임수정)과 그를 사랑하는 일순(정지훈)의 이야기. 여기에 정신분열증 환자들의 이야기가 보태진다. "처음 이 영화를 기획하면서 떠오른 이미지는 환자들이 단체로 치료를 받는 모습이었습니다. 환자 그룹 전체가 주인공인 영화를 상상했습니다. 슬픈 사연도 있고, 웃기는 사람도 있고, 다양한 사람들의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정지훈과 임수정이라는 청춘스타가 캐스팅되면서 멜로 영화의 틀을 갖게 되고 환자들의 기이한 행동은 자연스럽게 유머로 소화되며 로맨틱 코미디 영화가 됐단다. 그러나 박 감독은 이 영화를 로맨틱 코미디가 아닌 '일종의' 로맨틱 코미디라고 강조했다. "그냥 로맨틱 코미디 영화라고 하면 맥 라이언 같은 여배우가 나오는 알콩달콩 사랑 이야기를 상상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런 선입견을 갖고 극장을 찾는 분들이 화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영화는 두 사람의 사랑만 집요하게 쫓아가는 영화는 아닙니다." '싸이보그지만 괜찮아'는 정신병동을 다룬 영화다. 박 감독이 정신분열증환자에게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뭘까? "환자들은 자기만의 세계를 갖고 있습니다. 그것이 우리가 보기에는 미친 짓일 수 있지만 그들의 입장에서는 체계와 일관성이 있고 논리가 서는 행동이지요. 그 세계가 망상의 세계라서 그렇지 그런 면이 하나의 비유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겪는 문제는 의사소통의 문제인데 그들의 소통이 우리들의 그것보다 훨씬 더 감동적이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상대방과 의사소통을 하려면 통째로 그들을 바꾸려고 하기 보다 먼저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싸이보그지만 괜찮아'에서도 그렇듯 박 감독의 영화에는 정상적인 사람이 등장하지 않는다. 박 감독은 "영화 속 인물은 우리의 공격성ㆍ죄의식 등을 대표하는 인물"이라면서 "이를 통해 인간의 내면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 샘 페킨파 감독처럼 폭력을 통해 도덕적인 탐구를 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박 감독은 "기회가 되면 다시 로맨틱 코미디를 하고 싶다"면서 "영화가 개봉된 이후에는 차기작으로 준비 중인 '박쥐'에 매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싸이보그지만 괜찮아'는 12월7일 개봉 예정이다. /연합뉴스

MBC '주몽', 연장 방송 힘들 듯

MBC 특별기획드라마 '주몽'의 연장 방송이 사실상 힘들 것으로 보인다. 타이틀롤 주몽 역의 송일국이 최종적으로 연장 불참 의사를 MBC에 밝혔기 때문이다. 송일국의 소속사 관계자는 15일 "연장 방송에 참가할 수 없다는 입장을 MBC 측에 전했다"면서 "앞으로 이 같은 결정에 대한 번복을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송일국 측은 이어 "출연료 등의 조건은 고려사항이 아니며 작품과 시청자를 위한 결정"이라며 "다만 이야기 전개상 1~2회 정도 연장에는 참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송일국 측은 MBC가 연장 방영을 추진하던 초기부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으나 MBC의 계속된 설득에 고심을 거듭해왔다. 그러나 연장 불참 방침을 재확인함으로써 '주몽'의 연장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MBC는 여전히 '주몽'의 연장 방송에 대한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MBC 드라마국 정운현 국장은 "아직 연장 여부가 결정되지는 않았다"면서 "MBC는 아직도 '주몽'의 연장에 대한 의지가 있고 연기자를 계속 설득하는 과정에 있다"고 말해 여지를 남겨뒀다. MBC는 60부로 기획한 '주몽'을 25회 연장해 내년 3월까지 방송하는 방안을 강력히 추진해왔다. '주몽'은 14일 48.1%(TNS미디어코리아 조사)로 5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