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는 변주를 원한다. 다양한 캐릭터에 도전하고 싶어하고 그게 또 바람직하다. 그런데 '천의 얼굴'의 배우에게도 '몸에 꼭 맞는 옷'은 있기 마련이다. 그것은 배우가 느끼기 전에 관객이 먼저 느낀다. 그리고 사랑하게 된다. 배우 이병헌(36)에게는 그게 멜로 연기다. 연기력으로 신뢰감을 주는 몇 안되는 톱스타 중 한 사람인 그가 소화하지 못할 영역은 없다. 느와르 '달콤한 인생', 공포 '쓰리, 몬스터', 드라마 '공동경비구역 JSA' 등 그는 장르를 불문하고 명불허전의 연기를 펼쳤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유독 잘 어울리는 옷을 입었다고 느끼는 순간이 있었다. 바로 멜로 연기를 펼칠 때였다. 그를 최고의 한류 스타로 만든 드라마 '올인'과 '아름다운 날들'을 비롯,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 등이 그렇다. 그가 다시 한번 멋진 멜로 연기를 펼쳤다. 30일 개봉하는 '그해 여름'(감독 조근식, 제작 KM컬쳐)에서 이병헌은 시대의 격랑에 휩쓸려 목숨과도 같은 사랑을 포기해야 했던 주인공 윤석영으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22일 시사회 직후 만난 이병헌은 쏟아지는 찬사에 다소 얼떨떨한 모습이었다. "진짜 좋아요? 기분 좋네요. 시나리오를 덮을 때 영화 '노트북'이나 '시네마천국'과 같은 정서를 느꼈어요. 일반적인 멜로 혹은 휴먼 드라마와는 또 다른, 다시는 돌이킬 수 없고 찾아갈 수 없는 아련함, 애틋함, 향수 등을 느낄 수 있었어요. 그런 정서를 새롭게 표현해보고 싶었습니다." 영화는 1969년을 배경으로 한다. 삼선개헌 반대 시위가 드세게 일어날 무렵을 배경으로 여름 농촌봉사활동을 떠난 대학생 윤석영과 농촌 처녀 서정인의 풀꽃 같은 사랑이 펼쳐진다. 그러나 역사의 소용돌이는 둘의 사랑을 영원으로 만들지 않는다. 월북한 아버지 때문에 '빨갱이의 딸'이라는 딱지가 붙은 서정인과 세력가의 아들인 윤석영의 만남을 시대가 결코 용납하지 않은 것이다. "대학(한양대 불문과 89학번) 때 농촌활동을 가본 적은 없어요. 하지만 석영의 캐릭터와 실제 제 모습은 상당히 비슷한 부분이 있어요. 저도 대학 때 단체생활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어요. 클럽이나 동아리 활동에 대한 거부감 같은 것이 있어 겉돌았죠. 석영이 친구 하나 바라보고 덥석 농활에 따라나섰지만 현장에서도 겉돌았던 것처럼 말이죠. 제가 봐도 석영은 저랑 참 비슷한 친구입니다." 개인주의적 성향도 그렇지만 대학생 시절 구김살 없고 순수할 수 있었던 것 역시 닮았다. 반면 세상의 어둠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에게는 두려움도, 독기도 없다. "석영처럼 대단한 집은 아니어도 저 역시 비교적 유복한 환경에서 성장했어요. 별 어려움 없이 큰 거죠. 그래서 커서도 때로는 아이처럼 순수할 수 있었구요. 그런데 그런 점이 어떤 면에서는 배우로서 약간의 콤플렉스가 됐어요. 다양한 연기를 펼쳐야 하는 배우에게는 밑바닥 경험도 필요하잖아요." 그런 석영이 태어나서 처음으로 맞닥뜨리는 두려움은 취조실에서 시작된다. 정인과의 만남으로 간첩혐의를 뒤집어쓰게 된 석영은 형사에게 혹독하게 뺨을 맞으며 자백을 강요당한다. "남양주종합촬영소 세트장에서 맞는 것만 이틀간 촬영했는데 세상에 태어나서 그렇게 많이 맞아본 적이 없어요. 200대 이상을 맞은 것 같은데 나중에는 볼이 너무 부어서 얼음찜질을 해도 소용이 없을 지경이었지요. 세트장도 음산한데 첫날 촬영하고 나니 두 번째 날은 촬영하러 가는 게 꼭 죽으러 가는 것 같더군요(웃음). 영화에 보여진 것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해요. 정말 끔찍하게 맞았습니다." 이병헌의 영화에 대한 애정은 장면장면 다양한 아이디어로 연결됐다. "어떤 때는 제가 아이디어를 내면서 감정이 북받쳐올라 주체할 수 없었던 순간도 있었어요. 대표적으로 교도소 앞에서 아무 말 못하고 먹먹한 표정으로 정인을 바라보는 것이 그랬죠. 그만큼 석영의 캐릭터와 영화의 내용에 푹 빠져 있었던 거죠." 그의 아이디어는 영화의 제목을 바꾸는 데까지 이어졌다. 애초 '여름 이야기'였던 제목 교체에 제작사는 50만 원의 상금을 내걸었는데 이병헌이 '그해 여름'이라는 아이디어를 낸 것. "그런데 나중에 상금을 10만 원밖에 안 주는 거예요. 이유를 물었더니 같은 의견을 낸 사람이 다섯 명이라 나눠줬다나요? (웃음)" 화면에 울려퍼지는 로이 클락의 '예스터데이 웬 아이 워스 영(Yesterday When I Was Young)'이 지나간 시절에 대한 사무치는 그리움을 고조시키는 가운데, 세월이 흘러 백발의 노교수가 된 석영은 평생 가슴에 묻고 산 정인의 발자취를 좇는다. 이병헌은 관객이 그런 석영을 따라 가슴 터질 듯한 사랑의 희열과 슬픔을 함께 느끼게 한다. 더불어 배우 이병헌의 진가를 확실히 증명해보였다. 그의 가슴 떨리게 하는 연기가 한동안 가물었던 스크린에 단비가 될 듯하다. /연합뉴스
“일본인들에게 한국 음식 인기란 말도 못해요. 한번은 감자탕을 같이 먹으러 갔는데 ‘맛있다’고 뒤로 넘어 갑디다. 김치나 잡채,전은 두말 하면 잔소리죠.” 특유의 너털 웃음으로 시청자들에게 친숙한 탤런트 최불암(67·본명 최영한)씨가 대한민국의 궁중음식을 알리는 홍보 사절로 나섰다.사단법인 ‘웰컴투코리아’ 시민협의회 회장인 그는 다음달 3일부터 ‘대장금 스타와 한국 요리의 즐거움’ 행사를 위해 일본 동북 지방의 후쿠시마와 미야기,야마가타 등 3개 현을 방문한다. 최씨는 임현식,여운계,박은수씨 등 다른 배우들과 함께 일본인을 대상으로 요리 강습 및 시식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지난 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국민일보와 일본의 후쿠시마민보사,가와후쿠신보사,야마가타신문사 등이 공동 주최한다. 접수를 받자마자 1500여명이 참가 신청을 하는 등 현지에서 뜨거운 관심을 끌고 있다. 준비하는 과정이 만만치는 않지만 참가자들이 우리의 전통 음식을 만들며 행복해 하는 모습을 떠올리면 벌써부터 가슴이 벅차오른다고 말했다. 지난해 행사 때도 에피소드가 적지 않았다고 한다. “공항에서 이틀 동안 검역을 당한 적도 있어요. 칼,도마 같은 주방 기구가 짐 속에 있었는데 철저한 일본 검역관들이 하나씩 꺼내보면서 풀어줄 생각을 안 하더라고요.” 하지만 참가자들의 열성이 워낙 뜨거워 불유쾌한 기억은 눈 녹듯 사라졌다는 것. “한류를 사랑하는 ‘후칸네트워크(후는 ‘후쿠시마’와 간은 ‘간코쿠’ 즉 한국을 뜻함)’라는 모임이 있는데 새벽 1시까지 설거지나 음식 배달 등 궂은 일을 마다 않고 해 주더라고요. 정말 감사하고 행복했습니다.” ‘국민 어르신’답게 그는 한류 열풍을 이끌고 있는 젊은 스타들에게 쓴 소리도 잊지 않았다. “요즘 스타들은 너무 돈만 밝히는 경향이 있어요. 한류는 진정 애국하는 마음으로 이끌어야 합니다. 젊은 연예인들도 나라에 봉사하는 마음으로 한류에 앞장섰으면 좋겠습니다.”
한석규가 올 한 해 세 편째 영화를 내놓았다. 물론 '음란서생'과 '구타유발자들'은 작년에 찍어 올해 개봉했으니, 올해 작업한 것은 '사랑할 때 이야기하는 것들'(감독 변승욱, 제작 오브젝트필름) 한 편뿐이지만 관객과는 세 번째 만남이다. 모두 다른 색깔이다. 사극 장르에 미스터리와 멜로를 결합했던 '음란서생', 실험적 색채가 농후했던 '구타유발자들'에 이어 멜로 영화 '사랑할 때…'은 전혀 다른 느낌이다. 한석규는 "극과 극의 무대가 주어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고맙다"면서 "한 이미지만 하면 지겹지 않겠느냐"고 지나가듯 말했다. 영화 '사랑할 때…'은 심은하와 공연해 영화계를 잔잔히 흔들어놓았던 '8월의 크리스마스'와 닮아 있다. 심은하와 서로 말과 행동이 아닌 가슴으로 사랑을 주고받는 한편 아버지 신구와의 이별이 가슴을 후볐던 영화다. 아버지에게 리모컨 사용법을 가르쳐주는 장면은 꽤 세월이 흘렀음에도 잊혀지지 않는다. "어찌 보면 비슷해요. 그때나 지금이나. 멜로 영화이긴 하지만, 멜로보다는 가족 이야기가 많죠. '접속'에서는 전도연 씨와 영화 속에서 딱 한번 만난 채 멜로 영화를 찍었고, '8월의 크리스마스'에서도 심은하 씨 손 한번 잡는 게 고작이었죠. 그래도 이번에 김지수 씨와는 키스도 했어요. 하하." 그러면서 환하게 웃는다. 8년 만의 멜로 영화 출연. 특별한 감회가 있지 않을까. "멜로 장르라는 점 때문이라기보다는, 시나리오를 보며 제가 공감했어요. 저 역시 한 관객으로서 감동을 먹은 거죠. 결혼할 때 순탄하게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나요. 다들 비슷한 생각을 할 것 같아요. 지금 이 사랑을 이해 못하는 관객이라도 10년 뒤, 20년 뒤쯤에는 영화를 보며 공감할 수 있을 테고요." '사랑할 때…'은 멜로 영화면서 가족 영화이기도 하다. 고교 시절 갑자기 정신질환을 앓게 돼 평생 책임져야 할 형이 있는 인구와 아버지가 남긴 빚 5억 원 때문에 이를 악물고 생활전선에 뛰어드는 혜란이 힘겹게 사랑을 일궈간다. 영화는 조용히 사랑마저도 버거운 인구와 혜란의 만남을 좇는다. 도대체 가족이 뭘까. 더욱이 요즘 세상에 드물게 아이를 넷이나 둔 배우 한석규에게 가족은 뭘까. "소중하고 좋은 것이지만 어떨 땐 지긋지긋할 때도 있죠. 제가 4형제 중 막내이고, 아내가 5남매 중 막내입니다. 두 사람의 가족만 해도 굉장히 많아요. 우리 가족만 해도 별의별 경우 다 있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보세요. 인구와 혜란에게도 그렇게 지긋지긋할 수 있는 가족인데, 두 사람 역시 가족을 만들려고 하잖아요." 그는 가족이 주제인 영화를 좋아하며(이두용 감독의 '장남'을 명작으로 꼽았다), 꾸준히 그런 영화에 출연해왔다고 말했다. 영화로 보면 '초록 물고기'나 '8월의 크리스마스', '미스터 주부 퀴즈왕' 등이 그렇고, 드라마 '아들과 딸' '서울의 달'이 그렇다고 했다. "가족의 소중함이라는 이 쉬운 주제를 쉽게 풀어내기가 참 어려워요. 변승욱 감독이 여백의 미를 담아내면서 영화를 풀어나가 좋았어요." 배우로서 그의 연기는 절제미가 느껴진다. 연기가 아닌 그저 한 사람의 삶을 옆에서 보여주는 듯한 느낌. "나이를 먹어가면서 자꾸 뭔가를 덜 하려고 하는 것 같아요. 창작하는 사람들의 특징이기도 하다네요. 배우는 감독이 의도한 이야기를 가장 잘 전달해줄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는 사람이죠. 어떻게 하면 연기를 안하면서 연기할 수 있을까, 이게 제 평생의 숙제입니다." 인터뷰에 들어가기 전 그에게 "얼마 전 한 시상식장에서도 그렇고, 제작보고회에서도 그렇고, 요즘 왜 이렇게 웃고만 다니느냐"고 따지듯 물었다. 웃는 게 무슨 죄라고. 딱히 어떤 대답을 바라고 물어본 게 아니었는데 그의 대답에서 세월이 느껴졌다. "카메라가 언제쯤 날 비춘다는 걸 알게 되니 때맞춰 웃게 된다"며 또 웃음 가득한 얼굴로 하는 말에 이어지는 대답. "자꾸 웃음으로 표현되네요. 나이가 들게 되니 속상한 일도, 눈물나는 일도 그저 허허 웃게 됩니다. 웃음으로 표현하는 일이 많아져요." /연합뉴스
드라마 '미스터 굿바이'와 '카일'의 탤런트 조동혁(29)이 내년 1월부터 방송하는 SBS TV 월화드라마 '사랑하지 않아'(극본 최윤정, 연출 정세호)에서 영화감독 이상민 역으로 캐스팅됐다. '사랑하지 않아'는 전혀 다른 캐릭터의 다섯 형제를 주인공으로 각각의 사랑과 갈등을 통해 가슴 찡한 가족애를 그리는 드라마. 조동혁이 연기하는 이상민은 재벌 가문의 아들이자 주목받는 신예 감독으로 모든 면에서 완벽하지만 어린 시절 새어머니의 편애로 마음을 다쳐 주변 사람들을 냉정하게 대하는 인물이다. 한은정이 그런 그의 마음을 흔드는 여인으로 출연하며, 김동완은 야망이 큰 한은정의 남편 역을 맡았다. '청춘의 덫' '경찰 특공대'의 정세호 PD가 연출하는 '사랑하지 않아'는 내달 초 촬영에 들어간다. /연합뉴스
한국에서 활동하던 일본인 탤런트 유민이 일본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한다. 유민의 소속사 여백엔터테인먼트는 "일본 영화 '쓰키가미'에 남자 주인공의 아내 역을 맡아 지난달부터 교토에서 촬영 중이며, 지난 6월 방송된 드라마 '어텐션 플리즈'의 시즌2에도 스튜어디스 역으로 다시 출연한다"고 23일 밝혔다. '쓰키가미'는 영화 '철도원'의 후루하타 야스오 감독이 아시다 지로의 소설을 영화화하는 작품으로 남자 주인공은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등으로 유명한 쓰마부키 사토시가 맡았다. 후루하타 야스오 감독은 유민의 첫 영화인 '호타루'의 감독이기도 하다. 유민은 "처음 해보는 시대극이라 옛날 가발에 의상까지 입고 촬영하고 있어 어려운 점도 많지만 후루하타 감독님과 자주 상의하면서 열심히 찍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3월 방송 예정인 '어텐션 플리즈'는 26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하와이 촬영을 진행한다. 이러한 활약을 바탕으로 유민은 일본판 '뉴스위크'가 뽑은 '세계가 존경하는 일본인' 100명에 들었다. 소속사는 "타국인 한국에서 일찌감치 연예활동을 하고 이에 한류 바람이 불어 다시 일본에서 활동하는 연예인으로서 인정받은 것이라고 본다"면서 "양국의 문화교류에 더 활발히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연합뉴스
SBS 주말 사극 '연개소문' 촬영 현장에서 무술감독이 신입 PD를 때린 일이 뒤늦게 알려졌다. 22일 SBS 드라마국 관계자에 따르면 무술감독 이 모씨는 11일 경북 문경의 '연개소문' 촬영 현장에서 보조 출연자 섭외 문제로 작업을 중단했다가 이를 말리는 신입 PD의 얼굴을 한 차례 때렸고 이 씨는 교체됐다. 이 관계자는 "보조 출연자 섭외 말고도 스트레스 등 여러가지 원인으로 사건이 촉발된 것 같다"며 "드라마국 내부에서도 (무술감독을) 교체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고 결국 교체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KBS 2TV 드라마 '황진이'에 출연 중인 탤런트 왕빛나가 이성문제와 관련해 10여 년 동안이나 착각한 사연이 공개됐다. 왕빛나는 최근 KBS 2TV '해피투게더-프렌즈' 녹화에서 초등학교 시절 좋아했던 남자친구와 만났다. '해피투게더-프렌즈'는 연예계 스타들이 출연해 어린 시절 친구를 찾으면서 추억담을 전하는 프로그램. 그는 "초등학교 때 그 친구를 무척 좋아했다"며 "가장 친한 친구와 적는 비밀교환일기에도 온통 그 친구 이야기뿐이었고, 걔도 나를 좋아했을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무대에 오른 남자친구는 왕빛나가 아니라 왕빛나와 가장 친한 그 친구를 좋아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에 10여 년 동안 그 남자친구가 자신을 좋아했다고 여겼던 왕빛나는 한동안 멍한 표정으로 입을 다물지 못했다. 아울러 이날 녹화에서는 왕빛나가 초등학교 시절 남자친구의 알몸을 엿보게 된 에피소드도 공개됐다. 성격이 털털해서 남자친구들과도 허물없이 지냈던 왕빛나는 남자 아이들끼리 놀러간 곳까지 따라갔다. 그렇게 물놀이를 하다가 옷이 젖어 한 명씩 돌아가며 씻기 시작했는데 왕빛나가 잠기지 않은 문을 열고 들어가는 바람에 친구의 샤워하는 모습을 본 것. 방송은 23일 밤 11시5분. /연합뉴스
미국 최대의 케이블TV 운영업체 컴캐스트가 월트디즈니와 수십억달러 규모의 콘텐츠분야 사업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라고 양사간 협상 과정에 정통한 한 소식통이 21일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이 소식통에 따르면 빠르면 이날 발표될 이번 계약으로 컴캐스트는 디즈니 산하 미디어 기업들의 각종 콘텐츠를 주문형 비디오(VOD) 형태로 컴캐스트 가입자에게 제공하고 디즈니는 이 대가로 매년 약 10억달러(약 9천300억원)의 수입을 얻게 된다. 컴캐스트는 특히 이번 계약으로 '위기의 주부들'이나 '로스트' 같은 디즈니 계열사의 인기 TV드라마를 본방송 12시간 이내에 VOD서비스로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컴캐스트는 이와 함께 'E! 엔터테인먼트' TV의 디즈니측 지분 39.5%를 약 12억달러에 인수, 지분율을 99.5%로 확대한다. /연합뉴스
"사람들이 NG를 좋아하더라고요. 웃음 때문에 NG를 내더라도 편안하게 인간 한지민의 모습을 보여주겠어요." KBS 2TV 연예정보 프로그램 '연예가 중계'의 새 여자 MC를 맡게 된 탤런트 한지민의 말이다. 그는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CCMM빌딩의 한 레스토랑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금까지는 드라마 캐릭터 역할 속에서의 이미지만 선보였는데 앞으로는 한지민 개인의 이미지로 시청자에게 다가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강수정 아나운서의 후임으로 25일부터 기존 진행자 김제동과 호흡을 맞추게 된다. 한지민은 "MC를 맡게 되면 개인적으로 팬이었던 원빈 씨를 한번 만나보고 싶다"며 "만약 진행 도중 나와 관련된 열애설이 터지더라도 사람들이 나에게 관심을 보인다는 말이기 때문에 기분이 좋을 것"이라고 의욕을 드러냈다. 진행자로 함께 나설 김제동에 대해서는 "옆집 오빠 같은 첫 느낌을 받아서 좋았다"며 "사실 연예정보 프로그램 진행자로 나선다는 것은 부담이었는데 상대가 김제동 씨라는 점이 결정을 내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 MBC '섹션TV 연예통신'의 현영, SBS '생방송 TV연예'의 이수경 등 타방송사 연예정보 프로그램 여자 MC와 비교해달라는 질문도 던져졌다. 이에 대해 "현영 씨는 톡톡 튀고, 이수경 씨는 차분하고 지적"이라면서 "내가 그들과 경쟁을 하려한다면 오히려 긴장이 심해질 것이기 때문에 편안하게 진행하려고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드라마 KBS 2TV '부활' '위대한 유산', SBS '무적의 낙하산 요원' 등에서 당찬 연기를 선보인 그는 "최근 방송 3사의 드라마를 모두 소화했다는 점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비록 시청률이 높지는 않았지만 할 때마다 다른 캐릭터에 도전했기 때문에 선택에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 프로그램을 맡고 있는 김영도 PD는 강수정 아나운서의 프리랜서 선언 후 아나운서팀과 제작PD들이 보인 갈등과 관련, 아나운서 대신 여자 연기자를 MC로 영입한 부분에 대해서 설명했다. 그는 "지금까지 '연예가중계'는 아나운서 또는 PD가 남자 또는 여자 MC를 맡아왔는데 그런 틀과 전통은 이제 깨도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면서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연기자를 쓸 시기라고 생각해 이번에 용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배우는 나이가 들수록 더 큰 꿈을 품나 보다. 늘 새로운 모습을 선보일 수 있길 바란다. 중견배우 김해숙에게도 이런 욕심, 아니 이런 꿈이 있다. 김해숙은 영화 '우리 형'에서 강인한 어머니, 자식을 먼저 보낸 상처에 가슴 찢긴 어머니를 연기하며 관객의 시선을 붙들었다. 사실 '어머니' 김해숙은 TV 드라마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부모님 전상서' '별난 여자 별난 남자' '장밋빛 인생, 그리고 지금 방송 중인 '소문난 칠공주' 등등. 23일 개봉하는 영화 '해바라기'에서도 김해숙이 그리는 '어머니'를 만날 수 있다. 김래원이 그가 맞이한 아들 오태식으로 등장한다. 같은 '어머니'이지만 다 다르다. '부모님 전상서'에서는 지독한 음치임에도 노래에 빠져드는 소녀 같은 순수함을 지닌 평범하기 그지없는 엄마, '장밋빛 인생'에서는 딸을 두고 도망나온 인생의 회한에 빠진 채 질박한 삶을 사는 엄마, 그리고 '해바라기'에서는 아들을 죽인 원수를 아들로 받아들인 어머니다. "'부모님 전상서'를 하기 전, 고두심 선배나 김영애 선배와는 다른 무언가를 찾아내길 바랐죠. 여러 모습을 통해 이제 '어머니'로 누구나 인정해주시니 더할 나위 없이 고맙고, 자랑스럽습니다." '해바라기' 속 덕자는 애잔하기 그지없는 인물이다. 아들에게 맞고 살았지만 아들은 그의 행복이었고, 그런 아들이 죽고난 뒤 맞이한 새 아들도 행여나 잘못될세라 위태위태하다. "지금까지 우는 연기를 할 땐 가슴 밑바닥부터 울어야 했어요. 그런데 덕자는 눈물을 보이지 않는 어머니죠. 아들한테 맞고 살고, 그 아들을 가슴에 묻은 어머니가 웬만한 일에 눈 하나 깜짝 하겠어요. 슬퍼도 눈물이 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김해숙의 묵직한 존재감을 느끼게 한, 덕자가 모로 누워 딸에게 오태식을 왜 아들로 받아들였는지 설명하는 장면에서 가슴 속에서 치밀어오르는 눈물을 참느라 힘들었다. "관객이 울 수 있도록 관객 몫으로 남겨둬야 하는 장면인데 연기하면서 제가 너무 많이 울었어요. 울음을 참느라 대사를 빨리 했던 게 영화를 보니 두고두고 아쉽네요." 김래원이 처음부터 살갑게 다가와 촬영 전부터 '어머니'와 '아들'로 지낼 수 있었던 게 좋은 영화가 될 수 있었던 비결인 것 같다고 한다. "이 영화가 태식이가 출소하기 전 숱한 사건은 생략된 채 태식이 출소 후 덕자와 만나는 것부터 시작해요. 관객에게 그 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무것도 설명하지 않지만 어떤 감정을 갖고 사는지 알 수 있도록 해야 하기 때문에 촬영 들어가기 전에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감독님께 하나만 부탁했죠. 제가 스스로 덕자가 익을 때까지 편한 신부터 촬영하자고. 촬영이 거의 영화 순서대로 이뤄져 다행이었습니다." 이렇게 수많은 어머니를 연기했던 김해숙의 꿈은 어머니가 아닌, 여자를 연기하는 거다. "제가 어머니를 연기했을 때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셔서 정말 고맙죠. 그런데 여배우로서 (나이가 든)우리도 배우입니다. 엄마로만 보이고 싶지는 않아요. 이 나이에도 배우로서 열정을 뽑아내고 싶고,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어요. 엄마가 아닌, 뭔가 있지 않겠어요? 배우로서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 와서, 내 도전을 성취하고 싶은 꿈이 있어요. 배우로서 김해숙의 새로운 걸 끄집어낼 수 있는 작품과 감독을 만나고 싶네요." 한달음에 말을 쏟아냈다. 그의 눈빛은 여느 청년 배우 못지않다. 아니, 청년 배우보다 더 절실하다. 한 순간에 이미지를 바꾸기는 쉽지 않은 일. 이를 위해 그는 '빚을 갚느라'(방송계에서 그와 함께 했던 PD나 작가에게) 거절하지 못했던 드라마를 당분간 쉴 계획이다. 어쩔 수 없이 한다 해도 매일 얼굴을 보여야 하는 일일극이나 주말극은 아니었으면 싶다. "일단 몸이 너무 안 좋아졌어요. 쉬면서 몸도 추스르고, 관객에게 새롭게 다가갈 수 있도록 준비해야죠. '매일 TV를 틀면 나온다'는 주위 분들의 말이 좋기도 하지만 배우로서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하기에는 극복해야 할 말일 수도 있으니까요." 인생은 도전의 연속이란 걸 그가 새삼 일깨워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