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성, 억대 펀드매니저는 잊어라

억대 펀드매니저 출신 배우가 화제가 됐다. 배우 김준성(37). 부모님의 반대에도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다며 네덜란드계 금융회사 ABN 암로사의 펀드매니저라는 직업을 포기한 인물. 제게 사춘기가 늦게 왔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부모님을 서운하게 했지만요. 증권계에서 일하며 부모님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게 효자구나라고 생각 했어요. 그러다가 이제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런데 부모님이 반대를 하셔서 조금 아쉬웠어요. 일종의 반항을 하며 말다툼을 벌이던 때가 많았죠. 하지만 포기할 수 없었다. 자신을 표현할 분출구가 필요했다. 젊음을 불태울 수 있는 것을 찾고자 할 때, 지인이 감독을 맡고 있는 뮤지컬에 출연을 하게 됐다. 새로운 인생이 시작됐다. 그 때가 2001년이니 어느새 10년이 훌쩍 넘었다. 이후 CF와 영화 등 작품 출연이 이어졌다. 드라마 로비스트, 영화 어깨 너머의 연인 작전 등에 얼굴을 내밀었다. 승승장구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방황하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던 부모님은 안정적인 직업을 선택하라고 다시 반대했다. 물론 아들을 사랑하는 마음 때문이다. 그 마음을 그는 안다. 인생에서 기회는 몇 번이고 온다. 김준성은 영화 만추로 관객에게 관심을 다시 받았다. 얼마 전 중국에서 개봉한 만추는 3일 만에 약 45억원을 벌어들였다. 중국에서 개봉한 한국영화 가운데 최고 흥행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JTBC 드라마 빠담빠담그와 그녀의 심장박동 소리에서도 활약했다. 김준성은 연기를 전문적으로 배운 적이 없다. 연기 학원에서 수업을 몇 달 들은 게 전부다. 그는 현장에서 더 배우는 게 많다고 했다. 제 자신에 대해서도 좀 더 많이 알게 되더라고요. 약점이나 단점, 장점도 알게 되니깐 이제 뭘 해야 하는 지 아는 거죠. 나름대로 익숙하다는 생각도 하게 됐는데 그게 안일한 생각이라는 걸 깨달았죠. 자극이 됐고 반성도 하게 됐어요. 김준성은 2009년 작전을 끝내고 미국으로 날아가 약 2년 동안 할리우드 시스템을 경험했다. 미국에서 2년여 동안 오디션을 계속 보러 다녔다며 엑스트라 등 잠깐 나오는 역할도 많았다고 회상했다. 미국에서 활동하며 깨달은 게 있다면 미국은 섣불리 도전해서 성공할 나라는 아니다라는 것이다. 물론 도전을 포기 하지는 않는다. 한국과 중국에서 작품 활동을 병행할 것이고, 계속 할리우드의 문을 두드리겠단다. 김준성이 연기자로서 바라는 건 한가지다.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사람들과 20년이 지나도 함께 작업하고 싶어요. 시스템에 구애 받지 않고 세상에 보여주고 싶은 게 있다면 보여주는 것이죠. 많고 많은 책 중에서 내가 정말로 읽기를 원하는 책을 찾았을 때와 같은 재미라고 할까요? 또 아이들을 좋아하는데 아이들과 영화를 해보는 것도 좋고요.(웃음) <협력사>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