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위기의 연평도

6월8일 오전 10시30분께 인천 옹진군 연평도 망향전망대. 북쪽으로 보이는 석도와 갑도 인근에 중국어선 30여척이 쌍끌이 그물을 달고 버젓이 불법조업을 하고 있다. 육안으로도 확인이 가능할 정도로 바로 지척에서 불법조업을 자행하고 있는 것이다. 전망대에 설치된 망원경으로 들여다보면 중국선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도 확연하게 보일 정도다. 배에는 벌써 어획물이 가득한 지 갈매기 수십마리가 배에 달라붙어 먹이를 주워먹기에 바쁘다. 중국어선들은 1~2척씩 흩어져 조업을 하다가 삼삼오여 모여들더니 이내 선단을 꾸리듯 대형을 만든다. 우리 해경이나 어선들이 쉽게 접근하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가 보인다. 이날(오전 7시 기준) 우리해역을 침범해 불법조업을 한 중국어선은 연평 앞바다에만 156척, 옹도~연평 인근에 25척, 대청~옹도 인근에 117척, 백령도 북방에 27척 등 325척이나 된다. 성도경 연평선주협회장은 “불법조업 중국어선은 갈수록 늘고, 물고기나 꽃게는 줄고, 정부는 막지도 못하고 분통이 터져 죽을 지경”이라며 “오죽했으면 어민들이 고기잡으러 바다에 나갔다가 중국어선을 잡아왔겠냐”고 하소연했다. ▲ 6월9일 출어에 나섰다 돌아온 어부들이 초라한 꽃게 상자 옆에 삼삼오오 모여 술잔을 기울이며 한숨짓고 있다 박태원 연평어촌계장은 “십수년동안 눈뜨고 중국어선들이 싹쓸이 해가는 것을 쳐다보고만 있었다”며 “해군이 됐든, 해경이 됐든 책임지고 우리 해역과 어민들이 지켜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쓴소리를 했다. 박 계장은 또 “연평해역은 해양수산부, 국방부, 통일부, 외교부, 국민안전처 등 여러 부처가 얽혀있어 통제가 심하다”면서 “하지만 중국어선 불법조업을 막는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것에는 다들 손놓고 있다”고 지적했다.정부, 중국어선 불법조업 엄단 천명글 = 김미경기자 사진 = 장용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