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근함 벗고 ‘동아시아 교류의 도시’로 通
본보는 창간 이후 지난 28년간 경기도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끊임없이 해 왔다. 이에 본보와 경기연구원은 7월 말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후원으로 ‘경기천년기념 학술토론회’를 개최했다.
박정신 전 숭실대 부총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서는 김동환 국학연구소 연구위원(경기, 그 천년의 이력)과 임종권 한국국제학연구원장(세계 천년의 도시와 경기), 허성관 전 광주과학기술원 원장(동북아 국제무역 중심경기), 김용국 아시아문화연구원장(동아시아 경기제의 변천과 경기도의 오늘)이 주제 발표자로 나섰다.
김 연구위원은 “경기도의 이력서를 쓰는 기분으로 발표했다. 경기도는 사실 한반도의 중심이면서도 과거나 현재, 미래의 정체성이 애매하고 미지근한 지역”이라며 “경기천년을 앞두고 문화적·정치적으로 정체성을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이냐는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임 원장은 “경기가 천년을 맞이해 새롭게 도약하고 모든 사람들의 삶의 중심이 되기 위해서 뭣보다 ‘경기’ 도시들을 하나로 연결할 수 있는 새로운 공동의 네트워크가 필요로 하는 시점에 와 있다”며 “도시의 유럽이 되었듯이 도시의 ‘경기’가 되려면 도시마다 각기 다른 도시로서의 발전을 도모하기보다 공동의 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통합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 전 원장은 “실학사상의 발원지가 ‘경기’다. 무역을 중심으로 초점을 맞췄다”면서 “ 중국과 일본은 경기가 봉건제하에서 나와서 봉건제 파괴 후에는 사라졌다. 우리는 중심지가 변하지 않는 한 경기는 없어질 수 없다. 우리가 경기천년을 다양한 측면에서 살펴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경기라는 지역이 동아시아의 문물이 교류하는 장으로서 소명을 수행하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한·중·일 3국이 ‘경기제’를 통해 무엇을 구현하고자 했는가를 비교해 살피는 것이 대한민국의 경기도가 갖는 역사적 의미를 되돌아보는 계기라는 것이 김원장의 판단이다.
글 _ 이호준기자·사진_전형민·오승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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