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교육, 경기교육이 이끈다] 04. 미래교육 해법 ‘혁신학교’

일선 교육 현장의 모습을 완전히 바꾸어 놓은 ‘혁신학교’의 등장은 교육계의 신선한 충격을 안겨줬다. 그동안 관례적으로 통용되던 지시와 통제, 경쟁과 변별, 불신과 무관심에 익숙했던 기존 학교문화를 존중과 배려, 자치규범이 살아있는 학교로 변화시켰다는 평가와, 학생 중심의 학교현장을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동시에 받았다.특히 교사와 학부모, 학생의 소통을 통해 학교교육의 방향을 설정하고, 민주적인 학교운영을 구축하는 혁신학교는 교육계의 새로운 지표가 되기에 충분했다. 무한 경쟁 속에 잊고 있던 학교의 정을 느끼게 해준 혁신학교는 그래서 미래교육의 표본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천년교육을 위한 교육의 중심으로 떠오른 혁신학교를 들여다본다. ■ 경기교육發 ‘新바람’지난 2009년 제1대 민선교육감 선거에 당선된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의 주요 정책 중 하나인 ‘혁신학교’는 교육계의 큰 반향을 일으켰다. 당시 정부가 장려하는 교육 정책의 한계와 상명하달 방식의 정책 추진 관행에서 벗어난 정책이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지시와 통제, 경쟁과 변별, 불신과 무관심에 익숙했던 기존 학교문화를 존중과 배려, 자치규범이 살아있는 학교로 변화시킨다는 것이다.이 같은 취지를 바탕으로 도교육청은 △교육과정의 다양화 및 특성화 △전문적 학습 공동체 형성 △교수학습 중심의 운영시스템 구축 △생산적인 학교문화 형성 △대외협력 참여확대 △권한위임 체제 구축 등 혁신학교 6대 중점과제를 정했고, 이를 학교에 적용토록 했다.지난 2009년 8월17일 전국 최초로 도내 13개 학교가 ‘혁신학교’로 지정, 세상에 첫 발을 내딛게 됐다. 혁신학교로 지정된 학교는 모두 고개가 끄덕일 정도로 특색이 강하다. 혁신학교로 지정된 광주 남한산초등학교의 경우 2001년부터 이른바 대안학교 형태로 학교 개혁을 시작해 눈길을 끌었다. 광주시 중부면 산성리 남한산성 자락에 자리잡고 있는 이 학교는 2000년까지만 해도 전교생이 30명 이하로 줄어 폐교위기까지 몰린 산골 학교였다.그러나 당시 초임지로 부임한 정연탁 교장은 외국의 대안교육에 관심이 많았던 안순억 교사 등과 의기투합해 교육시스템을 새롭게 하는 ‘작은 혁명’을 일궈나갔다. 우선 40분 수업 후 10분 휴식이라는 기존 수업 방식으로는 학생들의 심화수업이 어렵다고 판단, 80분 수업을 한 뒤 30분을 쉬는 ‘블록제 수업’을 도입했다.이와 함께 모든 학생에게 입학 때부터 졸업 때까지 대금, 가야금 등 국악기 한 가지씩을 다룰 수 있도록 가르쳤다. 이러한 독특한 교육과정이 입소문을 타면서 도시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자녀를 남한산초교에 보내기 위해 학교 인근으로 집을 옮기는 현상이 벌어졌고, 전교생은 어느새 150여 명을 넘어서게 됐다. 또 자연스레 혁신학교 지정이라는 성과를 얻게 됐다.■ 미래교육 ‘구원투수’ 급부상교사와 학부모, 학생의 소통을 통해 학교교육의 방향을 설정하고, 민주적인 학교운영을 구축하는 혁신학교는 교육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교육계는 혁신학교 출범 이후 경기교육을 들여다보기 시작했고, 타 시·도교육청 또한 혁신학교를 뿌리로 한 정책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도교육청의 혁신학교는 서울형 혁신학교(서울), 혁신학교(전북), 무지개학교(전남), 빛고을혁신학교(광주), 행복더하기학교(강원) 등의 명칭으로 전국 15개 시·도교육청으로 확산됐다.이 같은 파급력에 도교육청은 혁신학교를 더 발전시키기에 이르게 됐다. 우선 혁신학교의 안정적인 정착과 성장을 위해 구체적인 정책 과제를 설정하기 시작했다.또 혁신학교로 지정된 이후 관리 부실을 막고자 ‘중간 평가제’를 시행했다. 중간 평가제는 지정된 혁신학교를 대상으로 재평가를 실시, 지적사항이 나오게 되면 경중에 따라 보완 조치 또는 지정 취소를 내릴 수 있는 시스템이다.이 같은 도교육청의 꾸준한 노력으로 혁신학교는 지정 이후 계속되는 검증을 받아 경기교육의 주요정책으로 자리 잡게 됐다. 현재 도교육청은 올해 3월1일자로 신규 혁신학교 21교(초 15교, 중 3교, 고 3교)와 모범혁신학교 2교, 특별지정(1년 평가 후 본지정) 13교 등을 지정, 이로써 혁신학교는 모두 435교(초 232교, 중 146교, 고 54교)로 확대·운영된다.■ 선의경쟁 부추기는 ‘모범혁신’·‘혁신공감’ 혁신학교 출범 후 도교육청은 후속 모델을 선보였다. 바로 혁신공감학교와 모범혁신학교다. 연이은 새로운 학교 모델의 등장으로 경기교육은 또 한 번 변화의 바람을 맞았다.도교육청이 제시한 혁신공감학교는 혁신학교가 되기를 희망하는 학교를 말하며, 혁신학교 지정 4년차에 종합평가를 우수한 성적으로 통과한 학교에 대해 모범혁신학교라는 명칭이 수여된다. 특히 모범혁신학교는 혁신학교의 새로운 모델로 떠오르게 되면서 혁신학교 간 경쟁을 부추겼다. 모범혁신학교(올해 3월1일 기준)는 초등 8개교, 중학교 6개교, 고교 1개교 등 총 15개교가 운영될 예정이다.그러나 혁신학교를 운영하면서 풀어나가야 할 과제 또한 산적해 있다. 혁신학교의 양적 증가에 따라 선도학교로서의 질 관리 방안과 혁신학교의 지속 가능한 발전 대책이 요구된다.또 초기 혁신학교를 이끌었던 혁신 리더 교사의 이동 등 추진 주체의 변동으로 인한 혁신 동력의 약화가 문제점으로 지적되면서 혁신교육 실천연구회, 혁신학교 전문가 과정 등을 통해 혁신 리더 양성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와 함께 학생중심 교육을 위한 근본적 변화로 교육과정의 행사화, 프로그램성 사업 방식, 실질주의식 운영 등이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도교육청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정책 연구 및 내부 의견 수렴 등을 통해 매년 개선점을 발굴, 보완하고 있다.도교육청 관계자는“경기교육의 중심으로 완벽히 자리 잡은 혁신학교를 좀 더 잘 운영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면서 “지정된 혁신학교에 대해서도 관리를 잘해 학생들에게 질 높은 교육을 제공하는 동시에 혁신학교가 천년교육의 중심이 될 경기교육의 표본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민훈기자

[천년교육, 경기교육이 이끈다] 03. 지역주민과 함께 정책실현

경기교육이 주민과 학부모, 학생이 직접 참여하고 공감하는 교육정책 실현을 위해 앞장서고 있다. 혹자는 공교육이 붕괴하였다고들 한다. 하지만 주민과 학부모, 학생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다양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소통체계를 마련하면서 참여와 협력의 학교문화가 차츰차츰 자리를 잡아가는 등 새로운 경기교육 문화를 열어가고 있다. 주민이 경기교육정책의 자문기구 역할에 나서 자발적 참여 문화가 확산됨에 따라 학교 민주주의가 실현되는 것은 물론 건전한 교육공동체가 형성되고 있다. 이는 곧 경기교육정책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공교육에 대한 신뢰도 제고로 연결된다. 앞으로의 천년교육을 책임질 경기교육에 거는 희망과 기대가 큰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 참여의 힘으로 꽃피우는 경기교육 경기도교육청은 경기교육에 관한 사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고, 교육정책의 기획ㆍ집행에 대한 자문ㆍ심의와 각계각층 사회구성주체 간 공동체에 의한 행정(거버넌스)을 통한 다양한 의견을 수렴, 이를 경기교육정책에 반영하고자 경기교육주민참여협의회(이하 협의회) 구성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도교육청은 지난해 11월 위원 공개모집에 나서 협의회 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다양한 계층의 참여와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협의회를 구성하는 것은 물론 학교와 연구소, 협회, 관련기관, 비영리 민간단체에 소속된 다양한 전문가와 그밖에 협의회 참여를 희망하는 이들로 협의회를 꾸리기로 했다. 앞서 이재정 교육감은 지난해 6월 교육감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현장과의 소통 강화를 위한 협의회의 활성화에 대해 강조한 데 이어 지방교육자치 활성화를 위한 거버넌스 구축 및 운영을 ‘2017 경기교육기본계획’과 ‘416 교육체제 추진과제’로 선정하기도 했다. 앞으로 협의회는 자문결과를 대표협의회 또는 실무협의회에서 논의, 그 결과를 교육감과 도지사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또 정치인과 공무원 위주가 아닌 필요한 계층의 목소리를 청취할 수 있는 회의진행과 분과위원회 단계에서 관계 공무원(실무자) 또는 관련 전문가와 충분한 실무협의로 현장과 연계된 안건을 논의하는 등 거버넌스 본연의 기능을 강화할 방침이다. 협의회는 △교육과정분과위원회 △평생ㆍ직업교육분과위원회 △교육환경개선분과위원회 △교육복지분과위원회 △행정제도개선분과위원회 등 5개의 분과위원회를 두되 분과별 20명 이내로 위원을 구성할 계획이다. 협의회 대표는 교육감과 도지사가 협의해 위원 중에서 1명을 교육감이 위촉하며, 분과위원장은 각 분과위원회 위원 중에서 결정하게 된다. ■ 행복교육 꿈꾸는 학부모 지원사업 도교육청은 학생과 학교, 마을이 함께 행복교육을 꿈꾸는 다양한 학부모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학부모와 함께 만들어가는 행복한 학교 실현이 마을교육공동체 활성화로 학교 교육력 제고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학부모 지원 사업은 크게 학부모 학교 참여 활성화와 학부모 네트워크 활성화, 학부모 지원 서비스 강화, 학교운영위원회 운영 지원 등 4가지로 나뉜다. 우선, 도교육청은 학부모의 학교참여 활성화를 위해 △학부모회 조직 및 운영 △학부모 교육 운영 △학부모 학교교육 참여 공모 사업 △학부모회 컨설팅 운영 등을 실시한다. 현재 학부모회는 도내 전체 학교의 99.5%인 2천308개교에서 운영 중으로, 학부모네트워크 협의회의 정례화를 통해 교육정보 제공 및 활동 사례를 공유해 소통하고 있다.또한, 생명존중(자살예방), 성폭력 예방, 갈등관리, 마을교육공동체 등 다양한 주제로 학부모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학부모 학교 참여 공모 사업과 학부모회 사업의 문제점 예방을 위해 컨설팅을 실시하는 등 효율적 사업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학부모 네트워크 활성화를 위해서는 △경기교육사랑 학부모네트워크 △학부모 간담회 △학부모와 함께하는 토크마당 △학부모 행복교육 모니터단 △사람책(휴먼북) 프로그램 등을 운영 중이다. 이밖에 학부모 지원 서비스 강화를 위해 경기학부모참여지원센터와 학부모 상담사, ‘경기 학부모 소통’ 모바일 앱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활발한 학교운영위원회 운영 지원 등으로 학부모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런 노력으로 지난해 학부모 지원사업은 괄목할만한 성과를 냈다. 2015년과 2016년을 비교하면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데, 지역별로 자율적으로 시행하던 학부모교육이 필수적으로 실시됐고, 학부모회 컨설팅은 대상학교가 공모사업 학교에서 모든 학교로 확대 시행됐다. 또, 지난해 학부모 소통 모바일앱이 온라인 소통 프로그램 신규사업으로 신설돼 학부모들의 소통기구로 자리매김해 학부모의 학교교육 참여 활성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 학생자치활동 중심 ‘소통 강화’ 도교육청은 민주적 학생자치 문화 정착을 위한 지역학생자치회를 운영하고 있다. 지역학생자치회는 지역 학생대표 간 학생자치활동에 대한 정보공유 및 네트워크 구축은 물론 학생중심 학교문화 실현을 위한 정책 모니터링, 학생회가 스스로 기획하고 운영하는 학생자치활동 활성화로 민주적 학생자치문화를 조성하는 데 추진 목적이 있다. 그간에는 학생들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소통 채널이 부족한데다 지역별 학생자치회의 역할이 미비했던 것이 사실이다. 지역학생자치회는 교육지원청별로 전체 대표 1명, 초ㆍ중ㆍ고 대표 각 1명씩을 선출하며, 경기학생자치회는 100명으로 구성된다. 이들은 교육청과 학생 간 간담회에서 학교생활에서 느끼는 교육현안 문제를 자유롭게 발언하고, 학생들이 직접 선출한 대표들이 의사결정과정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기회를 갖는다.자치회는 또 지역 학생 대토론회를 운영하고, 관내 교육지원청 주관 학생관련 행사에서 기획과 운영을 하며, 학생자치활동 운영 중 고충을 해결하는 역할도 한다.도교육청은 지역학생자치회가 소통과 참여, 자율과 책임을 기반으로 하는 민주적 학생문화 조성은 물론 민주적인 학생자치활동 활성화를 통한 학생들의 자치활동 능력 함양, 학교 대표 학생들의 정보공유를 통한 학생자치활동 활성화 등을 기대하고 있다. 권혁준기자

[천년교육, 경기교육이 이끈다] 02.단 한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다

“기억을 넘어 희망을 만들겠습니다” 지난해 4월 ‘416 교육체제’가 세상에 처음으로 공개됐다. 세월호 참사 이후 꼭 2년 만의 일이다. 경기도교육청과 경기도교육연구원이 완성한 ‘416 교육체제’는 총 206개의 정책과제를 담고 있다. 참사 이후 새로운 교육체제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교육의 전환점을 제시한 것이다. 입시와 경쟁의 교육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을 살리고, 더불어 사는 민주시민으로의 성장을 목표로 한 ‘416 교육체제’. 경기천년을 앞두고 미래교육의 한 축을 이끌어 갈 ‘416 교육체제’를 들여다보고, 미래교육에 대한 해법을 찾아본다. ■ 미래교육의 씨앗 뿌리다 ‘416 교육체제’는 수학여행길에 오른 학생들이 희생된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현 교육 현실에 대한 성찰에서 비롯됐다. 또 국가 중심의 경쟁적이고 피동적인 교육에 대한 반성에서 출발했다. 지난 2014년 10월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과거 20년의 ‘5·31교육체제’를 새로운 ‘416 교육체제’로 혁신하겠다”고 밝히면서 416 교육체제는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게 됐다.이 같은 과정을 통해 세상 밖으로 나온 416 교육체제는 △모든 학생의 출발점은 평등해야 한다 △모든 학생은 배움의 주인이 돼야 한다 △모든 학생의 꿈은 존중되고 실현돼야 한다 △모든 학생은 민주시민으로 성장해야 한다 등의 교육적 신념을 추구한다. 또 206가지의 과제는 교과서 자율발행제, 학부모 학교 참여 휴가제, 선거권 만 18세 하향 조정, 교대·사범대 통폐합 또는 교대 단일대학으로 통합, 보육과 유아교육 서비스 연계 강화, 국가교육위원회 및 교육격차해소위원회 설치, 통일학교 설치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어 앞으로 교육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416 교육체제는 경쟁에서 협력으로, 소수의 수월성 교육에서 모두의 협동 교육으로, 획일적 교육에서 다양한 교육으로, 피동적인 교육에서 역동적인 교육으로 전환해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에 대한 의미를 담고 있다. ■ 대학입시 정면으로 겨냥하다 416 교육체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현행 입시제도에 대한 이야기다. 해마다 바뀌는 입시 기준에 ‘입시 피해자’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대학입시는 학생들에게 고민이다.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도 다르지 않았다.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났지만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수능에서 출제오류가 공식적으로 2건이나 확인됐기 때문이다.한국사에서는 답이 2개인 문항이, 과학탐구 물리Ⅱ에선 답 없는 문항이 나오면서 평가원의 공신력에도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수능이 첫 도입된 1994년 이후 평가원이 출제오류를 공식 인정한 것은 2004학년도, 2008학년도, 2010학년도, 2014학년도, 2015학년도에 이어 이번이 여섯 번째다. 이에 해당 과목에 응시한 수험생들만 큰 혼란을 겪었다. 416 교육체제는 이 같은 현상에 주안점을 두었다. 우선 현 대입제도로는 대학 수학능력이나 미래 인재역량을 측정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도교육청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416 교육체제는 1단계로 수능 출제방식(수능과 EBS 연계)을 개선하고, 2단계로 수능 전 과목을 절대평가제로 바꾼 뒤 3단계로 수능 자체를 폐지하고 자격고사로 전환할 것을 제안했다. 자격교사를 통과한 지원자 중에서 정원만큼 추첨으로 선발하는 ‘자격고사 후 추첨전형’ 도입도 제시했다. 현 고교 다양화 체제를 단순화하되 내용 면에서 수평적 다양화를 추구하자는 방안도 들어 있다. 1차적으로 특목고 지위를 갖는 외고·국제고·과학고·자사고를 일반고로 전환하고 장기적으로 일반고와 특성화고를 통합, 통합형 학교로 고교 체제를 단일화하자는 것이다. 학부모의 학교참여 휴가제 도입도 논제로 던졌다. 학부모 친화형 참여체제를 구축할 뿐 아니라 가정과 직장의 양립을 위한 가족친화제도로서도 중요과제로 논의할 가치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선거권을 만 18세(교육감 선거권은 만 16세)로 낮추자는 방안도 거듭 제기했다. ■ 궁극적 모두가 행복한 교육 실천 416 교육체제는 경기교육을 근간으로 한다. ‘단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겠습니다’는 경기교육을 대표하는 슬로건이다. 이에 416 교육체제는 다문화가정의 자녀, 북한이탈청소년, 취약계층에 대한 이야기를 놓치지 않았다. 또 저소득층 자녀와 장애를 가진 학생, 기초학려 미달 학생, 학업을 중도에 포기한 학생까지. 교육에 소외된 이들을 포괄하고 있다. 이들은 계층 간 소득에 따른 학업 성취도의 차이는 물론, 도시와 농촌 간 교육격차 등 지역 간 교육 격차와 맞물려 문제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또한 북한이탈학생 수는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로, 남북한 사회의 문화, 가치관 차이와 함께 학습 공백으로 적응이 쉽지 않은 상태다. 우리나라 학생과 비교해 학력이 낮은 데다 영양결핍과 탈북과정에서 얻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심신 건강 또한 좋지 못하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416 교육체제는 지역사회와 협력적 거버넌스 구축을 제시하고 있다. 또 지역사회 학습안정망협의회를 구성하고 교육격차해소위원회 설치와 전인적 학생성장지원팀을 구성하는 방안도 담겨 있다. 특히 부족한 기초학력은 조기에 학생을 진단하고, 방학 중 학습아카데미를 운영하며, 학교별로 방과 후 상생 집중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안도 포함돼 있다. 이와 함께 빈곤층을 비롯한 소외계층의 양육문화 속에서 성장한 아이들이 중간계층 이상의 가정에서 성장한 아이들에 비해 학교생활 적응에 어려움이 있다는 점에서 착안한 ‘성장배려학년제’도 새롭게 도입했다. 성장배려학년제는 학교생활에 적응과 성장이 집중적으로 필요한 초등학교 1~2학년을 대상으로 한다. 이수광 경기도교육연구원 교육연구부장은 “‘416 교육체제’에 담겨있는 가치와 최근에 우리 사회 변화와 관련한 시대정신은 일맥상통한다”면서 “도교육청 차원에서 학생들의 삶을 위해 정책 프레임을 사회적 합의로 이끌어 가는 방향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민훈기자

[천년교육, 경기교육이 이끈다] 01. 학생이 교육의 중심

“미래교육, 미래학교는 학생들의 열정과 학습 동기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새로운 천년을 준비하는 경기도가 명실상부 대한민국 최고의 광역자치도로 부상하기 위해선 경기교육이 그 중심에 있어야 한다. 특히 경기교육을 대한민국 교육의 표준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열정과 창의성, 자기개발 주도가 가능한 학생 중심의 교육이 우선시 돼야 한다는 것이 경기교육을 이끌어가는 ‘이재정호’의 핵심 추진 사항이다. 획일적인 줄세우기 및 경쟁을 부추기는 교육 정책을 뒤로 하고, 학생이 주체가 되는 교육을 만들기 위해 도교육청은 올해부터 ‘경기 꿈의 대학’ 실현과 ‘꿈의 학교’ 확대, 도내 중학교 1학년생을 위한 ‘자유학년제 실시’ 등 파격적인 행보를 시작한다. 경기교육의 새로운 지표를 제공할 이들 정책을 살펴보고, 천년교육의 리더가 될 경기교육의 미래를 확인해본다. ■ 야간자율학습 NO! 이제 ‘경기 꿈의 대학’ 간다 경기도교육청이 고등학교 야간자율학습 폐지 대안으로 내놓은 ‘경기 꿈의 대학’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이에 따라 경기지역 고교생들은 올해 4월부터 방과 후 대학 강의실에서 원하는 강좌를 선택해 들을 수 있게 된다. 우선 도교육청은 수도권 80여개 대학과 협력해 도내 고교생들을 대상으로 상·하반기(4∼7월·9∼12월, 학기별 10주) 학기 단위로 꿈의 대학을 시행한다. 고교생들은 꿈의 대학 전용 홈페이지에 공개되는 대학별 강좌와 강의계획서를 보고 원하는 수업을 선택, 수강 신청하면 된다.강의는 고교 교과목 예·복습이나 대학 강의 선행학습이 아닌 소주제별 탐구 형식의 자기주도적 학습 위주로 개설된다. 수업시간은 강좌당 하루 100분(50분씩 2차시)이며 주 1회 열린다. 강좌는 전 학년 대상으로 개설, 무학년제로 운영되며 방과 후인 오후 7∼9시 대학교 강의실에서 열리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강좌별 평가는 없지만 70% 이상 출석해야만 ‘이수’ 처리를 받을 수 있고, 이 내용은 학생기록부에 기록된다. 다만 형평성을 위해 대학명은 기재되지 않는다. 수강 형태는 학생이 대학을 직접 방문해 수강하는 A형과 예비대학 강사가 경기지역 학교 인근 도서관 등 지정시설로 찾아가 강의하는 B형(주로 서울 소재 대학)으로 나뉜다. 도교육청은 원거리 통학에 따른 안전사고 위험 등을 고려해 되도록 학생들이 지역 내 대학의 강좌를 선택하도록 권장할 방침이다.(단 광명, 가평, 연천 등 지역 내 업무협약을 맺을 대학이 없는 지역의 학생들은 타지역 대학 강의를 선택하거나 B형 수강을 선택할 수 있다.) 서울대를 비롯한 수도권 83개 대학이 꿈의 대학에 참여하며, 도교육청과 각 대학은 꿈의 대학 운영과 관련해 인적·물적·자원의 상호 연계 및 지원, 의견교류 및 정보 교환 등을 협력하게 된다. ■ ‘자유학년제’ 통해 시험위한 공부 대신 미래위한 경험 올해부터 도내 모든 중학교에서 ‘경기 자유학년제’가 전면 추진된다. 중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한 자유학년제는 기존 한 학기 동안 운영돼 온 자유학기제에 연계자유학기를 추가하고 지필고사를 폐지, 학생들에게 충분한 진로 탐색의 기회를 제공하는 제도다. 올해 중학교 1학년의 1∼2학기 교육과정은 ‘자유학기’와 ‘연계 자유학기’로 편성된다.자유학기 중에는 교과 시간을 20%가량 줄이고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을 활용해 총 170시간 동안 교과서 중심의 수업 대신 진로 탐색·주제선택·예술 및 체육·동아리 등 4개 영역 활동을 해야 한다.지필 시험 형태의 총괄평가도 폐지되며 점수와 성취도를 산출하지 않고 이 기간에 생활기록부는 모두 서술식으로 기재한다. 고입 내신성적에도 중학교 자유학기 교과 활동은 반영되지 않는다. 또 도교육청은 중학교 1년 중 단 한 학기 동안에만 자유학기를 운영하는 것으로는 학생들의 꿈과 끼를 발굴하고 키우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한 학기를 추가해 연계 자유학기를 운영키로 했다. 연계 자유학기 기간엔 주어진 교과 시간을 줄이지 않고 일반학기와 똑같이 편성하되 모든 수업을 토론 및 실습 등 학생 참여형으로 개선한다. 이와 함께 자유학기의 4가지 활동영역 중 2개 이상의 영역(주제선택 활동 필수)을 특화해 수업과 연계해야 한다. 자유학기와 마찬가지로 지필 시험 형태의 총괄평가는 폐지되며 대신 수행평가를 100% 실시한다. 이 기간의 교과 활동도 고입 내신성적에 반영되지 않는다. 이로써 중학교 1학년 1년간 모든 지필 시험은 폐지되고, 고입 내신성적에도 1학년의 교과 활동영역은 모두 반영되지 않게 돼 경쟁 없는 학교 실현의 밑바탕이 마련되게 됐다. ■ 내 꿈은 내가 그린다… ‘꿈의 학교’ 등 내실 강화 이재정호의 출범과 함께 학생들이 직접 꿈을 그린다는 취지로 꿈의 학교가 시작됐다. 지난해에만 도내 360여 개가 넘는 학교가 개소했다. 우선 ‘학생이 만들어가는 경기 꿈의 학교’는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기획, 운영을 맡아 자유로운 상상을 통해 만들어가는 학교다. ‘꿈지기’ 교사가 있지만 행ㆍ재정 지원 등만 맡는다. 해당 학교에는 수백만 원에서 1천만 원이 지원된다. 분야는 스포츠, 요리, 생태, 진로, 미술, 인문학, 영화, 뮤지컬 등 제한이 없다. ‘학생이 찾아가는 경기 꿈의 학교’는 학생 꿈 조사를 바탕으로 마을교육공동체 주체들이 꿈의학교를 설립하고 학생을 모집해 운영하는 학교다. ‘만들어가는 꿈의 학교’와 달리 주체가 어른이라는 차이가 있다. 이와 함께 ‘마중물 꿈의 학교’는 마을 주민과 학생들의 마을주민들의 공동성장을 위해 기획됐다. 이 꿈의 학교는 지역별로 마을교육공동체 동아리 형태를 띠면서 학생, 학부모, 주민, 교원 등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이들 꿈의 학교는 올해 더욱 내실을 다져 더욱 많은 경기지역 학생들이 자신들의 꿈을 찾는 발판을 마련하게 될 전망이다. 이와는 별개로 학교간 울타리를 허물어 학생이 직접 교육과정을 만들어가는 ‘교육과정클러스터’도 강화된다. 교육과정클러스터는 고교의 정규 교육과정 내에서 특성화된 진로와 연계된 과목을 개설하고, 클러스터내 학생들이 자유롭게 수업을 받기 위해 학교를 옮겨 다닐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지난해에는 일반고와 특목고, 특성화 고교 136개교 155과목이 적용됐으며, 도교육청은 올해 전체 고교로 확대, 이를 더욱 내실화 해 학생 중심의 교육을 이끌어 낸다는 방침이다. 김규태기자

[경기천년 성장 동력을 묻다]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

박석무(75) 다산연구소이사장은 2018년 경기천년을 앞둔 경기도에 ‘실사구시(實事求是)’와 ‘실용주의(實用主義)’ 정신을 주문했다.올해 대선을 앞두고도 실용주의와 실사구시의 정신을 정치에 반영할 수 있는 지도자가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모두 실학사상이다. 실학은 사회제도의 개혁을 통해 사회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 조선 후기의 학문이다.백성에게 주권(主權)이 있다는 주권재민(主權在民)의 근대적 정치의식의 발달을 가져왔으며, 양반의 특권을 비판하고 백성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데 일조했다. 나라가 혼란스러운 이 때 실학이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이유다.박 이사장은 “인간이 기본적 인권을 누리고, 삶의 가치를 향유할 수 있는 제도로 바꿔서 새로운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며 “그것이 실학이고, 그 중심에 경기도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경기천년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 경기도는 천년동안 고려나 조선의 심장부 역할을 해왔다. 벼슬하는 사람들, 관료들도 이 지역에서 가장 많이 나왔다. 고려에서 조선에 이르기까지 국가의 인재를 가장 많이 배출한 곳이다. 오랫동안 나라의 심장 역할과 동시에 국가 인재의 보고였다는 것은 의미가 깊다. -천년을 앞둔 경기도,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경기도의 발전이 대한민국 발전의 척도라 할 수 있다. 경기도가 얼마나 발전했느냐에 따라 나라 전체의 발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정작 경기도가 잘했는지 잘못했는지 평가할 만한 자료는 없다. 잘잘못을 떠나 오랫동안 국가의 심장부 역할을 했던 사명감을 잊지 않고, 새로운 천년을 준비해야 한다. 인재 배출은 어떠한가.고려와 조선의 역사를 봤을 때 경기도는 인물의 고향이다. 고려시대의 윤관 장군은 아직도 파주에 유적지가 있지 않나. 조선 초기와 중기도 마찬가지다. 황희 황정승, 율곡 이이, 우계 성혼 선생 등 학자로서는 국가를 대표하는 분들이 모두 경기도 출신이다. 국가를 이끌고 갔던 정승, 판서들이 모두 경기도 출신이란 말이다. 국가의 기둥 역할을 해온 것이다. 지난날의 역할을 앞으로도 계속 해줘야 한다. -경기천년을 이야기하는 이때, 실학을 강조하는 이유가 있는지. 조선 600년 이야기를 하고 싶다. 15~16세기는 성리학 시대고, 18~19세기에 성리학과는 다른 패턴의 실학이라는 것이 등장했다. 전국적으로 보더라도 실학은 수도권 중심으로 일어났다. 일부 호남권을 제외하면 대부분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조선실학하면, 서울보다는 경기도 실학이 우세하다.안산의 성호 이익, 광주의 순암 안정복, 남양주의 다산 정약용 등 모두가 경기도 출신이다. 반계 유형원 선생도 서울을 중심으로 했지만 묘소는 용인에 있다. 조선의 3대 실학자를 들라 하면 유형원, 이익, 정약용을 드는데 어떻게 보면 모두 경기도를 중심으로 활동했던 인물들이다.2000년대 초 경기도에서 ‘실학현향사업추진위원회’를 만들었다. 그것이 중심이 돼 현재 남양주에 있는 실학박물관이 세워진 것이다. 그때부터 경기도에 실학을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경기도에는 실학에 대한 수 많은 전통이 있고, 수 많은 실학자들이 배출됐다. 이런 전통을 이어받아 경기도의 행정이나 논리를 실학사상으로 끌고 가야 한다. 실학사상이 무엇인가. 생산을 증대해서 국민들이 넉넉하게 먹고 살고, 이용후생을 발전시키자는 것이다. 오늘도 천년의 경기도를 이야기하면서 실용주의 논리, 실사구시의 논리로 도정을 이끌고 가라고 이야기하고 있다.인간의 기본권을 지키는 것과 동시에 자유와 평등이 실현돼야 하고, 빈부격차를 줄이는 것은 물론 소득이 증대돼야 한다. 모두 실학의 논리다. 모두 실용주의에서 오는 행정이다. 경기도야 말로 이용후생의 길을 넓혀서 실학 정신을 꽃피게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나라가 시끄럽다. 국민도 마찬가지지만 나라에서 벼슬하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헌법을 지켜야 한다. 요즘 벌어진 일은 법률을 어기고, 헌법을 위반하지 않았는가. 법률을 어기고 헌법을 어긴 이상 그에 맞는 처벌을 받아야 한다.대통령은 대통령 직에서 물러나야 하고, 관계된 사람들은 징벌을 받아야 한다. 주말마다 대형촛불집회가 열리지 않나. 이것이 바로 국민의 뜻이다. 성난 민심은 달랠 길이 없다. 말은 안 하고 있지만 가슴 속에는 응어리져 있다. 촛불집회에 나가지 않는다고 응어리가 없겠나. 대부분이 나와서 탄핵을 요구한다. 평화로운 상태가 지속될 때 빨리 법률적 절차가 진행돼야 한다. 처음 둑에 구멍이 나면 흙 한 삽이면 메울 수 있다.하지만 계속 놔두고 방치하면 둑 전체가 무너져 내린다. 촛불의 뜻과 촛불의 의도가 해결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국가를 잘못되게 만들었거나 법률과 헌법을 어긴 사람들이 제발 양심을 회복해서 잘못을 반성하고 국민에게 용서를 빌었으면 한다.정신적으로 피곤하지 않나. 답답해서 견딜 수가 없다. 계엄령을 내리고 총칼을 들이대도 성난 군중은 물러서지 않았다. 과거에 겪어보지 않았나. 절대로 다시는 그런일이 없도록, 당사자들이 결자해지해야 한다. -대선을 앞두고 있다. 어떤 대통령을 뽑아야 하는가. 실학사상을 제일 잘 알고, 실용주의와 실사구시의 정신을 제대로 정치에 반영할 수 있는 지도자가 나와야 한다. 지금으로서는 누가 나올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어찌됐든 올해 대통령 선거가 있지 않나. 우리는 이번 경험을 통해 정말로 좋은 지도자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다른 어느 지역보다 경기도민은 그런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는데 노력해야 하지 않겠나. -변화가 필요한 세상이다. 누가되든 새로운 대통령에 대한 기대가 큰 것이 사실이다.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온 모든 제도를 구제도로 봐야 한다. 이른바 ‘앙샹레짐’으로 보자. 구제도를 완전히 탈피해 새로운 체제로 국가를 이끌고 가야한다. 그런 마음 준비가 된 사람이 직권 해야 한다. 지금까지 쌓이고 쌓인 적폐를 해결해야 한다.국가에 대한 대개혁을 실행한 후에 나라를 이끌고 가야 한다. 지금 이 뿌리 깊은 부정부패를 어떻게 막을 것인가. 이렇게 불공정한 나라가 어디에 있나. 돈과 권력 있으면 대학 가고, 군대 안 가는 이런 나라가 어디 있나. 문제가 있는 헌법들도 개정해야 한다. 내부 고발에 대한 확고한 보장을 만들 필요도 있다. 내부 고발자가 보호된 것처럼 법이 만들어져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부정부패를 막으려면 내부 고발에 대한 철저한 보호가 필요하다.다산은 200년 전에 내부 고발에 대한 보호법을 주장했다. ‘김영란법’을 통해 깨끗한 세상을 만들어 보자고 하지만 근본적인 정신 자세부터 바꿔야 한다. 부정부패를 저지르면 생존할 수 없다는 교육을 해야 한다.나랏일을 하는 사람들이 죄다 부정부패만 보이고 있으니 사회 교육이 제대로 되겠나. 도덕과 윤리가 망가졌다. 우리에게는 악만 보여주고, 잘못만 배우게끔 돼 있다. 그렇다고 공교육이 제대로 살아 있나. 요즘 ‘이게 나라냐’란 말이 유행이다. 앞으로는 ‘이게 나라다’라는 것을 보여주는 통치가 이루어져야 한다. -새해에 덕담 한마디 부탁한다. 진실하게 사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 그래야 희망이 있지 않나. 너무 자신을 속이고 산다. 자살률이 높은 것도 문제다. 삶에 대한 용기가 없기 때문이다. 원체 못된 역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희망을 가질 수 없는 것이다.경기도민만이 아닌 우리 국민 모두가 용기를 지녀야 한다. 조금 불편하고, 조금 힘들더라도 세월은 돌고, 세상은 바뀐다. 이 힘든 시기가 지나면 좋은 시기가, 좋은 나라고 온다는 희망을 잃지 말아야 한다. 그런 것이 돼야 앙샹레짐을 청산하고, 새로운 세상과 새로운 사회로 진입할 수 있다. 박석무 이사장은… 1942년 출생 1977~1980 국제사면위원회 광주지부 총무 1988~1992 제13대 평민당 국회의원 1992~1996 제14대 민주당 국회의원 1998 한국학술진흥재단 이사장 2004 518기념문화재단 이사장 2005 단국대학교 이사장 2007 한국고전번역원 원장 現 다산연구소 이사장ㆍ단국대학교 석좌교수로 재직 저서 다산 정약용 유배지에서 만나다(2003), 풀어쓰는 다산이야기(2005), 조선의 의인들(2010), 다산 정약용 평전(2014) 외 다수 송시연기자

[2018 평창의 꿈] 경기도청 여자 컬링팀

일부 스케이트 종목을 제외하곤 동계 스포츠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한국에서 ‘컬링’이라는 생소한 종목이 국민들의 머릿 속에 각인될 수 있었던 것은 단연 경기도청 여자 컬링팀이 있었기 때문이다.경기도청은 2014년 2월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비록 목표했던 4강 신화를 이루지 못했지만, 아름다운 도전을 펼치며 어느 금메달리스트 못지 않게 많은 국민적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한국 여자 컬링 사상 첫 올림픽 무대를 밟은 경기도청은 최약체라는 당초 평가가 무색할 정도로 세계 강호들과 대등한 경기를 펼치며 강한 인상을 남겼고, 그들의 도전을 보면서 이름조차 생소했던 국민들은 컬링을 알아가기 시작했다.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딛고 꾸준히 세계의 문을 두드리며 국민적 관심을 이끌어 낸 경기도청 컬링팀. 이제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또다른 역사를 쓰기 위해 달리고 있는 ‘여걸5’를 지난 29일 늦은 밤 태릉 컬링훈련장에서 만나 각오를 들어봤다. ■ 평창을 향한 ‘1차 관문’을 넘어라 신동호 코치가 이끄는 경기도청 컬링팀은 스킵 김은지, 세컨 이슬비, 써드 엄민지, 리드 여민정, 피프스 설예은으로 구성돼 있다. 경기도청이 ‘꿈의 무대’인 평창 동계올림픽에 나서기 위해서는 올해 상반기 3차례에 걸쳐 진행되는 국가대표 선발전을 반드시 통과해야 한다.경기도청은 그동안 숱한 국제대회 출전을 통해 쌓은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가 강점으로 꼽힌다. 김은지, 이슬비, 엄민지 등 소치 동계올림픽에 출전했던 ‘베테랑 3인방’은 팀이 기대이상의 선전을 펼쳤던 당시의 기억을 되짚어가며 새로운 후배 선수들과 팀워크를 다지고 있다. 지난해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3위에 머물러 태극마크를 내준 경기도청은 포지션 변경을 통해 새로운 변화를 꾀했다. 미세한 컨트롤 하나 하나에 승부가 뒤바뀌는 컬링에서 포지션 변경은 자칫 독이 될 수 있다.하지만 지난해 6월 포지션 변경 후 처음 출전한 신세계-이마트배 컬링대회에서 당당히 정상에 오르며 부활을 예고했고, 9월부터 한 달 여간의 캐나다 전지훈련을 통해 응집력을 쌓으며 새로운 팀으로 거듭났다.신동호 코치는 “베테랑 선수들이 많지만 다른 종목과 마찬가지로 컬링도 기본기가 가장 중요하다. 때문에 매일같이 균형감 있는 밸런스, 스톤 투구시 표현능력, 쉬위핑 등 기본기 훈련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라며 “충분한 경험과 선수들의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기본기가 받쳐준다면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권 획득에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훈련장 없는 설움… 철새훈련으로 극복 하지만 경기도청의 평창을 향한 가장 큰 걸림돌은 열악한 훈련 환경이다. 경기도청은 도내에 전용훈련장이 없는 까닭에 국가대표 훈련 장소인 태릉 컬링훈련장에서 더부살이 훈련을 하고 있다.국가대표 선수단이 해외 전지훈련을 떠난 지난해 11월까지는 그나마 틈틈이 훈련을 쌓을 수 있었지만, 집 주인(?)들이 복귀한 12월부터는 새벽과 점심, 저녁 시간 등 대표팀 훈련후 남는 짜투리 시간을 겨우 활용해 감각을 익혀왔다.간간히 스케이팅 선수들이 훈련하는 아이스링크에서 타 종목 선수들의 눈치를 보며 훈련을 할 때도 있지만 이마저도 허락되지 않는 날엔 숙소에서 영상을 통한 시뮬레이션으로 전술훈련을 대신한다. 경북 의성컬링센터에서 마음껏 훈련에 전념하고 있는 현 국가대표이자 ‘라이벌’ 경북체육회와는 극과 극의 훈련여건인 셈이다. 경기도청은 1월 2일부터 일본 나요로로 16일간의 전지훈련을 떠났다. 전국동계체전을 앞둔 1월부터는 7개 시ㆍ도 전 종별 선수들이 태릉 훈련장을 찾아 훈련하기 때문에 이틀에 한 번 훈련하기도 어려운 여건 속에서 택한 전지훈련이다.다행히도 지난해 신세계-이마트배 대회 우승으로 받은 상금 등을 모아 전지훈련비를 쌓을 수 있었다. 팀의 맏언니인 이슬비는 “전용훈련장이 없어 아쉽지만 주어진 환경에서 더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 밖에 없다”라며 “우리는 훈련을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그래서 어쩔 수 없이 해외로 나가야 한다. 이런 상황을 탓하기 보다는 남들보다 두 배, 세 배 더 열심히 노력하는 것만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말했다. 신동호 코치 ■ ‘빙판 신화’ 이번엔 우리 차례 짧은 국내 훈련을 위해 최소 1시간 이상을 대기하거나 국외로 ‘철새훈련’을 떠나야 하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경기도청 선수들의 평창 동계올림픽을 향한 의지만큼은 단연 최고다. 스킵 김은지는 “죽을 힘을 다해 연습하고 있다.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비록 메달을 획득하지 못했지만 올림픽을 경험 해본 만큼 반드시 평창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해 메달을 획득하고싶다”고 의지를 피력했다. 또한 소치 올림픽 당시 팀의 막내였던 써드 엄민지는 “처음 컬링을 시작할 때부터 평창 동계올림픽을 바라보고 운동을 시작했다. 매년 최선을 다해 국가대표 선발전을 준비하지만 이번에는 목표가 더 뚜렷한 만큼 더 열심히 훈련에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언니들을 따라 처음 올림픽 무대를 준비하고 있는 리드 여민정은 “올림픽은 운동선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무대다. 더군다나 평창 동계올림픽은 국내에서 열리기 때문에 느낌이 남다르다. 꿈을 이루기 위해 반드시 선발전을 통과해 팀원들과 함께 올림픽 메달을 획득하겠다”고 밝혔다. 세컨 이슬비도 “운동선수의 꿈은 올림픽에 서는 것이다.반드시 태극마크를 획득해 두 번째 도전하는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고 강조했고, 팀 막내 설예은도 “언니들과 함께 평창만 바라보며 열심히 운동하고 있다. 선발전이 얼마남지 않은 만큼 더 열심히 노력해 목표를 이루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어느 종목보다도 국가대표가 되지 못하면 열악한 훈련 환경의 설움을 견디며 운동해야 하는 컬링 종목에서 경기도청 여전사들은 1년 뒤 평창에서 겨울스포츠의 신화를 또 한 번 써내려 가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경기도청 컬링팀은△2003년 경기도체육회 관리팀 지정△2012년 3월 캐나다 세계여자컬링선수권 4강(한국 최초 올림픽 출전권 획득)△2012년 9월 경기도청 직장운동경기부 정식 창단△2013년 3월 제94회 전국동계체육대회 여자 일반부 우승△2013년 4월 국가대표 선발전 우승△2013년 9월 중국오픈대회 우승△2013년 11월 아시아태평양 컬링선수권대회 우승△2013년 12월 이탈리아 트렌티노 동계유니버시아드 대회 준우승△2014년 2월 소치 동계올림픽 공동 8위△2014년 3월 캐나다 세계여자컬링선수권 4강△2015년 4월 국가대표 선발전 우승△2016년 12월 일본 나가노 가루이자와 국제컬링챔피언십 우승홍완식기자

[‘청년창업 천국’ 만든다] 2017년 청년 창업·일자리 지원 프로그램 _ 인천시

인천은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청년 실업률이 전국 평균을 꾸준히 웃돌고 있다. 특히 지난 2014년 15~29세 청년층의 실업률은 11.9%로, 17개 시도 중 2위를 기록했다. 지난해는 실업률이 약간 감소했지만, 여전히 두자릿수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인천시는 2017 인천형 청년일자리 사업, 청년 일자리 정책 기반 구축, 청년 고용서비스 지원 강화 등으로 인천 청년들이 올해는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청년 내일(My Job) 희망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 글로벌 청년 창업 캠퍼스·청년 상상플랫폼 시가 송도국제도시 인천글로벌캠퍼스에 ‘글로벌 청년 창업 캠퍼스’를 만들어 청년들의 아이디어 창출과 청년 창업기업 해외 진출을 돕는다. 시는 오는 7월까지 글로벌캠퍼스 지원동의 원형 공간 1만2천870㎡ 부지 중 3천411㎡에 글로벌창업실, 멘토실, 비즈니스카페, 세미나실 및 사무실 등 30개실을 만든다. 이와 함께 게스트하우스 220실과 지원시설 등은 공동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청년 창업 캠퍼스에는 인천경제정보산업테크노파크의 SW(소프트웨어) 융합 클러스터를 이전해 인큐베이팅, 컨설팅, 멘토링, 투자유치 지원, 마케팅 등을 지원한다. ICT, IoT, 빅데이터, VR, 3D프린팅, SW융합분야 등 신 유망직종을 집중 육성하고 교육을 통해 지역 산업 생태계에 혁신을 가져오겠다는 구상이다. 뿐만 아니라 청년들의 창업경진대회 개최와 투자프로그램 및 글로벌대학 연계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시는 글로벌캠퍼스에 입주한 뉴욕주립대, 조지메이슨대, 유타대, 겐트대와 함께 협력해 청년 창업기업 해외 진출 허브기지화와 현지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다. 시 관계자는 “판교 스타트업 캠퍼스나 서울대·고려대의 창조경제 캠퍼스 타운의 사례를 참고해 도시재생과 창업, 창조경제를 연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올해 하반기 남구 도화동 제물포스마트타운에는 ‘청년 상상플랫폼’이 들어설 예정이다. 시는 제물포스마트타운 15층에 862.51㎡ 규모로 청년활동과 진로 설계 컨설팅 등을 지원하는 청년 상상플랫폼을 조성한다. 청년 상상플랫폼은 청년 취업과 진로설계, 노무 컨설팅 등으로 청년과 소통·공감하는 현장 체감형 고용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다. 상상플랫폼에는 직업체험관, 현장체험관, 일(JOB)자리 정보 전시관, 동아리 협업공간, 세미나실, 보드게임방, 북카페 등 다양한 공간이 마련된다. 청년들은 이곳에서 커뮤니티 활동을 지원받을 수 있고, 연구 또는 공동 프로젝트 활동도 할 수 있다. ■ 청년 지원수당·고용 촉진 인턴사업 인천시가 고용노동부와 협력해 전국 최초로 ‘취준생(취업을 준비하는 청년을 일컫는 신조어)’에게 ‘청년지원수당’을 지급한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지난해 10월31일 남동구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과 ‘취업성공패키지 참여청년 취업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올해 시는 취업성공패키지에 참여한 만 18세~34세 청년 중 정부에서 지원하지 않는 취업 알선 단계에 도달한 4천 명에게 자격증 접수비, 면접의상 대여, 교통비 등 구직활동비를 월 20만 원씩 최대 3개월간 지원한다. 또 3단계 과정에서 취업에 성공한 뒤 3개월간 고용보험을 유지한 3천명을 대상으로 1차례 20만원의 취업성공 수당을 주기로 했다. 유정복 시장은 “노동부와 공동 추진하는 시의 이번 청년 정책은 보건복지부 동의를 얻은 최초의 청년정책이자 국가와 지방이 시너지 효과를 내는 합리적인 복지제도로 인정받았다는데 큰 의의가 있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또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에 설치된 고용존의 역량도 대폭 강화된다. 고용존은 구직자-기업 간 일자리 연계, 취·창업 트레이너, 인재 인큐베이터, 청년 고용 코디네이터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시는 근무자 교육과 컨설팅, 인력 보강과 더불어 인천상공회의소, 인천경영자총협회, 한국산업단지공단 인천지역본부 등과 협력체계를 갖춰 산업계 네트워크를 확대한다. 뿐만 아니라 고용존 중심의 혁신적 일자리사업 발굴체계, 수요 창출형 일자리 사업 추진, 일거리 연결망을 구축하는 등 신규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더불어 청년 채용의 날, 혁신 선도 인재 양성, 기업-대학 공동 R&D 등 고용존의 주요 사업에 민간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계획이다. 이밖에도 시는 지역 중소기업을 지원해 청년 고용을 돕는다. ‘청년 고용 촉진 인턴사업’은 청년 고용문제와 중소기업의 인력 미스매칭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겠다는 청년 고용 촉진 대책이다. 시는 2018년 9월까지 만 34세 이하 청년들이 지역 중소기업에 취업하면, 해당 기업에 인턴기간과 정규직 전환 시 인건비를 지원한다. 인턴기간에는 월 50만 원씩 3개월간 지급하며, 3개월과 6개월 이후 정규직 전환 장려금을 각 100만 원씩 지원한다. 인턴으로 취업한 청년 역시 3개월과 6개월 이후 각 30만 원씩 취업지원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 청년 일자리 희망버스 올해도 ‘청년 일자리 희망버스’가 지역 기업들과 취준생을 찾아 달린다. 지난해 8월25일 개통된 일자리 희망버스는 기업과 구직자들의 일자리 미스매칭을 줄이고, 수요자인 시민이 버스를 타고 소통·공감하며 다양한 고용정책을 현장에서 해결하고자 만들어졌다. 일자리 희망버스에는 상담사 3명과 행정인력 2명, 운전기사 등 총 6명이 상주하며 평일 오전10시~오후5시까지 운행한다. 기업, 학교, 군·구, 터미널, 지하철 역사 등 시민들이 필요로 하면 언제든지 최우선적으로 찾아가는 인천의 일자리 배달꾼이 될 예정이다. 버스는 주로 청년 현장 채용의 날, 청년 일자리 토크콘서트, 기업과 학교 현장 방문 등에 이용된다. 또 청년 상상플랫폼 사업 연계해 청년 활동과 진로설계 컨설팅을 함께 도울 예정이다. 김덕현기자

[‘청년창업 천국’ 만든다] 2017년 청년CEO 지원 프로그램 _ 경기도

2017년 새해에도 경기도와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등 도내 공공기관들은 창업을 준비 중이거나 이제 막 창업을 한 청년 CEO들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청년 CEO의 든든한 파트너이자 버팀목이 되기 위해 경기도와 공공기관이 마련한 다채로운 청년CEO 지원 프로그램을 살펴보자. ■ 개방형 창업 플랫폼 ‘베이스캠프’에서 준비하세요! 경기도와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는 개방형 창업 플랫폼인 ‘베이스캠프(舊 G-베이스캠프)’로 청년CEO를 지원한다. ‘베이스캠프’는 창업을 꿈꾸는 이들이 함께 모여 경험과 기술을 공유하는 창의와 혁신, 융합 기반의 개방형 창업 플랫폼으로 지난 2015년 3월 광교테크노밸리 내 차세대융합기술원 10층에 문을 열었다. 창업에 관심이 있거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는 사람, 아이디어는 있지만 사업화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면 누구나 베이스캠프 이용이 가능하다. 베이스캠프는 기존 사무공간에서 벗어나 ‘요소요소 재미가 있는 Fun한 공간’, ‘개방형태의 살아있는 공간’, ‘창의적인 아이디어의 소통을 높이는 융합의 공간’ 등 창의와 감성을 콘셉트로 공간이 구성돼 있다. 지원 프로그램으로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탐색하고 발견하는 ‘아이디어 형성 프로그램’ △아이디어 구체화 과정을 통해 사업화로 연결하는 ‘아이디어 사업화 프로그램’ △신기술·신시장 창출을 위해 창업 역량을 강화하는 ‘아이디어 성장 프로그램’ △전문가 그룹을 연계해 협력·공유하는 ‘통합프로그램’ 등이 준비돼 있다. 베이스캠프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경기중기센터 창업팀(031-888-8600)으로 문의하면 된다. ■ 해외 역직구로 온라인 창업의 열쇠 잡으세요! 최근 해외 소비자들이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한국 상품을 직접 주문하는 ‘역직구’가 크게 늘고 있다. 이에 경기도와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는 이베이코리아와 협력해 ‘청년 해외 역직구 창업지원사업’을 운영한다. ‘청년 해외 역직구 창업지원사업’은 청년들의 창업활성화와 국내 제품의 수출증가를 위해 마련된 사업으로, 만 20세 이상 39세 이하의 청년 중 전자상거래 창업에 대한 의지와 열정을 지닌 도내 예비창업자 또는 창업 1년 이내의 초기 창업자면 누구나 신청 가능하다. 선정된 예비창업자 및 초기창업자는 △글로벌 셀러 전문교육 △전문가 전담 멘토링 △공동 작업공간 △판매 아이템의 광고 및 마케팅 프로그램 등 다양한 지원을 받게 된다. ‘글로벌 셀러 전문교육’은 이베이코리아가 직접 운영하며 전자상거래 기본 및 특화 교육을 제공한다. 교육 기간 중 판매 페이지를 생성, 해외 소비자들에게 직접 판매를 진행함은 물론 원활한 거래가 성사될 수 있도록 전담 멘토링제를 실시한다. 또 샘플 및 배송포장 등을 할 수 있는 공동 작업공간을 경기중기센터 내에 지원받게 되며, 키워드 검색 및 SNS 마케팅 등 판매물품 홍보 및 광고 지원도 받는다. 이외에도 배송료 및 소모물품을 지원받는 한편, 외국어 번역 텍스트 지원과 24시간 판매자 긴급지원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자세한 사항은 경기중기센터 창업팀(031-259-6709)에 문의 하면 된다. ■ 도내 대학생 위한 맞춤형 정책 ‘융합기술 창업지원’ 경기도와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은 ‘경기도 대학생 융합기술 창업지원’ 프로그램으로 청년 창업을 지원한다. 올해 총 8억5천만 원가량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도내 대학(원) 재학생 50개 팀을 대상으로 실시된다.사업의 주요 내용은 혁신적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 대학(원)생 예비청년창업자를 선정해 창업공간 무상 제공 및 창업지원비 지원, 청년창업의 특성을 고려해 창업지도 교수제, 맞춤형 멘토링, 창업캠프, 기술창업교육, 창업자 네트워킹 등 창업관련 교육프로그램 실시 등이다. 특히 성과평가 후 우수한 창업자는 투자연계 지원(데모데이)도 이뤄진다. 1대 팀당 최대 지원금은 1천500만 원이며 제품개발 재료비, 홍보마케팅비, 전시회 및 투자상담회 참가비 등에 지원한다. 또 지식재산권 출원 시 최대 2천500만 원까지 비용을 지원한다. 사업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경기도 기업지원과(031-8030-3014)로 문의하면 된다. ■ 전통시장을 청년창업의 새로운 본거지로 만들다 경기도와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는 전통시장 내 유휴공간을 활용해 창의성을 갖춘 청년 상인에게 새로운 영역에서의 도전 기회를 제공하고 청년 실업 해소와 전통시장의 성공적 세대교체를 도모하기 위해 ‘전통시장 청년상인 창업지원’ 사업을 추진한다. 사업은 크게 ‘빈 점포 창업’과 ‘공동점포 공간 구축’ 사업 두 가지로 빈 점포 창업은 신규창업자와 업종전환자, 온라인에서 오프라인 매장으로 사업 확장을 하고자 하는자 등에 지원된다. 공동점포 공간 구축 지원 사업은 체험형 공간(먹을거리 및 제품 판매)과 공동 판매형 공간(공예품, 화장품, 서비스 업종) 등 유휴 공간을 이용해 판매대 2개 이상(2인 이상 공동참여) 집적화 할 수 있는 공동 판매 및 커뮤니티 공간 제공 가능 시장을 대상으로 지원된다. 전통시장 청년상인 창업지원 사업의 지원금액은 1인당 최대 3천만 원 이내이며 참여를 원하는 시장이 상인회를 통해 지원을 신청할 수 있다. 이 사업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경기중소기업센터 전통시장지원센터(031-888-0948)로 문의하면 된다. ■ 청년 소상공인 가업승계… 경기도 100년 기업 만든다! 경기도와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가 경기도형 소상공인 백 년 기업을 육성하고자 나섰다. ‘청년 소상공인 가업승계’ 사업은 경기도 지역의 경쟁력 있는 소상공인을 발굴하고 가업승계자 2·3세를 글로벌 마인드를 갖춘 인재로 육성시켜 백 년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자 준비된 프로그램이다. 참가자격은 도내 동일한 업종으로 3년 이상 사업을 영위한 소상공인의 2·3세 가업승계자 및 가업승계 희망자다. 이 사업에 참여하는 소상공인들은 ‘소상공인 전문 경영인 양성 과정’을 3일간 총 24시간에 걸쳐 받게 된다.교육은 전문 경영인으로서 알아야 할 지식은 물론 현장실습이 혼합된 토론식 교육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교육을 수료한 참가자들은 선택형 지원을 받게 되며 200만 원 한도 내에서 ‘해외장수기업연수’, ‘지적재산권 비용’, ‘브랜드개발 비용’ 중 선택해 지원받을 수 있다. 청년 소상공인 가업승계에 대한 보다 자세한 사항은 경기중기센터 소상공인지원센터(031-888-0923)로 문의하면 된다.이호준기자

[‘100년 기업’ 청년의 꿈] 서진공예 신정철·민웅 父子

희끗희끗한 머리가 멋스러운 노년의 신사가 조각칼로 나무를 정성스럽게 깎아낸다.노신사의 손을 거치자 투박한 나무토막은 점차 희로애락을 드리운 사람의 탈이 되어 갔다. 그의 모습을 똑 닮은 한 청년도 그 옆에서 조각칼로 모양을 낸다.공예품에도 대량 생산, 수입품이 넘쳐나는 시대에 신정철 씨(63)는 45년째 묵묵히 한 길만 걸은 목공예 장인이자 국내 유일한 전통 탈 전승자다. 이제 그의 뒤를 아들 민웅씨(39)가 이으려고 한다.단순히 가업을 물려받는 게 아니라 문화를 지키고 계승해 새로운 문화를 지켜나가겠다는 각오도 엿보였다. 청년 소상공인 가업승계 우수업체로 아버지의 과거와 아들의 미래가 함께 새로운 이야기를 빚어내는 서진공예(고양시 덕양구)를 찾아가봤다.■ 탈 전승자 아버지의 가업을 이은 아들, 자부심은 한결 같아 한파가 매섭게 몰아친 지난해 12월의 어느 날, 서진공예 작업장은 어김없이 신 씨 부자가 작업에 여념이 없었다. 이곳이 문을 연 것은 지난 1998년.신 씨는 지난 1987년 방 두 칸짜리 가운데 한 칸을 작업장으로 내어 이름을 붙인 ‘이랑공예’에서 사업을 시작해 화재로 지금의 서진공예로 문을 열게 됐다. 중학교를 졸업한 이후 10대 시절 무작정 서울로 상경해 조각공방에서 일하던 신 씨는 그 길로 공예에 평생을 바치게 됐다. 전통을 지킨다는 자부심이 컸지만, 생계는 늘 만만치 않았다.공예에 대한 인식도 예전에는 좋지 못했다. “이제는 공예도 장인이다 뭐다 하며 대우를 해주지만, 옛날에만 해도 인식이나 대우가 많이 안 좋았죠. 당시 함께 일하던 기술이 좋던 친구들도 진작에 다 관두고 배 선장을 하거나 택시기사로 전향했어요.” 두 칸짜리 방에서 한 칸은 늘 작업장으로 사용하고, 직원은 하청 작업을 제외하면은 그의 아내와 아들이 전부였다. 어려움도 많았지만, 공예에 정성을 쏟으며 매진하다 보니 어느새 신 씨는 장인으로 불렸다.혼인 기러기와 각종 전통 탈을 제작하는데 서문시장, 국제시장, 남대문 시장 등 전통시장 목공예 상품 판매점과 안동 하회마을에 판매된다. 단순히 수입과 판매에도 목적을 두지 않고, 우리 문화와 전통을 이어나가는 데도 열정을 쏟았다.문화재수리기능사를 땄을 뿐만 아니라 지난 2013년에는 잊혀가는 전통을 잇고 보존하고자 국가에서 지정하는 탈 전승자로 선정됐다. 한 분야에 단 한 명만 전승자가 될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하회탈, 처용탈, 구파발 탈 등 국내 탈의 40%가 신 씨의 손끝에서 탄생한다. 국립민속박물관에 있는 각종 탈의 표본도 대부분 신 씨의 손길을 거쳤다. 판매하는 공예품도 어느 것 하나 쉽게 만들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역사와 내용을 소비자가 알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게 신 씨의 지론이다. 그래서 그가 만든 기러기 목공예품에는 날개와 깃 하나하나에도 모두 의미가 담겨 있다.혼인 기러기에 그러진 날개는 기러기들이 우두머리와 함께 따라가는 형상으로 그려졌다. 가장이 가정의 중심이 돼 함께 협동심을 키우며 해 나가자는 뜻을 담았다. 넝쿨에는 번성과 번창의 의미를 담았고, 머리를 소통의 의미를 담아 소비자나 외국인이 의미를 알고 사갈 수 있도록 한다. 공예에 몰두하며 지내던 신 씨는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마음이 급해졌다. 전통 탈을 보존하고, 이으려면 부지런히 표본을 제작해야 하는데 도통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봉산대, 별산대 등 지방 탈만 해도 180여 종에 달한다. 마땅한 계승자는 없고 그렇다고 먹고사는 문제를 제칠 수도 없는 일이었다. 그때 마침 아들 민웅씨가 가업을 잇겠다고 나섰다. 군대를 제대한 이후 경복궁에서 수문장으로 일하던 민웅씨는 원래 가업을 잇는다는 것은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고 한다. 수입이 뻔했기 때문이다. “어릴 때는 탈이나 혼례 기러기, 오리 목공예 이런 걸 과연 누가 사갈까 생각했어요.그런데 제대 이후 일한 곳도 경복궁이고,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아버지의 일을 도우면서 어쩌면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서른두 살이 되던 해 민웅 씨는 아버지의 가업을 잇겠다고 결심했다. 어릴 때부터 집이 작업장이었고, 아버지가 정성스럽게 공예품을 만드는 걸 보고 자란 탓에 기술을 익히는 것은 빨랐다.아버지가 평생을 바쳐 일궈 온 기술과 정신을 잇는다는 것도 그에게 새로운 동기를 불러 일으켰다. 이제 30여 년째 사업을 이어온 정철 씨의 곁에는 이제 그의 아들 민웅씨가 함께 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간판이 바뀌고 기계도 현대화됐지만, 공예품과 가업에 대한 자부심은 한결같다. ■ 전통문화 계승… 현대적인 느낌 더해 새로운 자신만의 길 터득 ‘각오’ 이제 신 씨의 손기술을 빨리 터득하려 민웅씨는 작업이 끝난 이후에도 매일 밤 1~2시간씩 칼을 잡으며 연습한다. 나무를 비누처럼 다루는 아버지의 솜씨를 따라가려면 한참은 멀었지만, 묵묵히 가업을 배우며 이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 신 씨가 샘플을 만들고 조각을 하면, 아들 민웅씨는 나무를 들여오고 1~2년간 적재해 말린 후 잘라서 기계에 넣어 샘플의 모양을 본뜬다. 이후 백골로 만들어서 사포로 연마하고, 포장하는 작업을 한다. 이 작업에는 부자뿐만 아니라 신 씨의 부인과 민웅씨의 부인도 함께 작업을 한다. 아직 아버지의 솜씨를 따라가기엔 갈 길이 멀지만, 민웅씨는 아버지가 닦아놓은 길에 자신만의 색을 더하고 있다. 그가 우선 시작한 것은 교육사업이다. 공예에 대한 스펙트럼을 넓히고, 대중에게 쉽게 다가가고자 서울 북촌 한옥마을에서 체험과 교육을 할 수 있는 목공예 공방을 운영하고 있다.올해 처음으로 시작한 이 사업은 ‘계승자와 함께하는 목공예 수업’으로 외국인과 직장인 등에게 호응을 얻으며 교육생이 늘어나고 있다. 단순히 공예작품을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우리 전통 탈에 대한 이야기와 공예품에 대한 설명을 깃들여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도 높이도록 하고 있다. 그의 바람은 아버지의 손기술을 마스터 하고, 우리의 전통문화를 현대에도 계속해도 꽃피워 나가는 데 도움이 되는거라고 한다. 새로운 목표도 생겼다. “여행을 하다가 식당이나 관광지에서 아버지께서 만드신 탈이 걸려 있는 것을 보면 무척이나 반가웠어요.우리 아버지가 하시는 일이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문화 계승을 위해 꼭 해야 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이제 제가 만든 상품과 디자인도 아버지의 작품 옆에 나란히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런 민웅 씨를 바라보는 신 씨 역시 같은 마음이다. 신 씨는 “전통은 전통대로 이어나가 돼, 시대와 현실에 맞는 최고의 작품을 만들어내길 바랄 뿐”이라며 “가업으로 전승하겠지만, 제조도 요즘 트렌드에 맞춰 확장해 나가면서 작품에 대한 고정관념 없이 자신만의 길을 찾아나가면 좋겠다”고 말했다.이제 가업 승계를 준비 중인 서진공예는 민웅씨 뿐만 아니라 그 뒤를 이어 3대가 함께하는 기업이 될 가능성도 생겼다. 아홉 살 난 민웅씨의 둘째 아들이 벌써 자신만도 목공예를 하겠다고 공공연하게 말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업 승계를 준비하며 새로운 자신만의 길도 찾아가겠다고 말하는 민웅씨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아직은 아버지의 일을 배우면서 시작해 나가고 있지만, 가업은 물론 전통을 잇는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매진할 겁니다. 아버지께서 걸어오신 길이 더 빛나도록 아버지의 정신을 잘 이어나갈 뿐만 아니라 저만의 길도 새롭게 개척해 나가면 전통과 가업을 발전시켜 나갈 거라 믿습니다. 지켜봐 주세요.” 정자연기자사진=전형민기자

[새해 새희망… 청년CEO 좌담회] 청년창업 당신의 꿈을 응원합니다

2017년 정유년(丁酉年)을 맞아 청년 CEO들이 ‘굿모닝하우스’에 모였다.불확실한 미래를 두려워하지 않고 당당히 창업계에 도전장을 던진 4명의 청년 CEO. 바로 김민 케이엠기술 대표(30), 박가영 잇츠허브 대표(25), 유현덕 인터라켄(34), 이상국 아이어 대표(35)다. 한자리에 모인 청년 CEO들은 어색함도 잠시, 청년 CEO로서 겪는 고충과 애로사항 등 서로의 공감대를 너무나 잘 이해하며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꽃을 피웠다. 최근 우리 사회의 청년들을 흔히 연애, 결혼, 출산 세 가지를 포기한 ‘삼포세대’라고 부른다.하지만 이들 청년CEO에게서 우리는 삼포세대라는 굴레를 벗어나 자신만의 당찬 꿈을 향해 비상하는 진정한 ‘청년’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2017년 새해를 자신의 해로 만들기 위해 오늘도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청년CEO들을 만나보자. 이하 박가영 대표 ‘박’, 김민 대표 ‘김’, 이상국 대표 ‘이’, 유현덕 대표 ‘유’ # 나의 사업! 나의 꿈! 이 : 이렇게 만나게 된 것도 인연인 것 같다. 먼저 내 소개를 하자면 나는 지난 6월 ‘아이어’라는 증강현실(AR) 안경 업체를 설립했다. 자막이나 영상을 눈앞에서 보여주는 증강현실(AR) 안경을 제조한다. 안경을 착용하면 음성인식부터 기계 번역을 통한 실시간 자막 제공과 함께 ‘무한초점’을 구현해 사용자에게 생활의 편리함을 제공한다. 처음에는 청각장애인에게 보다 편한 생활을 제공해주자는 발상으로 창업을 시작하게 됐다. 이들에게 시각적인 편리함을 제공하고 기술을 더 개발해 누구에게나 생활의 편리함을 누릴 수 있도록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유 : 인테리어 가구를 직접 디자인부터 제작, 판매까지 해보면 어떨까 해서 창업을 시작했다. 그래서 지난 2014년에 ‘인터라켄’을 설립했다. 수원 가구거리에 자리를 잡았고 중립적이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의 가구를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디자인부터 제작까지 모두 하기에 친환경자재를 쓰고 또 가구 내구성을 튼튼히 만드는 공법으로 제품을 제조하고 있다. 박 : 5년 전에 잇츠허브를 설립했다. 직접 운영하는 허브 농장에서 수확한 허브를 당일 배송하고 있다. 기존에 여러 차례 유통 과정을 거친 허브는 신선함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오전 수확, 오후 배송이란 철칙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여러 차례 유통망을 거쳐 신선도를 잃은 허브가 마트에서 비싼 가격에 팔리는 것을 보고 창업을 결심했다. 아침에 수확한 허브를 오후에 배달해 건강하고 신선한 허브를 소비자에게 제공해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 : 식습관을 개선해주는 스마트 포크스푼을 제조ㆍ판매하며 해외역직구 사업도 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 2월에 설립했다. 스마트포크스푼은 고혈압 환자 등 식습관 조절이 필요한 이들에게 염도 측정, 빠른 식사습관 제어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예컨대 밥을 빨리 먹으면 진동을 울려 알람을 주거나 스마트 포크스푼이 뜬 음식물의 당, 염분 등을 측정해 소비자에게 알려준다. 이와 함께 국내 타사 제품들을 해외에 수출하는 ‘해외 역직구’ 유통사업까지 함께하고 있다. # 그래 결심했어! 창업 도전장 박 : 다들 창업 결심한 계기가 남다른 것 같다. 사실 지금 내 나이 또래(25~27세)는 거의 다 취업 하고 직장인이 된 친구들도 많다. 김 : 맞다. 내 주변에도 이미 2~3년차 직장인이 된 친구들이 많다. 그래서인지 부모님보다 오히려 친구들의 반대가 심했다. “나 제조업 사업해도 괜찮을까”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돌아오는 답은 백이면 백 ‘제조업? 그거 해봐야 안 팔린다’, ‘사업 그거 힘든데 할 수는 있겠냐’ 등 부정적이었다. 창업을 결심은 했지만 막상 실행에 옮기려고 하니 주변에 반대 때문에 조금 애를 먹었다. 그래서 창업에 대한 준비를 꼼꼼히 그리고 열심히 했다.창업을 ‘무작정’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그때부터 정부의 창업교육 프로그램이라던지 예비창업 교육 등 여러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또 창업대회 입상도 여러 번 했다. 단단히 준비했다라는 것을 보여주니 친구들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만약에 창업을 실패하더라도 이런 경험과 경력을 가지고 있으면 뭐든 할 수 있겠다”는 반응이었다. ‘가능성이 있다’라는 것을 증명해 보이고 시작하니 주변의 지지와 믿음을 얻게 될 수 있었다. 유 : 나 같은 경우 34살이면 창업하기에 비교적 젊은 나이는 아니다. 이전에는 안정적인 회사생활을 하고 있었다. 일을 잘한다는 주변의 칭찬도 있었고 나름 잘 생활하고 있었지만 주도적인 삶을 살고 싶은 욕구가 어딘가에 항상 자리 잡고 있었다. 그 욕구에 대한 해답은 창업에 도전이었다. ‘지금 아니면 새로운 도전을 한다는 게 어렵겠다’라는 생각을 했었다. 주변의 반대도 물론 있었지만 그런 것들을 하나하나 곱씹을 만큼의 여유가 없었다. 더 늦기 전에 시작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이 : 우리나라가 혁신하기 힘든 구조를 가지고 있다. 특히 해외는 기술 가진 사람들이 새로운 혁신을 통해서 돈을 벌고 그 기술에 대한 가치를 높인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개발자, 연구자들에 대한 대우가 그렇게 좋지도 않다. 외국처럼 기술자가 큰 빛을 보기는 힘들다고 생각이 닿자 창업을 결심하게 됐다. 해외의 마크 저커버그, 일론 머스크처럼 혁신을 일으키고 기술의 가치를 높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부모님도 이런 식으로 설득했다.(웃음)# 직장생활, 아쉬움은 없다이 : 보니까 김 대표와 박 대표는 직장생활을 하지 않고 바로 창업에 뛰어든 것 같은데 그래도 직장생활을 한번 해볼 걸 하는 아쉬움은 없었나.김 : 사실 직장생활을 해보고 창업을 해볼까라는 생각도 했다. 거기서도 분명 배울 게 있다고 생각해서다. 그러나 회사는 기본적으로 받는 수입이 정해져 있다. 내가 아무리 열심히 하고 성과를 올려도 수입은 한정돼 있다. 그러나 창업 전 오픈마켓을 한 번 한 적이 있는데 여기서는 내가 노력한 만큼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을 몸소 깨달았다. 내가 열정과 시간, 노력을 얼만큼 쏟아 붓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에 재미와 흥미를 느낀 것이다. 그래서 망설임 없이 창업에 뛰어들었다.박 : 농업은 일손이 정말 필요하다. 주말에도 농장 일 때문에 쉬질 못한다. 쉬는 날이 정해지지 않고 일도 많다 보니 제대로 놀지도 못한다. 물론 이에 대한 성취감도 느끼지만 직장인은 쉬는 날이 정해져 있다 보니 여유 있는 삶이 좀 부럽긴 하다.# 든든한 창업지원 시스템유 : 오늘 창업한 사람들끼리 모이니까 역시 오고 가는 정보도 많은 것 같다. 다들 정부나 경기도에서 받는 지원도 있는 것 같은데.김 : 사실 도의 지원을 받으면서 사업을 하나 더 확장한 느낌이었다. 특히 경기중소기업지원센터에서 지원을 받는 것은 거의 유통 쪽이다. 원래는 스마트포크스푼 등 제조에 집중했는데 중기센터에서 지원을 받으면서 유통 분야인 해외역직구 사업이 탄력을 받았다.지금은 제조보다 오히려 유통이 더 잘 나가고 있다. 지원을 받으니 혼자서 하는 게 아니라는 느낌을 받아 오히려 자신감도 찾았다. 정부, 경기도 지원사업을 잘만 찾아보면 자금도 지원받을 수 있고 멘토링도 지원받을 수 있다.멘토링의 경우 실질적인 도움이 많이 됐다. 붕 뜬 조언들이 아닌 지금 내 위치에 맞게 조언을 받았다. 특히 창업이 처음이다 보니 부가세 신고 등 세금에 대해 아는 게 전혀 없었지만 지난 6월쯤에 중기센터에서 담당 회계사를 소개받아 일을 일사천리로 해결하기도 했다. 그때마다 든 생각이 ‘진짜 창업지원제도가 잘 돼 있구나’ 였다.이 : 근래 들어 창업자가 많이 늘어나니 지원도 많아졌다. 대부분의 지원이 기술, 투자 유치 등에 쏠려 있다. 물론 제조업도 시제품까지 다 만들어주고 지원도 풍부하다. 그러나 시제품을 다 만들어도 정작 유통을 하거나 홍보하는 면의 지원은 미비하다. 실제로 창업자들이 시장에 나갈 준비는 끝마쳤지만 그 문턱을 넘지 못하는 것이다. 정부는 창업 지원을 해준 후 “너넨 지원도 다 받고 잘 된 아이들이야! 그러니까 이젠 너네가 해야 돼”라는 느낌이다. 지원을 다 받아도 정작 시장 문턱을 넘지 못하니 창업자들이 대부분 이 단계에서 고꾸라진다. 조금 더 디테일한 지원이 필요한 것 같다.# 창업보다 어려운 연애·결혼박 : 요즘 우리뿐 아니라 모든 청년들이 현재 삼포세대에 살고 있지 않나. 연애들은 다들 어떻게 하는지 궁금하다.이 : 연애는 기회 있으면 하지만 결혼에 대한 부담은 적지 않다. 현재 나는 결혼 준비하는 나이에 창업을 하고 있다. 창업이라는 게 단기간에 성과가 나오지 않기에 삼포를 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웃음)김 : 지금은 창업을 한 지 얼마 안 돼서 사업에 몰두해야 한다. 지난 11월엔 공장을 매입했다. 이제부터 정신없는 하루하루를 보낼 것 같다. 그래서 결혼은 내가 안정을 찾았을 때 하고 싶다. 1년 뒤쯤은 어느 정도 안정을 찾지 않았을까 한다. 조금 있으면 직원들도 뽑을 거고 그렇게 되면 시간적 여유도 조금 생길 테니까. 지금은 주말도 없이 일하고 있다. 1년만 더 열심히 하고 결혼할 거다. 친구들은 작년부터 하나둘씩 결혼을 하고 있다. 요즘 많이 듣는 소리가 “넌 언제 (장가)갈래?”다.유 : 작년에 결혼했다. 지금 이 상황 속에서 결혼을 해주겠다는 사람이 있어 덥석 하긴 했는데(웃음) 그래도 현재 창업은 나 말고도 4명이서 같이 하고 있기 때문에 그나마 시간적 여유가 있는 편이다.# 하루하루 자신과의 싸움김 : 다들 창업을 하면서 지키는 철칙이나 좌우명 같은 것은 있나. 나 같은 경우는 아버지가 CEO여서 아버지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주마다 계획을 세워 실천하는 것, 이게 나의 철칙이다.박 : 창업을 하다 보면 초심을 잃기가 쉽다. 내가 처음에 창업을 시작했던 그 초심을 가지고 계속 나아가는 것이 나의 경영 철학이자 좌우명이다.유 : ‘도전하는 마음, 항상 변치 말자’라는 말을 항시 새기고 있다. 회사생활을 하면 도전하는 일이 비교적 많이 없지만 사업을 하면 원치 않는 도전을 할 때가 많다. 그래서 막연한 두려움도 있다. 두렵더라도 도전하는 마음이 변치않길 바랄 뿐이다.이 : 다소 막연하지만 ‘좋은 일 하면서 돈 벌자’다. 원치 않은 일을 하고 또 사람을 속여가면서 돈을 벌기보다 세상에 도움되는 일을 해보고 싶다.# 이구동성 “새해엔 사업발전 했으면”이 : 이제 2017년인데 다들 새해소망 있을 것 같다. 왠지 다들 창업에 대한 소망이 클 것 같다.유 : 경제적인 여유가 생겼으면 좋겠다. 수익이 나는 부분에 대해서 현재 분배를 하지 않고 계속 재투자를 하고 있다. 그동안 B2C에 집중하고 있었지만 이제는 B2B를 시작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B2B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 안정된 회사를 만들고 싶다. 경제적 여유라는 부분이 현재로썬 크다.김 : 곧 직원을 뽑게 된다. 첫 창업에다가 처음 맞는 직원이라 좋은 직원이 들어왔으면 좋겠다. 좋은 직원을 만나 일을 하며 열심히 살고 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이다. 또 요즘 창업자들이 많은데 만나보면 다들 힘들어한다. 어렵고 힘든 점들을 잘 극복해냈으면 좋겠다. 물론 나도 이제 1년이 지났으니 초심 잃지 말고 어려운 것들을 이겨냈으면 한다.박 : 지금 번 돈들은 대부분 재투자하고 있다. 2017년에는 농장 체험학습 프로그램도 준비 중이다. 현재 준비하고 있는 것들이 다 잘됐으면 한다. 그리고 아버지가 이번 달에 수술하는데 아무 탈 없이 잘 끝났으면 좋겠다. 부모님의 건강도 새해 큰 소망이다.이 : 나는 나름의 계획과 로드맵이 있지만 어차피 다 어긋날 걸 안다. 그래도 세워둔 계획이 많이 다르지만 않게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갔으면 한다. 결혼이나 연애, 그런 것을 생각할 시기는 아니다. 10년은 이 사업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장기적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바램은 준비한 대로 흘러갔으면 한다. 허정민기자사진=전형민기자

[경기천년 성장 동력을 묻다] 김명곤 동양대 예술대 학장

“전통의 씨앗을 키워 문화융성의 판 위에 활짝 피워내는 것.이것이야말로 새로운 창조를 가능케 하는 진정한 힘입니다” 60년대 양딸의 눈을 멀게 한 아비의 한(恨)은 득음(得音)이라는 궁극의 경지(境地)를 얻었다. 영화 서편제는 고(苦)와 한(恨)의 애통함을 판소리라는 전통유산에 태웠다. 2017년을 맞은 오늘. 우리 문화의 궁극의 경지는 무엇인가.이 물음에 대한 대답을 가슴 떨리게 해줄 문화계의 거목, 문화관광부 장관까지 지낸 김명곤 동양대 예술대학 학장(세종문화회관 이사장)과 대학로 동양예술극장에서 만났다.지난해 12월16일 인터뷰 당일, 경북 안동 로케이션 현장서 막 올라왔다는 김명곤 학장은 온화한 미소를 지으면서도 카메라만 돌아가면 자연스레 ‘꾼’으로 돌변하며 전통과 새로운 문화의 힘을 이야기했다. -현대의 삶과 문화란 창조의 경지를 얻는 자양분을 기르는 데 한 알의 밀알(씨앗)의 역할. “죽을 때까지 연희판 서 뛰겠다”며 스크린TV무대행정경영 등 다채로운 분야에서 롱런 비결은. 연극무대는 창조의 씨앗이다.제 삶 자체가 연극적이다. 서울대서 독문학을 전공했다. 서양문학·음악·연극을 공부한 예술학도에서 전통의 연희꾼으로 길을 밟은 것은 유명세도 아니고, 부(富)를 위한 것도 아니고, 예술의 본질을 찾아 떠나는 구도의 여정이었다. 결국 예술의 본질이 연극 속에 있고, 창조의 씨앗이 들어 있다는 깨달음을 얻었다.나무를 기르는 법을 알자 숲을 키우는 눈이 생기는 것처럼 창조의 씨앗을 키우자 문화산업융성이라는 문화의 ‘판’이 보였다. 극단 아리랑 창단(1986~1999년) 대표로서 또 문화의 안팎서 살림까지 맡다 보니 국립중앙극장 극장장(2000~2005년)·제42대 문화관광부 장관(2006~2007) 재직까지 주어진 역할에 최고의 연희로 답했다. 하지만 결국 창조산업을 일으키려면 창조의 씨앗이 곳곳에 퍼져야한다는 진리는 불멸하다. 그래서 예술의 자생력(뿌리)을 길러 현장에서 문화의 힘을 키워주는 것. 그것이야말로 반짝스타가 넘치는 문화·예술 생태계서 대중의 사랑과 맞닿는 꼭지점을 찍는 길이다. -문화관광부 장관 재직 시절, 전통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며 전통예술진흥 10개년 개발법 제정을 주창했다. 경제살이가 팍팍한 우리에게 전통은 어떤 힘으로 작용하는가. 문화는 힘든 세상살이에 희망을 안겨준다. 삶을 살아가는 희망과 꿈 없이 대체 어떻게 각박함을 이기고, 치열한 경쟁을 이겨내려 주먹을 불끈 쥘 수 있나. 영화 서편제(임권택 감독·1993년 作) 촬영 시절이 떠오른다.그저 아마추어로서 영화의 완성도를 높인다는 생각에 철없이 뛰어든 소리판. 고(故) 박초월 국악인(1917년~1983년)과의 인연은 단순한 만남 그 이상의 감흥이었다. 한국의 소리와 멋 그리고 흥까지 사랑했다. 전통의 힘을, 문화의 불씨를 살려야 한다는 생각도 그때부터 깊게 박혔다. 그래서 정책을 콘트롤할 수 있는 장관 자리에 올라 의욕적으로 퇴색하는 전통 관련 출구를 뚫어야겠다는 생각에 한국의 문화정책을 총괄하는 문화관광부에 전통 관련 전문부서를 신설했다. 하지만 임기를 내려놓자 전통은 또다시 유물에 묻혔다. 그런 의미에서 경기도의 대표 수장, 경기지사의 한류를 바라보는 시각 또한 다르길 바란다. 한류라는 루트를 타고 한국의 전통과 본질을 소개하고 알리는 데 투자를 해야 한다.전통문화 콘텐츠야말로 세계시장서 승부수를 띄울 강력한 무기라는 생각으로 문화정책을 비롯 기획·마케팅·인재양성을 직선상에 놓고 투자할 때 비로소 경기도의 혼과 맥은 유·무형 유산 속에서 튀어나와 오늘의 문화현장서 뛰어놀며 문화인들의 가슴을 뛰게 만드는 살아 숨 쉬는 유기체가 될 수 있다. -오는 2018년 도래할 경기천년을 맞아 2017년 경기도민의 감회 또한 남다르다. 제2의 도약으로 융성할 수 있는 경기도표 문화 키워드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경기천년이라는 게 새로운 역사·문화적 도약의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천년의 역사 속에서 오늘날의 경기도의 문화·역사자산으로 무엇을 꼽을 것인가에 대한 남다른 고민이 필요하다. 일례로 전라도 지역은 백제 고도 등을 포인트로, 신라는 경주 천년의 역사를 현대에 되살리고 있다. 역사에 묻힌 역사문화 콘텐츠를 현대·대중화할 것인가는 이런 점에서 중요하다.한양(漢陽)을 중심으로 한 경기지역의 전승되어 온 전통문화(무형문화재)에 대한 재조명과 재발굴 등의 작업이 활발히 이뤄져야한다. 춤의 고장(양주별산대놀이)·음악의 고향(경기민요) 등 지역별 분포된 경기도의 특성을 매겨, 10대 전통문화 콘텐츠 등 시나리오를 짜야한다.이후 경기도를 대표하는 문화 브레인을 모아놓고 장기계획 보고서 등을 만들어 전통과 현대를 아울러 활발한 의견을 교류로 판을 만들고, 특히 각 도·시·군의 지도자 및 행정 담당자에 대한 제안과 만남의 장을 통해 강력한 경기도의 새로운 정책으로서 틀을 잡아 예산문제 등 실리적인 고민을 해결할 때 비로소 新경기 문화 콘텐츠 산업이 오늘날 살아숨쉬는 유기체로서 도민의 삶속에 파고들 수 있을 것이다. -요즘 학생들 가르치는 재미에 푹 빠졌다는 소문이다. 동양대학교(북서울 캠퍼스) 및 동양극장과 인연은. 학생들에게 인기는 없다(웃음). 상근하는 교수직은 아니고 상징(symbol)적인 자리다. 하지만 작품 창작수업에는 적극 참여한다. ‘티칭’(teaching )보다 ‘코칭’(coaching)이 교육철학이다. 젊은 학생들을 바라보면 역동적인 신선한 에너지를 느낀다. 작품을 진지하게 해석하고 젊은 시각으로 소화한 무대는 늘 설렌다. 그래서 창조의 힘이 샛 솟는 ‘극장 무대’(stage)는 중요하다. 문화의 향 그윽한 이곳 동양극장도 최성해 총장의 문화교육 마인드로 태어났다. 경북 영주(풍기)에 소재한 동양대서 총장과의 담화를 통해 석좌교수 프러포즈를 받고 연극영화과 발전에 대한 고견을 들었다. 그 자리서 제안한 것이 학생들의 중앙무대가 필요하다. 문화의 융성지, 대학로 소극장이면 좋겠다. 연습도 하고 발표로 관객과 호흡하며 창조적인 문화 인재를 육성할 수 있다고 말입니다. 그랬더니 몇 년 뒤 대학로에 동양예술극장(전신 동양극장 인수)을 동양대서 인수해 운영했다. 더불어 ‘연극영화과-디자인학과’ 등 예술과 관련된 학과 통합해 예술대학을 만들자는 대학의 마인드에 따라 현재까지 예술대학 학장을 맡아 지난 2015년 개교한 동두천(북서울) 캠퍼스서 영상·공연학부 등 200여 명 학생의 문화역량을 키우는데 학과 교수진과 함께 노력하고 있다. -올해는 붉은 닭의 해(丁酉年)다. 꼿꼿한 품새로 새벽을 깨우는 닭의 기운빨을 받으려는 올해 열망도 크다. 경기도민과 본보 애독자에게 기운찬 신년 메시지를 전해달라. 지난해 나라에 대한 걱정, 불안, 분노의 민심이 출렁이는 한 해였다. 올해는 이런 흐름이 새로운 후보와 새로운 정권을 맞이해 우리나라가 앞으로 도약하는 데 중요한 변화를 맞는 한 해가 되길 바라마지 않는다. 마침 붉은 닭의 해. 우렁찬 닭소리처럼 우리나라의 기운이 힘차게 뻗어갔으면 좋겠고, 태양과 같은 붉은 뜨거운 열정과 에너지로 새롭게 도약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아울러 경기일보 애독자 여러분의 가정에도 기운찬 희망을 기원하고, 도민 여러분의 앞날과 미래도 더욱 발전하고 힘차게 나아가시길 바란다. 김명곤 학장은…△1971년 전주고등학교 졸업△1976년 서울대학교 독어교육학과 졸업△2015~2017 동양대학교 예술대학 학장△2015. 3.6~2017 세종문화회관 이사장△2006.03~2007.05 제42대 문화관광부 장관△2000.01~2005.12 국립중앙극장 극장장△1998.03~1999.12 전국민족극운동협의회 의장△1986~1999 극단 아리랑 창단대표△1978~1979 배화여자고등학교 교사△1977 뿌리깊은나무 기자△주요작품-연극 상록수1975년, 배꼽춤을 추는 허수아비1995년, 어머니1996, 격정만리2006년, 경성에 딴스홀을 허하라2009년, 마법의 동물원2009년, 아버지2012, 아빠 철들이기2015년-영화 바보 선언1983년, 과부춤1984년, 나그네는 길에서도 쉬지 않는다1987년, 꼭지딴1990년, 서편제1993, 영원한 제국1995년, 명량2014년-뮤지컬 아가씨와 건달들1995년, 까르페디엠2011년-TV 드라마방송 대왕 세종KBS22008년, 각시탈KBS2012년, 왕의 얼굴KBS2014년, 밤을 걷는 선비MBC2015년, 추적! 사건과 사람들SBS1996년-국악공연 민족의 소리 한마당1996년, 금수궁가2016년권소영기자

[경기천년 성장 동력을 묻다] 이해인 수녀

동백꽃. 이해인(72) 수녀가 가장 좋아하는 꽃이다.동백꽃은 겨울 추위를 뚫고 꽃망울을 터뜨려 ‘봄의 전령사’로 불린다. 거센 칼바람과 눈발 속에서도 붉은 자태를 뽐내며 고고하게 피어나 ‘희망’을 상징하기도 한다. 지난해 12월29일 부산 성베네딕도수녀원에서 만난 그는 정원에 핀 동백꽃을 바라보며 “꼭 지금 우리나라와 닮아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모진 풍파를 겪고 있지만 한 송이 동백꽃처럼, 또 다시 희망이라는 꽃을 피울 수 있다는 그의 바람이 간절하게 묻어났다. 2017년 새해가 밝았고, 절망만 하기에는 떠오른 해가 너무 붉다. 동백꽃 같은 이해인 수녀의 희망메시지를 들어보자.-요즘 건강은 어떠신지. 오늘도 편지를 받았다. 미국에서 ‘지난해 이맘때 돌아가셨다는 헛소문 듣고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며 돌아가신 게 아니라 감사하다’는 내용이었다. 몇 달에 한 번씩 반복적으로 이런 소문이 난다. 독자들이 너무 힘들어 한다. 건강에 대한 소문 덕분에 귀한 사람이 된 것 같다. 올해 72세다. 70대에는 건강한 사람도 힘이 빠지는데, 암환자로 8년을 투병했기 때문에 더 신경써야 한다. 그간 불면증이 심했다. 에너지가 많이 소모된다는 느낌을 자주 받는다. 그 전에는 사람들을 만나도 끄떡없었는데, 이제는 힘이 든다. 나이가 주는 어떤 것이 있다. 지난해는 대상포진과 통풍을 몇 차례 앓으면서 통증을 경험했다. 일상생활에는 지장이 없지만, 면역력은 많이 약해진 것 같다. 하지만 얼굴은 망가지지 않으니 아픈 사람 같지 않다고들 한다. -수녀원 내 해인글방에서 문서선교도 꾸준히 하고 있다. 손 편지를 보내는 사람들이 많다. 정성에 감사하다. 그런 분들께 직접 답장을 드리고 있다. 그때그때 못해줘도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에는 때가 때이니 만큼 더 신경쓰고 있다. 일일이 소식을 전하는 것이 힘들 때도 있지만 직접한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누구를 기쁘게 해주기 위해서는 정성이 필요하다. 기쁜 마음으로 답장을 보내고 있다. -나라가 시끄럽다.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너무 답답하다. 이런 세태를 지켜본다는 것이 우울할 뿐이다. 정치인이든 나 자신이든 우리 모두의 잘못은 자신이 실수한 것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마음이다.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해야 하는데 잘 안 되는 것 같다. 특히 높은 자리에 갈수록 그렇게 해야 하는데 안타깝다. 좋은 정치 지도자가 되려면 행동으로 먼저 솔선수범을 보여야한다. 자신과 다른 의견이라도 잘 듣고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하지만 내 마음을 기쁘게 하는 사람을 자꾸 편들게 되고 편애하게 되지 않나. 사실 이번 같은 경우도 어떻게 보면 인간이 약하니까, 치우치게 되는 것들 때문에 일을 그르치게 됐다.마음수련과 마음돌봄이 필요하다. 남을 비난하고 탓할 때도 마찬가지다. 남을 충고하고 지적할 때도 격이 있고 품위 있는 말을 사용해야 한다. 너무 인신공격적인 비난이 아닌 정제되고 세련된 언어사용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정치판은 애들 볼까 민망한 장면이 너무 많다.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부끄럽다. 나라를 위해 기도하고 있지만 ‘기도가 힘이 없나보다’는 생각을 한다.국민의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가 우리가 꿈꾸는 나라인데, 왜 안 될까라는 고민이 있다. 북한 핵실험을 걱정했더니, 우리도 못지않게 위기를 맞았다. 이 와중에도 희망이 있다면 이것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상처를 치유하고 거듭나는 계기로 삼자는 것이다. 머지않아 ‘그때 그 고통이 필요했었다’는 말을 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대선이 있다. 어느 때보다 신중한 선택이 필요할 것 같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 기준이 어질고 착한 것만 가지고는 안 된다. 리더십이 있으려면 지혜와 덕목이 필요하다. 선택을 할 때, 내 지역구 내 고향 사람을 벗어났으면 좋겠다. 사적인 감정은 냉정하게 배제하고 객관성을 봐야하는데,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이 작은 나라에서 그게 고쳐지지 않는 것 같다. 국민성 자체가 정에 치우치다보니, 리더에게 공과 사를 구분하지않고 기대하는 것도 문제다. 자신을 냉정하게 바라보고, 사적인 감정을 빼놓고 보편적인 기준에 따라 리더를 뽑아야 한다.나라가 마음에 안 들고 리더가 마음에 안 들면 입버릇처럼 ‘이놈의 나라 떠나고 싶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우리 모두가 공동책임을 지고 해결해야 한다. 밉든 곱든 내가 태어난 나라가 아닌가. 나 하나만의 사리사욕을 채우고 이기적으로 살기에는 세상이 너무 달라졌다. 그 전에는 가난하더라도 깊이가 있었다. 요즘은 너무 즉흥적이고 충동적인 삶을 산다.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세상에 살고 있는 만큼 정신적으로도 풍요롭고 성숙해져야 한다. 음식만 하더라도 이제는 마음만 먹으면 다 먹을 수 있지 않나. 내 몫을 아껴서 끼니를 굶는 사람들을 챙기고, 나보다 남을 더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실생활에서 작은 것이라도 나누는 삶을 살면, 겸손해지지 않을까. 욕심과 탐욕과 교만이 지금의 화를 불러온 것 같다. -최근 그간 안했던 강연도 하고, 산문집부터 시가 담긴 달력 등을 펴냈다.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었는지. 강연은 건강상의 이유로 한동안 안했었다. 지난해부터는 의미 있는 곳, 그늘진 이웃이나 아프고 소외되고 정신정인 격려가 필요한 곳에서 강연을 했다. 책도 마찬가지다. 좋은 말들을 함께 나누고 싶었다. 가장 최근 펴낸 모든 순간이 다 꽃으로 필 거예요는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시집이다. 그간 시에 들어간 글귀들을 모아 만들었다. 인생과 삶에 대한 감사와 희망 등이 담겨 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해 달라. 누구나 힘들 때 꺼내 볼 수 있는 기도문집을 만들 계획이다. 종교인이 아니더라도 마음이 지치고 힘들 때 위안과 용기를 얻을 수 있는 기도가 담긴 책이다.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겠지만 조금씩 준비하고 있다. 남은 생은 작은 위로의 영성을 펼치며 살고 싶다.2002년부터 작은 위로, 작은 기쁨, 작은 기도라는 시집을 펴냈다. 그 시집에 담긴 시들처럼 모든 분들에게 위로 천사와 기쁨 천사가 되고 싶다. 건강을 회복하고 나서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감사는 더 깊어지고, 사랑은 더 애틋해지고 기도는 더 간절해졌다’는 말을 했다. 앞으로 더 사랑하고 기도하며 살 것이다. -국민들이 많이 지쳐있다. 희망 메시지 부탁한다. ‘작은 소망’이라는 시 중에서 ‘한 톨의 시가 세상을 구원하진 못해도 사나운 눈길을 순하게 만드는 작은 기도는 될 수 있겠지’라는 구절이 있다. 사람들이 눈빛이 너무 사나워져 있다.올해는 사나워진 눈빛을 풀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서로를 바라봤으면 좋겠다. 남이 내게 해주길 바라는 선한 일을 내가 먼저 실천하고, 먼저 웃고, 먼저 감사하고, 먼저 사랑하자. 그러면 좀 더 아름다운 세상이 되지 않겠나. 이해인 수녀는… △ 1945년 출생 △ 1964 부산 성베네딕도수녀회 입회△ 새싹문학상(1981), 여성동아대상(1985) 부산여성문학상(1998), 천상병 시 문학상(2007) 수상 △ 저서 민들레영토(1976), 엄마와 분꽃(1992) 내 삶은 당신을 향해 흐르는 그리움입니다(2000) 사랑할 땐 별이 되고(2013), 이해인 시전집 12(1997) 필 때도 질 때도 동백꽃처럼(2014) 서로 사랑하면 언제라도 봄(2015) 외 다수 송시연기자

[경기천년 999+1] 경기의 개혁 사상가

2017년 정유년(丁酉年)은 경기(京畿)가 한국사에 등장한 지 999년이 되는 해이다.고려 현종 9년(1018) 경기제(京畿制)가 완성되면서 이후 경기는 나라의 중심이자 왕조의 지지기반이 됐다. 이것은 조선시대에도 마찬가지였다. 경기도는 지리적으로 한반도의 중심부에 위치했을 뿐 아니라 ‘경기’(京畿)라는 명칭이 말하듯이 지난 999년 동안 정치사회적으로도 중심 역할을 수행해 왔다.경기도는 왕도(王都)를 지키는 최후 보루이자 경제적 기반이었으며 왕도와 지방, 정부와 백성을 잇고 사람과 물자가 오가는 중심지였다. 경기도는 고려 귀족 사회의 적폐를 청산하고 민본(民本)과 덕치(德治)를 이상으로 삼는 새로운 정치 질서를 구축하는 개혁 이념으로서 성리학의 중심지였다.또 주자성리학과 사대부 중심의 질서가 한계에 봉착하고 사회 진보의 걸림돌로 작용할 때 이를 비판ㆍ극복하고자 했던 실학과 서학 운동을 일으켰던 곳이다.개성과 임진강 유역은 진취적 성리학의 중심지였으며 광주양주수원안산 일대에서는 기라성 같은 실학자들이 나타났다. 여주이천광주에서는 근대 지향의 서학과 천주 신앙 운동이 발아했다. 조선시대 국가의 위기 상황에서 개혁이론을 강하게 제기한 것이 바로 경기 출신의 근기남인(近畿南人)들이었다.이원익, 유형원, 이익, 정약종, 정약용 등이 대표될 수 있다. 이들의 공통된 특징은 사상적 개혁과 경제적 개혁을 동시에 추구했다는 것이다. 최근 한국 사회는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혼란을 겪고 있다.또 개혁과 변혁이 필요한 문명 전환기를 맞고 있다. 경기도는 미래 대한민국의 새천년을 열기 위해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할 것인가. 이에 본보는 조선시대 율곡 이이, 성호 이익, 다산 정약용 등 경기의 개혁지식인들로부터 ‘천년 경기가 나아갈 길’에 대한 해답을 찾고자 한다.■ 실천적 지식인 율곡 이이-왕도정치(王道政治)는 곧 ‘안민(安民)’ 율곡(栗谷) 이이(李珥, 1536~1584)는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났다. 그의 어머니는 신사임당(申師任堂, 1504~1551)이다.많은 사람에게 어머니의 친정이 있는 강릉이 이이가 태어나고 자란 곳으로 알려져있다. 하지만 이이가 강릉에서 지낸 것은 고작 다섯 해다. 이이는 여섯 살 때 서울 본가로 올라왔고 여덟살 때 경기도 파주로 이주했다.이곳은 아버지 이원수(李元秀, 1501~1561)의 고향이자 덕수 이씨 집안의 본거지였다. 특히 파평면에 자리한 율곡, 곧 밤나무골이 이이의 새로운 삶터였다. 이이는 이곳 율곡을 자신의 호로 삼을 만큼 애정이 각별했다. 관직에 있다 물러나기를 밥 먹듯이 할 때도 이이에게 율곡은 언제든 돌아가 생의 쉼표를 찍은 안식처와 같은 장소였다.명실상부 경기도인(京畿道人)인 그는 현재 파주시 법원읍 동문리 자운산 기슭에 묻혀 있다. 그의 제자 김장생(1548~1631)은 1615년 율곡이 머물며 후학들을 가르치던 이곳에 자운서원을 세웠다. 율곡의 ‘위인지학’(爲人之學)은 학문의 목적이 어디까지나 널리 사람을 이롭게 하는 데 있지, 자기만족적 관념의 유희가 아니라는 뜻이다. 진정한 유학자는 백성과 더불어 태평세상의 꿈을 나누며 또 그런 세상을 열어가기 위해 분투하는 이다. 그러니 세상 돌아가는 형편에 눈 감지 말고 적극적으로 ‘시무(時務)’에 참여하라는 것이라 했다. 율곡이 살던 시대는 조선 중기로 건국 후 200여 년이 흐르는 사이에 국초의 왕성했던 기운이 쇠하여 각종 사회적 부조리가 난무하던 때였다. 특히 연산조 이래의 폐해가 누적돼 백성의 고통이 극에 달했다. 율곡은 민생이 도탄에 빠진 현실을 마음 아파했다. 정치란 많이 가진 이의 것을 쪼개어 적게 가진 이에게 보태주는 분배정의를 구현함으로써 균등의 미학을 추구하는 예술이다. 한데 지금은 정치가 문란하여 백성의 삶이 완전히 붕괴했다. 건국 후 많은 세월이 흐르는 동안 누적된 사회적 병폐로 인해 ‘뿌리째 개혁’이 절실했다.율곡이 보기에 가장 시급한 과제는 무엇보다도 ‘약자를 뜯어먹고 사는 사회구조’를 전면적으로 뜯어고치는 데 있었다. 그는 ‘소나 양 같은’ 백성의 죽음을 차마 보고만 있을 수 없어서 정치에 나섰노라고 토로한다. 율곡은 군주를 향해 끊임없이 ‘소통의 정치’를 하라고 압박한다. 왕도정치(王道政治)란 다름 아닌 ‘안민(安民)’에 있음을 부단히 일깨운다. ■ 성호 이익과 경기 출신 근기남인-사상적·경제적 개혁 성호(星湖) 이익(李瀷, 1681~1763)은 18세기의 대표적 실학자이다. 경기도 안산시는 이익이 그의 아버지의 유배지에서 태어난 이듬해부터 83세로 별세할 때까지 세거했던 곳으로 성호 실학의 산실이다.그는 많은 저술을 남김으로써 높은 학문적 업적을 이루었다. 사서삼경 등 유교의 기본 경전을 비롯해 소학, 효경, 근사록, 심경, 가례 등에 관한 질서(疾書)는 그의 경학의 요체를 말하는 것으로 궁극적으로 경세치용(經世致用)을 목표로 한 것이다. 특히 이익은 ‘성호사설(星湖僿說)’을 남겼는데 이것은 그의 대표적 저술이라 할 수 있다. ‘사설’이란 자질구레한 이야기란 뜻인데 자신의 대표적 저술을 ‘사설’이라 이름 한 것은 겸손한 표현일 것이다. 이익은 야인으로 살았기 때문에 당시 피폐한 농어촌 생활의 실정을 절실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 따라서 그의 학문 세계는 천문, 지리, 인사, 치도(治道) 뿐만이 아니라 이단(異端), 금수, 초목, 산율(算律), 음양, 의약, 복서 등 백과사전적인 주제는 물론 서양의 과학사상과 천주교에 대해서까지 높은 식견을 쌓았다.학식의 해박함, 사상의 진보성, 규모의 주밀함과 고증의 명확함이 당대의 독보적인 학문을 이루었기에 조선 후기의 대표적 실학 사상가라 할 수 있다. 성호 학파란 성호 이익에서 시작돼 학맥을 이룬 조선 후기의 학파를 말한다. 이들을 흔히 근기학파 또는 경세치용학파라고도 말한다. 조선시대 혼란한 시기에 개혁이론을 강하게 제기한 것이 바로 경기 출신의 근기남인들이었다. 이익, 이원익, 유형원, 정약종, 정약용 등으로 대표될 수 있는 근기 남인들의 공통된 특징은 사상적 개혁과 경제적 개혁을 동시에 추구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근기남인들은 토지개혁으로 대표되는 경제양극화 해소를 강하게 주장했다. 이익과 유형원, 정약용 등이 모두 토지개혁을 주장한 것은 소수 벌열들이 대토지를 독점하고 있는 당시의 경제 상황이 고려 말기의 상황과 비슷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유형원의 균전제, 이익의 한전제, 정약용의 려전제(閭田制) 등은 비록 방안은 조금씩 다르지만 그 핵심은 소수 벌열의 대토지 소유를 억제하고 이를 대다수 농민에게 나누어주어야 한다는 토지 분배론이 핵심이었다. 근기남인들이 주장했던 사상의 다원화와 경제양극화 해소는 현재 혼란에 시달리는 한국 사회에 가장 필요한 요소들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 다산 정약용-불온한 시대를 통과하는 법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은 영조 38년(1762) 6월 16일에 경기도 광주부 초부면 마재(지금의 남양주시 조안면 능내리)에서 아버지 정재원(丁載遠)과 어머니 해남 윤씨(海南 尹氏) 사이의 셋째 아들로 태어났다. 정조가 수원 화성을 새로운 국도로 건설하기 위한 프로젝트에 돌입했을 때 화성 축성의 설계를 정약용이 맡았다. 그러나 정조가 죽고 그의 시신이 채 식기도 전에 노론벽파의 총공세가 시작될 기미가 보이자 정약용은 고향 마재로 낙향해 세상과 거리를 두고자 했다. 이제 다시는 세상에 나서지 않고 ‘은둔형 지식인’으로 살려고 마음먹었다. 정약용은 공부란 벼슬을 얻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선비, 곧 참 지식인이 되기 위해 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지식인도 자기가 배운 것을 가지고 ‘지식권력’이나 휘두르면서 ‘경제권력’ㆍ‘정치권력’과 짝해 한 줌 기득권자들의 이익에 복무하는 ‘삼각동맹 체제’에 속해 있으면 어용지식인에 불과하다.참 지식인은 불온한 현존질서를 옹호하는 데 자신의 지식을 사용하지 않는다. 지배지식에 복무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더라도 현존질서에서 소외된 다수의 사람이 좀 더 존엄한 인격을 향유하도록 봉사하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온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은 고립무원의 상황에서 다산에게 한 줄기 빛이 되어준 깨달음이 바로 그것이었다. 다산은 틈나는 대로 쓰고 또 썼다. 그야말로 목숨을 걸고 저술행위에 매진했다. 사서삼경(四書三經)을 망라하는 경서 주석과 비평을 비롯해 해배 전년에 ‘경세유표(經世遺表)’, 해배되던 해에 ‘목민심서(牧民心書)’, 해배 이듬해에 ‘흠흠심서(欽欽新書)’ 등 이른바 ‘1표 2서’로 불리는 경세서, 그리고 음악ㆍ병기ㆍ역사ㆍ지리ㆍ어학ㆍ의술ㆍ풍속 등 당대의 모든 학문을 총망라한 논설과 시문 등이 그의 손끝에서 쉴 새 없이 뽑아져 나왔다. ‘여유당전서(與猶堂全書)’ 기준으로 무려 154권 76책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이 모두 다산이 쓴 글들이다. 불온한 시대에 태어난 덕에, 잠깐의 영광 뒤로는 이내 칼날 위에 선 것처럼 몸을 사려야 했던 지식인, 변방에 내버려진 채 쓸쓸히 외면당하고 잊혀야 했던 비운의 지식인이 미친 듯이 쓰고 또 쓴 이유는 언젠가 누군가 한 사람이라도 자기 글을 읽어줄 이가 나타나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이었다. 당대는 어차피 노론벽파의 세상이니, 자기는 사문난적(斯文亂賊)의 혐의로부터 도통 자유롭기 어렵다. 그러나 역사적 평가는 다르다. 현실논리는 ‘힘이 정의’여도 역사의 신은 ‘정의가 힘’이다. 이런 마음으로 다산은 자신의 시대를 고발했다. 오직 붓만이 그의 유일한 무기였다. 최원재기자

[신년 인터뷰] 이청연 인천시교육감

이청연 인천시교육감이 2017년 인천교육의 방향을 ‘민주적 학교문화 형성’으로 선언했다.이를 위해 학생자치와 학부모 참여 및 협력, 교육복지와 교원안전에 역점을 두기로 했다. 이 교육감은 본보와 가진 신년 인터뷰에서 “2017년은 그동안 강조해온 학교문화 혁신의 구체적인 방향으로 학생과 학부모, 교사가 주인 되는 민주적 학교문화 형성에 집중한다”고 말했다.이 교육감은 민주적 학교문화를 두고 “민주주의를 활자가 아닌, 활동으로 배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학생들의 자치활동을 최대한 지원하고, 학부모들의 학교교육 협력과 참여문화를 형성하기 위해 관련 조례와 공간 지원을 뒷받침 하겠다”고 덧붙였다.교사들의 자율성, 교권보호에도 주력한다. 그는 “교육과정과 수업, 평가 등의 분야에 대한 교사들의 자율성과 전문성을 보완하는 제도적 보완사항을 세밀하게 다듬을 것”이라고 말했다.-내년 인천교육이 추구하는 역점 사업은 2016년에 인천지역 교육계에 학교문화 혁신이라는 화두를 던졌는데, 2017년은 학생과 학부모, 교사가 주인이 되는 민주적 학교문화 형성이라는 학교문화 혁신의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할 생각이다. 앞서 언급했듯 학생들의 자치활동, 학부모들의 학교교육 협력사업, 교사들의 자율성과 전문성을 보완하는 사업들을 펼치게 될 것이다. 2017년은 특히 전국 최하위권이던 중학교 무상급식이 전 학년 100% 처음 시행되는 뜻 깊은 해다. 어려운 재정 여건에서도 시교육청과 시, 시의회가 합심해 이뤄낸 성과다. 중학교 무상급식 시행 원년인 만큼 안전하고 질 높은 급식이 되도록 투명하고 철저히 관리하는 데 주력할 것이다. 우선 학교급식은 식재료 방사능 검사, 급식시설 미생물 검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할 것이다. 이 같은 검사결과를 ‘인천학교 급식정보센터’에 모두 공개할 것이다. 학부모들이 홈페이지나 스마트폰 앱으로 학교별 급식 식단과 사진을 매일 확인할 수 있도록 하겠다. 또 급식모니터단에도 학부모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을 열 것이다. 학부모들의 참여 속에 더욱 안전하고 질 좋은 급식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인천형 혁신학교인 행복배움학교를 인천 교육현장에 더욱 뿌리내리는 것도 내년에 역점적으로 추진할 것이다. 2015년 첫 10개교로 시작한 행복배움학교가 내년이면 30개교로 늘어난다. 3년차를 맞은 10개 행복배움학교를 중심으로 다른 행복배움학교를 이끌어 줄 것이며, 전체 인천의 학교들과 교류하면서 생기를 더할 것으로 본다. 남구지역의 ‘온마을학교’라는 혁신지구 마을교육 공동체를 다른 지역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내년에 인천지역사회와 넒은 논의를 진행할 것이다. -최근 화두가 되는 국정 역사교과서에 대한 대책은 여덟 종의 교과서 중 학교가 선택하는 검정교과서 체제를 바꾸어, 단 한 가지 교과서를 국가가 정하겠다는 국정체제야말로 학교의 선택권과 자율권을 박탈하는 것이다. 재차 강조하지만, 국가가 국민의 역사관을 단 하나로 정해 가르치겠다는 발상은 민주주의가 아니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6명(60.4%)은 국정 역사교과서를 반대한다. 인천지역의 교사와 학생들도 국정 역사교과서를 신뢰하지 않는다. 최근 교육부가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 적용을 1년 연기했지만 세부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기존 검정교과서와의 혼용, 연구학교 지정 등 국정교과서를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교육부 발표는 미봉책에 불과하며, 지금이라도 유예가 아닌 폐기가 정답이다. 국정화 자체가 헌법에 명시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저해하는 일인 만큼 국민과 함께 국정 역사교과서 철회를 위해 노력하겠다. -지난해 인천에서는 서구 봉화초, 남구 용정초 등 구도심지역 초교 2곳의 청라·서창 등 신도심 지역으로의 이전재배치가 논란이 됐다. 이에 대한 입장은 학교 신설비용 승인권을 가진 교육부는 학교 하나를 세우려면, 작은 학교 하나를 없애라는 적정규모 학교 육성정책을 적용하고 있다. 우리 교육청은 어쩔 수 없이 지난해 학교 두 곳을 신도심 학교로 이전하려고 했지만, 주민들의 반대를 감안한 시의회가 이전안을 최근 본회의에서 부결했다. 교육부와 지역사회 여론 사이에 난제에 빠진 상황이다. 시의회 특별위원회가 교육부를 향해 학교 신설억제 개정 건의안을 제출한 것을 참고하겠다. 인천 구도심지역에서의 학교 역할과 신도심 학령인구 증가라는 인천의 특성과, 시민 의 바람을 최대한 반영해 상반기 안으로 해결 방안을 제시하겠다. -지난해 전국적으로 논란이 된 유치원·어린이집 누리과정 지원계획은 2017년 예산에 누리과정 지원을 위해 유치원과 어린이집 각각 7개월분을 편성했다.최근 정부와 정치권에서 누리과정 예산을 지방교육재정이 아닌 별도의 특별회계로 추가 지원하기로 합의한 것은 일단 환영한다. 예산에 편성하지 못한 5개월분을 전부 추가편성하는 것이 가능할지는 특별회계에 따른 추가지원액 교부 상황을 봐야 한다.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는 여전히 풀리지 않았다. 보육기관인 어린이집의 행정 책임소재에 대한 법률적 문제가 정리되지 않았다. 박근혜 정부가 무리하게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교육청에 떠넘긴 것이 보육 대란의 원인이기 때문이다. 보육은 정부가 책임지고, 교육은 교육청이 책임져야 안정적인 누리과정 무상보육과 공교육이 가능하다고 본다. -대통령의 탄핵정국 속에 올해 조기 대선이 불가피하다. 교육과 관련한 국가차원의 개혁과제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대학 서열화를 해결해야 한다. 승자독식의 서열화 된 대학체제가 정상적인 초·중등 교육을 왜곡하고 있기 때문이다. 알파고의 시대, 융복합 시대에 필요한 창의적 교육의 필요성을 누구나 말하지만, 현실은 대입의 벽 앞에 멈춰선다. 늦기 전에 대입체제 개선을 핵심 의제로 삼아 심도있는 논의를 거처야 한다. 헌법에 명시된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을 실질적으로 보장해야 한다. 이를 위해 중앙정부의 역할과 위상에 대한 재논의가 시급하다. 현재 교육부는 교육과정, 교과서, 평가를 비롯해 모든 정책을 다 끌어안고 수직적으로 지시하는 교육행정을 펼치고 있다. 이 같은 교육행정은 일선 학교현장에 심각한 비효율을 안겨줄 뿐 아니라 정권에 따라 교육 근간이 흔들리는 문제를 낳고 있다. 정치권과 독립된 교육정책 사회적 합의기구를 국가적인 차원에서 구성, 백년지대계의 큰 그림을 설계하고 전망해야 한다. 그 아래에서 지방교육자치와 학교자치가 자율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 -교육감이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으면서 교육행정 부실과 혼선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인천시민들과 인천 교육가족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거듭 전한다. 그러나 뇌물수수와 선거자금 상황을 인지하고 공모한 사실이 없다는 것은, 법정에서 밝혀질 것이다. 인천교육행정의 누수와 혼선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교직원들과 학부모, 시민들과 대화하는 자리도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시민들께 죄송한 마음은 좋은 교육행정으로 갚아나가겠다.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인천시교육청은 2017년 민주적 학교문화를 일구어가겠다. 그러기 위해 민주적인 학교가 민주시민을 길러낸다는 의미를 스스로에게 각인하겠다. 인천교육 안에 다양한 이해와 견해가 민주적 원칙 아래 공존하도록 노력하겠다. 시민을 대의하는 인천시의회에 충분히 소통하고, 교육자치와 지방자치가 시민의 두 기둥이 되도록 인천시와 협력을 다질 것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근본적인 성찰과 변화의 과정을 겪고 있다. 이러한 역사적 시간은 주권자들의 힘으로 시작됐으며,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주권자임을 가르치고 배워야 할 곳은 바로 학교이다. 민주적인 학교만이 민주시민을 길러낼 수 있다. 인천시민들과 인천교육가족들이 품은 희망이 현실로 이뤄지는 한 해가 되길 바라며, 희망을 현실로 이루기 위해 함께 하겠다.양광범기자

[신년 인터뷰]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천년교육의 중심, 경기교육이 세워 나가겠습니다” 이재정 호가 출범한 지도 어느덧 4년차를 맞게 됐다. ‘혁신학교’의 성공적인 안착과 세월호 참사로 인한 ‘416교육체제’ 도입, ‘9시 등교’를 통한 학생 중심의 학교 현장 만들기, 학생 각자가 갖는 꿈과 희망을 스스로 만들어 보는 ‘꿈의 학교’ 등은 학생뿐만 아니라 교사와 학부모 등으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경기교육의 새로운 지표를 만들었다는 평도 들었다. 그런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정유년(丁酉年)을 맞아 또다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꿈의 대학’과 ‘자유학년제’ 등이 바로 그것이다.이 교육감은 이들 교육체계의 확대를 통해 앞으로의 천년교육에서 경기교육이 대한민국 교육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경기교육의 새 패러다임이 될 각종 정책을 살펴보고, 그에 대한 이 교육감의 생각을 들어본다.-야간 자율학습을 대신해 방과 후 인근 대학교 강의실로 학생들이 찾아가 꿈과 진로를 찾을 수 있는 융복합 수업인 ‘경기 꿈의 대학’이 올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이를 통해 기대하는 것이 있다면. 이제까지 우리 교육은 좋은 성적 받기 또는 좋은 대학 가기, 수능 성적 잘 받기, 우수한 등급 받기가 하나의 목적 같이 돼 있었다. 저는 우리 아이들이 100년을 살아갈 수 있는 삶의 기반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교육 목표를 다시 설정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민주적이고 자유로운 학교 분위기를 만들자는 것이 올해 최대 목표 중 하나다. 핵심은 학생에게 있다. 어떻게 하면 우리 학생들이 행복하게 공부할 수 있을까. 가령 핀란드의 경우 세계 최고 교육으로 꼽히는데. 다른 이유가 없다. 학생들이 행복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제껏 학교 교육이라고 하면 학교 틀 속에서 국가가 정한 교육과정, 국가로부터 면허를 받은 교사들에 의해, 정해진 수업 시수 안에서 교육을 받았다. 이것들만으로 충분한 시대는 끝났다. 지난해까지 꿈의 학교를 통해 초·중학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주었다고 하면 올해는 진로와 적성을 잘 모르는 고교생들이 진로적성 체험을 학교 밖에서 해 볼 수 있는 장을 만들어 보자고 생각했다. 하나는 대학 또 하나는 공공기관, 전문기관.이 세 곳을 통해 꿈의 대학을 해보자는 것이다. 이는 수업을 받거나 지식 전달의 교육과정이 아니라 자기의 적성과 자신의 진로가 무엇인지 탐색하는 경험의 과정이다. 올 4월부터 공식적으로 개교하게 되는데 80여개 대학교가 참여한다. 학생들이 자기 선택적으로 공부하고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 야심차게 추진된다. 전국에서 처음 시작하고 고등학교와 대학교가 협력해서 만드는 최초의 프로그램이다. 도교육청도 열심히 준비하고 새로운 도전이기에 잘 만들어보려고 한다.저는 이 꿈의 대학을 통해 고교생들이 서로 다른 학교 학생과 함께 학년이라는 한계를 넘어서 의견을 나누고, 탐구하고, 새로운 경험을 한다는 것 자체가 아이들의 시야와 관점을 굉장히 넓혀주고 바꿔줄 것이라고 확신한다. -또 올해에는 경기지역 중학교에서 기존 자유학기제가 자유학년제로 확대 운영되면서 중학교 1학년생들의 지필고사가 사실상 사라지게 된다. 창의성 향상에 긍정적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일부에서는 선행학습 조장 등 사교육 시장 확대에 대한 우려도 있는데. 아주 좋은 질문이다. 자유학기제라고 하는 것은 수업을 줄어들게 하는 게 아닌 수업 방법을 더 효율적으로 하는 것이다. 수업의 연장선상에서 여러가지 체험학습을 할 수 있다.가령 동아리 체험부터 여러 가지 다양한 체험을 하게 되는데,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학생들이 함께 성장해 나가는 프로그램이다. 그런 의미에서 아이들이 몰라보게 달라지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가 1학기로 부족하다, 2학기에서 자유학년제로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해 출범하게 됐다. 이제까지 1학기는 시작하는 자유학기제로 하고, 2학기를 연계하는 자유학기제를 했는데, 대체로 학교 현장에서는 2학기에서 시작해서 1학기에서 끝나는 게 효과적이라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지필고사를 보지 않으나 다른 방법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결코 학업 성적이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학부모들이 선행학습을 위해 학원을 보내는 것은 아이들에게 독약을 먹이는 것과 같다. 선행학습처럼 피해야 할 것이 없다. 아이들을 사랑한다면 선행학습을 시키는 것은 적절치 않다. 학생들에게 자유학기제 이야기를 들어보면 친구와 경쟁을 할 필요가 없어 정말 친구가 된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조금 더 학교가 창의력, 상상력을 길러갈 수 있도록 과감한 교과 편성을 통해 자유학기제를 제대로 이행해 보려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우리 학생들이, 그 고 교사들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2018년부터 각급 학교 소프트웨어 교육이 강화된다고 한다. 4차 산업은 실제로 기술과 기술, 지식과 지식이 융합돼서 발전하는 형태다. 그런 의미에서 모든 사고 자체가 상상력과 창의력이 없으면 받아들일 수 없다. 우선 교과가 어렵고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한다.대폭 줄여야 한다고 본다. 두번째 학생들이 자율적이며,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공간이 늘어나야 한다. 또 학생 선택의 폭을 넓혀줘야 한다. 세번째 교육 자체는 학교 교육이 아닌 마을 교육으로 확대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지역에 많은 전문가와 기관이 동원돼 이 시대에 필요한 자료를 학생들에게 공급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은 경쟁과 평가의 방법으로 할 경우 해 나갈 힘이 없다. 창의력과 상상력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앞으로의 교육에 있어 중요한 대목은 경쟁과 지식이 아니라 협력과 창의력 교육 수업 쪽으로 체제를 만들기 위해 각급 학교 중심의, 그리고 지역 사회 중심의 교육이 더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와 함께 학교가 다양성을 갖추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2018년은 경기도가 꼭 1천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1천년을 위해 경기교육이 대한민국의 교육을 이끌어 나아가야 하는 사명이 있는데. 실제로 변화를 이룰 수 있는 것은 중심부가 아니라 변방이다. 경기도가 그동안 변방이었기에 서울이 해내지 못한 것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가령 일산, 판교, 성남, 동탄신도시 등이 그렇다. 신도시를 단순 규모로 볼 것이 아닌 각 신도시가 갖는 새로운 문화와 환경이 대단히 중요한 요체라고 생각한다.하나의 핵심이 있다면 변화를 가져오는 동력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수원화성도 역사적으로 보면 변화의 한 핵심이었다. 그 당시의 과학적 실학 운동이 벌여왔던 과학적 산물의 결과가 수원화성이다. 북한과 접경지대도 있고, 산촌, 어촌지역 등 다양한 자연환경 속에서 경기도는 그야말로 끊임없는 새로운 변화와 도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경기도가 못하면 다른 지역도 못한다. 변화라고 하는 것은 중심부가 해내기 어렵다. 이제 서울은 변화를 이뤄 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경기도가 변화하면 그 변화에 힘으로 서울도 변화할 수 있다. 옛날에는 서울을 따라갔지만, 앞으로는 경기도가 앞서가고 이끌어 갈 것이다. 그것의 한 예로 혁신교육, 혁신학교, 꿈의 학교 등 새로운 교육이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전 세계에서 경기도 만큼 잠재력을 가진 곳이 없다. 핵심적인 콘텐츠로 채워 나간다면 경기도는 세계에서 빛나는 지역으로 발돋움할 것이다. 변화의 동력도 갖춰져 있다. 언제나 변화는 변방에서 온다. 우리가 열등감을 버리고 자신감만 가지면 엄청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경기교육도 그 자신감으로 앞으로의 대한민국 천년 교육을 이끌어 나갈 것이다. -정유년을 맞아 경기지역 교원 및 학부모, 학생들에게 덕담 한마디 해 주신다면. 전통을 지키는 것보다 그것을 재해석하고 새로운 것으로 만들어가는 게 가장 중요하다. 관행이라는 것도 어떻게 변화시켜서 새로운 무언가로 만들어가는 과제인데, 우리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이 그동안 해왔던 혁신교육의 열정을 담아 미래교육을 만들어가야 할 시점이다.혁신학교 이후의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교육청과 교육부의 정책에 의해 되는 게 아니라 현장 교사 학생들의 열정으로 이뤄진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 몇 가지 실험적인 것을 해 나갈 생각이다. 우선 다문화학교에 대한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 다문화를 교육의 새로운 동력으로 만들고자 한다. 또 교원 임용부터 승진에 이르기까지 교원 인사에 대한 정책을 새롭게 추진하고 정착시켜 활성화할 방침도 세웠다. 끝으로 학교 시설에 대한 안전, 좀 더 확고하게 학생을 지켜나가는 시스템도 함께 만들어 나갈 생각이다. 김규태 정민훈기자

[‘100년 기업’ 청년의 꿈] 벌꿀 농축기 생산 전문기업 ‘허니테크’

훗날 아이가 생긴다면 아이도 저처럼 가업을 물려받아, 대한민국에서 손꼽히는 장수기업이 되는 것이 꿈 입니다”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양봉 사업에 매진하는 ‘허니테크’의 박정후 과장(35)은 ‘이루고 싶은 꿈이 있냐’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허니테크는 양봉 농가에 필요한 각종 장비를 생산ㆍ판매하는 벌꿀농축기 생산 전문기업으로, 이제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에 우리의 벌꿀을 알리고자 하는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한발한발 나아가고 있다.지난 21일 수많은 실패에도 굴하지 않은 허니테크의 박규환 대표(63)와 박정후 과장, 두 용감한 부자(父子)와 만나 ‘장수 기업’과 ‘가업 승계’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좋은 품질의 벌꿀을 위한 허니테크의 끝없는 도전 허니테크의 시작은 지난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현대중공업에서 전기 분야 기술자로 일하던 박 대표는 회사에 다니면서 취미로 양봉을 시작한 것이 인연이 됐다. 이후 2001년 명예퇴직을 한 박 대표는 본격적으로 전업 양봉인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수원양봉원’이라는 이름의 양봉 농가로 첫출발한 허니테크는 지난 2006년 국내최초로 벌꿀에 있는 수분을 효과적으로 농축시켜 일정한 품질의 벌꿀을 생산할 수 있는 ‘상온벌꿀농축기’를 개발했다. 농축기 개발 이후 꿀의 품질관리를 위해 농축기를 자체적으로만 사용하다가 제주도의 한 영농법인에서 소문을 듣고 찾아와 기기를 구매한 것을 시작으로 양봉에서 벌꿀농축기를 직접 생산 및 판매하는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다. 이후 입소문을 타고 전국 각지에서 양봉을 하는 농업인들이 찾아오기 시작해 10년이 지난 현재에는 벌꿀농축기의 생산, 수리, 기술개발을 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소기업으로 성장했을 뿐만 아니라 벌꿀 자동병입기, 벌꿀수분굴절계 등 벌꿀농축과 관련된 전문기기 등을 수입하면서 국내 양봉 산업 발전에도 앞장서고 있다. 또 지난해에는 대전에서 열린 세계양봉대회에, 올해에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아시아양봉대회에 참가하는 등 세계적인 양봉산업 전문전시회에서도 국내 최초로 벌꿀농축기 등을 선보이면서 해외까지 발을 넓히고 있는 중이다. ■ 수백 번의 실패 끝에 마침내 맺은 ‘달콤한’ 결실 벌꿀 생산은 벌통에서 꿀을 뜨는 채밀이라는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 나온 꿀은 농축을 통해 수분량을 조절해야 장기보관 및 산패방지가 가능하다. 때문에 농축은 일정한 품질유지를 위해서는 필수적인 과정이다. 사업을 시작할 당시 초보 양봉인이었던 박 대표는 직접 농축을 하지 못해 대형 농축시설이 갖춰진 농축장에 가서 농축을 해오게 됐다. 하지만 대형 농축장에서 농축 후 최종적으로 나온 벌꿀은 양이 얼마 되지 않거나 품질이 일정하지 않은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박 대표는 소규모 농장에서도 일정한 품질을 유지하면서 쉽게 농축을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했고, 결국 직접 벌꿀 농축기를 만들어 보자는 결심을 하게 됐다. 그러나 농축기 개발을 위한 과정은 너무나 멀고 험난했다. 전기 기술 외에는 기계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했던 박 대표는 진공펌프, 배관, 용접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찾아다니며 직접 기술을 배우고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농축기를 설계하고 이를 만들어 줄 수 있다는 곳이 있으면 전국 어디든 가리지 않고 찾아가 제작을 부탁하기도 했다.이 과정에서 수없이 시행착오를 겪고 실패하면서 퇴직금까지 거의 바닥난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의 도전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기술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갔고 농촌진흥청에까지 자문을 구한 결과 마침내 수원시 농업기술센터의 농업인개발과제로 ‘벌꿀상온농축기’를 국내 최초로 개발할 수 있었다. 기기 개발 이후 유통 및 홍보 등 업무가 늘어나자 박 대표 혼자의 힘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 됐고 부인 이진옥 공동대표(63)를 비롯해 아들인 박정후 과장까지 나서 일손을 돕게 됐다. 지금은 박 과장에게 가업 승계를 하기 위해 5년째 양봉뿐 아니라 농축기 품질관리 및 판매 등 전반적인 업무를 맡기는 등 두 부자가 사업 확장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송승윤기자사진=김시범기자인터뷰 박규환 대표·박정후 과장“부자가 양봉사업에 의기투합… 벌꿀 장인될 것”농축기로 직접 뽑아낸 꿀로 만든 차 한 잔을 건네받으며 박 대표, 박 과장 부자와 함께 달콤한 대화를 나눴다. 박 대표에게서는 좋은 꿀에 대한 열정을, 아들 박 과장에게서는 이를 본받아 회사를 일류기업으로 성장시키고자 하는 패기를 엿볼 수 있었다.-아들에게 어떤 계기로 가업을 물려줄 결심을 하게 됐나.박 대표 : 단적으로 말하자면 양봉산업의 미래가 밝기 때문이다. 양봉은 기후 변화나 개화 기간의 변화 등에 따라 수분량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벌꿀의 품질이 일정하지 않은 등 많은 변수를 거친다. 이런 상황에서 양봉업계는 벌꿀에 대한 일반인의 신뢰성 하락이라는 문제점에 봉착했고 이를 타개할 수 있는 방법은 언제나 일정한 품질의 벌꿀을 생산해낼 수 있는 벌꿀농축기 사업뿐이라고 판단했다. 이렇듯 양봉업계 전체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사업을 남의 손에 맡기기는 힘들었다.박 과장 : 나도 아버지의 생각에 동의했고 충분히 청춘을 바쳐볼만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고품질의 벌꿀을 생산할 수 있는 기기를 제작한다면 벌꿀 품질을 일원화 시킬 수 있고 나아가 농가가 고품질의 벌꿀을 판매할 수 있는 시장까지 만들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처럼 양봉산업과 양봉 관련 기자재 산업이 공생관계로 발전해 나가면 당사 사업도 앞날이 밝을 것이라고 여겨 가업을 물려받을 결심을 하게 됐다.-가업을 물려받는 과정에서 힘들었던 점은 없었는지.박 과장 : 약 5년 정도 부모님과 같이 사업을 하면서 생산현장을 제외한 모든 일을 도맡아서 하고 있다. 때문에 처음에는 경영, 회계, 판매, 홍보 등 여러 가지 일을 혼자 하다 보니 이에 대한 어려움이 많았다.박 대표 : 물려받는 것도 힘든 일이겠지만, 물려주는 입장에서 고민은 더욱 컸다. 휴일 없이 일해야 하는 제조업과 양봉업의 특성상 인간관계나 개인 여가시간 등 어느 정도는 포기해야 될 부분이 반드시 생기게 된다. 하지만 우선 아들 본인이 회사를 물려받아 더 크게 키워보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양봉 산업 분야가 고부가가치산업일 뿐만 아니라 미래 전망도 밝은 산업이기 때문에 아들이 가업을 물려받겠다고 결정했을 때 내색은 안했지만 무척 기뻤다.-장수기업으로서의 기업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박 대표 : 우선 앞으로 3~5년 안에 연 매출 10억 원을 달성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 현재는 목표치의 절반에 조금 못 미치는 정도의 매출을 달성했다. 두 번째는 목표 매출을 달성한 뒤 대표직에서 완전히 물러나고 이를 아들에게 물려주는 것이다. 목표치까지 도달한 뒤 대표직을 물려주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도리라고 본다. 그 다음은 아들의 몫이다.박 과장 : 내 목표는 와인 소믈리에처럼 벌꿀에 대한 장인이 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개인에게 맞는 벌꿀을 추천하고, 요리방법, 식음방법을 알려줄 수 있는 전문가가 되고 싶다. 양봉산업과 농축기 판매를 넘어 벌꿀에 관한 전반적인 것들을 모두 다루는 전문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양봉산업의 선두주자인 독일에서 수학하기 위해 독일어도 배우고 있는 중이다. 송승윤기자

[경기천년 성장 동력을 묻다]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대한민국의 2016년은 위기였다. 2017년은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골든타임’이다.지난 3년간 국립생태원장으로 지내온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는 담담하고 강한 어조로 대한민국의 현재를 냉철히 진단했다.최 교수는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 개미제국의 발견 통섭의 식탁 등을 펴낸 베스트셀러 저자이자, 진화생물학자다. 국내 최초, 최대의 국립생태원의 초대 원장으로서 생태연구ㆍ전시ㆍ교육 기능을 융합한 생태 기관으로 지휘하기도 했다.지난 15년 이상 문ㆍ이과 학문 통합 교육 등을 주장하며 ‘통섭’의 아이콘으로 불렸던 최 교수는 “과학과 수학을 줄이는 통합은 무의미하다”며 쓴소리를 쏟아냈다.또 무릎 꿇고 어린이에게 시상하며 널리 알려진 ’친절한 눈높이 스승’답게 우리 안에 희망이 있음을 강조했다. 그가 제시한 대한민국의 발전 방향을 그의 연구실에서 들어봤다.-국립생태원장으로서 무엇을 이뤘나. 충남 서천이 외진 지역이라 설립 당시 국가에서 걱정이 컸다. 처음 1년에 30만 명이라도 유치하는 것이 목표였다. 그러나 2년 연속 100만 명 유치에 성공했다. 환경부 장관이 초대박이라 하더라. 서천에서 그만한 인파가 몰린 적이 그전에는 없었을 거다.지역경제에 보탬이 된 것은 대단한 성과다. 생태원이 생긴 이래 음식점이 250개 넘게 생겼다. 수치를 떠나서도 국립생태원이 국제적으로 물론, 국내 사람들 인식 속에 어느 정도 위상을 확보한 것이 만족스럽다.-아쉬운 건 없나. 없다면 거짓말이다. 우리나라 생태원은 국가기관이 아니라 법인이다. 이명박 정부 때 거의 모든 기관을 법인으로 만들었다. 법인은 국가가 재정적으로 지원하지만 자립하면 지원을 하지 않는다는 전제로 하는 것이다.생태학이 돈 버는 학문이 아니라 법인이 되면 안 된다고 애걸복걸했는데 기어코 법인으로 만들었다. 당시 정부기관 사람들이 국가기관은 자율성이 없으니 법인의 자율성을 가지고 세계적 연구기관을 만들어보라 했다. 그러나 자율성이 없었다. 예산이 정부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3년 동안 자율성 확보에 애썼다. 시작보다 나아지긴 했다.그러나 재정적 독립이 필요했다. 기금 마련이나 수익사업의 필요성을 느꼈다. 전문가들과 만나면서 방법을 찾아보기도 했지만 결국 포기했다. 사람들이 말렸다. 좋은 의미로 돈을 만져도 자칫하면 낭패 볼 수 있다고. 직원들에 월급 외 수당도 주고 싶었는데 아쉽다. 또 나는 시험을 안 보고 성적 평가를 하는 교수였다. 세계적 경영학자들도 평가제도가 조직 운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일찌감치 직원들이 일터를 놀이터 삼아 즐기라는 기치를 세웠는데 큰 변화는 못 만든 것 같다. 평가제도를 바꿔보려고 애썼는데 공공기관이다보니 정부가 마련해놓은 틀을 벗어나기 힘들었다. -환경은 갈수록 위기다. 당면한 환경 문제는 무엇인가. 과거 환경 문제는 국지적이었다. 어느 지역에서 수은중독이나 기름유출이 발생하는 식으로. 그러나 지금의 기후변화는 전지구적 문제다. 북극 얼음이 녹아 대한민국의 해안선 수위가 올라간다. 대한민국에서 화석연료를 많이 써서다. 기후변화로 인해 세계지도자들이 모여 지구 온도가 매년 2℃이상 올라가지 않게 협의했다. 온도가 2℃ 오르면 가장 큰 문제는 생물다양성의 고갈이다. 매우 심각한데 알리기 힘들다. 북극곰이 멸종위기라 하지만 우리가 출근할 때 물에 빠져 죽은 걸 본 적이 없어 느끼지 못한다.생물학자들은 내기를 잘 하는데, 앞으로 ‘인류가 20만년을 더 살 거냐’는 내기에 난 ‘못 산다’에 찍었다. ‘이번 세기 안에 인류가 멸종한다’에 걸었다. 그만큼 심각하다. 특히 미국처럼 넓은 국가보다 대한민국이 더 문제다. -환경에 대한 우리의 국민의식은 어떠한가. 우리 국민의 환경의식은 세계적이다. 이만큼 분리수거 잘하는 국가가 없다. 앞서 가는 국민이다. 전 세계에서 배우는 속도와 실천이 제일 빠르다. 배달민족은 머리에서 가슴으로 가는 시간이 굉장히 짧다. 인식만 제대로 하면 빨리 바뀐다. 수십 만년, 수백 만년 이어온 전통인 매장 풍습이 산야가 무덤으로 변할 것이라는 말에 지금은 화장장이 부족할 정도로 장례문화가 바뀌었다. 국민과 제대로 소통하고 고민하면 무슨 일이든 멋지게 해낼 수 있다. -정부의 환경 정책 방향은 어떻게 가야 하는가. 정부는 국민을 우습게 본다. 정책 발표하고 따라오라 한다. 절묘한 말이 있다. ‘정부는 정책을 만들고 국민은 대책을 만든다’는. 정부가 고심한 정책도 발표한지 30분이 지나면 인터넷에서 깨진다. 정책에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한 마디씩 댓글을 단다. 이제는 정부가 모든 이익집단의 사람들을 고려하며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협치’가 필요하다. 협치를 할 때가 왔다. -개발은 항상 환경문제와 맞물린다. 환경을 보전하며 발전할 방법은 없나. 그동안 개발론자는 당당했다. 경제개발이라는 것을 들고 자연을 위해 반대하는 사람을 나쁜놈으로 만들었다. 허가받기도 너무 쉽다. 개발을 원하는 사람이 왜 개발해야 하는지 설명하고 설득하도록 해야 한다. 그럼 무엇을 먹고 사는지 묻게 될 텐데, 국립생태원이 그런 실험을 한 곳이다. 서천은 원래 군산과 더불어 산업단지로 개발할 예정이었다. 군산에는 엄청난 투자로 새만금 개발을 했다. 그래서 서천 사람들도 개발을 요구하며 데모했다. 당시 직접 나서 서천군민을 설득한 분이 노무현 대통령이다. 환경 문제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었다. ‘전에는 벼농사가 중요했지만 지금은 쌀이 남아돌아 바지락 꼬막 캐는 게 이득이다, 서천은 자연 훼손 없이 경제 이득 얻을 수 있는 새 패러다임을 실험해라, 국립생태원을 지어주겠다’고 말했다. 군산 새만금은 애물단지가 돼 고생이다. 그러나 서천은 아름다운 갯벌을 유지하고 있다. 100만 명의 사람들이 오고 있고, 청정 지역 이미지가 생겼다. 공장을 지어야만 국민 소득이 올라가는 것이 아니다. 땅이 좁은 우리나라는 제일 먼저 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 자연을 지키면서도 돈을 버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러면 세계가 우리에게 배울 것이다. 국가 지도자가 이것을 이해하고 지도력을 발휘해야 한다. 길은 있다. -경기천년을 앞둔 경기도의 방향은.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협치하려고 애쓰는 건 좋다. 앞으로 가야할 방향은 그 방향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대립시켜봐야 나올 게 없다. 직접민주주의는 하고 싶어도 효율이 떨어지고. 간접민주주의와 직접민주주의 중간 쯤에 협치가 있다. 과정에서 모두의 의견을 나누면 집행이 쉽다.경기도에서 남 지사가 그렇게 한다고 하니 반갑다. 얼마나 잘 되고 있는지 확인은 필요하지만 시도 자체는 굉장히 좋다. 경기도가 이 나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어마어마하다. 중심이 될 수밖에 없다. 경기도가 얼마나 잘 하느냐에 따라 국가 미래 상당부분이 발전할 것이다.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신년이다. 절망으로 가득한 이때 희망이 보이는가. 요새 TV에 촛불집회만 나온다. 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KBS 세계는 지금을 봤다. 패널 한 사람이 생각지도 못한 얘기를 했다. “옛날에는 정국이 혼란하면 경제고 사회고 붕괴됐다. 근데 우리는 지금 사회에 큰 동요가 없다.” 이 말을 듣고 생각해보니 정말 그렇더라. 그만큼 대한민국이 성숙한 거다. 평화적 집회, 촛농을 지우는 고등학생. 보통 나라가 아니다. 분명 암담한 일이 벌어졌다. 그러나 스스로 어깨 두드리면서 자존감을 가지고 새해를 희망적으로 맞았으면 좋겠다.최재천 교수는… △1977 서울대학교 동물학 학사 △1982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교대학원 생태학 석사 △1990 하버드대학교대학원 생물학 박사 △1990 ~1992 미국 하버드대학교 전임강사 △1992 ~1994 미국 미시간대학교 조교수 △1994 ~2006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생명과학부 교수 △2006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에코과학부 석좌교수 △2007~2008 한국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2007~2009 한국생태학회 회장 △2013~2016 제1대 국립생태원 원장 △ 주요저서 개미제국의 발견(1999)지식의 통섭 (2007)생태학자 최재천의 세상보기 알이 닭을 낳는다(2007) 상상 오디세이: 변화를 포착하는 미래 통찰력 (2009)과학자의 서재 (2015) 통섭의 식탁 (2015)손의연기자

[‘100년 기업’ 청년의 꿈] 성남 ‘곰바우양곱창’ 가업 잇는 임민석씨

동장군이 기승을 부리면서 문전성시를 이루는 곳이 있다.언제먹어도 맛있지만 추운 겨울에 더 생각나는 ‘국민 별미’ 곱창집이다. 곱창은 특유의 고소한 맛을 즐길 수 있어 부담 없는 술안주로는 물론 남녀 노소 한끼 식사로도 제 격이다.저마다의 취향에 따라 매콤한 소스에 찍어 먹거나, 부추를 가득 올려 아삭한 식감으로 즐기는 등 곱창의 매력은 무궁무진하다.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에 가면 고소한 곱창 굽는 냄새가 골목을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는 곳이 있는데 바로 야탑동의 명물 ‘곰바우양곱창’이 그 곳이다.저렴한 가격과 푸짐한 양은 물론 인심좋은 서비스로도 유명한 이 곳은 곱창만큼이나 유명한 것이 또있다. 바로 부모님을 도와 ‘곰바우양곱창’을 최고의 맛집으로 키워낸 가업승계자 임민석(32)씨다.■ 학창시절부터 음식만 생각해온 ‘요식업 꿈나무’ 바쁜 점심시간이 지나고 오후 두 시쯤 한가한 시간에 가게를 찾았으나 임민석씨는 오후 영업 준비로 분주했다. 곱창과 야채가 새로 들어오자 꼼꼼히 물건을 체크하던 그는 물건에서 한시도 눈을 떼지 않았다. “지금이 한가한 시간 같지만 제일 중요한 시간이다.저녁 영업이 그날 매출에서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준비를 철저히 하지 않으면 하루 장사 망치는 것은 다반사다” 어느 정도 물건 확인을 끝낸 임민석씨는 어떻게 젊은 나이에 요식업에 관심을 갖게 됐냐는 질문에 “부모님이 초등학교 때부터 식당을 해오셨다. 공부를 잘하던 형과 달리 저는 부모님을 도와드려야 한다는 생각 밖에 없었다”라며 “하루라도 빨리 졸업해서 부모님을 도와 가게를 꾸려 나가는 것이 어릴적 꿈이었다”고 말했다. 가게 영업에 도움이 될까 이과에서 문과의 경영학으로 전공까지 바꾼 그는 군대 제대후 본격적으로 ‘요식업 꿈나무’가 되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 먼저 대형 일식집에서 1년 정도 일하면서 음식점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감을 잡고 난 후, 다른 업종인 파스타 가게에 취직해 이탈리아 음식에 대해서도 공부했다. 또 복집에서 활복을 다루는 법과 신선한 재료 관리법에 대해 경험했고, 대형 프랜차이즈 음식점에서는 철저한 재고관리와 청결함, 고객상대 서비스 등을 배웠다. 임 씨는 그때 다양한 음식점에서 일한 경험이 현재의 성공을 가져온 가장 큰 밑천이자 재산이었다고 강조했다. 어릴적부터 요식업만 생각해 온 그는 뼛속까지 음식점 사장이었다. ■ 업종 수차례 변경 끝 찾은 ‘맞는 옷’ 곰바우양곱창을 찾아온 손님들은 한 번만 오는 경우가 거의 없다. 처음 방문해서는 푸짐한 양에 놀라고, 두 번째는 곱창과 반찬의 맛에 놀라며, 세 번째는 저렴한 가격과 사장님의 인심좋은 서비스에 놀란다. 곱창모듬 1인분을 시킬 경우 곱창, 대창, 막창, 염통 네가지를 모두 제공하는데 양이 어마어마하다.한우 소곱창을 이렇게 저렴하게 손님상에 내어놓을 수 있는 비결에 대해 그는 “간단하다. 우리는 매일 최상품의 한우곱창을 충북 음성에 있는 도축장에서 직접 거래해 받고 있다”며 “배송비를 우리가 매일 부담하고 있지만 그래도 유통업체를 끼고 거래하는 것보다 훨씬 더 저렴하다. 유통과정을 줄인 것이 가격경쟁력의 핵심이다”라고 밝혔다. 사실 곱창집을 시작하기전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지난 2005년부터 고깃집, 조개찜, 쭈꾸미 볶음 등 업종을 여러차례 바꿔보았지만 가게 사정이 나아지지 않자 임민석씨와 그의 부모님은 지난 2011년부터 곱창가게를 시작했다. 그는 “자기한테 꼭 맞고 편한 옷이 있듯이 가게도 자기한테 꼭 맞는 업종이 있는 것 같다. 그전에는 그렇게 장사가 잘 안되더니 곱창으로 업종을 바꾸자 손님이 몰려들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 집은 곱창외에도 다양한 메뉴들이 사랑받고 있는데 인기 메뉴로 곱창전골과 김치 날치알 볶음밥, 갈비꽃살 등이 있다. 곱창전골은 기름기 있는 곱창을 먹고 나서 다소 느끼하거나 속이 거북하다고 느끼는 손님을 위해 개발한 메뉴로, 얼큰하고 시원한 국물과 깊은 맛으로 특히 애주가들에게 사랑받고 있다.곱창을 먹으면 꼭 먹게 되는 필수코스인 볶음밥의 경우 ‘볶음밥을 먹기 위해 곱창을 먹는다’는 손님들까지 있을 정도다. 이 밖에 곱창을 못먹는 어린이나 노약자들을 위한 소갈빗살도 높은 매출을 올리는 효자 메뉴중 하나다. 이처럼 맛과 양, 서비스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아 손님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이른바 대박음식점이 탄생했다. ■ 메뉴개발ㆍ가게 확장보다 중요한 것은 ‘기본 고수’ 임민석씨 가게는 현재 평균 하루 매출 250-300만원, 월매출 7천-8천만원 정도를 올리며 소문난 맛집으로 인정받고 있다.최근에는 부모님을 도와 가게를 성공적으로 자리잡게 한점을 인정받아 경기도와 경기도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에서 선정하는 도내 소상공인 가업승계 우수업체로 선정되는 기쁨을 안았다. 선정된 10개업체 중 요식업은 임민석씨의 곱창가게를 포함, 단 두 개 업체로 나머지는 다 제조업과 관련된 업체들이었다. 쟁쟁한 경쟁상대를 물리치고 선정된 이유에 대해 묻자 의외의 대답이 나왔다. 그는 “내가 이번에 선정된 가장 큰 이유는 심사위원들에게 아닌 것은 아니라고 할 말을 다한 것이 주요했다”라며 “PPT 발표와 토론 중에 소스 개발과 신메뉴 개발 등이 중요하지 않냐는 심사위원의 질문이 계속 나왔다. 그러나 나는 단호하게 ‘아니오’라고 대답했다.매장에서 손님들의 반응을 수없이 지켜봐왔지만 곱창의 맛은 소스보다는 곱창의 품질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아울러 “신메뉴 개발도 마찬가지다. 음식점에서 이 메뉴 저 메뉴를 올려놓기 시작하면 손님들의 신뢰가 떨어지기 쉽다. 차라리 그럴바에는 자신있는 메뉴 한 두가지에 주력해 품질과 서비스를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장사의 기본은 새로운 손님을 모시는 것도 중요하지만 단골손님을 계속 오시게끔 하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결국 음식점의 성공 여부는 오신 손님들이 만족해야 입소문이 퍼져 다른 손님들도 찾게 된다는 것이다. 그에게 메뉴개발, 가게 확장보다 중요한 것은 ‘맛과 서비스’ 기본을 지키는 뚝심이었다. ■ 곱창은 ‘꿈이자 인생’ 임민석씨는 부모님과 함께 1년 365일을 매일 함께 일하고 있다. 그는 부모님에 대해 “평생 가게를 운영하시면서 고생만 하셨다. 그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더 이를 악물고 일한다”라며 “사실 부모님과 함께 일하니 좋은 점도 많지만 어려운 점이 더 많다. 여기서는 부모님이기 이전에 직장 상사이시지 않나.가끔 혼도 나고 트러블이 생길때도 있지만 누구보다 훌륭한 선생님이자 스승이라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고 속내를 밝혔다. 가업승계에 대해서는 “거창하게 가업승계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 그냥 좋아서 하는 것이고 어렸을때부터 부모님을 도와야겠다는 생각 하나로 시작했다. 이제는 부모님이 나이가 드셔서 힘들어하시는데 부모님 몫까지 두 배로 일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또다른 도약을 위해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그 첫 번째가 바로 곱창의 냉동포장 택배판매이다. 곱창을 초벌구이 한 뒤 냉동 진공포장하고 다른 부산물도 양념해 냉동 진공포장을 통해 온라인판매를 추진하는 것이다. 매장에서의 맛과 품질만을 유지할 수 있다면 성공가능성을 높게 판단하고 있다. 또 다른 목표는 2호점 오픈이다. 그러나 직영이 아니라 이름만 빌려주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기에 직영2호점을 준비하고 있다.임민석씨는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현재 가게를 잘 운영하는 것이다. 매일 찾아오는 손님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무슨 의미가 있나. 곱창은 나의 ‘미래’이자 ‘꿈’이다. 가업승계 우수업체라는 자랑스러운 타이틀에 걸맞게 곱창에서는 최고가 되기 위해 더 열심히 뛰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광호기자/사진=전형민기자

[신년사설] 개헌하라, 국민 뜻이다

국민 72%가 ‘개헌해야 한다’고 답했다. 20.4%는 반대한다고 했다. 국민이 개헌을 원하고 있다. 현행 헌법의 문제점으로는 50.1%가 ‘제왕적 권력’을 꼽았다. ‘책임정치 미흡’이 26.8%, ‘구시대적 내용’이 23.0%였다. 무소불위 대통령 권력에 신물을 내고 있음이다. 개헌의 시기는 60.5%가 ‘다음 대선 이전에 개헌해야 한다’고 답했다. 새로운 제도에 의한 새로운 지도자를 원하고 있음이다. 한국리서치가 12월 말 국민 724명에게 물은 결과다. 87년 헌법은 이제 명(命)을 다했다. 광주 학살 정권을 단죄했던 헌법이다. 오랜 군부 독재를 종식했던 헌법이다. 박종철군 고문치사에 분노했던 헌법이다. 100만 민중이 6월 항쟁으로 이룩했던 헌법이다. 그 후 30년이다. 이제 학살 정권도, 독재 정권도, 고문 정권도 없다. 시대가 달라졌고 가치가 달라졌다. 민초(民草)의 저항으로 이룩한 위대한 역사 속 유물로 정리해야 할 때다. 피와 목숨을 바쳤던 개발 시대의 유적으로 남겨야 할 때다. 그 30년 대통령제가 남긴 오욕의 찌꺼기들이 널려 있다. 노태우 대통령은 본인이 감옥에 갔다. 김영삼 대통령은 아들이 감옥에 갔다. 김대중 대통령도 두 아들이 감옥에 갔다. 노무현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은 친형이 감옥에 갔다. 혐의는 다 다르다. 하지만, 권력형 비리라는 점은 같다. 그들이 기생했던 권력이 대통령이었다는 점은 같다. 이런 권력형 비리가 87년 헌법 30년에서 5년마다 반복됐다. ‘대통령=부패’라는 참담한 데자뷔다. 급기야 최순실이라는 권력의 괴물이 출몰했다. 인사 개입으로 국가 조직을 주물렀다. 연설문 대필로 국가의 입으로 행세했다. 국가대표 기업의 돈을 개인의 사금고로 삼았다. 박근혜 대통령은 그런 괴물 앞에 선 아바타였다. 추천한 대로 인사했고, 써주는 대로 읽었고, 시키는 대로 흥정했다. 한 나라의 권력이 이 지경이 될 수 있음에 모두가 경악하고 있다. 30년 제왕적 대통령제가 부패로 치닫다가 결국 만들어낸 종단(終端)의 모습이다. 30년 전 6월 항쟁은 100만 국민의 항거였다. 폭력 정권을 축출했고, 독재 정권을 타도했다. 2016년 12월 항쟁은 1,000만 촛불의 항거다. 비리 측근을 감옥에 보냈고, 무능 대통령을 탄핵했다. 그리고 제왕적 대통령제에 대해 사망을 선고하고 있다. 지긋지긋한 대통령제를 뜯어고치라고 명령하고 있다. 30%의 정당 지지도, 30%의 정치인 지지도를 뛰어넘는 72%의 개헌 지지도가 그것이다. 어디에도 이 ‘72%’ 민심을 반박할 수치는 없다. 국회가 특위를 만들었다. 29일 본회의를 열어 개헌특별위원회 설치안을 통과시켰다. 그간 국회의장 직속의 개헌자문위원회는 여러 번 있었다. 하지만, 개헌 특위가 설치된 것은 1987년 이후 30년 만이다. 국회가 개헌의 중심에 선 것도 고무적이다. 1948년 제헌 이래 9번의 개헌이 있었다. 이 가운데 국회가 주도권을 행사한 것은 3차 개헌(1920년ㆍ2공화국)과 9차 개헌(1987년ㆍ6공화국) 두 번뿐이다. 나머지 7번의 개헌은 대통령이 했다. 정치권을 덮은 다수의 목소리도 개헌이다. 국회의장은 ‘개헌은 빠를수록 좋다’고 했다. 새누리당, 보수신당, 국민의당이 모두 개헌을 말하고 있다. 대통령이 되겠다는 후보들 역시 대체로 개헌에 찬성한다. 야권 후보인 안철수 의원,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성남시장이 한목소리를 낸다. 손학규 전 대표는 일찌감치 개헌을 통한 ‘제7공화국 시대’를 화두로 던져놨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던진 개헌 약속을 국민이 주시하고 있다. 민심이 이렇다. 이유를 대선 안 된다. 2017년 한국 정치의 1호 과제는 개헌이다. 그 시기는 대선(大選) 이전이다. 시간이 부족하다며 혹세무민(惑世誣民)하면 안 된다. 나라를 어지럽히고 국민을 속이는 일이다. 그간 개헌자문위 차원에서 만들었던 개헌안이 서랍 속에서 잠자고 있다. 수많은 전문가에 의해 만들어진 개헌 습작(習作)이 여기저기 널려 있다. 그중에 선택하고, 모여서 다듬고, 국민 투표에 부쳐 의견을 물으면 끝나는 일이다. 더 이상 국민은 속지 않는다. 대통령 후보마다 당선되면 개헌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지키지 않았다. 권력의 달콤함에 빠져 하루의 임기도 손해 보려 하지 않았다. 절대 권력이 서산에 기울 때 가서야 개헌을 말했다. 지금의 이들이 과거의 그들과 다를 것이라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거짓말이다. 대선 이후에 개헌하겠다는 약속은 거짓말이다. 대통령 임기 단축의 약속도 미덥지 않다. 우리 정치의 경험칙(經驗則)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30년 전, 탐욕의 호헌(護憲)은 민심의 개헌(改憲) 앞에 무참히 무너졌다. 지금의 민심도 그때와 다르지 않다. 제왕적 대통령제를 바꾸라고 명령하고 있다. 그 제도로 등장하는 권력을 더는 만들지 말라고 명령하고 있다. 정치가 해야 할 답은 간단하다. 제왕적 대통령제의 타파를 약속해야 한다. 즉시 개헌하겠다고 약속해야 한다. 이 명령을 받는 정치는 국민의 선택을 받을 것이고, 이 명령을 받지 않는 정치는 국민의 버림을 받을 것이다. 김종구 논설실장

[신년 인터뷰] 정기열 경기도의장

정기열 경기도의회 의장은 극도로 불안정한 현시국에서야말로 경기도민의 대의기구인 경기도의회가 지방자치의 한 축으로서 그 책임과 소명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지방의회로서의 맡은 바 책임과 소명을 다하는 것이 곧 도민의 행복과 직결된다는 것이 그의 신념이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는 ‘경기행복시대’를 목표로 정진에 정진을 거듭하고 있는 이유다. 어려웠던 시절. 그는 자신과 같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회적 약자들을 대변하기 위해 정치인의 길을 선택했다. 그리고 그는 수년간의 정치생활 속에서도 여전히 그 ‘초심’을 잃지 않은 채 정치활동에 임하고 있다. ‘경기행복시대’, ‘도민행복’이라는 목표 설정과 그것을 이뤄내기 위한 정 의장의 노력은 그가 정치를 시작하게 된 계기와 맥을 같이하는 것이다.“경기도민께 ‘멋진 의장’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정 의장의 단출한 첫 한마디에 강한 의지가 느껴졌다. 붉은 닭띠의 해 정유년(丁酉年) 역시 경기도민을 위한 한 해로 꾸려가겠다는 정 의장의 경기도 새해 비전과 포부를 들어봤다.-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정치인이 되겠다고 했는데. 결혼 후 어렵게 아파트를 마련했는데 당시 아파트 분양 과정이 원만하지 못했다. 직접 비대위를 꾸리고 분양사와 갈등을 겪는 와중에 계약 위반 명목으로 살던 집에서 쫓겨날 처지에 놓였다. 하늘이 무너진다는 게 이런 거구나 싶었다. 끊임없는 관계자 면담과 단식 투쟁. 너무 힘들고 억울했다.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힘없고 빽 없이 억울하고 힘든 일을 당하는 사람들을 대변하기 위해 정치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만약 정치인이 된다면 그 권력을 저와 같이 억울하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쓰겠다고 기도했다. 절실했던 마음 탓인지 정치인이 될 기회가 찾아왔고 아파트 분양 문제로 함께 힘들어하고 괴로워했던 주민들이 많은 지지를 보내줬다. 결국 제7대 경기도의회 의원으로 정치에 입문하게 됐다. 그렇게 시작한 정치생활이 여기까지 왔다. 3선 도의원, 그리고 도의장이 되기까지 정말 앞만 보고 달려왔다. 정치 입문 초기부터 지금까지 당시 어려웠던 생활과 고충을 잊지 않고 주위 어려운 분들에게 든든한 힘이 될 수 있도록 발로 뛰고 있다. 지역현안에 대해 지역주민과 소통ㆍ협의하고 결정된 안에 대해서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이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3선의 도의원으로서 주요 임무를 수행하면서 언제나 원칙과 상식을 고수했고 항상 상대방의 입장을 한 번 더 생각했다. 개인적으로 소외계층에 대한 봉사활동과 재능기부 활동에 많은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경기도의회 음악동호회 회장으로서 어려운 이웃들에게 음악을 통해 희망을 전달하고 있다. 의장이 된 이후에도 13회 정도 공연에 참여했다.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웃을 항상 생각하겠다는 첫 마음을 잊지 않을 것이다. - 경기연정에 대한 소견은. 연정의 출발은 권한을 나누기 위한 것이 아니었고 서로 다른 당의 가치를 인정하고 이를 도정에 반영해 도민의 삶이 더 나아지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연정의 주체인 남경필 지사와 양당 대표가 서로 배려하고 소통하면서 협상과 협력의 극치를 보여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이 파견한 강득구 연정부지사와 연정위원장들(양당 도의원 4명)이 중간 역할을 잘 해주실 것으로 믿는다. 남경필 지사가 새누리당을 탈당하면서 경기연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남 지사의 탈당은 경기연정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여야를 주체로 진행됐던 1기 때와 달리 2기는 ‘남경필 지사-더불어민주당-새누리당’간 연정이기 때문이다. 2기 연정의 최종목표는 연정합의문 제1조에도 명시했듯이 ‘도민행복의 극대화’이다. 남 지사의 탈당으로 인해 도정공백 등 작은 혼란도 일어나서는 안 된다. 남 지사의 개인적인 정치 행보는 존중하지만 전국 최대 광역자치단체인 경기도라는 배를 운행하는 선장으로서 도정에 더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경기도호가 1천300만 도민의 행복을 위해 앞으로 잘 나아갈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 선장(도지사)의 첫 번째 역할이 아닐까 한다. 아울러 연정은 오직 ‘민생’을 최우선 가치로 경기도가 하나 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의장으로서 문제가 생겼을 때 그 책임을 묻고 연정이 원만하게 이뤄지도록 적극 지원하겠다. 또한 집행부에 대한 견제ㆍ감시라는 도의회의 본연의 역할에도 충실하겠다. - 올해 지향하는 바가 있다면. 제9대 경기도의회 후반기를 시작하면서 5가지 시대적 가치를 제시했다. 자치와 분권, 연정(聯政), 경제민주화, 문화예술, 평화가 그것이다. 우선 지방자치와 분권을 강화해 지방의회가 지방자치 발전의 한 축으로서 의회 위상을 높이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아울러 이번 2기 경기연정은 ‘책임연정’, ‘민생연정’으로 도민에게 평가받겠다. 또 사회적 약자가 자신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의 평등’이 살아있는 경제 활성화를 이루고 문화예술이 강한 경기도, 세계 평화의 중심도시 경기도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이러한 다섯 가지 시대적 가치를 하나씩 실현해 평범한 사람들 누구든 맡은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면 꿈과 희망을 이룰 수 있고 또 사람답게 존중받을 수 있는 ‘경기행복시대’를 열어 보이겠다. - 지방권력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은 지방권력이란 말은 맞지 않는다. 의장으로서 지방이 가진 권한에 대한 회의가 드는 게 사실이다. 국가와 지방사무의 비율이 일본이 4대 6, 미국이 5대 5인데 우리는 8대 2다. ‘20% 자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경기도의 재정자립도는 2005년 70.3%에서 작년 53.6%로 지속해서 하락했다. 중앙과 지방의 권한을 나누고 대통령을 견제할 수 있는 권한 이양 등 권력을 분산할 수 있는 국가시스템 개혁이 필요하다. 프랑스나 스웨덴처럼 우리나라가 지방자치 국가임을 헌법에 명시하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해야 할 일을 명확하게 구분해야 한다. - 정유년 새해 포부는. 제9대 경기도의회 후반기 의장으로서 임기를 완벽히 마치겠다. 임기를 마칠 때까지 초심을 잃지 않을 것이다. 경기도의회 역사상, 광역의회 역사상 가장 잘하고 멋진 의장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 다음 지방선거에 출마하겠다는 목표가 있으면 의회운영과 의정 활동 지원보다는 중앙당의 눈치를 보게 되고 선거준비에만 급급할 가능성이 크다.임기가 끝나면 모든 권력을 내려놓고 잠시 일상으로 돌아가 도민들과 소통하고 또 배우겠다. 10년 전 처음 도의원으로 당선됐을 때부터 머릿속에 그리고 마음속에 그려왔던 계획이다. 다만 임기 동안에는 경기도의원들이 다음 지방선거에 재도전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아울러 다음 제10대 도의회가 9대 의회보다 더 발전되고 더 멋진 의회가 될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하겠다. 현재의 시국은 사상 초유의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탄핵정국 등으로 인해 극도로 불안정한 상태다. 그 어느 때보다도 경기도민의 대의기구인 경기도의회의 책임과 역할이 중요한 시기라고 볼 수 있다. 경기도의회는 이러한 엄중한 상황에서도 ‘신뢰’를 최우선으로 의정 활동에 임했다. 경기도의회 역사상 5년 만에 처음으로 법정기한을 지켜 내년도 예산안을 확정했고 지난해까지 도민들의 걱정과 혼란을 야기했던 누리과정 문제 역시 도지사, 도교육감, 의회 양당 대표를 비롯해 모든 경기도의원의 뜻을 모아 예산을 확보했다. 경기도의회는 새해에도 도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지역과 세대를 초월해 누구나 행복을 누리며 사람이 존중받고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경기행복시대’를 열어가기 위해 모든 의원들과 함께 노력할 것을 약속드린다. 저 역시 의장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다해 도민 여러분이 걱정하시는 일이 없도록 의정을 꼼꼼히 챙겨 나가겠다. 새해는 ‘붉은 닭의 해’. 붉은 닭은 어둠 속에서 빛의 도래를 알리며 만물을 깨우고 다가올 일을 예고한다. 1천300만 경기도민에게 희망찬 새해가 되기를 바라며 도민의 건강과 가정의 행복을 기원한다. 최원재ㆍ박준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