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성' 과시한 알리시아 키스 내한공연>

(연합뉴스) 알리시아 키스(Alicia Keysㆍ28)는 R&B 음악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스타다. 최첨단을 달리는 그의 음악 스타일과 무대 연출 방식은 국내를 비롯한 세계 뮤지션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7일 오후 4년 만에 열린 키스의 내한공연은 '천재 싱어송라이터'라고 불리는 그의 기량이 유감없이 발휘된 무대였다. 평소 그의 음악을 좋아해온 거미, 박정현, 제이, 션, 브라이언, 스토니스컹크, 원더걸스 등 국내 가수들도 대거 공연장인 잠실체육관을 찾아 빛나는 재능을 감상했다. 키스는 박력있는 첫 곡 '고 어헤드(Go Ahead)'부터 탁월한 가창력과 힘이 넘치는 움직임으로 관객을 압도했다. 몸에 달라붙는 검은색 바지에 짙은 파란색 민소매 상의를 입고 무대에 오른 그는 무대 좌우를 오가며 6천여 관객의 호응을 유도했다. 그는 헤드뱅잉까지 하는 과감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무대 좌우에 설치된 두 대의 키보드 사이를 오가며 연주하는 이색적인 모습도 보여줬다. 카리스마 넘치는 그의 음색은 무려 12t의 물량이 동원된 대규모 무대 장비에 힘입어 더욱 빛이 났다. 키스의 움직임은 무대 좌우에 설치된 가로 12m, 세로 5m의 스크린으로 생생하게 전해졌고, 특수 조명 장치는 시종 다양한 빛깔을 뿜어내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키스는 '피아노의 여류시인'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공연 중반부터 피아노 앞에 앉아 여러 곡을 소화했다. "피아노를 연주해도 될까요"라고 물은 후 '카마(Karma)' 등에서 기타, 드럼, 플루트 연주자와 주고 받는 즉흥 연주를 선보였고 '슈퍼우먼(Superwoman)'에서는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연주 실력을 뽐내기도 했다. 그는 노래를 부르는 도중 자신의 느낌을 말해가며 관객과 교감했다. "여러분이 나를 이해하기를 바래요", "아름다운 밤을 함께 나눌 수 있어서 기뻐요", "나를 위해 노래를 불러줄 수 있나요"는 등 달콤한 코멘트를 전했다. 신작에 수록된 '라이크 유일 네버 시 미 어게인(Like You'll Never See Me Again)'을 부를 때는 이날 공연의 모든 것이 녹아있는 무대를 보여줬다. 은은한 와인빛 조명 아래 피아노를 연주하며 애틋한 음색으로 조용하게 노래하기 시작한 그는 후반부에서 기타, 드럼 등과 어우러지는 파워있는 무대를 연출했다. 그는 고음으로 시작한 '폴링(Falling)'으로 공연을 마무리했다. 앙코르 요청을 받고 무대에 올라 전 관객이 기립한 가운데 클라이맥스의 고음 처리가 인상적인 '노 원(No One)' 등을 불렀다. 한편 이날 공연에서는 빅뱅의 태양이 오프닝 무대에 올라 '나만 바라봐' 등을 부르며 수준급의 가창력을 뽐냈다. 하지만 키스의 본 공연은 태양이 무대를 내려간 후 40여 분이나 지난 오후 9시부터 시작돼 일부 관객의 불만을 사기도 했다.

부가킹즈 "수영장 공연서 물대포 각오하세요"

3집 후속곡 '우주 라이크?'로 활동 (서울=연합뉴스) 바비킴이 리더인 3인조 힙합그룹 부가킹즈가 3집 타이틀곡 '싸이렌'에 이어 후속곡 '우주 라이크(友酒 Like)?'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후속곡 활동과 함께 22일 오후 7시 서울 광장동 쉐라톤 워커힐호텔 리버파크 야외수영장에서 파티 형식의 힙합 콘서트를 개최한다. 바비킴은 "이날 공연은 부가킹즈 최초의 단독 야외 공연인 만큼 깜짝쇼를 곳곳에 배치했다"면서 "관객들은 물대포 샤워를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4월 발표한 3집 수록곡 '우주 라이크?'는 바비킴이 작곡과 편곡, 간-디(Gan-D)와 주비 트레인(Juvie Train)이 노랫말을 만들어 발칙한 상상력을 발휘한 노래. 멤버들은 '우주 라이크?'를 "우리를 가장 솔직하게 표현했고 자신있는 사운드"라고 자랑했다. 바비킴은 "서부힙합과 남부힙합의 조화가 잘 이뤄졌다"며 "술에 대한 미화가 아닌 술을 마실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한 우리 삶의 순간순간을 솔직 담백하게 이야기했다"고 덧붙였다. 3집은 힙합의 다양성과 대중성을 화두로 '힙합 종합선물세트'라는 평가를 받고있다. 바비킴은 "힙합 안에서 장르와 구성을 다양하게 했다"며 "특히 우리 만의 개성있는 사운드를 만들기 위해 현대적인 사운드에서 벗어나지 않되 복고풍의 빈티지 사운드를 녹여냈다"고 설명했다. ☎ 02-512-9497

카시프 "서태지는 음악본질 아는 음악가"

(연합뉴스) "서태지의 '컴 백 홈(Come Back Home)'은 메시지가 좋고 사람의 영감을 일깨우는 노래더군요. 서태지는 음악의 본질을 이해하는 현명한 음악가입니다." 터키계 영국인인 작곡가 겸 지휘자 톨가 카시프(Tolga Kashifㆍ46)는 내달 27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2008 서태지 심포니'의 음악감독 겸 편곡자로 참여한다. 영국 왕립음악학교에서 지휘와 작곡을 전공하고 런던 필하모닉, 로열 필하모닉 등의 오케스트라에서 지휘자 겸 음악감독으로 활동한 카시프는 퀸의 음악을 교향곡 '퀸 심포니'로 재탄생시키는 등 여러 음악 장르와 클래식을 융합하는 클래식 음악가로 유명하다. 서태지와 공연 작업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 주 서울을 방문한 그는 5일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가졌다. 서태지와 서로 악기 소리를 흉내내며 즐겁게 작업을 마치고 오는 길이라고 했다. "록음악을 좋아한다"는 그는 "로열필하모닉과 작업 중인데 서태지 공연기획사가 로열필하모닉을 통해 참여 제의를 했다"며 "3개월 전 처음 서울에 와 전반적인 콘셉트를 잡았고 서태지와 관객을 놀라게 해주자는데 동의했다"고 공연준비 과정을 설명했다. 이어 "그때 우리는 컴퓨터로 공동 작업을 했다"며 "미술로 치면 스케치 작업이다. 함께 작품을 만들기 위해 진흙을 주무르는 작업을 한 것이다. 이번에는 내가 편곡한 음악을 들고 와 서태지의 아이디어를 삽입하는 과정이었다. 서태지는 영화 '반지의 제왕'의 특정 장면에 삽입된 작은 소리까지 짚어내며 의견을 내더라"고 덧붙였다. 그는 두가지의 다른 음악이 만나는 작업은 흥미로운데 크로스오버가 아니라 '굿 퓨전(Good Fusion)'이라고 강조했다. 팝송과 클래식을 섞는 사운드는 '테러블(Terrible)' 하다는 표현을 쓰며 자신의 음악은 오케스트라를 현대적인 느낌으로 재해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서태지가 명백하게 말하진 않았지만 이런 실험적인 작업을 무척 원한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고, 서태지 음악 내에 새로운 '애비뉴(Avenue)'를 만드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에게 "서태지는 한국에서 '문화 대통령'으로 불리는데 호칭에 걸맞은 음악인이라고 느끼느냐"는 질문을 던지자 푸근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탁구, 체스 등 각 분야에 재능있는 사람에게는 걸맞은 칭호가 붙습니다. 서태지의 음악은 멜로디가 창의적이고 가사에 희망과 긍정적인 미래를 담아 인상적이죠. 또 그는 매우 감각적이고 예민하며 오케스트라의 관습, 관례를 잘 이해하고 있어요. 음악의 본질을 파악하고 있어 그와의 작업은 훌륭했습니다" 또 모차르트의 예를 들며 서태지 역시 인간과 음악으로 커뮤니케이션하고, 세계화에 주안점을 둔다는 점에서 문화 대사(Ambassador)로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서태지의 음악을 클래식으로 편곡하는 작업이 어렵지는 않았는지 물었다. 그는 "작곡가로서 본능적으로 창의력을 발휘하려고 노력한다"며 "피카소는 자신의 감정이 나오는 대로, 자신이 행복해질 때까지 그림을 그렸다. 나 역시 서태지의 음악을 듣고 마음에 드는 음률이 나올 때까지 임시로 악기를 연주한다. 또 여러 현악기 등과 잘 어울리는지 밑그림을 그려본다. 새로 음악을 만드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서태지가 4년6개월 만에 발표한 8집의 첫번째 싱글에 대해서는 "콘서트에서 이중 한 곡을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한 뒤 "수록곡은 무겁지 않고 흥겨우며 가볍더라. 자유에 대해 잘 표현했고 흥을 돋워주는 노래였다. 수준있는 음반"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인 애청 성악곡 1위는 '그리운 금강산"

(연합뉴스) 한국인이 가장 즐겨듣는 성악곡은 '그리운 금강산'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선호하는 성악가로는 루치아노 파바로티와 조수미가 꼽혔다. 이는 KBS 클래식FM (수도권 93.1㎒)이 대한민국 건국 60년을 맞아 한국인이 즐겨듣는 애청곡과 성악가에 대해 최근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이다. '그리운 금강산'은 11.84% 의 응답으로 1위를 차지했으며 오페라 '투란도트'의 아리아인 '공주는 잠 못 이루고'(7.58%), '밤의 여왕 아리아'(오페라 마술피리), '울게 하소서'(오페라 리날도)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인이 선호하는 남자 성악가로는 루치아노 파바로티(13.55%)가 1위였으며 김동규(8.32%), 플라시도 도밍고(2.81%), 엄정행(2.53%), 안드레아 보첼리(1.97%) 등이 뒤를 이었다. 여자 성악가는 조수미(32.08%)에 이어 신영옥(10.29%), 마리아 칼라스(5.46%), 홍혜경(1.76%), 김영미(1.40%) 순이었다. 연세대 음악연구소와 공동으로 진행한 이번 조사에는 총 4천37명이 참여했으며 성별에 따른 표본 오차는 1.54%, 20대는 2.7%, 30대는 3.9%, 40대는 4.24%, 50대는 4.67% 다. 조사 내용은 13~15일 낮 12시 방송되는 특집 '대한민국 60년 특별기획 한국인의 애청곡'을 통해 클래식평론가 장일범의 해설로 소개되고, 특별 기획 음반으로도 제작될 예정이다.

황기순, 8회째 '사랑 더하기' 행사 나서

(연합뉴스) 개그맨 황기순이 동료 개그맨들과 함께 13-24일 12일간 전국 각지를 돌며 거리 공연을 통해 모금을 펼치는 '사랑 더하기' 행사에 나선다. 올해로 8회째를 맞는 '사랑 더하기'는 장애인을 돕기 위한 모금 활동으로 황기순 등은 사이클을 타고 서울을 출발해 수원, 천안, 대전, 전주, 광주, 대구, 부산 등 8개 도시를 돌며 각 도시마다 거리에서 작은 모금 콘서트를 연다. 황기순은 4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모금액 전액을 휠체어 구입에 사용하고 구입한 휠체어는 '사랑의 열매'에 기증할 것"이라며 "이홍렬, 김정렬, 김명덕, 배영만, 이용식, 이휘재, 최형만 등 동료 개그맨과 배우 박준규 등 100여 명의 동료 연예인들이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해외 원정 도박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팬들에게 사죄하는 마음으로 이 행사를 시작했다"면서 "2000년 처음 국토를 종단하며 너무나 힘들었지만 그렇게 모인 성금으로 구입한 휠체어 52대를 전달하는 순간 생전 느껴보지 못한 감동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이어 "차를 타고 이동하면 편하겠지만 사이클을 타고 힘들게 노력을 해야 나도 보람이 크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감동을 주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해에는 총 2천830만 원을 모금, 휠체어 155대를 구입해 사회 복지 공동 모금회에 전달했다.

<새음반> 시트콤 '아이칼리' O.S.T

(연합뉴스) ▲미국 유명 어린이채널 니켈로디온의 인기 시트콤 '아이칼리(iCarly)'의 삽입곡을 담은 O.S.T가 발매됐다. 가장 눈에 띄는 곡은 팝스타 에이브릴 라빈이 자신의 최신 히트곡을 리믹스 버전으로 부른 '걸프렌드(Girlfriend)'다. 또 '아이칼리'의 주인공으로 세계적인 하이틴스타로 부상하고 있는 미란다 코스그로브가 부른 메인테마 '리브 잇 올 투 미(Leave It All To Me)'의 멜로디도 상큼하다. 여기에 션 킹스턴의 '뷰티풀 걸스(Beautiful Girls)', 펑크 팝 밴드 굿 샬롯의 히트곡 '아이 돈트 워너 비 인 러브(I Don't Wanna Be In Love)' 등 총 29곡을 담았다. ▲흥겨운 리듬의 애시드 재즈로 유명한 일본계 미국인 뮤지션 먼데이 미치루(Monday Michiru)가 자신이 좋아하는 팝송을 리메이크해서 '마이 에버 체인징 무즈(My Ever Changing Moods)'를 내놨다. 평소 컴퓨터 작업을 선호하는 그는 이번 음반에서는 라이브 연주 위주로 음악을 제작했다. 밍거스 빅 밴드 출신 트럼펫 연주자인 남편 알렉스 시피아진 등이 연주에 참여했다. 블론디의 '콜 미(Call Me)', 신디 로퍼의 '트루 컬러스(True Colors)' 등 11곡을 애시드재즈풍으로 신선하게 재창조해냈다. ▲일본 혼성 듀오 비 더 보이스(Be The Voice)와 한국 그룹 허밍어반스테레오의 허밍걸이 일본 유명 애니메이션의 주제가를 보사노바풍으로 다시 부른 음반 '보새니메이션(Bossanimation)이 나왔다. 이 음반은 DJ 및 리메이크 음반 기획자로 유명한 일본의 DJ 사사가 기획했다. '이웃의 토토로', '알프스 소녀 하이디', '드래곤 볼', '플란다스의 개' 등 추억의 애니메이션 삽입곡 13곡을 담았다. (사진설명='아이칼리' O.S.T 표지 <<소니BMG뮤직 제공>>)

"'서태지만의 음악 나왔다'는 자신감 있어요"

(연합뉴스) "정말 잘 나온 것 같고 정말 마음에 들어요" '한국 대중문화의 아이콘' 가수 서태지(36)가 7집 음반 이후 4년 6개월 만에 돌아왔다. 긴 공백기가 믿기지 않을 만큼 반응은 뜨거웠다. 지난달 29일 발매된 8집 첫 번째 싱글의 첫 물량 10만장은 사전 매진됐고 1일 열린 게릴라 콘서트에는 4천여명이 몰려드는 바람에 안전사고 우려로 공연은 15분만에 끝났다. 3일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털 호텔에서 만난 서태지는 팬들과 다시 만난 소감으로 "팬들이 너무 좋아해주셔서 만족스럽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쉬기 시작한 뒤 3개월은 바짝 놀았어요. 이후 외국에서 천천히, 여유롭게 2년 정도 음악을 구상하고 데모를 만들었죠. 그리고 한국에 돌아와서 마무리했습니다. 1년은 녹음만 했어요. 다른 때보다 준비 시간이 길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많은 테스트를 할 수 있었고 그래서 후회없는 음악이 나온 것 같습니다." 8집 앨범이 공개된 뒤 상당수 언론과 평론가들은 "대중과의 소통을 살렸지만 음악적 실험정신은 예전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내놨다. 그러나 서태지는 "어느 때보다도 실험을 많이 했고 스스로도 만족한다"고 강조했다. "그 어느 때보다 실험을 많이 했어요. 실패도 많이 했죠. 예전에는 어떤 장르적 개념이나 목표가 분명히 있어서 그 쪽을 향해 달려갔는데 이번에는 새로운 걸 만들어보려고 너무나 많은 시도를 했습니다." 그러면서 서태지는 오히려 어떻게 하면 대중과 더 가까이 소통할 수 있을까 아직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중적이라는 평가요? 의도한 게 아니예요. 저는 성격상 싫증을 잘내고 새로운 걸 좋아해서 그때 그때 하고 싶은 게 바뀌거든요. 그러다 보니 이번에는 멜로디가 서태지 아이들 때처럼 화려해졌죠. 지금은 어떻게 해야 더 잘 홍보를 하고 대중친화적이 될 수 있을까 고민 중입니다." 새 싱글에서 서태지는 '네이처 파운드(Nature Pound)'라는 새로운 장르를 내세웠다. 5집을 얼터너티브, 6집이 하드코어, 7집이 감성코어로 분류한 데 이은 것이다. "음악을 일단 만들고 나중에 이걸 어떤 장르라고 해야 하는지 생각해요. 이번에는 맞는 장르 이름을 찾지 못해서 네이처 파운드라고 붙였죠. 서태지만의 음악이 나왔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거든요. 직역하면 '자연으로 되돌리자'는 뜻인데 파운드는 장르적 개념이고 네이처는 전체적인 이미지예요. 자연을 생각하고 음악을 만들었거든요. 음악을 들어보시면 음이 다 세분화해 있고 쪼개지고 부서져 있어요." 그는 사전에 충남 보령에 '미스터리 서클'을 만드는 프로모션을 벌였는데, 이 일은 당시 인터넷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물론 "지나친 장난"이라는 비판도 있었다. "일련의 미스터리 게임을 하면 그 음악이 더 와닿을 수 있다고 생각했죠. 자연과 미스터리는 제가 어렸을 때부터 좋아하던 분야예요. 아직도 알려지지 않은 것들이 많으니까요. 예전부터 해보고 싶었던 분야인데 콘셉트가 맞지 않아 못했죠. 이번에는 자연과 미스터리를 아울러 선곡할 수 있었습니다. 전체적인 느낌은 마지막 음반까지 나와야 알겠지만 이번 3곡만으로도 많은 걸 함축했다고 생각해요." 데뷔 당시 스무살이었던 서태지는 어느새 데뷔 15주년을 지나 서른여섯의 나이가 됐다. 상당수 어린 소녀였던 팬들은 그와 함께 성장해 이제 어린 아기를 안고 공연장을 찾는 어른이 됐다. "공연 중 탁아소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도 했어요(웃음). 하지만 나이는 먹었어도 팬들 반응은 똑같아서 신기하고 뿌듯해요. 음악하길 잘했다, '아직도 저렇게 행복해 하고 있구나' 생각도 들고요. 운동을 안 좋아해서 기타 들고 작업만 했기 때문에 첫 공연이 조금 힘들긴 했어요. 그런데 막상 무대에 올라가니 연습할 때보다 숨도 많이 안 차고 괜찮더라고요. 팬들이 있으면 나도 모르는 에너지가 2배 정도 솟아나죠." 이번 앨범은 해외 스태프의 도움 없이 완성됐다. 서태지가 직접 소리를 내고 만들어 얻어낸 작품이며 믹싱까지 본인이 직접한 것. 그는 '메이드 바이(Made by) 서태지' 음반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면서 연거푸 "정말 마음에 든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1집 외엔 대부분 외국에서 만들었어요. 최고 엔지니어들과 작업하니 많이 배우고 자신감도 생겼지만 그로 인해 후회되는 부분도 있었어요. 믹싱을 하루나 이틀에 한 곡을 하는데, 사실 그래선 안되거든요. 음악이란 며칠 지나서 들으면 또 다른 것이라 시간을 많이 갖고 작업하는 게 중요하죠. 이번에 미리 작업을 시작해 시간을 두고 꼼꼼하게 챙기고, 버릴 건 버리는 작업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제가 원하는 사운드에 근접하지 않았나 싶어요. 정말 잘 나온 것 같고 정말 마음에 들어요." 그는 한국 음반시장이 불황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해 "시장이 어렵다는 사실이 내 음악에 영향을 전혀 안 준다면 거짓말일 것"이라며 우려를 표시했다. "안타깝죠. 음악을 다운로드하기 시작하면서 음악의 가치가 많이 떨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음반을 직접 돈을 주고 사서 뜯어보는 그런 기쁨이 있었는데요. 음악의 가치가 좀 더 올라갔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저도 열심히 만들어야죠. 예전에는 돈을 번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지금은 쓰자는 마음으로 해요. 16년이잖아요. 팬들에게 받은 감동을 돌려줘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받은 것을 다 쓰자, 멋있게 해서 감동을 주자. 그래서 규모있게 하려고 노력했어요." 서태지는 언제쯤 음악을 그만둬야겠다는 생각을 하는지 질문을 받자 "음악에 대한 감에 달려있다"면서 "죽을 때까지 새로운 음악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만두게 될 때가 언제일지는 모르죠. 4집을 하고난 뒤에는 정말 그만두고 싶었고 더 만들 게 없다고 생각했어요. 지금도 음반을 낼 때 다음 음반에 대한 용기는 있지만 다음 다음 음반에 대한 용기는 없어요. 감이라는 게 엄청 떨어져 버릴 수 있는 거라서요. 음반 계약도 그래서 딱 한 장만 하죠. 감이 떨어졌는데 계약 때문에 음반을 낼 순 없잖아요. 그래도 음악을 죽을 때까지 하고 싶긴 해요. 새로운 음악을 하다가 죽고 싶은 거죠." 그는 음악 외의 취미활동을 묻는 질문에 RC(무선조종) 비행기 띄우는 것을 즐긴다고 답했다. 이에 대한 설명에는 단순한 취미생활이 아닌 음악에 대한 가치관이 함축적으로 담겨 있는 듯했다. "만들 때 재미도 있고, 또 내가 만드는 걸 띄우는 거니까 좋아해요. 실제로 추락할 수도 있으니 조심조심 긴장하면서 띄우게 되고요. 잘 날아갈 때는 쾌감을 느끼거든요. 기술이란 문제도 있어요. 하나씩 하나씩 해나가다 보면 빠져들 수밖에 없죠."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 '인간 정현철'과 '가수 서태지' 각각의 꿈을 묻는 질문이 나오자 그는 "나눠서 생각해본 적은 없다"고 답했다. "큰 꿈이 없는 것 같기도 해요.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음악 생활을 행복하게 즐겁게 하고 싶고 좋은 음악이 계속 나오면 좋겠어요. 정현철의 꿈이라면 평범하게 있을 수 있는 시간을 많이 갖는 건데… 새로운 음악이 생각날 시간을 갖는 거죠. 잘 조율해 나가면서 죽을 때까지 서태지와 같이 살고 싶다는 게 정현철의 꿈이에요."

'영원한 소년' 서태지 "외로움 별로 안 타요"

(연합뉴스) 4년 6개월 만에 돌아온 '한국 대중문화의 아이콘' 서태지(36)는 서른을 훌쩍 넘긴 나이임에도 아직도 소년 같은 느낌이 강하다. 워낙 동안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말할 때도 젊은 생각과 발랄한 분위기를 내뿜기 때문. 서태지는 3일 오후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털 호텔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음악활동 외에 개인생활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예전에는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점점 그런 생각이 사라진다면서 "외로움을 별로 타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음악활동 이외에는 RC(무선조종) 비행기를 조립하고 띄우는 것을 가장 좋아한다면서 행복한 미소를 짓기도 했다. ◇"외로움 별로 안 타요" = 서태지는 늘 심심하지 않게 지내기 때문에 외로움을 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른 사람들이 우울함에 대한 얘기를 하면 공감을 잘 못해요. 워낙 바쁘게 지내는 걸 좋아해서. 심심하면 무언가를 하거든요. 그래서 외로움을 못 느끼는 것 같아요. 여자친구가 있어야 외로움을 달래준다고 생각하지도 않고요." 그는 유명인사이기 때문에 바깥 출입을 자유롭게 할 수 없어 힘들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익숙해져서 그렇지도 않다"고 답했다. "격리된 생활이 많이 힘들지는 않아요. 한국에 돌아와 (8집 음반) 작업할 때도 한 번도 집밖에 나가지는 않았어요. 대신 음악을 구상할 때는 한국에선 못할 것 같아요. 많이 돌아다니고 많은 것을 접해야 생각이 나는 것이니까요. 그래서 외국에 나가서 하는 거예요." ◇"이상형은 착한 여자" = 서태지는 이상형에 대한 질문을 받자 "이유는 모르겠지만 계속 바뀐다"며 웃었다. "기본적인 이상형은 약간 참한 여자가 좋다고 해야 하나요…. 아니, 참하다면 좀 이상하고 착한 여자요(웃음). 그게 첫 번째고, 꿈도 많고 저랑 비슷한 성격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그러나 그는 점점 결혼하고 싶은 생각이 없어진다고 털어놨다. "예전엔 가정을 꾸리는 게 꿈이고 목표였어요. 지금은 결혼하는 게 싫다기보다 결혼을 하면 좋아하는 음악을 하는 데 지장이 크게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에요. 여자친구 사귀는 것도 힘들 것 같고요. 부모님도 서른살 즈음에는 '장가 안 가느냐'고 많이 말씀했지만 지금은 말해 봐야 안 들으니까요(웃음). 가끔 손주 언제 보느냐는 말씀은 하세요." ◇"RC가 제일 좋아요" = 그는 음악을 만드는 일 외에는 RC(무선조종) 비행기를 날릴 때가 가장 행복하다며 소년 같은 웃음을 보였다. "서태지와 아이들 시절에 조금씩 하긴 했어요. 그런데 이후에 석달 정도 매진해서 만들고 날리러 갔는데 너무 행복한 느낌이었죠. '나이 들고 늙어서도 이거 하나만 있으면 행복하게 살겠구나' 했어요." 왜 RC 비행기를 즐기는지 설명하는 그의 답변에서는 취미생활뿐 아니라 평소 성격과 가치관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만들 때 재미도 있고, 또 내가 만드는 걸 띄우는 거니까 좋아해요. 실제로 추락할 수도 있으니 조심조심 긴장하면서 띄우게 되고요. 잘 날아갈 때는 쾌감을 느끼거든요. 기술이란 문제도 있어요. 하나씩 하나씩 해나가다 보면 빠져들 수밖에 없죠." ◇"각종 루머요? 그냥 웃어요" = 음반 작업 중에는 공식 활동을 일절 하지 않는 서태지에게는 각종 출처불명의 소문들이 따라다닌다. "놀랄 때도 있죠. 최근에는 제가 고등학교 자퇴할 때 썼다는 글이 인터넷에서 떠돈다는 데 그것도 진짜가 아니에요. 제가 가수 생활을 시작한 뒤에 한 말들도 들어있잖아요." 그는 인터넷 기사나 댓글을 자주 읽는다면서 잘못된 정보나 기사를 굳이 바로잡기보다 재미있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냥 '크크크' 웃어요. 예전엔 잘못된 정보가 있으면 바로잡고 싶었는데 지금은 실제로 내가 어떻게 행동했으니 그런 얘기가 나오는 건 아닐까 생각해요. 또 그런 오보조차 지금은 재미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