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점유율 8년 만에 3배 증가"

올해 한국영화 점유율이 연평균 60%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영화상영관 체인 CJ CGV는 6일 '10월 영화산업 분석자료'를 발표하면서 이같이 내다봤다. 분석자료에 따르면 올해 1~10월 한국영화 평균 점유율(서울관객 기준)은 61.9%. 11월과 12월 한국영화 월별 점유율이 올해 최저 점유율인 6월(26.8%) 수치처럼 산출돼도 한국영화 연평균 점유율은 60%를 넘는다고 CGV는 분석했다. 한국영화 연평균 점유율이 60%대를 넘는 것은 영화진흥위원회가 한국영화 점유율을 산출하기 시작한 1998년 이후 처음. 당시 한국영화 연평균 점유율이 21.3%였던 점을 감안하면 8년 만에 한국영화 점유율이 3배 가량 증가하게 되는 셈이다. CGV 관계자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제외하고는 11월과 12월에 외화 흥행작이 없을 것으로 예상돼 올해 한국영화 연평균 점유율은 60%대를 무리 없이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10월 한국영화 점유율은 83.1%로 나타났다. 한국영화 점유율로는 올 들어 최고 수치. 추석 연휴 개봉된 '타짜' '가문의 부활' '라디오 스타' 등의 흥행이 한국영화 점유율 강세의 토대가 됐다고 CGV는 분석했다. 10월 한 달간 극장을 찾은 관객은 전국적으로 1천411만 명이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2.6%, 전달에 비해서는 31.0% 증가한 수치다. 1~10월 누적관객 수는 1억4천84만2천584명이었다. 10월 흥행 1위 영화는 544만5천 명의 관객을 끌어 모은 '타짜'였으며, 그 뒤를 '가문의 부활' '라디오 스타' '거룩한 계보'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등이 따랐다. 10월 '흥행 톱10'은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6위), 'BB프로젝트'(9위), '월드 트레이드센터'(10위) 등 하위권에 머문 외화 3편을 제외하고는 모두 한국영화가 차지했다. 특히 10월 흥행 1위를 기록한 '타짜'는 '추석 흥행영화는 코미디영화'라는 공식을 깼고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의 영화로는 '친구'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한국영화 최고 흥행작 '괴물'은 10월 말까지 CGV 추산으로는 총 1천297만 명을 동원했다. /연합뉴스

'괴물' AFI 영화제서 인기 폭발

오는 12일까지 미국 로스앤젤레스 아크라이트 시네마에서 계속되는 AFI(미국영화연구소) 영화제에 초청받은 봉준호 감독의 '괴물'이 지난 3,4일(현지시간) 두 차례 상영회에서 모두 매진 사례를 기록하는 등 큰 인기를 모았다. 매그놀리아 픽처스가 미국내 배급권을 매입, 내년 1월 미 전역에서 개봉될 예정인 '괴물'은 AFI 영화제를 통해 로스앤젤레스 관객에게 첫선을 보였으며, 봉준호 감독과 김형구 촬영감독이 영화제에 초청돼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또한 봉 감독은 현지 언론 및 미주 한국신문들과 인터뷰에 나섰고 LA타임스, LA위클리 등 주요 매체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얻었다. 특히 북한의 핵실험 이후 정치적 긴장도가 높아진 시점에서 매체들은 '괴물'에 나타난 미국에 대한 태도에 주목하기도 했다. '괴물'은 장르 영화면서도 사회적 이슈에 대한 심도 있는 시각을 지닌 작품들을 초청하는 '다크 호라이즌' 섹션에 초청을 받았다. 3일 밤 10시에 이어 토요일인 4일 오후 1시 관객이 객석을 가득 메운 가운데 상영됐다. 관객은 영화가 상영되는 동안 괴물이 느닷없이 등장하는 장면에 놀라기도 하고, 군데군데 삽입돼 있는 코믹한 순간들과 풍자적인 요소들에 웃음을 터뜨리는 등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상영 후 봉준호 감독과 가진 질의응답 시간에도 진지한 질문들이 이어졌다. 관객들은 '괴물'이 일반적인 괴수영화면서도 장르의 공식과 달리 영화 상영 초반부터 괴물이 전체 모습을 드러내는 것과 영화 간간이 느껴지는 한국 민주화투쟁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미국을 바라보는 태도 등에 관해 질문을 던졌다. 또한 '살인의 추억'에서 그랬듯이 봉 감독의 영화에 비 내리는 장면이 많이 등장하는 것에 대해 질문을 하기도 했고, 영화 속에서 딸이 납치된 후 온 가족이 밥을 먹는 장면에서 납치된 딸이 등장, 가족 모두가 밥을 먹여주는 장면의 의미 등을 묻는 질문이 이어졌다. 봉준호 감독은 "미국에 대한 정치적 발언과 풍자를 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영화는 이 약한 가족을 괴롭히는 한국 사회와 공권력 등 모든 요소들에 대한 비판과 풍자를 담고 있으며 영화는 궁극적으로 왜 아무도 이 가족을 도와주지 않는가에 초점을 맞춘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괴물이 초반부터 그 모습을 완전히 드러내는 것에 대해 "괴물이 등장한 이후에 전개되는 이야기가 더 많기 때문에, 괴물에 초점을 맞춘 영화가 아니라 납치 후 벌어지는 이야기가 핵심을 이루기 때문에 이야기상으로도 괴물이 일찌감치 모습을 드러낼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새영화> 삶 되돌아보게 하는 '어느 멋진 순간'

제목만 보면 로맨틱 코미디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아니다. '사랑 놀음'이 아닌, 삶을 사랑하는 영화다. '블레이드 러너' '델마와 루이스' '에이리언' '블랙호크 다운' '글래디에이터' '킹덤 오브 헤븐' 등 블록버스터부터 SF영화, 그리고 인생의 철학이 녹아 있는 영화를 만들어낸 거장 리들리 스콧 감독이 잔잔하면서도 의미 있는 영화를 내놓았다. 이번에도 그와 멋진 호흡을 자랑했던 러셀 크로와 함께 했다. 거칠고 정신없는 도시의 일상에 지치지 않은 현대인이 있을까. 한번쯤 고즈넉한 시골에서 삶의 의미를 곱씹어보고 싶은 소망을 가져보지 않은 도시인이 있을까. 그러면서도 '먹고 살기 위해'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다며 도시의 삭막한 생활을 버리지 못한다. 영화를 보면서라도 탈출의 용기를 맛보자. 삶은 돈을 많이 벌고 회사에서 인정받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 영화는 누구나 다 알지만 결코 벗어나지 못하는 현실의 쳇바퀴를 보여주며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아주 멋진 순간을 떠올리게 만든다. 영화는 피터 메일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삼았다. 스콧 감독와 메일은 오랜 친구 사이. 메일은 15년 이상 프랑스 남부에서 살아왔다. 원작보다 생생히 묘사된 캐릭터는 스콧 감독이 자신의 옆집 남자를 모델로 했기 때문. 25살의 젊고 매력적인 증권매매자가 그 주인공이다. 새벽 5시45분에 출근해 하루 12시간 이상 일하는 그를 보며 소소한 일상의 즐거움을 보여주고 싶었단다. 채권선물거래를 전문으로 하는 런던의 펀드 매니저 맥스 스키너(러셀 크로 분). 휴가라고는 하루도 없이 성공을 향해 달려왔다. 그런 그에게 헨리 삼촌(앨버트 피니)의 부고가 날아온다. 영국인이면서도 프로방스를 사랑했던 삼촌과 보낸 어린 시절은 맥스의 추억의 전부다. 프로방스의 옛스러운 저택과 와인용 포도밭을 찾은 그는 어린 시절부터 삼촌과 함께 포도밭을 가꿔온 듀플러를 만난다. 추억의 의미조차 잊고 살아온 맥스는 저택을 팔려 하고, 삼촌의 뜻을 지키길 바라는 듀플러와 대립한다. 어느 날 우연히 만난 아름다운 페니 샤넬(마리옹 코틸라드)은 바람둥이 맥스에게 야릇한 감정으로 다가온다. 그 사이 삼촌의 사생아임을 주장하며 크리스트 로버츠(애비 코니시)가 미국에서 찾아온다. 저택을 수리하며 맥스는 곳곳에서 삼촌과 함께 했던 추억을 되새긴다. 잊고 지냈던 추억은 맥스의 가슴을 아리게 하고, 페니에게 느낀 감정이 사랑이라는 걸 알게 되며 그는 자신의 삶을 되돌아본다. 도시와 시골의 대비. 도시에서의 삶이 나쁘다고만, 시골에서의 삶이 풍요롭다고만 할 수 없다. 당신인생의 '멋진 순간'이 숨쉬고 있는 곳이 어디냐고 물을 뿐. 프랑스의 넓고 한적한 포도밭은 정글 같은 도시 런던과 비교되며 시각적인 대비 효과를 거둔다. "지금은 그 생활이 좋겠지만 몇 달 있으면 심심하고 무료할 것"이라는 친구의 말에 사랑하는 이와 키스로 대답을 대신하는 남자의 행복한 미소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영화다. 영화를 통해 많은 것을 이뤘던 거장은 이제 관객에게 소품 같은 영화로 인생의 의미를 되새기길 바란다. 일흔 살의 노감독은 연륜을 보여준다. 별다른 영화적 기법 없이 그의 인생관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충만한 영화를 만들었다. 16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조지 루카스, "영화는 이제 그만"

'스타워즈'의 감독 조지 루카스가 영화계를 떠나 TV물을 만드는데 주력하고 싶다는 뜻을 피력했다. 3일(현지시간) 연예통신 WENN의 보도에 따르면 루카스는 "요즘 한 편의 블록버스터영화를 제작하고 홍보하는데 드는 평균 비용이 2억 달러선이 되면서 이제 영화제작이 위험부담이 높은 사업이 되었다"면서 "영화보다 수익성이 좋은 TV와 저예산영화로 방향을 선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루카스는 '엠파이어'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또 인터넷으로 영화를 다운로드하는 것 때문에 영화계가 흔들리게 될 것이라고 덧붙이고 그래서 자신의 제작사인 루카스필름의 방향을 바꾸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이제 영화를 만들고 싶지 않으며, TV쪽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이제 극영화제작은 너무 돈이 많이 들고 위험부담이 커졌다. 영화 한 편을 제작하는데 들어가는 2억 달러면 2시간짜리 영화 50~60편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앞으로 아무도 극장에 가는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모든 것이 선택의 문제가 될 것이며 그런 점이 앞으로 미디어의 커다란 혁명을 가져올 것이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루카스는 아직은 영화인으로서 자신의 커리어를 당장 그만두는 것은 아니다. 현재 그는 미국의 첫 흑인 공군에 대한 저예산영화 '레드 테일스'(Red Tails)와 '인디애나 존스' 시리즈 네 번째 영화 작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