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동네 불량배들에게 약혼자를 잃은 여자가 직접 총을 들고 복수에 나선다는 내용의 할리우드 영화 '브레이브 원'(원제 The Brave One)은 최근 한화 김승연 회장 보복폭행 사건으로 사회적 이슈가 됐던 사적구제(私的救濟)를 소재로 하고 있다.
미국 뉴욕의 라디오 진행자 에리카 베인(조디 포스터)은 의사인 약혼자 데이비드(나빈 앤드루스)와 함께 꿈처럼 행복한 나날을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어느 날 밤, 센트럴 파크 산책 중에 벌어진 악몽 같은 사건은 에리카의 행복을 산산조각내버린다.
센트럴 파크의 으슥한 곳을 배회하던 불량배 세 명이 산책 중이던 에리카와 데이비드를 습격, 데이비드는 사망하고 에리카는 중상을 입게 된 것.
이 끔찍한 사건 이후 에리카는 부상에서 회복된 뒤에도 매일같이 두려움에 떨며 밤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아파트 밖으로도 나오지 못하는 등 극심한 후유증을 겪는다.
결국 그녀는 두려움에 맞서기 위해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기로 결심하고 총을 구입한 후 데이비드를 살해한 불량배들을 찾아 밤거리를 헤매고 다닌다.
그러던 어느 날 밤, 편의점에서 음료수를 사려던 에리카는 우연히 편의점에서 일하는 자신의 아내를 죽이는 한 남자를 목격하고 자신마저 해치려는 그에게 총을 발사해 엉겁결에 죽이고 만다.
그로부터 며칠 후, 에리카는 인적이 드문 지하철에서 자신을 강간하려는 두 남자를 다시 총으로 쏴 죽인다.
편의점과 지하철에서 잇달아 일어난 의문의 살인사건은 경찰과 언론의 주목을 받게 되고 베테랑 형사 머서(테렌스 하워드)를 중심으로 뉴욕 경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선다.
경찰의 숨막히는 추적 속에서도 에리카는 데이비드를 살해한 불량배들을 찾기 위해 다시 밤거리로 나서는데….
할리우드의 대표적 지성파 여배우로 꼽히는 조디 포스터는 40대 중반에 들어선 나이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덜 시든 매력과 원숙해진 연기력을 선보이며 직접 총을 들고 복수에 나선 강인한 여성상을 열연한다.
이 영화의 스토리 구성은 무모하고 과장된 편이지만 포스터의 열연은 플롯 구조상의 취약점을 어느 정도 상쇄시킬 정도로 인상적이다.
하지만 영화는 특별히 의미 있는 영상기술상의 진보나 촬영 테크닉, 스토리 구성의 참신함을 보여주지는 못해 그저 그런 정도의 범죄스릴러 영화에 머문 느낌이다.
마지막에 형사 머서가 합법적으로 범인을 죽이라고 에리카에게 자기 총을 건네주는 장면은 있을 수 있는 일이긴 하지만 황당하다.
국내에서는 심형래 감독의 '디 워(D-War)'와 미국에서 같은 날 개봉해 흥행 대결을 펼친 영화로 더욱 관심을 모았다.
11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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