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재미교포 2세 영화감독 정이삭 주목

(뉴욕=연합뉴스) 뉴욕타임스가 참혹한 내전을 겪은 르완다의 현실을 서구인의 시각이 아닌 르완다인의 시각에서 조명한 데뷔영화로 관심을 끌고 있는 재미교포 2세 정이삭(29.미국명 리 아이작 정) 감독에 주목했다. 뉴욕타임스는 23일 정 감독이 만든 '문유랑가보(영어명 Liberation Day)'가 26일 뉴욕 링컨센터와 현대미술관(MoMA)에서 시작되는 '뉴디렉터스, 뉴필름스' 영화제에 초청됐다고 소개하면서 그의 삶과 영화에 대해 소개했다. 이 신문은 문유랑가보가 정 감독의 첫 작품이자 르완다 토속언어인 킨야르완다로 만들어진 최초의 영화라면서 세계시장을 겨냥하는 미국 영화감독이라면 대부분 정 감독과 같은 개념을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로 철저하기 르완다인의 시각에서 만들어진 문유랑가보의 특징을 설명했다. 극중인물의 이름이자 르완다의 전설적 전사의 이름을 제목으로 삼은 문유랑가보는 이전에 제작된 르완다에 대한 대형 작품들과는 달리 후투족 극단주의자들이 자행한 투치족 대학살사건 보다는 학살 이후 후유증을 두 10대 소년을 통해 그린 영화이다. 정 감독은 예술심리치료사로 지난 4년 간 르완다에 가서 자원봉사를 해온 부인 발레리의 권유로 르완다를 방문한 뒤 작품을 구상, 친구인 새뮤얼 앤더슨의 도움으로 9장짜리 시나리오를 작성했으며 11일간의 짧은 기간에 현지인들만을 출연시킨 문유랑가보를 만들었다. 문유랑가보는 지난해 칸 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됐으며 그 뒤 토론토와 베를린, 로스앤젤레스 등에서 열린 10여개 영화제에서 상영되면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정 감독은 지난해 칸 영화제에서 이상적이란 생각이 들겠지만 르완다인들에 대해, 르완다인을 위해 영화를 만들겠다고 의식적으로 결정했었다면서 비록 실용적 결정은 아니었지만 "문유랑가보가 우리의 첫 번째 영화였기 때문에 안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소개했다. 뉴욕타임스는 콜로라도의 한국인 이민가정에서 태어나 아칸소의 시골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면서 생긴 정체성과 소속감에 대한 의문이 정 감독의 영화에 녹아있다면서 문유랑가보의 중심에 정 감독이 느끼고 있는 '무장소성(placelessness)'이 자리 잡고 있다고 평가했다.

'日 영화계 이단아' 이시이 다카시 기획전

(연합뉴스) '일본 영화계의 이단아' 이시이 다카시 감독의 대표작 2편을 선보이는 기획전이 27일부터 서울 중구 초동 명보극장에서 열린다. 1979년 극작가로 데뷔해 '죽어도 좋아' '누드의 밤' 등으로 해외 영화제에서 수상한 이시이 감독은 폭력과 성(性)의 극한적인 상황을 그려 예술과 외설의 경계를 넘나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의 작품이 국내에 개봉되는 것은 '프리즈 미' 이후 4년 만이다. '꽃과 뱀'(2005)은 일본 성애 문학의 대표적인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이 소설은 앞서 5번이나 스크린에 옮겨진 바 있으며 이번 영화에서는 스기모토 아야가 30대 후반의 나이에도 대담한 노출 연기를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유명한 미술평론가 도야마 다카요시(시시도 조)가 그림에 손을 놓은 화가 이케가미(엔도 겐이치)의 재능을 다시 깨워 줄 것을 아내 시즈코(스기모토 아야)에게 부탁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또 '가학의 성'(2007)은 지난해 일본 성인영화 최고 흥행작이다. 요코하마 영화제의 일본 영화 '베스트 10'에 들어간 바 있다. 인기 여배우 나미(기타지마 마이)는 역시 배우인 남편 요스케(나가시마 도시유키)와 사이가 좋지 않고, 요스케가 젊은 배우와 불륜을 저지르자 스트레스를 받아 점점 초췌해진다. 영화 속에는 예상을 깨는 반전을 숨겨두고 있다. 두 편 모두 일본 메이저 제작사 도에이 필름이 만들었다.

<영화계, 진보신당 지지 둘러싸고 갈등>

(연합뉴스) 영화계가 정치 참여를 놓고 갈등에 휩싸일 전망이다. 최근 영화계에는 민주노동당에서 분리해 새로운 정치세력을 구축하고 있는 진보신당을 지지해 달라고 호소하는 이메일이 돌고 있다. 제작자 오기민ㆍ김조광수 대표, 변영주 감독 등이 주축이 돼 영화인들에게 메일을 보내고 있으며 이들은 26일, 혹은 28일께 심상정ㆍ노회찬 의원이 이끄는 진보신당의 영화인 지지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들의 이 같은 움직임에 반발하는 세력도 만만찮다.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후 문화예술계가 혼돈의 시기를 맞고 있는 와중에 총선을 앞두고 영화인들이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할 경우 국민으로부터 괜한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오기민 대표는 "민주노동당 창당시에도 영화인 226명이 지금과 똑같이 지지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이번에는 당 가입이 아니라 단순한 지지 의사를 표명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영화계가 정치 참여에 적극 나서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 "어떤 한 사안을 놓고 교수 지지 성명이 발표될 때 모든 교수들이 그 사안을 지지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아무도 없다. 마찬가지로 이번 진보신당에 대한 영화인 지지 성명 역시 영화인 개인 차원에서 하는 것으로 생각하지, 결코 영화계 전체가 진보신당을 지지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오 대표는 "25일께에야 참여자 규모가 최종 확인되겠지만 100명은 넘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들과 반대되는 입장을 지닌 사람도 상당수다. 스크린쿼터 철폐 저지운동 때부터 국민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왔다고 느끼는 영화인들은 최근 영화산업이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영화인들이 집단적으로 정치 행동을 하는 것 자체가 일반 대중에게 괴리감을 느끼게 할 것으로 보는 것. 한 영화진흥위원은 "이제 막 정권이 바뀌었고 총선을 눈앞에 둔 이 시점에 집단적인 행동을 하는 것이 영화계 전체에 그리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 같아 걱정된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다음 주내로 진보신당에 대한 영화인 지지 성명이 발표될 경우 이를 둘러싸고 영화계 내부에서 여러가지 논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디캐프리오, 스콧 감독 영화에 두 번째 출연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해원 통신원 =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글래디에이터'의 리들리 스콧 감독과 두 번째 영화를 만든다. 21일자 할리우드리포터에 따르면 스콧 감독과 디캐프리오는 스릴러 영화 '로 드웰러(The Low Dweller)'를 함께 제작한다. 스콧 감독이 연출을 맡고 디캐프리오가 주연을 맡을 이 영화는 '폭력의 역사'와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와 비슷한 장르로 펜실베이니아의 20대 보험 세일즈맨인 브래드 잉겔스비의 시나리오에 바탕을 두고 있다. 아마추어인 잉겔스비가 틈틈이 여가시간에 쓴 첫 번째 영화 시나리오인 '로 드웰러'는 영화판권 가격이 110만 달러까지 호가해 워너 브라더스와 소니 같은 메이저 스튜디오들이 시나리오 경쟁에 뛰어들었었다. 80년대 중반 인디애나주가 배경인 '로 드웰러'는 교도소에서 출감한 주인공이 사회에 적응하려고 애쓰지만 어두웠던 과거에 관련됐던 한 남성의 추격을 받게 된다는 줄거리를 담고 있다. 디캐프리오의 제작사인 애피안 웨이와 스콧의 제작사인 스콧 프리 프로덕션이 공동제작하는 '로 드웰러'는 최근 촬영이 끝난 '보디 오브 라이즈(Body of Lies)'에 이은 스콧과 디캐프리오 콤비의 두 번째 작품이다. 디카프리오는 '보디 오브 라이즈'에 이어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스릴러 '셔터 아일랜드'를 올 봄부터 촬영하고, 스콧 감독은 로빈 후드 이야기인 '노팅햄' 제작 준비에 들어간다.

<새영화> 수술 중 각성 '어웨이크'

(연합뉴스) 수술을 위해 전신마취를 했지만 의식이 또렷하다는 '수술 중 각성'. 이를 소재로 한 영화가 국내서도 개봉된 바 있다. 김명민 김태우 유준상 주연의 공포영화 '리턴'이 바로 그것. 할리우드에서도 이 소재를 이용해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를 만들어냈다. '점퍼'로 국내에 이름을 알린 헤이든 크리스텐슨과 할리우드 섹시 스타 제시카 알바 주연의 '어웨이크'. 뉴욕의 젊디젊은 백만장자가 수술대 위에서 의식을 잃지 않았으나 몸은 꼼짝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자신을 둘러싼 음모를 알게 된다는 내용이다. 제시카 알바의 미끈하고 탄력 있는 몸매는 관객을 위한 팬서비스 차원에서 한 장면 등장하고, 헤이든 크리스텐슨의 얼굴을 유난히 클로즈업한다. 몇 명 안되는 배우와 수술실 외에 몇 군데 안되는 배경, 허탈한 반전에 반전을 만회하기 위한 미봉책이었을까. 스릴러 영화라고는 했지만 가슴을 가르는 수술 장면에서 고개를 돌리게 할 뿐 긴박감이나 장르적 상상력은 찾아보기 힘들다. 아버지가 일궈놓은 회사를 더 발전시킨 20대 초반의 젊은 백만장자 클레이는 심장을 이식해야만 살 수 있다. 그에게는 아직 어머니에게는 말하지 못했지만 약혼녀 샘이 있다. 어머니는 자신의 비서인 샘이 아들 클레이를 유혹했다며 노발대발한다. 클레이는 첫 번째 심장발작 때 자신을 구해준 의사 잭을 믿고 수술도 그에게 맡기려 하지만 어머니는 그가 잦은 의료사고를 냈다며 반대한다. 마침내 어머니 몰래 잭이 지켜보는 가운데 클레이와 샘은 결혼식을 올리고, 바로 그날 심장 기증자가 나타났다는 연락을 받는다. 잭의 집도로 수술이 시작되는데 마취의가 그날 밤 바뀐다. 마취주사를 맞은 클레이는 뭔가 잘못됐다는 걸 알게 된다. 의식이 깨어 있는 것. 그는 배가 갈리고, 심장이 꺼내지는 걸 생생하게 느끼는데 이 수술을 둘러싼 음모를 듣게 돼 절망에 빠진다. 27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미국서 '한국 황금기 코미디 영화제' 열린다

(연합뉴스) 미국에서 1950~1960년대 한국 격변기의 코미디 영화를 선보이고 관련 학술 행사를 병행하는 '한국 황금기 코미디 영화제'가 열린다. 이번 행사는 일리노이대 동아시아-태평양 연구센터와 동아시아 언어문화학과 주최로 일리노이대 어바나 샴페인 캠퍼스에서 내달 10~11일 열린다. 미국에서는 처음 열리는 이번 한국 코미디 영화제에서는 격변의 시대를 대변하는 두 영화 '청춘쌍곡선'(한형모 감독ㆍ1957)과 '삼등 과장'(이봉래 감독ㆍ1961)을 상영한다. 또 내달 11일 안진수 홍익대 교수와 김청강 일리노이대 박사가 한국 황금기 코미디 영화의 대중미학과 역사적 특수성을 주제로 한 논문을 발표한다. 이와 함께 미국 코미디 영화 연구의 대표자인 라모나 커리 일리노이대 교수가 토론에 참여한다. 데이비드 데서 일리노이대 영화과 교수는 "일리노이대는 미국의 한국학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영화제 개최와 영화인 초빙, 영화학 수업 등을 통해 한국 영화학에 대한 명성도 쌓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든 영화는 한국어로 상영되며 영어 자막이 들어간다. 행사를 총기획한 일리노이대 '한국학 구상(University of the Illinois Korea Initiative)'은 올 1월 출범한 기구로, 5개 단과대학에서 17명의 교수진이 운영위원으로 참여해 한국학 연구 및 교류를 위한 강의 등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