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1일 영화계 2가지 큰변화…스크린쿼터·관람료 할인 축소

다음달 1일로 국내 극장가와 영화계에 두 가지 큰 변화가 생긴다. 기존 이동통신사 멤버십 할인폭이 대폭 줄어들 전망이고 스크린쿼터제가 7월1일부터 기존 146일에서 73일로 축소된다. 이런 가운데 관련업계들이 각자의 입장을 내세우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관객들만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관람료 할인 축소=관객 입장에서 피부로 느껴질 변화는 SKT,KTF,LGT 등 이동통신 3사의 멤버십 할인폭이 기존의 1인당 1500∼2000원에서 1000원으로 낮아진다는 것. 서울시 극장협회는 21일 기자회견을 갖고 현 제휴계약 만료일인 이달 말까지 이통사들이 모든 극장과 동일한 할인 제휴,각사 능력껏 할인요금 책정,할인비용 100% 부담 등 세가지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제휴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창무 협회장은 “통신사 멤버십 할인으로 극장들은 지난 3년간 관객 1인당 최대 900원까지 부담했고 이로 인해 문을 닫는 극장이 속출해 제휴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고객 피해에 대해서는 “제휴가 결렬될 경우 극장들이 자체적으로 1000원 안팎의 관람료 인하를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통사들은 “세 조건을 다 받아들일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할인요금을 낮추는 것은 동의하지만 서비스나 시설이 떨어지는 극장과 제휴할 수는 없고 할인비용 전액을 통신사가 부담하는 것도 타 제휴업종과의 형평성 때문에 불가하다는 것. 이대로라면 7월 이전 재계약 성사는 어려운 상황이다. 통신사들은 할인 서비스 유지를 위해 협상과 별개로 개별 극장들과 재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3사 모두 재계약 할인폭은 1000원 수준. 결과적으로 두 업계의 갈등이 어떻게 결론나든 이동통신 멤버십 할인은 1000원선이 된다는 것이다. ◇스크린쿼터 축소=스크린쿼터는 1년 단위로 계산하기 때문에 연초부터 이미 한국영화 상영일은 축소돼있던 셈이지만 한국영화들은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변화를 체감하게 될 전망이다. 연초 ‘왕의 남자’의 대박 이후 많은 극장들이 1∼5월 사이에 연간 73일의 한국영화 의무상영일수를 상당부분 채웠기 때문이다. 때문에 하반기부터 한국영화들은 스크린쿼터의 보호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강우석 감독의 ‘한반도’ 등 대작들은 극장을 잡기 어렵지 않겠지만 다양한 장르의 중소 규모 영화들은 지금보다도 스크린 확보가 훨씬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영화업계에 팽배해 있다. 또 할리우드 대작들이 대거 개봉했던 지난달에는 한국영화 점유율이 33.9%로 급격히 떨어졌고 나름대로 주목받던 우리 영화들이 줄줄이 흥행에 참패했다. 여기에는 극장들이 할리우드 대작들에 스크린을 몰아준 영향도 컸다. 영화계 관계자들은 “극장들이 눈앞의 수익만 보고 스크린 몰아주기를 계속할 경우 한국영화계의 체력이 약해지고 결과적으로 관객들은 ‘왕의 남자’같은 영화를 다시는 볼 수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편 ‘스크린쿼터 사수 영화인 대책위원회’는 다음달 1일 영화인을 총집결해 최대 규모의 반정부 집회를 열 계획이다.

태왕사신기 ‘배용준 효과’… 드라마 촬영 뒤 일본관광객 급증

역사드라마 ‘태왕사신기’가 일본인 관광객 유치에 첨병역할을 하고 있다. 한류스타 배용준이 일본인 여성관광객들을 몰고 다니면서 제주가 한류관광의 진원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 3월 태왕사신기 촬영이 시작된 이후 제주↔일본 직항로를 이용해 제주를 방문한 일본인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이는 법무부 제주출입국관리사무소 통계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지난 2월 8128명에 그치던 일본인 관광객은 3월 들어 1만2328명으로 껑충 뛰더니, 4월에는 1만3250명, 5월에는 1만5970명으로 늘었다. 5월 한달만 비교하면 지난해에 비해 50% 가까이 증가했다. 일본인 관광객 증가를 이끌고 있는 것은 ‘욘사마 열풍’을 쫓는 일본여성들이다. 지난해와 비교해 3월에는 35%(1638명), 4월에는 52%(2063명), 5월 들어서는 무려 103%(3711명)나 증가할 정도로 일본인 여성관광객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지난 2월까지만 해도 원화절상 등의 영향으로 감소하던 일본인 관광객이 이처럼 급증하고 있는 것에 대해 제주도는 ‘태왕사신기 효과’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 배용준이 투숙했거나 식사를 했던 호텔·음식점마다 일본여성들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고, 묘산봉 인근지역에 아예 상주하는 고령(?)의 열성 팬도 등장했다. 한편 묘산봉 세트장은 현재 6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8월 예정된 제작발표회 취재를 희망하는 외국언론사 기자만 700명 정도에 달한다는 게 제작사의 설명이다.

겸손한 윤아씨 ″내 속에 숨겨진 진실을 들키는 두려움″ 올 첫 공포 ’아랑’ 첫선

‘그 해 처음으로 개봉하는 공포영화는 대박이 난다’는 속설이 ‘아랑’으로 입증될까. 올 여름 첫 공포를 여는 영화 '아랑'이 20일 오후 2시 서울 명동 롯데시네마에서 첫 선을 보였다. 상영되는 내내 장내에는 스산한 기운이 맴돌았고 화면에서 튀어나와 관객을 압도하는 공포에 문득문득 괴성이 울렸다. 영화는 끔찍한 귀신의 형상이나 적절한 시점에서의 돌출적 등장만으로 관객을 두렵게 하지 않는다. 연쇄 살인사건의 범인, 그에 대한 추적, 원혼이 지닌 한의 정체에 대한 궁금증이 씨줄날줄을 꿰어가며 이야기는 시종일관 긴장을 놓을 수 없도록 팽팽하게 진행된다. ‘속에 감춰둔 진실’이 나에게 ‘치명적’인 것일 때 느끼는 공포가 귀신과 맞닥드릴 때 느끼는 공포보다 ‘치명적’임을 웅변한다. ‘아랑’이 장편 데뷔작인 신예답지 않은 안상훈 감독의 연출력이나 분장 등의 특수효과를 더욱 빛나게 한 것은 주연을 맡은 송윤아와 이동욱의 연기다. 으레 공포영화의 주인공들은 공포에 질린 얼굴이나 귀청을 찢는 비명을 인상에 남긴다. 그러나 두 사람은 ‘태풍의 눈’처럼 공포의 한가운데 위치하되 한 발짝 떨어진 인물들처럼 차분하고 냉정하다. 여기에 ‘아랑’의 반전이 숨어있고, 이야기의 해결과 영화의 끝을 보는 재미가 잉태된다. 여형사 민소영 역을 맡은 송윤아는 “시나리오의 소영이는 건조하고 중성적이고 멋있는 여자였다. 욕 한마디를 해도, 담배 한 대를 피워도 멋스러운 여자였다. 처음엔 그런 걸 잘 표현해 내고 싶었다. 그러나 스스로 연기를 잘한다는 생각을 못하고 작품들을 해서인지, 여러분들께 익숙한 송윤아의 이미지가 좀 부담이 됐던 것인지 촬영이 다가오면서 걱정이 됐다. 이런 나의 고민을 감독께서 잘 받아들여 주셨고 원안 캐릭터에서 송윤아 식으로 수정이 가해졌다”고 캐릭터에 대해 설명했다. 송윤아는 “제가 잘 표현해 냈는지는 모르겠다”고 겸손하게 말했지만 아픔을 지녔으되 내색하지 않는 터프한 여형사 역할을 잘 소화해 냈다. 겸손하기는 이동욱도 마찬가지. 첫 영화 연기임에도 관객을 감쪽 같이 속일만큼 ‘반전 캐릭터’를 잘 표현하고도 “출연한 드라마를 가족들과도 못 보는 성격인데 첫 영화를 수백 명과 함께 보려니 민망하다. 내 연기에 대한 만족도를 묻는다면 쥐구멍을 찾고 싶은 심정이다”라고 답했다. ‘홍길동전’ ‘Pass Over’ 등의 단편으로 각종 단편영화제에서 주목을 받았던 안상훈 감독. 안 감독은 “밤에 잠들 수 없을 정도로 무서운 정통 공포영화를 만들고 싶었는데 만들고 보니 ‘호러 스릴러’라는 변종 장르를 만들게 된 듯하다. 사람이기에 할 수 있고 생길 수 있는 실수와 상처, 오해에 대해 얘기하고 싶었다”는 말로 연출의 변을 대신했다. ‘아랑’은 안상훈 감독이 쓴 시나리오 ‘라인’에 우리의 전통설화인 ‘아랑설화’의 옷을 입혀 만들어진 영화로 오는 28일 개봉된다.

실존인물 소피 숄의 마지막 5일 다룬 영화 ‘소피 숄의 마지막 날들’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반나치 유인물을 배포하다 체포돼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실존 인물 소피 숄을 다룬 영화 ‘소피 숄의 마지막 날들’이 22일 개봉된다. 영화는 나치즘이 독일을 휘감았던 1943년을 배경으로 한다. 당시 뮌헨대에서 철학과 생물학을 공부하던 스물 한 살의 평범한 여대생 소피 숄은 친오빠 한스 숄을 따라 반나치 저항단체 ‘백장미단’에 가입한다. 이 단체의 유일한 여성 멤버였던 소피 숄은 1943년 2월18일 히틀러를 비난하는 유인물을 뿌리다 현장에서 붙잡혀 같은달 22일 사형을 당한다. 이 영화는 이 5일간 일어난 일을 담고 있다. 소피 숄은 우리나라에서는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이라는 책을 통해 널리 알려져 있다. 백장미단과 소피 숄, 그리고 그의 오빠 한스 숄의 활동 등을 누이인 잉게 숄이 수기 형식으로 담아낸 책이다. 영화는 그동안 미발표됐던 자료와 인터뷰 등을 바탕으로 역사적 사실에 충실하게 재현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마크 로드문트 감독은 영화 제작기간 3년 중 2년을 자료수집에 쏟았다. 로드문트 감독은 “영웅으로 태어나는 사람은 없다”면서 “소피 숄 또한 평범한 인물이었음을 영화 속에서 보여주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 영화는 소피 숄이 처형된 2월22일 독일에서 개봉돼 1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했다. 영화에서 소피 숄을 연기한 줄리아 옌치는 지난해 베를린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고 로드문트 감독 역시 은곰상을 거머줬다. 올해 아카데미 영화제 외국어영화상 후보에도 올랐다. 하얗게 부서지는 태양을 향해 미소를 지으며 사형장으로 걸어들어가는 소피 숄의 모습은 22일 서울 종로 시네코아에서 만날 수 있다.

이산가족을 찾습니다 뒷얘기 19일 밤 방송

많은 사람들에게 지난 3월1일은 월드컵 D-100일이었고 4월19일은 D-50일을 하루 앞둔 날,6월10일은 월드컵이 시작된 이튿날로 인식됐다. 3·1절,4·19 혁명,6·10 항쟁 기념일이라는 의미가 올해만큼은 명함을 내밀지 못했다. 오는 25일 역시 ‘16강전이 시작되는 날’로만 여기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이 날은 그렇게 잊어버리고 지나기에는 아직 상처가 아물지 않은 6·25 전쟁 발발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19일 밤,프랑스전 결과에 떠들썩할 시간이지만 잠시라도 월드컵 일색의 프로그램들에서 눈을 돌려보는 어떨까. 밤 11시40분에 방송되는 KBS1 ‘오래된 TV’(연출 남기석)’는 6·25 특별기획으로 ‘이산가족을 찾습니다’의 제작 뒷얘기를 준비했다. 1983년 6월30일 방송됐던 전대미문의 생방송 프로 KBS ‘이산가족을 찾습니다’는 64%라는 시청률,여의도에 몰렸던 5만명의 인파,프로그램을 통해 가족과 상봉한 사람이 총 1만180여명에 달하는 등 경이적인 기록을 남겼다. 당시 헤어진 가족을 찾는 사람들의 애끊는 사연과 감격적인 상봉 장면은 온나라를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하루 종일 TV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모이기만 하면 이산가족 이야기로 시간을 보냈던 사람들의 모습은 지금 그 어떤 나라 국민들보다 월드컵에 집중하고 있는 우리 모습과도 닮았다. 이산가족 찾기 운동은 6·25 이후 적십자사와 각종 매체를 통해 꾸준히 벌어져 왔는데도 전후 33년이 지나 방송됐던 이 프로의 위력이 그토록 대단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오래된 TV’ 제작진은 “1980년대 초는 가시적인 경제발전의 결과로 생활이 윤택해졌고 컬러 텔레비전의 보급으로 지상파방송의 영향력이 정점에 이르렀던 시기”라며 “또 지역간 생방송 연결 등 방송 신기술을 선보였던 것이 ‘이산가족…’의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고 분석했다. ‘오래된 TV’는 ‘이산가족…’ 프로가 만들어진 역사적,시대적 배경과 의미를 짚어본다. 또 당시 연출자였던 이원군 KBS 현 제작본부장 인터뷰 등을 통해 당시 이산가족들의 염원과 시대상을 들어볼 예정이다.

‘엄상궁’ 한영숙씨 청아공원에 안치

‘엄상궁’ 한영숙(55)씨가 ‘쓸쓸하게’ 하늘로 돌아갔다. 18일 오전 7시30분 경기도 일산 백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영결예배에는 유족과 여의도 순복음교회 성도들이 자리를 지켰다. 20분여간 진행된 예배가 끝나자 고인의 시신은 영구차로 운구되어졌고 벽제 화장터로 향했다. 노후를 보내고자 정성들여 가꿔온 ‘조치원으로 돌아가고 싶다던’ 고인은 한 줌의 재로 돌아간 채, 1973년 첫 발을 디뎠던 MBC에서 오후 1시 노제를 지낸 후 경기도 일산 청아공원에 안치된다. 한영숙씨의 마지막 길은 여러가지로 쓸쓸하고 아쉬웠다. 빈소나 영결식에 동료 연예인들의 모습을 보기 어려웠던 것도 그렇고, 동료나 후배의 애도사 고별사를 통해 고인의 연기 인생을 되짚어보는 시간 없이 예배로 간소하게 치러진 영결식도 그랬다. 으레 세상을 떠난 연예인의 장례식이나 부모상을 당한 연예인의 빈소 등에 몰리던 취재진도 거의 보이지 않았다. 무엇보다 고인의 죽음에 의료진의 책임이 있다는 유족의 주장과 수술 및 치료 과정에 문제가 없었다는 의료진의 주장 중 어느 쪽이 진실인지 가려지지 못한 채 장례가 치러진 것도 고인의 가는 걸음을 무겁게 할 듯하다. 성우로 입사했지만 고인은 1973년 MBC 드라마 ‘구서방 배서방’을 시작으로 ‘휘모리’(1994) ‘카루나’(1996) 등의 영화와 ‘대장금’ ‘그 여자’을 비롯해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의 드라마에 출연하며 활발한 활동을 했다. 특히 사극 ‘여인천하’에서 원칙론적이고 엄격한 ‘엄상궁’ 역을 맡아 배우로서의 한영숙을 각인시켰으며 이후 ‘올드 미스 다이어리’에 출연하며 인기를 구가해 왔다. 이 많은 작품에 출연하며 고인은 얼마나 많은 이들과 인연을 맺었을까. 고인이 주연급이 아니었기에 더 많은 작품에 출연하고 수많은 동료 선·후배들과 호흡을 맞춰 연기를 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의 애도 속에 떠나는 마지막 길이 되지 못한 것은 못내 아쉽다. 설사 함께 연기를 하지 않았더라도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고 한국을 넘어 세계로 진출하기까지 어려운 시절을 견디며 초석을 다져온 선배 연기자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라도 마지막 길을 함께 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까. 지난 4월19일 설사 증세를 보여 입원했던 고인은 같은달 25일 심장 근처 흉복부 대동맥 방류 수술을 받은 후 호전되는 듯하다가 작은 창자에 천공이 생겨 여러 차례 천공을 꿰매는 수술을 받다 지난 16일 복막염으로 인한 폐혈증 증세로 운명을 달리했다. 많은 작품들에서 제 몫을 단단히 해내며 강한 인상을 남겨온 고인은 2001년에는 ‘이름없는 초상화’라는 장편소설을 출간하기도 했고 최근에는 ‘올드 미스 다이어리’의 영화화에 힘쓰고 있었다. 못다 펼친 재능과 못다 이룬 꿈들을 하늘나라에서 이루길 염원한다.

배우 휴 잭맨 “월드컵에서 한국과 호주가 결승전 만났으면 좋겠다”

“독일 월드컵에서 한국과 호주팀이 결승전에서 만나면 좋겠습니다.” 호주 출신 할리우드 배우 휴 잭맨(37)이 선전중인 한국과 호주 대표팀에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15일 국내 개봉 예정인 영화 ‘엑스맨:최후의 전쟁’ 홍보차 방한한 잭맨은 14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날 밤 시청한 토고전 경기에 대한 감상부터 쏟아냈다. “어젯밤엔 잠을 잘 못잤습니다. 한국팀 경기를 보느라고 그랬고,늦게까지 이어진 거리 응원을 구경하느라고 그랬습니다. 상당히 과격하기도(pretty wild) 했지만 멋진 응원이었습니다. 히딩크는 매우 행복한 사람입니다.” 그는 “아버지가 사업 때문에 20년간 한국을 자주 방문했었기 때문에 한국에 대해 자주 들었다”면서 “어제 도착하자마자 비빔밥과 김치를 먹었고 이 사실을 전화로 아버지께 알렸다”고 익살을 떨었다. 호주 시드니에서 태어난 잭맨은 TV와 연극 위주로 활동하다 할리우드 진출 직후 SF블록버스터 ‘엑스맨’(2000)의 주연을 맡아 화제를 모았다. 이후 2002년에는 맥 라이언과 함께 출연한 ‘케이트 앤 레오폴드’로 골든글로브상 후보에 올랐고,2004년에는 뮤지컬 ‘오즈에서 온 소년’ 출연으로 토니상 남우주연상을 받기도 했다. 특히 이번까지 세 편의 엑스맨 시리즈에서 연기한 초능력 전사 울버린은 그를 월드스타 반열에 올려 놓았다. 울버린 캐릭터에 대해 그는 “선하거나 악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회색지대의 성격을 가진 인물이어서 더 애착이 간다”고 말했다. 이번 영화로 엑스맨 시리즈를 끝내는 것에 대해서는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였기 때문에 미련은 없다”면서 “다만 울버린은 지금 추진중인 다른 영화에 등장하게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호주 출신 배우들과 영화인이 할리우드에서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배경으로 “미국 영화계는 출신을 별로 따지지 않고 의외로 완벽한 사람보다는 근면하고 윤리적이고 다양성과 독특함을 갖춘 사람에게 우호적”이라고 소개한 뒤 “한국인들도 자신감을 갖고 문을 두드리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기자회견 말미에 그는 “대∼한민국”이라는 구호와 다섯 박자 응원을 해보여 기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원조 꼭짓점 댄서’ 김수로 “꼭짓점 댄스로 돈벌고 싶지 않았죠”

월드컵 토고전이 열리던 13일 저녁 전국 방방곡곡에서 꼭짓점 댄스가 펼쳐졌다. 서울 시청앞 광장뿐 아니라 지방과 군부대에서도 꼭짓점 댄스는 마치 월드컵 공식 응원춤인 것처럼 각광을 받고 있다. 남아공 브라질,독일,프랑스,영국 등 세계 곳곳 한국교민 응원단들도 꼭짓점 댄스를 춘 것으로 외신들이 전했다. 밸리댄스를 꼭짓점 댄스에 접목한 춤도 등장했다. 그런데 정작 이 춤을 만들고 전파한 영화배우 김수로는 더 이상 꼭짓점 댄스를 추지않고 있다. 꼭짓점 댄스 열풍 덕에 광고 한편을 촬영한 것으로 끝,김수로는 이후 어디에서도 자신의 춤을 선보이지 않는다. 이유를 물어보았다. “제 꼭짓점 댄스가 국민들의 사랑을 받게 된 것에 대해 저도 정말 기쁘고 즐겁습니다. 하지만 배우가 본업인 제게 연기보다는 엉뚱한 쪽으로 관심을 끈 것 같아 늘 부담스러웠습니다.” 김수로는 자신이 만들어낸 꼭짓점 댄스를 직접 춘다고 아무도 비난하지도 않을 것이고,그의 오리지널 춤을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인데도 그의 생각은 오히려 반대다. “광고 한 편을 찍은 것이상의 욕심은 내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월드컵 때문에 꼭짓점 댄스와 관련해 섭외해온 기업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국민들의 염원을 돈과 바꿀 수는 없었습니다.” 그는 꼭짓점 댄스로 돈을 번다고 해도 행복할 것같지 않았다. 또 돈이라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물질만능 풍조가 갈수록 확산되는 현실에서 자기도 그럴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한다. 오직 배우로서,연기로서만 인정받겠다는 김수로의 생각이 기특하다. 사실 그는 지난 2월 영화 ‘흡혈형사 나도열’의 개봉을 앞두고 전국 관객 300만 명을 모으면 월드컵 때 시청 앞에서 꼭짓점 댄스를 추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하지만 ‘흡혈형사 나도열’의 최종 관객동원수는 전국 185만명이었다. 김수로는 결국 시청 앞에서 꼭짓점 댄스를 추지 않음으로써 자신의 약속을 지켰다. 김수로가 꼭지점 댄스를 추지 않는 바람에 그와 외모가 닮은 지망생,일명 ‘김슈로’가 급부상하고 있다. 김수로 대신 월드컵 거리 응원전에서 꼭짓점 댄스를 추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현재 블랙코미디 ‘잔혹한 출근’의 막바지 촬영에 한창인 김수로는 곧바로 8월부터는 감우성과 함께 코미디 ‘쏜다’의 촬영에 돌입한다.

가수 이정현, 유네스코 학술지에 ‘내가 생각하는 국제이해’ 글 기고

배우 겸 가수 이정현(26)씨가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이 오는 25일 발간할 예정인 학술지 ‘국제이해교육’ 16호에 ‘문화교류,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첫걸음’이란 제목의 글을 싣는다. 1년에 두 차례 발간되는 ‘국제이해교육’은 ‘내가 생각하는 국제이해’라는 신설 코너의 첫 기고자로 이씨를 선정했다. 이 글에서 이씨는 일본과 독도 분쟁,중국과 고구려 역사 분쟁 등 경직된 국제관계에 따뜻한 기운을 불어넣는 해결책으로 문화교류를 꼽았다. 그는 “한류가 바로 문화적 이해의 징검다리”라며 “중국 등에서 드라마를 촬영하며 몸으로 부딪치는 문화교류를 통해 진정한 국제이해가 무엇인지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 예로 최지우,일본배우 다케노우치 유타카 등과 함께 출연한 TBS 드라마 ‘윤무곡-론도’ 촬영 당시의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이씨는 “앞에선 90도로 몸을 낮추지만 돌아서면 차갑게 변하는 일본인들에게 상처받아 한동안 힘들었다”며 “그러나 드라마 촬영 때 스타들이 제작진과 어울리고 한 컷에도 열정을 다하는 모습에 감동받았다”고 했다. 이어 “쫑파티 날 일본 남자 제작진 한명이 여자 한복을 입고 한국 배우에게 보내는 편지를 한글로 적어 읽어내려갔다”며 “100여명의 일본 제작진이 한국 배우와 이별을 아쉬워하며 눈물을 흘렸고 한국 배우를 따뜻하게 안아줬다. 말은 통하지 않지만 문화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감정을 심어줬다. 이보다 더 바람직한 국제이해가 있을까”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월드컵을 거론하며 전세계가 하나 되는 포괄적인 국제이해 교육의 매개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