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1일 영화계 2가지 큰변화…스크린쿼터·관람료 할인 축소

다음달 1일로 국내 극장가와 영화계에 두 가지 큰 변화가 생긴다. 기존 이동통신사 멤버십 할인폭이 대폭 줄어들 전망이고 스크린쿼터제가 7월1일부터 기존 146일에서 73일로 축소된다. 이런 가운데 관련업계들이 각자의 입장을 내세우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관객들만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관람료 할인 축소=관객 입장에서 피부로 느껴질 변화는 SKT,KTF,LGT 등 이동통신 3사의 멤버십 할인폭이 기존의 1인당 1500∼2000원에서 1000원으로 낮아진다는 것. 서울시 극장협회는 21일 기자회견을 갖고 현 제휴계약 만료일인 이달 말까지 이통사들이 모든 극장과 동일한 할인 제휴,각사 능력껏 할인요금 책정,할인비용 100% 부담 등 세가지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제휴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창무 협회장은 “통신사 멤버십 할인으로 극장들은 지난 3년간 관객 1인당 최대 900원까지 부담했고 이로 인해 문을 닫는 극장이 속출해 제휴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고객 피해에 대해서는 “제휴가 결렬될 경우 극장들이 자체적으로 1000원 안팎의 관람료 인하를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통사들은 “세 조건을 다 받아들일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할인요금을 낮추는 것은 동의하지만 서비스나 시설이 떨어지는 극장과 제휴할 수는 없고 할인비용 전액을 통신사가 부담하는 것도 타 제휴업종과의 형평성 때문에 불가하다는 것. 이대로라면 7월 이전 재계약 성사는 어려운 상황이다.

통신사들은 할인 서비스 유지를 위해 협상과 별개로 개별 극장들과 재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3사 모두 재계약 할인폭은 1000원 수준. 결과적으로 두 업계의 갈등이 어떻게 결론나든 이동통신 멤버십 할인은 1000원선이 된다는 것이다.

◇스크린쿼터 축소=스크린쿼터는 1년 단위로 계산하기 때문에 연초부터 이미 한국영화 상영일은 축소돼있던 셈이지만 한국영화들은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변화를 체감하게 될 전망이다. 연초 ‘왕의 남자’의 대박 이후 많은 극장들이 1∼5월 사이에 연간 73일의 한국영화 의무상영일수를 상당부분 채웠기 때문이다.

때문에 하반기부터 한국영화들은 스크린쿼터의 보호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강우석 감독의 ‘한반도’ 등 대작들은 극장을 잡기 어렵지 않겠지만 다양한 장르의 중소 규모 영화들은 지금보다도 스크린 확보가 훨씬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영화업계에 팽배해 있다.

또 할리우드 대작들이 대거 개봉했던 지난달에는 한국영화 점유율이 33.9%로 급격히 떨어졌고 나름대로 주목받던 우리 영화들이 줄줄이 흥행에 참패했다. 여기에는 극장들이 할리우드 대작들에 스크린을 몰아준 영향도 컸다. 영화계 관계자들은 “극장들이 눈앞의 수익만 보고 스크린 몰아주기를 계속할 경우 한국영화계의 체력이 약해지고 결과적으로 관객들은 ‘왕의 남자’같은 영화를 다시는 볼 수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편 ‘스크린쿼터 사수 영화인 대책위원회’는 다음달 1일 영화인을 총집결해 최대 규모의 반정부 집회를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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