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초능력과 질투가 만난 '겁나는…'

'킬 빌'의 우마 서먼이 이번에는 초능력까지 보탰다. 그의 초능력은 슈퍼맨과 원더우먼, 소머즈의 그것을 모두 합쳐놓았다. 가슴에 S자 대신 G자를 새긴 티셔츠를 입고 섹시하게 날아다니고, 원더우먼처럼 빙그르르 돌며 변신한다. 또 소머즈처럼 경찰의 무선통신이 절로 귀에 들어온다. 이들 미국 슈퍼 히어로들을 합쳐 놓으며, 동시에 귀엽게 패러디한 '지(G) 걸'이 바로 이 영화의 주인공. 여기서 G는 '그레이트(Great)'의 약자다. '겁나는 여친의 완벽한 비밀'은 인류를 구해야 하는 초능력이 한을 품은 여자와 만났을 때 어떻게 사용되는지를 보여준다. 질투에 휩싸인 여성이 남자에게 할 수 있는 최상(?)의 복수가 펼쳐지는 것이다. 슈퍼맨과 마찬가지로 하늘에서 떨어진 신비한 운석의 영향으로 초능력을 갖게 된 제니(우마 서먼)는 지하철에서 대시해온 매트(루크 윌슨)와 교제를 시작한다. 둘은 급속도로 가까워지고, 더 이상 매트를 속일 수 없다고 생각한 제니는 자신의 정체를 밝힌다. 그때부터 제니는 매트를 하늘 위로 끌고 가 섹스를 하는 등 초능력을 마음껏 발휘하며 사랑을 불태운다. 하지만 이런 제니의 행동은 매트를 질리게 만들어 급기야 매트는 이별을 통보하고 이에 제니는 분노에 휩싸인다. 우마 서먼은 이 영화를 통해 '킬 빌'의 비정하고 처연한 분위기를 단숨에 날려버리고 황당한 '엽기녀'로 변신한다. 제니는 초능력은 가졌지만 기존 영웅들과 달리 순진하고 단순하며, 욱하는 성질에 폭력적이기까지 하다. 이렇듯 180도 변한 서먼의 모습이 감상의 포인트. 매트를 향항 제니의 복수는 집 천정 뚫기, 상어 집어 던지기, 자동차 하늘에 매달기 등 제니가 펼치는 복수는, 상상만 할 뿐 이를 실천으로는 옮기지 못하는 여성들에게 통쾌함을 안겨줄 듯하다. 유쾌하게 볼 수 있는 팝콘 무비. 17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안녕하세요, 제가 '천둥이'입니다"

영화의 개봉 무대 인사에는 배우만 나서는 것이 아니다. 때로는 말도 나선다. 15일 오후 1시 종로 서울극장 앞. 사람들이 일렬로 줄을 서 뭔가를 기다리고 있다. 표를 끊는 창구 앞이 아니다. 극장 앞 광장에서 뭔가가 나타나기를 기다렸다. 그 한쪽 켠에는 한 마리의 말이 대여섯 명의 사람들에 둘러싸여 등장 채비를 하고 있다. 이들은 말에게 먹이도 주고 발굽도 씻어주고 등도 쓰다듬어주며 말의 기분을 맞춰주고 있다. 20여 분의 '워밍업' 후 드디어 말이 모습을 드러내자 사람들이 박수를 치며 맞이했다. 임수정 주연 '각설탕'(감독 이환경, 제작 싸이더스FNH)의 또 하나의 주인공인 말 '천둥'이 영화의 개봉 인사에 나선 광경이다. 한국영화에서 처음으로 시도된, 사람과 말의 교감을 그린 '각설탕'에서 임수정과 호흡을 맞춘 천둥은 이날 서울극장을 시작으로 CGV상암과 일산 롯데시네마 앞 라페스타 광장에서 관객을 만났다. 동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답게 동물이 배우처럼 개봉 인사에 나선 것. 비록 덩치가 큰 말이라 배우처럼 극장 안 '무대'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이날 천둥은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다. '각설탕'에서 천둥을 연기한 말은 모두 다섯 마리. 이날 인사에 나선 말은 그중 하나로 몸무게 500㎏의 잘생긴 짙은 갈색의 준마다. 기수의 리드에 따라 천둥은 사람들과 사진도 찍고 사람들이 먹여주는 각설탕도 받아먹었다. 애초 배우들이 사인을 해주듯, 말발굽으로 사인용지에 도장을 찍어줄 예정이었으나 생각보다 발굽 도장이 잘 찍히지 않아 이는 도중에 그만뒀다. 영화사 싸이더스FNH의 조윤미 마케팅 실장은 "영화가 개봉한 후 한국마사회에 천둥이를 직접 만나려면 어떻게 해야 되는지를 묻는 전화가 잇따르고 있어 오늘 이 같은 이벤트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마사회 소속의 천둥은 경주마가 아닌 연기용 말로 데뷔했으며, 영화사에 따르면 현재 마사회는 향후 경마공원을 찾는 사람들에게 천둥을 보여주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배우하고만 무대 인사를 돌다가 말과 함께 일을 하려니 애로사항이 많다"며 웃은 조 실장은 "말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 하기 위해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그러나 그만큼 사람들이 좋아해줘서 우리로서도 보람이 있다"고 밝혔다. 10일 개봉한 '각설탕'은 개봉 첫 주말 전국 33만8천명을 모았으며, 입소문을 탄 덕분에 평일인 14일 전국 8만2천명이 들어 오히려 개봉주 평일(11일 전국 6만2천명)보다 많은 관객을 불러들였다. /연합뉴스

송강호 "현서가 살아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죠"

"봉준호 감독은 작은 휴머니즘보다는 큰 휴머니즘을 택하지 않았나 싶네요." 1천만 관객 카운트다운에 돌입한 '괴물'을 둘러싸고 관객들이 벌이고 있는 논쟁 중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이 괴물에 납치된 현서(고아성 분)의 생존 여부. 이에 대해 극중 현서의 아버지이자 주인공인 송강호가 나름의 해석을 제시했다. 송강호는 "인터넷에서 현서가 살아 있다고 주장하는 글들을 읽으며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그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보면 항상 해피엔딩이지 않나"라고 물으며 "그것을 통해 관객이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인데, 그래서 우리 영화 역시 현서가 살아 있는 것으로 끝나지 않았을까 많이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현서의 죽음에 대해 명확한 해석을 내렸다. "봉준호 감독은 작은 휴머니즘보다는 큰 휴머니즘을 택하지 않았나 싶어요. 현서는 죽지만 오갈 데 없는 소년을 데려다 키우는 강두의 모습에서 더 큰 휴머니즘을 다루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는 현서의 생존 증거로 관객들이 제시하고 있는, 후반부에 등장하는 현서와 강두의 사진에 대해서도 "그것은 괴물이 출현하기 이전에 찍은 사진"이라고 설명했다. 송강호는 "현서의 장례식이 없으니 관객 입장에서는 현서가 과연 죽었을까 의아할 것도 같다. 그래서 현서가 소년처럼 곧 눈을 뜨지 않았을까 하고 바라는 것 같다"면서 "어찌됐든 영화를 관심 있게 봐주시고 다양한 해석을 내려주시는 관객에게 감사할 따름"이라며 웃었다. /연합뉴스

이해준+이해영, 마돈나를 선택한 까닭은?…‘천하장사 마돈나’ 시사회

2006년 상반기 참신한 한국영화를 꼽자면 ‘왕의 남자’ ‘달콤, 살벌한 연인’ ‘짝패’ 정도다. 한국 영화의 부진에 ‘다빈치 코드’ ‘미션 임파서블3’ ‘캐러비안의 해적:망자의 함’ 등 헐리우드 영화들이 관객 동원에 성공하고, 스크린쿼터 축소가 현실화면서 우리 영화계에 위기감이 감돌았다. ‘천하장사 마돈나’ 하반기 신선 대열 합류 ‘밟힘이 있으면 일어섬이 있다’고 했던가. 최근 양적으로는 ‘괴물’이 한국영화 흥행사를 계속 갱신하고, 질적으로는 ‘각설탕’ ‘다세포 소녀’ ‘예의없는 것들’ 등 자기 색깔을 가진 신선한 영화들이 잇따라 선보이며 ‘한국영화 부흥’의 분위기가 형성돼 가고 있다. 14일 서울 CGV용산에서 첫 선을 보인 ‘천하장사 마돈나’도 그 연장선에 있다. ‘여자가 되고 싶어 씨름을 하게 된 열일곱살 청년 오동구’라는 신선한 소재와 백윤식을 제외하고는 스크린 초보인 배우들의 뜨거운 열정이 어우러져 한판 즐거움을 선사한다. 주연+조연 개성만점 색깔 연기 ‘하모니’ ‘천하장사 마돈나’에서 먼제 눈에 띄는 것은 여자가 되고 싶은 남자 오동구역의 류덕환이다. 씨름선수를 연기하려 몸무게를 27㎏ 불린 것보다는 ‘여자의 감성과 혼을 지닌 남자의 몸’을 섬세하게 표현한 점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주인공 류덕환 외에도 20㎏을 불려 씨름부 주장역을 소화한 모델출신 이언, 씨름부 덩치1이자 오동구와 호흡을 맞춰 멋진 춤을 선보이는 개그맨 문세윤을 비롯해 덩치2 김용훈, 덩치3 윤원석 등 조연들의 개성 연기도 영화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또 오동구 아버지 역을 맡은 김윤석의 농도 짙은 감성 연기, 간만에 스크린에서 만나 반가운 이상아의 어머니 연기 도전, 여러 영화에서 스승 역할을 연기했음에도 전혀 식상하지 않은 백윤식만의 독특한 연기는 영화에 튼튼한 기초를 제공한다. 배우들이 연기를 잘한 영화는 많다. 중요한 것은 배우들이 각자의 색깔을 내면서도 한데 어우러져 흥겨운 리듬을 만들어내느냐다. ‘천하장사 마돈나’의 강점은 바로 이 부분이다. 이해준+이해영, 왜 마돈나를 택했나 ‘천하장사 마돈나’는 이해영+이해준의 공동 감독데뷔작이다. 한국영화에서 공동 데뷔작이라는 점도 처음이어서 이채롭지만, 두 사람의 필모그래피가 똑같아 더욱 눈길을 끈다. 두 감독은 인터넷 디지털 장편영화 ‘커밍 아웃’ 각본, ‘신라의 달밤’ 원안, ‘품행제로’ 각본, ‘아라한 장풍 대작전’ 각색 등의 공동작업에서 최고의 호흡을 보여왔다. 이 영화는 쉽지 않고 가볍지 않은 주제인 트렌스젠더 문제를 다루고 있다. 이해준 감독은 “가장 비대중적인 이야기(트렌스젠더)를 가장 대중적인 영화로 만들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분명 우리사회 성적 소수자의 얘기를 다루면서도 관객들을 시종일관 웃게 한다면, 감독의 노력이 결실을 거둔 것일까. 오동구가 ‘여자의 이상형’으로 삼은 게 왜 하필 마돈나일까. 마돈나는 남자 눈에 가장 여성스러운 여자일 뿐, 여자의 감성을 가진 오동구라면 생각이 다를 수 있지 않을까. 이해영 감독은 “아이콘이 필요했다. 굉장히 쉽고 분명해서 누구나 그 특성을 알 수 있는 아이콘이 필요했다. 마돈나는 타고난 것,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 현재의 위치에 오른 인물이 아니다. 나름대로 투쟁을 해서 얻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동구에게도 여자가 되기까지 씨름 도전 등 길고도 가열찬 투쟁이 필요하다. 그런 점이 일맥 상통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영화 속 씨름부 감독(백윤식 분)이 결승을 앞둔 두 선수에게 말한다. “너희들 행복이 뭔줄 아니? 행복은 심장이 이렇게 팔딱팔딱 뛰는거야.” 백윤식의 말대로 행복이 진정 날생선처럼 심장이 펄떡거리는 것이라면, ‘천하장사 마돈나’는 행복을 주는 영화다. 31일 관객과 만난다.

갈수록 더해가는 일본 우경화 경향… ‘신(新) 친일파’ 정체를 벗긴다

광복절을 맞아 방송사들의 특집 프로그램들이 마련됐다. 방송 프로그램이 조명한 2006년 광복절 풍경에는 미래를 향한 희망이 엿보이기도 하지만 갈수록 위태로워지는 일본의 우경화 경향이 선명하게 드러나 씁쓸하다. 현대판 친일파의 정체를 파헤친 MBC ‘PD수첩’이 눈길을 끈다. 15일 오후 11시5분에 방송되는 이 프로는 일본의 거침없는 우경화 행보에 한국인들이 근거를 마련해주고 있다는 가슴 아픈 현실을 보여준다. 1983년 일본으로 건너가 ‘창씨개명은 하고 싶은 사람만 한 것이지 강제적인 것이 아니었다’ ‘강제로 연행한 종군위안부란 존재하지 않는다’ 등 주장으로 일본 우익인사들의 친일 발언에 자주 인용되는 오선화라는 인물을 조명한다. 한국인의 이름으로 일본인의 입맛에 맞는 발언의 댓가로 그가 누리는 경제적 지위 등을 밝혀낸다. KBS 1TV ‘성장다큐 꿈’은 15일 오후 5시15분 ‘한국을 꿈꾸는 아이들’편을 방송한다. 중국 상지 조선족 자치촌에 살고 있는 안중근 의사의 후예 흥영이와 러시아 우수리스크의 고려인 워바의 이야기가 소개된다. EBS는 15일 밤 11시55분에 방송되는 ‘일본의 우경화,그리고 평화헌법’에서 교전권 및 군대 보유 포기 등 내용이 포함된 일본의 헌법 9조에 대한 일본 내 개정 움직임을 걱정스러운 시선으로 살펴본다. 17일 밤 11시에 방송되는 시사 프로 ‘똘레랑스’는 ‘친일청산,기억을 둘러싼 투쟁’이라는 부제로 논개 영정을 그린 친일 화가,홍난파의 행적 등을 통해 친일 청산 문제점을 돌아본다. 케이블·위성 프로 중에서는 히스토리채널이 8월 한 달간 매주 월,화요일 오전 11시와 밤 10시에 방송하는 ‘일제문화잔재 60년’ 8부작이 눈에 띈다. 광복 60년이 지나고서도 여전히 우리 생활 안팎에 잔존하는 일제 문화와 역사를 찾아보는 내용. 어릴 적 즐겨부르던 동요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인다’와 ‘아침 바람 찬 바람에’가 일본 동요라는 사실은 아직도 일제 문화가 우리 주변에 남아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밖에 각 지방에 숨어있는 일제의 건축이나 언어 잔재도 살펴본다.

안젤리나 졸리 "애들과 아프리카에서 살래"

안젤리나 졸리가 연인 브래드 피트에게 자신은 가정주부로 안주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말했으며 이미 브래드 피트를 미국에 놔두고 아이들과 함께 아프리카로 떠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연예통신들이 14일(현지시간) 영국 신문 '선데이 익스프레스'를 인용, 보도했다. 지난 5월 브래드 피트와의 사이에 딸 샤일로 누벨을 낳은 졸리는 입양한 매덕스와 자하라 등 세 명의 자녀가 모두 할리우드의 거품 같은 생활권 바깥에서 실제 현실이 어떤지를 보면서 커야 한다는 신념을 무슨 일이 있어도 실천에 옮기고 싶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졸리는 "난 세 아이를 모두 아프리카로 다시 데려가고 싶다. 내가 다시 일을 시작하기 전에 아이들과 시간을 낼 수 있으며 아이들에게 브래드가 없는 '엄마와의 시간'을 만들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졸리의 한 측근은 선데이 익스프레스와의 인터뷰에서 "브래드가 가정을 유지하고 싶다면 안젤리나를 어떻게 대하고 다루느냐는 문제에 매우 신중해야 한다"면서 "안젤리나는 브래드 피트와 달리 집에만 있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며 아이들을 '세계의 시민'으로 키우고 싶어한다. 여러 나라의 말을 하고 또 삶에 대해 넓은 시각을 지니길 원한다. 그래서 할리우드라는 매우 보호된 세상 속에서만 살아가길 원치 않는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