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하는 메시지를 가지고 관객들에게 다가가면, 지역 작품이 전국에서 공연하는 일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국립극장에는 전국의 수많은 작품이 엄정한 심사를 거쳐서 선발되기 때문에, 지역 작품은 좀처럼 보기 힘들다. 부평구문화재단이 제작한 창작음악극 ‘당신의 아름다운 시절’은 올해 3년차를 맞아 오는 26~30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무대에 서게 됐다. 권호성 연출가는 “3년 동안 작품을 수없이 다듬었다”며 “올해가 완성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2014년 ‘당신의 아름다운 시절’이 첫선을 보였을 때 부평이라는음악적 배경만 다뤘을 뿐, 지역의 역사성을 찾아볼 수 없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권 연출가는 줄거리와 배우, 음악 선정까지 고민을 거듭하며 작품을 수정했다. 특히 대본은 지난 1년간 20~30번을 다시 쓸 정도로 심혈을 기울였다. 그는 “그동안 ‘용생’이라는 주인공이 음악적 성장을 하는 데 중점을 뒀다면, 올해는 주인공이 음악을 하려는 이유와 사랑, 가족이 가난을 극복하는 과정을 관객에게 분명하고 쉽게 보여주려고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줄거리를 주인공에 초점을 맞춘 만큼, 주인공 ‘용생’ 역도 수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정욱진·박화홍 배우를 더블 캐스팅해 상업성을 높였다”고 덧붙였다. 줄거리의 핵심 소재인 음악도 1920~1970년대까지 올드 팝 중 생소한 음악은 배제하고, 젊은 관객들도 쉽게 알 수 있는 골든 히트 팝 28곡을 준비했다. 용생과, 용생의 연인인 연희가 사랑이 시작되는 장면에는 ‘Love me Tender’나 ‘Too Young’이, 이별 장면에서는 ‘Changing Partner’ 등 친숙한 곡을 곳곳에 배치했다. 배경 음악도 올해는 MR과 라이브를 혼합했다. 전반적인 음향 수준을 높이고 밴드 연주 씬은 현장감을 살리고자 라이브로 소화한다. 밴드 라인업은 지난해 5인조에서 올해는 기타, 베이스, 드럼, 트럼펫, 색소폰, 건반까지 6인조로 늘렸다. 트럼펫을 제외한 세션은 지난 6월 상반기 오디션을 거쳐 선발된 배우들이 특별 레슨을 받아 일반 뮤지션 못지않은 연주실력을 선보인다. ‘당신의 아름다운 시절’은 국립극장 공연을 넘어, 전국 순회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권 연출가는 “스코틀랜드 탄광촌을 배경으로 한 ‘빌리 엘리어트’가 전 세계적으로 흥행한 것처럼, 미8군 무대에서 공연을 했던 한국 대중음악인들의 이야기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며 “요즘 공교롭게도 어수선한 시국을 맞아, 60년대 당시 어렵고 가난했던 시절을 ‘꿈과 희망으로 극복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고 밝혔다.
문화
김덕현 기자
2016-11-15 18: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