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고위급접촉서 당국회담 정례화·체계화 공감

남북이 25일 극적 합의를 이룬 판문점 고위급접촉에서 관계개선을 위한 당국 회담의 정례화 및 체계화에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언론브리핑에서 남북관계 전망에 대해 "이제 시작됐고 출발이라고 생각한다"며 "(남북 당국간) 대화를 정례화, 체계화하겠다고 (공동보도문의) 1번에서 얘기했다"고 밝혔다. '남북 고위당국자 접촉 공동보도문'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당국회담을 서울 또는 평양에서 이른 시일 내에 개최해 여러 분야의 대화와 협상을 진행한다는 내용을 첫 번째 합의사항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 당국자는 "남북 당국 간 회담을 정례화하고 체계화해 나갈 것"이라며 남북고위급접촉에서 당국 대화의 정례화, 체계화에 대한 공감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그는 북한의 지뢰도발 유감 표명과 관련 "시인과 사과, 재발방지는 관철된 것으로 본다"며 "시인, 사과의 주체를 북한으로 명시한 경우는 1996년 강릉 잠수함침투사건 이후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책임자 처벌에 대해서는 "명확히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협상과정에서 금강산관광 재개 문제를 거론했지만 지난 17일 시작한 한미 연합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에 대한 중단 요구는 없었다고 전했다. 이 당국자는 "524 대북제재 조치에 대한 얘기도 전혀 없었다"며 "북한 핵 문제도 명시적으로 얘기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첫 합의이행’…北 준전시상태 해제·南 확성기 방송 중단했다

남한과 북한은 고위급접촉 합의에 따라 25일 낮 12시부로 각각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고 준전시상태를 해제했다. 양측이 합의한 남북 당국회담 개최, 이산가족 상봉 및 이를 위한 적십자실무접촉, 민간교류활성화가 다소 시간이 걸리는 만큼 이는 양측이 고위급접촉 이후 합의사항을 실제로 이행한 첫 사례다. 군의 한 관계자는 이날 "북한은 오늘 낮 12시부로 전군에 내려진 준전시상태 명령을 해제했다"면서 "우리 군도 같은 시간부로 전선지역의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 면 중단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준전시상태 해제는 지난 20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선포를 결정한지 5일 만이다. 대북 확성기는 지난 10일 재개한지 15일 만에 중단됐다. 북한이 준전시상태를 해제하고 남측이 확성기 방송을 중단함에 따라 군사적 충돌 위기로 치닫던 한반도 안보상황이 진정 국면을 맞게 됐다. 우리 군은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 사건의 대응 조치로 지난 10일부터 확성기 방송을 전격 재개했다. 북한도 이에 맞서 지난 20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열어 준전시상태 선포를 결정했다. 확성기 방송은 지난 2004년 6월 남북 합의에 따라 중단됐으나 군은 이번 목함지뢰 도발 사건이 남북기본합의서와 정전협정을 심각하게 위반했다고 판단, 북한군에 심리적 타격을 주기 위해 군사분계선(MDL) 인근 11개 지역에서 방송을 재개했다. 군은 고위급접촉이 타결된 이날 새벽에 이어 정오 이전까지 대북 확성기 방송을했다. 북한군은 준전시상태를 선포한 이후 최전방 지역에 확성기를 즉각 타격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춘 포병전력을 평소보다 2배 이상 증강했고, 특수전부대 요원과 이를 지도할 총정치국 소속 정치지도원을 확성기 타격 명령이 내려진 최전방 부대에 파견했다. 동서해 잠수함 기지에서도 전체 전력 77척의 70%인 50여 척을 기지 밖으로 이탈시켜 한미 감시망을 따돌리는 수법으로 위협 기동을 했다. 이들 잠수함 중 일부는 현재 소속 기지로 복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지난 20일 북한군의 포격도발 사건 직후 발령한 최고경계태세도 이날 정오까지는 유지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우리 군은 오늘 낮 12시까지는 최고경계태세를 유지한다"며 "북한군도 현재 준전시상태에 맞춰 배치한 군사력을 되돌리는 데 시간이 걸리는 만큼 우리 군도 북한군의 위협 수준을 고려해 경계태세를 단계적으로 하향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 양국 군은 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과 통합화력 격멸훈련도 계획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들 훈련은 모두 이달 28일 종료될 예정이다. 한편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이날 오전 8시30분 전군 긴급 지휘관회의를 개최한 데 이어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간부들이 참석하는 위기관리위원회를 열어 고위급접촉 후속 조치를 논의했다. 연합뉴스

오늘 정오부터 北 준전시상태 해제·南 확성기방송 중단

남북한은 고위급접촉 합의에 따라 25일 낮 12시 부로 북측은 준전시상태를 해제하고 남측은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국방부가 밝혔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오늘 낮 12시 부로 남북 고위급접촉 합의에 따라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한다"며 "북한이 낮 12시 부로 준전시상태를 해제하기로 했기 때문에 북한군 동향을 예의주시하며 상응하는 조치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우리 군은 북한군의 또 다른 도발 우려에 대해 확고한 대비 태세를 유지하며 지속적으로 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군은 고위급접촉이 타결된 이날 새벽에도 대북 확성기 방송을 했으며 정오까지는 방송을 계속 한다는 방침이다. 김 대변인은 "오늘 낮 12시까지는 정상적으로 확성기 방송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합의는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기로 한 것으로, 방송 시설 철거는 합의 내용에 없다"며 대북 확성기 방송 시설은 그대로 유지할 것을 시사했다. 군은 지난 20일 북한군의 포격도발 사건 직후 발령한 최고경계태세도 이날 정오까지는 유지할 계획이다. 김 대변인은 "우리 군은 오늘 낮 12시까지는 최고경계태세를 유지한다"며 "북한군도 현재 준전시상태에 맞춰 배치한 군사력을 되돌리는 데 시간이 걸리는 만큼 우리 군도 북한군의 위협 수준을 고려해 경계태세를 단계적으로 하향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미군 전략자산의 한반도 배치 검토가 여전히 유효한가'라는 질문에는 "북한군의 고위급접촉 후속 조치를 봐가며 한미가 협의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수위가 정상 수준을 회복하기 전에는 B-52 장거리 전략폭격기를 비롯한 미군 전략자산의 한반도 배치 방안을 계속 유효한 카드로 남겨두겠다는 것이다. 한미 양국 군은 현재 진행하고 있는 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과 통합화력 격멸훈련도 계획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들 훈련은 모두 이달 28일 종료될 예정이다. 군은 고위급접촉 타결에 따라 최전방 지역의 긴장 수위를 단계적으로 낮추는 후속 조치 마련에도 착수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이날 아침 전군 긴급 지휘관회의를 개최한 데 이어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간부들이 참석하는 위기관리위원회를 열어 고위급접촉 후속 조치를 논의했다. 남북한 고위급접촉의 극적인 타결로 북한군이 준전시상태를 해제하고 우리 군은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기로 함에 따라 한반도 위기는 진정 국면을 맞게 됐다. 우리 군은 지난 4일 발생한 북한군의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도발 사건에 대한 대응 조치로 이달 10일 대북 확성기 방송을 시작했으며 북한군은 지난 20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열어 준전시상태를 선포했다. 연합뉴스

'뚝심'의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협상 타결의 주역…컨트럴타워 부재 논란 불식시키나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남북 고위급 협상이 타결되면서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을 대리해 무박 4일의 강행군 속에서도 뚝심 있게 협상을 진행해 극적 합의를 이끌어 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 정부 들어 계속돼온 컨트롤타워 부재 논란도 종식시킬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김 실장의 뚝심이 이번 협상 타결에 한몫을 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그는 북한이 지뢰도발사태에 대한 책임을 부인하는 등 남북간 이견을 좁히지 못해 협상상 교착 상태에 빠졌을 때도 흔들림 없이 북측을 설득, 북한 측으로부터 유감 표명과 재발방지 약속을 받아냈다. 김 실장이 자신감을 갖고 협상을 이끌어갈 수 있었던 데는 박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는 지난해 6월 국가 안보의 컨트롤타워인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으로 임명되면서 박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특히, 이번 협상의 북측 카운터 파트로, 동갑내기에 구면인 황병서 총정치국장이 나섰다는 점도 김 실장에게 유리하게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 실장과 황 총정치국장은 지난해 10월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 때 처음 만나 오찬을 함께 하고 협의를 갖는 등 탐색전을 가진 바 있다. 이 때문에 두 사람은 이번 남북 고위급 접촉을 시작할 때에도 환하게 미소를 주고 받으며 악수를 하고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었다. 온라인뉴스팀

북한 유감 표명, ‘유감’ 이례적…‘폭발·부상을 당한것’ 아쉬운 표현

북한 유감 표명 남북간 군사적 충돌위기의 원인이었던 지뢰도발에 대해 북측이 25일 유감을 표명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북측은 남북고위급접촉 결과문인 공동보도문에서 지뢰도발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공동보도문에는 북측은 최근 군사분계선 비무장지대 남측지역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로 남측 군인들이 부상을 당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였다라고 명시됐다. 남북간 일촉즉발의 군사적 충돌위기를 촉발했던 비무장지대(DMZ)내 지뢰도발에 대해 공식적으로 유감을 표명한 것이다. 이번 북한 유감 표명은 북측이라고 주체를 표시함으로써 우리 정부가 요구했던 도발 주체를 비교적 명확하게 적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북측이 지뢰를 심어 직접 부상을 당하게 했다는 표현보다, 지뢰 폭발로 남측 군인들이 부상을 당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라는 표현을 사용, 다소 아쉬운 점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북측의 적극적인 도발에 의한 것이라는 의미가 다소 희석될 수 있는 표현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보다 북측에 의해 지뢰폭발이 일어났고, 이를 통해 남측 군인들에게 부상을 입힌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는 취지의 문구가 북측에 의한 도발이라는 의미를 더 잘 살릴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강조해온 확실한 사과를 충족시켰느냐는 논란과 지적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또 이번 공동보도문에서 재발방지 약속을 담지 못한 것도 아쉬운 대목으로 지적된다. 북측의 지뢰도발에 대한 대응으로 우리 군이 대북 심리전 방송을 재개하자 북측이 DMZ 일대에서 포격도발을 한 것에 대한 언급도 담지 못했다. 그러나 북측이 고위급접촉 직전은 물론 협상기간에도 막판까지 지뢰도발에 대해 자신들의 소행이 아니며, 남측의 조작극이라고 주장해온 점에 비춰보면 북측의 유감 표명을 이끌어낸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성과라는 평가가 적지 않다. 온라인뉴스팀 사진= 북한 유감 표명,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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