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배우는 고교생활’ 알찬 겨울

처음에는 방학이어서 학교에 나오기가 싫었지만 실력이 좋은 친구들과 공부하니 스스로 자극이 된 것 같아 유익했습니다. 오는 3월 인천 동산고교(교장 김건수)에 입학하는 이모군(17)은 겨울방학이지만 같은 예비 고교생들과 함께 미리 고교과정을 배우고 있다.월토요일 매일 4시간씩 고교 1년 과정의 영어와 수학 등을 배우면서 알찬 겨울방학을 보내고 있다. 무엇보다 학원에 가지 않고도 고교과정을 미리 학습할 수 있어 좋다.학교 측은 지난 3~25일 예비 고교생들을 대상으로 심화선행학습반을 운영, 학생과 학부모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심화선행학습반은 예비 고교생 220여명 가운데 비교적 성적이 우수하고 참여를 희망한 80명을 2개반으로 나눠 오전은 영어 문법과 수학 기초 이론 등을 교육하고, 오후은 명문대에 합격한 고3 선배들의 학습 경험담과 전공 선택 배경 등을 듣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짧은 기간이었지만 학생들은 학교에 제출한 학습 소감문을 통해 올바른 공부습관을 익혔고 학습에 흥미를 갖게 됐다.최모군(17)은 영어는 선 이해, 후 암기라는 공부법을 알게 돼 영어 공부가 쉽게 느껴졌다고 말했다.장모군(17)도 공부도 하고, 고교를 졸업한 선배들을 만나 생생한 공부비법 등을 들어 좋았다며 명문대에 합격한 선배의 공부 경험담을 듣고 나도 그 대학에 꼭 가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고 밝혔다.일부 학생들은 개선점으로 수업이 딱딱하니 부드럽게 해주기를 바란다고 주문하기도 했다.심화선행학습반은 졸업을 앞두고 자칫 학업을 소홀히 할 수 있고 불규칙적인 생활로 나태해질 수 있는 예비 고교생들에게 겨울방학 동안 집중 수업을 통해 고교 적응력을 높이고 학습의욕도 높이기 위해서 마련됐다.학생들의 참여율이 높아지면서 동창회와 재단 측도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에게 별도의 수당을 지원해주며 힘을 보태고 있다.최기형 교감은 심화선행학습반을 처음 시작한 7년 전에는 학생들에게 교재를 주고 문제 풀이 위주로 진행했지만, 4년 전부터는 우수한 학생들에게 수준별 학습을 제공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가정형편 상 사교육을 받지 못한 학생들에게 학습기회를 마련해준다는 점에서 학부모들도 매우 흡족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혜숙기자 phs@ekgib.com

‘미래의 음악가’ 방학 잊은 열정

겨울방학 동안 학교에서 열심히 기타를 배워 개학하면 친구들에게 멋진 연주를 들려 주고 싶어요.인천 부일중학교 1학년 권오성군(14)은 따로 학원에 다니려면 돈도 많이 들고 거리도 멀지만 방과후학교를 통해 친구들과 좋아하는 기타를 배우니 정말 재미있었다며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이 학교 교정에선 25일 밴드부 학생들이 겨울방학도 잊은 채 힘차게 드럼을 울리고 기타, 베이스, 키보드 등으로 리듬을 만들며 연습하고 있었다.학교 구석까지 시원스럽게 노랫 소리가 울려 퍼졌다.학교 측이 학생들의 밴드부 동아리 활동과 특기적성 계발활동 등을 방과후학교와 연계해 실용음악 프로그램을 운영, 호응을 얻고 있다.실용음악 프로그램 지도를 맡은 김지훈 강사는 사범대 음악교육과 출신으로 학생들의 눈높이를 감안, 악기를 다루는 방법이나 연주하는 방법 등을 설명하고 시범연주와 1대 1 맞춤식 수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학생들은 좋아하는 음악을 체계적으로 배우면서 음악 관련 학교에 진학하기로 다짐하는 등 자신의 특기 및 적성 등을 찾고 진로를 결정하는데 도움을 받고 있다.특히 자신이 연주할 곡의 가수나 작곡가의 음악관이나 연주법 등에 대해 미리 조사하고 친구들과 충분히 토의하면서 연습하는 등 열성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김지훈 강사는 학생들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그날 배운 연주는 스스로 잘 될 때까지 연습, 다음 수업에 참여할 정도로 열성적이라며 수업 때도 어떤 점을 보강하고 수정해야 하는지 하나라도 놓칠세라 집중하는 모습이 대견스럽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kmk@ekgib.com

4년째 제자리 ‘수석교사제’

수석교사제가 시범 운영된 지 4년째로 접어 들지만 법제화 지연 등의 문제로 역량 있는 교사들이 기피, 여전히 학교현장에서 정착되지 못하고 있다.24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교육과학기술부가 올해 수석교사 인원을 대폭 늘리기로 하고 인천에 102명을 배정했지만 시 교육청이 목표한 70명에도 크게 미치지 못하는 37명(초등 19명 중등 18명)이 선발됐다.이마저도 중등의 경우 지난해 수석교사로 활동했던 12명 가운데 11명이 재응모, 그나마 체면을 세웠을 뿐이다. 수석교사제는 우수한 교단 교사를 수석교사로 우대, 교사들의 수업 전문성을 높이고 학생들에게 좋은 수업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로 지난 2008년부터 시범 운영되고 있다.하지만 교육과학기술부가 매년 수석교사 인원만 늘려갈 뿐 이들의 지위와 역할, 처우 등을 명시한 법제화 작업은 늦어지면서 실력 좋은 교사들을 더이상 끌어들이지 못하고 있다.특히 수업시수 감축, 연구활동비 지원, 자격 취득에 따른 호봉 승급 등 수석교사에 걸맞는 예우가 현재로선 미흡한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교육과학기술부는 수석교사의 주당 수업시간을 50%(주당 1012시간) 경감토록 했지만 이로인해 다른 교사들의 수업부담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고, 연구활동비도 넉넉하지 못하다.A고교 수석교사는 관리직 보다 더 매력적인 위상과 권한이 주어져야 한다고 말했다.이와 관련, 시 교육청 관계자는 수업시간 경감이나 연구활동비 지원 등을 점차 개선한다면 교수학습전문가로서 모델이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혜숙기자 phs@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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