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0월 PHOTO 경기 표지

[Issue] 안철수 출마선언…대선 판도 지각변동

안철수 서울대 원장이 9월 19일 대선 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사흘전 인 16일 민주통합당 후보로 선출된 문재인 후보 간 야권 후보단일화가 대선 정국 향방의 최대 변수로 부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 후보, 안 원장의 3자 대결 시 야권의 패배가 불가피한 상황인 만큼 야권의 단일화 압력이 상당하다. 단일화 방식 및 논의 시점과 관련 ▲정치적 담판 ▲여론조사 ▲여론조사와 모바일현장투표 병행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예상되는 야권후보 단일화 방식을 둘러싸고 양측은 벌써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당분간 구체적인 단일화 협상에 나서기보다는 각자가 자신의 비전을 내놓으며 선의의 경쟁을 이어나갈 공산이 크지만 물밑에서는 치열한 기 싸움이 시작된 상태다. 민주당 내 안 원장측 우호세력으로 분류되는 송호창 의원(과천의왕)은 이번은 지난 서울시장 경선 때와 상황이 다르다. (단일화 방식도) 그때와 똑같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안 원장이 당시 박원순 변호사에게 서울시장 후보를 양보했던 것과 같은 담판 방식으로 단일화가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는 것으로 풀이될 수 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처럼 후보를 양보하고 지지하는 길을 택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는 안 원장이 서울시장 보선 때와는 달리 많은 준비를 해왔고 그만큼 단일후보가 되려는 의지도 강하다는 정치권의 관측과도 비슷한 맥락이다. 반면, 문 후보 측과 당 지도부 일부로부터 선대위 참여를 요청받는 조국 서울대 교수는 단일화 방식과 관련, 라디오 인터뷰에서 여론조사 지지율 등을 따지는 협상 테이블을 만드는 것을 상상하겠지만 그런 단일화는 최악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며 안 원장이 나온다면 민주당 후보와 안 원장이 각자 열심히 뛰어서 서로 각자의 지지층을 확보해내고 일정시점이 되면 후보 간에 담판하는 것이 최고라고 본다고 말했다. 경선 승리가 확실시되는 문 후보 측에서도 이 같은 담판 방식을 기대하는 의견이 적지 않다. 민주당 후보의 지지율이 더 탄력을 받아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와의 대결에서 경쟁력이 확인된다면 안 원장이 출마를 접고 양보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한편으론 지금까지 문 후보가 주목을 받을 만한 주요 정치적 시점마다 안 원장 측이 공개 행보에 나서는 식으로 맞불을 놓는 듯한 모양새가 연출됐다는 점에서 향후 문 후보에 대한 안 원장의 견제 수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안 원장은 야권후보 단일화와 관련해서 지금은 단일화 논의를 하기에는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안 원장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은 첫 번째로 정치권의 진정한 변화와 혁신 중요하고 두 번째는 국민이 그것에 동의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 시점에서 두 가지 조건을 갖춰지지 못한 상황에서는 단일화 논의를 하기에는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안 원장의 발언은 야권후보 단일화 양자대결에서 결코 양보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대선을 3개월 앞두고 문 후보와 안 원장 간 야권 단일화를 위해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글 _ 강해인김재민 기자 hikang@kyeonggi.com

[Issue]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문재인, 그는 누구인가?

어린시절 연탄배달 배급받아 끼니 해결 1970년대 유신반대 투쟁 이끌다 투옥 노 前대통령 장례식 때 실질적 상주 역할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문 후보는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민정수석, 비서실장을 거친 친노(친노무현) 핵심이다. 고 노무현 대통령이 2002년 대선 전 부산 선대본부 출범식에서 언급했던 노무현의 친구 문재인이 아니라 문재인의 친구 노무현이라는 말이 대변하듯 두 사람은 평생의 친구이자 동지였다. 인권변호사였던 그는 청와대 입성 후 왕 수석으로 통했으며, 항상 노무현 전 대통령 옆에 있었다. 그는 노 전 대통령 서거 때 상주역을 맡아 마지막 곁을 지켰으며 노무현 재단 이사장을 맡아 유업을 마다하지 않았다. 유신반대로 구속인권변호사의 길 선택 문 후보는 경남 거제 출신으로 2남 3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 연탄배달을 하고, 때로는 성당의 식사배급으로 끼니를 해결할 정도로 가난했다. 경남중고를 거쳐 경희대 법학과에 진학, 대학 시절에는 반유신 투쟁에 나선 운동권이었다. 그는 석방되기 무섭게 강제 징집돼 특전사 수중폭파요원으로 복무했다. 22회 사법시험(1980년) 합격 후 1982년 부산에서 노무현문재인 합동법률사무소를 계기로 노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시작했다. 이후 두 사람은 각종 시국 사건관련 변호를 맡으며 진보 개혁 성향의 변호사로 이름을 알렸다. 부산경남 민변을 창립하고, 부산지방변호사회 인권위원장, 천주교 인권위원회와 부산 NCC 인권위원을 맡았다. 1985년에는 부산민주시민협의회(약칭 부민협)를 창립하고, 1987년에는 6월 항쟁의 주역이 된 부산민주헌법쟁취 국민운동본부(약칭 부산 국본)를 만들어 상임집행위원을 맡았다. 노무현과의 만남 그리고 청와대 입성 문 후보는 노무현 변호사와 함께한 6월 항쟁의 기억을 큰 보람으로 여긴다고 저서 운명에서 술회했다. 노무현 변호사가 1988년 총선에서 당선되며 정치인의 길을 걷게 된 이후에도 문 후보는 부산에 남아 시국노동사건을 도맡았다. 그가 정치권에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2002년 대선부터다. 노무현 후보의 부산선대위 본부장을 맡으면서 극적 반전드라마에 힘을 보탰고, 참여정부 출범 후에는 민정수석, 시민사회수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냈다.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하자 직접 서거 사실을 공식적으로 알리는 브리핑을 했고, 국민장의위원회 집행위원장을 맡으면서 영결식까지 실질적 상주 역할을 했다. 정치입문 승승장구대선주자로 우뚝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혁신과 통합 상임대표를 지낸 그는 지난해 6월 자서전 격인 운명을 발간하며 본격적인 정치 행보의 서막을 알렸다. 저서 운명은 출간 1년여 만에 20만부 이상 판매되는 베스트셀러로 등극했다. 올 초 방송된 예능프로그램에서는 소박하고 소탈한 모습이 대중들에게 전해지며 인지도와 지지율을 크게 끌어올렸다. 411 총선에서 부산 사상에 출마해 PK(부산경남)지역 선거를 진두지휘했다. 이른바 낙동강 벨트인 이 지역에서 민주당이 3석을 얻는데 그치면서 승리를 이끌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왔지만, 반대로 새누리당 텃밭인 부산에서 평균 40%를 웃도는 득표율을 견인하며 대선 경쟁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지난 6월 17일 독립문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했고, 8월에는 자신의 정책 비전을 담은 사람이 먼저다를 출간했다. 8월 25일 제주를 시작으로 13개 지역에서 치러진 민주당 지역순회경선에서 단 한 번도 1위를 놓치지 않으며 13연승 행진을 거듭, 결선투표 없이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 글 _ 강해인김재민 기자 hikang@kyeonggi.com

[Issue] 무소속 대선 후보 안철수, 그는 누구인가?

의사의 길 접고 안철수연구소 창업 컴퓨터 백신 개발 성공 보안 1세대 서울시장직 박원순 변호사에게 양보 벤처기업 신화 주인공에서 대학교수 신분이었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었다. 안 원장은 지난 2009년 MBC 무릎팍도사 출연 이후 전국적 지지도를 갖춘 명사 이미지를 얻었고, 이어 청춘콘서트를 진행하며 대중과의 직접적인 접점을 넓히는 한편, 젊은이의 멘토로 이미지가 확장됐다. 그는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하면서 정치권에 발을 들여 놓았다. 당시 박원순 서울시장 단일화 결단을 내려 국민적 호응을 받았고 이후 3개월간 국민 의견 청취에 나선 그가 그동안의 신비주의 베일을 벗고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의대생에서 벤처기업가 변신 안 원장의 부친은 서울대를 나온 의사로, 안 원장이 2세 때 부산의 한 가난한 동네에서 개업했다. 유년시절 안 원장은 병아리를 기르기 좋아하는 평범하면서도 내성적인 아이였다고 한다. 초등학교 때는 남들보다 한 해 먼저 입학하는 바람에 몸집이 작고 적응도 늦어 공부도 제대로 따라가지 못했다. 안 원장은 저서와 방송 출연을 통해 성적표에 수가 보였는데 철수의 수였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렇지만, 그는 책벌레였다고 한다. 한국의 에디슨을 꿈꾸던 안 원장은 고등학교 3학년이 됐을 때 전교 이과 1등을 하며 서울대 의대에 진학했다. 그는 의대 재학 중에는 의사의 길이 아닌 연구의를 선택했다. 컴퓨터를 배우기 시작한 것도 의학실험을 더 잘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던 중 자신의 컴퓨터가 당시 국내에서 생소하던 바이러스에 감염되자, 직접 백신 프로그램을 만들어 치료하면서 백신의 세계에 뛰어들었다. 의대 졸업 후 대학원에 진학해서는 생물학 실험에 집중해야 하는 바람에 봉사활동 시간을 내기 어려워지자 백신을 만들어 무료로 배포하는 일에 더욱 매달렸다. 군 제대 후에는 단국대에서 교수로 재직하다 안철수연구소를 창업해 기업인의 길로 들어섰다. 경영에 한계를 느끼자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으로 유학길에 올라 학업과 경영을 병행하기도 했다. 안철수연구소가 벤처기업에 머무르던 시절 미국 보안업체인 맥아피로부터 1천만 달러의 인수제의를 받았지만,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의 보호를 위해 안 원장이 이를 거절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2004년 안철수연구소가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로서 가장 높은 매출 및 수익을 올린 상황에서 안 원장은 기업을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고 나서 다시 유학길에 올랐다. 안 원장은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경영학석사(MBA)를 받고 카이스트 교수를 지내다 2011년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교수에서 새정치 아이콘으로 그는 기업인에서 사회 변화를 꿈꾸기 시작했다. 학계에 들어온 뒤 정부의 각종 위원회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보폭을 넓혀왔다. IT 격변기에도 글로벌 흐름을 좇아가지 못하는 국내 IT 생태계 구조 및 정부 정책에 대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그런 그가 정치적으로 부상한 것은 지난해 9월 서울시장직에 도전 의사를 내비치면서부터다. 다만, 정치가가 아닌 행정가로서의 도전 성격이 강했다. 당시 그의 지지율은 상당했지만 역시 출마 의사를 밝힌 당시 박원순 변호사에게 후보 자리를 전격 양보했다. 이런 과정에서 안 원장은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박근혜 대세론에 타격을 주며 야권의 잠재적인 유력 주자로 떠올랐다. 특히 자신이 보유 중인 안철수연구소의 지분 37.2% 가운데 절반을 기부하기로 해 사회에 신선한 충격을 안겨줬다. 그러나 정치 참여 여부와 관련한 메시지를 선뜻 내놓지 않았다. 지난 1월 미국 방문 길에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정치 참여 여부와 관련해 정치 참여 및 대선 출마에 대해 언급을 자제해왔다. 그러던 그는 지난 7월 대담 집 안철수의 생각을 내고 나서 국민의 의견을 듣겠다며 소통 행보를 벌여왔다. 대담집은 대선 공약집으로 받아들여지면서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됐지만, 그는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함구로 일관해 왔다. 안 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출마 의사를 공식화했지만, 앞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아 보인다. 우선 정치 경험이 전무한 만큼 국정운영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뚜렷한 국정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구체적인 정책과 로드맵을 마련해 국민을 설득하는 것도 시급한 상황이다. 이미 일정 부분 진행이 된 검증 공세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대응하느냐도 안 원장의 대권 행보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글 _ 강해인김재민 기자 hikang@kyeonggi.com

[Issue] 지휘자 정명훈씨 친형 인천시 지원금 수십억 ‘횡령 지휘’

검찰이 세계적인 지휘자 정명훈씨의 친형 정모씨(70)가 인천시 등으로부터 받은 보조금 수십억원을 가로챈 정황을 포착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인천지검 특수부(황의수 부장검사)는 9월 21일 인천시 등으로부터 받은 인천 앤 아츠 보조금 중 40억여원을 챙긴 혐의(사기 등)로 정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하지만 나흘 뒤인 25일 인천지법 김범준 영장전담부장판사는 정씨를 상대로 영장실질심사를 벌여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없으며, 구속할 경우 방어권을 제한할 수 있다는 등의 이유로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검찰은 정씨가 빼돌린 자금의 행방을 캐려면 정씨의 신병이 확보되어야 한다는 판단 아래 보강수사를 벌여 이른 시간 내 영장을 재청구할 방침이다. 정씨, 인천 앤 아츠 인천시 보조금 가로 챘나 검찰에 따르면 정씨는 지난 2008~2009년 인천시와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로부터 지원받은 인천 앤 아츠 사업비 중 보조금정산관련 서류를 위조해 7억여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인천 앤 아츠 사업은 인천시가 인천아트센터 개발사업 등과 연계해 지역 내 각종 공연예술분야를 육성하려고 추진한 사업이다. 검찰은 애초 정씨에 대해 횡령 혐의로 수사를 진행해 왔으나 계약서 자체에 쓰고 남은 사업비를 반납해야 한다는 강제조항이 없어 사기 혐의 등을 적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지난 8월말 정씨가 대표로 있는 기획사인 CMI코리아 본사를 압수수색해 정씨가 인천에서 벌인 각종 사업과 관련된 서류 일체와 전표, 회계자료 등 소형트럭 2대 분량의 서류를 확보했다. 이후 검찰은 압수품 중 정씨가 지난 2005년부터 인천시와 공동으로 진행한 인천 앤 아츠 사업과 인천아트센터 조성사업 관련 서류 등을 분리하는 작업을 벌였고, 인천시로부터 제출받은 사업 정산 자료와 비교분석해왔다. 정씨는 인천 앤 아츠 사업을 통해 예술고문료와 기획료진행비 등의 명목으로 받은 12억~15억원 이외에 각종 프로그램 진행비와 홍보비 등 수십억원을 하청업체에 준 뒤 이를 다시 되돌려받는 수법으로 자금을 빼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또 수사당국의 자금 추적을 피하기 위해 여러 명의 계좌를 거치고, 해외 계좌까지 이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자금이 각종 이권사업의 로비자금 등에 쓰인 것으로 보고 횡령 자금의 사용처 등을 파악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이미 검찰은 지난해 10월 이 같은 첩보를 입수, 계좌추적을 통해 자금의 흐름을 조사하는 등 내사를 벌여 정씨의 범죄사실을 상당 부분 확인했다. 한편 인천지역에서는 CMI가 인천 앤 아츠 사업을 맡으면서 인천지역 예술인들을 배제해 지역문화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컸다. 검찰, 인천아트센터 개발 사업까지 수사 확대 검찰은 정씨가 인천아트센터 조성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만큼 이번 인천 앤 아츠 사업비 횡령 사건이 마무리되는 대로 인천아트센터 사업까지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정씨가 인천아트센터 개발 사업을 추진하면서 자신이 대표로 있는 회사 등에 100억원 규모의 각종 용역을 몰아준 정황을 포착했기 때문이다. 검찰에 따르면 정씨는 지난 2007년 12월부터 2009년 12월까지 인천아트센터 개발사업을 진행한 특수목적법인(SPC)의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친분이 있는 A사와 자신이 대표로 있는 ㈜송도ACM 등에 총 83억원 규모의 5개 용역을 발주했다. 정씨는 2007년 12월5일 SPC 설립과 동시에 A사와 33억원 규모의 전체 사업을 총괄하는 사업관리(PM) 용역 계약을 체결했다. 정씨는 이튿날 A사 및 송도ACM와 20억6천360만원의 개발자문 및 사업부지 매입대행 자문계약을 나눠 맺었고, 이어 A사에 사업계획서 작성 및 컨설팅 용역계약(5억5천만원)을, 송도ACM에는 사업기획 및 국내외 사례조사분석 용역(16억5천만원)을 각각 발주했다. 또 2008년 10월 A사와 월 8천800만원씩 용역수수료를 지급하는 사업관리 용역 추가계약을 맺었고, 한 달 뒤 A사 및 송도ACM 등과 사전 마케팅비용으로 20억8천900만원을 포함한 임대 및 분양대행 마케팅 용역을 맺었다. 이밖에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로부터 받은 문화단지 사업관리 및 프로그램개발 용역 계약금(5억5천만원) 대부분을 자신의 회사인 CMI코리아에 넘겨줬다. 이처럼 정씨가 A사와 송도ACM 등에 넘겨준 용역 등은 총 100억원 규모로, 이중 90억원이 이미 지급됐다. 검찰은 공공사업을 위해 산업은행 등에서 나온 공적자금 대부분을 정씨 등이 개인 용도로 쓴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정씨가 A사와 함께 용역을 명분 삼아 돈 나눠 먹기 잔치를 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난 2월 SPC 측이 정씨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해 현재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씨는 현재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뭐라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면서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차후 입장을 밝히거나, 법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교묘한 사기 수법 비리백화점 검찰의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정씨의 사기 행각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정씨가 인천시 등으로부터 받은 인천 앤 아츠 사업비 중 빼돌린 7억원은 사업비 중 남은 금액으로 반납해야 하지만, 아예 보조금보다 더 많이 쓴 것처럼 정산관련 서류를 꾸며 관계기관을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정씨는 또 기존 인천 앤 아츠에 있는 프로그램을 마치 아트센터 개발사업과 관련한 각종 프로그램인 것처럼 꾸며 이중으로 사업비 수억원을 챙기는 등 갖가지 수법을 동원해 모두 40억여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아트센터 개발사업에서의 용역비 횡령은 더욱 치밀하다. 정씨는 인천아트센터 개발을 위한 특수목적법인(SPC)이 설립되자 기다렸다는 듯이 곧바로 A사와 자신이 대표를 맡은 송도ACM 등에 각종 용역을 무더기로 발주했다. 정씨는 회사 설립일인 지난 2007년 12월5일에 사업관리(PM) 용역을 발주했고, 이튿날에는 개발자문 및 사업부지 매입대행을 비롯해 사업계획서 작성 및 컨설팅, 사업기획 및 국내외 사례조사 등 3건의 용역을 추가로 발주했다. 이미 처음 맺은 사업관리(PM) 용역의 범위에 뒤따른 3개의 용역 내용이 모두 포함돼 중복되는 업무인데도, 이를 세분화해 이중으로 용역을 발주한 것이다. 사업부지 매입대행의 경우 이미 인천시 등과 매입조건이 확정돼 있어서 별다른 일이 없는데도, 정씨는 A사와 송도ACM과 대행업무 용역을 맺어 무려 20억여원을 지급했다. 또 임대 및 분양대행 등 마케팅 용역계약도 임대매출액이 8% 및 분양매출액의 9.5%라는 거액의 분양수수료를 지급키로 하고도, 사전 마케팅 명목으로 20억8천900만원의 용역비를 송도ACM에 지급했다. 검찰 측이 일반적인 임대분양대행 계약에서 마케팅 비용을 지급하지 않는 것이 관례라고 밝힌 점으로 미뤄 사실상 정씨가 사업에 불필요한 용역을 마구잡이로 발주한 셈이다. 특히 검찰은 정씨가 대부분의 용역비를 발주와 함께 대부분 지급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통상 용역비는 착수, 중간보고, 최종보고, 결과물 납품 등 진행 정도에 따라 분할 지급한다. 검찰은 정씨가 시장의 관행을 무시하고 사업 진척이 더디거나 용역 결과물이 없는데도 용역비 대부분을 지급한 것에 대해 용역비 중 일부를 다른 곳에 사용하기 위해 발주와 함께 전액 지급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정씨가 SPC의 대표를 맡을 때 당시 송도ACM의 대표이사로 재직하고 있었기 때문에 상법상 자기거래에 해당하고, A사가 받은 용역을 송도ACM 등으로 하도급한 행위는 자기거래 규정을 회피하기 위한 위법 행위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정씨의 행위가 고의적으로 이뤄졌는지, 그리고 이 행위로 SPC 측이 손해를 입었는지에 대해선 법리해석이 필요하다면서 우선 SPC에서 정씨 측으로 흘러간 자금의 사용처 추적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_이민우기자 lmw@kyeonggi.com 사진_인천시

[특별기획 ①] 한국·베트남 수교 20주년 ‘한·베 소통대회 2012’

올해는 한국과 베트남의 외교관계가 정상화된 지 20주년이 되는 특별한 해이다. 지난 20년간 두 나라는 정치, 외교,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현재 국내에는 4만6천 여 명의 베트남 여성이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서 가정을 이루고 있다.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 연구에 따르면 2011년도 경기도내 다문화가족 중 자녀를 제외한 결혼이민자는 5만8천509명으로, 이들의 국적별 분포는 중국조선족과 한족이 각각 2만84명(34.3%), 1만8천668명(31.9%)로 가장 많았고, 이어 베트남 국적 7천820명(13.4%), 일본 국적 2천690명(4.6%), 필리핀 국적 2천317명(4.0%), 몽골과 태국국적이 각각 929명(1.6%), 907명(1.6%), 그리고 기타국적이 5천93명(8.7%)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제결혼이민자 중 여성이민자 비율은 베트남이 99.3%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으로 몽골 98.5%, 태국 97.3%, 필리핀 94.8%, 일본 90.8% 등으로 나타났다. 통계에서 볼 수 있듯이 베트남은 사돈의 나라로서도 우리에게 한층 다가 서 있다. 특별히 올해는 수교 20주년을 기념해 다채로운 행사가 한국과 베트남에서 열려 양국의 국민이 가슴을 열고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이 되고 있다. 이에 발맞춰 경기일보는 사돈의 나라 베트남에서 온 결혼이민자 및 재한 베트남 교민들을 위한 한-베 소통대회 2012 행사를 10월 한 달 동안 개최함으로써 양국을 잇는 문화적 가교의 역할을 담당하고자 한다. 10월 한달동안 베트남 며느리를 위한 다양한 행사 주한 베트남 이주 가정 수기공모전 국제결혼을 통해 한 가족이 된 베트남 다문화 가족들이 한국에서의 새로운 생활, 서로 다른 문화로 인한 에피소드 등 다문화 가족과 관련된 생생한 에피소드 등의 수기를 공모한다. 이번 공모전은 베트남과 한국의 서로 다른 문화가 하나로 합쳐진 다문화 가족에게 상호간 이해의 폭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한-베 소통대회 2012의 일환으로 기획됐다. 특히 고향방문의 기회가 거의 없는 베트남 결혼이민자들에게 고향 나들이 기회를 제공하고 한국인 배우자들에게 현지 방문을 통해 베트남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된다. 수기 공모전은 베트남 결혼이민자 및 베트남 며느리가 있는 가정의 구성원들이 참여 가능하다. 수기 주제는 한국생활 에피소드나 가족 구성원들이 함께 겪은 따뜻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편지글 또는 산문형식으로 A4 용지 3매 내외로 작성하면 된다. 심사를 통해 15명을 선발해 전통혼례식을 올려주고 부상으로 가전제품을 제공한다. 이와 함께 최우수작 3명에게는 고국방문 왕복항공권(한 가족당 4매)이 제공된다. 참여를 원하는 다문화가족은 10월 5일까지 경기일보 전략사업부(주소: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송죽동 452-1 한-베 소통대회 담당자 앞)로 우편 접수하면 된다. 당선작 발표는 10월 10일자 경기일보 지면과 경기닷컴에서 확인하면 된다. 한베 문화교류 촉진포럼 개최 10월 18일 오후 3시 아주대학교 종합관 대강당에서는 한-베 문화교류 촉진포럼이 열린다. 이번 포럼에는 쩐 쫑 또안 주한베트남한국대사를 비롯해 임홍재 前 주베트남한국대사, 유인선 前 서울대 교수, 유승익 아주대 교수, 최호림 前 서강대 동아연구소 교수, 김종욱 청운대 교수 등 전현직 대사와 함께 저명 학자들이 기조연설 및 패널로 참여해 한국과 베트남 간 문화교류촉진을 통한 이해와 소통을 주제로 토론한다. 재한베트남교민회, 베트남 진출 희망 기업인 및 경제계, 다문화지원센터 임직원 및 관련단체, 베트남 결혼이민자가정, 국내외 대학생 및 학계 관계자들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이번 행사는 경기일보와 (사)한-베친선협회가 주최하고 아주대학교 국제대학원, 청운대학교 베트남연구소가 주관, 문화체육관광부 및 주한베트남대사관이 후원한다. 베트남이주가정 전통혼례 및 한국가요 경연 전 세계적으로 K-POP 열풍이 한창인 가운데 주한 베트남이주여성 및 재한베트남교민(근로자유학생)들의 그동안 갈고 닦았던 한국가요 노래실력을 겨루는 대회가 열린다. 재한 베트남 교민이주여성들이 한국 가요를 통해 한국의 문화를 이해하고 시민들과 화합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기 위해 마련된 이번 한국가요 경연대회는 10월 21일 오전 10시 안산 올림픽기념관 체육관에서 예선이 진행된다. 같은 날 오후 6시 본선 및 축하공연이 이어진다. 예선 참가 접수는 10월 10일까지 신청서(www.kyeonggi.com)를 다운로드 받아 작성한 다음 팩스(031-250-3353)로 보내면 된다. 대상에게는 냉장고와 베트남 왕복항공권이 수여되며 본선 참가자 전원에게는 문화상품권이 주어진다. 이와 함께 오후 2시 안산 올림픽기념관 체육관에서 주한 베트남 이주 가정 수기공모전에서 입상한 15명을 대상으로 전통혼례식이 예정돼 있다. 문의 (031)250-3388 글 _ 강현숙 기자 mom1209@kyeonggi.com

[특별기획 ②] Interview 하찬호 주베트남대사

한국과 베트남은 지난 1992년 수교 이래 눈부신 성장을 거두고 있다. 특히 올해는 수교 20주년을 맞아 지난 20년간 한국-베트남 관계 발전의 의미를 기념하고 앞으로의 20년을 내다보는 기반을 닦는 중요한 한 해다. 양 국가는 친선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뜻있는 사업들을 성공적으로 함께 펼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 중심에 하찬호 주베트남대사가 있다. 하 대사는 부산 경남 출신으로 1978 제12회 외무고시에 합격, 유엔대표부 1등서기관, 국제연합1&8231 2과장, 오스트리아 및 싱가포르 참사관, 유엔공사, 이명박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전문위원(투자유치 Task Force), 주이라크 대사와 주캐나다 대사 등을 지냈다. 다음은 하 대사와의 일문일답. 올해 고위급 교류경제통상 협력 강화인적 교류문화 교류 등 많은 기념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주요 사업들은 뭔가. 지난 3월 하노이에서 KBS와 VTV(베트남국영방송)가 주관하고 대사관과 베트남 진출 한국기업체가 후원한 수교 20주년 기념 한-베 페스티벌:뮤직뱅크 인 하노이는 대표적인 문화 분야 수교기념 행사다. 동남아 한류의 중심지인 베트남에서 슈퍼주니어, 아이유 등 K-Pop 최고인기그룹 8개 팀이 베트남 대표가수들과 함께 수교 20주년의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아울러, 상징적인 개발협력 사업 행사도 다수 개최됐다. 특히 KOICA 무상원조사업으로 올해 7월에 완공한 꽝남성 종합병원은 지금까지 우리가 추진한 단일 무상원조사업으로는 최대 규모(3천500만불) 사업으로 전쟁 피해 등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베트남 중부지역의 의료보건 서비스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베트남은 신흥 거대시장소비재 분야 진출 바람직 10월부터 12월까지 열리는 행사들을 소개한다면. 수교 20주년 기념 국경일 리셉션(10월 2)을 시작으로 세계적인 성악가인 조수미 초청 특별 공연(10월 26~27) 및 한국 영화제(10월), 한식 및 한국 식품 홍보를 위한 한국 음식문화 축제(11월 3~4일) 등 다양한 문화행사가 예정돼 있다. 한국 기업이 베트남에서 고용하는 인력만 50만 명에 달한다. 한국기업에 대한 이미지는 어떤가. 한국은 2012년 7월 현재 누적투자금액 242억4천900만 달러를 기록하고 있는 베트남에게 가장 중요한 투자국이다. 베트남 기업인들은 한국이 일본과 대등한 기술력을 보유한 첨단산업국이라는 인식을 분명히 했으며, 앞으로 한국을 베트남 경제발전과정에서 기술과 노하우를 전수받아야 할 롤 모델국가로 인식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베트남 학생들에게도 한국기업은 가장 취업하고 싶은 외국인 기업 중 하나로 부각되고 있다. 1억 명에 달하는 대형 시장 베트남과 한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과 관련해 협상논의 등은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 궁금하다. 한베 양국은 지난 2년간의 FTA 공동연구결과에 따라 본 협상을 진행하기로 합의하고, 지난 9월 3일~4일 서울에서 한-베트남 FTA 제1차 협상을 개최한 바 있다. 아직은 협상 시작 단계이기 때문에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되지는 않았으며, 향후 협상을 진행하기 위한 운영절차와 작업반 구성 방안, 협상 분야 등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향후 양국 간 FTA 체결 후 한국경제에 미치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면. 베트남은 아시다시피 신흥 거대시장이다. 이미 한국은 한-ASEAN FTA를 통해 베트남과 부분적인 FTA를 이행하고 있으나, 베트남의 개방도는 아직 미흡한 상황이다. 이번 협상에서 양측이 밝혔듯이 양국 간 FTA는 한-ASEAN FTA 보다 높은 시장개방을 지향하고 있는 만큼, 한국이 고전했던 소비재 시장 진출에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또한 베트남은 여전히 우리나라의 전략적 생산거점으로도 중요한 파트너다. 한국기업들의 투자패턴이 과거 노동집약 산업 중심에서 점차 전자, 기계 등 첨단산업으로 변화되는 추세여서 생산 효율화를 통한 투자패턴을 모색한다면 FTA 이후 보다 매력적인 무역 및 투자 대상국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베트남은 동남아 한류의 진원지로 불릴 정도로 한류 열풍이 거세다. 베트남에 부는 한류 열풍 어느 정도인가. 베트남에서 한류는 드라마로부터 출발했다고 할 수 있다. 1996년부터 첫사랑, 2000년 가을동화, 2002 겨울연가 등이 베트남 사람들을 매료시켰다. 지금도 베트남 주요 방송과 케이블 TV에서는 매일 여러 편의 한국드라마가 방영되고 있다. 또한, 2000년대부터 슈퍼주니어, 동방신기 등으로 대표되는 K-pop그룹의 인기에 힘입어 지금 베트남 젊은이들은 한국음악에 흠뻑 빠져 있다. 특히 2008년부터 경제발전과 함께 인터넷 보급률이 높아짐에 따라 한국음악, 영화, 드라마를 적극적으로 즐기는 층들이 더욱 많아지고 있다. 이러한 한류 열풍 이면에는 베트남 내 12개 대학에 개설된 한국어과 학생들을 비롯해 한국어에 대한 높은 인기 또한 자리 잡고 있다. 동남아 한류의 진원지젊은이들 한국문화에 매료 4천년의 역사를 자랑하며 프랑스, 일본, 미국, 중국을 차례로 물리친 베트남 사람들의 민족적 자부심은 대단하다고 들었다. 베트남 사람들의 최대 장점이 있다면. 베트남 사람들의 최대 장점은 어떤 시련에도 굴하지 않는 불굴의 의지와 미래를 밝게 보는 낙관적인 자세라고 생각한다. 오랜 외침 속에서도 독립과 자주성을 유지해 왔으며, 전쟁의 참상과 지독한 가난을 경험하고 원치 않았던 분단까지 경험했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모든 난관을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개척해 왔다. 양국은 수교 20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괄목할만한 관계발전을 이룩했다. 앞으로 양국 간의 발전 방향은. 우리나라와 베트남은 2009년에 양국 관계를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격상했다. 양국이 양자 관계와 국제사회의 제반 사안에 대해 깊이 신뢰할 수 있는 우방으로 인정하고 폭넓게 협력해 나간다는 의지를 천명했다는 점에서 이는 앞으로 양국 관계의 나침반이 되는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이렇게 볼 때, 우리나라와 베트남의 관계는 앞으로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다가오는 아시아의 시대에 동북아와 동남아에서 전략적으로 특별한 중요성을 지닌 두 국가가 가장 친한 친구가 되어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에 서로 힘을 보태고, 국제사회의 주요 문제에 대해서도 기여해 나가는 명실상부한 동반자가 될 수 있을 거라 기대하고 있다. 글 _ 강현숙 기자 mom1209@kyeonggi.com

[특별기획③] 월드비전 ‘베트남 트엉쑤언’ 사업장을 가다

변변한 운동화 한 켤레, 책가방 없이도 학교 가는 길이 제일 행복한 아이들이 있다. 외지인이 주는 사탕 한 개에 해맑은 미소로 답하고, 칸막이만 있는 남루한 화장실도 감사하게 줄 서서 사용한다. 가진 것 보다 없는 것이 더 많은 베트남 트엉쑤언(Thuong Xuan) 지역 아이들의 이야기다. 자전거 천국 베트남은 중국과 라오스, 캄보디아와 국경을 공유하고 있는 지리적 위치로 인해 전쟁으로 얼룩진 역사가 이어졌으며 중국와 프랑스의 통치를 받는 기나긴 식민시대를 거치기도 했다. 쌀국수, 호치민, 독립전쟁, 아오자이, 그리고 베트남 전쟁 등 단편적으로 알고 있는 베트남이 2012년 희생의 역사를 벗어던지고 열정과 혁신이 꿈틀거리는 가장 뜨거운 땅으로 변신하고 있다. 이와 함께 베트남은 국내 제조업체 생산기지에서 동남아시아 한류열풍의 진원으로, 다시 거대 소비시장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한국과 베트남이 수교 20년이 되는 기념비적인 해인만큼 양국 간에 고위급 교류, 경제통상 협력 강화, 인적 교류, 문화 교류 등 많은 협력 사업이 다양하게 추진되고 있다. 그 가운데 전세계 100여개 국에서 1억 명의 지구촌 이웃들을 위한 구호, 개발 및 옹호사업을 진행하는 세계적인 국제구호개발옹호기구인 월드비전이 베트남을 돕고 있다. 월드비전 한국이 지원하는 베트남 사업장은 총 6곳으로 그 중 한 곳인 베트남 트엉쑤언(Thuong Xuan) 지역개발사업장을 지난 7월 30일부터 8월 4일까지 5박6일 일정으로 방문했다. 베트남 사람들도 잘 모르는 시골마을 트엉쑤언 이른 아침 수도 하노이를 출발해 버스로 5시간을 달렸다. 끝없이 펼쳐진 사탕수수밭을 지나 거리를 활보하는 물소와 수많은 오토바이를 피해 정오쯤 트엉쑤언에 도착했다. 베트남 딴 호아( Thanh Hoa) 성에 위치한 트엉쑤언은 베트남 사람들도 잘 모르는 시골마을이었다. 트엉쑤언 중심지에 소재한 월드비전 트엉쑤언ADP(Area Development Program지역개발 사업장) 사무실 방문 후 본격적인 일정이 시작됐다. 트엉쑤언ADP 레 티 응안(Le Thi Ngan32여) 팀장은 8만3천698명의 주민이 17개 자치지역 내의 120개 마을에 살고 있는 트엉쑤언 지역은 홍수, 산사태, 산불 등 자연재해가 일어나기 쉬운 취약한 지역이라며 연평균 강우량이 한반도의 2.2배나 되는 2천150mm로 전형적인 아열대 기후로 주민 90%가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우기의 폭우로 인해 경작량 대비 수확량이 적어 자급자족이 어려운 상황으로 특히 산악지대 주민들의 경우 평지대 주민들보다 상대적 빈곤이 더 심해 상당수 주민들이 대도시로 일자리를 찾아 이주하고 있다고 지역을 소개했다. 인구 8만여명의 트엉쑤언은 1인당 연평균 소득이 베트남 전체 1인당 GDP의 1/4(GDP $141) 밖에 되지 않는 극빈지역. 레 티 응안(Le Thi Ngan) 팀장은 무엇보다 열악한 교육환경이 주민들과 아이들을 괴롭히고 있다며 트엉쑤언 지역에는 총 79개 학교가 있지만 이 중 단 3곳만이 정부가 책정한 수준에 부합하는 여건을 갖추고 있고 나머지 69개교는 시설이 열악하고 폭우 시에는 통학로의 유실로 휴교하는 경우가 빈번하고 학교 건물의 파손 정도가 심해 폐교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2006년부터 월드비전에서 관리를 시작한 트엉쑤언ADP는 현재 스탭 8명과 50명의 지역 자원봉사자가 힘을 합쳐 지역살리기에 올인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가난한 농부를 대상으로 가축을 제공하고 사육방법 등을 지도하는 소득증대사업, 공동우물정수시설 등을 설치해 주민들이 깨끗한 식수를 마실 수 있도록 하고 어린이 건강강화를 위한 보건 및 위생사업, 초등학교 및 유치원 신축개보수와 학습기자재를 지원하는 교육사업, 트엉쑤언 지역 내 3천309명의 결연아동 관리사업 등 크게 4가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교사기자재 부족으로 교육환경 열악 방문 3일 째인 지난 8월 1일, 트엉쑤언에서 18km 떨어진 쑤언 카오(Xuan Cao)초등학교와 13km 거리의 루안 탄(Luan Thanh) 중등학교를 방문한 뒤 이 지역 어린이들의 교육환경이 얼마나 열악한지를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학교가 없는 마을이 많아 일부 학생들은 집에서 1시간이나 떨어진 학교까지 매일 등하교 하는 불편을 감수하고 있었다. 교사들은 교무실이 없어 운동장에서 쉬는 시간을 보내고, 수백 여 명이 화장실 한 곳을 사용하는 등 그야말로 열악 그 자체였다. 쑤언 카오(Xuan Cao)초등학교는 트엉쑤언에서도 외진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320명의 학생과 29명의 교사가 한 동짜리 건물에서 생활하고 있었고, 낮은 교육열과 교육자재 및 교사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학교측 관계자는 그나마 트엉쑤언ADP측의 교육자재 지원과 수업지도 교육 등이 이뤄져 학교가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학교 뒷편에 수도시설이 설치돼 학생들이 걱정없이 식수를 공급받고 있었다. 방문단을 위해 방학 중임에도 불구하고 학교에 나와 환영인사를 건네는 아이들은 한결같이 해맑은 미소가 매력적이었다. 오후에 방문한 루안 탄(Luan Thanh)중등학교 역시 열악한 교육환경으로 월드비전측은 새 건물을 지을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8월 2일 방문한 토탄(Tho Thanh)중등학교 학생들은 2년째 방문하는 월드비전 경기남지부 방문단을 더없이 친근하게 반겼다.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은 다양한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환대했다. 1년 전만 해도 토탄중등학교는 화장실이라곤 재래식 화장실 단 한 곳 뿐이었다. 그래서 260여명의 학생들과 선생님이 하수시설이 없는 벽돌로 된 화장실을 사용해야만 했다. 취약한 위생상태는 아이들의 건강까지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하지만 1년 후, 월드비전 경기남지부의 후원으로 토탄중등학교에 남녀가 구분된 깨끗한 화장실이 생겼다. 그리고 운동장 한 켠에서는 도서관과학실실험실 등을 갖춘 학교 건물 공사가 한창이었다. 토탄중등학교측은 월드비전 ADP 6곳 중 1곳인 토탄지역은 아주 가난한 지역으로 생활과 지역개발에 많은 어려움이 있어 교육환경에 신경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트엉쑤언ADP 도움으로 교육소득보건학교증축 등 다방면에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며 특히 우리 예산으로 학교건물을 짓는 것은 어려운 일인데 월드비전 지원으로 아이들에게 더 좋은 교육환경을 제공하게 됐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방문단 중 정재용 늘푸른중학교 교장은 마을 주민들과 학생들의 해맑은 표정에서 베트남의 미래가 밝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며 한국에 돌아가서 교사와 학생들에게 이곳 실정을 정확히 알리고 가난한 나라의 학생들이 좀 더 좋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의미있게 기부에 참여하자고 가르치고 싶다고 말했다. 소득증대사업으로 내일을 꿈꾼다 트엉쑤언 지역의 놀라운 변화는 학교뿐만 아니라 마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월드비전은 소득증대사업을 통해 학부모들이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수입을 만들어 가도록 돕고 있었다. 단순하게 물고기를 주는 것이 아닌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준다. 주민 스스로의 노력을 통해 최빈곤 생활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해서다. 지원보다는 자립정신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최우선이다. 실제로 쑤언 민(Xuan Minh) 및 탄 롱(Thanh Long)마을에 소득증대사업으로 혜택을 받은 가정을 방문했다.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오지마을에서 살지만 돼지를 키우면서 극빈곤층에서 탈출한 소수민족 출신 주민은 아들이 장애인이라 소득이 없어 가정형편이 어려웠는데 트엉쑤언ADP를 통해 돼지와 오리를 키우면서 살림살이가 나아지고 있다며 우리에겐 돼지 한 마리가 구세주인셈이라고 기뻐했다. 권영숙 월드비전 경기남지부장은 한 아이를 키우려면 한 마을이 필요하다며 한 아동의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서는 아동이 사는 마을 전체의 발전이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소득증대사업의 경우 가난한 농부들에게 농업 및 가축 사육에 대한 지식을 제공함으로써 지역의 변화를 이끌어내는데 큰 공헌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베트남 국민들은 매우 근면하다. 아침 7시30분부터 관공서와 학교가 시작하는 나라가 바로 베트남이다. 그 성실함으로 식수난과 열악한 교육환경 속에서도 서서히 희망의 새싹을 틔우고 있는 희망의 땅 트엉쑤언에서 베트남의 밝은 미래를 볼 수 있었다. World vision 전세계 100여개국에서 사랑실천 트라미호아방 등 베트남 사업장 6곳 지원 월드비전은 1950년 한국전쟁 당시 고아와 미망인을 돕기 위해 미국인 선교사 밥피어스 목사와 한경직 목사에 의해 설립됐다. 한국에서 첫 사업을 시작한 월드비전은 세계 최대의 기독교 구호 및 개발 NGO로 성장했으며 전세계 100여개국에서 긴급구호, 지역개발, 옹호사업 등을 펼치고 있다. 월드비전은 경기도 지역 내 소외된 이웃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성남종합사회복지관과 고양, 동두천 가정개발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저소득 가정의 결식아동과 독거어르신들의 영양공급과 결식예방을 위해 성남, 고양지역에 사랑의 도시락 나눔의 집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월드비전 한국이 지원하는 베트남 사업장은 △트라미(Tra My) △호아방(Hoa Vang) △트엉쑤언(Thuong Xuan) △후엉호아(Huong Hoa) △옌 뚜이(Yen Thuy) △응고 쿠옌(Ngo Quyen) 총 6곳이다. 글사진 _ 강현숙 기자 mom1209@kyeongg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