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경기교육] 전명선 4·16민주시민교육원장 “치유의 공간 가꿀 것”

세월호 사고 이후 일곱 번째 봄이 찾아왔다. 4ㆍ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대표이자 4ㆍ16재단 이사였던 전명선 씨는 4ㆍ16민주시민교육원의 초대 원장이 됐다. 취임 소회를 묻는 질문에 그는 답답함이 더 많다고 입을 뗐다. 그는 세월호 참사 이후 4ㆍ16 국민안전의 날이 만들어지고 초등학생에게 생존수영이 보급됐다. 단체 수학여행이 안전교육을 동반한 소규모 체험학습으로 바뀌는 등 우리 사회에 의미 있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며 그럼에도 희생자 명예 회복을 위한 진상 규명 부분은 아직 너무 부진하고, 아이들의 영원한 안식처라고 할 수 있는 4ㆍ16 생명안전공원은 첫 삽도 못 뜨고 있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그 속에서 4ㆍ16민주시민교육원의 개원은 다행이라고 했다. 전명선 원장은 희생된 아이들과 선생님, 유가족 등에게 위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교육원이 세월호 참사를 공감하고 기억하는 열린 공간, 살아 있는 교육 공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1년 내내 문을 여는 4ㆍ16민주시민교육원은 기억교실과 같은 문화 사업 외에도 안전 사회를 만들기 위한 청소년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전 원장은 경기교육공동체와 함께 참여와 실천이 공존하는 깨어 있는 시민 교육의 장이 되도록 만들겠다면서 세월호 선체 보존, 국민해양안전관 내 세월호 추모시설, 광화문 기억관, 팽목항 추모공간, 단원고 추모조형물 등을 모두 연계해 교육 자료 등으로 활용하는 플랫폼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연우 기자

[꿈꾸는 경기교육] 교사들 연구활동 학습공동체 '道교육연구회'

경기도물리학교육연구회(회장 김진양ㆍ광주중앙고)는 중고등학교 물리학을 가르치는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다양한 과학수업과 새로운 평가 방법 등을 탐구하고 개발하는 연구 모임이다. 경기도물리학교육연구회(연구회)는 2020학년도 경기도교육청 우수연구회로 선정되었다. 2021학년도에는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에 따른 기반조성을 위한 물리학 교육 방법 모색, 학생의 성장과 잠재력을 이끄는 책임교육 실현, 학생이 주도적으로 삶(배움)의 역량을 기를 수 있는 과학교육 지원 등을 목표로 운영할 계획이다. 연구회는 중고등학교 물리학 교사를 대상으로 매년 도교육청 공모 연수를 마련해 직무연수를 실시하고 있다. 특히 과학 교사에게 필요한 배움 중심 수업의 사례 발표, 새로운 실험탐구 연수, 성장 중심 평가 방법의 모색 등을 통해 과학 교사의 전문성 향상과 현장 중심 교육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작년에는 코로나 19로 인한 블랜디드 수업(온라인 수업+대면 수업)에 필요한 성장 중심 평가 자료를 개발하고 이를 도내 중고등학교에 보급하는데 앞장서 왔다. 초간단 실험으로 과학 도슨트 되기, 독서를 통한 생활 속 과학 찾기, 슬기로운 에너지 생활 등을 주제로 교사들이 학교 현장에서 직접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발해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성장 중심 평가란 기존의 결과 중심 수행평가가 아닌 학습자의 성장과 배움의 과정, 문제 해결 과정 등을 다양하게 평가하는 과정 중심의 평가 방법을 말한다. 2015년 개정 교육 과정에서 물리학은 생활 속에서 경험할 수 있는 물리현상을 중심으로 구성돼 과거의 물리라는 교과목에 비해 학생들이 더 친근하게 배우고 경험할 수 있는 주제들이 많이 등장했다. 예를 들어 무선 이어폰의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파동 단원에서 소개되는데 학생들은 실생활에 적용된 물리현상의 원리를 배우는 것에 호기심과 흥미를 갖고 학습할 수 있다. 물리학은 자연과학의 주요 교과목 중의 하나다. 또 고등학생들이 졸업 후 대학 진학 시 기계, 전자, 화공, 소프트웨어, 건축 등의 공학 계열에서 배우는 교양 필수 교과목이기도 하다. 물리학은 우리나라의 주력 산업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중화학공업과도 무관하지 않다. 연구회의 교사들은 이공계 진로를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더 나은 물리학 교육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무엇보다 그 연구 성과들을 경기도 내 과학 교사가 활용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에 보람과 긍지를 느끼고 있다. 정오남 경안고등학교 교사

[꿈꾸는 경기교육]세월호 7주기 4·16민주시민교육원 개원

아이들 웃음소리가 여전히 들려요. 단순히 공부만 하던 게 아니라 친구들, 가족들과 미래를 준비하던 교실이었는데 세월호 참사 7주기를 앞둔 지난 12일 안산시 단원구에 4ㆍ16민주시민교육원이 문을 열었다. 쏟아지는 빗속에서 노란색 끈으로 머리를 묶은 채 기억관 2학년 교실을 방문한 익명의 유가족은 항상 희망찬 공간이 되길 바란다며 밝은 마음으로 남아야 영원히 밝게 기억할 수 있다. 앞으로 아이가 보고 싶을 때마다 자주 찾아올 수 있어 마음이 한결 가볍다고 전했다. 4ㆍ16민주시민교육원(이하 4ㆍ16교육원)은 옛 안산교육지원청을 리모델링해 각각 4층의 기억관, 미래희망관 2동으로 세워졌다. 부지 4천840㎡, 연면적 7천18㎡ 규모다. 기억관에는 단원고 4ㆍ16기억교실을 옮긴 기억교실과 영상실, 기록실 등이 마련됐다. 미래희망관에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각종 안전 교육을 진행할 수 있는 7개의 교육실이 운영된다. 경기도교육청 직속기관인 4ㆍ16교육원에는 2014년 4월16일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갔다 돌아오지 못한 단원고 학생 250명과 교사 11명의 추억과 이야기가 담겨 있다. 교실 칠판과 문, 창틀, 책걸상과 방석까지 기억교실과 기억교무실이 그대로 재현된 상태다. 4ㆍ16안전교육시설(가칭) 건립 논의가 나온 지 5년 만에 완성된 공간이라 의미가 더욱 깊다. 4ㆍ16교육원 개원식 슬로건 역시 기억을 넘어 희망을 품다로 정해졌다. 4ㆍ16교육원이 경기도교육청과 경기도, 경기도의회,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등의 기나긴 고초 끝에 이뤄진 성과다 보니 이젠 이를 발판으로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보자는 의미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4ㆍ16교육원은 하나의 건물이 아닌 세월호의 슬픔과 아픔, 비극을 함께 담고 있는 공간이라며 이제는 우리가 더 아름다운 세상, 모든 이에게 행복과 기쁨을 주는 새로운 민주 사회를 만드는 공간으로 만들어가야 한다. 모두 함께 손잡고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를 변화시키는 희망을 담아가길 간절히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연우기자

[꿈꾸는 경기교육]부천중원초 ‘방과후 스포츠클럽 라인댄스부’ 문 활짝

부천중원초등학교(교장 정순옥)는 코로나19로 신체활동이 제한된 학생들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지키고 밝은 웃음을 되찾게 하는 방과후 스포츠클럽 라인댄스부를 운영한다고 15일 밝혔다. 라인댄스는 참가자들이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줄을 맞춰 추는 춤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에 알맞은 신체활동이다. 라인댄스부는 지난 달 17일부터 15명의 학생이 첫 활동을 시작해 한 달여가 지났다. 라인댄스라는 낯선 이름 때문에 처음에 머뭇거리던 학생들은 초급수준의 간단한 동작을 보며 잘 따라 하다가 엉덩이를 흔드는 동작에서는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지도교사의 도움으로 금방 익숙하게 해냈다. 매주 수요일 2시부터 3시까지 한 시간씩 4~6학년을 대상으로 30주 동안 진행하는 라인댄스부 지도는 권성집 교사가 맡았다. 권성집 교사는 새로 지은 체육관(해솔관)을 학생들이 즐겁게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매우 기쁘다면서 앞으로 해솔관에서 전교생을 대상으로 하는 라인댄스 수업을 추진해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순옥 교장은 우리 아이들의 안전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다 보니, 함께 모여서 할 수 있는 활동이나 다양한 신체활동을 못하게 되는 것이 마음 아팠다면서 우리 아이들의 건강도 지키고 웃음까지 지켜주는 라인댄스부를 운영하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장건기자

[꿈꾸는 경기교육] 마을서 부모로 사는 의미, 영화로 찾다

마을에서 부모로 산다는 의미는 무엇인가? 가평교육지원청(교육장 김화형)이 영화를 통해 마을에서 부모의 역할을 묻는 인문학의 밤을 운영한다. 가평교육지원청은 지난 7일 1939 시네마와 함께 하는 인문학의 밤 1강을 진행했다고 15일 밝혔다. 가평의 1939 시네마에서 문을 연 1강은 영화 지상의 별처럼 상영, 전성실 나눔연구소 대표의 인정하며 살고 계신가요? 제목의 강의 등으로 진행되었다. 인문학의 밤 1강은 코로나19 상황에도 학부모, 학생, 마을주민, 교직원 등이 참여해 자존감과 부모의 역할에 대해 함께 생각을 나누는 소중한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특히 4시간 30분 가량 이어진 긴 시간에도 끝까지 참여한 초ㆍ중등 학생들의 진지하고도 활발한 질의ㆍ답변은 행사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1939 시네마와 함께 하는 인문학의 밤은 4월 한 달 동안 매주 수요일 오후 3시부터 8시까지 총 4회 운영되며, 코로나19로 영화관 1관에서 거리두기를 통해 44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가평교육지원청 홈페이지 또는 전화로 문의하면 된다. 김화형 교육장은 가평역과 1939 시네마는 가평 주민들에게 문화를 경험하게 해주는 중요한 공간이라며 마을은 또 다른 학교이기에 교육에 대해 생각하는 소중한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했다. 장건기자

[꿈꾸는 경기교육] “벚꽃 보면 떠올라, 잊지 않겠습니다”

벚꽃을 볼 때마다 생각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경기도내 각급 학교 학생회가 세월호 참사 7주기 추모 행사를 잇달아 개최했다. 이천시 소재 효양고등학교(교장 전광표)는 지난 9일 학생회(회장 조의성) 주최로 세월호 참사 추모 행사를 열었다. 이날 추모 행사는 점심시간을 이용해 소운동장에 마련된 3개의 부스와 SNS 등 온ㆍ오프라인에서 동시에 진행되었다. 세월호 참사 추모 책갈피 만들기 부스에서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자신의 생각을 담은 문구를 적어 책갈피를 만든 다음 이를 나무에 묶어 생각을 통합하는 시간을 가졌다. 세월호 참사 추모 포스트잇 만들기 부스에서는 추모 글을 적은 학생들의 포스트잇을 모아 대형의 배와 노랑리본 모양을 만들고, 세월호 참사 추모 노랑리본 만들기 부스에서는 노랑리본 고리를 만들어 가방이나 자신의 물건에 붙이는 것으로 추모의 의미를 담았다. 학생회는 부스 운영과 함께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 SNS를 통해 세월호 참사 추모 온라인 손글씨 릴레이 활동도 펼쳤다. 추모 행사는 1학년이 참여했으며 오는 16일에는 2학년을 대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조의성 학생회장은 우리 학교는 7년간 매년 세월호 추모 행사를 진행해 오고 있다. 학생들에게 세월호 사건을 다시 한 번 각인 시키고 이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그저 하루만 추모하는 것이지만 세월호 희생자의 빼앗긴 꿈과 희생자의 부모님, 친구들, 그 주변인들은 평생 지우지 못 할 상처를 안고 살고 계신 것을 알아야 한다면서 우리가 두 번 다시 무고한 희생이 없도록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파주 한빛고등학교(교장 권대순)도 지난 7일부터 14일까지 세월호 참사 추모 행사 remember호를 개최했다. 학생회 문화체육부가 주관한 추모 행사는 학생들 자신의 SNS 계정 게시물, 또는 스토리에 한빛고 학생회 계정을 태그한 후에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손글씨나 컴퓨터 작업 글을 올리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학생회는 세월호 사건을 기억하자는 뜻에서 행사 명칭을 remember호로 했다. 신희(3학년) 문화체육부장은 2014년 4월15일에 있었던 안타까운 세월호 사건을 기억하고 함께 추모하는 시간을 갖기 위해 행사를 마련했다면서 코로나19 때문에 비록 온라인으로 진행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세월호 사건을 기억하고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박명호기자

[꿈꾸는 경기교육] 훈련도 실제처럼… 안전교육 눈에 띄네

수원다산중학교(교장 정인숙)의 특별한 안전 교육이 눈길을 끌고 있다. 학교 내 교육안전부가 별도 운영돼 학생들에게 탄탄한 안전 프로그램을 제공함은 물론이고, 교직원들도 자발적으로 남다른 교육 커리큘럼을 시행하고 있어 지역 내 호응이 크다. 2013년 설립한 수원다산중은 생명 존엄에 대한 인식과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는 만큼 해마다 학교에서 안전 관리 및 교육을 핵심 과제 중 하나로 꼽고 있다. 이 일환으로 교육안전부라는 부서를 만들고 각종 교육 활동을 펼치고 있다. 수원다산중의 안전교육 프로그램은 사전에 철저하게 준비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예컨대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전 학교에서 이뤄지던 대피 훈련의 경우 1천명에 이르는 학생들이 3분도 채 되기 전에 운동장으로 나올 만큼 체계적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시작되면서부터는 주로 영상을 통한 교육이 이뤄졌다. 수원다산중은 교육 효과와 집중도 등을 높이기 위해 실제 재난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정, 일부 교사와 학생들이 배우가 돼 상황을 연기하게 됐다. 이를 통해 △위기상황 대피 △응급 처치 △소화기와 소화전 사용 등을 안내하면서 시청하는 학생들이 간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영상 교육의 한계를 극복하게 했다. 이달 5일부터 9일까지 안전주간을 맞은 수원다산중은 수원소방서 이의119안전센터와 2021년 합동 소방훈련을 진행하기도 했다. 지난 7일 훈련에 참석한 이갑철 이의119안전센터장은 아주 모범적인 훈련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교내 안전 지도 역시 꼼꼼하게 시행된다. 교육안전부서장인 이일형 선생님을 필두로 학생들의 안전한 등하교, 교사들의 안전한 출퇴근 지도가 이뤄지고 있다. 또 코로나19 이전 전교생이 모여 실시했던 교내 특색 프로그램과 체육행사, 축제 등에서도 빈틈없는 교육으로 단 한 건의 안전사고 없이 즐겁고 유익한 프로그램을 꾸릴 수 있었다. 아울러 코로나19 상황인 현재에도 휴식 및 급식 시간, 학생들의 동선을 면밀하게 예측하고 다양한 안전 설비를 갖추는 등 만전을 기하고 있다. 정운용 수원다산중 교감은 우리 학교의 일사불란한 특별한 안전 교육에는 눈ㆍ비가 오고, 바람이 불어도 수호신처럼 우뚝 서 학교와 학생을 지켜주시는 교직원들이 중심에 있다. 특히 매번 주도면밀하고 효율적인 안전 교육을 설계해 모범을 주도하는 이일형 교육안전부서장님께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수원다산중은 학생들을 위한 일이라면 모든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으며 행복한 학교생활을 만들어주도록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연우기자

[꿈꾸는 경기교육]'듣보잡’ 정치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참 우여곡절도 많았던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가 끝났다. 양대 정당의 후보 모두 너무나 아쉬운 모습을 보여준 선거였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사망으로 인한 궐위에 의해 치뤄진 선거로, 국민의힘 오세훈 전 서울시장, 더불어민주당의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맛붙었다. 그러나 또 다시 정책 없는 선거가 돼버렸다. 필자는 더 좋은 논쟁을 위해서라면 군소 후보들에 주목하라고 말하고 싶다. 이번 선거는 네거티브 공방이 가득했다. 정책을 놓고 대결하고 논쟁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안철수 후보와 오세훈 후보의 단일화 과정에서도 서로의 정치적 논란에 대한 공방만이 오갔다. 이후 본선에서도 오세훈과 박영선은 서로 네거티브에 앞장섰다. 정작, 공약에서는 두 정당 모두 대동소이했다. 이번 선거에서 시장의 임기는 1년이다. 그러나 두 후보 모두 대선에 나올 법한 공약을 들고 나왔다. 1년이 임기인 시장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그런데도 저렇게 큰 규모의 공약들을 내세우는 이유는,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 발전보다는 차기 선거의 정치적 의미가 더 강하게 작용했다. 공약은 토론회에서만 서로 검증하고 넘어갈 뿐이었다. 바로 내년에 있을 20대 대선, 그리고 8대 지선을 위한 디딤돌의 의미가 더 강했다. 정권 심판론과 국정 안정론의 대결이었던 셈이다. 이번 선거에서 다뤘어야할 논쟁들은 수두룩했다. 하지만 두 후보 중 누구도 거대 정당의 역량에 맞는 공약을 제시하지 못했다. 통쾌한 진단과 처방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아무런 희망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다만, 두 후보가 아닌 좀 다른 곳에 있었을 뿐이다. 이들보다 주목을 덜 받았지만 이번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 출마한 사람들이 있었다. 기본소득당 신지혜, 무소속 신지예(전 녹색당), 여성의당 김진아, 진보당 송명숙, 그리고 미래당 오태양이 그 주인공이다. 비록 후보 개개인의 지지율은 1%도 안될지 몰라도, 이제는 이들이 내미는 목소리에 우리가 집중해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정작 우리 사회가 답을 내놓아야 할 질문들을 선택한 것은 이들이었기 때문이다. 이들이 내세우는 공약의 주인공은 노동자, 여성 그리고 성소수자다. 이번 선거에서 주목받아야 했던 사람들 아닌가. 이 군소 후보들에 대한 인식은 좋지 않은 경우도 많다. 후보 개개인과 정당의 정치적 역량이 아직은 떨어지는 경우도 많다. 이들이 국가혁명당의 허경영 후보보다도 낮은 득표율을 기록한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제는 이런 새로운 어젠다들을 들고 출발하는 듣보잡(듣지도 보지도 못한 잡것) 정치야 말로 이제는 우리 정치의 동력이 돼야 하지 않을까 싶다. 낡은 보수 정치, 구태의연한 386, 586 진보 정치 모두 넘어야 하지 않겠는가. 앞으로 이들이 걸어가는 길을 주의깊게 지켜보자. 우리에게는 언제나 더 나은 논쟁을 할 권리가 있다. 김우종 고양국제고

[꿈꾸는 경기교육] 현재에도 ‘빅 브라더’가 우릴 지켜보고 있다면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를 읽어 본 사람은 알 수 있겠지만 똑같은 디스토피아 소설인『1984』는 이 『멋진 신세계』와 비교하면서 읽을 때 그 의미가 더 명확하게 다가온다. 『멋진 신세계』와『1984』는 전체주의적 시스템으로 시민들을 감시, 억압하는 것이 공통점이다. 그러나『멋진 신세계』에서는 그러한 시스템을 감추기 위해 사람들을 쾌락으로 눈을 가리지만『1984』에서는 전쟁이라는 증오, 분노, 상호 감시를 통해 사람들의 눈을 가린다. 우린 이 책을 읽으면서 현재 우리에게도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어떨지를 잘 생각해 보고 속속들이에 숨겨져 있는 상징들을 잘 생각해 보면 여러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나라면 이러한 사회에 반감을 갖고 저항할 것인가 현실에 순응할 것인가를 상상해보면 훨씬 흥미 있고 실감 날 것이다. 이 책에 나오는 일상생활은 어떠할까? 다니는 어디에나 빅 브라더가 보고 있다는 포스터가 붙어있고 시끄럽게 동아시아와의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떠들어대고 나의 모든 행동과 표정까지 감시하는 텔레스크린, 아이들까지도 부모님을 감시하고 의심 행동을 했을 때 고발하는 행위가 팽배한 생활에서 나라면 벌써 숨이 턱턱 막히고 숨고 싶을 것 같다. 주인공인 윈스턴은 이런 생활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기 위해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물론 일기를 쓰는 것 자체가 위법 행위이기 때문에 그는 텔레스크린 몰래 일기를 쓰기 시작한다). 자기 생각을 정리하기 시작하면 옳고 그름을 구분할 수 있게 된다. 그는 이 시스템이 이상하게 돌아간다는 것을 느낀다. 사회에 복종하면 물론 편할 것이다. 윈스턴처럼 의심을 하고 잘못된 것을 알아채고 바로 고치려는 순간 정의롭지 않은 사회에서는 그 사람의 인생이 순탄치 않다. 모두가 빅 브라더를 칭송할 때 윈스턴은 전쟁의 보도와 식량 통계를 의심했다. 여기서 우리는 언론의 조작이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알 수 있다. 숫자로 된 통계로 식량 분배가 줄어들었지만 늘어났다고 보도하고 전쟁이라는 공동의 증오 대상을 설정해 사회 시스템의 의심의 뿌리를 잘라냈다. 사회의 모순을 다루는데 또 다른 모순된 생각을 하여 자기 생각을 지배하는 것이 바로 이중사고다. 만일 당이 강요하는 거짓말을 사람들이 믿는다면 그 거짓말은 역사가 되고, 진실이 되는 것이다. 과거를 지배하는 자는 미래를 지배하고 현재를 지배하는 자는 과거를 지배한다 이것이 당의 표어였다. 과거는 본질적으로 바뀐 적은 없지만 그들의 통계학적 거짓말을 통해 언제든 바뀔 수 있었다. 그게 진실이든 아니든 사람들은 끊임없이 자신의 기억을 억눌러 이기는 것밖에 다른 길이 없었다. 사람들은 이것을 현실 제어 또는 이중사고라고 했다. 그리고 사람들은 이 모순된 사회 속에서 이 위험한 사고 덕에 평화부는 전쟁을, 진리부는 거짓말을, 애정부는 고문을, 풍요부는 굶주림의 문제를 관장하고 있었지만, 사람들은 이를 이중사고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얼마나 위험하고 비인간적이고 자유를 억압하는 사회인가? 당이 2 더하기 2가 5라고 한다면 2 더하기 2는 4라고 말한 사람은 사회의 악이 된다. 나라면 이러한 사회의 부당성을 보고 저항하고 싶은 마음은 있겠지만 하루하루가 지나면서 반항하는 사람들이 없어지는 것을 본다면 감히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현실에 무기력하게 순응할 것 같다. 이 사회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이성적인 사고가 불가능하고 자아 정체성이 없게 되는 것 같다. 그 누가 용기를 가지고 빅브라더에 저항할 수 있겠는가? 서로가 서로를 감시하는 사회에서는 그것이 거의 불가능할 것 같다. 나는 이 책을 읽을 때 일반적인 해석인 전체주의 국가의 비인간성을 나타낸다거나 스탈린을 풍자했다는 해석보다는 현재에 초점이 맞춰진 생각이 들었다. 미디어와 우리 사이의 간격이 좁아질수록 프라이버시의 벽은 좁아지고 넓게 퍼진 네트워크의 그물망이 촘촘하게 우리를 지배하고 있다. 아마 이 사회가 개인의 사생활이 지켜지지 않게 발전을 한다면 이 책에 나오는 텔레스크린과 같은 역할을 할 것이다. 현재에도 빅 브라더는 내재하고 있다. 의구심 없이 받아들이는 것은 이 책에 나와 있는 체제를 가동하는 것이고 항상 지금의 세계에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끊임없이 나 스스로 던져야겠다. 남궁지윤장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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