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칼럼] 독립운동 의미와 가치 전달, 우리의 몫

2019 경기학생 동북아 평화역사 유적지 탐방단의 경기학생대표 33명 가운데 일원으로 지난 9일부터 13일까지 연길, 훈춘 등 간도 지역을 방문했다. 글을 쓰기 위해 탐방 자료집을 살펴보니 탐방단의 명칭이 눈에 들어온다. 바로 100년을 거슬러 간도에서 다시 읽는 독립선언서 탐방단. 100년을 거슬러 올라간 이 땅에선 독립을 선었했었다. 독립을 선언하고, 만세를 외치고, 임시정부를 수립하고. 많은 사람들이 이 사실을 알고 있고, 왜 했는지, 어떻게 했는지도 알고 있을 것이다. 독립을 위해, 모두가 함께, 평화로운 방법으로 했다는 것을. 이런 점을 들어 사람들은 100년 전의 일들을 기억한다고 한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들 중 31운동을 기억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나는 31운동을 직접 경험하지 않았다. 배웠기에 알 뿐이지. 100년이 지난 일을 경험했고 기억하는 이가 얼마나 남아있을까. 즉 우리가 31운동을 배운다는 것은 31운동이 기억을 넘어 그 의미와 가치를 기념하는 단계에 와 있다는 것이다. 이번 탐방에서 마주친 여러 유적지들 또한 마찬가지다. 우리는 그곳에서 일어난 일들을 경험하지 못했다. 수없이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 그곳을 찾아 배우고 기념하는 것이고 그것이 이번 탐방의 목적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번 탐방을 떠나며 궁금했던 것이 우리가 갈 유적지들은 지금 어떻게 기념되고 있는가 하는 것이었는데, 어떤 유적지는 지사들을 반일의사로 기념하고, 어떤 곳은 유적지인지도 모르게 방치돼 있었다. 안타까운 일이었다. 그들이 남긴 의미와 가치는 그저 반일이거나 아예 잊혀질만한 것들이었나. 다시 생각을 정리해 보았다. 그들은 잊혀지거나 그저 반일의사가 되어 유적지에 남아 있다. 하지만 따져보면 큰 일도 아니다. 괜찮다. 나는, 우리는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일본을 미워한 것이 아닌 평화를 사랑한 사람들이었다는 것을, 그들이 남긴 의미와 가치는 역사의 인과관계를 타고 우리에게까지 전해졌다는 것을. 결국 어떻게 기념할 것인가는 우리의 몫이다. 이것이 바로 내가 이번 탐방을 통해 배운 것이다. 문성웅 안산 성안고 3학년

“100년 전 그날처럼 독립선언서 낭독… 보물같은 시간” 2019 경기학생 동북아 평화역사 유적지 탐방

우리는 오늘 조선이 독립한 나라이며, 조선인이 이 나라의 주인임을 선언한다. 나라의 독립을 위해 모두가 뛰어든 31운동의 시발점이 된 독립선언문. 31운동 100주년의 해이자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은 4월 11일. 경기도 학생대표 33인은 이날 중국 길림성 용정시에 위치한 명동학교 옛터 기념관에 마련된 작은 교실에 모여 중국에 오기 전부터 준비해온 독립선언문 첫 구절을 낭독했다. 이들은 경기도교육청 2019 경기학생 동북아 평화역사 유적지 탐방단의 일원으로 민족 독립운동의 모태이자, 교육운동 중심지인 간도 지역을 탐방하면서 독립운동을 펼친 애국지사들의 헌신과 숭고한 희생정신을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 엄마는 일본인 나를 알아갈 수 있는 기회 2019년 4월 9일, 나는 중국 간도에 갔다. 지난 9일부터 13일까지 경기학생 대표 33명과 인솔자로 구성된 경기도교육청 2019 경기학생 동북아 평화역사 유적지 탐방단이 연길, 훈춘 등 간도지역을 방문했다. 탐방단은 9일 청산리 전적지를 시작으로 백두산 등반, 해란강, 일송정, 봉오동 전적지, 명동학교, 명동교회 등을 찾아갔다. 처음에는 불안하고 걱정이 많이 됐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기대되고 설레기도 했다. 왜냐하면 이 여행을 통해 나를 알아갈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나의 어머니는 일본분이시다. 그래서 오래 전부터 일제강점기에 대한 이야기가 들으면 자연스레 외면하게 되는 것이 먼저였다. 마음이 불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학교 2학년쯤부터 어머니 손을 잡고 관련 강의를 직접 듣고 관련 장소를 찾아가면서 나는 그것들을 조금씩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지금 내가 무슨 생각을 가지고 있고 내가 아직도 그런 것에 불편해 하고 있는지 알고 싶었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가하게 된 것도 그게 가장 큰 이유였다. 그렇게 나는 4박5일의 일정을 보내게 됐다. ■ 간도에서 독립선언서 낭독 설레고 기뻐 4박5일의 긴 듯 짧았던 시간 동안 여러가지 장소를 가고 보고 들으며 공부했다. 첫째날의 청산리 전적지, 둘째날의 백두산, 셋째날의 명동촌, 넷째날의 두만강변 등 어느 것하나 불만스러웠던 것 없이 재미있고 의미있는 활동이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독립선언서 필사를 하는 활동이 나에게 있어서 제일 인상적이던 활동이었다. 이곳에 오기 전에도 독립선언서를 필사하라는 사전과제가 있었지만 그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와닿는 의미도, 드는 생각의 깊이도 달랐다. 그 100년 전 그날과 같이 일본에 발각되지 않기 위해서 창문을 모두 막고 단 하나의 빛이라도 새어나가지 않도록 꽁꽁 숨어서 숨죽여 썼던 그 독립선언서를 나를 포함한 33명의 학생들이 그날처럼 한 자, 한 자 써내려갔다. 정말 이루 말할 수 없는 감동이 밀려왔다. 지금까지 참아왔던 울분을 토해낼 생각에 너무나도 설레이고 기뻐 환희에 겨워서 한 자를 쓰는 데도 떨며 썼을 그날의 33인이 머릿속에 그려지는 듯 했다. 그들과 정말 똑같은 심정을 느낄 수는 없었지만 그것과 가까운 심정을 껴안으며 한 자, 한 자 심혈을 기울여 쓸 수 있었다. 그때에 나는 이 자리에 내가 있을 수 있다는 것에 너무나도 감사했다. 어머니께서 일본인인 나에게 있어서는 그 자리에 있다는 것에서 느껴지는 의미가 달랐다. 이 활동 덕에 나를 알아가고 싶다는 나의 바람에 조금이라도 가까워질 수 있었다. ■ 평생 잊지 못할 시간 4박 5일의 일정이 끝난 지금 나는 정말 많은 것들을 얻었다. 나를 알아가고 싶다는 나의 본래의 목적뿐만이 아니라 내가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좋은 것들을 얻을 수 있었다. 역사에 대한 인식이 바뀐 것이다. 김약연 선생님의 증손자이신 김재홍 선생님의 여러 가지 역사 강의를 들으며 깨달았다. 역사는 이어져 있는 거구나하고 말이다. 여기에서의 사건이 나중에 그 사건으로 이어지고 그 사건 이후의 일들이 크게든 작게든 저기서도 이어지고 연결되어 있었구나 하고 깨달았다. 이전까지는 그런 것들을 느끼지 못했고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직접 그 장소로 가보고 그 설명을 듣다 보니 자연스레 이해가 되고 연결이 되면서 신기했다. 앞으로 역사를 배울 때에 이번 활동을 통한 배움을 바탕으로 공부를 하고 싶다. 또한 이를 기회로 나 자신을 내면적으로 성장시키고 싶다. 이번 간도에서의 100년을 거슬러 다시 읽는 독립선언 탐방단 33명 중 김유진으로 있었던 시간은 평생 잊지 못할 보물같은 시간이었다. 김유진 남양주 별내고 1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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