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부패국민연대 낙선운동 동참의사 밝혀

흥사단, 한국YMCA 등 890여개 사회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반부패국민연대(회장 김성수 성공회주교)는 19일 오는 4·13 총선에서 병무비리 연루 의혹이 있는 정치인이 출마할 경우 해당자의 병적및 진료기록, 뇌물수수 혐의 등을 공개하고 낙천 및 낙선운동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반부패연대의 이같은 방침은 최근 시민단체들이 공천감시및 낙선운동을 본격화하고 있는 것과 맞물려 정치권에 또 한차례 파장을 일으킬 전망이다. 반부패연대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연지동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직계 존·비속의 병무비리 의혹이 있는 현역 의원 21명을 포함, 사회지도층인사 2백여명의 명단과 금품수수 내역 등에 대한 제보 자료를 입수했다”며 “이중 정치인들이 이번 총선에서 공천을 받을 경우 명단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제보자료에는 A4 용지 1백여장 분량으로 병무비리 의혹이 있는 ▲현역의원 21명 ▲재벌총수 11명 ▲연예인 22명 등을 비롯해 군장성,학계 및 체육계 인사 등의 명단과 구체적인 뇌물수수 혐의 등이 적혀 있으며 ‘신뢰할 만한’ 내부 고발자로부터 18일 넘겨받았다고 반부패연대측은 밝혔다. 반부패연대는 우선 이 제보자료의 관련 내용을 각 정당에 보내 공천과정에서 해당자에 대한 공천 배제를 촉구한 뒤 그래도 공천을 받을 경우 인터넷 홈페이지(ti@.or.kr)를 통해 명단을 공개하고 ‘낙선운동’을 벌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토지공사 출판단지 특혜의혹 해지안한다

<속보>고양시가 요진산업의 백석동 출판단지 용도변경 신청과 관련, 특혜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토지공사가 계약당시 지정용도외 사용시 매매계약을 해지키로 하는 조건까지 달았다가 입장을 바꿔 해지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혀 배경에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토지공사 서울지사 일산사업단 관계자는 19일 매각 토지 가운데 환매한 사례가 없고 법적 책임소재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해지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98년 12월 요진에 출판단지를 매각하기 전에 다각적인 방법으로 여러 업체에 매각을 추진했으나 실패했다면서 앞으로도 지정용도대로 사용할 업체가 다시 나타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토지공사는 요진과 출판단지에 대한 매매계약을 체결할 당시 지정용도(출판관련 유통업무시설 용지)대로 사용하지 않거나 다른 목적으로 사용할 경우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조건을 달았었다. 또 지난해 6월 고양시와 토지이용계획 변경과 관련한 협의를 할 때도 “요진은 출판단지에 대한 토지이용계획변경 신청 자격이 없으며 지정 목적과 다르게 사용한다면 계약을 해지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었다. 이와관련, 일부 시의원 및 시민단체들은“고양시와 토지공사가 갑자기 입장을 바꾼 이유를 모르겠다”고 의문을 제기하며 “토지공사가 매각에 급급, 출판단지를 아파트건설업체에 분양한 자체가 잘못한 일”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토지공사는 출판단지를 경쟁입찰방식으로 매각했으나 요진이 단독 응찰해 사실상 수의계약과 다름없었으며 중앙감정평가법인이 22%의 지가하락율에 감가요인(용도제한 12%)를 더해 35% 할인된 가격에 매각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고양=한상봉기자 sbhan@kgib.co.kr

결손가정이 빚은 13세 소녀의 충격 윤락일기

“일을 하게 해주세요.” 지난 13일 밤 10시께 파주시 법원읍 연풍리 속칭 용주골. 경찰의 윤락가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탓에 을씨년스런 분위기가 감돌고 있는 가운데 앳된 얼굴의 조모양(15)이 한 업소를 찾아와 포주 김모씨(48)에게 일자리를 달라고 애원했다. 김양은 누가봐도 한눈에 미성년자임을 알 수 있는 얼굴 생김새였지만 머리에 물을 들이고 옷을 차려입은 매무새는 성인티를 풍기기에 충분했다. 주인 김씨는 그러나 꺼리낌없이 조양을 고용했다. 예쁘게 치장한뒤 잠시 쉬던중 손님을 맞으라는 주인의 말이 떨어졌다. 구석진 쪽방의 문을 밀고 들어서자 술에 취한 40대중반의 아저씨가 기대섞인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몇마디 주고받자 마자 이 남자의 짐승같은 행위가 이어졌다. 잠시후 옷을 주섬주섬 챙겨 입은 이 남자는 5만원을 건네준뒤 황급히 자리를 떴다. 잠시 쉴 참이면 또다시 손님이 들어왔다. 연이어 4명의 남자를 맞다보니 몸이 녹초가 됐다. 그러던중 새벽4시께 갑자기 경찰이 들이닥쳤다. 줄행랑 칠 작정이었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수시간에 걸친 조양의 윤락생활은 이렇게 막을 내렸다. 경찰조사결과 조양은 어디한곳 의지할데 없는 결손가정을 견디다못해 뛰쳐나갈 수 밖에 없었고 오갈데 없는 어린 천사는 ‘악의 수렁’에 빠지고 말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93년 가정불화로 부모가 이혼한뒤 계모밑에서 자라면서 아버지의 폭력에 시달렸다. 게다가 계모의 눈치때문에 더이상 집안에 정을 붙일 수 없었다. 그래서 초등학교를 졸업하자 마자 집을 뛰쳐 나왔다. 친구집을 전전하면서 한푼이 아쉬웠던 조양은 이후 생활정보지에 난 광고를 보고 서울 영등포, 청량리 일대 단란주점을 찾아가 술시중을 들기 시작했다. 이때 나이가 13살이었다. 손님이 원할 경우 외박까지 나갔다. 이렇게 해서 모은 돈은 모두 유흥비로 탕진했다. 이 과정에서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접대부생활을 그만둘 수 없어 윤락가를 노크했던 것이다. 조양은 이날 부모에게 인계됐다. 한 경찰관은 “조양의 경우는 가정의 소중함을 새삼 일깨워준 사례”라며 “경찰이 요란스럽게 단속을 벌이는데 일을 하겠다고 찾아나선 이 소녀를 고용한 포주의 모습에서 단속불감증에 걸린 현 세태를 보는 것 같다”며 씁쓸해 했다. /신동협기자 dhshin@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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