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월드 "신인 가수 음악 들어보세요"

(연합뉴스) 싸이월드(www.cyworld.com)는 신인가수 50팀의 음악을 소개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신인 가수 인터뷰 특집 페이지를 오픈하는 등 신인 가수들을 위한 홍보의 장을 마련했다고 23일 밝혔다. 오는 5월 6일까지 열리는 이번 행사는 신인가수의 노래를 싸이월드의 배경음악으로 친구에게 선물하면 자신도 노래를 선물 받을 수 있는 `1+1' 이벤트 형태로 진행된다. 싸이월드는 전문가들의 추천을 받아 참여 가수들의 음악장르를 팝, 가요, 트로트, 재즈, 팝페라에 이르기까지 다양화했으며, 대중과 만나기 어려운 언더그라운드 음악들도 온라인 공간에서 관객과 만날 수 있도록 했다. 인터뷰 특별 페이지에는 `루싸이트 토끼'(곡명: 꿈에선 놀아줘), `써니힐'(곡명: 통화연결음), 김대현(곡명: 뒤늦은 후회) 등 숨은 실력파 한국 뮤지션과 미국의 `콜비 캐일럿'(곡명: Bubbly) 등 9팀의 간단한 프로필과 미니홈피를 구경할 수 있다. 싸이월드 음악팀 관계자는 "같은 신인이라도 메이저 기획사에 속한 가수들은 홍보가 잘 되어 매출이 좋은 반면, 자금력이 약한 기획사는 홍보할 수 있는 채널이 부족해 마케팅 측면에서 많은 소외를 당하고 있다"며 "이번 기획은 기회가 적었던 신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동시에 회원들에게는 다양한 곡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나라레코드, 장기불황 딛고 새 매장 오픈

(연합뉴스) 드렁큰 타이거, 에픽하이 등 많은 가수들이 학창 시절 좋아하던 뮤지션의 새 음반을 손꼽아 기다리며 음반 매장을 서성이던 추억을 얘기한다. MP3와 인터넷 등 매체의 이전과 함께 디지털 음악시장으로 전환되면서 CD 무용론이 확산됐고 결국 전국의 음반 매장은 차례로 문을 닫았다. 10년 전만 해도 전국 1만 개에 육박했던 레코드점은 이제 300여 개(편의점 제외)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서 신나라레코드가 서울 강남역 지하상가 5번 출구에 매장을 추가로 오픈했다. 현재 신나라레코드의 매장은 서울의 센트럴시티, 용산 전자랜드, 용산 아이파크점을 비롯해 경기도 일산, 인천, 대구, 대전 등지에 남아 있다. 신나라레코드 관계자는 "무분별한 불법 음원이 확산되며 음반시장은 오랜 불황에 접어들었다"며 "사실상 대형 할인마트나 서점이 아니면 음반을 구입하기가 힘들 정도다. 음악을 사랑하는 팬들이 있기에 불황을 딛고 일어설 수 있었다고 판단, 업계의 흐름에 역행해 새 매장 오픈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기념해 음악인생 50주년을 맞아 마지막 정규 음반을 발표한 가수 패티 김(본명 김혜자ㆍ70)이 23일 오후 7시 데뷔 이래 처음 팬 사인회를 개최한다. 이번 50주년 기념 음반에는 하광훈이 작사ㆍ작곡한 '그대 내 친구여'와 양인자 작사ㆍ김희갑 작곡의 '나의 노래' 등 10년 만에 선보이는 두 곡의 신곡이 담겨있다. 패티 김 측은 "50주년 기념 음반은 침체된 대중음악사에 다시금 활력을 불러일으켜 현실을 타개하는 데 새로운 힘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패티 김 씨의 마음"이라며 "대한가수협회 명예회장인 패티 김 씨는 과거의 잘못된 관행으로 문제되고 있는 해적 음반을 비롯해 불법 음원 퇴치를 위해 힘을 보탤 것"이라고 밝혔다.

'무한도전 PD "익숙하고 좋은 곡이라 썼다"

(연합뉴스) 가요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을 개사해 방송에 내보낸 것과 관련해 작곡가 박인호(본명 박문영ㆍ54) 씨로부터 피소된 MBC TV '무한도전'의 김태호 PD가 잘못을 인정하고 해명했다. 김 PD는 22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저작권자에게 미리 알리지 않고 노래를 개사해 사용한 것에 대해 사과하고 잘못을 인정한다"면서 "그동안 TV에서 많이 방송된 노래여서 익숙했고, 개인적으로도 좋아하는 노래라 방송에 썼다"고 말했다. 김 PD는 "관련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대개 방송사는 한국음악저작권협회와 연간 계약을 맺고 이 협회에 신탁된 노래를 사용하는데 '…위인들'도 이에 해당하는 노래로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한도전'이 개사했던 또 다른 노래 '하나마나송'처럼 원곡을 사용해 수익이 발생하는 경우는 일일이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고 사용했는데 이번 경우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아 원작자와의 협의를 거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 '독도는 우리땅'의 작곡가 박 씨는 최근 '무한도전' 담당 PD와 방송사를 저작권 침해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고 22일 밝혔다. 그는 고소장에서 "무한도전' 제작진이 지난 12일 방송된 '무한도전' 100회 특집에서 내가 작사ㆍ작곡한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을 우스꽝스럽게 개사해 나의 지적재산권과 저작인격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에픽하이 "팬들이 창작의 자유를 허락했죠"

(연합뉴스) "스트레스를 받은 걸로 치면 정말…. 죽을 것 같았어요."(멤버들) "머리로 계산하지 않고 아무 생각 없이 만들었다"고 호언장담했건만 한곡 한곡 꼽아 설명하더니, 결국 창작으로 흠집난 속살에 미간을 찌푸린다. "5개월간 힙합듀오 TBNY의 얀키가 오픈한 녹음실에서 숙식했어요. 작업을 마치고 집에 갔더니 가스, 인터넷 모두 끊겼더라고요. 은행에 갈 시간이 없어 지금도 녹음실에 살아요. 빛도 안보고 밤새우며 작업해 속도 아마 썩었을 거예요."(타블로) 그럼에도 그룹 에픽하이의 5집 '피시스, 파트 원(Pieces, Part One)'은 음악을 만들며 살아갈 수 있다는 고마움을 되새김질하며 만든 음반이다. 4집은 팬들이 외면해도 상관없다는 생각에 무겁고 어둡고 칙칙한 사운드로 밀어붙였는데 큰 사랑을 받았고 덕택에 용기를 얻었다. 팬들이 창작 영역의 자유를 허락한 것이라고 고맙게 여겼다. "어떤 가수는 팬들로 인해 음악적 틀에 갇히는 경우가 있죠. 우리 팬들은 '얘네들 왜 이런 거 했어'란 생각을 안하는 것 같아요. 우린 뭘 해도 받아줄 것이란 막연한 자신감이 생긴 거죠."(타블로) 멤버 전원이 작사ㆍ작곡한 5집은 1년 넘게 틈틈이 쓴 작업물과 즉흥적인 충동이 빚어져 하이브리드도, 크로스오버도 아닌 신선한 감각물로 채워졌다. "철이 든 건지 모르겠지만, 우리를 돋보이게 할 음악이 아니라 듣는 사람의 편에서 좋은 가요를 담으려 했다"는 음반 수록곡은 차례로 '비(Be)'부터 '연필깎이'까지 타블로, '걸(Girl)'부터 '에이트 바이 에이트(Elght By Eight)'까지 디제이투컷, '데칼코마니(Decalcomanie)'는 미쓰라진이 작곡했다. 이중 타블로가 작곡하고, 피처링한 윤하를 위해 쓴 곡인 '우산'은 무척 감미로워 의외다. "우린 작업할 때 '대박'으로 즉흥적이에요. 피처링도 갑자기 떠오르는 가수에게 전화하고요."(디제이투컷) "눈 밟는 소리가 참 예쁘다는 생각에 아버지와의 추억을 담은 곡 '당신의 조각들'에 넣어 소원을 풀었죠. 그 곡의 아이 목소리는 제 조카(형의 아들)예요."(타블로) "이 생활을 하면서 거울을 자주 보게 됐죠. 저와 솔직한 얘기를 가장 많이 하는 상대죠. '거울 속 나'와 저는 같으면서 다르다는 내용의 곡 '데칼코마니'가 그렇게 태어났어요."(미쓰라진) 타이틀곡 '원(One)'은 당초 록으로 편곡했다. 이때 타블로는 두 가지 생각을 했다. '갑자기 록을 하기에는 내가 미흡하다' '내가 못하는 건지 랩과 록이 잘 안 묻는다'는 것. 일렉트로닉 스타일에 랩을 뿌렸고 후렴구에 기타 사운드로 무치자 정체불명의 매력을 띠게 됐다. "어떤 장르를 섞겠다고 의도하진 않았어요. 솔직히 우리도 장르를 잘 모르겠고요. 전화기 소리든 뭐든 곡에 어울리고 우리에게 꽂히면 닥치는 대로 넣었죠."(타블로) 강한 일렉트로닉 사운드가 꽉 채워진 것도 또 하나의 특징. 발맞춰 음반 재킷에도 마치 영화 '트랜스포머'에나 등장할 법한 변신 로보트가 자리했다. 쇳덩이가 모여 사이버 생명체가 태어나듯, 음반은 진실의 조각들로 응집됐음을 뜻한다. 에픽하이가 던지는 멜로디, 가사의 진실성에 대한 얘기로 이어졌다. "진실되지 않은 마음으로 가사를 쓴다면…. 미치지 않은 한 왜 지하실에 처박혀 가족도 안 만나고 연애도 안 하고, 몸도 썩어가면서 음악을 하겠어요. 치과 가본 지 2년, 병원 진료를 받은 것도 3년이 됐어요. 음반에 '낙화'라는 제 솔로곡이 있는데 '꿈을 좇으며 너무 많은 소중한 걸 잃어가는 건 아닐까'란 절박한 심정이 담긴 곡이죠."(타블로) 이런 작업이 반복되다보니 정규 음반이 짐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꾸준히 정규 음반을 내겠다고 다짐했건만 요즘엔 회의가 밀려오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의 음악을 아껴주는 이들을 위해 오히려 정규 음반을 안 내는 게 좋겠다'는 생각에서다. "음반을 만드느라 진을 빼지만 한두 곡 외에 나머지 곡은 다른 가수의 신곡이 나오면 묻혀버리고 말죠. 많은 사람들이 들어주길 바란다면, 오히려 서너 곡씩 담은 싱글 혹은 미니음반이 나을 것 같아요. 음악하기 힘든 현실 속에서 1990년대 제가 그랬듯, 대중이 마음으로 음악을 들어줬으면 합니다."(멤버들) 고집 센 멤버들끼리 음악적인 타협과 절충점을 찾는 방법도 5집을 통해 터득했다. 견해 차로 인한 충돌도 없었다. "사운드적인 측면, 음악 제작의 방법론적인 면에서 타블로와 전 달랐죠. 타블로는 목소리, 전 악기로 채우는 걸 좋아했어요. 그래서 편곡을 할 때 의견 차가 컸죠. 이번에는 '이거 괜찮네' '어 괜찮다'란 식으로 작업했어요."(디제이투컷) "1년간 인생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어요. 음악이 중요하긴 한데, 목숨 걸 정도로 중요할 때도 있지만 가사의 단어 하나에 목을 맬 필요가 없다는 거였죠. 오히려 즐거운 마음으로 작업하는 게 더 소중하다는 걸 깨달았어요."(타블로)

보첼리 "정명훈과의 공연 가장 기억에 남아"

(연합뉴스) 8년 만에 한국에서 공연을 펼치는 세계 정상의 팝페라 가수 안드레아 보첼리(Andrea Bocelliㆍ50)가 공연에 앞서 내한 소감을 밝혔다. 그는 21일 오전 11시 서울 광장동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음악은 내게 열정과 사랑을 의미한다"며 "8년 전 한국에서 지휘자 정명훈과 함께 공연한 경험은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중의 하나"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는 이번 공연을 후원하는 유니버설뮤직코리아 측이 2006년 음반 '아모레(Amore)의 플래티넘 음반(1만5천 장) 달성과 지난해 베스트 음반 '비베레(Vivere)'의 골드음반(8천 장) 달성을 축하하며 보첼리에게 기념패와 장구를 선물했다. 2000년 4월 수원국제음악제에서 정명훈ㆍ조수미와 함께 내한무대를 꾸민 후 꼬박 8년 만에 한국을 찾은 그는 22일 오후 8시30분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한국 관객을 만난다. 앞을 보지 못하는 어려움을 딛고 세계 최고의 팝페라 가수에 올라선 그는 클래식과 팝의 경계를 허물며 '타임 투 세이 굿바이(Time To Say Goodbye)' 등의 히트곡으로 사랑받고 있다. 1958년 이탈리아 투스카니에서 태어난 그는 이탈리아 산레모 가요제 우승을 계기로 이름을 알렸다. 파바로티가 개최한 '파바로티와 친구들' 무대에 출연해 지명도를 쌓아나갔으며 1997년 크로스오버 앨범 '로만차(Romanza)'를 발표해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1999년 팝음반 '꿈(Sogno)'으로 미국 빌보드차트 5위에 오르는 등 대중적인 성공도 거뒀으며 전 세계적으로 6천만 장의 음반 판매고를 기록 중이다. 이번에는 팝 가수 헤더 헤들리, 소프라노 마리아 루이지아 보르시, 바리톤 지안프랑코 몬트레소, 지휘자 마르셀로 로타 등과 함께 내한했으며 베르디 오페라 '나부코'의 '히브리 노예의 합창', 푸치니 '토스카'의 수록곡 '별은 빛나건만, 나폴리 민요 '오 솔레 미오' 등을 부를 예정이다. 이하 일문일답. --불편한 몸이 된 후에도 꾸준히 노래하는 힘의 원동력은. ▲내 힘의 원동력은 열정이다. 음악은 내게 열정과 사랑을 의미한다. 지금까지 음악이 아닌 다른 것을 한다는 것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많은 훌륭한 뮤지션과 함께 노래했다. ▲뮤지션과 함께 노래하는 것을 좋아한다. 음악은 다른 사람과 합해지기 위해 존재하기 때문이다. 80여 명의 오케스트라와 작업하는 때가 최상의 순간이라고 할 수 있다. 마음을 쏟아 노래하는 분과 함께 노래할 때 더욱 기쁘다. 공부하는 자세로 음악을 대하는 분들과의 작업을 좋아한다. 특히 2000년 내한 때 지휘자 정명훈과 일했던 경험은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중의 하나다. 당시 조수미와도 함께 공연했다. 정명훈과는 '세이크리드 아리아스(Sacred Arias)'를 함께 작업했다. 당시 사람들은 그 음반이 몇 장이나 팔리겠느냐며 비아냥거렸다. 하지만 정명훈은 내게 신뢰를 보냈고, 그 음반은 지금까지 무려 500만 장이 팔렸다. --이번 공연은 오페라의 아리아와 나폴리 민요로 주로 이뤄진다. ▲이탈리아 테너로서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아리아와 나폴리 가곡을 부르지 않을 수 없다. 지리적으로는 멀지만 문화적으로 가까운 이런 나라에서 그런 노래를 소개하게 돼 기쁘다. 공연에 온 관객은 행복감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아름다운 기억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올해 공연 계획은. ▲미국에서도 공연을 한다. 미국에서 돌아온 후 이탈리에서 비제의 '카르멘'을 공연한다. 또 새 음반 발매 계획도 있다. --오페라와 팝페라를 동시에 아우르고 있다. ▲유명한 카루소 등이 활동하던 시기에도 오페라 가수들은 대중적인 노래를 불렀다. 그분들의 뒤를 따르고 싶다. 젊은이에게 오페라를 전달하려면 대중적인 노래로 가까워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파바로티와의 에피소드가 있다면. ▲파바로티와는 첫 순간부터 친해졌다. 처음부터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그는 음악의 최정점에 도달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돌아가시기 직전까지 노래를 했다. 그런 점은 기술적인 면에 서도 그가 최고의 정점에 도달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페라를 고르는 기준은. ▲오페라를 시작한 것도 열정에서 비롯됐다. 오페라에 출연하기 위해서는 모든 마음을 다 바치고 공부도 많이 해야 한다. 내 목소리에 맞고 내가 사랑하는 오페라를 고르고 그런 오페라에 출연하려고 노력한다.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나. ▲음악을 한다는 것은 운동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성대도 하나의 근육이기 때문이다. 평소에 나는 식이요법을 하고 담배도 피우지 않는다. 다른 운동선수처럼 삶에서 중도를 지킨다. 또 음악가는 침묵을 존중해야 한다. 콘서트가 있는 날에는 침묵을 지켜서 목소리를 보호해야 한다.

<유럽, 대중음악계 블루오션으로 떠오르다>

(연합뉴스) 새 봄, 대중음악계 키워드는 '일렉트로닉'과 '리메이크'. 가요계 불황 속에서 쥬얼리의 '원 모어 타임(One More Time)'이 이른바 '대박 상품'으로 뜨면서 '유럽'이 두 요소를 아우르는 블루오션으로 떠올랐다. 유로댄스곡 '원 모어 타임'은 이탈리아 가수 인-그리드(In-Grid)의 2001년 히트곡을 리메이크했으며 다소 낯선 유럽 곡인 덕에 검증된 곡을 신곡처럼 발표해 큰 성공을 거뒀다. 국내에서 인지도가 낮았던 인-그리드는 자신의 노래가 한국에서 사랑받고 있다는 소식에 여름께 내한을 고려하고 있다. 왁스 역시 스웨덴 댄스팝 듀오 러키 투와이스(Lucky Twice)의 동명곡 '러키(Lucky)'를 디지털 싱글로 내고 활동을 재개했다. 이 곡은 2006년 발매 당시 스웨덴 차트 1위는 물론 더블 플래티넘을 기록하며 프랑스, 독일, 핀란드, 영국 등 유럽 전역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여성듀오 애즈 원도 이탈리아가 배출한 유명 댄스그룹 라디오라마(Radiorama)의 동명곡 'ABCD'를 리메이크했다. 이 노래는 1980~90년대 폭발적인 인기로 유로 댄스 열풍에 빠지게 한 대표곡이다. 한 음반제작사는 유럽 히트곡을 모아 새로이 편곡해 리메이크 음반으로 발표할 계획이다. 이처럼 음반제작자들은 앞다투어 유럽 음악시장에 눈맞춤을 하고 있다. 이미 발표된 히트곡 중 유럽 작곡가의 곡도 사실 다수. 보아,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등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들의 곡은 리메이크가 아니라 미발표 신곡. 보아의 '넘버 원(No.1)'은 노르웨이 작곡가 지기(Ziggy), 동방신기의 '더 웨이 유 아(The way U are)' 역시 노르웨이 작곡가 대니얼 팬드허(Daniel Pandher)와 로버트 주다스(Robert Zuddas)의 공동 작품. 슈퍼주니어의 '유(U)'는 스웨덴 작곡가 켄 잉베르센(Ken Ingwersen)과 케빈 심(Kevin Simm)이 함께 만든 노래다. SM엔터테인먼트는 매년 프랑스 칸에서 열리는 미뎀(Midem)국제음악박람회에 참여해 전 세계 각국의 좋은 곡들을 꾸준히 수집하고 있다. 유럽은 미국, 일본, 중국 등과 달리 생소한 시장이지만 한국인의 정서와 '코드'가 맞는 음악이 꽤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는 열악한 국내 시장 탓에 리메이크 선호 경향과 맞물리며 기폭제가 됐다. 일본 곡과 우리의 1980~90년대 노래를 리메이크하는 게 식상해진 데다, 단순하고 쉬운 멜로디의 노래를 찾다보니 유럽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것이다. 유럽 레이블을 국내에 소개하며 '원 모어 타임'의 국내 퍼블리싱 에이전트를 맡은 ㈜필뮤직의 퍼블리싱 담당 신희원 과장은 "스웨덴과 이탈리아의 노래가 한국 정서와 잘 맞는 것 같다. 영국은 록과 일렉트로닉이 대세지만 스웨덴에는 아바(ABBA) 같은 그룹도 있지 않나"라며 "'원 모어 타임'이 히트한 후 '인-그리드의 다른 곡은 없나' '유럽의 좋은 곡을 추천해달라'는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 국내 일렉트로니카 붐과도 연관이 있는데, 제작자들은 기승전결이 있는 곡이 아니라 주로 하나의 테마가 반복되는 곡을 찾는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 메이저 가수의 퍼블리싱은 소니 등 직배사들이 관리하지만 나머지 가수들은 현지 회사와 다이렉트로 일해야 하는 업무상의 번거로움은 있다"고 말한 뒤 "디지털 음악 시장으로 전환 중인 유럽은 한국을 모바일 음원 시장의 파이가 큰 나라로 인식해 우리의 온라인 시장에 관심이 크다"고 덧붙엿다.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의 음악산업팀장 출신인 WS엔터테인먼트의 안석준 부사장은 "유럽은 발라드보다 댄스 시장이 큰데,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검증된 곡을 대중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신곡처럼 발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이탈리아 가수가 이정현의 '와'를 불법 리메이크해 큰 인기를 모은 바 있는데 분명 공통된 정서가 있다"고 원인을 분석했다. 그러나 한 케이블 채널의 PD는 "유럽 곡을 소개하는 것이 다양성 측면에선 긍정적이지만, 창작보다 리메이크에 열을 올리는 기현상이 음악시장의 트렌드를 형성해 아쉽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