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 즐거움에 초점 맞춘 케니 지 공연>

(연합뉴스) '색소폰의 마술사' 케니 지(Kenny Gㆍ52)는 무대 위가 아닌 객석 가운데에서 등장했다. 무대 맞은편 객석 중간 부분에서 색소폰을 들고 불쑥 모습을 드러낸 그는 열렬히 환호하는 관객에게 손을 흔들고 인사를 하며 첫 곡 '홈(Home)'을 연주했다. 관객의 눈높이에 맞춰 즐거움을 주겠다고 작심한 듯 그는 두 번째 곡 '실루엣(Silhouette)' 때도 무대 위로 올라가지 않았다. 공연장 가운데 플로어로 내려온 그는 객석 의자 위에 올라선 후 관객에게 고르게 시선을 던지며 아름다운 연주를 이어갔다. 어렵고 딱딱한 음악보다는 쉽고 달콤한 멜로디로 대중에게 다가가고 있는 그의 음악 스타일이 제대로 반영된 듯한 무대였다. 29일 오후 8시10분부터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펼쳐진 그의 2년 만의 내한공연이다. 그는 아티스트로서 자신의 음악에 취하기보다 관객의 기분을 배려한 모습을 보였다. '실루엣' 후반부에서는 5분여 동안이나 계속해서 색소폰의 음을 이어가는 재미있는 '기술'을 선보여 박수를 받기도 했다. 케니 지는 "색소폰을 불면서 동시에 코로도 숨을 쉴 수 있다"면서 호흡 긴 연주의 '비밀'을 밝혔다. 그는 무려 45분47초 동안 색소폰의 음을 끊지 않고 부른 기록을 갖고 있다. 검은색 바지에 흰 셔츠차림으로 등장한 그는 은은한 와인빛 조명 아래에서 감미로운 연주를 이어갔다. '하바나(Havana)' '고잉 홈(Going Home)' '다잉 영(Dying Young)' 등의 히트곡을 전했다. 사실 이날 공연은 색소폰 위주의 공연이라 단조로워질 가능성이 있는 무대였다. 하지만 케니 지는 다양한 퍼포먼스와 유머를 도입해 웬만한 그룹 공연보다 더 많은 볼거리를 전했다. 밴드 멤버의 솔로 무대가 좋은 예였다. '하바나' 연주에 이어진 퍼커션 연주자의 솔로 무대에서는 서커스 기술을 방불케 하는 역동적인 동작이 눈길을 끌었고, 공연 후반부에 선보인 베이스 연주자와 건반 연주자의 솔로 무대도 객석의 분위기를 띄우기에 충분했다. 퍼커션 연주자와 케니 지가 펼친 주고받는 식의 즉흥 연주 대결도 인상적이었다. 한국에서 유독 인기가 높은 그는 그동안 갈고닦은 한국어 실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서툴지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사랑합니다" "이제 여러분에게 다음 곡 '하바나'를 연주해드립니다" "이제 영어로 말할게요" "공연 후 앨범 사인을 해 드리겠습니다" 등의 코멘트를 메모를 보지 않은 채 직접 한국어로 말했다. 모든 문장을 말할 때마다 골똘히 생각을 한 후 단어를 이어가는 노력을 드러냈다. 신작 '리듬 & 로맨스(Rhythm & Romance)' 삽입곡인 '리듬 & 로맨스' '베사메 무초(Besame Mucho)' 등 4곡을 연주한 후 공연은 절정으로 달려갔다. '왓 어 원더풀 월드(What A Wonderful World)'에 이은 '더 워크(The Walk)'로 정규 공연의 막이 내렸다. 앙코르 요청을 받고 무대에 오른 그는 아리랑의 테마를 잠시 연주한 후 '카덴차(Cadenza)'로 숨을 골랐다. 이어 히트곡 '송 버드(Songbird)'와 팝송 '마이 하트 윌 고 온(My Heart Will Go On)'에서 은은하고 부드러운 음색을 선보이며 대미를 장식했다.

<동방신기는 에이벡스의 간판 스타>

(도쿄=연합뉴스) 2001년 시작해 지금은 대표적인 여름 음악축제로 자리잡은 일본 최대기획사 에이벡스(Avex) 소속 가수들의 합동콘서트 '에이-네이션(A-nation) 08'의 윤곽이 서서히 잡혀가고 있다. 지난해 일본의 5대 도시를 돌며 총 7회에 걸쳐 뜨거운 소리의 향연을 펼친 '에이-네이션 07'의 모든 무대에 오른 동방신기는 올해도 에이벡스를 대표하는 얼굴로 7월 26일 에히메현 닌지니아스타디움을 시작으로 미야자키현, 이시카와현, 아이치현, 오사카, 도쿄를 도는 총 8회 공연을 소속 가수 가운데 유일하게 모두 소화하게 됐다. 올해 초 발표한 16번째 싱글 '퍼플 라인(Purple Line)'에 이어 23일 선보인 22번째 싱글 '뷰티풀 유/천년연가(beautiful you/千年戀歌)'도 발매 당일 오리콘 데일리 1위에 이어 위클리 차트의 정상을 차지하는 등 승승장구하는 동방신기의 높은 위상을 반영한 결과. 동방신기는 아사히TV의 간판 음악프로그램 '온타마(音魂)'에 이례적으로 21일부터 25일까지 1주일간 출연해 최근의 인기몰이를 계속 이어갔으며, 다음달 2일에는 니혼TV의 인기 음악프로그램 '음악전사(音樂戰士) MUSIC FIGHTER'에도 출연해 음악과 함께 토크를 풀어놓을 예정이다. 잡지들도 속속 동방신기를 다룬 기사를 실어 J-POP으로 도전한 동방신기의 노력이 결실을 보기 시작했음을 입증했다. 25일 발매된 '오리콘 스타일'에 이어 음악전문잡지인 '비-패스(BACKSTAGE PASS)'도 6월호에서 동방신기의 끊임없는 도전을 소개할 예정이며, 남성 패션잡지인 '멘스 논노(MEN'S NON-NO)'도 동방신기를 조명했다. 28일 발매된 주간지 '여성자신'은 '동방신기 꿈의 원점'이라는 특집을 통해 영웅재중의 '두 명의 엄마에 대한 생각', 유노윤호의 '빈터가 댄스 연습장', 최강창민의 '성적 우수에 만능 스포츠맨, 장래의 꿈은 한의사' 등 서울과 광주, 공주 등 현지를 방문해 앨범 제작의 뒷얘기는 물론 학교 교사와 친구들을 통해 소년 시절의 멤버들 모습까지 자세히 소개했다. 현재 일본 8개 도시를 돌며 총 17회에 걸쳐 15만 명을 동원하는 아레나 투어 콘서트 '동방신기(東方神起) 3rd 라이브투어 2008-T'를 펼치고 있는 동방신기는 다음달 3일, 5일, 6일 사이타마 슈퍼아레나 최종 공연만을 남겨 놓고 있다.

<임신한 아내 "빨랫비누가 땡겨요">

(연합뉴스) 임신한 아내가 먹고 싶어하는 음식을 사기 위해 밤늦게 음식점을 전전하신 적이 있으신가요 하지만 아내가 가장 먹고 싶은 음식으로 비누나 치약을 찾는다면? 영국의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인 거글닷컴(gurgle.com)이 임신한 여성 2천231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분의 3(75%)은 임신중 뭐가 자꾸 먹고 싶은 경험을 했다고 답했다. 이는 50년(35%)전보다 무려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임신중 제일 '땡기는' 음식으로는 초콜릿이 꼽혔다. 이어 아이스크림, 단 음식, 매운 음식, 양파 피클, 열대 과일, 카레, 도넛, 마마이트(marmite), 땅콩 버터, 견과류 등이 뒤를 이었다. 또 땅콩버터를 넣은 피클, 참치와 바나나 등 어울리지 않는 음식들을 함께 먹고 싶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임신한 여성들이 먹고 싶은 충동을 느낀 음식 가운데 석탄, 비누, 치약, 스펀지 등도 포함돼 있었다고 BBC 인터넷판이 28일 보도했다. 응답자의 3분의 1은 임신중 특히 먹고 싶었던 것으로 얼음(22%), 석탄(17%), 치약(9%), 스펀지(8%), 진흙(7%), 분필(6%), 빨랫비누(5%), 성냥(3%), 고무(1%) 등을 꼽았다. 셰필드대학의 임신영양센터의 피오나 포드는 임신중 특정 음식이 땡기는 증상이 흔해진 것은 먹거리가 과거보다 더 풍족해져 여성들이 욕구를 충족하는 것이 쉬워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임신부들이 못먹는 물건을 먹고 싶어하는 것은 종종 맛보다는 향기나 질감과 관련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승철 "딸 등교길 운전해줄 땐 행복"

(연합뉴스) 이승철의 딸 자랑은 인터뷰 때마다 빠지지 않는다. 지난해 1월 홍콩 페닌슐라호텔에서 사업가 출신 박현정 씨와 결혼해 얻은 중학생 딸 얘기다. 최근 만난 이승철은 "딸이 미국에서 들어와 같이 산 지 6개월이 넘었는데 요새 많이 친해졌다"며 "처음에는 내가 거실에서 TV를 보면 방으로 들어가곤 했는데 요즘은 마음을 많이 열었다"고 기뻐했다. 이어 "오전 7시30분에 딸이 학교에 가는데 아침 식사 때 식탁에 꼭 함께 앉아 있어 준다"며 "비가 오면 내가 운전해서 차로 데려다주기도 한다. 난 이게 정말 행복하다. 이렇게 꾸준히 하다보니 딸도 아빠의 마음을 알아주는 것 같다"고 웃었다. 또 딸의 마음을 녹이는 비결로 "소녀시대 윤아가 뮤직비디오에 출연해줘 고마움에 지갑을 사면서 딸 것도 하나 사서 선물했다"고 말한 뒤 "딸은 패션 분야에 관심이 많다. 9살 때 만든 포트폴리오를 보면 내가 팔불출 같지만 정말 실력이 장난이 아니더라"고 자랑했다. 이제 그에게는 또 다른 자랑거리가 생긴다. 6월28일 아내가 출산을 앞둔 덕택이다. "장모님 친구들이 무밭에서 무를 캐는 태몽을 꾸셔서 아들인 줄 알았는데, 딸일 것 같아서 기대돼요. 전 아들보다 딸이 훨씬 좋거든요. 태어나는 아이가 제 DNA를 닮았으면 음악적인 감각도 있겠죠. 하지만 원하는 걸 시킬 겁니다." 이승철은 아내에 대한 애정도 과시했다. 5월23~24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평화의광장에서 '더 타임머신' 공연을 펼치는데 이 공연장은 아내가 고집하는 곳이라는 것. 그는 "아내가 야외공연장의 분위기를 무척 좋아한다"며 "이젠 공연장 관계자들과 친해진 아내가 직접 대관도 한다"고 대견해했다.

이승철 "녹음실ㆍ음향회사 기증하겠다"

(연합뉴스) 노래는 추억을 동반한다. 이승철의 공연에서 '희야' '비와 당신의 이야기'에 눈물 훔치는 30~40대 관객이 많은 이유도 그 때문이다. 그의 새 공연 브랜드는 '더 타임머신(The Time Machine)'. 그러나 과거가 아닌, 미래를 지향한다. 무빙 트러스(Moving Truss)를 이용해 미래적인 이미지를 만들고 히트곡을 일렉트로니카로 편곡해 디지털 사운드를 선보인다. 첫 공연은 5월10일 충남 천안 유관순열사기념관. 이어 5월23~24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평화의광장 무대에 오른 뒤 7월부터 뉴욕ㆍLAㆍ워싱턴ㆍ샌디에이고ㆍ하와이 등 미국 투어에 나선다. 이때 미국에서 녹음해 최근 음반 전속 계약을 한 CJ미디어를 통해 9~10월께 음반을 발매할 예정이다. 일본 매니지먼트는 배용준의 소속사인 BOF와 구두 계약을 한 상태다. 그는 국내에서 첫손에 꼽히는 보컬리스트답게 공연 얘기를 할 때면 음향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과시한다. 루이레코딩스튜디오(녹음실)에 이어 25억 원을 투자해 음향전문회사인 루이사운드를 설립한 것도 그 때문이다. 영화관이나 가정용 홈시어터에서 접한 고감도 음향시설인 '5.1 돌비 서라운드 시스템'을 이번에도 선보인다. "이 시스템으로 공연하기 위해선 음원을 모두 다시 녹음해야 하죠. 녹음 스튜디오와 음향회사가 없으면 엄청난 비용이 들어요. 녹음실과 음향회사를 만든 건 제 음악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인 것 같아요. 음악적인 욕심을 편안하게 낼 수 있는 이유죠." 향후 녹음실과 음향회사는 예술대학 엔지니어스쿨 등에 기증할 것이란 계획도 귀띔했다. 하나 남은 욕심이 있다면, 공연 전용극장을 갖는 것. 그는 "1천200석 규모의 공연장을 갖고 싶다"며 "10년 안에 미사리 인근에 한전아트센터 규모로 계획하고 있다. 서커스 '퀴담'의 내한 때 공연장이던 천막을 사고 싶었다. 공연장 대관이 너무 힘드니까, 고수부지에 천막 쳐놓고 공연하고 싶더라"고 말했다. 관객을 위한 서비스를 강화해 명품 공연을 만들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일종의 감동 마케팅이다. 시작 전 공연장을 찾으면 페스티벌처럼 느끼도록 물풍선 놀이, 솜사탕, 음료 등을 공연장에 마련하고 음료, 케이크 등이 구비된 VIP 관객용 라운지를 준비한다. 또 아이를 동반한 관객을 위한 유아방도 갖춘다. "서비스가 기본이 되는 공연 문화가 돼야 해요. 기본적인 것들이 갖춰질 때 관객은 더 크게 감동받거든요. 예를 들어 가수도 마찬가지죠. 국내 방송 환경은 정말 발전했는데 안 바뀐 것 딱 하나가 대기실이에요. 의자 두 개에 물병 하나, 너무 서글퍼요. 일본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죠." '되는 사람만 된다'는 빈부 격차가 큰 공연업계에서 그가 지속적으로 공연할 수 있는 원동력은 역시 관객. "제 공연은 95%가 처음 오거나 5~6년 만에 나들이한 분들이에요. 한편으로는 웃기는 얘기죠. 아직도 시장의 고객이 많다는 거니까요. 그럼에도 전 5%의 골수 팬을 위해 계속 콘셉트를 바꿔야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