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타 영화 흥행 보증수표 아니다

톰 크루즈와 같은 슈퍼스타를 출연시키는 것이 영화 흥행의 보증수표라는 할리우드의 믿음이 깨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28일(현지시간) 크루즈와 파라마운트픽처스의 결별에 대해 분석하면서 이른바 스타시스템을 만들어 낸 할리우드에서는 아직도 슈퍼스타가 흥행 보증수표라는 인식이 강하게 남아있지만 경제학자를 비롯한 학계에서는 이같은 영화사들의 믿음이 잘못된 것이란 견해를 힘을 얻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영화사들이 각 방면에서 아주 뛰어난 실력을 발휘하는 사람, 즉 슈퍼스타가 판을 독차지하는 결과가 나타난다는 '슈퍼스타 경제학' 등을 근거로 슈퍼스타를 영화 흥행 보증수표로 생각하고 있으나 적어도 영화계에서는 슈퍼스타 경제학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 최근 학계의 연구결과라는 것. 럿거스대학 경제학 교수는 에이브러햄 레이비드는 스타와 성공 사이에 통계적인 상호관계는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지난 1999년에 발표한 자신의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레이비드 교수는 1991년부터 1993년 사이에 개봉된 영화 근 200편의 흥행실적 등을 분석한 결과 영화의 성공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요소들을 고려할 때 스타의 출연 자체가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하버드대학 비즈니스스쿨의 애니타 엘버스 부교수도 슈퍼스타 캐스팅에 대한 발표가 해당 영화의 실적에 영향을 준다 해도 영화사 모기업의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다면서 이는 슈퍼스타의 출연이 영화사의 수익창출 능력에 아무런 영향도 주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스타 영화배우가 영화의 흥행 보증수표라는 생각은 일종의 망상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학계에서는 또한 슈퍼스타가 출연한 영화가 흥행에 성공했을 경우에 대해서도 이는 스타가 흥행에 성공할 만한 영화를 선택하고 영화사도 성공을 기대하는 영화에 스타를 출연시키기 때문이지 슈퍼스타의 출연 때문에 성공한 것은 아니라는 분석까지 내놓고 있다. 어바인 캘리포니아주립대 경제학 명예교수인 아서 드 바니는 "스타가 출연한 영화가 성공하는 것은 스타 때문이 아니라 스타가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영화를 출연작으로 선택하기 때문"이라면서 "스타를 만드는 것은 영화"라고 말했다. 팬들이 인기가수인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콘서트에 가는 것은 그가 나와서 노래하기 때문이지만 영화 매트릭스의 성공은 주연배우인 키아누 리브스 외에 많은 요소가 작용한 결과라는 것.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는 크루즈와 결별을 결정한 파라마운트픽처스의 모회사인 비아콤 섬너 레드스톤 회장이 미쳤다는 주장에 영화업계가 공감을 표시할 수 있겠지만 경제학자들은 크루즈에게 막대한 금액을 투자할 가치가 없다는 철저한 경제논리에 따른 정확한 결단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미야케 겐 주연 영화 한국서 첫 시사회

일본의 인기 그룹 V6의 멤버 미야케 겐(27)이 공포영화 '엄지손가락 찾기'의 첫 시사회가 열린 서울 압구정 CGV에 모습을 드러냈다. 일본보다도 앞선 '엄지손가락 찾기'의 국내 시사회는 미야케 겐의 한국 팬을 위한 자리. 국내 팬 250명이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28일 오후 6시 검정 정장 차림의 미야케 겐이 스크린 앞 무대에 오르자 시사회장이 떠나갈 듯 함성이 터졌다. 미야케 겐은 "그동안 한국에 5차례나 올 만큼 한국과 한국 영화에 관심이 많아 (내가 주연한) 영화 시사회를 한국에서 열고 싶었다"며 '엄지손가락 찾기'의 첫 시사회를 한국에서 연 이유를 밝혔다. 자신이 맡은 역할과 영화 촬영 중 에피소드를 소개한 뒤 한국 팬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 미야케 겐은 이날 무대에서 국내 배우 김규리와 짧은 만남을 가졌다. 역시 공포영화인 '여고괴담'에 출연한 인연으로 시사회에 초대된 김규리는 "(미리 영화를 봤는데) 미야케 겐의 내면 연기가 훌륭했다"며 "기회가 되면 같이 영화를 찍고 싶다"고 말했다. 김규리가 퇴장할 무렵 관객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V6의 히트곡 '사랑의 멜로디'를 부르며 미야케 겐에 대한 애정을 표하기도 했다. "이번 영화에서 주목할 점이 무엇인가"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미야케 겐은 한국말로 "반전에 반전이 있다"고 답할 만큼 한국에 대한 깊은 관심과 애정을 드러냈다. 퇴장할 때는 개그맨 박명수가 유행시킨 "생유 베리 감사"라는 인사말을 던져 웃음을 자아냈다. '엄지손가락 찾기'는 일본의 인기 호러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미야케 겐은 어두운 과거를 가진 주인공 다케시 역을 맡았다. 26일 일본에서 개봉하는 이 영화는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국가에서 상영되며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국내에서도 개봉될 예정이다. /연합뉴스

‘바다이야기’ 파문 속에 개봉할 도박영화 ‘타짜’… 포스터 공개

신선한 데뷔작 ‘범죄의 재구성’을 선보였던 최동훈 감독의 본격 도박 영화 ‘타짜’ 포스터가 공개됐다. 주인공 조승우를 전면에 내세운 ‘고니 포스터’와 조승우 김혜수 백윤식 유해진 등 주연배우가 모인 ‘단체 포스터’ 등 두가지 버전이다. ‘고니 포스터’의 고니는 주인공 조승우의 극중 이름. 승부사 고니의 강한 욕망과 승부욕을 표현하고 있다. 포스터 촬영을 따로 하지 않고 영화 스틸 컷을 갖다 썼다. 최동훈 감독은 “조승우는 내가 상상하던 고니 그 자체”라며 사진을 직접 골랐다고 한다. 두 번째 포스터에선 각 인물의 강한 캐릭터를 살리는 데 중점을 뒀다. 타고난 승부사 고니, 도박판의 꽃 정마담, 전설의 타짜 평경장, 서민형 타짜 고광렬 등이 한 데 모여 ‘고수의 힘’을 뿜어낸다. 실제로도 ‘연기 고수’들인 네 배우의 카리스마가 묻어난다. 영화 ‘타짜’는 도박판에 인생을 걸고 승부를 펼치는 전문 도박꾼의 욕망을 그린 작품으로 후반 작업을 거쳐 추석에 개봉한다. 사행성 게임기 '바다이야기' 파문으로 '도박 공화국'이란 오명을 얻은 한국 사회. 하나씩 베일을 벗어가는 바다이야기 사태가 국내 첫 도박영화 '타짜'의 흥행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다이애나, `야만적' 결혼의 희생물"<英영화감독>

다이애나 왕세자비는 찰스 왕세자와의 "무시무시하고 야만적인" 결혼에 "원시적으로 희생된" 인물이라고 그녀의 죽음을 다룬 영화 `더 퀸(The Queen)'의 스티븐 프리어스 감독이 말한 것으로 영국 텔레그래프 인터넷 판이 28일 보도했다. 프리어스 감독은 1981년의 다이애나-찰스 결혼식 날을 비극적인 종말이 운명지워진 "블랙 데이"로 묘사했다. 프리어스 감독의 이런 발언은 영화 더 퀸이 베니스 영화제에서 상영되기 전날 나와 주목을 끌었다. 그는 1997년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장례식 날 산타페에 있었으며 어느 누가 1981년의 굉장했던 결혼식 날을 떠올렸겠느냐는 미국인 논평자의 말을 기억했다면서 "다이애나는 아주 아주 원시적인 방법으로 희생됐다"고 강조했다. 문제의 영화는 다이애나 전 왕세자비의 사후 일주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영화에서 `데임(Dame)' 작위를 받은 헬렌 미렌이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역을 연기했으며 블레어 총리 역은 마이클 쉰,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남편 필립공 역은 제임스 크롬웰이 맡았다. 다이애나 전 왕세자비 역은 배우가 연기하지 않고 뉴스와 다큐멘터리 장면으로 처리했다. 영화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다이애나 왕세자비에 대한 사회장(社會葬)을 강력하게 반대한 인물로 묘사하고 있으며, 여왕이 자칫 군주제의 미래가 위험에 빠질 수도 있다는 블레어 총리의 간청에 따라 공개적인 장례 행렬에 동참한 것으로 묘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영화> 고다르의 '아워 뮤직' '사랑의 찬가'

영화사적으로 볼 때 가장 논란이 됐고 화제를 모은 데뷔작 중 하나로 꼽히는 '네 멋대로 해라'(1959년)의 장뤼크 고다르 감독. 이제는 80세 가까운 노장이 됐음에도 그는 여전히 전 세계 영화계가 주목하는 인물이다. 실험성 강한 영화를 통해 끊임없는 사유와 견해를 보여줬던 거장 고다르 감독은 점점 더 인생 자체에 집중하는 내면을 드러낸다. '아워 뮤직'과 '사랑의 찬가' 모두 다큐멘터리 같은 기법으로 비디오 영화의 색채를 가미했다. 고다르는 2004년 유럽 영화제에서 최고 감독상을 안긴 '아워 뮤직'을 완성한 후 "더 이상 내러티브 영화를 만들지 않겠다"고 발언해 관심을 모았다. 이후 그는 1986년작 '영화사-선택된 순간들'을 재편집하는 등 영화작업을 꾸준히 하고 있지만 주장을 내세우기보다는 관조적 태도를 유지한다. '아워 뮤직'에서 고다르는 직접 영화감독 역으로 출연해 실제와 혼동을 일으킬 만큼 사실적 접근을 통해 영화가 담고 있는 의미를 강하게 전달한다. '사랑의 찬가'는 2004년 칸 국제영화제 출품작. 영화 속 영화 형태로 진행되는 이 작품도 한 폭의 자화상 같은 느낌을 줄 만큼 노감독의 인생관이 담겨 있다. 영화감독 에드가는 사랑의 네 순간, 만남-열정-이별-화해를 세 커플의 눈을 통해 그리는 '사랑의 찬가'를 기획 중이다. 세 커플은 청년, 중년, 노년층으로 나뉜다. 에드가는 여주인공을 찾다 베르타란 여자를 만난다. 이미 3년 전 그녀를 만났음에도 기억하지 못한다. 2차대전 당시 레지스탕스였던 노부부를 만나러 간 자리에서 손녀인 베르타를 만난다. 그녀의 조부모는 할리우드에 자신들의 경험담을 팔기로 하고 손녀에게 계약서 검토를 부탁한다. 영화는 재정적, 예술적 측면에서 난관에 부딪혀 힘든 시기를 겪다 마침내 진행할 수 있게 된다. 에드가는 비로소 베르타를 찾지만 그녀는 이미 자살한 뒤. '아워 뮤직'은 단테의 '신곡'에 뿌리를 두고 있는 작품. '지옥' '연옥' '천국' 등 소주제로 나뉜 이 작품은 음악과 영상이 조화를 이루며 영화라기보다는 한 편의 장중한 서사시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런 시도는 고다르 감독의 무뎌지지 않은 실험정신을 엿볼 수 있게 하지만 이야기 구조에 익숙한 일반 관객은 낯설고 불편할 수 있다. 그럼에도 한 예술가의 종합적인 지식, 철학적 세계관을 총체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이 불편함을 참을 수 있게 한다. 두 작품 모두 '재미'를 주는 영화는 아니다. 미리 감수하고 보길. 9월7일 씨네큐브 광화문에서만 볼 수 있으며, 한 관에서 교차상영한다. /연합뉴스

1회 로마영화제 개막작에 니콜 키드먼의 '퍼'

니콜 키드먼 주연의 영화 '퍼(FUR)'가 10월 이탈리아에서 창설되는 제1회 로마 국제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선정됐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스티븐 셰인버그 감독의 '퍼'는 미국 사진작가 다이앤 아버스의 삶을 그린 영화로 키드먼이 아버스를 연기했다. 1971년 자살한 아버스는 베니스 비엔날레에 작품이 전시된 첫번째 미국인 사진작가로 유명해졌다. 키드먼은 영화제 사무국을 통해 "로마 영화제 창설을 축하할 수 있게 돼 정말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스타 키드먼이 로마 영화제의 개막식을 장식하게 됨으로써 로마 영화제와 베니스 영화제 간의 대립은 더욱 구체화될 전망이다. 로마 시는 이미 자국 내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로 평가받는 베니스 영화제가 있음에도 또 다른 국제영화제를 만들면서 불필요한 경쟁을 유발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로이터 통신은 "키드먼의 로마 영화제 참석은 로마 영화제와 베니스 영화제 간의 논쟁을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면서 "불과 2년 전에 키드먼은 베니스 영화제를 빛냈다"고 전했다. 통신은 이어 "영화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두 영화제는 스타와 작품 초대를 두고 경쟁할 것으로 보이며 특히 로마는 베니스가 외면한 영화들에 집중적으로 '러브 콜'을 보낼 전망이다"고 진단했다. 로마 영화제는 10월13일부터 21일까지 열리며, 배우 숀 코너리가 평생 공로상 수상자로 일찌감치 선정됐다. /연합뉴스

[영화 VS 영화] 예의없는 것들―아이스케키

세상에서 나는 예의있는 사람일까, 예의없는 사람일까. 아이스케키로 대표되는 60년대 말로 시대를 돌려 향수를 담아냈다. △예의없는 것들 사람에 관해 가끔씩 듣는 말이 있다.‘세상에 꼭 필요한 사람과,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사람, 그리고 있어서는 안될 사람’이란 말이다. 따지고 보면 사람의 가치를 논하는 것 자체가, 더구나 특정 기준에 의한 평가가 어찌 합당할 수 있을까도 싶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세상을 깨끗이하고 구원할 수 있는‘영웅’을 원하고, 누군가 그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측면에서 이 영화는 다소 진부하기는(?) 하지만 알 수 없는 묘한 흥미를 자극한다. 세상에 살고 있는 예의없는 것들을 어떻게 매너있게 골라서 처리한다?. 사람잡는 킬라의 고민이 깊어가는 대목이다. 혀 짧은 소리를 내며 한평생 XX하게 사느니 차라리 말없이 살기로 한 '킬라(신하균 분)'. 남들처럼 폼나게 살고 싶지만 짧은 혀로는 될 일도 안될 판. 킬라는 1억원만 있으면 혀 수술을 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고, 자신의 주특기인 칼질 실력을 돈을 긁어모으는데 쓰기 시작한다. 하지만 주문대로 작업을 해 나가던 중 어느 날 문득 자신이 도살자나 다름없다는 회의에 빠진 킬라. 그 때 동료이자 선배인‘발레(김민준)'로부터‘나름의 룰을 정하라’는 충고를 듣는다. 킬라는 고민 끝에‘이왕 죽이는 거 예의없는 것들만, 불필요한 쓰레기들만 골라서 깔끔하게 분리수거’하기로 마음먹고 도시의 쓰레기들을 하나둘씩 바쁘게 처리해 나간다. 삶의 비애를 씻기위해 찾던 술집에서 그녀(윤지혜)도 만나고, 킬라의 생활은 변화를 맞는다. 킬라와 발레는 재래시장 재개발건으로 폭리를 취하려는 놈을 의뢰받고 작업을 하다가 착오로 다른 놈을 처리하는 실수를 저지르게 된다. 이를 계기로 혀 수술을 받고 그녀와 함께 스페인으로 가서 투우사가 되고 싶은 킬라의 꿈은 도심 기생충 같은 놈들과 더불어 한바탕 소용돌이속에 휘말리게 된다. 이 영화는 한 남자가 세상의 법률에 따라서가 아니라 자신이 세운‘예의’를 기준으로 살아가는 모습과 그 이면을 그려낸다. 블랙코미디를 표방하는 영화는 때문에 이질적인 요소들을 극단적으로 대비시키는 작품이다. 살인을 업으로 삼고 있으나 맑고 순박한 영혼을 가진 킬라가 시를 쓰고 버려진 아이를 거두는 모습이 그렇다.‘사람을 죽이는 가장 비도덕적인 일을 통해 사회 부조리를 청산한다’는 아이러니로 세상에 대해서 풍자를 얘기하려 한다. 다양한 감정을 소화해내는 신하균의 연기가 특히 돋보인다. 박철희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러닝타임 121분. 24일 개봉. △아이스케키 코쟁이들이 오강단지 쓰고 달나라 가던 시절 1969년. 밀수 화장품 장사를 하는 엄마와 단둘이 사는 10살 소년 영래(박지빈 분)는 아버지가 없는 것 빼고는 꿀릴 게 없는 박치기 대장이다. 영래는 어느 날 우연히 엄마(신애라)의 친구이자 앙숙인 춘자 아줌마에게 죽은 줄만 알았던 자신의 아버지가 서울 사는 남산대학생‘강성욱(이재룡 분)’이라는 얘기를 듣고, 아버지를 찾아가기 위한 계획을 세운다. 영래가 엄마 몰래 선택한 아르바이트는 아이스케키 장사. 동네방네“아∼이스케키!” 를 외치며 돌아다녀 보지만 쉽지만은 않다. 그래도 아버지를 만날 수 있다는 희망에 하루하루 씩씩하게 케키 장사를 하는 영래. 그러던 중 엄마에게 이 사실을 덜컥 들켜버리고 엄마는 아들의 장사를 죽기살기로 말리고 나선다. 영래는 공장 사장의 강요에 서울까지 밀수 심부름을 가게 된 인백이(진구) 아저씨에게 아버지를 찾아봐달라고 부탁한다. 며칠 후, 드디어 멀리서 인백이 아저씨가 타고 있는 기차가 보이기 시작하고 영래의 심장은 기대감으로 콩닥콩닥 뛴다. 아버지의 소식을 들을 수 있을까?. 그러나 예상치 않았던 일들이 벌어지고… 영화는‘아빠 찾아 삼만리’를 외치는 소년의 간절함을 강조한 가족영화다. 영화의 등장인물이 하나같이 기댈 수 있는 아버지를 마음속에 품고 있다. 시대적 배경이 배경인지라 퇴색한 기차역, 삼륜자동차 등 수십년 전에 사라진 소품과 전시물들이 향수를 자극한다. 하지만 영화의 백미는 전라도 사투리를 자연스럽게 머금는 아이들이다. 그 시대를 전혀 모르는 아역배우들의 연기가 능청스럽다. 최고의 아역배우 아이콘으로 자리하고 있는 박지빈의 똘망똘망한 눈동자 연기가 눈시울을 적시게 한다. 1시35분짜리 장편영화로 끈적끈적한 가족 이야기를 끌어가는 다소 투박한 잔잔함이 묻어나는 작품이다. 한손엔 아버지의 손을, 한손엔 아이스케키를 들고 빨고싶은 영래의 부푼 꿈은 과연 이뤄지게 될까. 여인광 감독이 연출했다. 러닝타임 95분. 24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