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이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는 영화 '괴물'이 해외영화제에서도 매진 사례를 기록 중이다. 12일 제작사 청어람에 따르면 '괴물'은 2일 개막된 홍콩 국제영화제 여름 쇼케이스에 초청돼 8일 1천100여 석 규모의 리젠트 극장에서 첫 상영을 하면서 매진을 기록했다. 이어 이날 예정된 두번째 상영 티켓도 모두 팔려나갔고 14일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열리는 에든버러 영화제에서도 16일 상영 예정분이 매진돼 해외의 뜨거운 관심을 증명했다. 봉준호 감독은 12일과 16일 홍콩 영화제와 에든버러 영화제를 방문해 무대 인사와 관객과의 대화에 나설 예정이며 이후 캐나다 토론토 국제영화제와 스페인 시체스 국제영화제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10일까지 전국 관객 788만 명을 기록한 '괴물'은 개봉 16일 만인 11일 800만명을 넘어서 강제규 감독의 '태극기 휘날리며'가 갖고 있던 25일 기록을 9일이나 앞당겼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괴물'은 13일 900만명을 돌파해 16일께 1천만 고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9.11 테러를 소재로 삼은 올리버 스톤 감독의 화제작 '세계무역센터'가 테러 5주년에 한 달 앞선 9일(현지시각) 미국 전역에서 개봉됐다. 니콜라스 케이지를 주연으로 내세운 이 영화는 사건 발생 직후 인명 구조를 위해 세계무역센터로 달려갔다가 붕괴한 건물 잔해에 12시간 갇힌 뒤 간신히 구조된 두 경찰관의 실화를 다루고 있다. 개봉 첫날 영화를 본 사람들의 입에서는 일단 찬사가 나오고 있지만 미국인들이 가슴 아픈 사건을 다룬 영화를 볼 마음의 준비가 돼 있는지에 대한 이견도 없지는 않다. 뉴욕시 미드타운 맨해튼의 한 영화관에서는 50명의 관객들이 이 영화를 지켜보았다. 이 영화관을 찾은 메이크업 아티스트 로드니 라모스는 "감동적이다. 잘 만들었다"는 소감을 피력했다. 사건 당시 뉴욕에 없었다는 시민 레슬리 프리드먼은 "사람들이 왜 이 영화를 볼 준비가 되지 않을지를 납득할 수 있다"면서도 "이 영화가 얼마나 강력하고 인간적인지를 알게 되면 놀랄 것"이라고 말했다. 관객들은 여러 차례 도발적인 영화들을 선보였던 올리버 스톤 감독이 '세계무역센터'에서는 경의와 자제, 애국심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관객들이 이를 기꺼이 보려 할지, 아니면 영화의 주제를 너무 민감하다고 받아들일지가 관건이 흥행의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9.11 테러가 발생한 직후 영화사들은 이 주제를 가급적 회피한 것이 사실이다. 심지어 영화 '스파이더맨'에서는 주인공이 세계무역센터 빌딩을 오르려고 계획하는 장면을 일부러 삭제하기도 했다. 중년의 관객 불룸은 다른 시각을 내비쳤다. 그는 "이런 영화를 만드는 것이 시기상조라고 보지 않는다"면서 "5년이 지났다. 우리가 영원히 기다려야 하겠나. 이런 영화는 만들어져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사건 당시 남편을 잃은 패티 카사즈는 비극에 관련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 영화를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를 본다면 비디오로나 보겠다는 것이 그녀의 대답이었다. 패티는 "나로서는 이 영화가 너무 이르다고 본다. 다만 언제가 적절한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일부 정치인, 맨해튼 주민들, 구조대 관계자들은 '세계무역센터'의 개봉을 계기로 사건 현장에서 유독 가스를 마신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을 위한 정부의 지원을 확대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캐럴라인 멀로니 의원은 영화 개봉에 즈음해 발표한 성명에서 "영화 속의 영웅들은 건물 잔해에서 구조됐다. 하지만 수천 명의 9.11 영웅들은 아직도 질병과 도움 부족이라는 함정에 갇혀 있다"며 이들의 사정에 주목해줄 것을 호소했다. /연합뉴스
어떤 부류의 사람들이 '예의 없는 것들'에 속할까? 영화 '예의 없는 것들'(감독 박철희, 제작 튜브픽쳐스)의 홍보책자는 친절하게도 일상에서 만나는 예의 없는 것들을 친절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 '막말해 놓고 10분 뒤에 장난치며 아무렇지 않게 말 거는' '소개팅 주선자로 나와 상대와 눈맞는' '영화 보는데 소곤소곤 영화 내용 다 말해버리는' '자기보다 약한 사람에게만 강한 척하는' '입안에 혀처럼 굴다 뒤통수 치는' 그런 사람들이 '예의 없는 것들'이란다. 그러나 영화 속 '예의 없는 것들'은 이들보다는 한수 위의 고수들이다. 정계ㆍ재계ㆍ교육계ㆍ종교계 등의 지도층 인사 중 사회적 권력을 이용해 사리사욕을 챙기는 암적 존재들이 바로 그들. 전문킬러 '킬라'(신하균)는 이런 '예의 없는 것들' 만을 골라 등에 칼을 꽂는, 나름대로 규칙을 가진 '분별 있는' 킬러다. 킬라가 킬러가 된 경위는 이렇다. 짧은 혀 때문에 혀 짧은 소리를 내는 그는 '쪽 팔리게' 사느니 차라리 말 없이 살기로 결심한다. 그러던 중 1억 원만 있으면 혀 수술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칼질 하나만큼은 기가 막혔던 그는 수술비를 모으려고 전문 킬러가 된다. 킬라는 주문받은 대로 '작업'을 하면서 도살자와 다름없는 자신에 대해 회의를 느낀다. 그때 선배이자 동료 킬러인 '발레'가 "너 나름의 룰(rule)을 정하라"고 충고한다. 그래서 이왕 죽이는 거 예의 없는 것들만, 불필요한 쓰레기들만 골라서 깔끔하게 '분리수거'하기로 마음 먹는다. 작업 이후 코밑 피냄새를 없애려고 독한 술을 즐기는 킬라. 그는 매번 들르는 바에서 끈적이며 거세게 구애하는 '그녀'(윤지혜)와 자주 마주친다. 킬라는 무례하게 굴면서도 가끔 속내를 보이는 그녀 때문에 헷갈리지만 말이 없는 자신이 좋다는 그녀를 떨쳐버릴 수는 없다. 어느 날 킬라와 발레는 재래시장 재개발 건으로 폭리를 취하는 조직폭력배 두목을 제거해달라는 의뢰를 받는다. 만만치 않은 놈들이라는 사전 정보에 조심스럽게 작업을 하던 중, 다른 놈을 처리하는 실수를 저지른다. 이로 인해 그녀와 함께 스페인으로 가서 투우사가 되려는 킬라의 꿈은 조직폭력배 무리에 의해 방해받게 된다. '예의 없는 것들'은 코믹느와르 장르를 표방하는 영화. 외형은 느와르지만 영화를 이끌고가는 것은 코미디다. 영화 속 코미디의 핵심은 킬라의 내레이션. 짧은 혀 때문에 일부러 말을 하지 않는다는 설정 때문에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킬라의 내레이션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킬라는 술에 취해 "너는 내게 고통이야"라고 울부짖는 그녀의 말에 "너는 내게 고민이야"라고 응수하는가 하면, 그녀와 관계를 갖기 전 그녀가 킬라에게 물을 먹이자 "소 잡기 전에는 물을 먹인다는데…"라고 말하기도 하고, "그런데 이 웃기는 나라는 투우경기가 없지 않은가. 한우를 쓸 수도 없고…"라는 식으로 유머를 구사한다. 영화의 가벼운 말장난으로 재미를 주지만 그 안에 담고 있는 메시지는 가볍지 않다. 그렇지만 재미와 메시지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은 쉽지 않은 일. '예의 없는 것들'은 재미가 더 앞선 영화다. 신하균이 맡은 순진하면서도 엉뚱한 킬라 역은 '그에게 꼭 맞는 옷'이라는 느낌을 주고, 윤지혜의 불꽃 같은 열연은 시종일관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24일 개봉. 18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염치없는 심장, 개념없는 머리, 싹수없는 혀끝’ 3무를 두루 갖춘 ‘예의없는 것들’을 한방에 날려주는 통괘한 영화가 첫 선을 보였다. 영화 ‘예의없는 것들’이 8일 오후 2시 서울 관수동 서울극장에서 시사회를 열었다. 신하균 윤지혜 등 배우들의 호연, 마지막까지 흥미진진하게 긴장감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박철희 감독의 연출력이 맞물려 관객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말을 못하는 킬러 ‘킬라’(신하균 분)의 심리를 드러내는 나레이션이 시의적절하게 배치된데다 신하균의 목소리 연기가 주는 재미도 만만찮다. 대사 없이 몸과 표정만으로도 훌륭한 연기를 펼친 신하균은 “내가 힘들었다기보다는 대사 없는 나를 상대로 연기하는 주위 배우들이 힘들었을 것”이라며 동료배우들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표했다. 이에 대해 깊은 슬픔과 비밀을 지닌 ‘그녀’를 연기한 윤지혜는 “대사 없이 표정으로 모든 것을 표현해야 하는 신하균씨가 가장 힘들었다. 상대배우인 나 역시 신하균씨가 무슨 표정을 짓는 것인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기가 어려워 감정선을 잡는 게 쉽지는 않았지만 무언의 교감 속에 촬영을 잘 마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영화에는 신하균과 윤지혜의 베드신이 등장한다. 여배우로서 노출신이 부담스럽지 않았을까. 윤지혜는 “노출신은 언제나 부담스럽다. 이번 영화가 노출신이 처음은 아니다. ‘청춘’ ‘가능한 변화들’에서도 노출신이 있었다. 매번 느끼는 부분이지만 쉽지는 않다. 그러나 작품에 필요하다면 배우로서 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혀가 짧아 말을 하지 않고 살아가는 남자 주인공이 혀 수술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킬러로 나선 이야기를 그린 ‘예의없는 것들’. 그렇다고 ‘예의없는 것들’이 남성적인 킬러 영화라는 오해는 금물이다. ‘킬라’가 킬러가 될 수밖에 없었던 슬픈 인생과 숨겨진 사랑에 대해 말하는 감성적인 영화다. 눈물만 빼는 멜로도 아니다. 관객을 웃기다가 뭉클하게 하고, 뒷통수를 치다 울린다. 세상에 대해, 인간에 대해 ‘예의없는 것들’을 단칼에 처단하는 재미도 쏠쏠. 값을 치르고 영화를 관객에게 ‘예의있는’ 영화다. ‘발레 킬러’ 김민준, ‘똥무게’ 박길수, ‘관장 킬러’ 이한위, ‘그녀’ 윤지혜의 호연을 바탕으로 하고 신하균의 탄탄한 연기력에 기댄 ‘신하균표’ 영화 ‘예의없는 것들’은 오는 24일 개봉한다.
이민우가 보폭을 넓혔다. 가요계에서는 보기 드물게 10여 년 동안 인기를 누리고 있는 그룹 '신화' 멤버에서 이제는 배우 이민우의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시트콤에 출연한 게 고작인 이 '신인'배우는 개봉을 앞두고 "정말 어색하고 무지 떨린다"면서도 "원래 욕심이 많고, 후회할 거라거나 자신 없었다면 시작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당당한 면모도 드러낸다. 이민우의 영화 데뷔작은 24일 개봉하는 '원탁의 천사'(감독 권성국, 제작 시네마제니스). 부자지간의 정을 다룬 영화다. 교도소에 수감 중인 아버지가 사고로 죽기 일보 직전, 약간 '덜 떨어진' 천사를 만나 한번만이라도 아들인 원탁을 보기를 소망해 빙의하는데 18살 소년의 몸이 된다. 하하로 더 잘 알려진 하동훈이 연기하는 아버지는 원탁의 수호천사가 된다. 몸은 18세지만, 마음은 40대인 아버지와 원탁의 버디무비인 셈이다. 신화라는 그룹을 유지하며 멤버 개개인이 다른 길도 모색중인 가운데 에릭, 김동완, 전진, 앤디에 이어 이민우도 연기자 대열에 합류했다. 이민우는 "영화 촬영하면서 반했다. 정말 매력적이다"라고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가수는 아무래도 자신만의 음악 색깔이 있기 때문에 자기중심적인데, 영화는 공동작업이라 그런지 훨씬 더 인간적이고 화기애애해요. 선후배 사이의 정이 많아요. 선배님들이 신인 배우라고 많이 챙겨주시더군요." 시트콤을 통해 연기의 맛을 보기 시작했지만 연기자로는 신인이다. 최근 연기자로 진출하는 가수가 잦은 현상을 두고 찬반양론이 여전히 존재한다. 주변의 시선이 부담스러울 수 있을 터. "못 미더워하는 시선이 있다는 거, 압니다. 그러나 그런 시선을 두려워하고 피한다면 실패할 거라는 것도 알아요. 내게 주어진 기회 속에서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싶습니다." 전주예술고 재학 당시 연극영화과에 다녔던 그는 "아마 오래 전부터 연기에 대한 욕심이 내재해 있었던 것 같다"며 "특히 가수로서 무대에 서면 연기에 대한 갈증을 더 깊이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미리 편집본을 본 이민우는 "가수 이민우의 붐 업을 위해 만들어진 영화가 아니어서 만족했다"며 "감독님이 재미와 감동을 잘 집어내 따뜻한 영화가 된 것 같다"며 흡족해 했다. 본인의 연기에 대해서는 스스로 어떤 평가를 내릴까. "처음에는 확실히 어색했어요. 다만 점점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긴 한 것 같아요. 물론 평가는 여러분이 해주시는 거지만요." 제작사 관계자들은 이민우의 눈물 연기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아버지의 사랑을 느끼는 장면에서 선보인 그의 감정 몰입이 만족할 만큼 나왔다는 것. 여기에는 그의 개인적 경험도 크게 작용한 듯했다. "아버지를 생각했어요. 제가 겉으로는 차가워 보인다는 말을 많이 듣는데 사실은 정이 많아요. 막내인데 어려서부터 제가 가장 노릇을 하게 됐죠. 아버지가 많이 미안해 하셨어요. 어느 날 제가 멍하니 창밖을 보고 있는데 다가와서 어깨를 주물러 주시더니 '힘드냐. 미안하다. 해준 게 없어서'라고 말씀하시며 눈물을 비치시더군요. 그때 아버지 모습을 잊을 수 없습니다." 모자간, 부녀간의 이야기는 많이 나왔지만 부자지간의 이야기는 흔치 않아 출연에 응했고, 아버지의 원탁에 대한 사랑과 뒤늦게 깨우치는 아버지를 향한 원탁의 사랑이 가슴에 와닿았다. "연기를 하게 된 것도 아버지를 즐겁게 하기 위해서이기도 해요. 공연은 잘 보실 수 없지만 TV에서는 매일 제 얼굴을 볼 수 있잖아요. 팬들한테도 제일 좋은 선물이 제가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거구요." 개봉을 앞두고 이민우보다도 팬들이 더 걱정을 많이 한단다. "제가 더 떨려요"라고 말하는 팬들이 부지기수. 그는 "팬들이 나를 더 믿게끔 만들려면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프로의식을 갖고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임한다는 이민우. 가수라면 곡은 쓸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 음반 프로듀싱까지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고, 연기자라면 연기를 잘해야 해 배우는 자세로 선배들에게도 영화 스태프들에게도 먼저 다가갔다. "원탁이 아버지에게 화를 내지만 결국 어린 시절 아들에게는 첫 번째 우상인 아버지를 향한 사랑을 갖고 있으며, '왜 날 좀 더 사랑해주지 않는 거야'라는 투정을 갖고 있는 아이일 뿐 나쁜 애가 아니라고 생각하며 연기했습니다." 원탁에 대해 이렇게 설명하면서 이민우는 "(제 연기가) 많이 부족하겠지만 가족의 따뜻함이 드러나는 영화니까 영화를 보고 부모님께 고맙다는 표현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간절히 내비쳤다. /연합뉴스
새터민(탈북자) 청소년들이 중국과 러시아, 몽골을 둘러보며 탈북 과정에서 받은 마음의 상처를 극복하는 과정을 다큐멘터리 영화로 만든다. 이들은 20여일간 함께 여행하면서 보고 느낀 것을 고스란히 카메라에 담은 뒤 편집을 거쳐 공개할 예정이다. 9일 새터민 청소년 대안학교인 셋넷학교에 따르면 이 학교와 꿈틀학교, 하자작업장학교 등 대안학교 청소년 30여명은 `동북아 평화 벨트 구축을 위한 청소년 대장정'에 참가할 계획이다. 이 행사에 참가하는 청소년들은 2개 조로 나뉘어 10일과 13일 각각 중국과 러시아로 떠나 곳곳을 둘러보며 또래 청소년들과 문화 교류를 한 뒤 23일께 몽골에서 합류했다가 29일 귀국한다. 박상영 셋넷학교 교장은 "이번 대장정은 `동북아 평화'를 모색한다는 의미에서 기획된 행사"라며 "단순히 구경을 하는 게 아니라 고려인 후손, 몽골인 후예, 베이징(北京)대 학생 등과 비언어적 방식으로 문화 교류를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장정에 참가하는 학생들 중 북한 출신 청소년은 13명. `나 때문에 가족들이 기차역에서 누나를 잃어버렸다', `표를 보여달라는 철도 직원을 피해 터널에 들어갈 때까지 기차 밖에 매달려야만 했다'는 등 탈북 과정에서 아픈 경험을 겪은 아이들이다. 이들이 제작키로 한 다큐멘터리는 작년 셋넷학교 영상팀 `망채'(망둥어의 북한 사투리)가 제작했던 `기나긴 여정'의 2탄. 화자인 새터민 청소년 양미(19.여)양이 30분간 자신의 얘기를 하는 방식을 취했던 전편과 달리 `기나긴 여정 2'(가칭)는 함께 `치유 여행'을 떠난 청소년들이 여행을 하면서 나누는 여러 이야기를 가감 없이 담아내게 된다. 새터민 아이들에게 일종의 `씻김굿'이 될 `기나긴 여정2'는 오는 9월 강원도 춘천에서 열릴 셋넷학교 개교 2주년 기념 축제에서 공개된 뒤 전국 학교 등에서 순회 상영될 예정이다. 박 교장은 "이번 여행은 아이들이 잃어버린 고향을 찾아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또 다른 고향(한국)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이라며 "이들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지 않으면 동북아 평화도 없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눈이 큰 선남선녀 이나영과 강동원이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는 예고편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멜로영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제작 LJ필름ㆍ상상필름)이 8일 오후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제작보고회를 열었다. 소설가 공지영의 동명의 작품을 원작으로 한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은 세 사람을 죽이고 사형을 선고받은 남자와 세 번이나 자살을 시도했던 여자의 애틋하고 기막힌 사랑을 그린다. '역도산'과 '파이란'의 송해성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가을과 함께 9월14일 개봉한다. 송해성 감독은 영화에 대해 "소통과 구원에 관한 영화를 하고 싶었다. 선남선녀가 나오는 청춘 멜로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더 큰 얘기가 있는 영화다. 결국은 소통과 화해가 테마가 되는 영화"라고 말했다. 또 이나영은 이 영화에 출연하게 된 이유에 대해 "너무 짜증나도록 가슴이 저미는 부분이 많은 영화다. 그런 부분들을 싫지만 느껴야할 것 같았다"라며 웃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영화에 대해 소개해달라. ▲어떻게 하다보니 대한민국에서 벌써 네 번째 작품을 찍게 됐는데 그동안 상복은 있었지만 흥행 복은 한번도 없어서 이번 영화로 어떻게 흥행을 한번 해보려고 한다(웃음). 우리 배우들이 정말 열심히 했다. 내가 어떻게 보면 배우 복이 굉장히 많은 감독인데 이번에도 새삼 확인했다.(송해성 감독, 이하 송) ▲아직 개봉을 안 해서 아직도 끝났다는 생각이 덜 든다. 세상에 무관심하고, 무관심하려고 본인 스스로 애쓰는 캐릭터다. 그런 여자가 사형수를 만나며 조금씩 마음의 응어리를 깨닫고 풀게 된다.(이나영, 이하 이) ▲부모와 사회로부터 버림받은 인물이다. 사회에 불만도 많고 상처도 많은 인물이다. 작품마다 힘들지만 유난히 연기하기 힘들었던 캐릭터였다.(강동원, 이하 강) --연기에 앞서 어떤 준비를 했나. ▲서울말로 돼 있는 대본을 경상도 사투리로 바꾸는 작업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캐릭터와 친해졌다. 사형수를 맡은 것에 대해서는, 실제로는 그렇게 구속받고 살아본 적이 없어 처음에는 교도소도 가보는 등 고민을 많이 했다. 또 수갑을 찬 채 집에서 지내보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은 캐릭터와 직접 부딪혀 친해지는 게 효과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강) ▲캐릭터에 자신도 없었고 해야 할 숙제도 많아 감독님께 많이 의지했다. 항상 고민을 했던 것이, 관객으로 하여금 캐릭터를 마음으로 느끼게 하고 싶었다. 날이 서 있는 느낌을 관객에게 전달하고 싶었는데, 그런 마음을 항상 안고 살다보니 어느덧 날이 서 있었던 것 같다. 또 촬영할 때 날이 서 있음으로 인한 희열을 느끼도 했다. 여주인공 캐릭터를 안고 사니 좀더 몰입이 쉬웠다.(이) --소설을 영화화하게 된 이유와 소감을 말해달라. ▲'역도산' 끝나고 한국 감독이 바라보는 일본에 대한 NHK의 다큐멘터리를 찍으러 일본에 갈 일이 있었다. 가는 길에 우연히 소설을 접하게 됐고 새벽 2시쯤 마지막장을 덮었을 때 '영화로 만들면 어떨까' 생각했다. 단순히 사형수가 한 여자를 만나서 감옥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에 끌렸던 것이 아니라, '역도산' 끝나고 인간의 소통과 구원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내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와 이 소설의 주제가 맞았다. 대신 소설을 영화로 만드는 과정이 힘들었다. '파이란'은 어차피 10장 정도 되는 단편소설을 한국적으로 각색한 것이라 아예 시나리오를 새로 쓰는 것 같았는데, 이번에는 원작이 베스트셀러라는 점이 굉장한 부담이 됐다. 결국 두 배우에게 포커스를 맞춰 집중적으로 찍는 방법을 택했다. 또 배우가 너무 한정된 공간에서 만난다는 게 연출하는 입장에서는 힘들었다. 인물들의 움직임이 있어야 감독 입장에서 수월한데 앉아서 말만 하니까 자칫 지루하지 않을까 하는 고민이 처음에는 굉장히 컸다.(송) --공지영 작가가 이 소설을 영화화하면 송해성 감독이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는데… ▲누군가 인정해준다는 것은 물론 감사하다. 하지만 영화 찍다가 라스트 장면에서 공 작가에게 촬영장에 와달라 부탁했다. 그리고는 '왜 소설을 이렇게 어렵게 써서 영화 만들기 힘들게 하느냐'고 투정을 부렸다(웃음).(송) --두 배우는 처음 만났을 때 느낌과 촬영 끝난 현재 느낌이 어떤가. ▲당연히 처음에는 서먹했다. 하지만 극중 한정된 공간에서 대사로만 연기를 해야 했기에 대사 연습을 하면서 친숙해진 것 같다. 달라진 느낌은 '그냥 인간이구나…' 하고 느낀다(웃음).(이) ▲처음 봤을 때는 외모에서 되게 차가운 느낌을 받았는데 친해지니까 털털하고 재미있는 분이더라. 스태프와 잘 지내는 모습을 보고 많이 배웠다.(강) --이 작품으로 흥행을 노린다고 했는데 흥행에 자신 있나. ▲상업영화 감독은 영화가 흥행이 돼야 존재하는 것인데 그런 면에서 난 어떻게 보면 복이 없었다고 얘기해야 할지…. 결국은 영화라는 것이 감독이 자기의 진심을 관객에게 표현하는 것이라면 그간 저는 노력했지만 전달이 잘 안됐던 것 같다. 그러나 이번 영화는 저뿐 아니라 두 배우가 진심으로 한 점이 많은 이들에게 큰 울림을 주지 않을까 생각한다.(송) --두 배우 모두 외모가 출중한데, 혹 원작 캐릭터 이미지와 상충되지는 않나. ▲세상에서 제일 말을 못하는 두 배우와 촬영을 했다(웃음). 사실 두 인물의 첫 만남을 촬영하던 날 굉장히 절망했다. 얼굴 클로즈업을 하는 신이었는데 강동원 씨의 얼굴을 보고 '이 얼굴이 과연 사형수의 얼굴인가' 고민했다. 너무 잘생겼기 때문이다. 그 충격에 한 시간 동안 촬영을 못했는데, 내가 하도 속상해하니까 윤여정 씨가 "이렇게 잘생긴 애가 죽어야지 슬프잖아"라고 얘기해서 큰 위로가 됐다(웃음). 공 작가에게 소설에서 무게를 둔 사형제의 부당성에 대한 부분은 영화에서 크게 다룰 수 없다고 말했다. 대신 아름답게 생긴 한 남자를 어떻게 함으로써, 사람이 사람을 죽인다는 것이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인지 느끼게 하겠다고 말했다(웃음).(송) --캐릭터에 비해 너무 잘생겼다는 지적을 어떻게 생각하나. ▲촬영 중 모니터를 보면서 내가 잘생겼다고 생각한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내가 '그녀를 믿지 마세요' 촬영할 때만 해도 아무도 나보고 '꽃미남'이라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로 인한 부담은 없다. 요즘 교도소 두발이 다소 자유로운데, 그래도 고정관념이라는 게 있으니까 머리카락을 자르는 게 어울릴 것 같아 머리카락은 잘랐다.(강) --가장 힘들었던 장면은. ▲처음에는 당연히 돌출되는 신들이 제일 힘들겠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그런 장면들이 육체적으로 힘들긴 했다. 하지만 영화를 찍다보니 매컷이 힘들더라. 마음의 상처나 날이 서 있는 느낌을 놓칠 수가 없었고, '이 영화는 너무 힘든 신이 많구나' 생각했다.(이) ▲살면서 죽을 것 같이 죄송한 적이 없었는데, 극중 내가 죽인 사람의 어머니를 만나 용서를 비는 장면에서는 촬영을 앞두고 막막했고 걱정을 많이 했다.(강) /연합뉴스
부산국제영화제(PIFF) 조직위원회는 오는 10월12일 개막되는 제11회 영화제 기간에 PIFF 사상 처음으로 심야영화를 상영한다고 8일 밝혔다. '미드나잇 패션(Midnight Passion)'이라는 이름이 붙은 심야영화는 10월13일부터 4일간 해운대 메가박스에서 자정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하루에 3편씩 상영되며 주로 호러와 SF, 스릴러, 컬트 영화 중에서 새로운 작품이 선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미드나잇 패션에는 또 장편 애니메이션과 다큐멘터리도 포함될 예정이어서 영화 마니아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PIFF 조직위는 또 13일 낮 12시 부산시 중구 중앙동 국제여객터미널에서 '팬스타 크루즈 페리'와 스폰서 조인식을 체결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SBS가 CJ엔터테인먼트와 공동으로 제작한 공포영화 연작시리즈 '어느날 갑자기'가 이번 주말부터 전파를 탄다. SBS는 유일한 작가의 동명소설에 수록된 단편들을 연작으로 엮은 공포영화 4편을 11일부터 2주간 금ㆍ토요일 자정께 방송한다고 8일 밝혔다. 스크린 개봉 순서대로 박은혜ㆍ임호 주연의 '2월 29일'과 김서형 주연의 '네번째 층'이 11ㆍ12일에, 'D-day' '죽음의 숲'이 18ㆍ19일에 차례로 시청자를 만난다. 지난달 20일부터 일주일에 한 편씩 스크린을 통해 선보이고 있는 '어느날 갑자기' 시리즈는 편당 약 6억 원의 순제작비를 들인 저예산 영화로 처음부터 TV와 스크린 동시 공략을 노리고 기획됐으며 현재 10만 명가량이 영화를 관람했다. SBS 영화팀 관계자는 "금ㆍ토요일 밤에 특별 편성해 15세 이상 시청가로 내보낼 예정"이라며 "'죽음의 숲'이 극장용과 TV용으로 편집을 달리하기는 했지만 거의 차이가 없을 것이고 다른 작품들도 방송을 위한 편집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이번 영화가 극장에서 볼 수 있는 제 마지막 작품일 것입니다. 이를 협박으로 듣거나 불평 또는 하소연으로 들어도 어쩔 수 없습니다.” ‘사마리아’ ‘빈집’으로 베를린과 베니스 영화제에서 각각 최우수 감독상을 수상하는 등 작품세계를 인정받고 있는 김기덕 감독이 한국에서의 잇딴 흥행 실패에 대한 실망감을 강하게 드러냈다. 7일 서울 종로 스폰지하우스에서 열린 ‘시간’ 시사회에서 김 감독은 ‘빈집’(2004)과 ‘활’(2005) 개봉 때의 관객동원 실패를 거론하며 “‘시간’은 절대 개봉 안하겠다고 마음 먹었다”고 말했다. ‘빈집’은 9만5000여명이 들었으며 ‘활’은 8일간 1507명을 동원했다. 그는 “한번 마음 먹으면 뒤로 돌아가지 않는 성격이라 어떤 좋은 조건이 주어진다 해도 이미 늦었다”며 앞으로 국내 영화 프로모션에 나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지난 부산영화제 때부터 ‘시간’을 국내 상영하지 않겠다고 밝혀온 김 감독은 이번에 10여개 관에서 개봉한 이유로 “판권을 보유한 30여개 국가 중 하나가 한국일 뿐”이라며 “다음 영화부터는 (한국에) 판권도 팔지 않고 국내 영화제에도 참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다만 ‘시간’의 성적에 달렸다며 일말의 여지를 남겼다. 그는 “희망하기론 20만명 이상 들었으면 좋겠고 그러면 내 생각도 바뀔 수 있다”면서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이 미국에서 32만,‘빈집’이 프랑스와 독일에서 20만 이상 들었기 때문에 그 정도 희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괴물’의 흥행에 대해 “한국 영화의 수준과 한국 관객의 수준이 잘 만났다”면서 “이 말이 긍정적이냐 부정적이냐는 듣는 사람에 따라 차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