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놈놈놈' 김지운, 하와이영화제 매버릭상

정우성 "아시아의 스타 이상이 되기를 기대한다" (서울=연합뉴스)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의 김지운 감독이 19일 폐막한 제28회 하와이국제영화제에서 매버릭상을 수상했다고 제작사 바른손엔터테인먼트가 21일 밝혔다. 매버릭상은 독창적이고 도전적인 영화를 만든 감독이나 배우에게 수여된다. 2006년에는 '도그마'의 케빈 스미스 감독이 이 상을 받았다. '놈놈놈'은 앞서 발표된대로 정우성이 배우업적상을 수상해 올해 하와이영화제에서 2관왕이 됐다. 바른손엔터테인먼트는 "'놈놈놈'이 2회의 공식 상영 외에 1회 추가로 상영되는 등 하와이 현지에서 큰 인기를 모았다"며 "영화제에 참석한 김지운 감독과 정우성을 보기 위해 팬들이 상영관을 가득 메우기도 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정우성은 현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아시아의 메가 스타 이상이 되기를 희망한다"며 할리우드 진출에 대해 강한 욕구를 내비쳤다. 정우성은 "아시아보다 더 넓은 세계 무대에 얼굴을 알리기 위해서는 열심히 노력해야 할 것이다. 할리우드가 극히 상업적인 시장인 만큼 대본이나 영화 속 역할을 잘 보고 적합한 영화를 고르겠다"고 말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크로싱'의 경쟁작은?>

佛'더 클래스'ㆍ伊'고모라'ㆍ日‘굿'바이’ 등 67개 작품 경쟁 (서울=연합뉴스) 한국 대표로 '크로싱'이 출품된 내년 아카데미영화제 외국어영화상에 사상 최대인 67개 작품이 경쟁한다. 20일 할리우드 리포터 인터넷판에 따르면 내년 아카데미영화제 외국어영화상 부문에는 사상 최다인 67개국이 각각 1편씩 출품 신청을 했다. 출품작 중에는 올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더 클래스'(프랑스)와 홍콩 천자상 감독의 '화피', 일본의 ‘굿'바이’(다키타 요지로), 스웨덴 거장 얀 트로엘 감독의 '영원한 순간'이 눈에 띈다. 중국은 베이징올림픽 다큐멘터리인 '드림 위버즈 2008'(쥔구)을 출품했으며 인도의 '모든 아이들은 특별한 존재다'(아미르 칸), 싱가포르 영화 '마이 매직'(에릭 쿠), 스페인의 '눈 먼 해바라기들'(호세 루이스 쿠에르다)도 출품됐다. 출품작에는 이스라엘 애니메이션 '바시르와 왈츠를'(아리 폴람)과 태국 영화 '시암의 사랑'(추키아트 사크위라쿨) 등 올해 부천영화제에서 호평받았던 영화 2편도 포함됐으며 칸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수상작인 이탈리아 영화 '고모라'(마테오 가론), 대만 히트작 '제7봉'(웨이더셩) 도 출품됐다. 이외에도 포르투갈 영화 '우리들의 아름다운 8월'(미구엘 고메즈),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대상 수상작인 카자흐스탄 화제작 '툴판'(세르게이 드보르느세보이)도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을 노린다.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은 각 국가별로 1편씩만 출품할 수 있다. 아카데미 사무국은 각 국가별로 영화 관련 단체 한 곳씩에 출품작 선정을 위임하는데, 한국은 영화진흥위원회가 '크로싱'을 한국측 출품작으로 선정했다. 아카데미영화제를 주최하는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는 각 국가의 출품작들을 상대로 예심을 벌여 내년 1월22일 공식 후보작 5편을 지명한 다음 1달 뒤인 같은 해 2월22일 열리는 시상식에서 이 부문 수상작을 발표한다.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은 유럽 영화제 만큼의 권위는 인정받지 못하고 있지만 후보작 선정만으로도 거대 시장인 미국 내 흥행에서 이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영화인들의 관심이 높다. 한국은 지금껏 '마유미'(신상옥),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정지영), '춘향뎐'(임권택), '오아시스'(이창동),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김기덕), '태극기 휘날리며'(강제규), '왕의 남자'(이준익) 등을 출품했지만 한번도 공식 후보작으로 지명되지는 못했었다. 최근 외국어영화상 수상작은 '갱스터 초치'(남아공ㆍ2006년), '타인의 삶'(독일ㆍ2007년), '카운터페이터'(오스트리아ㆍ2008년)였다.

<새영화> 죽은 사람과 잘 이별하는 방법..‘굿'바이’

(서울=연합뉴스) 모두들 알고는 있지만 대부분 잊고 사는 한가지. 바로 죽음이다. 30일 개봉하는 영화 ‘굿'바이’에서 첼리스트였던 주인공 다이고(모토키 마사히로)가 잊고 지내던 죽음과 한층 가까워지게 된 계기는 몸담고 있던 오케스트라의 갑작스러운 해체다. 백수 신세가 된 그는 우연히 '나이 상관없고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내용의 여행가이드 구인광고를 보고 면접을 봤다가 덜컥 합격해버린다. 새 직장의 근무지는 고향 마을이다. 돌아가신 어머니가 유산으로 남긴 집이 있는 곳이다. 왠지 너무 쉽게 취직이 된다고 생각했더니 알고 보니 '여행가이드'의 '여행'이라는 게 세상을 떠나는 죽은 사람들을 배웅해주는 일이다. 새 직장에서 해야 하는 일은 죽은 사람을 염(殮)한 뒤 관에 넣는 일, 즉 납관(納棺)이다. 처음에는 낯선데다 거북했고 아내(히로스에 료코)의 반대도 있었지만 수많은 죽음을 보며 다이고는 새로운 일에 애정을 갖기 시작한다. 죽음이 스토리 전체를 관통하는 소재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영화 ‘굿'바이’는 마냥 무겁지만은 않다. 죽은 아내의 영혼이 딸에게 들어오는 내용의 전작 '비밀'에서 이미 죽음을 다뤄본 적 있는 다키타 요지로 감독이 보여주는 죽음은 유쾌한 쪽에 가깝다. 변사체로 발견된 독거노인에서부터 개구쟁이 남자아이, 노란 머리의 여고생 날라리, 고등학생 양말을 신겨달라는 유언을 남긴 귀여운 할머니까지 다이고는 다양한 망자(亡者)들의 얼굴을 화장해주고 좋은 옷을 입혀주며 배웅한다. 이들을 떠나보내는 가족의 반응 역시 마냥 우울하지만은 않다. 평소 아내에게 잘해주지 못했던 남편은 회한의 눈물을 떨어뜨리지만 죽은 할머니에게 무릎까지 오는 헐렁한 양말을 신겨준 손녀의 입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온다. 죽음은 점점 전문 납관사가 돼가는 다이고의 개인사에도 깊숙이 끼어든다. 다이고는 어릴 적 아버지가 그와 어머니를 버리고 멀리 떠났던 슬픈 기억을 가지고 있다. 아내의 출산을 앞둔 어느 날 그의 집에 아버지로부터 편지 1통이 배달된다. 언뜻 보면 잔잔한 감동이 특징인 다른 일본 영화들과 비슷해 보이지만 ‘굿'바이’는 인상적인 장면이나 좋은 연기로 무장하고 있어 한층 입체적이다. 독거 노인의 시체를 납관한 뒤 아내의 맨살을 헤집는 다이고의 모습이나 죽은 이의 가족들을 정면으로 응시하는 카메라, 설산을 배경으로 한 마을의 풍경과 추억이 담겨 있는 어릴 적 목욕탕이라는 공간 등 영화 속 장면들은 극장을 나오고 나서도 잔상으로 남는다. '으랏차차 스모부'의 주인공 모토키 마사히로와 '철도원'의 히로스에 료코 등 한국 팬들에게 익숙한 연기파 배우들이 극의 감정선을 이끌어가며, 미야자키 하야오의 음악감독으로 유명한 히사이시 조의 음악이 감동을 증폭시킨다. 올해 몬트리올영화제 그랑프리 수상작이며 내년 아카데미영화제에 일본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12세 관람가.

뮤지컬 영화 '맘마미아' 400만명 돌파

(서울=연합뉴스) 동명 뮤지컬을 스크린에 옮긴 영화 '맘마미아!'가 전국 관객 400만명을 돌파했다. 19일 수입ㆍ배급사 UPI코리아에 따르면 지난달 3일 개봉한 '맘마미아!'는 17일까지 전국에서 400만8천 명이 관람했으며, 지금도 240개관에서 상영하고 있다. '맘마미아!'는 지난달 15일 이미 뮤지컬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국내 최고 기록을 세웠던 '오페라의 유령'(201만명)의 성적을 넘어 연일 흥행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개봉한 외화 가운데 '맘마미아!'에 앞서 400만명을 돌파한 영화는 460만명으로 최다인 '쿵푸 팬더'와 '미이라3-황제의 무덤', '아이언맨', '인디아나 존스-크리스탈 해골의 왕국' 등 4편이다. '맘마미아!'는 스웨덴 출신 그룹 아바(ABBA)의 노래들을 모아 만든 작품으로, 영화판에서는 메릴 스트립과 피어스 브로스넌, 아만다 시프리드가 주연을 맡았다. 싱글맘인 도나의 스무 살 난 딸 소피가 결혼을 앞두고 아버지를 찾고자 엄마 몰래 아버지로 추측되는 남자 3명을 초청한다는 줄거리다. 성인 관객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아바의 유쾌한 여러 노래와 지중해의 외딴 섬을 배경으로 한 아름다운 영상미, 가족의 사랑이라는 보편적인 주제 등이 남녀노소 관객으로부터 인기를 끈 요인이다. 배급사 측은 "평일 주부 관객들에 이어 주말에는 가족 관객과 젊은 관객층이 극장을 꾸준히 찾아 올해 외화 흥행 신기록을 세울 수 있을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할리우드, 파업위기 잊고 영화제작 박차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할리우드가 배우파업 위기에서 벗어나 영화제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배우조합(SAG)이 지난 6월30일로 만료된 영화사들과의 단체계약 갱신을 못 하자 영화사들은 지난 3개월여 동안 배우파업을 우려해 새 영화의 제작을 미뤄왔다. 영화촬영을 시작하고 나서 배우파업이 일어나면 제작이 중단되기 때문이었다. 많은 영화사는 지난해 10월 이미 올해 영화제작 계획을 대부분 취소했고, 10월 전에 제작을 시작한 영화들도 지난 6월 말까지 촬영을 마치도록 노력했다. 그러나 최근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당분간 배우조합의 파업 기미가 보이지 않아 2010년과 2011년 미국 극장가에 개봉할 40여 편의 영화들이 내년 봄과 여름 사이에 제작을 기다리고 있고, 이 영화제작을 위해 수억 달러의 제작비가 투입될 계획이다. 영화사들은 이미 내년에 제작할 영화들의 제작비를 마련해놓았기 때문에 최근 미국 경제위기도 내년 초부터 시작할 영화제작붐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또한, 최근 불황에도 많은 관객이 극장에 몰려들어 위안을 삼는 것을 보더라도 2010년이나 2011년에도 여전히 극장가는 붐빌 것으로 내다보고 제작에 전념한다는 계획이다. 영화사들은 설사 배우조합의 파업이 일어난다 해도 2010년과 2011년에 개봉할 영화가 없는 상황이 더 큰 위기이기 때문에 파업의 위험을 안고라도 더 늦기 전에 제작을 서두르는 상황이다. 한국계 혼혈배우 문 블러드굿의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을 비롯해 '트랜스포머 2', 톰 행크스의 '천사와 악마', 벤 스틸러의 '박물관이 살아있다 2', '2012' 같은 영화들은 배우조합 계약이 만료되기 전에 파업의 위험을 무릅쓰고 제작에 들어가 촬영을 마쳤다. 현재 영화사들은 배우조합의 2009년 회장선거까지 단체계약이 갱신되지 않더라도 이전 계약조항대로 제작을 계속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새영화> 세가지 색깔의 도쿄 판타지 '도쿄!'

(서울=연합뉴스) 봉준호 감독과 프랑스 거장 레오 카락스, 미셸 공드리 감독의 만남. 아오이 유, 다케나카 나오토, 카세 료, 쓰마부키 사토시 등 일본 스타 총동원. 제61회 칸 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초청. 기획단계부터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한국ㆍ일본ㆍ프랑스 합작영화 '도쿄!'가 23일 국내 개봉한다. 총 107분의 '도쿄!'는 공드리 감독의 '아키라와 히로코', 카락스 감독의 '광인', 봉 감독의 '흔들리는 도쿄' 등 도쿄를 소재로 한 단편 3편이 차례대로 소개되는 옴니버스 영화다. 각자 특유의 작품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감독들인 만큼 세 작품은 별로 닮은 곳 없이 각자의 색깔을 지녔다. 이들을 묶을 수 있는 끈이 있다면 배경이 도쿄이고 판타지의 세계를 포함하고 있다는 점뿐이다. '수면의 과학', '이터널 선샤인'으로 재능을 인정받은 공드리 감독은 '아키라와 히로코'에서 일본 젊은이들 사이에 늘고 있는 비정규직 증가 현상을 꼬집었다. '공드리 월드'라고 불릴 정도로 그가 전작들에서 펼쳐보였던 판타지 세계는 도쿄에서도 마찬가지다. 외로움으로 의자가 돼버리는 여자 주인공을 통해 사회적 무관심과 소외감 문제가 우화적으로 그려졌다. 곧바로 이어지는 '광인'은 카락스 감독 특유의 기발한 발상과 기괴한 유머가 돋보이는 단편이다. 하수도에 살면서 맨홀 뚜껑을 열고 출현해 시민들을 괴롭히는 괴이한 남자를 통해 일본뿐 아니라 인간 사회 전반을 풍자했다. '소년, 소녀를 만나다', '퐁네프의 연인들'로 카락스 감독과 깊은 인연을 맺은 배우 드니 라방이 괴상한 모습으로 광기어린 언행을 선보여 깊은 인상을 남긴다. 마지막 순서로 배치된 봉 감독의 '흔들리는 도쿄'는 일본에 이어 국내에도 사회문제로 떠오른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 문제를 소재로 삼았다. 10년째 집안에서만 살고 있는 히키코모리가 몸에 독특한 문신을 새긴 피자 배달부와 사랑에 빠지고, 여자가 사라지자 외출을 감행한다는 이야기. 봉 감독의 감성적인 연출과 가가와 데루유키, 아오이 유의 섬세한 연기가 조화를 이뤘으며 공간과 빛이 적절히 활용돼 소소한 시각적 즐거움이 살아있다. 15세 이상 관람가.

<문화소식> 伊 무성영화 연주 곁들여 상영

(서울=연합뉴스)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는 주한 이탈리아문화원과 이탈리아 무성영화의 걸작인 '카비리아'를 라이브 연주와 함께 상영하는 프로그램을 23일 저녁 6시30분부터 서울 낙원동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연다. '카비리아'는 이탈리아의 시인이자 소설가, 극작가였던 가브리엘 다눈치오의 원작을 이탈리아 무성영화의 거장 조반니 파스트로네가 영상으로 옮긴 작품이다. 연주는 재즈와 광고 음악계에서 작곡, 연주 등으로 경력을 쌓고 무성영화 연주자로도 활약해온 스테파노 마카뇨가 맡는다. 그는 24회 토리노 국제영화제에서 복원돼 소개됐던 '폼페이 최후의 날'의 관현악곡을 작곡했고, '카비리아'가 복원되면서 각종 국제영화제에서 '카비리아' 음악을 들려줬다.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은 한국 애니메이션의 유럽시장 홍보를 위해 프랑스 파리에 이어 영국 런던의 한국문화원에서 한국 애니메이션 상영회를 연이어 연다고 16일 밝혔다. 런던 문화원에서 18일과 20일 모두 4차례에 걸쳐 열릴 상영회에서는 '빠삐에 친구들', '묘&가', '치로와 친구들', '깜부의 미스터리 아일랜드', '빼꼼' 등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TV 애니메이션 5편이다. 또 성인 관객까지 아우르는 애니메이션 '원티드', '무림일검의 사생활', '사랑은 단백질', '빼꼼-머그잔 이야기' 등 애니메이션 영화 4편도 소개된다. 앞서 11일 파리의 한국문화원에서도 한국 애니메이션 상영회가 프랑스 어린이와 교민 자녀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새영화> 평이한 성장물 '하늘을 걷는 소년'

(서울=연합뉴스) 스무살 처녀(허이재)는 사고사를 위장한 자살을 꿈꾸는 퀵서비스 아르바이트생이다. 어느 날 한 여자가 8살 난 소년(강산)을 한 남자의 결혼식에 '배달'해 달라는 의뢰를 한다. 남자는 소년을 도로 데려다 달라며 돈을 주고 처녀는 소년을 데리고 돌아가지만 여자는 자살한 뒤다. 여자의 유족들은 소년이 정식으로 양자로 입적되지 않은 고아라며 책임지기를 거부한다. 소년은 처녀에게 자신을 예전에 지냈던 고아원으로 다시 데려다 달라고 의뢰하고 둘은 고아원을 향해 길을 떠난다. '하늘을 걷는 소년'은 스무 살 처녀와 여덟 살 소년의 성장담을 로드무비 형식으로 풀어나간다. 이 과정에서 성장하는 것은 이미 어른이 돼버린 소년이 아니라 세상을 비관하며 살고 있는 처녀다. 사람들에게 거부당하지만 늘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는 소년, 가족으로부터 상처받고 성장을 멈춘 젊은 여자라는 설정은 가족과 상처, 인생, 성장을 아울러 성찰하겠다는 영화의 주제를 명백하게 보여준다. 그러나 관습을 벗어나지 못한 설정과 예상 가능한 전개가 평이하게 이어져 큰 호소력이 없다. 또 영화에 짙게 드러나는 종교적 색채와 아직 여물지 않은 배우들의 연기도 극에 대한 몰입을 방해한다. 다만 소년 역을 맡은 아역배우 강산의 의젓하고 섬세한 연기만은 안쓰럽고 대견하다. 23일 개봉. 관람 등급 미정.

"전 세계 단편영화들의 축제로 오세요"

내달 5일 제6회 아시아나 국제단편영화제 (서울=연합뉴스) 제6회 아시아나 국제단편영화제(AISFF 2008)가 내달 5일 서울 씨네큐브 광화문에서 30여 개국의 영화 70편을 싣고 엿새간의 비행에 들어간다. 영화제 집행위원회는 14일 서울 신문로 금호아트홀에서 집행위원장 안성기와 특별심사위원 김혜수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영화제의 프로그램과 본선 진출작을 발표했다. 아시아나 영화제는 국내에 있는 유일한 단편 경쟁영화제로, 올해 국제경쟁부문에는 역대 최다인 1천700여 편이 출품돼 예선을 거친 30개국 52편이 본선에 진출, 총상금 3천800만원의 10개 부문 상을 놓고 경합을 벌인다. 일본 오구리 고헤이 감독이 이끄는 심사위원단은 '나는 행복합니다'의 윤종찬 감독, 영화평론가 켄트 존스, 영화음악가 조영욱, 심재명 MK픽처스 대표로 구성됐으며 배우 김혜수와 정보훈이 특별심사위원으로 참여한다. 김혜수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학교 연극영화과에 다닐 때 단편영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단편영화에 대한 깊은 애정이 있다"며 "성실하고 공정하게 심사하겠다"고 말했다. 개막작은 지난해 사전 제작지원 선정작인 박종영 감독의 '7인의 초인과 괴물 F'와 프랑스 엘리자베스 마레, 올리비에 퐁트 감독의 '아스팔트 위의 마농'이며 폐막작은 올해 국제경쟁부문 수상작이다. 비경쟁으로 마련된 특별프로그램으로는 리들리 스콧, 안드레 타르코프스키 등 거장의 처녀작과 왕자웨이 등 아시아 감독들의 최신작을 선보이는 '감독열전-시네마 올드 앤 뉴', 단편 호러영화들을 묶은 '테마단편전-11월의 나이트메어' 등이 마련됐다. 이와 함께 프랑스 유명 배우 겸 감독 루이스 가렐의 출연작과 연출작을 소개하는 '믹스플래닛' 섹션도 마련돼 루이스 가렐과 라시드 하미 감독이 방한해 한국 관객과 만난다. 또 국내 특수분장 전문가인 윤예령 유영분장 대표가 마스터클래스에 나선다.

<새영화> 강력한 액션 '데스 레이스'

(서울=연합뉴스) '트랜스포터', '아드레날린 24'의 제이슨 스테이섬이 주연을 맡은 영화는 제목대로 큰 규모, 빠른 전개의 레이싱 액션 블록버스터다. 아내를 살해했다는 누명을 쓰고 감옥에 들어간 전직 레이싱 선수 젠슨(제이슨 스테이섬)은 교도소장 헤네시(조앤 앨런)에게 인터넷으로 생중계되는 '데스 레이스' 출전을 제의받는다. '데스 레이스'의 최고 인기 레이서인 프랑켄슈타인이 4승 후 사망하자 레이스의 인기가 떨어질 것을 우려한 헤네시는 프랑켄슈타인의 사망 사실을 숨기고 젠슨에게 프랑켄슈타인의 이름으로 출전해 1승을 추가하면 자유를 주는 조건을 내건다. 젠슨은 이를 받아들이고 경로를 알려주는 여성 파트너 케이스(내털리 마르티네스)의 도움을 받아 아무런 규칙이나 제한 없이 최후의 생존자가 우승하는 레이스를 시작한다.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로 유명한 폴 W.S 앤더슨 감독은 1975년 '죽음의 경주(Death Race 2000)'를 리메이크하면서 "원작을 그대로 리메이크하기보다 자동차와 액션을 강조해서 재해석하고 싶었다"는 연출 의도를 밝혔다. '데스 레이스'은 의도대로 레이싱과 액션으로 가득 차 있다. 죄수들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설정에 대한 비판까지는 의식할 필요가 없고, 그저 다른 카레이싱 영화들과 비슷한 수준의 상업적인 오락영화라는 점만 염두에 두면 된다. 타깃도 확실하다. 깊은 사색은 저리 치워두고 액션 쾌감을 즐기면 되는 관객들이다.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을 보면 알 수 있듯 잔인한 액션에서 아무런 쾌감을 느끼지 못하는 관객이라면 일찌감치 피하는 것이 좋다. 16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