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 고려하면 한국 영화 입장료 싼 편"

정헌일 연구원, 찬반 논란 속 '인상론' 주장 (서울=연합뉴스) 영화 관람료 인상 움직임에 대해 영화인들과 네티즌들 사이에 논쟁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영화 관람료가 다른 재화의 물가상승률에 비해 저렴한 만큼 인상 필요성이 충분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헌일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 연구원은 3일 오후 서울 광화문 미디액트 대회의실에서 열리는 '영화산업 활성화를 위한 연속 포럼'에 앞서 배포한 발제문에서 "한국의 영화 관람료가 다른 나라에 비해 저렴하고 다른 재화나 서비스의 물가 상승 속도에 비해 둔화한 증가세를 보여왔으며 소비자의 경우 소득에서 극장 지출액의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연구원이 공개한 국가별 영화 관람료 비교 자료에 따르면 2006년 기준 한국은 조사 대상 47개 국가 중 19번째이다. 영화 관람료가 가장 비싼 국가는 스위스였으며 한국은 일본, 핀란드, 영국, 대만, 호주, 그리스, 프랑스 등보다 낮고 벨기에, 홍콩과 비슷한 수준이다. 물가 상승률보다 영화 관람료 인상률이 턱없이 낮은 것 역시 요금 인상이 필요한 근거로 제시됐다. 영화 관람료는 2001년 이후 2006년까지 모두 3% 인상됐지만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지수는 15.7% 뛰어 5배 이상 차이가 났다. 정 연구원은 "영화 관람료 인상이 물가 상승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1990년 이후 전체 소득 중 극장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0.1% 내외로 다른 소비재에 비해 작은 편이었다"고 덧붙였다. 정 연구원은 이어 "관람료 인상이 관객 이탈로 인한 극장 매출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관객들은 관람료보다 관람 환경의 개선이나 비디오물이나 케이블 방송 등으로 인한 대체 관람 수단의 가능성에 더 민감하다"며 "요금 인상폭이 크지 않다면 관람료를 올릴 때 수익 개선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영화 관람료는 극장이 자율적으로 결정한다. 최근 영화계의 불황과 제작비 상승 등으로 영화계에서는 관람료 상승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각 극장은 소비자 반발을 걱정하며 서로 눈치만 보는 상황이다. 관람료 인상 문제는 지난달 25일 영화계의 노사공이 모인 영화산업협력위원회에서 그 필요성이 언급된 뒤 온오프라인에서 찬반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창무 서울시상영관협회 회장은 "커피숍에서 커피 1잔이 4천-5천원 가량인 상황에서 관객들이 7천원인 영화 관람료가 비싸다고 생각한다면 극장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밖에 없다"며 "관람료가 현실에 맞게 인상되면 수익성이 좋아지고 투자도 원활해져 한국 영화의 질이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공정거래법이 극장 간의 관람료 일괄 인상을 담합으로 규정해 규제하고 있다"며 "영화는 동일한 상품으로 같은 시간에 비슷한 장소에서 유통된다는 특수성이 있는 상품인 만큼 관련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새영화> 진부한 상상력…'4요일'

(서울=연합뉴스) 11일 개봉하는 영화 '4요일'이 자살에 접근하는 방식은 지나치게 피상적이다. 영화는 '자살=사회악'이라는 전제 하에 자살하려는 사람들을 추하고 무책임하게 그리는 데 집중한다. 누군가가 자살을 하러 모인 사람들을 응징한다는 설정은 이 영화에서 일관되게 진행되는 사건이다. 영화에서 자살을 하러 모인 사람들은 저마다 허영과 오만으로 가득찬 사람들이다. 정작 피살 위기에 처하니 살려고 몸부림을 치고 비참하게 죽음을 맞는다. 거창하게 '인간이 스스로 목숨을 끊을 권리가 없다'는 말에 대한 논의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해도 영화는 그 사람들이 왜 자살을 결심하게 됐는지에 대한 설명조차 제대로 하지 않는다. 이미 자살이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이 문제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이 영화의 상상력은 그래서 진부하고 빈약하다. 인터넷 자살 동호회에서 만난 11명의 사람들이 자살 도우미들과 함께 폐교에 모인다. 부상으로 은퇴한 전직 야구선수, 시한부 선고를 받은 암환자, 성적을 비관한 여고생, 사업에 실패한 가장, 음식에 대한 욕망을 버리지 못하는 전직 모델 등이 그들이다. 이들은 모두 자살 방식과 도구까지 이미 정해놨다. 이들은 마지막 만찬을 하며 '오리엔테이션'을 받고 서로 가볍게 말다툼을 한다. 드디어 첫번째 자살 신청자가 목을 매는 순간, 11번째 순서를 배정받은 여자가 옥상에서 떨어져 죽는 사고가 발생한다. 자신의 순서가 아닌데 바닥으로 떨어진 것. 마침 첫번째 자살 신청자는 갑자가 밧줄이 풀려 자살에 실패한다. 술렁이는 사이 자살 도우미들은 갑자기 참혹한 시체로 발견되고 자살 신청자들은 한 명씩 사라져 죽임을 당한다. 막상 타살을 당하니 자살 신청자들은 어떻게 해서든 살려고 서로를 의심하고 도망을 치며 이기심을 보인다. 관람등급 미정.

<새영화> 스케일 큰 미국식 코미디 '트로픽 썬더'

(서울=연합뉴스) 감정 연기가 안 되는 액션스타 터그 스피드맨(벤 스틸러)은 아카데미상 5번 수상에 빛나는 연기파 배우 커크 라자러스(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B급 코미디에서 벗어나고 싶은 할리우드의 문제아 제프 포트노이(잭 블랙)와 함께 베트남전 블록버스터를 찍는 중이다. 신인인 감독은 톱스타들의 기싸움을 조율하지 못하다가 촬영 초반 제작비를 모두 날려 버린다. 감독은 영화사 사장 레스 그로스맨(톰 크루즈)에게 심하게 문책당하자 원작자인 클로버(닉 놀테)의 조언에 따라 지뢰밭인 정글로 배우들을 끌고 가 실감 나는 전투신을 찍기로 한다. 이때 현지의 마약 밀매조직이 군복을 입고 총을 든 배우들을 실제 미군으로 오인하고 공격한다. 배우들은 정말 영화 촬영중인 것으로 알고 폼 잡으며 전투를 벌인다. 여기에 터그의 매니저인 릭(매튜 매커너히)이 터그를 찾아 나선다. 벤 스틸러가 연출, 각본, 주연을 맡은 '트로픽 썬더'는 '코미디 블록버스터'라고 불러도 될 만큼 스케일 큰 코미디 영화다. 제작비 1억달러가 투입돼 하와이에서 촬영된 장면들에서 코미디로는 아깝지 않나 싶을 정도로 여기저기 폭탄이 터지고 화염이 타오른다. 캐스팅 역시 화려해 대번에 눈에 띈다. 코미디 연기로는 정평이 난 벤 스틸러와 잭 블랙은 노련한 연기를 선보인다. 무엇보다 돋보이는 배우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다. 그는 흑인 역을 맡았다고 피부 이식 수술까지 한 뼛속까지 연기파인 배우 역을 시치미 뚝 떼고 연기했다. 유머 코드는 상당히 미국적이다. 과장되고 폭력적인 슬랩스틱 유머는 미국식 코미디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에게 헛웃음만 유발하기 쉽다. 다만 국내 관객에게 이미 익숙한 할리우드의 제작 상황을 풍자한 점이 소통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독재자에 가까운 메이저 스튜디오 사장에게 휘둘리는 신인 감독, '포레스트 검프'나 '아이 엠 샘'에서의 열연을 꿈꿨다가 '정말 바보인' 연기를 펼쳐 놀림감이 된 육체파 스타 등 할리우드에서 일어날 법한 일들을 웃음의 소재로 삼아 웃음을 준다. 11일 개봉. 관람 등급 미정.

<새영화> 운명으로 연결된 사랑 '북극의 연인들'

(서울=연합뉴스) 멜로 영화의 팬들이라면 겨울 극장가에 쏟아져나오는 많은 영화들 중 '북극의 연인들'이 현명한 선택이 될 것 같다. 매력적인 배우들의 좋은 연기와 배경이 되는 스페인과 핀란드의 아름다우면서도 슬픈 하늘, 그리고 평범한 전개 방식은 아니지만 순식간에 관객들을 몰입시킬 정도의 흡인력 있는 줄거리를 가지고 있다. 영화는 남녀 간의 사랑이라는 보편적이고 대중적인 소재를 다루면서도 독특한 전개방식을 통해 깊이와 형식미를 갖췄다. 남녀 주인공 각각의 시선은 시간과 공간, 현실과 환상을 넘나들며 어지럽게 제시되지만 결국 말끔하게 제자리를 찾아간다. 마치 빈 자리를 모두 채워 넣으면 한 장의 완성된 모습을 갖추게 되는 그림 퍼즐 같다. 사랑에 빠지는 두 남녀 오토(otto, 펠레 마르티네즈)와 아나(ana, 나즈와 님리), 그리고 감독 자신의 이름인 메뎀(Medem)이 뒤집어 읽어도 똑같은 회문(回文)인 것처럼 영화는 형식이나 내용에서 순환식 구조를 가지고 있다. 시작부터 결론의 일부 장면을 드러내는 '수미쌍괄식'의 형식은 수많은 인물과 사건이 작용한 끝에 결국 운명처럼 다시 만나게 되는 두 남녀의 사랑이야기와 닮았다. 세계적 주목을 받는 스페인 중견 감독 훌리오 메뎀이 1998년 만든 영화로 오랫동안 국내에 수입되지 않은 영화지만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식의 세련됨이나 화면의 아름다움은 요즘 영화들보다 더 요즘 영화 같다. 제작 당시 주목받던 배우이던 여자ㆍ남자 주인공 나즈와 님리와 펠레 마르티네즈는 지금은 스페인의 대표적인 배우로 성장했다. 8살 오토와 아나는 방과 후 학교 앞 공원에서 처음 마주친 뒤 교감을 느낀다. 아나는 오토가 죽은 아버지의 다른 모습이라고 생각하고 오토에게 아나는 사랑을 고백하고 싶은 대상이다. 두 아이의 수줍은 사랑은 오토의 아버지와 아나의 어머니가 결혼하면서 위기를 맞고 한편으로는 기회를 갖게 된다. 맺어질 수 없는 남매 관계가 돼버렸지만 서로 만날 기회는 많아진 것이다. 조금씩 사랑을 키워나가며 점차 어른이 되는 두 사람. 우여곡절 끝에 서로를 떠나지만 둘은 25살이 된 어느날 운명처럼 북극권의 가장자리 핀란드에서 다시 만난다. 4일 개봉. 15세 관람가.

<음악도 인상적이던 시대별 한국영화들>

(서울=연합뉴스) 한국영상자료원은 한국적 색채를 음악을 통해 보여준 영화들을 무료로 보여주는 기획전 '오래된 친구, 영화와 음악'을 12월 한달간 VOD 웹사이트(http://www.kmdb.or.kr/vod)에서 진행한다. 이번 기획전은 11월 영상자료원 회원을 대상으로 한 '도전, 나도 프로그래머!'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기획을 바탕으로 했으며 총 8편을 소개한다. 상영작은 의사와 간호사가 기타와 바이올린 선율에 맞춰 우아하게 노래를 부르는, 1950년대 한국영화 속 뮤지컬 한 장면을 선보인 한형모 감독의 '청춘쌍곡선'(1956), 화려한 무술액션과 비장한 음악에 사이렌 효과음을 더해 긴장감을 배가한 정창화 감독의 '철인'(1972). 또 1970년대 청바지 세대를 대표하는 포크송이 흐르는 이장호 감독의 '별들의 고향'(1975)과 대금 연주가 김영동이 특유의 토속적 음색을 사용해 한을 소리로 표현한 하명중 감독의 '땡볕'(1984), 현대적이면서도 서정적인 색채로 한국 영화음악의 한 획을 그은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1993)도 소개된다. 이 밖에 이만희 연출, 문숙, 신성일 주연의 '태양닮은 소녀'(1974), 하길종 감독의 '바보들의 행진'(1975), 홍상수 감독의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1996)도 음악이 독특한 장르와 분위기를 연출하는 중요한 요소로 쓰인 영화들이다.

강원 국제대학생 평화영화제 개막

(춘천=연합뉴스) 제3회 국제대학생 평화영화제가 27일 춘천시 강원대 백령문화관에서 개막됐다. 강원도는 이날 김진선 강원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개막식을 갖고 오는 30일까지 국제공모 결과 접수된 20개국 440개 작품 가운데 본선에 진출한 70개 작품을 대상으로 본상(8개 작품)과 사전제작 지원 부분(3개 작품)을 선정한다. '국내 젊은 영화인의 발굴의 창, 세계 단편영화의 흐름을 보는 창'을 표방하는 이번 영화제에서는 `여고괴담2'의 김태용 감독이 연출하고 배우 조희봉이 변사로 출연하는 현존 최고(最古)의 무성영화 `청춘의 십자로'를 특별 상연한다. 또 오는 29일에는 본선 경쟁작 감독들과 냉전의 현장인 철원 제2땅굴과 평화전망대를 둘러보고 철원 노동당사 앞에서 시사회와 특별공연을 갖는 DMZ 평화투어를 실시한다. 영화제 기간에는 해외의 영화학교를 소개하는 특별전과 대학생 영화인을 위한 마스터 클래스도 운영된다. 이에 앞서 지난 25-26일에는 영화제 사전홍보행사의 하나로 도내에서 촬영한 영화 `가족의 탄생'과 `와니와 준하', `라디오 스타', `꽃피는 봄이 오면', `웰컴 투 동막골', `검은 땅의 소녀와'를 춘천 프리머스극장에서 상영됐다. 강원도 관계자는 "평화영화제는 국내 대학생영화제 가운데 최대 규모"라면서 "냉전의 상흔이 현존하는 DMZ와 세계 유일의 분단 도(道)에서 미래 세대인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반전과 평화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영화축제로 의미가 크다"라고 밝혔다.

<주말영화> '순정만화' 열풍 부나

(서울=연합뉴스) 11월 마지막주 주말 극장가에서는 '순정만화'의 열풍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순정만화'는 개봉일인 27일 오전 9시 현재 주요 예매사이트에서 30% 대의 예매 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의 예매율 집계에서 37.3%, 맥스무비의 예매율 집계에서 30.2%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이들 사이트에서 각각 18.1%와 25.6%의 점유율로 2위를 차지한 '미인도'를 따돌렸다. 이들 2편의 영화 중 1편이 이번 주말 박스오피스에서 1위에 오른다면 11월 극장가에서는 '007 퀀텀 오브 솔러스'가 정상을 차지했던 2번째 주말을 제외한 모든 주에서 한국 영화가 1위를 차지한다. 예매율 순위 중위권에는 '007 퀀텀 오브 솔러스'와 한국영화 '서양 골동 과자점 앤티크'를 비롯해 주제 사라마구의 베스트 셀러가 원작인 '눈먼자들의 도시', 컴퓨터 게임을 영화화한 '맥스페인', 할리우드 영화의 홍콩 리메이크 '커넥트', 손예진ㆍ김주혁 주연의 '아내가 결혼했다' 등 기개봉작이 포진했다. '순정만화'와 함께 새로 개봉하는 영화로는 한국영화 '초감각 커플'ㆍ'나의 친구, 그의 아내'와 일본 코미디 '매직 아워'가 있으며 '로큰롤 인생'과 '콰이어트 맨' 같은 화제작도 첫선을 보인다. 진구ㆍ박보영 주연의 '초감각 커플'은 초능력을 가진 남자와 천재 소녀가 벌이는 판타지 로맨스 영화며 신동일 감독의 '나의 친구, 그의 아내'는 인간 관계에 대한 성찰이 눈에 띄는 독특한 치정극이다. '웰컴 미스터 맥도날드'(1997년)를 기억하는 관객들이라면 같은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매직 아워'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미카니 코키 감독이 만든 이 영화는 행복에 대한 긍정적인 에너지가 있는 코미디다. 메가박스 코엑스와 서울극장 등 전국 10여개 극장에서 개봉하는 '콰이어트 맨'은 다중살인범의 심리를 파고드는 솜씨가 좋은 영화로 크리스천 슬레이터의 연기력이 돋보인다. '로큰롤 인생'은 평균 나이가 81세인 미국의 로큰롤 밴드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다. 이외에도 서울 광화문 씨네큐브에서는 누벨바그의 서막을 연 감독으로 평가받는 루이 말의 1971년작 '마음의 속삭임'을 개봉한다. '라콤 루시앙'(1974), '굿바이 칠드런'(1987)을 포함해 루이 말의 영화 3편을 잇따라 개봉하는 프로그램의 첫번째 상영작이다. 풍성한 상영작 중에서 그다지 보고 싶은 영화를 발견하지 못했다면 올해 개봉작 중 화제작을 다시 상영하는 'CGV 앙코르 장르 영화제'도 주목할 만하다. '추격자', '테이큰', '다크 나이트', '색,계', '시간을 달리는 소녀' 등 15편의 영화를 2주간 CGV 10개관에서 릴레이 상영하는 프로그램으로, 27~30일에는 강변ㆍ춘천ㆍ동래점에서 열린다.

"영화산업 살리려면 다운로드 양성화해야"

영진위 영화산업 활성화 연속포럼…씨네21i 김준범 이사 주장 (서울=연합뉴스) 불법의 온상으로만 여겨지는 웹하드, P2P를 통한 영화 공유 방식을 새로운 시장으로 인식하고 이를 합법화ㆍ양성화하는 사업 모델을 마련해야 영화산업이 발전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씨네21i의 김준범 이사는 26일 오후 서울 광화문 미디액트에서 영화진흥위원회가 마련해 열리는 '한국영화산업 활성화를 위한 연속 포럼'에 앞서 공개한 발제문에서 "영화 다운로드 시장은 이제는 의문을 제기하기 힘들만큼 충분한 수익을 창출하고 있으며 다양한 사업적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이사는 다운로드 비즈니스의 안정적 시장성을 확보하기 위해 ▲홀드백(극장 개봉과 부가시장 공개 사이의 기간차) 개념의 변화 ▲영화 업계 전반의 적극적인 참여 ▲수익 정산과 분배의 투명성 확보 ▲지속적인 불법 단속 등 4가지 방안을 제안했다. 김 이사는 "온라인 서비스 시장에서 홀드백의 정의는 서비스 순서를 제한하는 방식이 아니라 이용 가격을 시기에 따라 순차적으로 낮추는 방식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모든 부가 판권의 서비스가 합법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전체 영화 업계가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온라인 시장이 불법의 온상으로 불신받아온 만큼 시장 규모 통계에서부터 개별 작품의 정산에 이르기까지 투명성을 확보하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며 "불법 영화를 유포하는 업체들을 효과적으로 단속할 수 있도록 정부와 영진위 등이 대대적으로 비용을 지원해야한다"고 말했다. 오프라인의 홈비디오 산업 활성화 방안에 대해 발제한 유석동 아트서비스 대표는 "전체 비디오물 대여점을 연결하는 '대여점 통합 전산망'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유 대표는 "기존 대여 시스템에서는 대여점이 비디오 구매 비용을 전액 부담하게 돼 있어 대여 횟수에 대한 손익을 전부 책임져야 하는 부담이 있었다"며 "대여점에 단말기를 보급하고 통합전산망을 구축한 뒤 판매가 아닌 임대의 형식으로 대여점을 운영하게 하면 비디오물 대여 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대표는 "출판업계의 '북 리펀드' 캠페인을 벤치마킹해 'DVD 리펀드' 사업을 펼치면 DVD 유통망을 확대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DVD 리펀드' 사업은 소비자가 구입한 DVD 타이틀을 일정 기간 내 반납하면 정해진 금액을 환불해주고 반납된 DVD는 오지에 기증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고 설명했다. 유 대표는 이외에도 비디오물 시장의 활성화 방안으로 ▲DVD 타이틀을 소개하는 TV프로그램 편성 ▲저작권 보호 캠페인과 블루레이 영화제 등 대소비자 마케팅 강화 ▲DVDㆍ블루레이 플레이어 구매 고객에게 홈비디오물 대여 무료 쿠폰 지급 ▲블루레이 타이틀 제작 지원을 제안했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이날 포럼을 시작으로 총 4주간 관련 전문가들을 초청해 '극장요금 체계 및 수익분배 방식', '멀티플랫폼 콘텐츠의 비즈니스 모델', '영상산업 발전을 위한 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문화소식> CGV 앙코르 장르 영화제

(서울=연합뉴스) ▲멀티플렉스 영화관 CGV는 개봉 당시 화제가 됐던 영화들을 극장에서 다시 볼 수 있는 'CGV 앙코르 장르 영화제'를 27일부터 2주간 전국 CGV 10개관에서 연다. 공포ㆍ스릴러 장르로는 '추격자', '타인의 삶', '고사-피의 중간고사', 액션ㆍSF 장르로는 '테이큰', '다크나이트', '영화는 영화다',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칸버전)', 에로ㆍ로맨틱 장르로는 '색, 계', '미스트리스', '블랙북'이 상영된다. '에반게리온-서', '시간을 달리는 소녀', '누들' 등 애니메이션ㆍ가족 영화와 '말할 수 없는 비밀', '비투스' 등 음악ㆍ뮤지컬 영화도 만날 수 있다. 27~30일 강변ㆍ춘천ㆍ동래점, 내달 1~4일 구로ㆍ오리ㆍ울산점, 내달 8~10일 압구정ㆍ북수원ㆍ인천ㆍ창원더시티점에서 열린다.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는 내달 3~4일 시네마테크전용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1950~1960년대 서부극의 거장 샘 페킨파(1925~1984)의 대표작 2편을 특별 상영한다. 페킨파는 서부 개척이 낭만적인 모험이 아니라 영토 확장을 위한 침탈이었다고 지적하는 '수정주의 서부극'으로 서부극 장르를 혁신하는 동시에 시적이면서도 폭력적인 서부의 황혼의 풍경을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상영작은 나이 든 총잡이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대평원'(1962), 현실에서 자행되고 있는 전쟁과 폭력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드러낸 '와일드 번치'(1969)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