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故이수현이 남긴 '너를 잊지 않을 거야'

(서울=연합뉴스) 고(故) 이수현의 실화를 그린 영화 '너를 잊지 않을 거야'가 30일 개봉한다. 고인은 26살이던 2001년 겨울 일본 신오쿠보역 선로 위에 떨어진 일본인 취객을 구하다가 전동차에 치여 숨졌다. 선로에 뛰어든 그에게는 취객을 두고 전동차를 피할 수 있었던 7초가 있었지만 고인은 자기 몸을 사리지 않고 선로 위에서 양손을 높이 들었다. 전동차를 멈추라고 수신호를 보낸 것이다. 이수현의 이야기는 일본 신문과 방송을 통해 일본 전역으로 퍼지며 큰 화제가 됐다. 남의 일에는 무관심한 편인 일본인들에게 자신을 희생하며 남을 구하려 했던 한국 청년의 이야기가 큰 파장을 일으킨 것이다. 사고는 한국인에 대한 일본인들의 인식을 개선하고 양국 간의 교류에 큰 역할을 하기도 했다. 특히 작년 초 일본에서 열린 시사회에는 일왕 부부를 비롯한 유명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기립박수를 쳤으며 일본 박스오피스에서 4주 연속 톱10에 들며 흥행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뒀다. 영화는 고인을 기리는 추모 영화의 성격이 강하다. 인물에 대한 감독의 독특한 해석이나 사건을 영화적으로 재해석하는 시도가 있다고 볼 수는 없다. 카메라는 대신 차분하게 고인이 죽기 전 일본에 남긴 발자취를 좇는다. 고인의 일본 생활에서 영화가 주목한 것은 그가 일부 일본인들의 외국인 차별에 속상하면서도 한국과 일본 양국의 교류를 중시했다는 것. 여기에 꿈과 미래에 대한 고민과 부모님과 가족에 대한 애정이 버무려져 있으며 일본 여자친구와의 애정라인도 줄거리의 큰 축을 이룬다. '사랑니', '폭력서클' 등에 출연했던 이태성이 이수현 역을 맡았으며 가수 출신인 오나가 마키가 이수연의 일본인 여자친구 유리 역을 연기했다. 이수현의 부모 역에는 정동환과 이경진씨가 호흡을 맞췄으며 '워터보이즈', '스윙걸즈'에서 최근의 '20세기 소년'까지 일본 영화의 단골 조연 연기자인 다케나카 나오토도 출연한다. 전체 관람가.

영진위 "800억원 규모 영화펀드 조성"

'한국영화산업 활성화 단기대책' 발표 (서울=연합뉴스) 영화진흥위원회는 27일 800억원 규모의 영화 펀드를 새로 조성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한국 영화산업 활성화 단기대책'을 발표했다. 대책에 따르면 영진위는 600억원 규모의 중형 펀드와 50억원 규모의 다양성 펀드, 50억원 규모의 공동제작 펀드를 내년 상반기까지 새로 조성할 예정이다. 영진위는 이미 올해 100억 규모의 투자조합에 출자한 바 있어 모두 8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게 됐다. 영진위는 "영화 산업의 불황이 장기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공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새로 조성되는 펀드가 한국 영화의 적정 제작 편수를 확보하고 한국 영화의 시장 점유율을 일정 수준 유지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영진위는 "펀드의 수익성을 확보하고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투자조합 관리개선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것"이라며 "가이드라인에는 투자의 편중이나 조합원 관계 회사 투자를 제한하고 투자자협의회를 통해 펀드 운영을 모니터링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진위는 아울러 DVD, 방송, 온라인 등 부가판권 시장을 살리기 위해 부가 콘텐츠의 부가판권 계약과 출시, 전송, 인증 절차 등 전과정을 총괄해 관리하는 '온라인 유통망'을 구축하기로 했다. 한국영화의 DVD 마케팅을 지원하고 DVD 유통 환경을 개선하는데 15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으며 15억원을 들여 지상파 방송사의 한국영화 판권을 선구매를 유도하기로 했다. 또 상영스크린의 수를 적정하게 유지하고 최소 상영기간을 보장하는 내용의 '영화산업 상생협약'을 영화산업 주체들이 체결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기획 개발에서 투자, 제작, 국내 배급과 해외 마케팅을 연계해 지원하는 '원스톱 지원 시스템'를 구축하기로 했다.

<새영화> '부에노스 아이레스 탱고 카페'

(서울=연합뉴스) 음악 다큐멘터리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1999)을 보고 남미의 매력에 빠졌던 관객들이라면 다음 달 6일 개봉하는 다큐멘터리 '부에노스 아이레스 탱고카페'가 반가운 선물이 될 듯하다. 영화는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다시 모인 노년의 탱고 뮤지션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제 머리는 백발이고 얼굴엔 주름이 가득한 뮤지션들은 1940~50년대 탱고의 전성기를 이끌던 거장들이다. 흩어져 살던 이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같이 탱고 오케스트라 공연을 위해서다. 2006년 '브로크백 마운틴'으로 아카데미 영화제 작곡상을 수상한 아르헨티나 출신 작곡가 구스타보 산타올라야는 당시의 탱고 음악을 재현하기 위해 공연을 기획했다. 이 감동적인 이 순간은 '모토사이클 다이어리'의 브라질 출신 월터 살레스 감독에 의해 다큐멘터리로 제작됐고 현지 감독 미구엘 코핸의 카메라에 담겼다. 이들의 이야기가 한국 같은 다른 나라의 관객들에게도 재미를 줄 수 있는 이유는 등장인물의 말처럼 "탱고가 인생과 다를 게 없다"는 것 때문이다. 3분 남짓의 짧은 음악인 탱고에는 슬픔과 기쁨이 있고 사랑과 헤어짐이 있으며 열정과 한숨이 있다. 탱고는 카페에서는 음악 감상용으로, 카바레에서는 여자 꼬이기 용으로 인기를 모으며 이 곳 사람들의 삶에 깊숙이 들어가 있다. 탱고는 변화와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부에노스 아이레스 사람들과 닮았다. 편성이 엄격한 오케스트라는 이곳에서 반도네온(단추식 아코디언)을 받아들이는 모험을 벌인 뒤 풍성해졌고 손바닥으로 치는 전통 북에 심지어는 드럼까지 아우르며 한층 더 흥겨워졌으며 무대 위의 가곡과 춤까지 포용했다. 영화는 인물에 깊숙이 개입하는 최근 다큐멘터리의 경향과 달리 연습장을 찾아 인터뷰를 통해 거장들에게서 탱고와 인생 이야기를 듣는 식의 정공법을 택하며 감정을 쌓아간다. 반도네온 연주자인 페데리코씨는 "그때는 하루종일 커다란 반도네온을 놓지 않았다"고 과거를 회상하며 여든줄에 다다른 여가수 루케씨는 "진짜 열정은 언제나 무대에 있었다"며 탱고에 대한 여전한 애정을 자랑한다. 편곡으로 유명한 가르시아씨는 "경쟁자이면서도 서로의 팬이었기 때문에 지휘자들이 자연스럽게 선의의 경쟁을 했다"며 옛 시절을 그리워하고 피아노 연주자인 베른지에리씨는 "다른 피아니스트들이 자꾸 내 것을 훔쳐가서 항상 새로운 뭔가를 만들어야 했다"고 농담을 던진다. 각 거장들의 면면과 이들의 인생이 낯익어질 무렵 영화는 이들이 함께 무대에 오르는 감동적인 공연 장면으로 이어진다. 낡은 악기를 든 노년의 거장들이지만 이들의 연주는 탱고 리듬 그대로 열정적이고 힘이 넘친다. 결국 다시 탱고와 인생은 하나로 겹쳐지는 순간이다. 전체 관람가.

<일본영화 팬들 메가박스로 모이세요>

제5회 메가박스 일본영화제 내달 12일 개막 (서울=연합뉴스) 제5회 메가박스 일본영화제가 다음 달 12일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플레이 플레이 소녀'를 상영하며 개막, 16일까지 이어진다. 이 영화제는 일본의 비영리법인인 영상산업진흥기구가 주최하고 메가박스와 일본문화청이 공동주최자로 참여하는 것으로 2004년 처음 개최된 이후 다양한 미개봉 일본 영화들이 한국 관객들을 만나는 통로로 인기를 끌어왔다. 개막작인 '플레이 플레이 소녀'는 와타나베 겐사쿠 감독이 올해 만든 신작으로 소설 속 사랑을 꿈꾸는 여고생 모모코(니이가키 유이)가 야구부 에이스인 오오시마(혼다 가쿠토)를 보고 첫눈에 반해 야구부 응원단에 들어가며 벌어지는 일들을 다룬 청춘 영화다. 상영작 중에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중 가장 먼저 영화화됐던 1981년작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감독 오모리 가즈키)가 눈에 띈다. 하루키의 초기작인 원작 소설은 도쿄에서 대학을 다니다가 고향에 내려온 '나'와 소설가 지망생 '쥐', '나'와 하룻밤을 보내게 되는 '여자'의 이야기를 통해 젊은 날의 허무함을 그리고 있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를 포함해 상영작 중에는 베스트셀러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 유난히 많다. 소설가 요시모토 바나나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키친'(모리타 요시미츠), 나시키 카호의 동명 아동 소설이 원작인 '서쪽의 마녀가 죽었다'(나가사키 슈운이치), '지금, 만나러 갑니다'의 각본가 오카다 요시카즈의 동명 장편소설을 바탕으로 한 '천국은 기다려준다'(도키 요시마사)가 관객을 만난다. 또 우에노 주리 주연의 '행복의 스위치'(야스다 마나), 청춘스타 오구리 슈운 주연의 액션 서스펜스 '이웃 13호'(이노우에 야스오)나 중학교 남자 다이빙 선수들이 주인공인 '다이브!'(구마자와 나오토)도 눈길을 끌 전망이다. 이밖에 ▲시우의 기(사와이 신이치로) ▲국도 20호선(도미타 가츠야) ▲빌딩과 동물원(사이토 다카시) ▲햐크하치(모리 요시타카) ▲파랑새(나타시니 겐지) ▲카페 이소베(요시다 게이스케) ▲귀향(하기우다 코지) ▲늑대소녀(후카자와 요시히로) ▲와루보로(스미타 야스시) 등 작품이 상영될 예정이다.

<새영화> 실망스러운 리메이크 '마이 쎄시 걸'

(서울=연합뉴스) 30일 개봉하는 '마이 쎄시 걸'의 제작진은 원작인 '엽기적인 그녀'가 왜 매력적인지 잘 몰랐던 것 같다. '엽기적인 그녀'는 가장 먼저 할리우드 리메이크 판권이 팔린 한국 영화여서 캐스팅, 줄거리, 개봉 계획 등이 큰 관심이었다. 할리우드에서 다시 만들어진 만큼 영화는 원작에서 많은 것들을 취하고 또 많은 것들을 버렸다. 영화의 배경은 뉴욕. '그녀'에서 '조단'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여주인공은 엽기녀라기보다는 고급 맨션에 사는 된장녀로 변경됐고 원작의 어리숙한 '견우'는 모범생 '찰리'가 됐다. 찰리가 술취한 조단을 데려가는 곳도 모텔이 아니라 대학 기숙사이며 타임캡슐을 묻는 장소는 조용한 산 속의 나무 밑이 아니라 센트럴 파크 한 구석의 돌무더기다. 원작에서 그대로 따 온 장면도 적지 않다. 두 사람이 처음 본격적인 만남을 갖는 곳은 원작과 마찬가지로 지하철역. 찰리가 조단의 장점 10가지를 읊는 장면이나 여장 남자와 술을 마시다가 깜짝 놀라는 에피소드, 조단의 피아노 수업에 찰리가 꽃을 들고가는 모습도 원작과 거의 그대로다. 리메이크 영화 '마이 쎄시 걸'의 가장 패착은 원작에서 지엽적인 에피소드만 어색할 정도로 그대로 가져온 대신 '엽기녀'가 엽기적일 수밖에 없는 정당성을 부여하는 데에는 소홀히 한 것에 있다. 엽기성이 약해진 대신 술버릇만 고약해진 여주인공의 행동이 매력적이기보다는 얄밉고, 여주인공에게 매달리는 남자 주인공의 행동도 설득력이 부족하다. '엽기적인 그녀'(2001년작)는 488만명을 동원한 히트작이지만 리메이크인 '마이 쎄시 걸'은 미국에서는 극장개봉 없이 바로 DVD로 출시됐다. 여주인공 조단은 TV 시리즈 '24'의 앨리샤 커스버트가, 찰리는 영화 '아버지의 깃발'에 출연한 제스 브래드퍼드가 연기했다. '러브 미 이프 유 데어'(2003년)로 인상적인 데뷔를 했던 프랑스 감독 얀 사뮈엘 감독이 할리우드에서 연출한 첫 작품이다.

<주말영화> 정상 노리는 '아내가 결혼했다'

(연합뉴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이글 아이'가 2주 연속 박스오피스를 점령한 가운데 이번 주말에는 한국영화 '아내가 결혼했다'가 정상 등극을 노린다. 동명 베스트셀러 원작, 손예진ㆍ김주혁 주연의 '아내는 결혼했다'는 개봉일인 23일 주요 영화 예매사이트에서 예매점유율 1위에 올랐다. 맥스무비에서는 22.9%,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이하 통합전산망)에서 24.3%로 '이글 아이'를 제쳤다. 큰 규모의 액션으로 흥행세를 이어 온 '이글 아이'는 예매율에서 '아내는 결혼했다'에 밀렸을 뿐 아니라 새로 개봉하는 액션 영화 '바디 오브 라이즈'에 치여 접전을 벌이고 있다. 리들리 스콧 감독이 러셀 크로와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를 기용해 만든 '바디 오브 라이즈'는 맥스무비에서 '이글 아이'의 15.3%보다 약간 높은 15.8%의 점유율로 2위에 올랐고 통합전산망에서는 '이글 아이'의 16%보다 뒤처진 15.3%의 점유율을 보였다. 지난 주말 박스오피스 2위로 출발했던 '미쓰 홍당무'는 예매율이 뚝 떨어졌다. 맥스무비에서 유진과 이동욱의 멜로 '그 남자의 책 198쪽'(12%)과 중국 판타지 멜로 '화피'(10.1%)에 밀린 9.2%로 예매율 6위, 통합전산망에서 4.5%로 5위에 그쳐 현장에서 손님을 기다려야 할 처지가 됐다. 개봉 한달을 훌쩍 넘기면서도 상위권을 유지해온 '맘마미아!'는 맥스무비에서 예매율 7위(9.2%)로 주춤했다. 하지만 통합전산망에서는 8.6%로 4위에 올라 있고 지난 주말에도 박스오피스 3위를 차지하면서 400만 관객을 돌파해 현장 관객 동원력을 무시할 수 없다. 이번 주말에는 작은 규모로 개봉하는 다양성 영화들이 꽤 많이 개봉한다. 먼저 주목할 만한 작품은 '도쿄!'다. 봉준호 감독과 프랑스 레오 카락스, 미셸 공드리 감독이 도쿄를 소재로 연출한 단편 3편을 모은 옴니버스물로 3가지 다른 색깔 작품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다. 또 성(性)과 성장을 소재로 한 한국 독립영화 2편도 나란히 개봉한다. 청소년과 중년 여성의 성적 억압을 현실적으로 그린 이한나 감독의 '슬리핑 뷰티', 현실에서는 원조교제를 하지만 꿈 속에서는 편안한 잠을 갈망하는 소녀의 성장통을 담은 임성찬 감독의 '가벼운 잠'이다. 이와 함께 이탈리아의 재즈 피아니스트 루카 플로레스의 삶과 사랑을 그린 '피아노, 솔로', 러시아 소녀의 성장과 사랑을 담은 '나는 인어공주', 식인 상어를 들여온 미국 한 수족관의 이야기를 따라간 다큐멘터리 '냇 지오 주니어 무비'도 23일 관객을 찾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