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킹카의 미국 문화 빨아들이기(Cultural Learnings of America for Make Benefit Glorious Nation of Kazakhstan)'란 긴 부제를 단 엽기적인 풍자코미디 '보랏(Borat)'이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10~12일 북미지역 박스오피스 잠정집계에 따르면 '보랏'은 사흘 동안 2천900만 달러의 수입을 올려 2주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영국 출신 코미디언 사차 배런 코언이 주연을 맡은 '보랏'은 이로써 열흘 동안 총 수입 6천78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달 첫 주말 개봉한 '보랏'은 영화를 본 관객 사이에서 '근래 들어 이처럼 웃긴 영화는 본 적이 없다'는 입소문이 돌아 성인관람가 등급인 R 등급인데도 흥행에 탄력을 받고 있다. 개봉 첫 주에 불과 837개 극장에서 상영했음에도 수위를 차지해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던 '보랏'은 전국 2천566개 극장으로 확대상영됐다. 사차 배런 코언이 연기한 보랏은 카자흐스탄의 인기 리포터. 미국의 선진문화를 다큐멘터리에 담아 가난한 고국의 시청자에게 소개한다는 임무를 띠고 미국에 건너오지만 우연히 TV에 나온 파멜라 앤더슨에게 반해 그녀를 찾겠다는 일념 하에 뉴욕에서 캘리포니아까지 대륙 횡단을 하게 된다. 물론 프로듀서에게는 미국 문화를 전한다는 본래의 취지를 따르는 것이라고 속여 캘리포니아까지 가는 여정 중에 많은 미국인을 인터뷰하고 카메라에 담는다. 엽기적이라 할 만큼 엉뚱하고 기발하고 저속한 개그와 상황들이 이어지는데 그러한 좌충우돌 에피소드 속에서 '보랏'은 은근슬쩍 미국 사회와 문화를 조롱하고 풍자한다. 팀 앨런 주연의 디즈니 가족영화 '산타클로스3:탈출 클로스'는 1천690만 달러로 지난주에 이어 2위 자리를 고수했으며 파라마운트-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 '플러쉬'도 1천670만 달러로 연속 2주 3위에 랭크됐다. 디즈니는 라이벌인 드림웍스를 2주 연속 누른 것에 만족하는 분위기. '산타클로스3'은 산타클로스가 자신의 북극 마을이 노출될 수 있다는 위험을 무릅쓰고 크리스마스 파티에 처가 식구들을 집으로 초대하자 사악한 잭 프로스트가 산타의 자리를 노린다는 줄거리의 극영화. '플러쉬'는 고품격 라이프 스타일을 즐기던 귀족 쥐가 아파트에 침입한 시궁창 쥐를 쫓아내려다가 거친 세상에 내던져진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들 기존 영화들의 강세로 새로 개봉한 영화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는데 윌 페럴 주연의 코미디영화 '소설보다 이상한(Stranger Than Fiction)'이 1천410만 달러로 4위로 개봉, 신작 중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올렸다. 한편 러셀 크로가 달콤한 로맨스 주인공에 도전한 영화 '어느 멋진 순간(A Good Year)'은 흥행에 실패, 380만 달러로 10위에 랭크되는 데 그쳤다. 러셀 크로와 리들리 스콧 감독이 '글레디에이터' 이후 처음 함께 손을 잡은 '어느 멋진 순간'은 거친 느낌의 러셀 크로가 부드러운 남자의 이미지로 변신을 시도한 영화. 그러나 관객이 로맨틱영화의 주인공으로서 러셀 크로에 그다지 좋은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5~9위는 '쏘우3'(660만 달러), '바벨'(565만 달러), '디파티드'(520만달러), '리턴'(480만 달러), '프레스티지'(460만 달러)가 각각 차지했다. /연합뉴스
성시경의 '거리에서'가 음악사이트 벅스(bugs.co.kr)가 집계하는 인기가요 순위 '벅스차트'에서 3주 연속 1위에 올랐다. 2, 3위는 이승철의 '소리쳐'와 이루의 '까만 안경'이 각각 차지한 가운데 4집을 낸 세븐의 '라라라'가 5위로 핫 데뷔했다. 역시 새 음반으로 돌아온 조은과 김장훈도 각각 '머릿속에 니가 막 걸어다녀'와 '허니'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앞서 KBS 드라마 '황진이'의 인기를 업고 백지영이 부른 O.S.T '나쁜 사람'이 사랑받은 가운데 역시 이 드라마 O.S.T인 최혜진의 '그대 보세요'도 14위를 기록, 무서운 기세로 상승했다. 1년 만에 디지털 싱글을 내고 컴백한 김진표는 '사랑 따위 Paft2-그 자리에'로 16위에 사뿐히 안착했다. 벅스는 1주 동안의 스트리밍, MP3 다운로드, 음반 판매량, 사이트 내에서의 검색 순위 등을 토대로 매주 '벅스차트'를 발표한다. ◇온라인 가요 베스트 20 1.거리에서(성시경) 2.소리쳐(이승철) 3.까만 안경(이루) 4.아이스크림(MC몽) 5.라라라(세븐) 6.나쁜 사람(백지영) 7.하고 싶은 말(김태우) 8.아임 커밍(비) 9.머릿속에 니가 막 걸어다녀(조은) 10.아이 러브 로큰롤(코요태) 11.이따, 이따요(장윤정) 12.사랑은(더 네임) 13.허니(김장훈) 14.그대 보세요(최혜진) 15.컴 투 미(엄정화) 16.사랑 따위 Paft2-그 자리에(김진표) 17.철수야 사랑해(이정현) 18.인연(리사) 19.후에(트라이스-B) 20.세이브 룸(존 레전드) /연합뉴스
솔직 담백한 입담의 대명사, 김구라(37). 그는 SBS 공채 개그맨 출신이고 인천 제물포고교를 나왔다. 그런데 이같은 사실이 의외로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오로지 독설의 1인자란 이미지만 가득하다. 초겨울 알게된 그는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따뜻하고 자상한 면이 많았다. 그 첫번째 예가 아들 얘기다. “그리야~ 그리야~ 계속 부르면 입안에서 불리는 발음도 좋아요.” 성격 강한 그도 아이 앞에 서면 천상 아빠이기 때문이다. 지난 98년 12월 결혼, 벌써 결혼 10년차인 그에게는 귀여운 아들, 동현이가 있다. 그런 아들을 김구라는 ‘그리야~ 그리야~’라고 부른다. 이름이 동현인데 어떻게 ‘글이’란 이름이 나왔는지 의아했다. 동현이의 얼굴이 동글동글 생겨 처음엔 ‘땡글이’라고 부르다 애칭으로 ‘글이’가 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럼 동현이도 동그란 얼굴의 김구라를 닮은 것인가. “다행히 절 닮지 않고 귀엽게 생겼습니다.” 방송 프로그램 ‘불량아빠’에 출연하면서 김구라의 이런 닭살스러운 면모에 사람들은 한결같이 “네게도 그런 면이~?”라는 멘트를 서슴치 않는다. 이쯤에서 그친다면 요즘 애교많은 아빠가 많아 그러려니 하련만, 올해 9살이나 된 아들이 귀여워 지금까지도 입에 뽀뽀까지 해준다. “사람들은 제가 독설가라는 말을 많이 하죠. 특히 인터뷰할 때 제가 전에 한 말들을 다시 물어보면서 독설가라는 말을 하도 많이해 이제 노이로제가 생길 지경이예요. 하긴 제가 그런 말을 많이 해서 이미지가 많이 굳혀지긴 했죠.” 사실 그의 솔직담백한 독설은 매력이 있다. 그래서 그런 컨셉으로 지금까지 잘(?) 나가고 있긴 하다. 두번째 사례가 그의 모교. 그는 인천에서 자란 토박이다. 지금은 구상권이 됐지만, 그의 모교 제물포고교 아래 신포동이 20대 시절에는 지금의 명동같았다. 그래서 개그맨이 된 후에도 신포동 바닥을 누비던 시절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아직도 모교에 대한 그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학교 다닐 때, 염경환, 지상렬 다 동창이었어요. 자란 곳이다보니 놀 때도 인천에 가서 노는 게 편했어요. 어릴 때부터 말을 툭툭 잘해 별명이 ‘구라’였죠. 그래서 예명을 지을때 자연스럽게 ‘구라’가 됐어요. 예명을 이상하게 보는 사람들이 있어 입 ‘구’ 자에 아름다울 ‘라’자라고 만들기도 했죠.” 그의 본명은 김현동. 방송에서 시원시원한 말로 보는 이의 속을 시원하게도 해주고, 논란을 일으키기도 하는 김구라. 화통한 성격에도 밤 10시가 되면 초등학생 아들을 안고 재우러 간다는 모습을 보면서 알수록 ‘귀여운’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김효희기자 hhkim@kgib.co.kr
김하늘이 한층 성숙해진 여인의 모습으로 브라운관에 복귀한다. 그는 ‘여우야 뭐하니’ 후속으로 오는 15일 첫 방송되는 MBC 수목드라마 ‘90일, 사랑할 시간’(극본 박해영· 연출 오종록)에서 데뷔 이후 처음으로 유부녀 역을 맡았다. 그는 “최근 내 나이보다 조금 어리고 밝은 역할을 주로 연기했는데 성숙한 연기에 목이 말랐고 유부녀 연기도 해보고 싶었다”고 변신을 예고했다. ‘90일, 사랑할 시간’은 죽음을 앞둔 한 남자와 그의 첫사랑이 펼치는 운명적인 사랑 이야기. 90일 시한부 생명 선고를 받은 지석(강지환 분)은 첫사랑 미연(김하늘 〃)을 찾아가 “남은 시간을 함께 해달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들에게는 이미 각자 배우자가 있다. 김하늘은 “금기시된 사랑이기 때문에 심리적 갈등과 고민에 대한 섬세한 연기가 필요하다”라며 “캐릭터를 잡으며 정말 사랑했던 사람이 3개월 후에 세상을 떠난다는 생각을 집중적으로 하면서 많이 슬펐고, 시청자들에게도 그런 부분은 많이 보여 드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지그시 힘을 준 눈매에 야무지게 다문 입. SBS 새 주말드라마 ‘게임의 여왕’(극본 이유진·연출 오세강)에 나서는 이보영의 포스터 속 모습이다. 복수에 사랑을 이용한 이신전(주진모)과 등을 맞대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선 모양이 다부지다. 이보영에게서 보기 힘들었던 분위기다.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이보영은 “드라마 초반엔 밝고 쾌활하고 순진해서 사랑에 빠져요. 중반을 넘어가면 무섭고 차가운 여자가 되죠. 기억상실증에 걸린 척하면서 복수를 하기 시작하거든요. 지금까지 못된 역은 해본 것 같은데 차가운 역은 안 해봤어요.” 사실 이보영이 지금껏 보여준 모습은 ‘어여쁜 당신’에서의 이미지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SBS ‘서동요’에서도 초반엔 명랑하게 구석구석을 누볐지만 점차 기세가 꺾여 다소곳한 이미지로 돌아갔다. 이보영은 ‘게임의 여왕’에서 사랑에 빠져 결혼한 남자(주진모 분)가 사실 복수를 위해 자신을 이용했다는 걸 알고 충격 속에 이를 되갚아주는 실내장식가 강은설을 연기한다./연합뉴스
'드라마 공화국'이라고 불리는 한국. 지상파TV 정규방송에만 20개가 넘는 드라마들이 편성돼 있다. 이들 드라마의 주요 시청자는 대부분 여성으로 알려져 있다. 왜 여성들은 이처럼 드라마를 좋아하는 것일까. 'MBC스페셜'은 12일 오후 11시30분 방송되는 '여자와 드라마, 운명적 사랑' 편에서 문화적, 심리학적 접근은 물론 뇌신경과학계 전문가와 최첨단 기기를 동원한 실험으로 드라마와 여성의 관계를 집중 분석했다. 먼저 제작진은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팀과 함께 한 남성과 여성의 '드라마 시청패턴 실험'을 해봤다. 실험 결과, 여성이 드라마의 줄거리ㆍ순서ㆍ의상 등의 기억을 묻는 항목에서 높은 성적을 거둬 드라마에 대한 몰입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인공의 감정을 느끼는 공감 항목에서 월등한 성적을 올렸다. 남성은 반대로 드라마에 전혀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차이는 남성과 여성의 언어 능력 차이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강남 차병원 서호석 박사는 남성은 하루에 7천여 단어를 말하는 반면 여성은 하루에 2만여 단어를 구사하며 언어 이해력도 뛰어나다고 밝힌 바 있다. 결국 여성은 남성에 비해 드라마의 핵심인 대사를 받아들이는 능력이 더 뛰어나고 따라서 드라마를 더 재미있게 느낀다는 설명이다. 보는 것만으로도 상대의 감정 상태를 이해하는 공감(empathy) 능력 역시 여성이 월등하다. 서울대병원 권준수 박사는 남녀의 공감 능력에 대한 FMRI(뇌 속 산소의 흐름과 같은 역동적인 상황을 촬영 가능하게 하는 뇌단층 촬영 영상기기) 검사를 통해 여성들이 드라마를 좋아하는 이유를 분석했다. 또한 성신여대 여성학과 한정원 교수는 "여성은 드라마 캐릭터와 자신을 동일시하고 같은 감정을 느끼고 웃고 울고 하면서 그 사람의 삶이 자신의 삶에 뭔가 투영된다는 것을 느낀다"면서 "일상생활을 영위해 나가면서 느낄 수 없는 그런 간접경험을 통해서 자기 자신을 표출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제작진은 3천32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드라마 시청 패턴 조사를 실시했다. 이에 따르면 여성 90.1%가 드라마를 보며 눈물을 흘린다고 대답해 여성은 감정이입을 잘한다는 이론을 뒷받침했다. 하루 평균 드라마 시청 시간은 '2~5시간'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70%로 가장 많았다. '2~3시간'이 57.1%, '4~5시간'이 13.3%였다. 좋아하는 드라마 소재로는 '사랑 이야기'가 34%, '역사에 대한 새로운 정보'가 26.3%로 조사됐다. '주인공이 역경에 빠졌을 때 가슴에 심한 통증을 느낀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58.8%, '좋아하는 드라마를 5번 이상 본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49.2%가 '그렇다'고 대답해 여성들의 드라마 사랑을 증명했다. /연합뉴스
신화의 이민우(Mㆍ27)가 중화권 인기 가수로 인정받았다. 이민우와 신화는 11일 중국 둥난(東南)TV가 주최하는 '제4회 둥난경폭음악방(東南勁爆音樂榜)시상식'에서 각각 해외 최고 인기가수상과 해외 최고 그룹상을 수상할 예정이어서 2관왕을 차지하게 됐다. 둥난TV는 6월1일부터 둥난TV 프로그램 '비상음악'을 통해 모바일 문자메시지ㆍ편지ㆍ이메일 등으로 둥난경폭음악방 투표를 실시, 전국 시청자 30만 명 이상이 참여한 가운데 수상자를 선정했다. 중국 둥난TV와 CCTV를 비롯해 홍콩ㆍ대만ㆍ말레이시아ㆍ싱가포르 등지서도 방송을 내보내며, 중국 포털 사이트 시나닷컴ㆍ소후닷컴에서도 실황 중계된다. 이미 이민우는 3일 중국 상하이에서 '상하이국제예술제' 주최 측으로부터 한중 문화교류에 기여한 공로로 신화를 대표해 감사패를 받았다. 이어 4일 상하이타우타이(上海大舞臺)에서 열린 '2006 한국 대중음악 쇼케이스-필 더 케이팝 인 상하이(Feel the K-POP in Shanghai)'에서 엔딩 무대를 장식하며 중국 내 인기를 실감케 했다. 이민우는 "권위 있는 시상식에서 수상하게 돼 영광"이라며 "중국 팬들이 많은 사랑을 주셔서 감사드리고 앞으로 해외에 국내 음악을 더욱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날 솔로 히트곡 '배틀(Battle)' '범프(Bump)'를 부르며 축하 공연을 펼칠 계획이다. 12일 귀국하는 이민우는 이달 말 싱글 음반 '라이브 웍스(Live Works)'를 발매하고 12월 2~3일 서울 광장동 멜론 AX에서 단독 콘서트 'M 라이브 웍스 2006~2007'을 개최한다. /연합뉴스
브라운관에서 관록의 연기를 펼쳐온 중견 탤런트들이 연극 무대에 속속 오르고 있다. 한국적인 아버지와 어머니 역의 대명사인 이순재와 김혜자를 비롯해 정영숙 양택조 사미자 박순천 등이 11∼1월 사이 줄줄이 관객들을 찾아간다. 이들은 모두 연극으로 연기 생활을 시작했거나 틈틈이 무대에 서왔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대중들과 친숙한 연기자이기 때문에 벌써부터 빠른 티켓 판매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이다. 2003년 초연된 이래 겨울 레퍼토리로 자리잡은 ‘늙은 부부 이야기’(11일∼내년 1월14일·코엑스아트홀)에는 이순재-성병숙에 양택조-사미자 커플이 출연한다. 지난해 이 작품으로 연기생활 49년 만에 처음으로 소극장 무대에 출연한 이순재는 성우 성병숙과 함께 ‘첫사랑보다 아름다운 마지막 사랑’을 그릴 예정이다. 또 브라운관에서 감초격 조연으로 작품에 감칠맛을 더했던 양택조-사미자가 이순재-성병숙과 또다른 색깔을 가진 노년의 사랑을 그린다. 두 사람은 최근 간경화와 급성 심근경색으로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가 대수술을 받았다. 건강을 회복하고 처음으로 연기하는 무대이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02-741-3934). 유인촌 전 서울문화재단 대표가 이끄는 극단 유의 ‘황금연못’(12월1∼31일·유시어터)은 주인공이 정영숙 권성덕 박순천 등 중견 배우들로 꾸려져 눈길을 끈다. ‘황금연못’은 1981년 캐서린 햅번과 헨리 폰다,제인 폰다 부녀 등 호화 캐스팅과 탄탄한 작품성으로 아카데미상을 휩쓴 동명 영화를 무대로 옮긴 작품. 오랜 세월 등을 돌린 채 살아온 아버지와 딸이 남자 친구의 아들을 매개로 화해하는 과정을 따뜻하게 그렸다. 1987년 고 이해랑의 연출로 초연된 지 20년만에 유인촌 전 대표의 형인 유길촌 연출로 다시 선보인다. KBS 드라마 ‘서울 1945’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 역할을 맡았던 권성덕이 무뚝뚝하고 괴팍한 아버지 노만으로,주인공 어머니 역할 단골인 정영숙이 밝고 이해심 많은 아내 에델로 분한다. 또 ‘전원일기’에서 유인촌과 부부로 출연했던 박순천은 딸 첼시 역을 맡았다(02-3444-0651). 2001년 처음 도전한 연극 ‘셜리 발렌타인’에서 섬세한 연기를 선보인 바 있는 김혜자는 실험극장의 ‘다우트’(12월 5∼11일·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로 5년만에 다시 연극 무대에 선다. 현역 미국 최고 극작가 가운데 한명인 존 패트릭 쉔리가 쓴 ‘다우트’는 가톨릭 학교를 배경으로 인간의 확신과 의심에 대해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지적인 심리극. 2004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이후 이듬해 퓰리처상과 토니상을 휩쓴 화제작이다. 김혜자는 의심과 확신을 오가는 냉철한 엘로이셔스 원장 수녀 역을 맡아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보여준다(02-764-5262).
“시장통 밥집 아줌마의 좌충우돌 성공기를 기대해 주세요.” KBS 2TV 새 아침드라마 ‘아줌마가 간다’가 13일 오전 9시 첫 방송된다. ‘그 여자의 선택’ 후속으로 방송되는 ‘아줌마가 간다’는 기존 아침드라마와는 달리 밝고 유쾌한 분위기로 그려질 계획. 억척스런 분식점 주인 나오님이 케이블TV 간부 심우찬과 만나 푸드채널 요리사로 변신하는 과정이 줄거리다. ‘낭랑 18세’ ‘그녀가 돌아왔다’의 김명옥 PD가 메가폰을 잡고 문은아 권도희 작가가 극본을 쓴다. 7일 서울 광화문 제작발표회장에서 만난 김 PD는 “‘낭랑 18세’가 끝나자 속편을 해 달라는 요청이 많았는데 이번 드라마가 속편 격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나오님을 중심으로 주변인들의 아픔과 기쁨을 명랑하게 표현함으로써 재미있고 훈훈한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인공 아줌마 역은 아직 미혼인 탤런트 양정아가 맡았다. 그는 “‘슬픔이여 안녕’ 등을 통해 이미 아줌마 연기에 도가 텄다”면서 “무엇보다 의상이나 머리스타일에 신경을 쓰지 않아 좋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나오님의 남편 김재광 역에는 카레이서로 잘 알려진 이세창이 나온다. 특히 그는 이번 작품에서 아내 김지연과 같이 출연하는 행운(?)을 잡았다. 이세창은 “감독님이 저에게 아내의 출연 스케줄을 물어보길래 당황했다”며 “캐스팅을 위한 질문이라는 것을 알고 처음에는 ‘나와 아내 중 한 명만 골라달라’고 부탁했다 ”고 웃었다. 두 사람은 이번 드라마 출연으로 KBS 아침드라마와 묘한 인연을 이어가게 됐다. 이들은 2002년 KBS 1TV 아침드라마 ‘TV소설-인생화보’를 촬영하다 교제를 시작해 2003년 결혼에 골인했기 때문. 푸드스타일리스트 민효주로 나오는 김지연은 나오님에게 마음을 빼앗기게 되는 심우찬의 옛 애인으로 극 후반부터 등장한다. 다른 조연으로는 심우찬 역의 이필모를 비롯 유혜리 양희경 독고영재 양금석이 가세해 드라마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친일 논란 발언'으로 방송 활동을 중단했던 가수 조영남이 1년반 만에 프로그램 진행자로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MBC는 11월13일부터 MBC 표준FM(95.9㎒) '지금은 라디오시대'를 최유라와 함께 진행할 DJ로 조영남을 내정했으며, 현재 본인이 복귀 여부를 놓고 최종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영남은 지난해 4월 일본 산케이(産經)신문에 실린 인터뷰가 문제가 되면서 13년간 진행해온 KBS 1TV '체험 삶의 현장'의 진행을 그만둔 바 있다. 이후 그는 KBS 1TV '열린음악회' 등 일부 프로그램에 출연한 적은 있지만 진행자로 고정 출연하는 것은 '체험 삶의 현장' 하차 이후 처음이다. MBC 라디오본부 주승규 CP는 "내부적으로도 많은 논의가 있었으나 지난해 프로그램을 그만두고 자숙의 시간을 가진 것으로 판단했다"면서 "조영남 씨도 처음에는 많이 고사했으나 제작진이 설득을 계속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조영남 씨의 서민적인 이미지와 연륜에서 우러나오는 경험, 전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캐릭터가 '지금은 라디오 시대' DJ로 적격"이라며 "본인도 당시 말 실수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한 만큼 DJ로서 청취자를 걱정시켜드릴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영남은 복귀에 따른 부담에 여러 차례 DJ 자리를 고사했으나 제작진의 설득에 마음을 돌려 현재 막판 결심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제작진 관계자는 9일 "조영남 씨가 공연차 미국을 방문했다가 오늘 귀국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늦어도 10일까지 최종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은 라디오 시대'는 서민의 애환을 소개해 많은 인기를 모으고 있는 MBC 라디오의 간판 프로그램. 가을 개편과 함께 이재용 아나운서가 물러난 뒤 10월30일부터 MBC 라디오 프로그램 DJ들이 총동원돼 번갈아 진행을 맡고 있다. 한편 조영남은 지난 2002년 가을 개편에도 '지금은 라디오시대'의 DJ로 내정됐으나 지방 공연 일정 등의 이유로 번복된 바 있어 이번에는 이 프로그램과 인연을 맺을지 주목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