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송희일 감독 “유명배우들 동성애 시나리오에 경악”

제11회 부산국제영화제 ‘전회 매진’을 기록하고, 16일 개봉을 앞둔 현재 높은 ‘예매율’을 기록하고 있는 퀴어(동성애를 다룬) 멜로 ‘후회하지 않아’. 제작사 청년필름의 서울 충무로 사무실에서 이송희일 감독을 만났다. “시나리오 작업부터 수민 역에는 이영훈 낙점” 먼저 부잣집 아들 재민 역에 이한, 호스트바 ‘선수(종업원)’ 수민 역에 이영훈이 캐스팅된 과정을 물었다. 먼저 이영훈. “이영훈은 그가 열아홉살 때 처음 만났다. ‘굿 로맨스’ 주인공 캐스팅을 위해 압구정동 로데오거리 등 여러 곳을 돌아다니다 사진 한 장을 통해 영훈 군을 발견했다. 느낌이 좋아 영화를 찍었고 이후 영훈이가 군대에 다녀온 후 다시 만나 이번 영화를 함께 하게 됐다.” 이영훈과의 첫 조우를 소개한 감독은 ‘후회하지 않아’에 캐스팅한 이유를 덧붙였다. “사실 ‘후회하지 않아’는 상업영화 준비 중에 생긴 시간적 공백을 이용해 만든 저예산 영화다. 내가 인디 감독 출신이고, 뿌리가 인디여서 쉬면 뭐하나 싶은 생각에 ‘건너가는’ 영화로 만든 거다. 어떤 면에선 나의 첫번째 영화 ‘언제나 일요일 같이’의 확대판이기도 한데, 장편영화를 기획하면서 이영훈이 제일 먼저 생각났고, 수민 역으로 그를 심중에 두고 시나리오를 썼다. 물론 흥행을 고려해 이영훈의 캐스팅을 반대하는 사람도 있었다. ‘믿고 한 번 가보자’고 설득해 함께 하게 됐다.” “유명 배우들 시나리오에 경악…이한은 흔쾌히” 다음은 이한. “주인공을 캐스팅할 때 잘 알려진 배우들에게도 시나리오를 보냈다. 실명을 대기는 뭣하고, 대부분 놀라고 경악하며 거절했다. 그런데 이한은 TV드라마에서 본 친구인데 흔쾌히 하겠다고 해 의외였다. ‘반갑구나, 같이 해보자’ 싶었다.” 이송희일 감독은 지난달 23일 열렸던 기자시사회에서 “영화배우 황정민도 퀴어영화 ‘로드 무비’에 출연한 이후 떴다. 퀴어 멜로하면 너희도 성공할 수 있다는 감언이설로 배우들을 설득했다”고 밝혀 시사회장이 웃음바다가 되기도 했다. 모든 작업을 마치고 개봉을 기다리는 시점에서 캐스팅에 대한 만족도는 어느 정도일까. 이송 감독은 “두 배우 모두 너무 열심히 했고 좋은 연기를 보여줘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다”며 고마움과 만족감을 표했다. 이성애자 두 배우, 동성애 연기 어떻게 했을까 지난달 시사회에서 제작자인 청년필름 김조광수 대표는 자신과 이송희일 감독은 성적 소수자인 동성애자, 배우인 이한과 이영훈은 이성애자라고 못박았다. 영화에서 보면 두 배우의 감정 연기가 절절하다. 동성애 감정에 몰입한 것일까, 상대를 이성이라고 전제한 연기였을까. 쉽지 않았을 이성애자 배우의 동성애자 연기, 감독은 어떤 ‘처방전’을 내렸는지 물었다. “‘후회하지 않아’는 나의 일곱번째 작품이다. 기존에는 배우들에게 어떤 영화, 어떤 캐릭터라고 시시콜콜 설명하기도 했고, 너무 몰라서 연기에 어려움을 느낀다 싶으면 게이바에 데려가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별 말 하지 않았다. 그저 ‘하겠다고 생각을 했으면, 시나리오에 써있는 대로 집중하라’고 주문했다. 촬영 초반에는 ‘감정 잡기가 정 힘들면 네 여자친구라고 생각하라’고 말하기도 했지만, 동성애자 멜로인데 여자친구로 여기고 연기하면 그건 ‘가짜’라는 판단이 섰다. ‘상대역을 사랑하라’가 아니라, 두 배우가 사랑이라는 감정에 몰입할 수 있도록 애썼다. 신인이어서 감정이나 시선 처리에 미숙한 부분이 있어 현장에서 혼도 많이 냈는데, 열심히 따라줘 고마운 마음이다.” “예쁘게 찍지마!” 영화 속 두 남자의 섹스신은 소위 ‘뽀샤시’한 영상으로 비쳐지거나 아름답게 포장돼 있지 않다. 영화에는 두 남자의 사랑이 때론 솔직하게, 때론 거칠게 담겨 있다. 사실적인 정사신, 어떤 의도였을까. “절대 예쁘게 찍지 말자는 게 원칙이었다. 스태프들에게 ‘예쁘게 찍지마! 예쁘게 찍지마!’라고 주문했다. 있는 그대로 ‘날 것’의 느낌이 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였다. 각도도 잡지 않고 찍었다. 방도 좁았고 해가 뜨고 있어 커튼 치고 후다닥 찍었다.(웃음)” “심의 통과에는 ‘바다이야기’가 한몫” 이송 감독은 영상물 등급 심의를 고려해, 노출 수위와 선정성이 ‘조절’된 사연도 들려줬다. “시나리오 초반 작업 당시에는 좀 ‘센’ 장면들이 들어 있었다. 절대 심의를 통과할 수 없는 내용들이었다. 예를 들어 호스트바에는 많은 야한 얘기들이 존재한다. ‘현실이 이래, 돈 벌기 위해선 이런 짓도 해’라는 차원에서 걸러내지 않고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선정성으로 관심을 받으려는 게 아니라, 있는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싶은 욕심에서였다. 하지만 보다 많은 관객들이 봤으면 하는 마음에 ‘타협’을 했다. 물론 스태프와 영화 관계자들이 뜯어 말리기도 했다.(웃음) 그렇게 절제해서 찍었음에도 심의를 앞두니 걱정이 됐는데, 무사히 통과되고 관객들을 만나게 돼 다행이다.” 이송 감독은 ‘후회하지 않아’의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 통과와 관련해 재치있는 유머를 구사했다. “동성애를 다룬 우리 영화의 심의 통과를 두고, 영화계에선 ‘바다이야기가 큰 일 해줬다’고 말한다.” 영등위의 심의를 통과했던 성인오락게임 ‘바다이야기’가 지난 여름 말썽을 일으켜 대한민국을 뒤집어 놓았었기에, 같은 기구의 심의를 받아야 하는 영화계가 ‘덕’을 보았다는 의미. “고현정-전도연 욕심,심은하 은퇴 아쉬워” 당분간 퀴어영화에서 벗어나 상업영화를 하겠다는 이송희일 감독. 어떤 배우들을 마음 속에 찜해 뒀을까. “함께 작업해보고 싶은 배우가 많다. 안정된 기반에서 자기만의 연기 패턴을 가지고 있는 배우가 좋다.” 구체적으로 어느 배우와 작품을 하고 싶은 지 재차 물었다. “특히 여배우들을 좋아하는데 고현정, 전도연과 영화를 해보고 싶다. 영화를 배울 때부터 심은하를 좋아했는데 안타깝게도 은퇴했다. 심은하를 보며 ‘어떻게 저런 여신이 있나’ 생각했었다. 좋은 배우들과 좋은 작품을 하고 싶다.” 왜,통속적 멜로냐구? ‘후회하지 않아’는 통속적인 멜로영화다. 1970∼80년대 한국영화를 풍미했던 ‘영자의 전성시대’ 류의 호스티스 영화나 드라마 ‘청춘의 덫’의 퀴어 버전이다. 시사회에서 이송 감독은 작정하고 통속적인 멜로 영화를 지향했노라고 밝힌 바 있다. ‘한물 간 듯한’ 혹은 사람들이 ‘고리타분’하다며 외면하는 통속을 전면에 내세운 이유는 뭘까. “영화 ‘후회하지 않아’는 오래 전에 써놨던 트리트먼트이며, 2개의 페이퍼에서 시작됐다. 영화 마지막 장면과 관련된 신문 기사, 우연한 계기에 인터뷰하게 된 호스트바 종업원의 얘기가 그것이다. 호스트바와 관련해서는 동성애자 사이트에 올라있는 글들을 참조하기도 했다. 사이트에는 ‘절대 호스트바 선수들은 사랑을 하면 안된다’는 조언을 비롯해 패가망신한 사연 등 많은 얘기들이 들어 있다. 다시 말해, 내가 접한 여러가지 실제 이야기들을 끌어다 썼다.” 현실을 그대로 옮겨적으니 ‘통속’이 되더라는 얘기다. 통속에 대한 그의 지론이 이어졌다. “일단 나는 통속을 좋아한다. 우리 삶이 통속이다. TV 연속극이나 쇼 프로그램에서 보여지는 밝고 화려한 모습과 현실은 거리가 있다. 실제 우리의 삶, 우리의 이야기는 통속인데 자신의 고루한 일상이 싫어서 ‘통속은 지루하다’고 비난하는 것 같다. 우리 삶이 통속이라 통속을 택했다.” “다른 척, 특별한 척 하고 싶지 않다” 왜 호스티스 영화의 퀴어판일까. “고등학교 때 ‘영자의 전성시대’나 김진아 주연의 ‘수렁에서 건진 내 딸’ 같은 호스티스 영화에 열광했다. 벽에 포스터들이 죽 붙어있었고, 극장에 들어가 몰래 영화를 보기도 했다. 너무나 재미있었고, 언젠가 꼭 한 번 직접 만들어보고 싶었다.” 호스티스 영화 속 남-녀의 사랑이 남-남으로 바뀌면 뭔가 달라질 것도 같은데, ‘후회하지 않아’ 속 두 남자의 사랑은 ‘똑같은’ 모습이다. 성의 차이를 떠나 ‘사랑의 본질’이 같아서 일까, 영화적 의도일까. 우문현답이라고, 분명한 답이 돌아왔다. “기본적으로 이성애자나 동성애자나 큰 사회적 틀거리 안에서 같이 살아가는 존재다. 계급적 적용도 동일하게 받고, 느끼는 감정도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다르지 않은데 ‘뭔가 다를거야’라는 기대심리에 맞춰, 동성 간의 사랑이어서 다른 척 혹은 특별한 척 하고 싶지 않다.” “동성애자들,보러오지 않을 것” ‘후회하지 않아’는 자신의 성 정체성을 고민하다, 결국 동성애자임을 받아들이고 새로운 사랑을 받아들인다는 식의 해피엔딩 영화가 아니다. 동성애자를 옹호하고, 이성애자들에게 성적 소수자를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동성애자이지만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는 소위 ‘주말 게이’들에게 이기심과 타협해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자신의 존재 근거가 어디인지를 ‘직시’하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성적 소수자들의 삶과 사랑을 ‘날 것’으로 드러내기에, 어떤 측면에선 되레 동성애자들이 보기에 ‘가슴 뜨끔한’ 영화다. “동성애자들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강해 스스로 ‘교훈극’이라고 표현한다. 성적 소수자들과 함께 봤으면 하는 영화지만 보러오지 않을 것이다. 역설적이지만 현실이다. 아직도 우리나라엔 어느 어느 극장에 가는 것 만으로, 이 영화를 보러오는 자체로 동성애자임이 드러날까봐 두려워하는 이들이 많다. 안타까운 얘기다. 오히려 동성애자들에게 우호적인 ‘동인녀’들이 많이 봐줄 것 같다. 동인녀가 아닌 분들도 많은 관심을 보내주신다는 소식이 들어오고 있어 반가운 마음이다.” 관객들이 ‘자신의 삶과 사랑에 대한 치열한 고민’ 하나를 마음 속에 담아가기를 바란다는 감독의 희망이 담긴 영화 ‘후회하지 않아’는 16일 전국 6곳 CGV인디영화관에서 관객을 기다린다.

이보영 "무섭고 차가운 여자, 상상되세요?"

지그시 힘을 준 눈매에 야무지게 다문 입. SBS 새 주말드라마 '게임의 여왕'(극본 이유진, 연출 오세강)에 나서는 이보영의 포스터 속 모습이다. 복수에 사랑을 이용한 이신전(주진모)과 등을 맞대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선 모양이 다부지다. 이보영에게서 보기 힘들었던 분위기다. 6일 SBS 목동 사옥에서 열린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이보영은 "사실 포스터에 나온 표정이 싫다"며 손사래부터 쳤다. "제가 싫어하는 얼굴이에요. 화가 나면 눈이 찢어지는데 평소엔 저런 표정 안 지으려고 하거든요." 드라마에서도 평소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야 할 것 같다. 지난해 KBS 1TV 일일 드라마 '어여쁜 당신'으로 얼굴을 알리면서 남긴 참하고 속 깊은 이미지에서 한 발짝 나아가야 한다. "드라마 초반엔 밝고 쾌활하고 순진해서 사랑에 빠져요. 중반을 넘어가면 무섭고 차가운 여자가 되죠. 기억상실증에 걸린 척하면서 복수를 하기 시작하거든요. 지금까지 못된 역은 해본 것 같은데 차가운 역은 안 해봤어요." 어떤 연기로 지금까지의 이미지와 차별화하겠느냐는 질문에 이런 답이 돌아온다. '못된 역이 뭐였더라' 싶게 말투는 조근조근하지만 달라질 모습에 대한 기대도 엿보인다. 사실 이보영이 지금껏 보여준 모습은 '어여쁜 당신'에서의 이미지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SBS '서동요'에서도 초반엔 명랑하게 구석구석을 누볐지만 점차 기세가 꺾여 다소곳한 이미지로 돌아갔다. "'서동요'에서 선화공주가 활발하다가 조신하게 바뀌어서 답답했어요. 얌전한 이미지는 '어여쁜 당신'에서 많이 해서 꼭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한결같은 '참한' 이미지가 부담스러운 모양이다. '남들보다 데뷔가 늦어 욕심이 나지는 않느냐'는 물음에 '늦은 데뷔는 상관 없다'며 선화공주 캐릭터에 대한 아쉬움을 털어낸다. KBS 2TV '미스터 굿바이'로 MBC 사극 '주몽'과 겨뤘다면 이번엔 KBS 사극 '대조영'과 붙는다. 부담스럽지 않느냐는 질문을 피해갈 수 없다. "시청자 취향의 문제지 드라마의 질의 문제는 아닌 것 같아요. 하지만 확실히 사극 시청층이 두꺼워서 걱정이 되긴 하죠. 그런데 저도 7개월 동안 사극을 해봐서 그런지 다른 건 간단하게 느껴지기도 해요. '미스터 굿바이' 한 10회 하니까 벌써 끝날 때가 다 됐더라고요(웃음)." 이보영은 '게임의 여왕'에서 사랑에 빠져 결혼한 남자(주진모)가 사실 복수를 위해 자신을 이용했다는 걸 알고 충격 속에 이를 되갚아주는 실내장식가 강은설을 연기한다. '사랑과 야망' 후속으로 18일 첫 방송된다. /연합뉴스

MBC 파격 가을 개편, 첫날 효과는 '글쎄'

MBC의 파격적인 가을 개편이 6일 실시된 가운데, 첫날 성적만 본다면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MBC는 가을 개편과 함께 일일드라마 '얼마나 좋길래'를 오후 7시45분으로 전진 배치하고 가족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을 기존 일일드라마 시간대인 오후 8시20분에 신설했다. KBS 일일드라마와의 맞대결을 피해 일일드라마를 살리기 위한 전략이었다. TNS미디어코리아의 조사 결과, 6일 '얼마나 좋길래'는 10.2%를 기록해 기존 시청률과 큰 차이가 없었다. 신설된 일일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은 7.4%의 시청률로 출발했으며, 이어 방송된 '뉴스데스크'는 9.3%로 조사됐다. MBC 자체적으로는 개편으로 인한 변화가 거의 일어나지 않은 수치이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KBS는 MBC의 변화로 반사 이익을 얻었다. KBS 1TV 일일드라마 '열아홉 순정'은 이날 38.0%를 기록했다. 10%대 후반이던 '뉴스9'는 21.1%를 기록했다. AGB닐슨미디어리서치 조사에서는 '열아홉 순정'이 38.8%, '뉴스9'는 24.1%까지 올랐다. '열아홉 순정'의 이날 기록은 자체 최고시청률이다. 물론 하루 시청률만으로 결과를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첫날 기록만을 볼 때는 MBC가 '남 좋은 일'을 한 셈이 됐다. MBC 측은 "첫날 결과야 어느 정도 예견된 것으로 하루 성적으로 판단할 수 없다. 적어도 1~2주는 지켜봐야 개편에 대한 반응을 알 수 있다"고 판단을 유보하면서 "일일드라마의 시청률 상승이 예상되며 '거침없이 하이킥'도 첫 방송에 대한 반응이 좋아 기대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김명민, 의학프로그램 '닥터스' MC

탤런트 김명민이 MBC 새 교양프로그램 '닥터스'의 MC를 맡아 또 한번 의사와의 인연을 맺게 됐다. 김명민은 13일부터 매주 월요일 오후 6시50분 방송되는 '닥터스'를 진행한다. '닥터스'는 소중한 생명을 지켜내기 위한 의료진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하는 의학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다. '닥터스'의 윤미현 CP는 "시청자들에게 김명민의 신뢰감 있는 이미지가 호소력이 있을 것으로 보여 캐스팅했다"면서 "전달력이 뛰어나고 편안한 진행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김명민은 내년 초 방송 예정인 MBC 드라마 '하얀거탑'과 촬영 중인 의학 소재 스릴러 영화 '천개의 혀'에서 각각 외과의사 역을 맡았다. 그는 "드라마와 영화에서 의사 역을 맡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캐스팅된 것 같다"면서 "불치병을 앓고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희망과 감동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의 진행자로 다가가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한편 일본 야마자키 도요코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하얀거탑'에서 그는 냉철하고 유능한 외과의사 장준혁 역을 맡아 특별 출연하는 차인표와 라이벌 관계를 이룬다. '하얀거탑'에는 그 외 이선균, 송선미, 김보경 등이 출연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주진모 "사람에게 치인 경험 녹여낼 것"

"복수를 담은 드라마는 많지만 우리 드라마는 용서가 가장 큰 주제입니다. 배우 생활하면서 사람에게 실망하고 치인 경험을 비유해서 표현하려고요." 주진모가 복수를 위해 사랑을 가장하는 냉혈한을 연기한다. '사랑과 야망' 후속으로 방송되는 SBS 주말드라마 '게임의 여왕'(연출 오세강, 극본 이유진)이 무대다. 6일 오후 SBS 목동 사옥에서 열린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주진모는 "올해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입을 열었다. "지금껏 매년 한 작품 정도씩 하다가 2006년에는 세 작품을 했습니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거든요. 영화 2편에 이 드라마인데, 주인공이 왕자님 캐릭터였다면 안했을 것 같아요. 저를 염두에 두고 쓰셨다고 해서 대본을 읽어봤더니 안할 수 없게 쓰셨더라고요." 주진모가 연기할 이신전은 9살에 아버지를 잃고 험난한 인생을 살다 투자회사 CEO로 화려하게 돌아와 복수를 시작하는 인물. 아버지를 잃게 한 강재호(한진희 분)의 딸의 마음을 얻어 복수에 이용한다. 짧게나마 공개된 메이킹 필름에서는 전작 드라마 '패션70s'와 영화 '두뇌유희 프로젝트 퍼즐'에서 보여준 빈틈없는 모습이 엿보인다. 하지만 반듯함은 조금 덜어낸 것 같다. "드라마 주인공들이 착하고 정직하고 멋있어야 하는데 저는 이번에 복수의 칼을 가는 악역 캐릭터입니다. 시청자들의 반응이 궁금하고 제게 도전적인 일이죠. 한번쯤 겪으셨을 내용이라 캐릭터의 감정을 따라갈 수 있는 부분이 있으실 거예요. 미움과 앙금을 용서로 매듭짓기까지의 불편한 과정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정작 본인의 경험이 있었는지 궁금해진다. "영화 '와니와 준하'를 찍고 배우 생활 몇 년 못할 정도로 사기를 당해 사람에게 치인 적이 있어요. 첫 사회 생활이라 사람들을 너무 믿었는지 배우 안할까 생각도 했습니다. 이제는 용서했고요." 인터뷰에 앞서 "가장 무서운 복수는 용서인 것 같다"는 이유진 작가의 말에 공감한다는 주진모가 "연기하느라 사실 머리도 아프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아 머리가 빠지고 있다"고 웃으며 귀띔한다. 주진모가 경험한 배신과 용서의 과정이 드라마에서 어떻게 나타날지는 18일부터 확인할 수 있다. /연합뉴스

할리우드 제작사들 "배우 개런티 낮춰라"

천정부지로 치솟는 배우들의 개런티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은 한국이나 미국이나 별반 다를 게 없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이에 대한 할리우드 영화사들의 비명이 유독 크게, 자주 터져나오고 있어 눈길을 끈다. 뉴욕타임스는 6일자에서 "할리우드 제작사들이 배우들을 압박하고 나섰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최근 러셀 크로는 바즈 루어만 감독이 연출하는 20세기 폭스의 신작 영화 출연이 무산된 배경을 묻는 질문에 '난 자선을 많이 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메이저 영화사를 위해 자선을 할 생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 이유는 돈 때문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 들어 영화와 TV 제작사들은 제작비와 불법 해적판의 증가, 뉴미디어의 위협으로 궁지에 몰려 있다. 이로 인해 이들은 동업자들에게 양보의 미덕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배우와 감독, 작가들은 이에 압박을 느끼며 이 때문에 행복하지 않다"라며 "더욱 심각한 것은 이러한 상황이 조만간 개선될 것 같지 않다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1995년 5천410만 달러였던 할리우드의 평균 제작비는 지난해 9천620만 달러까지 치솟았으며, 지난 한 해 미국에서 불법 해적판으로 인한 손해는 13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이 뉴미디어의 제안을 어떻게 이용할지 몰라 당황하고 있는 사이에 비디오 게임과 인터넷, 휴대폰 등이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며 전통적인 영화산업을 위협하고 있다. 신문은 "쇼 비즈니스에 관한 수많은 논쟁의 핵심은 돈과 권력이다. 이의 해결 없이는 배우와 제작사의 관계는 더욱 대립적으로 변할 것"이라며 "제작사와 배우, 작가, 감독 조합 간의 계약이 2008년까지 모두 종료될 전망이라 양측 간의 대립은 곧 가시화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한편 2주 전 20세기 폭스와 유니버설 픽처스는 인기 비디오 게임을 원작으로 한 '할로'의 영화화 계획을 백지화했다. 제작 총지휘를 맡을 예정이었던 피터 잭슨 감독과 다른 스태프가 그들의 개런티를 깎을 수 없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일이 최근 들어 할리우드에서는 심심치 않게 벌어지고 있다. 잼 캐리를 캐스팅했던 '유즈드 가이'와 TV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달라스', 또 다른 영화 '리플리의 믿거나 말거나' 등이 모두 높은 제작비를 이유로 제작이 취소됐다. '다빈치 코드'의 프로듀서를 맡은 브라이언 크레이저는 "몸값을 고집하면서 그저 주차장에 서 있고 싶은가, 아니면 필드에서 뛰고 싶은가. 배우와 제작사 간의 분쟁은 바로 여기서 비롯된다"고 밝혔다. 배우 매니저 출신으로 현재는 파라마운트의 회장을 맡고 있는 브래드 그레이는 "배우와 제작사 간의 문제가 과거에 비해 심각해졌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 "다만 권력의 중심이 제작사 쪽으로 이동했을 뿐이다. 그러나 제작사 역시 자신들이 원하는 배우나 감독, 작가를 쓰기 위해서는 비싼 대가를 지불해야한다"고 말했다. 신문은 그러나 "제작사에 대한 반목이 심해도 파업은 쉽게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라며 그레이의 말을 인용, "주장은 주장이고, 현실은 다른 문제"라고 전했다. 일례로 '엑스맨-최후의 전쟁'을 연출한 브렛 래트너 감독은 감독조합에 "제작사에 대한 개런티 인상 요구 외에 당면한 문제들이 많다"며 "예를 들어 우리가 연출한 뮤직비디오가 인터넷에서 다운로드될 때마다 우리도 돈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MBC 공개코미디 프로그램 ‘개그 야(夜)’ 전국투어 콘서트

“김 기사, 운전해∼. 전국 돌아∼” MBC 공개코미디 프로그램 ‘개그 야(夜)’가 전국 관객들을 찾아간다. ‘사모님’ 코너의 김미려ㆍ김철민을 비롯한 ‘개그야’ 출연진 24명이 26일 부산 KBS홀에서 전국투어 콘서트를 시작한다. ‘개그야’의 콘서트는 내년 1월13일까지 강릉과 천안, 울산, 청주, 대전, 창원 등지로 이어진다. 서울 공연은 12월30, 31일 오후 4시와 오후 7시30분 어린이대공원 돔아트홀에서 하루 두차례 열린다. 출연진들은 방송에서 보여주지 못한 내용으로 관객에게 웃음을 선사하겠다는 각오다. 특히 라이브 밴드의 살아있는 음악으로 흥을 돋우고, 깜짝 까메오 등장, 출연자들의 숨겨진 라이브 코너도 준비 중이다. 개그야 출연진들은 기존 코너와 신설 코너 제작을 위해 3박4일의 아이디어 연수를 갔다 올 정도로 이번 공연에 많은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MBC ‘개그야’는 ‘사모님’ ‘명품남녀’ ‘주연아’ 등의 코너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같은 시간대 방송되는 SBS 인기프로그램 ‘야심만만’의 시청률을 위협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예매문의 콘서트랜드 www.concertland.co.kr, 1588-4446). ◆ 지방 공연 일정 △부 산 11월 26일(일) 부산 KBS홀 △강 릉 12월 2일(토) 강릉 해람문화관 △천 안 12월 9일(토) 천안시청 봉서홀 △울 산 12월 17일(일) 울산 KBS홀 △청 주 12월 25일(월) 충청대 컨벤션센터 △대 전 1월 6일(토) 충남대 정심화홀 △창 원 1월 13일(토) 창원 KBS홀

또 주인공 성유리,운이 좋은 걸까 상품성 때문일까

이번에도 주인공이다. 연기 데뷔 후 3년 반 동안 네 작품에 출연해 모두 여주인공을 맡았다. 억세게 운이 좋은 걸까? 아니면 탁월한 상품성 때문일까? 2일 오후 서울 용산의 한 극장에서 만난 댄스그룹 핑클 출신의 탤런트 성유리(25)는 들릴듯 말듯 다소곳한 목소리로 기자의 까칠한 질문을 피해나갔다. “작품을 끝내고 보통 1년 정도는 공백을 가졌어요. 그런데 이번 작품은 시놉시스를 읽고 느낌이 너무 좋았어요. 도시락 싸들고 다니면서 배역을 달라고 감독님께 부탁했죠. 지금까지 보여줬던 캐릭터와 무척 달랐거든요. 부담은 있지만 더 많은 색깔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요.” 검정색 투피스에 허리까지 내려오는 금빛 목걸이로 포인트를 준 그는 인터뷰 장소가 더웠던지 두 뺨이 잘익은 사과처럼 발그레해졌다. 네번째 주인공을 맡은 소감을 물었다. 탁자위 마이크를 만지작거리더니 대답이 늦어진다. “솔직히 처음에는 연기가 뭔지도 잘 몰랐어요. 나이가 어렸던 데다 연기를 하게 된 계기도 갑작스러웠고….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 잠도 제대로 못잤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다른 삶을 사는 재미를 느껴요. 제 자신을 돌아볼 여유도 생겼고요.” 성유리가 이번에 출연하는 작품은 KBS2 TV의 월화드라마 ‘눈의 여왕’. 안데르센의 동명소설이 원작이다. 마법의 거울 파편이 심장에 박혀 심술궂게 변해버린 소년 케이를 찾아가는 겔다의 이야기가 줄거리. 천신만고 끝에 겔다는 케이가 사로잡힌 눈의 여왕의 궁전을 찾지만 친구는 그를 알아보지 못한다. 극중 성유리는 근무력증이라는 희귀병을 앓는 부잣집 딸 김보라로 나온다. 권투장 스파링 파트너로 곤고한 인생을 사는 한태웅의 상대역이다. 너무 신파적 스토리가 아니냐고 묻자 손사레를 친다. “지금 4부까지 찍었는데 아직까지 대본에 병에 대한 언급이 없어요. 이 아이(보라)가 정말 아픈지 모를 정도예요. 싸우다가 달리는 차에서 뛰어내릴 정도로 천방지축이거든요. 희귀병 하면 떠올리는 멜로드라마와는 분명 다를 겁니다.” 보라와 실제 자신을 비교해 달라는 요구에 “정말 저와 다른 캐릭터라고 생각했는데 찍다보니깐 의외로 비슷하더라”면서 “남들 앞에서는 도도하고 착한 척하지만 혼자 집에 있으면 한없이 여려지는 천상 여자”라고 설명했다. 요즘 그는 연기를 하면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비비안 리를 떠올린다고 했다. 새침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스칼렛 오하라가 보라와 닮았다고 생각하기 때문. “겉으로는 완벽해 보이는 여자가 술먹고 주정하고 그래요. 감독님이 화를 내도 절대 미워보이면 안된다고 해서 요즘은 미워보이지 않게 화내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어요.” 태웅 역을 맡은 현빈과의 호흡에 대해 그는 “처음에는 촬영장에서 만나면 서로 먼산만 쳐다봤다”면서 “실제로는 한살 적은데 어리다는 생각보다는 오히려 오빠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원작의 결말은 이렇다.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슬픔에 겔다는 눈물을 흘린다. 진주알 같은 눈물이 케이의 몸에 떨어진 순간,얼어붙은 눈이 녹기 시작하고 심장에 박혀 있던 파편은 스르르 빠져나온다. 순수하면서도 가슴 저린 사랑을 연기할 성유리의 모습이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