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혁·문근영 “원작따윈 필요없어”

차가운 그들의 뜨거운 거짓말, “사랑따윈 필요없어”. 아도니스클럽의 넘버원 호스트 줄리앙(김주혁 분)과 앞을 못 보는 스무살 고아 상속녀 류민(문근영 분)이 내뱉는 말이다. 살아온 이력이 다르고 계급이 다른 그들의 첫번째 접점이다. 문근영의 시각장애인 연기와 김주혁의 화려한 호스트 변신으로 관심을 모은 ‘사랑따윈 필요없어’가 3일 오후 2시 서울 메가박스 신촌에서 시사회를 가졌다. 영화는 28억 7000만원을 갚지 않으면 목숨을 내놔야 하는 호스트 줄리앙이 돈을 마련하기 위해 상속녀 류민의 오빠를 가장해 그녀의 집으로 들어가면서 시작되는 위험천만한 사랑에 관한 얘기다. 세상에 대해, 사람에 대해 마음이 닫혀 있어 “사랑따윈 필요없다”고 말하던 두 사람이 ‘거부할 수 없는’ 사랑의 소용돌이에 빠지게 되는 감정의 미묘한 변화를 섬세하게 포착하고 있다. 누구보다 차가운 두 사람이 서로의 가슴을 녹여 ‘사랑’하게 되는 것이 그들의 두번째이자 마지막 접점이다. 이철하 감독은 “보통 멜로영화는 사랑을 물씬 나누는 과정, 혹은 두 사람의 사랑을 방해하는 여러가지 역경과 극복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다. ‘사랑따윈 필요없어’는 영화 내내 두 사람의 마음이 절제돼 있다. 사랑을 하기 시작한 후에도 숨기고자 하고, 숨기는 과정 속에서 조금씩 드러난다. 두 사람의 사랑을 느끼기에 표현이 부족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조금씩 사랑이 드러나는 과정에서 오는 작은 재미와 긴장감을 느껴 보셨으면 한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사랑따윈 필요없어’는 일본 TBS에서 2002년 방송된 드라마 ‘사랑따윈 필요없어,여름’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4년이 시간이 지났고 국적과 장르가 바뀌었다지만 원작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을까. 먼저 김주혁. “처음에는 원작을 봤다. 그러나 ‘원작 캐릭터에 구속되는 것이 아닌가’라는 우려가 들어 멈췄다. 이 시나리오는 우리 것이고, 내가 그것에 맞춰서 솔직하게 연기하면 분명히 차별화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원작에 대한 부담감보다 내게 고민이 됐던 것은 호스트를 연기한다는 것이었다. 호스트라는 직업을 내가 어떻게 소화해 낼까, 관객들이 선입견을 지우고 줄리앙을 볼 수 있도록 어떻게 연기해야 할까에 대한 고민이 컸다.” 문근영도 원작에 대한 부담감이 없었음과 비교의 자제를 부탁했다. “내 감정을 믿고, 감독님을 믿고, 줄리앙을 믿고 연기했다. 다른 배우의 연기를 참조하려고 하지 않았다. 그들과 똑같은 연기를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된다. 스스로 많이 느끼고, 고민하고, 이해하고 표현하려고 했다. 작업을 끝내고 나니 내가 연기한 류민밖에 남지 않아서 원작 캐릭터와의 차이는 잘 모르겠다. 원작과 비교하기보다는 우리 영화의 또다른 맛들을 느껴 보셨으면 좋겠다.” 이 감독은 “사실 배우들에게 원작을 보지 말라고 주문했다. 배우들의 원작에 대한 구속이 걱정됐고, 감독만 원작을 열심히 공부하면 된다는 생각이었다. 나의 디렉션을 잘 따라주었고, 캐릭터를 훌륭하게 소화해 주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영화는 배우들의 숨소리, 표정 변화 하나하나를 중요시 할만큼 주인공의 감정 상태에 집중하다 보니 클로즈업 샷도 많고 다소 정적이고 무겁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김주혁과 문근영의 섬세한 감정 연기에 빠져 줄리앙과 민의 상황에 몰입하다 보면 감독이 말하는 재미와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 “보고 느낀대로가 정답이다. 비극적인 결말로 보든 희망적인 결론으로 보든 그것은 관객의 몫이다”라는 감독의 말처럼 열린 결말이 궁금증을 배가시키는 ‘사랑따윈 필요없어’는 9일 개봉한다.

<새영화> 사랑의 환상 키우는 '사랑 따윈…'

한 남자가 있다. 여자를 사랑하는 게 직업인 남자다. 호스트바의 잘 나가는 호스트. 그러나 그는 '사랑 따윈' 믿지 않는다. 아버지가 스스로 자신의 몸뚱아리를 불에 태워 죽을 만큼 가난으로 인해 힘겨운 삶을 살았던 것을 무심히 농담처럼 내뱉는 남자다. 한 여자가 있다. 앞이 보이지 않는다. 아버지는 엄청난 재산을 물려줬지만 어린 시절 엄마와 오빠를 사라지게 했던 충격은 여전히 남아 있다. 그나마 아버지마저 세상을 떠나며 그는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해줄 이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는 '사랑 따윈' 필요없다고 말한다. '사랑 따윈 필요 없어'(감독 이철하, 제작 싸이더스FNH)는 올 초 이제 갓 대학생이 된 문근영이 고른 정통 멜로영화라는 점에서 화제를 모았다. 언제나 귀엽고 발랄할 것 같은 문근영이 가슴 아픈 러브스토리를 선택하자 그의 성장을 엿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 시선이 집중됐다. 스크린 속 문근영은 역시 예쁘다. 조금씩 조금씩 성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영화는 부조화의 연속이다. 비현실적인 감각은 관객과 영화 속 주인공들의 만남을 방해한다. 푸른 초원(사실은 녹차밭이다)에 외롭게 서 있는 성채 같은 집이 음산한 분위기마저 자아내며 이질감을 주는 것처럼 영화 속 내용과 사랑에 대한 판타지가 서로의 공간을 내주지 않는다. 하얀 눈의 차가움과 따뜻함, 널찍한 저택의 외로움, 동물적 욕망으로 혼탁한 클럽의 비릿함, 고즈넉한 기찻길에서의 공포와 어두운 도시 뒷골목의 비열함 등 영화의 주요 배경지는 각각의 성정을 띠고 있으면서도 그 감정을 합하지 못한다. 여기서 새삼 확인하게 되는 것. 일본 소설과 만화, 드라마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가 한국에선 그리 성공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이다. 송혜교ㆍ차태현 주연의 '파랑주의보'(원작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는 흥행 참패를 면치 못했으며, 이준기ㆍ이문식 주연의 '플라이대디'(원작 '플라이, 대디, 플라이')도 기대만큼의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그만큼 한국과 일본인의 기본적인 정서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사랑 따윈 필요 없어'는 2002년 일본 TBS에서 방영한 드라마 '사랑 따윈 필요 없어, 여름'을 원작으로 한다. 일본 청춘 아이콘 와타베 아쓰로와 히로스에 료코가 주연을 맡아 높은 인기를 누렸다. 사랑을 믿지 않는 잘나가는 호스트와 눈먼 대부호의 딸의 사랑. 설정부터 대단히 비현실적인 이야기는 사랑의 판타지를 현실적으로 보여주려는 욕심 때문에 부조화를 이룬다. 판타지가 판타지로만 그치지 않는 건 김주혁과 문근영의 연기가 사실적이기 때문이다. 또한 김주혁과 문근영의 만남도 그리 조화롭지 못하다. 두 배우의 연기가 미흡하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자신의 배역을 충실히 표현했던 것이 부담이다. 비열한 김주혁의 모습은 보기 흔한 게 아니었다. 김주혁은 악랄하고, 돈밖에 모르는 호스트가 됐다. 여기에 문근영은 밝은 표정이라곤 좀체 찾아볼 수 없는 어둡고 침울한 대부호의 딸이다. 앞을 보지 못해 관객의 안타까움마저 사야 해 평소의 문근영의 이미지는 한켠에 놔둬야 한다. 이렇게 친숙한 두 배우가 한꺼번에 생경히 보이는 것은 분명 부담스럽다. 비록 스스로 택한 길이기는 하지만 문근영에게 큰 짐을 지워준 것 같아 안타깝다. 호스트바 아도니스 클럽 최고의 호스트 줄리앙(김주혁 분)은 사채업자에게 빌려쓴 돈 28억7천만 원을 갚아야 한다. 돈을 받기 위해서라면 사람을 죽이는 것도 눈 하나 깜짝 않고 해내는 냉혈한 광수(이기영)에게 쫓기는 줄리앙은 교통사고로 죽은 자신의 운전사 류진이 사실은 대부호의 아들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류진의 여동생 류민(문근영)은 아버지마저 잃고 외롭게 살아간다. 병 때문에 시력을 잃은 후 그를 지키는 사람은 이 선생(도지원)뿐. 어느 날 '오빠'라고 찾아온 줄리앙을 심하게 내치려 하지만 무작정 집안으로 들어온 줄리앙에게 오빠가 아닌 남자로서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 오빠와 동생으로 서로의 삶에 들어오지만, 두 사람은 서로 갖고 있는 아픔을 들여다보며 서서히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감정을 쌓아간다. 줄리앙의 정체가 밝혀진 후 줄리앙은 류민을 위해 지금까지의 생활을 송두리째 부정할 만한 계획을 세운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관객에 따라 달리 생각할 수 있는 '열린 결말'로 마무리지었다. 9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美 박스오피스> 풍자 코미디 '보랏' 깜짝 선두

11월 첫 주말 북미지역 박스오피스에서 기상천외한 풍자코미디 '보랏(Borat)'이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3~5일 박스오피스 잠정집계에 따르면 영국 코미디언 새처 배런 코언이 카자흐스탄의 TV 리포터로 미국 대륙을 횡단하면서 가난한 조국의 시청자를 위해 다큐멘터리를 만들어 소개하는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보랏'은 사흘간 2천640만 달러를 벌어들여 1위로 개봉했다. '보랏'의 기록은 837개 극장에서만 개봉한 결과여서 할리우드 관계자들을 더욱 놀라게 했다. 배급사인 20세기 폭스는 당초 2천500개 극장에서 개봉할 예정이었으나 설문조사 결과 비평가들과 인터넷 영화 마니어 사이에서 퍼진 '엄청나게 웃기다'라는 열광적 반응이 일반 대중에게까지 퍼지지 않았다는 판단을 내려 개봉 극장 수를 줄인 것. 하지만 폭스의 잠정집계에 따르면 '보랏'은 이날 17개국에서 개봉, 1천700만 달러를 벌어들였으며, 영국과 독일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보랏'운 주인공 배런 코언과 래리 찰스 감독이 게릴라 식으로 촬영하면서 총 1천800만 달러의 예산을 들여 만든 로드 무비다. 첫 주말 성공에 힘입어 다음 주에는 2천500개 극장으로 확대된다. '카자흐스탄 킹카의 미국 문화 빨아들이기(Cultural Learnings of America for Make Benefit Glorious Nation of Kazakhstan)'란 긴 부제가 붙은 '보랏'은 픽션과 다큐멘터리를 뒤섞은 형식에 슬랩스틱 코미디, 음담패설 및 기상천외한 개그 등으로 시종일관 관객의 폭소를 자아낸다. 주인공 보랏은 카자흐스탄 TV 기자이면서 유대인들을 싫어한다. 그는 TV에서 미국 여배우 파멜라 앤더슨을 본 후 사랑에 빠져 그를 만나기 위해 미 대륙을 횡단하게 된다. 대륙 횡단을 하면서 미국인들을 인터뷰하며 그 내용을 조국에 방송한다. 이 인터뷰들은 실제로 주인공이 즉흥적으로 미국인들을 만나 황당한 질문들을 던지기 때문에 그에 대한 미국인들의 반응을 살피는 것도 재미있다. 보랏은 호텔에서 벌거벗고 뛰어다니기도 하고, 아내의 젖으로 만들었다는 치즈를 시식하라고 내놓는가 하면 유대인들을 쏴죽이는 데 알맞은 총을 사고 싶다는 말을 예사로 사람들에게 한다. 저속한 유머도 빼놓을 수 없다. '보랏'의 예상외 돌풍으로 이번 주말 1위를 차지하리라 예상됐던 디즈니의 가족영화 '산타클로스3'는 3천458개 극장에서 2천만 달러의 수입을 올려 2위로 개봉했다. 이는 전편의 2천900만 달러보다 낮은 개봉 기록. 하지만 디즈니 측은 라이벌인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 '플러쉬(Flushed Away)'와의 경쟁을 감안할 때 좋은 성적이라고 자위하는 분위기. 드림웍스가 '월래스 & 그로밋' 시리즈의 아드만 스튜디오와 손잡고 만든 '플러쉬'는 하수구로 떠내려간 서생원이 겪는 모험을 그린 작품. 컴퓨터 애니메이션이지만 아드만 스튜디오 특유의 클레이 애니메이션다운 느낌을 살려냈다. 전 주 1위였던 공포영화 '쏘우3'는 1천550만 달러로 4위로 밀려났으며, 5~10위는 '디파티드'(800만 달러), '프레스티지'(780만 달러), '아버지의 깃발'(450만 달러), '올해의 인물'(380만 달러), '부그와 엘리엇'(Open Season, 310만 달러), '퀸'(300만 달러)가 각각 차지했다. /연합뉴스

이민영ㆍ이찬 "7년 친구, 부부됩니다"

"잘 사는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열심히, 예쁘게 살겠습니다." 내달 10일 결혼하는 동갑내기 탤런트 이민영(30)과 이찬(본명 곽현식)이 5일 오후 서울 중구 후암동 밀레니엄서울 힐튼호텔에서 결혼 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그간의 연애 과정과 결혼 계획을 상세히 밝혔다. 이민영은 "평소에 '난 너 아니면 안돼, 넌 나 아니면 안돼'라고 얘기하는데 평생 친구처럼 연인처럼 서로 아껴주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결혼을 앞둔 소감을 밝혔다. 이찬도 "'당신 위해서 열심히 살겠다'고 하면서 결혼하자고 했다"며 "평생 열심히 사랑하면서 알콩달콩, 때론 티격태격 예쁘게 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1999년 드라마에서 처음 만나 친구로 지내다 2004년 KBS 2TV 드라마 '부모님 전상서'를 찍으며 본격적으로 교제하게 된 데 대해 이찬은 "친구여서 가끔 전화통화하고 휴대 전화로 음악 선물도 보내면서 7년을 공들여 성공했다"며 웃음지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디자이너 앙드레 김이 찾아 새 출발하는 예비 부부에게 축하를 전하기도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결혼 계획이 없다'고 했는데 결혼 발표가 갑작스럽다. ▲SBS '사랑과 야망' 기자간담회가 9월 초였는데 그때는 아직 결혼에 대한 얘기를 못들었고 9월 중순에 들었다(웃음).(이민영, 이하 영). ▲9월 중순에 제가 결혼하자고 했다. 고맙게도 흔쾌히 허락해줬고 11월에 결혼하려고 했는데 민영씨가 아버님(곽영범 PD)과 '사랑과 야망'을 함께 찍고 있어 촬영 현장에서 불편할까봐 마지막 녹화 끝나고 바로 다음날 결혼을 발표했다.(이찬, 이하 찬) --프로포즈는 어떻게 했나? ▲아직 못했지만 비밀리에 준비하고 있다. '사랑과 야망' 종방연이 끝나면 프로포즈 하겠다고 얘기는 해놨고 예쁘고 멋지게 할 계획이다.(찬) --어떤 점이 서로 마음에 들었나.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는데는 큰 이유는 없는 것 같다. 느낌이 좋고 동갑인데도 때로는 오빠처럼 따뜻하고 자상하게 대하는 것이 저를 감동시킬 때가 많았다.(영) ▲이해심이 정말 많다. 제 이상형이 어릴 때부터 가정교육 잘 받은 여자였다. 부모님께 참 잘하고 착하다. 가끔 브런치를 먹으러 갈 때 화장 안하고 모자를 푹 눌러쓰고 나오는데 화장 안한 얼굴이 제일 예쁘다.(찬) --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한 계기는? ▲1999년에 같은 드라마를 했고 그때는 정말 친구였다. 2004년에 '부모님 전상서'를 같이 하게 됐는데 그때도 만나면 '안녕, 밥 먹었어?' 하는 정도였고 말을 거의 안했다. 친구여서 가끔 전화 통화했는데 사실은 가끔 민영씨에게 휴대폰으로 음악 선물도 보내고 7년을 준비했던 것 같다. 그래서 성공했다.(웃음).(찬) --예비 시아버지가 연출하는 드라마에 출연해 불편하지는 않았나. ▲드라마 중반부터는 얼굴은 직접 뵐 기회가 많지 않았고 세트 촬영 때만 뵙게 되니까 불편하거나 그런 것은 없었다. 연기를 더 잘해야 하는데 더 못하게 돼 죄송했다. 몰래 마음을 써주신 것 같아서 감사하고 행복했다. 그런 경험을 또 언제 해보겠느냐.(영) --결혼식과 신혼여행 계획은. ▲주례는 장용 선생님이, 사회는 서경석 씨가, 축가는 김조한이 맡는다. 경석이 형과 군 생활을 같이 해 사회를 부탁했더니 "알겠다"고 했다. 신혼여행은 너무너무 가고 싶은데 제가 드라마(SBS '눈꽃') 촬영이 있어 못갈지도 모르겠다.(이찬) --2세 계획은. ▲힘 닿는 데까지 많이 낳겠다. 민영씨 조카들이 두 명 있는데 데이트할 때 같이 다닐 정도로 아기를 좋아한다. 조카들이 이모 좋아해서 결혼을 반대해 허락받느라 힘들었다.(웃음).(찬) ▲둘다 아기를 참 좋아한다. 예쁜 아기를 되는대로 빨리 낳겠다.(웃음).(영) /연합뉴스

백현 "유명보다는 유능한 배우 되고싶다"

"고등학교 때는 무엇을 해서든 성공하고 싶었어요. 지금은 연기자로 성공하고 싶어졌어요." MBC 주말드라마 '누나'(극본 김정수, 연출 오경훈)에서 삼남매 중 둘째이자 맏이 송윤아의 큰동생 혁주 역을 맡은 백현(21). '누나'가 데뷔작인 그는 최근 10대 팬들에게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그룹 슈퍼주니어 멤버로 데뷔할 뻔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는 "3년간 열심히 연습했지만 가는 길이 달랐다"면서 "슈퍼주니어는 잘될 친구들이란 것을 알고 있었고 성공을 진심으로 축하해줬다"고 담담히 말했다. 그는 춤과 노래 뿐만 아니라 운동 신경도 뛰어난 팔방미인. 외삼촌인 프로야구 OB베어스에서 활약했던 김형석 선수의 영향으로 어린 시절 야구선수로도 소질을 보였다. 하지만 첫 드라마인 '누나'에 출연하면서 연기자로 갈 길을 정했다. "전에는 무조건 성공하고 싶다는 생각에 가수든 연기자든 가리지 않았어요. 하지만 연기를 시작한 지금은 연기를 잘하고 싶고, 연기로 성공하고 싶다는 생각뿐입니다." 그러나 연기자로 첫 발을 겨우 내디딘 지금 어려움이 따를 수 밖에 없다. . "처음에는 주눅이 들어서 힘들었고 제 연기를 보고 너무 창피했어요. 그래도 TV에 나오니 정말 좋던데요. 하하하. 3년 동안 준비한 춤과 노래 썩히고 싶진 않지만 어설프게 보여드리고 싶지도 않아요. 당장은 연기에만 열중하겠습니다." 동국대 연극영화과에 재학 중인 그는 "앞으로 백현이라는 배우만의 연기를 하는 배우의 길을 걷고 싶다"라며 "돈을 벌고 싶어서, 톱스타가 되고 싶어서 이 일을 시작했지만 지금은 유명한 배우보다 유능한 배우가 되고 싶은 게 꿈"이라고 말했다. 극중 혁주는 버릇없이 자란 철부지 부잣집 아들. 그는 갑작스레 닥친 가난을 견디지 못하고 유혹에도 빠지지만 점차 건강한 청년으로 성장하는 인물이다. "드라마를 보면 제 얼굴이 조금씩 바뀌어 가는 게 보이더라고요. 처음엔 날카롭고 찌들어있는 아이였는데 지금은 조금 여유가 있어 보여요. 방송 3개월 동안 혁주도 저도 느낌이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어차피 단거리 달리기가 아니니까 이 드라마에서든 다른 작품에서든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연합뉴스

"외주제작 증가로 스타 권력화 심화"

드라마 시장에서 외주제작 의무편성비율 증가로 드라마 내용의 획일성과 상업성이 가중되고 이른바 '스타 권력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같은 연구 결과는 김진웅 선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와 정호식 MBC 정책기획팀장, 이강현 KBS 드라마국 PD 등이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의 지원을 받아 작성한 '외주제작의 증가로 인한 방송사 드라마 제작 실태 변화 연구'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나타났다. 5일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의 외주제작 확대정책으로 방송사의 외주제작 의무편성비율이 40%까지 높아짐에 따라 드라마의 외주제작이 급속히 증가했으며 시청률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외주제작사가 스타급 연기자를 캐스팅하기 위해 과도한 경쟁을 벌이면서 스타 권력화 현상이 심화되는 부작용을 가져왔다. 갈수록 심화되는 스타 권력화 현상으로 인해 출연료가 천정부지로 상승했으며 이는 드라마 제작과정에서 스타나 기획사, 매니지먼트사의 영향력 증대로 이어졌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보고서는 고가의 제작비와 스타급 연기자들로 구성된 외주제작의 형태가 증가하면서 한국 드라마의 토대가 됐던 단막극이 거의 사라지고 비슷비슷한 스토리 구조가 반복되는 트렌디 드라마가 양산되는 현상을 낳았다고 지적했다. 또 제작비의 대부분이 스타급 연기자에게 투입되다 보니 조연급 연기자의 캐스팅이 제한을 받게 되고, 이로 인해 조연이 담당해야 할 주연 주변인물의 수가 감소해 상당수 외주제작 드라마의 주인공은 고아이거나 편모ㆍ편부 밑에서 성장한 비정상적인 가족관계를 갖게 된다고 보고서는 비판했다. 간접광고가 만연한다는 것도 외주제작 증가의 폐해로 꼽혔다. 보고서는 천정부지로 치솟는 제작비를 충당하려다 보니 내용상 아무런 관련이 없는 제품 소개 장면이 등장하거나 특정 제품의 과도하고 노골적인 노출이 만연해 드라마가 하나의 장르로 존재하기보다는 광고주의 마케팅 전략을 충족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했다고 꼬집었다. 보고서는 아울러 제작인력이 당장 드라마 제작에 투입돼야 하는 외주제작사의 실정상 체계적인 드라마 제작 인력의 양성이 어려워졌다는 점도 외주제작 증가의 문제점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외주제작 증가로 야기된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방송법에 명시된 외주제작 의무편성비율(시행령에 따르면 40% 범위 안에서 방송위원회가 해마다 고시)을 폐기하고 자율적인 방향으로 추진돼야 하며 방송사 자체제작 시스템에 대한 지원과 전문적인 교육, 인력양성 등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