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군복무를 마친 장혁이 3월 방송되는 MBC 수목드라마 '우리들이 있었다'로 복귀한다. '우리들이 있었다'는 우연히 만난 남녀가 앙숙처럼 티격태격하다가 사랑을 키워가게 되는 내용을 그린 휴먼드라마로, 장혁은 자유분방하고 거칠지만 유능한 의사 민기서 역을 맡았다. 에이즈에 걸린 아이의 엄마인 여주인공 이영신 역에는 공효진이 캐스팅됐다. 장혁은 "새로운 마음으로 드라마를 통해 시청자 여러분께 다시 인사드리게 돼 정말 기쁘다"면서 "군 생활을 하며 연기에 대해 참 많은 고민을 했다. 예전에 연기하면서 아쉬웠던 부분들을 이번 작품을 통해 보완할 수 있도록 더욱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우리들이 있었다'는 KBS '미안하다 사랑한다' '이 죽일 놈의 사랑' 등의 이경희 작가가 집필하고, MBC '이별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단팥빵' 등을 연출한 이재동 PD가 호흡을 맞추는 작품. 2월 초부터 전라남도 무안군 증도에서 촬영할 예정이다. 한편 장혁은 지난 2004년 병역비리 혐의가 드러난 뒤 입대해 강원도 철원 최전방지역에서 2년간 군생활을 했으며, 전역 후 다른 활동 없이 조용히 작품 준비를 해왔다. /연합뉴스
'주몽'의 연장방송 결정으로 MBC는 행복하지만 같은 시간에 경쟁해야 하는 KBS와 SBS 드라마는 2월 말까지 속이 쓰릴 수밖에 없다. 시청률 40%대 중반을 유지하며 월-화요일 밤 10시대를 지배하고 있는 '주몽'과의 '맞짱'은 웬만해서는 피하고 싶은 것. 그러나 어쩌랴. 피할 수 없다면 최선을 다할 수밖에. 15일 SBS와 KBS가 나란히 새 월화 드라마를 선보인다. 이에 앞서 현재 방송 중인 '눈꽃'과 '눈의 여왕'은 시청률 7~8%를 기록하며 '주몽'과의 싸움에서 맥을 못 췄다. 그러니 이들의 바통을 잇는 주자들의 마음 역시 편할 리 없지만 그래도 '파이팅'이다. ◇SBS '사랑하는 사람아'(극본 최윤정, 연출 정세호) 24부작 정통 멜로 드라마로 사랑의 배신과 복수라는 기본 테마 아래 개성 강한 다섯 남매의 삶을 조명한다. 이들이 갈등을 겪고 사랑을 나누는 과정을 통해 감동과 재미를 주겠다는 것. 최윤정 작가는 "부모 없는 다섯 남매가 살아가는 이야기로 따뜻한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김동완(28), 홍경민(31), 황정음(22) 등 주연급에 가수 출신 연기자가 세 명이나 포진하고 있는 것. 그룹 신화 출신의 김동완은 한은정과 함께 남녀 주인공을 맡았다. 다섯 남매 중 둘째 석주 역으로 영화 제작사 프로듀서 역이다. 사실혼 관계인 서영(한은정 분)과 딸을 낳고 행복하게 살지만 영화사 사장 상민(조동혁)의 등장으로 그에 대한 열등감을 극복하기 위해 서영을 배신하고 상민의 동생 정민(황정음)과 결혼해버리는 인물. 가수 홍경민은 다섯 남매의 첫째 태주 역으로 일찍 고아가 된 남매를 부모처럼 챙기는 인물이다. 또 그룹 슈가 출신의 황정음은 첫눈에 반한 석주에게 대시해 결국 석주가 서영을 배신하고 자신에게 오도록 한다. 주인공들의 애정의 구도가 드라마 '청춘의 덫'을 연상시키는 것에 대해 김동완은 "우리 드라마를 '청춘의 덫'과 비교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며 잘라 말했다. 과연 그의 말대로 '청춘의 덫'을 극복하는 차별화된 드라마가 될지 주목된다. 흥미로운 것은 메가폰을 잡은 정세호 PD가 바로 '청춘의 덫'을 연출했다는 점이다. ◇KBS '꽃피는 봄이 오면'(극본 권민수, 연출 진형욱)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사기 전과범인 집안에서 태어난 주인공이 검사를 거쳐 변호사가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16부작 코믹한 드라마다. '뚝방전설' '생날선생' '댄서의 순정'으로 최근까지 스크린에서 활약하던 박건형이 만년 고시생 출신의 좌충우돌 정의파 검사 이정도 역을 맡았다. 주인공 이정도는 법보다 사람을 중요시하는 마음으로 동네 사건사고들을 도맡아 해결하는 정 많은 캐릭터. 이순재와 김갑수가 각각 박건형의 할아버지, 아버지로 출연하며 그외 이하나, 박시연, 이한 등이 주연으로 캐스팅됐다. 드라마는 사라질 위기에 처한 서울의 한 달동네를 귀엽고 엉뚱한 주인공 집안 삼대가 뛰어난 지략으로 구해내는 이야기. '명랑 역전 드라마'를 표방한다. 연출을 맡은 진형욱 PD는 "'꽃피는 봄이 오면 달라지겠지'라고 생각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따뜻함을 전해주고 살아가는 데 희망과 격려가 될 수 있는 드라마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점점 심해지는 부의 양극화로 상대적인 박탈감에 시달리는 많은 서민에게 부정하게 번 돈, 부정하게 살아온 삶은 결국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메시지를 전하면서 희망을 안겨주겠다는 각오. 한동안 묵직한 분위기로만 흐르던 월화 밤 10시대에 모처럼 밝은 활력을 불어넣을지 기대된다. /연합뉴스
13일 방송분부터 SBS TV 대하사극 '연개소문'(극본 이환경, 연출 이종한)에 장년의 연개소문으로 출연하는 탤런트 유동근(51)이 앞서 청년 연개소문을 연기한 이태곤(30)을 격려하며 따뜻한 조언을 건넸다. 9일 탄현 SBS제작센터에서 만난 유동근은 "사극은 절대 한번 해봐서는 그 맛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나 역시 그간 왕 역을 단골로 맡는 등 사극에 많이 출연했지만 처음부터 사극에 어울리는 배우는 아니었다"면서 "여러 차례 사극에 출연하다보면 그에 맞는 감과 연기를 터득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그의 발언은 그간 '연개소문'에서 청년 연개소문을 맡은 이태곤의 연기가 미흡했다는 시청자들의 지적이 잇따랐던 데 대한 선배 연기자로서의 배려였다. 유동근은 "후배지만 내가 감히 뭐라고 조언할 입장은 아니다"라면서 "연개소문의 연기에 대한 질책이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태곤이는 이런 어려운 작업에 합류했다는 것만으로도 연기하면서 마음 속에 칼을 갈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배우는 기다림의 직업이다. 캐스팅이 되기를, 좋은 역이 오기를, 그리고 연기에 대해 칭찬이 올 때까지 계속 기다림의 연속"이라면서 "아마 태곤이는 다음에 또 자신을 시험해볼 기회가 있을 것이다. 배우에게는 그런 수업의 과정이 필요하다"라며 따뜻한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유동근은 그간 '용의 눈물'의 태종 이방원 역을 비롯해 '명성황후'의 흥선대원군, '장녹수'의 연산군, '조광조'의 타이틀롤 등 사극에서 주인공을 잇따라 맡아 선 굵은 연기를 펼쳐보이며 사랑받아왔다. 한편 이날 그는 자신이 그릴 장년의 연개소문에 대해 "어떤 연개소문을 그릴 것인지에 대해서는 말보다는 연기로 보여주겠다. 연개소문이 바로 나"라며 말을 아꼈다. /연합뉴스
가수 성시경이 SBS TV 드라마 '연인'의 11일 마지막회에 카메오 출연한다. 성시경은 이날 방송에서 조폭에서 연예인 보디가드로 변신한 태산(이한 분)이 경호하는 스타 가수를 연기한다. 팬클럽을 구름 같이 몰고 다니는 최고의 인기 가수 역할로 자신보다 잘 생긴 보디가드 때문에 은근히 긴장하는 캐릭터다. 한편 '연인'의 결말을 두고 폐인들의 관심이 고조된 현재 제작사 케이드림은 10일 "어쨌든 주인공들이 조폭이기 때문에 도덕적 차원에서 모든 일들이 정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영화 '마파도'가 309만 명이라는, 전혀 예상치 못한 흥행 기록을 세웠으니 어찌 보면 2편 제작은 예정된 수순이었을 것이다. 여운계, 김을동, 김형자, 김수미, 길해연 등 '빡센 할머니'들의 대활약은 아류작까지 만들어냈고, 이문식은 주연급 배우로 올라선 결정적 계기를 만들었다. 할머니들의 캐릭터가 생생히 살아 있는 작품이기에 속편을 만들기에 적당하다 할지라도 어찌 됐든 속편은 전편의 인기에 대한 부담을 안고 시작한다. 그런데 '마파도2'에 대한 반응이 꽤 좋다. 전편을 능가한다는 반응이다. 전편의 재미에 감동을 섞었다. 할머니들이 가슴 속에 품고 고이 간직한 첫사랑을 끄집어내 보는 이들에게 '할머니도 여자'임을 느끼게 한 것이 가장 큰 차별점. 데뷔작인 코미디 영화 '돈텔파파'로 평단의 반응은 이끌어내지 못했으나 고작 15억 원의 제작비로 1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던 이상훈 감독은 실은 유명 예능 프로그램 PD 출신. '서세원의 좋은 세상 만들기'로 방송가에서 큰 화제를 모았으며, 시트콤 '여고시절'을 연출했다. '서세원의 좋은 세상 만들기'를 통해 노인들의 푸근한 감성을 보여줘 도시민들이 잊고 지낸 향수를 불러일으켰던 이 감독은 '마파도2'에서 할머니들의 순수한 첫사랑을 통해 인간적인 접근을 한다. 노배우들의 팔팔한 기가 전해져왔을 뿐 아니라 '마파도'로 주연배우로 올라선 뒤 주연을 맡은 영화에서 연이어 고배를 마신 이문식도 '마파도2'에서 다시 한번 자신의 장점을 유감 없이 발휘했다. "'좋은 세상 만들기'를 할 때 여든 살이 넘은 한 할머니가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습니다. 이북 출신이신 그 할머니가 죽기 전 소원이 있다면 첫사랑을 한번 만나보는 것이라고 말씀하셨어요. 할머니들에게도 고왔던 시절이 있었고, 그 시절 사랑을 영원히 간직하고 있다는 게 가슴에 내내 박혀 있었습니다." 이 감독은 "할머니가 주인공이었기 때문에 속편 연출 제의에 응했다"며 "전편에서는 할머니들이 이야기의 객체였지만 이번에는 주체로 끌어올리려고 했다. 할머니들의 사랑을 주제로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연기력에 관한 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노배우들. 그들의 자존심은 젊은 스타들이 갖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강할 것이다. "다행히 출연배우들과 방송에서 작업한 적이 있었어요. 여운계 선생은 'LA아리랑' 때, 김지영 선생은 '여고시절' 때, 김형자 선생은 '체험 공포특급'에서, 김을동 선생은 '사랑과 우정'에서 각각 작업해봐 그 분들의 성격을 조금은 알고 있었습니다." 이 감독이 평한 배우들의 성격은 천양지차. 나이순으로, 김지영은 사리분별이 정확하며 여운계는 아직도 소녀다운 감성이 지극한 배우. 김을동은 의리 있고 주변 사람들을 조화를 이루게 하며, 김형자는 여전한 젊음을 간직한 배우라고 했다. 영화나 드라마 출연으로 바쁜 노배우들을 위해 전남 영광에서 진행된 촬영을 1주일에 이틀만 진행했고, 그 이틀도 새벽 2시를 넘기지 않았다. 배우들의 체력을 위해서다. "영화 데뷔작인 '돈텔파파'를 하면서 많이 배웠죠. 그때는 영화에서는 코미디가 방송보다 더 세야 한다고 생각해서 너무 세게 나갔어요. 한번 해보니 그럴 필요가 전혀 없다는 걸 알았죠. 그저 방송에서 하던 것처럼 툭툭 던져놓으면 관객이 받아들인다는 걸 느꼈습니다. 일반 시사회를 진행하고 있는데 영화 관객은 돈을 내고 즐기고 오겠다고 작정해서인지 같은 코미디라도 방송보다 웃음의 강도가 훨씬 높더군요." 이제 갓 두 편째를 내놓은 초보 감독이지만 오랜 세월 방송계 현장에서 잔뼈가 굵어서인지 영화계를 바라보는 시각이 한층 객관적이면서도 날카로웠다. SBS 재직시절 할리우드의 우드 할리 프로덕션에서 1년간 시트콤 연수를 하며 철저한 준비와 정확한 시간 관념으로 제작하는 모습을 본 것도 큰 도움을 줬다. "32회차에 모든 촬영을 끝냈습니다. 빨리 찍는다고 설렁설렁 찍는 게 아닙니다. 그만큼 사전 준비를 철저히 했기 때문에 가능하죠. 한 장면 찍고 한 시간 정도 고민하다 또 한 장면 찍는 몇몇 젊은 감독들을 보면 수업료를 남의 돈으로 내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더군요. 최소한 제작자와 투자자에게 피해는 주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그는 코미디를 통해 인간적인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했다. 그리고 그 메시지를 전하려면 많은 관객이 와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다고 했다. "이왕 좌판을 벌였으면 구경꾼이 많이 와야죠. 구경꾼이 와야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더 많이 듣지 않겠습니까." 그에게 코미디는 사람들을 끌어당기기 위한 좋은 '외피'다. "웃음은 수단일 뿐이죠.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영화를 보고 웃다가 그 속에 들어있는 뭔가를 하나 가슴에 담아가면 얼마나 좋겠어요." 이 감독은 곧 차기작 준비에 들어간다. '리틀맘'에서 소재를 따 한 철없는 고등학생이 아이아빠가 된 후 인간적으로 성숙해가는 과정을 그릴 예정. 물론 코미디다. "언제부터인가 학생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는 조폭 영화가 됐어요. 아무리 망나니 같은 아이라고 욕먹는 아이들일지라도 그들에게 그들의 고민이 있고, 그들 역시 우리 기성세대들의 자식이며, 그들도 아무 생각 없이 살지 않는다는 걸 그리고 싶습니다." "코미디를 통해 말하고 싶은 것도 결국은 인생 이야기"라는 이 감독은 "보는 내내 웃으면서도 하염없이 눈물을 흘린 로베르토 베니니 감독의 '인생은 아름다워' 같은 영화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꿈을 내비쳤다. /연합뉴스
한동안 매주 수-목요일 밤 10시 안방극장에서는 오달자와 봉달희, 그리고 양순의가 한판 승부를 펼치게 됐다. 오달자는 3일부터 선보인 KBS 2TV '달자의 봄'의 주인공이고 봉달희는 17일 첫 방송하는 SBS TV '외과의사 봉달희'의 타이틀롤이다. 또 양순의는 10일 시작하는 MBC TV '궁S'의 주인공이다. 공교롭게 같은 시간대에 맞붙게 될 이들 세 여성의 캐릭터는 드라마를 보지 않고도 짐작 가능하다. 한번 들으면 잊기 힘든 이름이 대변하기 때문이다. 드라마 속 특이한 배역 이름이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대부분 코믹한 성격의 드라마에서 평범하지 않은 작명법이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데 그러한 작명법은 이름에서부터 시청자들에게 드라마의 성격을 각인시키겠다는 작가의 의지를 담고 있다(물론 '하늘이시여'나 '인어아가씨' 등 임성한 작가의 작품처럼 코미디가 아닌데도 특이한 이름을 짓는 사례도 있다). 코믹 드라마를 중심으로 배역의 작명법에 담긴 의미와 효과는 무엇인지 살펴봤다. ◇대발이에서 순애씨까지 코믹한 이름으로 시청자의 뇌리에 깊게 각인된 이름은 시청률 60%대의 경이적인 기록으로 사랑받은 '사랑이 뭐길래'(1992)의 '대발이'가 아마도 가장 대표적일 듯. 10여 년이 지난 현재도 많은 시청자들이 이 이름을 잊지 않고 있다. 더욱 특이한 것은 '대발이' 역의 최민수보다 그의 아버지로 출연한 이순재를 '대발이 아버지'로 기억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지난해 많은 사랑을 받았던 드라마 '돌아와요 순애씨' 역시 '순애'라는 이름을 폭넓게 회자시켰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30대 후반~40대 초반의 주인공에게 붙여진 순애라는 이름은 드라마의 리드미컬한 전개와 발맞춰 시청자들에게 진짜 극중 주인공과 같은 순애라는 인물이 주변에 있을 것 같은 느낌을 주며 인기를 끌었다. 시청률 40%대를 행진하며 얼마 전 막을 내린 '소문난 칠공주' 역시 마찬가지. 언뜻 7명의 딸이 있는 집안 얘기로 보이는 제목은 그러나 '칠'자 돌림의 네 명의 딸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허를 찌르는 유머러스한 전법으로 쉽게 기억할 수 있는 제목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주인공인 덕칠, 미칠, 설칠, 종칠 등 네 딸의 이름 역시 드라마의 인기와 함께 깊은 인상을 줬다. 종영을 앞둔 '열아홉 순정'의 주인공 양국화는 연변처녀의 이미지를 대변하며 주부 시청자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순박하고 착한 캐릭터가 '국화'라는 이름과 찰떡궁합을 이루고 있다. 2005년 MBC '내 이름은 김삼순'과 '굳세어라 금순아'도 주인공 이름에 딱 어울리는 줄거리와 연기로 빅히트를 기록했다. ◇달자ㆍ달희ㆍ순의의 경합 '달자의 봄'의 달자는 33세의 홈쇼핑채널 MD. 일에서는 똑부러진 여성이지만 연애에는 영 소질이 없는 노처녀다. 70~80년대를 상징하는 듯한 '달자'(1983년에는 '오달자의 봄'이라는 영화가 있었다)라는 이름을 2007년에 꺼내 든 제작진은 "친근한 이름을 찾던 중 달자를 선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사실 '달자'라는 이름에는 촌스러운 느낌이 강해 드라마가 시골 처녀의 상경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하게 하지만, 제작진은 2007년에 맞게 달자를 시골처녀가 아닌 전문직 여성으로 설정하는 변화를 추구했다. 대신 연애에는 영 '꽝'이라는 설정을 통해 달자에서 느껴지는 정겨운 이미지를 담아내려고 한다. '외과의사 봉달희'는 나름대로 정통 메디컬 드라마를 표방하고 있다. 그런 드라마에서 코믹함이 느껴지는 캐릭터 이름을 지은 까닭은 뭘까. 제작진은 "주인공 봉달희는 외과의사가 봉합수술(꿰매기)을 잘해야 하는 것에서 착안, '봉합의 달인'이라는 뜻으로 지었다"고 밝혔다. 이렇듯 의미심장한(?) 뜻을 담고 있는 봉달희는 극중 이미 전문의가 아니라 전문의를 향해 도전하는 늦깎이 사고뭉치 레지던트라는 점에서 의사가 풍기는 다소 딱딱한 이미지를 상쇄하고 있기도 하다. 그는 극중 '봉다리'라는 예명으로 불리기도 한다. 한편 이 드라마의 남자 주인공 이름은 안중근이다. 그래서 작가는 한때 제목을 '의사 안중근'이라 지을 뻔도 했다. 이 역시 한번 들으면 쉽게 까먹지 못하게 하는 작명법. 그러나 오해의 소지와 함께 너무 코믹할 것 같아 제목으로 짓지는 않았다고 한다. '궁S'의 '순의'는 갑작스런 사고로 부모를 잃고 궁녀로 일하며 생계를 꾸리는 엉뚱하고 발랄한 캐릭터. 처한 환경은 불우하지만 소녀의 순수함을 간직한 '푼수 걸'이다. 역시 '순의'와 어울린다. 이들 세 캐릭터가 수목 시간대에 맞붙게 되니 과연 시청자들에게 뇌리에 남을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주목된다. ◇시청자들의 빠른 몰입과 이해 도모 이러한 작명법에 대해 김영섭 SBS 책임프로듀서는 "배역 이름을 붙일 때 첫번째 원칙은 친숙하게 만들어 시청자들의 입에 빨리 붙도록 하는 것"이라며 "특히 캐릭터 중심으로 전개되는 코믹 드라마의 경우는 캐릭터를 한번에 설명할 수 있는 이름을 짓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달자'라는 이름에서는 촌스럽고 씩씩한 기운이 느껴지지 않나. 캐릭터 역시 그와 비슷할 것"이라며 "이름이 어려우면 시청자들이 헷갈려 한다. 시청자들이 인물 구성을 빨리 파악해야 드라마에 대한 몰입도 빨라진다"고 덧붙였다. 또한 "'돌아와요 순애씨'의 경우를 보면 중년 아줌마 시청자들이 주인공 순애를 자신들의 이웃, 친구로 받아들였다. 이름에서부터 친근감을 주면서 시청자로 하여금 '나와 비슷하구나'란 심정을 느끼게 해 드라마에 대한 몰입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캐릭터를 내세운 코믹 드라마와 함께 인물들간의 관계 파악이 중요한 연속극에서도 배역 이름은 '은 아리영' '이주왕' '구왕모' '김배득' 등 특이한 이름이 시청자들을 흡입하는 데 도움이 되는 듯하다. 이들이 등장한 드라마들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것이 그 증거. 김 책임프로듀서는 "한때 멜로 드라마에서는 '난희', '다해'라는 여주인공 이름이 유행했다. 이유는 없다. 그러나 그런 인물들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그런 이름들이 멜로의 주인공과 어울린다는 평가를 받으며 시청자들의 이해를 도왔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방송사 아나운서는 항상 화제를 몰고 다닌다. 프리랜서 선언이니 연예인화 논란이니 탈도 많다. 부풀려진 이미지는 과잉소비되고 가벼운 인상비평만 난무한다. 그들의 속살은 어떤 모습일까. MBC 최현정 아나운서의 하루를 쫓아가봤다. 최 아나운서는 오전 10시 하루를 시작한다. 아침 겸 점심을 간단히 먹고 출근 준비를 하다보면 어느새 오후 2시. 출근 준비 중에도 틈틈이 라디오를 틀어놓고 정시뉴스를 듣는 것을 잊지 않는다. 그날의 주요 아이템을 체크하고 뉴스의 흐름을 따라가는 것은 기본 중 기본. 서울 반포동 집에서 여의도로 출근하면서도 그의 머리 속엔 온통 저녁 방송 아이템과 앵커 멘트 생각뿐이다. 오후 2시30분 본사 6층 사무실에 도착하면 본격적인 일과의 시작이다. 10개 종합일간지 1면 기사와 주요 포털사이트 메인뉴스를 간략히 훑어보고 미처 못챙긴 소식들이 없는지 확인한다. 3시30분,1층 분장실로 내려간다. 기본적인 메이크업과 머리 손질에만 1시간이 걸린다. 분장실에서도 프린트해간 기사를 곁눈질하느라 정신이 없다. 4시30분 사무실로 올라오면 책상위에 ‘생방송 화제집중’기획안이 놓여있다. 당일 방송될 5개 꼭지의 제목과 주요 내용들이다. 관심 가는 부분이나 이해하기 힘든 아이템은 미리 인터넷을 통해 조사해야 한다. 자신도 모르는 것에 대해 떠벌리는 것은 귀한 손님에게 설익은 음식을 내놓는 것과 마찬가지. 5시 대본이 나오면 김정근 아나운서와 상의해 멘트를 수정한다. 5시15분 5층 스튜디오로 향한다. 생방송을 알리는 ‘ON AIR’창에 불이 켜지자 호흡이 빨라지고 가슴은 쿵쾅거리기 시작한다. 방송은 ‘일상’이지만 생방송은 ‘전쟁’이다. 선배들이 수십년 동안 쌓아올린 이미지에 누가 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욕먹지 않게 해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어깨를 짓누른다. 코너가 나가는 중에도 대본에 상관없이 원고 수정은 계속된다. “이런 얘기는 다른 방식으로 해보면 어떨까?” “이 아이템에는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하지?” 엉킨 실타래처럼 머리속이 복잡하다. 6시30분 자막이 올라가면 한숨 돌릴 틈 없이 바로 7층 라디오 부스로 직행한다. 다음 차례는 7시 방송되는 저녁 종합뉴스. 시사교양 프로그램인 ‘…화제집중’과 달리 뉴스 진행은 철저히 감정을 배제해야 한다. ‘오버’는 금물,‘쿨 다운’은 기본이다. 파트너인 홍은철 아나운서와는 20년 차. 원고를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간다. 7시20분 생방송이 끝나면 비로소 저녁시간. 주로 구내식당을 이용하거나 숙직하는 선배와 시켜먹는다. 8시10분이 되면 다시 분장실로 내려간다. TV뉴스 진행에 맞게 다시 머리를 손질해야 한다. 뉴스는 고화질로 방송되는데다 진행자가 화면 가득 잡히기 때문에 조그마한 실오라기 하나라도 쉽게 눈에 띈다. 거울 앞에서 점검은 필수. 9시 뉴스데스크를 본 후에는 메이크업을 최종 손질한다. 화려하기보다는 깔끔하고 단정한 느낌을 주는데 초점을 맞춘다. 10시30분에는 5층 보도국에서 ‘뉴스24’ 제작팀 회의가 열린다. 뉴스 진행자와 담당 PD들이 그날의 큐시트를 구성하고 뉴스배열,단신기사 아이템을 최종 확정한다. 회의에서 할당된 분량이 정해지면 앵커 멘트를 쓴다. 뉴스24는 뉴스데스크에서 나갔던 아이템들이 다시 방송되기 때문에 멘트가 ‘펄떡거리지’ 않으면 시청자들의 눈길을 못 끈다. 멘트 작성은 간결함이 제일 원칙. 호흡이 길면 귀에 안들어오고 집중력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밤 12시10분,미지근한 물 한잔을 들고 스튜디오에 들어가면 마지막 생방송이 시작된다. 정신없이 넘어가는 프롬프터를 따라가다보니 어느새 마지막 리포팅. 익숙한 엔딩 음악에 맞춰 고생한 직원들과 인사를 나눈다. 사무실로 돌아와 의자에 털썩 앉으니 ‘휴’하는 한숨이 절로 나온다. 못다한 일을 정리한 후 집에 도착한 시간은 새벽 2시. 온종일 긴장해 있던 탓에 잠들기도 쉽지 않다. 책장을 넘기다 3시가 넘어서야 스스르 잠에 빠져 들었다. 입사 2년차,새내기 아나운서의 ‘짧지만 긴 하루’는 이렇게 끝을 맺었다. 김민호 기자 aletheia@kmib.co.kr ◇최현정 아나운서는?= 1979년생인 최현정 아나운서는 연세대에서 영어영문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 2002년 10월 원주MBC 아나운서로 방송계에 첫발을 디뎠다. 2004년 5월에는 MBC 기상캐스터로 자리를 옮겨 1년간 프리랜서로 활동하기도 했다. 2005년 말,MBC 본사 아나운서 공채시험에 합격해 현재 '생방송 화제집중' '7시 종합뉴스(라디오)' '뉴스24' 등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6일 첫 방영된 메디컬 드라마 ‘하얀거탑’에 대해 의사 시청자들의 반응이 극과 극을 달리고 있어 흥미를 끌고 있다. 의사나 변호사, 수사관 등의 세계를 소재로 한 전문직 드라마는 시청자들에게 다양한 볼거릴 제공한다는 면에서 많은 관심을 받는다. 하지만 해당 전문직을 사실감 있게 묘사하지 못하면 시청자들은 등을 돌리기 마련이다. 때문에 전문직 드라마의 경우 해당 업종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반응이 더 궁금할 수밖에 없다. 강남구에서 개원 중인 A 원장은 드라마를 시청한 후 “적어도 지금까지 의학드라마를 자청했던 멜로드라마보다는 훨씬 나은 것 같다”고 평했다. A 원장은 “평소에 해외 드라마를 즐겨보는데 CSI같은 수준은 아니더라도 하얀거탑이 한국형 전문직 드라마의 틀을 어느 정도 잡은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이 드라마를 보니 전공의들 사이에서 곧 외과의 인기가 급부상 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면서 “다만 전문 용어가 너무 많이 나오는데 별도의 설명이 없어 일반 시청자들은 이해하기 힘들 것 같다”고 덧붙였다. 경기도에서 개원 중인 B 원장 역시 “의사가 가운입고 연애만 하고 바람이나 피는 드라마만 보다 하얀거탑을 보니 색다른 충격으로 다가왔다”고 소감을 전했다. 반면 부정적인 의견도 다수 존재한다. 가장 많은 지적은 메디컬 드라마 임에도 의사의 본분에 대한 얘기보다는 권력을 위한 음모와 술수 등만 난무해 자칫 의사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서울의 한 대학병원 C 전임강사는 “대학병원 의사들이 환자의 생명보다는 자신의 출세와 명예만 추구하는 사람인 것처럼 나와 적잖게 당황했다”고 전했다. C 전임강사는 “원작이 일본소설인데 일본의 대학교수는 신적인 존재로 오직 한명이며 아무리 실력과 능력을 갖추고 있어도 운이 따르지 않으면 오르지 못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각종 음모와 술수가 있게 마련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에는 의학 전문 만화도 많은데 의룡 같은 만화를 보면 역시 교수자리를 둘러싼 각종 음모가 나온다”고 전하고 “하지만 우리의 대학병원 현실과는 너무도 달라 젊은 의사들만 해도 하얀거탑의 내용이 쉽게 이해가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대학병원의 D 전공의는 “일본이 배경인데도 일반 시청자들이 국내 대학병원 현실도 드라마와 같을 것이라고 생각할 까봐 겁이 난다”고 전했다. 한편 하얀거탑은 첫 방송된 지난 6일 전국 시청률 12.2%, 서울 수도권 시청률 13.1%를 기록해 순항을 기록중이다.
MBC 주말드라마 ‘하얀거탑’이 산뜻한 출발을 보였다. 전문직 드라마를 표방한 ‘하얀거탑’은 6∼7일 방영분 시청률이 각각 12.2%,10.4%(TNS 미디어 기준)를 기록했다. 같은 시간대 편성된 KBS1 ‘대조영’과 시청층이 겹치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괜찮은 성적이다. ‘대조영’의 시청률은 20% 안팎. 프로그램 게시판에 올라온 반응도 칭찬 일색이다. 국내 드라마의 ABC처럼 인식된 ‘불륜’ ‘삼각관계’ 등 코드가 눈에 띄지 않았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시청자 김영아씨는 “보통 일일 드라마나 주말 드라마는 고루한 소재들만 다루는데 하얀거탑은 참신한 느낌”이라며 “생명을 담보로 하는 의사들의 정치적 행태와 의사부인회의 웃기는 위계구도 등이 무척 흥미진진했다”고 칭찬했다. 전체 시청률 순위에서는 MBC ‘주몽’이 45%로 1위를 차지했으며 KBS1 ‘열아홉순정’이 39.9%로 뒤를 이었다. SBS ‘긴급출동 SOS24’는 지난주 10.7%였던 시청률이 25.1%로 급상승,전체 순위에서 3위로 뛰어올랐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 2일 한겨울에 알몸으로 폐가에 갇혀 지내는 자폐아동의 모습을 담은 ‘야생소년’편을 내보내 충격을 줬다. 이외에도 SBS 드라마 스페셜 ‘연인’과 MBC 주말연속극 ‘누나’가 각각 동시간대 경쟁 프로그램이었던 ‘황진이’와 ‘소문난 칠공주’의 종영효과를 톡톡히 보면서 높은 시청률(20.7%,17.2%)을 기록했다.
지난 한 해 동안 전국에서 극장을 찾은 관객 수는 1억6천674만3천766명으로 전년에 비해 14.6%의 증가세를 보였다. CJ CGV가 9일 발표한 2006년 영화산업 결산자료에 따르면 서울 관객 5천93만6천700명을 포함해 전국 관객 수가 5년 연속 1억 명을 돌파했다. 1969년과 1968년에 이어 극장 관객수는 3위를 차지했다(영화연감 집계). 한국영화 점유율이 서울 60.0%, 전국 64.6%로 나타나 사상 처음으로 60%대를 돌파했으며 서울 기준 한국영화 점유율은 2002년부터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였고, 3년 연속 절반을 넘었다. 지난해 흥행작 역시 한국영화가 '괴물' '왕의 남자' '타짜' '투사부일체' 순으로 1위부터 4위까지 휩쓸었으며 20위권에 14편이 포진했다. 또한 300만 이상 관객 동원작 11편 중 8편이 한국영화로 나타나 충무로의 강세가 지속됐다. 그러나 108편의 개봉작 중 고작 11편만이 300만 관객을 동원했으며, 200만 관객을 넘어선 영화는 20편에 불과했다. 한편 지난해 극장가는 속편 전성시대였음을 확인했다. '투사부일체' '미션 임파서블3' '캐리비안의 해적2:망자의 함' '엑스맨3' 등 '가문의 부활'을 제외하고는 모두 전편을 능가하는 성적을 보였다. 드라마와 코미디 장르의 강세도 이어졌다. 흥행작 10위권 내에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만 멜로로 구분됐고 나머지는 모두 드라마와 코미디 장르에서 흥행작이 나왔다. 이와 함께 CGV는 '18세 이상 관람가' 등급과 긴 상영시간에도 추석 극장가의 승자가 된 '타짜', 한국영화 평균 제작비인 32억 원에 훨씬 못 미치는 9억 원으로 229만 명의 전국 관객을 동원한 '달콤, 살벌한 연인'을 주목할 만한 한국영화로 꼽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