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wiz 장성우, 자숙이 능사는 아니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투수 윤성환(35)은 지난달 7일 수원 kt wiz전에서 개인 통산 100승을 달성하고도 웃지 못했다. 지난해 10월 해외 원정도박혐의를 받으면서 여론이 등을 돌린 까닭이었다. 윤성환은 등판 사흘 전 취재진 앞에 나서서 “물의를 빚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여론은 싸늘했다. 100승 달성 후에도 축하보단 야유가 많았다. 그는 이날 등판 후 한 달이 넘어선 지금까지 ‘도박꾼’이라는 비아냥을 듣고 있다.kt 외야수 오정복(30)은 올해 시범경기가 한창이던 3월 음주운전을 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벌금형을 구형받고,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는 15경기 출장 정지 제재를 부과받았다. 오정복은 징계가 풀린 이튿날(4월21일) 1군 선수단에 복귀했다. 이날은 두산 베어스와 홈 경기가 있는 날이었다. 오정복은 경기 전 1루 내야 응원단상에 올라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팬들의 마음이 사과 한 번에 풀릴 리 없었다. 이후 오정복은 ‘술 좋아하는 친구’, ‘음주범’ 등의 불명예 별칭이 붙었다.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프로야구 선수들이 얼렁뚱땅 복귀해 선수생활을 이어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진정으로 반성했는지, 얼마만큼 자숙했는지 팬들은 사과 한 번만으로 알 수 없다. 사과의 진실성마저 의심하고 드는 것이 다반사다. 이들이 ‘범죄자’라는 낙인 효과 속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이유다.kt 포수 장성우(26)의 복귀가 대략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치어리더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돼 첫 선고공판에서 벌금 700만원을 선고받고, KBO로부터 50경기 출전 정지 처분을 받은 그는 현재 전북 익산 2군 캠프에서 자숙하며 복귀를 준비 중이다. 장성우는 오는 26일 수원지법에서 열릴 2차 선고공판에 출두해야 한다. 결심공판에서 징역 8월을 부여했던 검찰이 선고공판에서 벌금형에 머무르자 항소를 했다. 2차 공판 결과에 따라 장성우의 복귀 여부는 판가름나게 된다. 만약 징역형이 선고된다면 올 시즌 그는 그라운드에 설 수 없게 된다.비록 거취가 불투명한 상태이지만, 자숙이 능사는 아니란 목소리가 높다. 더욱이 장성우에 대한 팬들의 분노와 배신감은 윤성환이나 오정복보다 몇 배 이상 크다. 복귀와 동시에 “죄송하다. 야구선수인 만큼 야구로서 사죄하겠다”는 인사치레로 넘어갈 상황이 아니란 이야기다.축구의 이천수(35) 사례는 장성우에게 교훈이 될 수 있다. 이천수는 과거 전남 드래곤즈에서 잇달아 물의를 일으켜 임의탈퇴 처분을 받았다. 구단이 임의탈퇴를 철회하지 않으면 K리그 어느 팀에서든 뛸 수 없었다. 이천수는 이후 전남의 홈구장인 광양축구장에서 경기가 열릴 때마다 입구에 서서 팬들을 향해 사과했다. 처음에는 보여주기식 퍼포먼스라는 부정적인 시선이 많았지만 거듭된 사과에 여론은 조금씩 돌아서기 시작했다.장성우도 그라운드로 돌아오기에 앞서 야구팬, 특히 kt팬들에게 속죄하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장성우를 바라보는 여론은 당시 이천수보다도 더 좋지 않다. KBO로부터 받은 봉사활동 240시간 명령을 이행한 것으로 부족하다는 분위기다. 물론 실력이 뒷받침돼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복귀 후 경기력이 형편없다면 장성우에 대한 여론은 더욱 악화될 것이다. 선수협 비리문제로 야구인생 벼랑 끝에 몰렸던 투수 손민한(41·전 NC)이 지난해 명예롭게 은퇴할 수 있었던 것도 제2의 전성기라 불릴 만큼 빼어난 기량을 선보였기에 가능했다.조성필기자

[위클리 스타] '미륵영표살'이 떳다… kt wiz 우완 사이드암 고영표

‘미륵영표살’프로야구 kt wiz 우완 사이드암 고영표(25)에 붙은 별명이다. 서글서글 웃는 얼굴로 마운드에 올라 미륵처럼 팀을 구원한다는 의미다. 2014년 2차 1라운드 10순위로 kt에 입단한 고영표는 지난해 ‘추격조’로 뛰었지만, 올해는 ‘필승조’로 활약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고 있다.지난주에도 고영표는 고비처마다 구원 등판해 팀에 승리를 선물했다. 6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6대1로 앞선 7회초 마운드에 올라 0.2이닝 동안 삼진 2개를 솎으며 무실점을 기록하고 10대3 승리의 디딤돌을 놨다. 8일 경기에선 3대4로 뒤진 4회초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3이닝을 피안타 없이 무실점으로 막고 7대4 역전승에 앞장섰다.고영표는 지난 8일 인터뷰에서 “장점을 살려 변화구나 로케이션 중심으로 투구하다 보니 자신감과 여유가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고영표는 위기 상황에서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파워피처가 아니다. 올 시즌 18경기에서 1승1패 4홀드, 평균자책점 2.95를 거둔 원동력은 로케이션과 체인지업을 바탕으로 한 완급 조절이었다. 상하좌우 자유자재로 직구를 찌르고 체인지업으로 타이밍을 뺏어버리니 상대하는 타자로선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고영표는 올해 초 미국으로 떠난 스프링캠프에서 제구를 가다듬는 데 온 힘을 기울였다. 평균구속이 130km 초반대 머무는 직구를 보완하기 위해선 제구력이 꼭 뒷받침돼야 한다는 판단에서였다. 고영표는 이를 위해 투구 밸런스를 잡으면서 릴리스 동작을 빠르게 가져갔다. 그 결과 지난해 57이닝 동안 16개로 많았던 몸에 맞는 볼이 올 시즌에는 2개(21.2이닝)로 줄었다.직구의 제구가 잡히자 주무기인 체인지업의 위력은 배가 됐다. 고영표는 “직구와 똑같은 투구폼과 릴리스 포인트에서 던지다 보니 타자들이 많이 속는 것 같다”며 “특히 좌타자들에게 잘 통한다”고 미소를 지었다.고영표는 이번 시즌 리그 불펜 투수 가운데 가장 많은 출장 수를 보이고 있다. 18경기로 권혁(한화), 이명우(롯데)와 공동 1위다. 소화 이닝도 21.1이닝으로 팀 내에서 가장 많다. 엄상백, 정성곤 등 어린 토종 선발들이 5회 이전 조기 강판당하는 횟수가 많아지면서 의도치 않게 마운드에 오를 일이 잦아진 것이다. 고영표는 “기회를 얻으면서 경험을 많이 쌓고 있다”고 했다.고영표는 엄상백, 정성곤, 주권에게 덕담을 건네며 인터뷰를 마쳤다. “상백아, 성곤아, 권아 너희 모두 아끼는 동생들이고 잘 됐으면 좋겠어. 너희가 잘해야 내가 홀드도 쌓는 것이고, 팀도 살아. (출전하는 경기 수가 많아) 형 힘들다. 부담을 떨치고 마운드에서 자신감을 갖고 투구했으면 좋겠다.”조성필기자

자만은 금물… kt wiz, 원정 6연전 돌입

프로야구 kt wiz가 시즌 첫 원정 6연전에 나선다. 지난 주말 한화 이글스와 3연전에서 불을 뿜었던 방망이가 얼마만큼 터져줄지 관심이 쏠린다.kt는 지난주 5연전(3일 경기는 강풍으로 취소)에서 팀 타율 0.362로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한화와 홈 3연전에서 타율을 바짝 끌어올린 게 효과를 봤다. kt는 팀 분위기가 안팎으로 어수선한 한화를 상대로 타율 0.436, 4홈런, 34득점을 기록했다. 주말 3연전에서 타율 4할을 넘긴 구단은 kt가 유일했다. 사령탑 김성근 감독까지 허리 수술로 병원에 입원 중인 한화를 시쳇말로 두들겨 팬 셈이다. kt는 한화전 3연승으로15승16패, 승률 0.484로 5할 탈환을 눈앞에 두고 있다.‘한화 보약’을 들이킨 kt는 이번 주 안방을 떠나 광주와 마산으로 떠난다. 10일부터 KIA 타이거즈를 상대하고, 13일부턴 NC 다이노스와 맞붙는다. 표면적으로 봤을 때 달아오른 방망이에 힘입어 5할 이상의 승률을 기대해볼 만도 하지만, 엄밀히 말해 ‘착각의 늪’에 빠지면 곤란하다. 올 시즌 한화의 평균자책점은 6.55로 10구단 가운데 압도적 꼴찌다. 반면 KIA와 NC는 평균자책점 4.28과 3.62로 각각 5위·1위에 올라 있다.지난달 15일부터 한화와 치른 2연전에서 타율 0.377, 5홈런, 24득점으로 화끈한 공격력을 선보였던 LG 트윈스가 이후 NC, 넥센 히어로즈와 6연전에서 잠잠했던 점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당시 LG는 NC, 넥센를 상대로 타율 0.212, 21득점으로 2승(4패)을 거두는 데 그쳤다. kt로서는 LG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긴장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대구 원정을 1승2패로 마무리한 SK 와이번스는 인천으로 돌아와 두산 베어스를 맞이한다. 삼성 라이온즈와 3연전에서 실책 6개를 쏟아내며 이길 수 있었던 2경기를 놓친 SK로선 가라앉은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것이 급선무다. SK는 두산과 주중 3연전을 마친 뒤 서울 잠실로 넘어가 LG와 주말 3연전을 치른다.조성필기자

살아난 방망이… kt wiz, 한화 상대로 시즌 첫 싹쓸이

프로야구 kt wiz의 방망이가 완전히 살아났다.kt는 8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홈 경기에서 7대4 역전승을 거두고 주말 3연전 싹쓸이에 성공했다. kt가 스윕(3연전 싹쓸이)을 달성한 건 이번 시즌 처음이다. 1군 무대에 뛰어든 지난해까지 포함하면 창단 후 다섯 번째(2연전 스윕 4번은 제외)다.NC 다이노스와 주중 2연전(3일 경기는 강풍으로 취소)까지만 해도 부진에 허덕이던 타선이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5월 첫 3경기에서 평균 3.3득점에 그쳤던 kt는 한화와 3연전에서 경기 당 평균 16안타에 11.3점을 뽑아내는 불꽃 타선으로 탈바꿈했다. 타선의 핵인 유한준이 부상으로 빠졌지만, 이대형, 김상현, 박경수, 전민수, 김종민 등이 고르게 화력을 폭발시켰다.kt는 이날도 장단 13안타를 몰아치면서 한화 마운드를 맹폭했다. 4번 지명타자로 나선 김상현이 0대4로 뒤진 2회말 추격의 솔로포를 날렸고, 이어진 2사 2루에서 김종민이 1타점 적시타를 터뜨렸다. 2대4로 쫓던 3회말 1타점을 올린 박경수는 5회말 2사 1,2루에서도 우중간 1타점 적시타로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김연훈과 이대형은 6회말 타점을 추가하면서 역전에 앞장섰다.한화의 돌아온 ‘괴물 투수’ 에스밀 로저스도 달아오른 kt의 방망이를 감당하지 못하고 무너졌다. 오른 팔꿈치 재활로 이날 뒤늦은 시즌 첫 등판을 가진 로저스는 5.1이닝 9피안타 5실점으로 패전을 떠안았다. 시속 150㎞를 넘나드는 직구와 시속 140㎞대 슬라이더의 위력은 여전했으나, 절정의 컨디션을 자랑하는 kt 타자들에겐 전혀 통하지 않았다. 로저스는 조급증까지 맞물려 보크도 한 이닝에 2개나 범했다. 한 이닝 2개의 보크는 KBO리그 한 이닝 최다 보크 타이기록이다. 4회 구원 등판한 kt 우완 사이드암 고영표는 3이닝을 피안타 없이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승리투수가 됐다. 직구 최고 구속은 138㎞로 빠르지 않았지만, 낙차 큰 커브와 상대 타이밍을 뺏는 체인지업을 앞세워 한화 타선을 무력화시켰다. 8회 마무리로 마운드에 오른 김재윤은 2이닝 동안 삼진 4개를 솎으며 무실점 호투하고 세이브를 챙겼다. 선발 등판한 우완 주권은 3이닝 동안 4피안타(1홈런) 4실점으로 부진했지만, 팀 타선의 도움으로 패전을 면했다.대구에서는 SK 와이번스가 홈 팀 삼성 라이온즈와 11회 연장 끝에 구자욱에게 끝내기 적시타를 맞아 7대8로 졌다.주말 3연전을 1승2패로 마감한 SK는 19승13패를 기록해 3위로 내려앉았다.조성필기자

가라앉은 분위기 어찌 합니까… kt, NC에 져 3연패 늪

프로야구 kt wiz가 NC 다이노스에 져 3연패에 빠졌다. kt는 5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홈 경기에서 2대15로 크게 졌다. kt는 이날 패배로 NC와 올 시즌 첫 3연전(3일 경기는 강풍으로 취소)을 모두 내줬다. 5월 들어 승리 없이 패배만 거듭한 kt의 승률은 0.428(12승16패)까지 떨어졌다. 경기 전부터 kt 더그아웃 분위기는 침울했다. 최근 공수 모두에서 부진한 데다 전날 추격의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끝내 무너졌기 때문이다. 적장인 김경문 NC 감독도 “사실 어제 경기는 kt가 이길 수 있었지만, 분위기가 좋지 않은 탓에 가까스로 우리가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가라앉은 분위기는 경기 초반부터 여실히 드러났다. 1회부터 NC 나성범에게 홈런을 맞는 등 4점을 헌납하면서 뒤처지기 시작했다. 2회에도 테임즈, 이호준에게 적시타를 맞아 2점을 더 내줘 0대6으로 뒤진 kt는 반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끌려갔다. 선발 등판한 정대현은 2이닝 동안 6피안타(1피홈런) 3볼넷 6실점(4자책)하며 조기 강판당했다. kt는 3회부터 이상화, 윤근영, 주권을 차례로 올리며 분위기 반전을 꾀했지만, 달아오른 NC 타선의 방망이를 잠재우는 데엔 끝내 실패했다. 타선은 9회까지 7안타를 때리고 볼넷 5개를 얻어냈지만, 단 2점을 뽑아내는 데 그치는 ‘득점 빈곤’에 시달렸다. 타점은 5회 이진영, 8회 신현철이 각각 올렸다. 인천에서는 SK 와이번스가 선발 전원 안타·득점의 융단 폭격으로 한화 이글스를 19대6으로 무너뜨렸다. 선발 전원 안타는 올 시즌 2호이자 KBO리그 통산 67호다. SK로서는 통산 6번째이자 시즌 첫 번째다. SK는 이날 장단 21개의 안타를 쳤다. 정의윤은 4타수 3안타(1홈런) 4타점을 기록해 지난달 20일 넥센 히어로즈전 이후 14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SK는 이로써 한화와 주중 3연전에서 첫 경기만 내주고 이후 두 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해 위닝시리즈(3연전 중 2승 이상)를 챙겼다.조성필기자

어린이날 유일한 만원 관중 실패… kt, 그래도 희망은 봤다

어린이날인 5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를 찾은 관중수는 총 1만7천585명이었다. 만석인 2만명에 약 2천500명이 모자랐다. 이날 프로야구 경기가 열린 5개 구장 가운데 만원 관중을 기록하지 못한 곳은 케이티 위즈 파크가 유일했다. 매년 어린이날이면 야구장은 만원 관중을 이뤘다. 프로야구 출범 후 처음으로 10개 구단 체제로 치러진 지난 시즌에도 총 9만명이 야구장을 찾아 전 구장 매진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는 케이티 위즈 파크가 만원 달성에 실패하면서 2년 연속 전 구장 매진이 좌절됐다. kt는 어린이날을 기념해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했다. 경기 전부터 야구장 안팎에서 어린이들을 위한 이벤트가 줄을 이었다. 스카이존과 외야자유잔디석에 한해서였지만,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무료입장 이벤트도 있었다. 경기 후에는 전광판을 통해 인기 만화영화 ‘파워레인저’도 상영했다. 그럼에도 만원 관중에는 실패했다. 어쩌면 예견된 결과였을지도 모른다. 이날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경기를 치른 kt와 NC는 KBO리그 10구단 가운데 팬층이 가장 얇은 구단으로 꼽힌다. 이 두 팀이 맞붙었으니 아무리 많은 이벤트를 준비했다고 한들, 만원 관중은 애초부터 기대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현장에서 “KIA나 롯데가 방문했더라면 얘기가 달라졌을 것”이란 볼멘소리가 나온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그렇다고 언제까지나 원정팀에 의존할 순 없는 노릇이다. kt로선 원정팀에 영향받지 않고 자생할 수 있는 근본적인 경쟁력을 갖춰야 할 필요가 있다. 다행히 가능성은 보였다. 이날 케이티 위즈 파크에는 kt 유니폼을 입은 어린이 팬이 눈에 띄게 많았다. 이들은 세월이 지남에 따라 kt의 든든한 팬들로 성장하게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어린이 팬은 구단의 미래다. kt 관계자는 “어린이 팬의 효과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나다. 설령 부모가 타 구단 팬이라도, 자녀가 kt 팬이라면 제2의 구단으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며 “앞으로 보다 많은 어린이 팬이 경기장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조성필기자

중심타선은 침묵·국내 선발진은 들쑥날쑥… 고민 많아진 kt 조범현 감독

“계산해야 할 게 너무 많아.” 프로야구 kt wiz 조범현(56) 감독은 최근 근심이 많다. 이진영과 유한준 등 이적생들이 제 몫을 다 해주고 있지만, 지난해 타선의 주축으로 활약했던 앤디 마르테, 김상현이 부진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엄상백 등 국내 선발진이 들쑥날쑥한 경기력을 보여 조 감독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그나마 두산 베어스, SK 와이번스 등 강팀들과 대결이 즐비했던 4월 일정을 5할가까운 12승13패로 마감한 점은 다행이다. 조 감독은 “4월은 정말 잘 버텼다”고 돌아보면서도 “마르테와 김상현의 타격 컨디션이 떨어지면서 시즌 초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보통 3~4 경기면 타격 컨디션이 되살아나곤 하는데 이번에는 7경기가 지났는데도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며 아쉬워했다. 김상현은 4월까지 타율 0.197, 장타율 0.366에 그쳤다. 홈런 4방을 쏘아 올리긴 했지만, 지난 시즌 134경기에서 타율 0.280, 장타율 0.493, 홈런 27개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저조할 따름이다. 마르테도 4월 한 달 동안 타율 0.232, 장타율 0.439로 부진했다. 지난해 타율 0.348, 장타율 0.569를 때렸던 선수가 맞나 싶을 정도이다. 조 감독은 “그래도 믿고 기다릴 수밖에 없다”며 “결국 둘이 살아나야 팀 타선도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정대현, 엄상백, 주권, 정성곤 등 국내 선발진이 지금까지 단 1승을 수확한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조 감독은 “외국인 투수들이 잘 버텨줬지만, 우리 선발이 워낙 약하다 보니 상대 궁합 등 살펴야 할 게 많다”며 “요한 피노에 이어 엄상백까지 빠지면서 6선발 체제는 사실상 힘들어졌다. 유동적으로 운영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지난 2일 1군에서 말소된 우완 엄상백에 대해 조 감독은 “140㎞ 정도의 직구는 아무 메리트가 없다. 그렇다고 제구가 잘 되는 것도 아니다”라며 “2군 차명석 코치에게도 말해뒀는데, 공에 조금 더 힘을 실어 던지게끔 해 구속을 145㎞까지는 끌어올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kt는 5월 첫 주 상승세를 타고 있는 NC 다이노스, 한화 이글스와 맞붙는다. 3일 수원 NC전이 강풍으로 순연된 뒤 조 감독은 “상대팀과 달리 우리 팀은 분위기가 좋지 않았는데 한숨 돌렸다”며 “5월이 지나고 나면 시즌 판도가 가려질 것이다. 잘 추슬러서 좋은 승부를 펼쳐보겠다”고 말했다.조성필기자

[위클리 스타] kt 포수 김종민, 주전 안방마님 자리매김

지난달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t wiz와 LG 트윈스의 경기. kt 포수 김종민(30)이 3대2로 앞선 9회말 2사 1루에서 ‘앉아쏴’ 송구로 LG 주자 이천웅의 2루 도루를 저지했다. 2루심은 처음에 세이프를 선언했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 아웃으로 정정됐다. kt의 승리가 확정되는 순간, 팬들은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끝내기 안타나 홈런 못치 않은 큰 함성이었다.김종민은 이 송구로 올 시즌 여섯 번째 도루 저지를 기록했다. 이튿날 경기에서 1개를 더 추가하면서 김종민의 도루 저지는 7개로 늘어났다. 도루저지율로 따지면 무려 0.412(17개 중 7개)다. 이는 100이닝 이상 소화한 리그 포수 가운데 4위에 해당한다. 시즌 전 불안한 송구 능력에 발목을 잡혔던 김종민은 이처럼 불과 한 달 만에 불안요소를 말끔히 정리했다. 김종민은2일 인터뷰에서 조범현 kt감독의 지도 덕분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감독님께서 베이스만 보고 정확하게 던지라고 조언을 해주셨다”며 “실전에서 그대로 하다 보니 나만의 방식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김종민은 30일 LG전에서 결승타까지 때렸다. 7회초 1사 1, 2루에서 상대 선발 헨리 소사의 시속 135㎞ 슬라이더를 받아쳐 중전 1타점 적시타를 터뜨렸다. 김종민의 현재 타율은 0.211이다. 지난달 중순만 해도 1할 중반대(0.143~0.167)에서 허덕이던 걸 생각하면 괄목할만한 성과다. 김종민은 “시범경기 때부터 타율이 부진해 이숭용, 채종범 코치님의 도움을 받아 타격 폼을 조금 수정했는데, 조금씩 효과를 보고 있다”고 했다.김종민은 지난달 20일 두산 베어스전부터 팀 동료 윤요섭(34)을 밀어내고 주전 포수 마스크를 쓰고 있다. 주전 포수인 장성우(26)가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5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은 가운데 자신의 입지를 다져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김종민은 “경험을 더 쌓아야 한다”며 자세를 낮췄다. 그는 “투수 리드 능력을 키워야한다는 걸 늘 느끼고 있다”며 “이번 시즌 최대한 경험을 쌓아 이 부분을 향상시키겠다”고 밝혔다.김종민은 숱한 고난을 견뎌내며 선수생활을 이어왔다. 2009년 신고 선수로 넥센 히어로즈에 입단했지만 곧 방출의 아픔을 겪었고,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에서 뛰다 2013년 kt에 입단했다. 1군 데뷔도 우리 나이로 서른이던 지난해 했다. 성장을 거듭한 김종민은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한다”라며 “매 순간 최선을 다 하는 선수로 팬들 기억 속에 남고 싶다”고 했다.조성필기자